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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화폐가 이끄는 돈의 미래 비트코인에서 구글페이까지 본문

4차산업혁명 관련/책소개

디지털 화폐가 이끄는 돈의 미래 비트코인에서 구글페이까지

천아1234 2021. 5. 16. 17:29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경제/경영 > 재테크/금융 > 금융경제 > 가상화폐

실리콘밸리 핀테크 기업들의 디지털 화폐 전쟁!

“돈은 전 세계를 빛의 속도로 돌아다닐 것이다”

스타벅스 회장인 하워드 슐츠는 인터넷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를 떠올려보라고 말하면서 “세상이 완전히 달라졌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우리가 서로 연결되었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 슐츠는 앞으로 20년 동안 그에 비견될 만한 변혁을 가져올 테크놀로지는 ‘디지털 화폐’라고 주장했다. 그중 스타벅스 같은 기업이 발행할 디지털 화폐가 탄생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어쩌면 스타벅스에서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는 기업 임원들을 위한 공상과학 소설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비자카드를 설립한 디 호크는 돈을 사회적으로 가치가 보증된 정보로 정의하며, 돈이 디지털화되면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면서 “돈은 앞으로 전자기장 스펙트럼 전체에 퍼진 무궁무진한 경로를 따라 전 세계를 빛의 속도로 돌아다닐 것이고, 비용도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비트코인 추종자들이 하는 이야기와 매우 유사하다. 돈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단순하고, 복잡하고,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2021년 1월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비트코인은 1월 8일 4만 2,000달러를 기록하며 최고가를 달성했다.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에는 5만 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터무니없이 복잡하고 또 충격적일 정도로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비트코인은 정부가 가치를 보증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암호로 가치가 보장되는 ‘디지털 금’이자 수수료를 내거나 감시를 받는 일 없이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디지털 화폐’로 기획되었다. 비트코인 개발자와 사용자는 비트코인을 일종의 마법과도 같은 ‘인터넷 화폐’로 여겼다.

『디지털 화폐가 이끄는 돈의 미래』는 핀테크 기업부터 암호화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테크놀로지가 전통적인 금융 인프라를 대체하기 시작한 파괴적 혁신의 순간들을 포착한다. 저자는 이런 변화들을 설명하면서 그 변화의 근원을 추적하고, 그 변화가 가져올 돈의 미래를 예측한다.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결제 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보여준다. 결국 누가 돈을 통제하고 거기에서 이득을 얻는지, 디지털 사회를 이끌 디지털 화폐의 미래는 무엇인지 역사적인 맥락에서 살펴본다.

『디지털 화폐가 이끄는 돈의 미래』는 우리가 결제라고 부르는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가 만들어내는 공동체와 그 공동체가 우리에게 부여하는 권리와 의무를 다룬다. 이렇게 만들어진 거래 공동체와 거래 정체성은 우리의 활동 반경과 선택권을 제한하고, 우리가 우리를 바라보는 방식을 규정한다. 결제 방식은 우리가 누구이며 어떤 집단에 속하는지를 나타낸다. 저자는 ‘왜 돈은 커뮤니케이션 세계와 같은 속도와 규모로 움직이지 않는 걸까?’, ‘어떻게 해야 돈이 모든 사람에게 사용 권한이 있고, 모든 사람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될까?’라고 묻는다. 그러면서 돈은 커뮤니케이션의 한 유형이자 수단이라고 말한다.


역자 : 방진이

목차

추천의 글 … 5

프롤로그 : 돈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페이스북 ‘리브라’의 탄생 … 12

우리는 매일 거래를 한다 … 16

실리콘밸리가 돈에 주목하다 … 19

돈은 정보와 상징을 표현한다 … 22

chapter 1 돈은 어떻게 소셜미디어가 되었는가?

