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ICT와 미래(ICT and Future) 티스토리 블로그

대비가 아니라 위기 대응의 시간 출처: 지식노마드 네이버포스트 본문

카테고리 없음

대비가 아니라 위기 대응의 시간 출처: 지식노마드 네이버포스트

천아1234 2022. 8. 28. 14:41

대비가 아니라 위기 대응의 시간

한국과 중국에 다가올 위기의 핵심은 부채 위기이다. 부채 위기를 막는 길은 2가지다. 부채 증가 속도보다 더 빨리 소득을 늘리는 것이 첫번째이나 쉽지 않다. 남은 길은 버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부채 부담이 적은 수준으로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부채를 늘리면서도 결정적인 위기로 발전하지 않고 버틴 이유가 저금리 덕분이었다. 그러면 저금리 기조는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2개의 그림을 보자. 각각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의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다. 2000년 이전까지는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훨씬 높았다. 당시의 한국과 미국의 경제적 역량 차이, 한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의 차이를 고려하면 당연하다. 21세기 들어서는 두 번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았거나 같았을 때가 있었다. 바로 2001년과 2007년이다.

 

 

2001년에 미국은 기준금리를 6% 이상으로 올렸다. IT버블로 시중에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리면서 인플레이션율이 4%를 향해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2007년에도 미국은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렸다. 부동산 버블로 시중에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리면서 인플레이션율이 4%를 넘었기 때문이다. 무섭게 치솟던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은 2008년 6%에 육박할 수준까지 높아졌다.(참고로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은 2% 대에서 움직인다.)

2001년과 2007년에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의 기준금리보다 높았는데도 한국에서 외국자본이 탈출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 미국 내 기준금리 인상이 경기 과열을 잡기 위한 고육지책이었고, 같은 시기 한국의 기준금리 역시 미국보다는 낮았지만 계속 인상 추세였기 때문에 한미간 금리 차이로 오는 리스크가 적었다. 또한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주식과 부동산시장에서 자산버블이 더 크게 일어났기 때문에 수익률에서도 미국 시장에 비해 손해가 없었다.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 언제까지?

다시 2016년 이후부터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을 크게 추월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국면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에 따른 달러 강세로 인한 신흥국의 경제 위기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여러 번 강조했듯이 위기를 겪는 불안정한 신흥국에서 탈출한 글로벌 자본이 상대적으로 경제 규모가 크고 안정된 한국 등으로 일시적으로 들어올 수 있다. 그러므로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의 기준금리보다 낮아도 외국자본이 대거 이탈하지 않는 현재의 예외적인 상황은 ‘진행 중’인 사건의 특정 국면에 나타난 현상이지 ‘완결된’ 사건이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상황 전개를 더 지켜보아야 한다.

크게 보면 2000년 이전은 물론이고 2000년 이후에도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최소 1~2% 더 높아야 자본이탈에 대한 우려를 확실히 낮출 수 있다. 결국 한국의 기준금리가 최소 미국의 기준금리와 같은 수준으로 올리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미국의 기준금리보다 최소 2% 더 높은 수준까지 상승시켜야 할 상황이 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필자의 예측이다. 그렇지 않으면 외국인의 대규모 자본 이탈을 막기 힘들어질 것이다.

2018년 10월에 경험한 한국 주식시장의 충격은 그런 미래를 보여주는 징후(futures signals)다. 2600선까지 거침없이 올라가던 한국 코스피지수는 2018년 10월 들어 미국시장이 한 번 기침을 하자 속절없이 2000선까지 무너졌다. 외국 자본의 이탈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한국 기준금리 5%의 시대를 대비해야

2018년 11월 30일에 한국은행이 0.25%p 올려서 기준금리는 1.5%에서 1.75%로 인상되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해를 넘길 경우 12월에 기준금리를 2.25~2.50%로 높인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1.0%p 차이까지 벌어질 것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다. 그 부담 때문에 한국은행은 고용이 무너지고 체감 경기가 깊은 수렁에 빠지는, 금리를 인상하기에는 매우 안 좋은 국내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한국 경제의 침체를 방어하거나 회복을 이끌어야 한다는 국내의 단기적인 미래 요청을 희생하더라도 기준금리 인상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 더 큰 위기를 막기 위해서 한국은행은 비슷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5%이상까지 빠르게 인상할 미래 가능성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 같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생각의 관성’을 경계해야 한다. ‘생각의 관성’을 걷어내고 아래 그래프를 보자. 한국의 정상적인 기준금리는 5% 수준이었다. 낮게 봐도 4%였다. 지금의 저금리가 오히려 2008년 이후의 위기 상황에서 경험하는 예외적인 현상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머지않은 미래에 정상으로 되돌아가게 되어 있다. 4~5% 수준의 기준금리로 되돌아가는 것도 2000년 이후 한국경제가 G20에 진입할 정도로 아주 좋아진 덕분이다. 그 이전에는 평균 10%를 넘었다. 한국보다 경제력이 한 단계 약한 나라들은 정상적인 기준금리가 5% 이상이고 위기 때는 10%를 쉽게 넘는다. 심지어 한국보다 GDP 순위가 3단계 위에 있는 브라질도 기준금리가 10%를 쉽게 넘나든다. 4~5% 밑에 머무는 지금의 한국 기준금리가 당연하다는 착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한국보다 기준금리가 낮거나 비슷한 추이를 보이는 나라는 강대국이거나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오일머니로 무장한 나라, 혹은 스웨덴처럼 북유럽에서 1인당 GDP가 아주 높은 나라들이다. 하지만 이들조차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기준금리가 4~5%대였다.

미국은 2020년까지 기준금리를 3.0%~3.5% 로 올린 후 오랫동안 유지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며, 낮춘다 해도 2.5~2.75% 수준이 될 것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 후에 다시 제로금리까지 내린다는 것은 미국 경제가 막대한 돈을 풀어서라도 경제를 부양시켜야 할 정도의 최악의 위기가 다시 발발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이 작다. 2020년 이후에 미국 경제가 하락할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그렇다고 2008년처럼 시스템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은 아주 작다.

최근의 기준금리 인상 국면에서 미국 경제가 다시 급격히 붕괴하지 않는다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급하게 내릴 가능성은 아주 작다. 연준은 상황과 추이를 보면서 가능하면 오랫동안 유지하려고 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그리고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서 대응할 정도로 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 바로 중국이 금융위기를 겪고 구조조정을 마침으로써 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미국을 중심으로 미래산업에서 새로운 기술 버블이 일어나서 인플레이션 대책이 필요해지는 시나리오이다.

이런 미래 가능성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잘못 대응한다면 심각한 부작용이 한국경제의 미래를 강타할 것이다. 가계영역발 금융위기가 발발하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불똥이 어디로 어떻게 튈지 아무도 가늠하기 힘들어진다. 금융권과 기업으로 위기가 전이되어 대규모 금융부실과 대량해고 사태로 실물경제에 강력한 충격이 발생하면, 한국은행은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으로 몰리게 될 수도 있다. 그 때의 기준금리는 어디까지 치솟을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20%를 넘었다는 것을 기억하라.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