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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비 이블, 사악해진 빅테크 그 이후 거대 플랫폼은 어떻게 국가를 넘어섰는가 본문

4차산업혁명 관련/책소개

돈 비 이블, 사악해진 빅테크 그 이후 거대 플랫폼은 어떻게 국가를 넘어섰는가

천아1234 2021. 5. 16. 18:07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경제/경영 > 경제일반 > 경제전망

경제/경영 > 경제실무 > 기술경제

이 책의 주제어

#경제전망 #기술경제 #IT기업 #생태계 #빅테크 #독점화 #논쟁

앞으로 5년, 빅테크 독점화 논쟁이 세계의 가장 큰 경제 이슈가 된다!

빅테크를 청문회에 세운 저널리스트,

미국경제기자협회 2019 수상자 라나 포루하의 역작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이 세계 각지에서 벌어들인 부는 막대하다. 이제 그들은 이제 ‘나 혼자 살아남기 위한’ 은밀한 계획을 실행 중이다. 그들을 둘러싼 독점과 세금, 경제 질서 교란 등의 문제는 점점 우리의 생활에서도 그 폐해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CEO를 미 의회 화상 청문회에 증인으로 세우는 결과를 낳았다.

「파이낸셜타임스」 부편집장 라나 포루하는 취재와 논평을 통해 빅테크의 민낯을 벗겨내고 이들을 미국 국회 청문회에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로, 미국경제기자협회와 독일 마셜펀드에서 상을 받은 경제 전문 저널리스트다. 포루하는 이 책을 통해 빅테크의 카르텔, 법 안에서의 경쟁 업체 죽이기 전략 등의 추악한 내막을 전하고 비판한다. 특기할 점은 그가 저널리스트로서 구글에 합류할 기회가 있었다는 것을 고백한 대목이다. 여기서 상황과 고뇌, 그리고 구글에 합류하지 않은 이야기에서 그의 신념을 느낄 수 있다.

포루하는 이 책에서 ‘반독점은 용인할 수 없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상생’과 ‘기술 진보’의 가치를 중시한다. 중국의 부상이 큰 부담이 됨에도 불구하고, 록펠러의 스탠더드오일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에서 보듯 거대 기업 독점에 엄격한 미국 역사는 이번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2021년 정권 교체 후에도 이 문제는 중요한 의제다.. 포루하는 바로 이 지점에서 빅테크가 다시 새롭게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한국 독자에게 이 책의 큰 미덕은 다음과 같다. 글로벌 빅테크 운영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한국 기술 기업의 향후 전략에도 시사점을 주고, 글로벌 주식 투자에 발 담근 한국의 투자자, 일명 ‘서학개미’들에게 기업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준다는 것이다.

상세이미지

목차

저자의 말: 스스로 악마가 된 빅테크 독점가들

1장 무법화의 전말

기술에 이어 정치를 장악하다 / 그동안 반독점 정책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 / 빅테크가 중독을 연구하는 이유 / 우리가 지금 치닫는 곳

2장 실리콘밸리의 신과 제왕들

영웅이 나타나는 순간 / 실리콘밸리의 신, 벤처캐피털리스트

3장 광고가 만든 감시 자본주의

데이터에 대한 공허한 약속들 / 검색 엔진과 광고의 ‘무서운’ 결합 / 파우스트식 거래의 시작

4장 또 다른 닷컴 버블이 온다

높아지고 견고해진 탐욕의 벽 / 난타전이 된 집단소송 / 체셔 고양이의 미소

5장 혁신, 실행에 밀리다

슈밋이 워싱턴에 간 이유 / 혁신기업 대 실행기업 / 공짜가 아닌 공짜 / 거대한 흐름은 바뀔 수 있을까? / 혁신의 블랙홀

6장 스마트폰, 주머니 속 도박장

설득의 악마적 디테일 / 스마트폰에는 악마가 살고 있다 / 정신력을 뛰어넘은 기술력 / 인도적 기술은 가능할까?