지폐에 나타난 ‘국가의 이미지’ … 29

지폐는 ‘국가의 피부’ … 32

페니 동전에 새겨진 ‘여성에게 선거권을’ … 36

미국의 1달러 동전, 새커거위아 … 38

가난한 사람들의 이동을 막은 다리 … 41

돈의 권력 … 44

거래 공동체와 국가 공동 운명체 … 49

매스미디어에서 소셜미디어로 … 54

왜 페이스북으로 돈을 보낼 수 없을까? … 57

SNS의 차세대 주자, 벤모 … 61

현금 없는 사회가 가능할까? … 64

chapter 2 돈의 역사

돈은 전 세계를 빛의 속도로 돌아다닐 것이다 … 71

우체국장은 연방정부의 대변인이었다 … 74

돈을 보내는 가장 빠른 통로 … 77

파란색 지폐, 여행자 수표 … 80

수표가 발행된 은행에 돌아오기까지 … 84

현금은 세상의 속도를 쫓아갈 수 없다 … 86

디지털 결제 서비스의 등장 … 92

chapter 3 새로운 돈의 탄생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프리미엄 카드의 탄생 … 99

눈길을 끄는 멋진 고객 … 102

신용카드는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다 … 106

바람직한 배우자는 어떤 카드를 사용할까? … 109

회전인 그룹과 거래인 그룹 … 113

수수료는 왜 내는가? … 118

클럽처럼 운영된 다이너스클럽 … 121

내가 누군지 아시나요? … 124

돈이라고 생각하세요 … 128

은행들의 치열한 전쟁 … 131

긱 일자리와 1099 경제 … 135

신용카드는 빚의 앞잡이 … 139

초과 인출 수수료는 없습니다 … 143

카다시안 카드와 나스카 카드 … 147

선불카드를 사용하는 이유 … 151

카드가 말해주는 것 … 155

chapter 4 돈의 정치학

크라우드펀딩이 서비스 약관 규정을 위반했다 … 161

페이팔은 당신의 계정을 얼려버립니다 … 164

오퍼레이션 초크 포인트 … 168

내 돈을 내가 사용할 수 없다 … 172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면, JP 모건 체이스가 결제한다 … 176

ISO가 고위험군 상인들과 거래하는 이유 … 181

페이팔의 개인 간 결제 서비스 … 185

위험을 사고팔다 … 189

위험을 완전히 봉쇄하는 방법 … 192

사기가 멈추지 않는 세상 … 196

인종차별적인 거래는 어떻게 분류되는가? … 199

왜 현금으로 거래하는가? … 203

chapter 5 돈과 빅데이터

나는 전 남친이 한 일을 알고 있다 … 209

온라인 프라이버시의 최후 … 213

소셜미디어는 기억을 기록한다 … 218

현금은 기억력이 나쁘다 … 220

회계가 프랑스혁명의 원인이었다 … 225

거래 데이터가 쌓이다 … 228

거래 데이터는 사회 데이터가 되었다 … 231

구글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 … 235

애플페이는 거래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 … 239

벤모는 지갑이 아니다 … 245

벤모가 깬 사회적 금기 … 248

chapter 6 돈과 디지털

스타벅스의 디지털 화폐 … 255

비트코인의 등장 … 258

대안화폐의 역사 … 262

스타벅스 리워드 프로그램 … 266

국가가 돈을 규정하는 시대는 저물고 있다 … 271

국가 통화가 확립되기까지 … 276

돈은 끊임없이 변한다 … 279

리워드 프로그램이 만들어내는 거래 공동체 … 282

리워드 프로그램은 황금 수갑 … 287

데이터가 만든 고객 맞춤 프로그램 … 290

리워드 프로그램이 변경된다면 … 293

공동체 경제를 살리는 리워드 프로그램 … 296

포인트를 해방시키라 … 301

돈의 힘 … 304

에필로그 : 돈의 미래

두 도시 이야기 … 308

모든 것의 앱, 위챗 … 311

거래 공동체를 오가는 삶 … 314

참고문헌 … 317

책 속으로

영국의 사회학자 나이절 도드(Nigel Dodd)는 “돈은 사물이 아닌 처리 절차이며, 사회관계로 구성된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돈은 처리 절차에 관여하는 사물이기도 하다. 철학자 제인 베닛(Jane Bennet)의 설명처럼 세상을 돌아다니는 생명력이 있는 사물이다. 다른 미디어 테크놀로지처럼 물성을 지니며 그 물성은 디지털화에도 약해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경로, 이더넷(Ethernet, 근거리통신망), 서버, 스펙트럼 같은 새로운 물성을 얻는다. 이런 돈의 물성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것은 사람이다. 인간의 노동이 돈의 물성을 반복 생산한다. 커뮤니케이션에 전송적 측면과 의식적 측면이 모두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미디어와 인프라가 만들어내는 의미와 권력을 이해할 수 있다. 「chapter 1 돈은 어떻게 소셜미디어가 되었는가?」(본문 44~45쪽)

