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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왜 무너지는가

천아1234 2021. 4. 21. 08:45

- 2016년 트럼프의 등장은 두 개의 미국으로 불리는 미국 사회의 정치적 분단, 계층 간 양극화 등 분열과 갈등이 심화된 미국이 스스로 초래한 결과라고 해석된다. 양극화와 분열, 중하층 미국인의 분노와 좌절에 기득권층이 전혀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가운데 트럼프가 기존 정치인과 직업관료, 보수언론 등을 정면 비판하자 중하층 미국인들이 공감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런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빅터 데이비스 핸슨 교수는 미국은 왜 아웃 사이더 트럼프를 선택했는가 The Case for Trump》에서 많은 미국인들이 트럼프에 환호하는 이유를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 기존의 국세청, 정보기관, 사법부 등의 관료집단이 서로 엮여 단단한 기득권층을 형성하고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과정에서 양극화, 분열 등 미국 의 문제를 야기했다고 비판한다. 트럼프는 이런 집단을 딥 스테이 트Deep state'라고 규정하며 이들이 문제의 원흉이라고 성토했다. 핸 슨 교수는 이들 기득권 집단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감이 정치 신인 트럼프 지지의 원동력이라 분석했다. 한때 미국 제조업의 중추를 이루며 제조업 근로자를 중산층으로 끌어 올려 아메리칸 드림을 형성했던 미국 중부 지역, 이른바 러스트 벨트가 트럼프 지지자들의 주 무대이다. 트럼프는 소외된 백인 중하층민들을 '우리 농부, 우리 근로자, 우리 광부들이라고 부르며 '애정'을 표시했다. 또한 “썩은 물이 고인 늪을 대청소하겠 다" 말하며 쇄신을 약속해 지지자들이 환호했다. 반면에 민주당의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2016년 선거 과정에서 트럼프 지지자 들을 한심한 종자들Deplorables'이라고 표현하며 폄하하고 무시하는 실책을 저질렀다고 핸슨 교수는 비판했다. 이런 트럼프식 정치는 트럼프주의Trumpism 라고 불릴 정도로 미국 정치사에 기록될 특별한 사건이 되었다.

- 파시즘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로버트 팩스턴 교수는 2004년 에 출간한 《파시즘 The Anatomy Of Fascism)에서 히틀러, 무솔리니, 스탈린 등 세계 각국의 파시즘 생성과정과 특징을 세밀히 분석했다. 그 결과 파시즘은 대중의 분노, 불만 감정을 이용하여 일부 군중 의 지지를 얻은 민족주의 과격파 정당이 개인의 자유를 희생하며 윤리적·법적 제약 없이 폭력을 행사해 권력을 장악하는 정치 행태라고 규정했다. 팩스턴은 독일에서 1차 세계대전의 패배와 베르 사유 조약으로 인한 민족적 모멸감이 축적된 가운데 세계 대공황, 러시아 혁명을 거치며 독일 국민에게 극심한 분노, 증오와 사회주 의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했던 것이 파시즘 태동의 배경이었다고 지적했다. 히틀러를 비롯한 파시스트들은 대중의 불만과 분노를 이용하여 그들의 증오를 선동하고 이를 결집시키기 위해 '악마화된 적을 만들어 냈다. 파시스트가 찾아낸 '적'에는 유대인뿐만 아니라 슬라 브인, 집시 같은 외국인도 포함되며 국내의 전염병 보균자, 유전적 열성 요인이나, 범죄 성향을 지닌 자도 해당된다. 파시스트들은 이런 공공의 적을 내세우며 역사를 선과 악, 순수와 타락의 싸움으로 규정했다. 이들은 적이 초래할 테러의 공포를 확산시키며 결국 강력한 지도자에게 의지해야 이에 대처할 수 있다는 여론을 조성 했다. 한나 아렌트에 의하면 전체주의 운동의 가장 뚜렷한 특징 은 개인 성원에게 국가지도자에 대한 총체적이고 무제한적이며 무조건적이고 변치 않는 충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전체주의가 등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토양을 이루는 것은 '광 범위한 규모의 고립된 군중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한 나 아렌트가 집중 조명한 '군중 Mob 이라는 개념이 중요하다. 군중 이란 대규모의 무질서한 대중을 의미하는데, 특히 폭동이나 파괴적 행위에 참여하는 대중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한나 아렌트는 사실과 허구의 구분, 진실과 거짓의 구분을 더 이상 중요시하지 않는 사람들이 전체주의 정치의 가장 이상적인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아렌트의 군중은 고도로 원자화된 사회분열에서 발생했고 이들의 주요 특징은 '고립'과 '정상적인 사회관계의 결여다. 사람들로 하여금 가짜뉴스에 민감하게 만든 것은 세상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고 고립되어 있다는 외로움이었다. 외로움에서 절망과 증오가 파생된다.