7장 네트워크 효과의 비극

인터넷과 철도의 공통점 / 기업이 생태계 조성에 목매는 이유 / 강력한 신자유주의 / 실리콘밸리의 ‘보이지 않는 손’ / 신뢰,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다

8장 모든 것의 ‘우버’화

우버랜드의 비밀 / 코너에 몰린 긱 근로자 / 세계의 모든 사람이 프리랜서가 된다면 / 멸종 위기의 ‘전문직’ / 노동 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

9장 빅테크는 항상 배고프다

싼 값의 환상 / 1978년, 미국의 반독점 정책엔 무슨 일이 있었나 / 당신의 데이터는 얼마입니까?

10장 빅테크, 은행을 닮아가다

새로운 대마불사 기업들 / 성장 논리에 묻힌 거버넌스 / 시민은 없어지고 소비자만 남았다 / 감시 자본주의가 남긴 수업료 / 이미 승자가 정해진 게임 / 제3의 규제 기관을 만들어라

11장 매수된 사람들

구글의 ‘실리콘 타워’ / 빅테크, 로비의 큰손이 되다 / 미국 통신품위법 230조

12장 스플린터넷, 분열의 시대

감시 국가가 된 미국

13장 제3차 세계대전의 가능성

감시 기술을 팝니다 / 혁신은 만능이 아니다 / 미국 ‘국가대표’ 기업이 중국에서 하는 일 / 의지만으로 바뀌는 시대는 지났다

14장 돈 비 이블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규칙 / 새로운 이익 공유 방식의 필요성 / 디지털 조세 제도의 필요성 / 사라지는 일자리에 대한 고민 / 디지털화에서 건강과 행복을 지키는 법

감사의 말 / 주석 / 참고문헌

책 속으로

빅테크 기업들은 자신이 창조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경우가 너무 많다. 국경 밖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뿐 아니라 어떤 식으로건 국경을 아예 초월해버린다. 팰런티어 공동 설립자인 틸을 비롯한 기술 기업 설립자들과 투자자들이 미 연방으로부터 캘리포니아가 분리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생각 때문이다. 틸은 미국 정부의 사법권이 닿지 않는 곳에 인공 섬을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자금을 지원한 전력이 있으며, 그를 비롯한 기술 업계의 여러 억만장자들은 조용히 숨어 지낼 곳을 이미 뉴질랜드에 마련해뒀다.

- 1장 중에서

영향력 있는 기술 기업들은 사용자들이 기기에 열중하도록 만든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 아니라 나이, 위치, 결혼 여부, 관심사, 배경, 교육 수준, 정치 성향, 구매 기록, 그 외의 훨씬 많은 정보를 모두 아우르는 우리의 소비자 프로필을 완성하기 위한 데이터다. 원하는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들은 제3의 대상에게 이 데이터를 팔아넘기며, 데이터를 사들인 기업은 소매 업체에서부터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선거 조작 기관에 이르기까지 데이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다시 데이터를 판매할 수 있다.

- 1장 중에서

기술 기업들의 규모가 나날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이 경쟁 업체를 가능한 한 빨리 매수하거나 경쟁 업체의 인재를 가로채는 등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경쟁 상대를 짓누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벤처캐피털 부문 전체가 성공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빅테크를 위한 ‘인재 양성소’ 노릇을 하는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한다.

- 2장 중에서

단순히 하위 직군이나 지루한 일만 자동화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직업이 자동화될 수밖에 없다. 방사선, 법률, 영업, 금융 등 지식 업무가 의료, 제조 같은 분야의 육체노동 일자리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자동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뿐 아니라 기계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분야에서조차 긱 경제(gig economy, 기업이 정규직보다 임시직 고용을 선호하는 현상)와 공유 경제로 인해(물론 이런 현상 역시 기술 기업들 때문에 나타난다) 아무런 특별 수당도 받지 못하는 임시 근로자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 3장 중에서