우편 시스템은 돈을 실어 나르는 인프라 역할도 했다. 20세기 이전에는 아주 부유한 계층만이 예금계좌를 사용했고, 대부분 사람들은 먼 곳으로 돈을 보내야 할 때면 돈을 봉투에 넣고 실과 바늘로 봉투를 꿰맨 후 풀로 봉인했다. 그러고 나서 우편으로 보냈다. 국가 통화처럼 미국 우편 시스템은 “민족국가에 대한 지지를 일상적으로 표현하는 행위”였다. 우체국장은 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 연방정부의 대변인이었다. 몇몇 거대 결제 서비스업체, 이를테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와 웰스 파고(Wells Fargo)는 금융 서비스 산업이 아닌 통신 산업에서 출발했다. 역마차, 배달원, 연락선, 증기기관차 등을 보유하고 있던 이들은 동부에서 서부를 오가는 금가루, 금, 정화(正貨), 편지, 소포, 기타 화물의 운송 용역 수주를 놓고 미국 우편국과 경쟁했다. 「chapter 2 돈의 역사」(본문 76~77쪽)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1970~1980년대 성장을 거듭하면서도 마케팅 전략은 거의 그대로 유지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를 들고 다니는 것은 상류층이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예를 들어 1970년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내가 누군지 아시나요?’ 캠페인은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했지만 대중적인 인지도는 높지 않은 유명 인사들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덕분에 자신의 성공에 걸맞은 대우를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했다. 이를테면 1971년 TV 광고에 멜빈 블랭크(Melvin Blank)가 등장해 이렇게 말했다. “내가 누군지 아시나요? 내가 바로 벅스 버니(Bugs Bunny)라고 말하면 믿으시겠어요? 벅스 버니 외에도 수많은 만화 캐릭터의 목소리 연기를 했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내가 엘머 퍼드(Elmer Fudd)라고 해도 아무도 눈길조차 주지 않겠죠. 그래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를 들고 다닙니다.” 「chapter 3 새로운 돈의 탄생」(본문 124~125쪽)

지불 받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2010년 위키리크스는 미국 국무부의 비밀 외교 문서 수천 건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인터넷 정보 서비스업자가 위키리크스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했는데, 미국 국무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짐작되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cloud storage)를 제공한 아마존과 위키리크스의 웹사이트 도메인 주소를 관리하는 에브리DNS 등도 그런 인터넷 정보 서비스업자였다. 더 나아가 페이팔, 마스터카드, 비자카드,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위키리크스의 기부금 관리를 담당한 독일 소재 재단의 계정을 정지했다. 「chapter 4 돈의 정치학」(본문 170~171쪽)

구글의 결제 시스템이 최종적으로 어떤 형태를 띠건 간에 그 상품은 거래 내역을 만들어낼 것이고, 기존에는 사적인 데이터였던 거래 내역을 소셜 데이터와 통합해 표적 마케팅에 활용할 것이다. 구글은 이런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하려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데이터가 창출하는 수익이 데이터 수집에 드는 비용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는 예측에 승부수를 걸었다. 구글이 결제 상품에 어떤 명칭을 붙이건 간에 구글월릿을 통해 수집하는 거래 데이터는 구글이 그 외의 방법으로 수집한 사용자의 데이터에 적용하는 것과 동일한 원칙에 따라 정리되고 판매될 것이다. 소셜 결제 시스템으로서 구글월릿은 거래 내역을 기록하고 열람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낸다. 구글은 그것을 제공해서 마케터가 데이터 흐름의 방향을 조종할 수 있도록 돕는다. 「chapter 5 돈과 빅데이터」(본문 237쪽)

비트코인은 종잡을 수 없는 돈처럼 보이지만 꽤 명확한 원칙이 적용된다. 비트코인은 은행이나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거치는 일 없이 가치를 지급인에서 수신인으로 직접 전송한다는 점에서 현금처럼 기능한다. 그러나 현금과 달리 모든 비트코인 거래는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그리고 지급인과 수신인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거래는 암호화된다. 새로운 거래를 확인하고 업데이트하려면 컴퓨터 네트워크가 꼭 필요하다. 이들 컴퓨터의 운영자는 노동력을 제공하는 대신 가끔씩 시스템이 자동적으로 생산하는 비트코인을 보상으로 받는다. 이렇듯 블록체인을 자발적으로 호스팅하면서 비트코인으로 보상 받는 노동 행위를 땅에서 희귀한 금을 캐내는 것에 빗대 ‘채굴하기’라고 부른다. 2009년 1월 비트코인 클라이언트(bitcoin client)가 최초로 동기화되었고, 첫 비트코인 제네시스 블록(genesis block)에서 채굴이 시작되었다. 「chapter 6 돈과 디지털」(본문 260~261쪽)