- 한국의 민주주의도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한다. 대표적인 진보 정치학자 최장집 교수는 현 정부 들어 한국의 민주주의가 양극화의 심화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관점에서 해부했다.

1. 촛불시위 이래 전면적인 개혁을 추진하면서 대통령이 개혁을 주도하며 다른 정치 세력이나 야당은 배제되었다. 대통령의 권력이 과도하게 확대되어 권력이 중앙 집중화되면서 행 정의 중앙 집중화를 초래했고 그 결과로 권력에 대한 견제 장치가 약화되며 분권적 기반을 위협했다. 

2. 대통령 권력의 확대로 삼권 분립과 견제와 균형 기능이 약화되어 법의 지배가 위협받게 되었다. 법의 지배를 위해서는 법의 정신과 이를 지키는 사람의 행위 규범이 중요한데 대통령 권력사용에 대한 절제와 관련된 규범이 지켜지지 않고있다.

3. 민주화 운동의 사회적 기반이었던 시민사회가 권력의 중심으로 편입되면서 국가 권력과 시민사회가 특혜와 지원을 대가로 정치적 지지를 교환하는 관계로 자리 잡았다. 시민사회가 국가로부터 자율성을 가지며 권력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본질을 훼손하며 많은 지식인 그룹이 권력에 포섭되면서 다원적인 공론장이 위축·소멸되었다. 지방 정부 차원에서도 방대한 예산이 시민운동 출신들로 구성된 유사 공적 기관에 배분되었다.

4. 정당 후보 공천에 대통령과 청와대가 직접 관여하고 캠프중심의 정치가 펼쳐지며 정부 여당이 대통령 권력기구의 하 위기구로 전락하면서 정당이 소외되는 현상이 초래되었다. 캠프정치와 열정적 지지자 모임의 결합, 이에 동반되는 집단 적 공격성으로 한국 정치에서 시민사회 공론장이 황폐화되 고, 정당은 대중으로부터 소외되었다.

- 도대체 우리에게 문화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앞서 문화는 한 집단의 사람들이 갖는 생활방식'이라고 정의했다. 미국의 문화사 대가 자크 바전은 “문화의 핵심은 바로 살아 있는 과거다”라는 설 득력 있는 요약을 내놓았다. “성토한다고 해서 싫어하는 것에서 풀려나는 것도 아니요, 과거를 무시한다고 해서 과거의 영향력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는 20세기 최고의 문화전문가라 할 수있는 자크 바전의 문화에 관한 예리한 함축이다. 또 자크 바전은 “문화는 고유 관습과 전통, 개인의 버릇이나 조직의 관행, 계급의 행동 규범과 선입견, 언어나 사투리, 가정교육이나 직업, 교리, 가치관, 관례, 유행, 미신 그리고 가장 좁게는 기질로 이루어져 있다"라고 정의했다. 한마디로 문화는 오랜 기간 축적되어 아직도 살아 있는 과거이며, 쉽게 사라지는 것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문화는 형성되는 데 오랜 기간이 걸리는 만큼 한번 형성되면 쉽게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

- 자크 바전은 평생 서양 문화의 발전 과정을 연구했고 93세가 되던 해에 대작 《서양문화사 500년 1500-2000, 새벽에서 황혼까지》를 출간했다. 이 책을 쓰는 데 얼마나 걸렸느냐는 질문에 자크 바전은 “한평생이 걸렸지요”라고 대답했다.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된 문화의 연구에는 평생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자크 바전의 책은 문화의 중요성, 나아가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서양 문화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생생하게 증언하는 역작이다.

-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자살이 '사회 통합 여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구성원이 사회에 통합되어 있지 않다고 느낄 때 크게 증가하는 사회적 현상이라는의미이다. 그는 사회에서 구성원 간에 신뢰가 높고 잘 통합되어 있을 때는 자살이 잘 나타나지 않다가 사회 통합이 와해되어 정서 적으로 수용되지 못하고 극단적인 소외감, 단절감을 느낄 때 자살 이 급격히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자살률은 OECD 36개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한다. 2010년부터 계속 감소세를 보여 왔으나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을 기준으로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자살로 인한 사망률(자살률)이 24.7명에 달한다. OECD 국가 평균 11.5명보다 2배 이상 높은 수 치다. 우리 사회의 자살률이 OECD 최고 수준이라는 것은 그만큼 사회에서 포용이 부족하여 통합되지 못하고 서로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로 보아야 한다.