“래리와 세르게이가 스탠퍼드에서 작성한 최초의 논문, 그러니까 검색 엔진을 구축하는 방안에 대해 언급한 논문을 보면, 광고를 판매한다면 광고 때문에 검색 엔진이 타락할 수밖에 없다는 구체적인 언급이 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구글에 광고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반대했습니다.” 논문에는 이런 관점이 이분법적으로 묘사돼 있다. 페이지와 브린은 18쪽 8번에 있는 ‘광고와 뒤섞인 동기(Advertising and Mixed Motives)’라는 제목의 부록 A에서 “현재 상업용 검색 엔진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비즈니스 모델은 광고”라고 기록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광고 비즈니스 모델의 목표가 항상 사용자에게 양질의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부록 A에서 두 사람은 다음과 같이 부연했다. “광고를 통해서 자금을 조달하는 검색 엔진은 본질적으로 광고주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우는 반면 소비자의 요구와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검색 엔진을 평가하는 것은 전문가에게도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검색 엔진의 편향은 특히 은밀하게 퍼져나간다.”

- 3장 중에서

기술 업계는 2000년대 중반까지는 로비 활동을 극도로 강화하지 않았지만, 월스트리트와 워싱턴은 이미 몇 년 앞서 스톡옵션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통과시키기 위해 성공적으로 로비를 벌였다. 스톡옵션은 도박판 위의 주사위처럼 아무렇게나 산정된 한껏 부풀려진 가치를 지탱하는 역할을 했고, 거품을 엄청난 규모로 키우는 데 일조했다. 월스트리트와 실리콘밸리 양측으로부터 폭발적인 지지를 받은 클린턴 행정부 시대에 이런 변화가 나타났다.

- 4장 중에서

닷컴 버블이 터졌던 2000년대 초, 특허 외에는 아무것도 없이 빈털터리가 된 기업이 많았다. 이들로부터 특허를 사들인 금융 기업이나 덩치가 큰 기술 기업은 특허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려고 노력했다. 그와 동시에 급성장하는 상용 인터넷 시장 및 스마트폰 시장을 지탱하는 소프트웨어 공급자 생태계가 확대됐다. 특허를 확보하고 방어권을 행사하기 어려워진 환경이 빅테크에는 커다란 도움이 됐다. 물론 빅테크에도 보호해야 할 지적 재산이 있었지만, 빅테크가 타사 소유의 데이터와 지적 재산을 이용해 돈을 버는 경우가 늘어났다. 이런 기업들은 대개 보호받아야 마땅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른바 특허 괴물이라 불리는 일부 기업들은 대기업들이 기술 사용을 위한 합의를 신청해오기를 기대하며 가능한 한 많은 특허를 신청하는 등 합법적인 차익거래를 하려 들었다.

- 5장 중에서

2018년 WHO(World Health Organization, 세계보건기구)는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람 중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수많은 연구를 근거로 국제질병분류 개정판에 게임 장애를 추가했다. 연구에 의하면, 전 세계에서 게임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이 최대 26억 명에 달하며, 전체 미국 가구 중 2/3에 달하는 가구에서 1명의 가족 구성원이 게임 장애를 앓고 있다고 한다.

- 6장 중에서

다른 수많은 영역을 지배하기에 이르렀다. 아마존은 전통적인 소매 분야에서 활동하는 경쟁 상대뿐 아니라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활동하는 경쟁 업체들보다도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예를 들면, 아마존은 유아용품 시장에서 퀴드시(Quidsi)라는 경쟁 업체를 지배적인 위치에서 몰아내기 위해 퀴드시의 가격을 감시하는 봇을 동원해 실시간으로 아마존 판매 가격을 최적의 금액으로 낮췄다. 아마존은 신발 소매 업체 자포스(Zappos)를 비롯한 수많은 경쟁 업체를 통째로 사들였듯이 퀴드시도 매수해버렸다.