출판사 서평

화폐에서 스타벅스 리워드 포인트까지

미국 독립전쟁 중에 매사추세츠주에서 발행한 지폐에는 검을 휘두르는 애국자가 마그나카르타(대헌장)를 펼쳐들고 있는 그림과 함께 ‘미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발행함’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캐나다가 건국 초기에 발행한 지폐들은 캐나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으로 채워져 있었다. 유로는 특정되지 않은 ‘유럽적인 것’의 느낌을 내고자 했다. 이런 형상화는 지폐가 청중을 전제로 하는 인쇄 미디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정부가 발행하는 지폐는 실제로는 비교적 신기술의 산물이다. 19세기 이전에는 돈이 산발적이고 계층적인 형태로 존재했다. 지폐는 표준화 과정을 거친 뒤에야 매스미디어가 되었다. 국가 통화도 19세기 들어 인쇄술이 눈부시게 발달하면서 등장했다.

1900년대 초에 영국의 여성 참정권 운동가들은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보통선거라는 이념을 유포하기 위해 ‘여성에게 선거권을’이라는 구호를 페니 동전에 새겨넣었다. 페니는 영국 사회의 모든 계층이 사용하는 동전이었다. 2015년에 시작된 ‘여성을 20달러 지폐에 올리기’ 운동의 목적은 미국의 20달러 지폐에 새겨진 제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의 초상화를 인권운동가이자 흑인운동가인 해리엇 터브먼의 초상화로 교체하는 것이었다. 20달러 지폐를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앤드루 잭슨이 원주민을 학살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그의 초상화를 교체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이 계획을 백지화했다.

21세기에 들어서자 지불카드는 흔한 물건이 되었다. 2004년에는 미국인의 90퍼센트가 지불카드를 사용하고 있었다. 지불카드로 결제할 때 필요한 POS 단말기는 세계 전역으로 퍼졌고, 카드 소지자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상점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도 카드로 결제할 수 있었다. 오늘날 거의 모든 미국인이 직불카드, 신용카드, 선불카드, 외상카드, 수표, 모바일 앱 등 어떤 식으로든 현금이 아닌 결제 시스템을 이용한다. 미국인은 매년 수조 달러에 달하는 수십 억 건의 카드 거래를 한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바일 결제 앱인 벤모는 처음부터 소셜미디어의 형태로 출시되었다. IT·테크 분야 언론들이 ‘SNS의 차세대 주자’라고 부르는 벤모는 페이스북처럼 거래 내역을 공개하는 피드를 제공하며, 이 점에서 페이팔과 같은 일반적인 개인 간 결제 시스템과 차별화된다. 어떤 개인이 다른 개인에게 벤모로 지불하면 그 거래는 게시물이 된다. 벤모 사용자는 모든 거래 내역에 메모를 해야 하며, 대개 이모티콘이 사용된다. 친구의 거래 내역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도 남길 수 있다. 많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처럼 개인 정보 보호 설정의 기본값은 공개다.