- 뢰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는 레이첼 보츠먼은 신뢰의 위기 를 다른 전문가들과는 다르게 분석한다. 대부분의 전문가가 “현대 에는 신뢰가 약화되어 위기”라고 진단하는 반면 보츠먼은 “신뢰가 약화된 것이 아니라 신뢰가 종전과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 주장한다. 자신의 저서 《신뢰 이동》에서 종전에는 지역이나 제 도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신뢰의 대상이 디지털 시대에는 수평적 으로 분산되어 사람들과 플랫폼으로 이동한다고 분석했다. 지역 적 신뢰는 '모두가 서로를 아는 소규모 지역 공동체에서 살던 시 대의 사적 신뢰다. 제도적 신뢰는 정부, 미디어, 기업, 비정부기관 등 제도에 대한 공적 신뢰다. 디지털 시대에는 정부, 미디어 등 제 도적 신뢰가 약화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접속하는 개인, 회원, 동료 같은 사람들과 매개하는 기술로 신뢰의 대상이 이동한다고 보츠먼은 설명한다. 디지털 도구에 의한 신뢰가 확대된 것이다.

- 법에 대한 불신이 준법의식을 가로막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런 법이 어디 있느나?', 그런 법은 못 지키겠다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정치인들도 이를 부추긴다. 법이 내가 가진 도덕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그 법은 결과적으로 나를 옭아맬 것이며 나에게 불리한 법은 잘못된 법, 부당한 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과거의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 그랬듯이 그런 법 은 지킬 필요가 없다라는 사고가 남아 있다. 법이 가져야 할 권위 와 신뢰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법 의 정당성에 대한 주관적 판단을 내세워 법이 내가 생각한 정당성 요건을 다 갖추어야 존중하겠다'라는 사고는 수용될 수 없다.  결국 법치주의 요건의 문제가 아니라 법에 대한 불신과 법 집행의 문제이다. 아직 선진사회의 핵심 요건인 법치가 아직 우리 사회의 문화로 정착되지 못했고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법치주의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지 않다. 대한민국의 법치가 불완전하다는 인식은 법의 내용보다는 주로 법 집행의 공 정성 문제, 법이 엄정하게 시행되지 않는다는 인식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법치의 구현을 위해 더 관심 갖고 노력 할 부분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 서양과 동양에서 법치주의에 관한 인식이 달랐던 기원에 대해 후쿠야마는 '종교와 통치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중세 유럽에서는 기독교 교회권력이 통치 권력을 압도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때는 교황이 교회법을 제정했고 통치자를 포함, 모두가 교회법을 따라야 했다. 왕 이나 군주는 통치 권력과 독립된 종교적 권위가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에 군주 자신이 궁극적인 법의 원천이 아니며 자신도 평민과 같이 법을 지켜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예컨대 교황이 만든 결혼과 상속에 관한 법령은 군주도 따라야 했다. 반면 중국에서는 종교도 황제의 권위에 절대복종해야 했고 황제를 앞서는 행위는 결코 허용되지 않았다. 법은 황제가 제정하는 것이며 모든 종교 사제들 또한 법에 기속된다는 점에서 일반 평민과 다를 바 없었다. 서양에서는 종교법을 계기로 통치자도 법에 기속되는 반면, 동양에서는 통치자는 법의 밖에 위치하며 법에 기속되지 않는 문화가 만들어진 배경이 되었다.

- 법원과 같이 어떤 사안에 대한 판정이나 결정을 내리는 기관에서 의장이 방망이를 3번 내리치는 것도 방망이를 치는 순간에 시비를 종료하고 논쟁을 마무리함을 의미하는 전통이다. 그런데 우리는 방망이 소리를 듣고서도 최종 판결을 신뢰하지 못하고 수용하지 않거나 반발하는 사례가 많다. 과거 무사나 기사가 주도하던 나라에서는 전쟁이나 결투에서 패하고도 승복하지 않으면 죽음을 각오해야 했다. 그러나 조선과 같이 관료 학자들이 말로 싸우는 문화에서는 언제까지고 논쟁을 계속하는 습관이 있었다. 이론 싸움은 명확한 우열이나 승패를 가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쉽게 승복하지 못하는 관행이 우리의 오랜 전통과 문화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닐까? 아무리 짓밟혀도 굴복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은 우리 민족의 강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법원은 불굴의 정신을 발휘할 곳이 아니며 결과에 승복해서 갈등을 해결하는 곳이다. 

