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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여름에 힘 못쓴다' 정설 깨뜨린 코로나19 전파력

천아1234 2021. 8. 7. 10:46

기온·습도보다는 면역력 중요해…계절성 바뀌려면 10년 걸려

하루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는 폭염이 연일 지속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은 여전히 잦아들지 않고 있다. 코로나19가 폭염에도 끄떡 없는 이유를 전문가들은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이 강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하루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는 폭염이 연일 지속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코로나19가 국내 확산되기 시작했던 지난해 초만 해도 많은 전문가들이 여름이 되면 전파력이 약해져 가을 즈음엔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감염성 바이러스는 통상 여름철에 활동이 위축되기 때문이다. 가을과 겨울을 중심으로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의 희망이 섞인 예측이 빗나갔다.  유럽과 북미, 아시아 등 북반구의 여름이 지났지만 코로나19 확산세는 좀처럼 위축되지 않았고 계절이나 기온, 날씨 등과는 상관없이 지속됐다. 계절이 뚜렷하지 않고 일년 내내 기온이 높은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같은 더운 국가에서도 기승을 부렸다. '고온다습한 여름 기후에는 바이러스가 맥을 못춘다'는 상식이 깨진 것이다. 여름을 앞두고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같은 저위도 국가는 물론, 백신 접종이 상당부분 이뤄진 미국과 영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면서 다시 이런 추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바이러스 생존에 기온과 습도는 절대적인 조건 아냐" 

과학자들은 이론적으로 감염성 바이러스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잘 살아남지 못한다고 봐왔다. 바이러스는 단백질 껍데기나 인지질 막 안에 DNA이나 RNA 같은 유전물질을 품고 있는 구조로, 기온과 습도가 높으면 그만큼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감기와 독감이 여름보다는 겨울에 많이 유행한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지난해 여름, 특히 폭염을 겪고도 꺾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날씨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이유로 다른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하다는 점을 꼽고 있다. 바이러스가 불리한 환경에서 비활성화하기 전에 이미 새로운 숙주에 옮겨가면서 생명력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감기바이러스나 독감을 유발하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보다도 전파력이 2배 이상 강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지난해 유행했던 것보다 전파력이 2.5배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까지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실제로 바이러스가 생존하는 데 기온과 습도는 그다지 중요한 조건이 되지 않는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기나 독감을 일으키는 호흡기바이러스들은 온도가 약 4도 정도로 낮고 습도가 10~20%로 낮은 환경에서 오래 생존하며, 기온이 30~40도, 습도가 80% 쯤 되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불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런 환경 요인은 바이러스가 생존하는 데 부수적인 요인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같은 호흡기 질환은 기침이나 재채기로 비말이 공중에 퍼지면 순식간에 상대방의 눈코입으로 전파가 된다"며 "주변 기온이 낮더라도 눈코입 점막의 체온은 36~37도이고 충분히 습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이 되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위한 주요 요인은 바이러스와 숙주와의 관계"라며 "환경 요인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인구 대부분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없으면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기온이 높은 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도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다. 

 

○ 사태 완화 되려면 백신-집단면역-치료제 필요

코로나19 확산이 잦아들려면 부수적인 요인인 '환경'보다는 주요 요인인 '숙주와의 관계'가 해결돼야 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인구 대부분이 면역력을 갖춰 바이러스가 더 이상 새 숙주를 찾지 못하게 하는 집단면역을 강조한다. 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 확산이 잦아들려면 부수적인 요인인 '환경'보다는 주요 요인인 '숙주와의 관계'가 해결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인구 대부분이 면역력을 갖춰 바이러스가 더 이상 새 숙주를 찾지 못하게 하는 집단면역을 강조한다. 

 

영국과 스웨덴도 코로나19 확산 초기 백신을 맞는 대신 집단면역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일찌감치 포기했다. 고령자 사망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집단면역으로 바이러스가 자연스레 사라지게 하려면 적어도 전체 인구의 70%가 감염되거나 백신을 맞아 항체를 갖고 있어야 한다"며 "문제는 코로나19는 변이가 잦기 때문에 집단면역으로만 바이러스를 종식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면역 효과가 94%라고 알려지 화이자 백신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효과가 30% 이상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향후 짧으면 2~3년, 길게는 5~10년에 걸쳐서 코로나19가 계절 독감처럼 계절성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때는 지금처럼 팬데믹을 일으키기 보다는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좋은 매년 겨울마다 유행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가 감기처럼 비교적 순한 바이러스가 되려면 먼저 수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아 집단면역을 이뤄야 하고, 이를 위해 백신 보급이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종플루 때 개발된 타미플루처럼 코로나19에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돼야 한다"며 "백신을 맞지 못했거나 백신을 맞고도 항체가 생기지 않은 사람들이 감염되더라도 조기에 치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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