사람들은 벤모를 소셜미디어처럼 사용한다. 단순히 거래 수단이 아니라 상대방과 다수의 다른 사용자에게 공개되는 메시지 작성 수단으로 사용한다. 벤모 사용자는 거래 내역을 보고, 그것을 사회적 기록으로 읽는다. 하지만 벤모가 유일한 소셜미디어 돈은 아니다. 이 틈새를 노리는 스타트업은 무수히 많으며, 각각 고유한 특성을 지닌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 구글 등 SNS는 대부분 자사 플랫폼 서비스에 결제 기능을 도입하려고 애쓰고 있다. 또한 암호화폐와 지역화폐처럼 돈의 사회성을 재규정하려는 급진적인 시도도 있다.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리워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회원이 자신의 계정을 등록한 스타벅스 카드나 모바일 앱으로 구매를 하면 ‘별’을 얻는다. 2019년 초 미국에서 이 프로그램 가입 회원 수는 1,630만 명에 달했다. 이 회원들의 구매가 미국 스타벅스 매출의 거의 40퍼센트를 차지한다. 스타벅스 리워드 프로그램 회원은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멕시코, 아일랜드, 홍콩에서 별을 얻고 쓸 수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통용되는 여러 유형의 화폐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현장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그런 경쟁이 벌어지는 미래에서는 정부가 발행하는 화폐도 시장의 선택을 받으려고 경쟁하는 여러 화폐 중 하나가 된다. 정부가 발행하는 화폐가 완전히 퇴출되는 일은 없겠지만, 하나의 화폐에 불과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제 국가가 돈을 규정하는 시대는 저물고 있다. 비트코인, 브리스틀 파운드, 스타벅스 리워드 포인트 등 무엇이 되었든 간에 많은 사람이 국가가 발행하는 돈을 대체하거나 최소한 보완하는 미래를 아주 진지하게 상상하고 있다. 암호화폐든 지역화폐든 기업 화폐든 오늘날 돈은 국가의 정치적·영토적 영역에서 자유롭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페이팔 등이 주도하는 핀테크 혁명

거래는 그 자체로 거대 산업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으로 결제 산업의 한 해 매출은 거의 2조 달러에 달한다. 이는 다국적 제약 기업들의 매출을 전부 합한 것보다도 많고, 여러 미디어 산업의 매출을 합한 것보다도 많다. 이제 결제 시스템의 작동 방식이 아주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때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별다른 굴곡 없이 돌아가던 결제 산업이 조명을 받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실리콘밸리의 ‘파괴적 혁신’의 대상이 되었다. 실리콘밸리에서도 결제는 그 자체로 거대 산업이다. 한 해에 금융 테크놀로지, 즉 핀테크에 몰려드는 벤처 투자금만 거의 130억 달러에 이른다.

구글은 2011년부터 안드로이드페이, 구글월릿, 구글페이, 구글페이센드 등 결제 시스템을 출시하며 사업 모델인 ‘표적 마케팅’을 실현하고 있다. 아마도 거래 데이터에서 가치를 뽑아낼 가장 명확한 청사진을 세운 기업은 구글일 것이다. 2014년 애플페이 출시 발표회에서 최고경영자 팀 쿡은 지갑을 모바일로 대체할 때가 되었다고 선언했다. 팀 쿡은 애플이 일상적인 결제 혁명을 이끌어낼 적임자라고 주장하며, “애플페이는 보안을 중시하지만, 사생활 보호도 중요하게 여긴다”라고 말했다.

애플페이는 개인 데이터를 훔치려고 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합법적인 방법으로 그 데이터로 수익을 올릴 방법을 찾는 사람들에게서도 사생활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한다. 따라서 애플은 새로운 기능을 표준화하는 동시에 그것을 기기에 탑재할 수 있다. 애플페이는 고객의 데이터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토큰화를 사용한다. 구글과 애플은 스마트폰에 탑재된 지갑을 상상한다. 그래서 스마트폰 화면에 카드 이미지를 띄운다. 지갑은 단순히 결제 수단이 아니다. 결제의 포트폴리오다. 디지털 지갑은 그 지갑을 거쳐가는 모든 정보를 수집하거나 감추기도 한다.

2019년 6월, 페이스북은 디지털 화폐이자 금융 인프라인 리브라를 공개했는데,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며 디지털 세계에 맞춰 설계된 일상의 돈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리브라는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돈을 지향하며, 국가 통화와 결제 시스템의 차이를 덮어버리고 은행과 거래를 하건 안 하건 돈의 모든 사용자를 한데 모으고자 했다.

빅테크 기업 페이팔은 온라인 환경에 맞는 개인 간 디지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페이팔은 실리콘밸리의 테크놀로지 산업과 그 산업에 만연한 반기업주의, 사회적 자율성, 문화 보헤미아니즘 같은 가치를 시장주의와 묶은 ‘캘리포니아 이데올로기’의 산물이다. 페이팔의 프로젝트는 단순히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만이 아니라 개방된 세계 화폐 시장을 추구했다. 애초에 페이팔의 목표는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한 글로벌 공동체가 아니라 민족국가의 간섭에서 완전히 해방된 글로벌 시장이었다.

