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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최병욱 위원장, “공무원노조 타임오프제, 국민을 위한 노동운동의 초석”

천아1234 2022. 6. 14. 19:33

최병욱 국토교통부노동조합 위원장

지난 29일 밤 국회 본회의에서 공무원노동조합의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제) 도입을 골자로 한 공무원노조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격세지감’ ‘상전벽해’ ‘고안심곡’을 느끼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 세 사자성어는 모두 변화에 대한 놀라움을 의미하는 단어들이다. 그동안 10년 가까이 공무원 노동 기본권 쟁취를 위해 모든 것을 내걸고 앞장 서온 필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단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사실 필자는 공무원 노동운동계에 처음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공무원 노동 기본권 강화’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껴왔다.

그 결과 지금까지도 쉼 없이 공무원 노동 기본권 강화가 공무원 노동운동에 있어 최우선적 가치라 여기고, 아무리 급한 일이 있더라도 관련된 행사에 무조건 참석할 정도로 최선을 다해 왔다. 정말 나 자신을 스스로 돌이켜 봤을 때부터 헌신을 다 했기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순간 가슴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다.

사실 돌이켜보면 공무원 노동 기본권을 강화하기 위한 투쟁과 행사에 필자가 참여하고 주장하는 행위에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시선이 다수 존재했다. 대한민국의 노동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치부해 왔던 것이다.

사실이다. 정말 대한민국 노동여건에서 공무원 노동자의 기본권 강화는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필자는 처음 노동계에 몸 담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서서히 중심축이 ‘부정적’에서 ‘부정적이지 않은 분위기’로 바뀌고 있었음을 감지했다.

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맞다는 것을 체험했다. 물론 필자 혼자서 이뤄낸 성과는 아니다. 공무원 노동계에서도 많은 동지들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모아 지원해 줬다. 필자가 이러한 지원을 받아 가장 앞장서 움직였다는 것을 뿐이다.

지난 2019년에는 이역만리 멀리 떨어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100주년 기념총회장 앞까지 찾아가 1인시위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도 공무원 노동자 동지들의 든든한 지원과 관심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이때 행사장에서 대한민국 공무원 노동자의 노동권 강화를 외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무엇보다 타임오프제가 도입될 수 있었던 것은 국회가 그 필요성에 공감하여 준 덕분이다. 국회가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공노총과 한국노총이 공동개최한 3차례의 토론를 통해 법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해온 씨앗이 국회에 밀알이 되어 뿌려진 결실이라 생각한다.

이번에 통과된 공무원노조의 타임오프제 도입은 앞으로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나은 노동 환경을 만들어주는 밑거름이 되리라 본다. 최상의 환경은 아니지만 선배 노동운동가들이 겪었던 최악의 여건은 아닐 것임은 틀림없다.

무엇보다도 몇자 글을 적으면서 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포기하지 말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사람의 생명도 의사가 살리는 마당에 이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공무원 노동 기본권 강화도 모두가 안 된다고 하던 ‘불가능’이었다. 하지만 끝내 이뤄진 것을 보면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두드리면 분명 길이 열린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길을 여는 방법이 바로 도전 정신이다. 또 주변의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도 충분히 확보하고 도움을 호소해야 한다.

필자는 국회나 정부 인사를 만날 때면 어김없이 ‘노동권 강화’를 설명했다. 이는 꿈적 않던 국회를, 보수정당을 움직이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

타임오프제를 통해 앞으로 공무원 노동운동계가 이기적인 목소리를 내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공무원 노동자는 국민을 섬기는 노동자라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더욱 사회적 가치를 찾는 일에도 앞장을 섬으로써 공무원 노동운동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알게 하고, 신뢰 확보를 통한 든든한 지원 세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각 공무원 노동자들이 속한 정부부처를 감시함으로써 한정된 예산과 자원이 낭비되지 않고 필요한 계층에게 고루 배분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에도 앞장 서야 한다. 이를 통해 공무원노동조합이 국민과 함께 하는 노동조합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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