- 9장 중에서

\페이스북, 구글, 애플 같은 기업들은 한편으로는 세계에서 제일 전략적이고 성장률이 높은 산업을 지배하기 위한 중국과의 경쟁에서 자사가 미국의 ‘국가대표 기업’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윤 창출을 위해 독재 정부와 비즈니스를 한다. 미국 정부가 미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중국 기업이 민감한 앱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강제할 준비가 돼 있으면서, 중국에서 활동하며 데이터를 위태롭게 만들 가능성이 있는 미국 기술 기업들을 지금보다 더욱 철저하게 감시하지 않는 이유를 나로서는 상상하기 힘들다.

- 10장 중에서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중요한 규제 변화는 플랫폼과 상거래를 분리해 공정하고 경쟁력 있는 디지털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빅테크의 위력은 19세기의 철도 거물들이 누렸던 힘과 너무나도 비슷하다. 19세기의 철도 거물들 역시 경제와 사회를 지배하면서, 주로 정치인들을 매수하는 방법을 통해 바가지를 씌우고, 경쟁 상대를 몰아내고, 세금과 규제를 피했다. 그러나 결국 철도 기업 규제를 위해 주간통상위원회(Interstate Commerce Commission) 설립을 비롯한 다수의 규제 변화 방안이 도입됐다.

- 14장 중에서

플랫폼 기업, 데이터 브로커 기업, 신용카드 회사, 의료 업체로 구성된 4개 범주의 데이터 수집 기업들이 매출의 일정 부분을 이용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든 미국인에게 정해진 비용을 지급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데이터 추출 기업들에 매출의 일정 부분을 내놓도록 강제해 교육과 인프라에 투자하는 공공 펀드를 조성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만하다. 이 책에서 설명한 모든 변화를 이뤄내려면 21세기의 인재들을 재훈련시켜야 하는 만큼 특히 교육은 이런 펀드를 사용하기에 적합한 훌륭한 용도다.

- 14장 중에서

그러나 데이터는 석유와 ‘정확히’ 똑같다. 사실 데이터는 석유보다 가치가 있다. 기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언급된 다양한 조세 계획에 격렬하게 항의하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현명하고 공정한 디지털 조세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기업이 정부에 비해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한 경제력을 가진 시기에 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소유한 부의 일부를 시민들을 위해 사용할 방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14장 중에서

자동화가 대체할 일자리가 많긴 하지만 고객 서비스, 데이터 분석 등 인재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분야도 많다.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고 이들이 새로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훈련하겠다고 약속하는 기업에는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미국은 금융위기 발생 이후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이 힘을 합쳐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대량 해고 사태를 피한 독일의 정책을 본받아야 한다.

- 14장 중에서

출판사 서평

기술의 지배자, 이제 정치의 지배자가 되다

빅테크 부상 시기 스타트업은 44% 감소... 빅테크가 설계한 미래는 어떤 시나리오인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은 공통점이 있다. 국경을 초월해 세계인의 삶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기술 기업, 즉 빅테크라는 점이다. 빅테크가 이를 통해 세계 각지에서 벌어들인 부는 어마어마하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시가총액 합은 프랑스의 전체 경제 규모를 능가한다. 이렇게 서비스 이용이든 투자의 목적이든 우리 삶 깊숙하게 들어온 이 빅테크는 이제 ‘시장에서 나 혼자 살아남기 위한’ 계획을 실행 중이다. 이로 인해 경제적으로는 독점과 세제 문제, 경제질서 교란 등이 발생 중이다. 이러한 경영 불투명성은 주가 및 투자 심리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지난 한 세기 동안 미국에서는 20년마다 새로운 무리의 스타트업들이 등장해 미국 경제 내에서 선구적인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미국의 글로벌 경쟁 우위 개선에 이바지했다. 그런 시대는 이제 끝이 났다. 빅테크 기업이 등장하자, 초기 단계 스타트업으로 흘러들어가는 벤처캐피털의 규모가 급락했고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 수도 급감했다. 미국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일자리 창출 규모도 줄어들었다. 카우프만재단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1978년부터 2012년 사이에 설립 후 1년이 채 안 되는 기업의 수가 무려 44%나 줄어들었다(57쪽).