- 고려시대에는 개방적인 정책을 펴서 귀천을 가리지 않고 인재라면 두루 등용해 관료나 기술자로 활용했다. 외국인이 등용되기도 했다. 1123년에 고려에 왔던 송나라 사신 서긍이 기록한 바에 의하면 “고려에 항복한 거란 포로 수만 명 가운데 10명 중 한 명은 기술자인데, 그 가운데 기술이 정교한 자를 뽑아 고려에 머물 게 했다. 이들로 인해 고려의 그릇과 옷 제조 기술이 더욱 정교해 졌다.” 그런데 이런 개방적인 정책은 조선시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오히려 일본이 고려의 개방 정책 전통을 이어간 것 같다. 임진왜란 때 일본에 끌려간 도자기 기술자, 도공들은 일본에 가서는 사무라이급 대우를 받았다. 일본의 보물을 만들기 위해 도공을 데려왔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였다. 임란이후 이들은 귀국을 거부했다. 조선에 귀국하여 천민 대우를 받느니 차라리 외국에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으며 살기를 원 했다. 그 후 일본에 남은 도공들은 기술 개발에 전념해 일본의 도 자기 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 사이 조선의 도자기 산업은 쇠퇴했고 일본과 기술 격차가 벌어져 상황이 역전되었다. 앞에서 언급한 일본 도자기의 아버지 심수관도 이 과정에서 일본 에 남은 조선 출신 도공 중 한 명이었다.

- '진정한 지식인의 역할'을 강조한 장 폴 사르트르는 실존주의 철학을 대표하는 프랑스의 작가이자 철학자다. 그는 한때 마르크스, 레닌, 모택동 등 공산주의자에게도 빠졌고 정치 참여적인 문학과 철학 작품들로 프랑스의 지식인들과 정치계에 큰 영향을 끼쳤 다. 사르트르는 196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나 수상 을 거절했고 이후 프랑스 최고 훈장, 레종 도뇌르'도 거부했다. 수 상 거절의 이유로 사르트르는 “어떤 인간도 살아 있는 동안 신성 시되길 원치 않는다” 라는 말을 남겼다. | 장 폴 사르트르는 1965년 일본에서 지식인의 역할에 관해 세 차례에 걸쳐 강연했다. 강의 내용은 지식인을 위한 변명이라는 책으로 출판되어 널리 알려졌다. 사르트르는 자신을 기만하면서 지배 계급의 사주를 받아 특수 이데올로기를 옹호하는 지식인들 을 '사이비 지식인'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사이비 지식인은 진정한 지식인처럼 “아니다”라고 말하지 않고 “아니다. 하지만...” 또는 "나도 잘 안다. 하지만 그래도...” 식의 책임회피식 화법을 즐겨 쓴다고 지적했다. 사르트르는 “지식인은 고독하며, 고독은 지식인의 운명”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진정한 지식인은 우리 시대의 모든 갈등 속에 스 스로 참여하지 않을 수 없는 존재'였다. 왜냐하면 ‘우리 시대의 갈등은 그것이 계급 간 갈등이든, 국가 간 갈등이든 상관없이 혜택 받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지배 계급의 억압으로부터 비롯된 결과 이기 때문이었다. 사르트르는 피지배 계급은 지식인에게서 '이데 올로기가 아닌 '실천'을 요구한다며 실천적 지식인이 되기 위한 두 가지 자세를 요구했다. 첫째, 지식인은 끊임없이 자기비판하면서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둘째, 혜택 받지 못한 계급의 행동에 구체적으로, 거리낌 없이 참여해야 한다.

- 정부·국가와 민간 시장의 역할 분담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최근에 좋은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저서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로빈슨 교수는 2020년에 발간한 《좁은 회랑The Narrow Corridor)에서 국가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사회가 국가에 일정한 족쇄를 채워 견 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가라는 리바이어던은 족쇄를 채워 견제하지 않으면 전체주의적 독재정치로 전락할 우려가 있으 므로 민주 국가에서도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구현하고 경제가 번 영하기 위해서는 국가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사회의 능력이 함께 강화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복잡 다기화되는 현대 경제와 사회에서는 국가의 기능이 확대 되고 사회안전망이 강화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데, 그 국가의 기능 확대는 이를 견제하는 사회의 역할 이 강화되도록 반드시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회가 국가를 견제하는 역할은 사회 집단 간의 사회적 합의나 사회 공동체 확대 등의 방법으로 사회 결집력을 강화해야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들이 국가로 묘사한 '리바이어던 Leviatha'은 구약성경에 나오 는 거대한 바다괴물로서 폭력적 국가권력을 의미한다. 만인의 만 인에 대한 투쟁, 즉 무정부 상태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국가를 설립했지만 강력한 국가 권력이 통제되지 않으면 리바이어 던과 같은 폭력과 공포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국가 권력은 적절한 통제가 수반되지 않으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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