실리콘밸리는 소셜미디어 삶에 어울리는 거래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돈 테크놀로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돈 테크놀로지 개발 작업에도 소셜미디어 산업의 논리를 적용한다. 많은 기업이 거래 행위로 축적되는 빅데이터의 잠재력을 활성화하고 그것을 다른 소셜 데이터와 통합하고 싶어한다. 핀테크의 목적은 기존 결제 산업을 파괴하고 매출과 데이터의 흐름이 실리콘밸리의 디지털 저장소를 반드시 거치도록 재설정하는 것이다. 실리콘밸리가 결제 산업에 주목하면서 우리의 금융 활동이 생성하는 기록에도 소셜미디어 논리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지난 5년간 구글, 애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을 비롯해 거의 모든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저마다 다른 야심을 품고 결제 서비스 도입을 추진했고 각기 다른 성과를 거두었다.

중국에서 널리 쓰이는 ‘모든 것의 앱’인 위챗을 매일 사용하는 9억 명의 사용자는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위챗 플랫폼을 통해서 한다. 위챗 사용자는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새로운 인맥을 구축하고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고 신문기사를 읽고 게임을 하고 음식을 주문하고 공과금을 내고 병원 진료 예약을 하고 비자를 신청한다. 정부 발행 신분증을 업로드해서 앱으로 실물 신분증을 대신할 수도 있다. 위챗은 중국 정부와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위챗과 중국 정부의 조합은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완전한 상업과 국가 감찰 영역을 만들어낸다.

디지털 사회를 이끌 디지털 화폐의 미래

1963년 최초의 외상카드 회사 다이너스클럽의 부사장 매티 시몬스가 신문에 ‘현금 추도문’을 기고했다. 시몬스는 현금이 현대적이 될 수 없으므로 곧 모든 곳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몬스는 ‘현금이 세상의 속도를 쫓아갈 수 없다’는 치명적인 결함을 갖고 있다고 보았다. 다이너스클럽의 결제 시스템은 20세기 중반에 통합되기 시작한 고속 이동 네트워크, 물리적 이동 네트워크, 정보 이동 네트워크에서 상호 운용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 시스템이 현금을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0년대부터 디지털 화폐는 사회적·정치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암호 기법과 테크놀로지의 잠재력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1992년에 조직된 사이퍼펑크스의 회원들은 기술이 자유로운 미래 사회를 실현할 수 있으며, 디지털 화폐가 그 핵심 요소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디지털 화폐가 개인이 자신의 금융 정보와 거래 정보의 공개 여부를 선택할 권리를 보장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반면에 암호무정부주의자는 암호 기법으로 현재의 사회를 언론의 자유와 무정부주의적 자본주의 시장 체제를 수호하는 사회로 재편할 수 있다고 믿었다. 암호무정부주의자에게 디지털 화폐는 정부에서 해방된 화폐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디지털 화폐의 출현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당시에는 사람들이 정부가 발행한 화폐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고, 그중에는 암호화폐와 지역화폐도 있었다. 그러나 다국적 기업인 스타벅스가 발행하고 관리하는 디지털 화폐라는 미래상은 이전의 미래상과는 확연히 달랐다. 하워드 슐츠의 말대로 글로벌 영향력이나 테크놀로지보다 중요한 것은 “스타벅스라는 브랜드가 지닌 힘, 신뢰, 자신감”일 것이다. 모든 돈의 가치는 신뢰에서 나온다. 미국 달러는 국가와 국가의 돈을 관리하는 시장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를 등에 업고 있다. 비트코인은 달러로 표시되는 비트코인의 시장가치, 그것의 토대가 되는 암호 시스템, 그 화폐를 지지하는 공동체에 대한 신뢰를 등에 업고 있다.

2018년 2월 스타벅스의 경쟁사인 던킨 도너츠의 최고재무책임자 케이트 재스폰도 주주들에게 디지털 화폐를 이야기했다. 재스폰은 극단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기업을 이끌면서 직면하는 어려움에 대해 설명했다. 재스폰은 지금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런 시국에서는 다국적 커피 체인점들이 화폐 공급자로 나서는 것을 적어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자카드의 설립자 디 호크는 신용카드 네트워크의 등장과 함께 돈이 정보로 환원될 것이고, 은행과 정부는 정보를 관리하는 기술을 장악한 집단에 의해 퇴출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디 호크는 “이 모든 것에 디지털 화폐의 새로운 양식의 씨앗이 내재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돈의 형태는 끊임없이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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