2018년 J.P.모간은 연구를 통해 트럼프의 감세 정책이 시행된 이후 해외 은행 계좌에서 미국으로 흘러들어간 돈 대부분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가장 부유한 사람들과 기업을 더욱 배 불리는 데 사용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의 10대 기술 기업들이 2018년 자사 주식 매입에 쏟아부은 돈만 따지더라도 1,690억 달러가 넘고, 기술 산업 전체가 자사주 매입에 쏟아부은 금액을 모두 더하면 무려 3,870억 달러에 달한다(61쪽).

그리고 소셜미디어의 여론 조작과 가짜뉴스 전파, 그리고 게임 콘텐츠의 중독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폐해를 다룬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가 관심을 모았는데, 이 다큐멘터리가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는 점은 참 아이러니하다. 혁신과 긍정의 아이콘의 빅테크가 거대해지면서 왜 이리 탐욕스럽고 편협하고 거만한 존재로 바뀌었을까?

「파이낸셜타임스」 글로벌 비즈니스 칼럼니스트 겸 부편집장인 라나 포루하는 이 책을 통해 빅테크의 카르텔, 법 안에서의 경쟁 업체 죽이기 전략 등의 내막을 취재와 인터뷰를 통해 상세하게 전하고 비판한다. CNN과 「타임」, 「뉴스위크」에서 비즈니스와 경제 부문 기자로 활동했던 경력이 분석과 비판에 무게를 더한다. 저자는 ‘돈 비 이블(Don’t be Evil)’로 대표된 빅테크 혁신의 역사가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즉, 그들의 이익과 시민의 이익이 더는 일치하지 않는 지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러면서 포루하는 우리가 오늘도 보고 듣고 즐기는 플랫폼이 물밑에서 어떻게 경쟁 기업을 잔혹하게 무너뜨렸는지, 반독점법에 철퇴를 맞은 기존 기업들의 사례를 피해 진화하는지를 밝힌다.

바이든 “나는 페이스북의 팬이었던 적이 없다.”

향후 5년 불붙을 빅테크의 독점과 개인정보 이슈 논쟁을 예견한 책

빅테크 기업의 가장 큰 목표는 ‘소비자들을 자신들만의 상품과 생태계에 예속시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사용자들이 기기나 서비스에 열중하도록 법 안에서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나이, 위치, 결혼 여부, 관심사, 구매 기록까지 소비자의 개인 정보를 확보하는 데 혈안이 됐다. 우리가 무료 혹은 염가로 편리하게 사용하는 서비스 뒤에는 이러한 체계가 자리 잡은 것이다. 빅테크들은 이 개인정보를 사거나 팔아넘긴다. 데이터를 사들인 기업은 소매 업체에서부터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선거 조작 기관에 이르기까지 데이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다시 데이터를 판매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최고위급 경영자들과 비즈니스 모델을 보호하겠다는 일념에 사로잡혔고, 샌드버그의 오른팔인 슈라지는 페이스북이 러시아 선거 개입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둘러싼 초기 수사를 막기 위해 개인적인 영향력과 인맥을 총동원했다. 수사를 막기 위해 슈라지가 고용한 PR 회사는 반유대주의(샌드버그와 저커버그가 유대인이라는 점을 이용한 억지스러운 주장이었다)를 정치적인 무기로 들고나오기에 이르렀다(81쪽).

이 책은 이러한 비극이 빅테크의 원조인 구글의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검색 엔진과 광고 판매를 결합한 데서 시작됐음을 밝힌다.

래리와 세르게이가 스탠퍼드에서 작성한 최초의 논문, 그러니까 검색 엔진을 구축하는 방안에 대해 언급한 논문을 보면, 광고를 판매한다면 광고 때문에 검색 엔진이 타락할 수밖에 없다는 구체적인 언급이 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구글에 광고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반대했습니다.(107쪽)

또한 구글의 전 CEO 에릿 슈밋과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의 발언들과 주변 취재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얻기 위해 빅테크의 본산 실리콘밸리가 월스트리트와 더불어 가장 강력한 로비 세력이 됐고, 정치권의 적절한 묵인 속에서 경쟁 업체를 가능한 한 빨리 매수하거나 인재를 가로채는 등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경쟁 상대를 짓누르기 시작했음을 생생히 밝힌다.

2021년 새로운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조 바이든은 2020년 1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페이스북의 팬이었던 적이 없다”며 플랫폼 기업이 사용자의 게시물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통신품위법 230조에 대해서도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책 역시 통신품위법 230조 폐지 및 개정 시도에 얽힌 빅테크의 로비와 방해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이와 관련해 어떤 논쟁이 벌어질지 예견한다.

통신품위법 230조 예외조항에 따라 플랫폼 기업들은 플랫폼상에서 사용자가 증오나 폭력이 담긴 내용을 유포하더라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 어떤 매체도 누리지 못한 특혜다. 이제 이런 예외조항을 재고해야 할 때가 됐다.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법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플랫폼들이 증오성 발언을 감시하는 데 지나치게 열을 올려 언론의 자유가 전반적으로 억제될 위험도 있다. (397쪽)

플랫폼 제국주의 시대 우리의 할 일은 무엇인가?

명확한 문제의식과 취재를 통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다

이러한 빅테크의 독점을 막을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예전 미국 스탠더드오일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처럼 물리적 분리와 판매 금지 등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정책에 반대한다. 저자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이익을 좀 더 많은 이들이 효과적으로 공유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수많은 개별 국가보다 더욱 막강한 힘을 갖게 된 기술 산업 주위에 경계선을 그을 방법을 찾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의 어두운 이면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동시에 보다 포괄적인 방식으로 혁신을 추진하고 기술 산업이 일궈낸 성공의 열매를 모두가 공유하기 위한 체계를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앞으로 다가올 수십 년은 전 세계가 함께 성장하는 황금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23쪽)

이를 위해 저자는 몇 가지 대안을 주장한다. 먼저 개인정보 데이터 수집 기업들은 매출의 일정 부분을 `인터넷을 사용자에게 정해진 비용을 지급하거나 공공 펀드에 투자시키는 것(개인의 디지털 권리 법제화)이 대안으로 있다. 그 외에는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고 직무 재훈련을 제공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 그리고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국가 차원의 위원회 설립 등을 주장한다.

한국 플랫폼이 ‘사악해지지 않는’ 방법,

미국의 사례로 먼저 읽는다

이 책은 경제 전쟁의 부정적 이면을 다루지만 한편으로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부분도 많다. 특히 기자인 저자가 밀착 취재와 주변 취재원을 통해 빅테크의 전략이 어떤 의도로 누가 실행하는지, 그 배경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파헤친다.

한국 독자에게 이 책의 큰 미덕은 글로벌 빅테크의 분석을 통해 한국 기술 기업의 향후 전략에도 시사점을 준다는 것이다. 또한 글로벌 빅테크에 대한 주식 투자 전략의 자료가 될 수도 있다. 미국에서 현재 벌어지는 구글의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 이 책은 그동안 구글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어떤 전략으로 구글이 대처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의 경우 네이버와 카카오가 검색엔진과 메신저로 시작해 각종 분야의 서비스로 손을 뻗치고 있으며, 이들은 초기업 플랫폼과 대항하려면 이러한 전략이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전 빅테크는 이제 너무나 많은 적을 만들었고, 그들의 은밀한 전략에도 의심이 쏠리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전략을 낱낱이 공개했다.

우리나라의 플랫폼 비즈니스도 결정해야 한다. 이들처럼 선점하는 악마가 될 것인지, 악마가 되지 않을 것인지 말이다. 한국의 기술 기업이 세계 플랫폼 전쟁에 뛰어들어야 하는 이때, 이 책은 중요한 방향을 알려주는 책이 될 것이다.

#경제전망#기술경제#IT기업#생태계#빅테크#독점화#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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