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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쓰레기 없애는 9가지 방법

천아1234 2021. 6. 13. 08:22

[그림1] 지구 주위의 우주쓰레기들. (출처 NASA)

2015년 1월 2일, 한국 공군의 우주발전처와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는 미국 합동우주작전본부(JSpOC)로부터 긴급연락을 받았다. 우주 파편이 지구를 돌고 있는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위성3호에 최고 23m까지 접근해 충돌할 위험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미래창조과학부엔 정초부터 비상이 걸렸다. 즉시 KAIST와 한국천문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충돌위험대응팀을 구성하고 대응에 나섰다.

다행히 파편은 위성에서 1km 거리를 두고 빗겨 지나갔다. 간신히 위기를 모면했지만, 하마터면 영화 ‘그래비티’처럼 위성이 박살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지구 주변엔 지름 1cm 이상인 우주쓰레기 50만 개가 시속 2만5000km 속도로 돌고 있다. 대부분 위성 간 충돌로 생긴 파편, 로켓 발사 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부품과 잔해, 우주비행사가 놓친 공구들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2010년 “매년 우주쓰레기 5개씩은 제거해야 지구 저궤도가 위험에 빠지지 않는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우주쓰레기를 없애는 방법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그동안 논의된 방법은 대략 9가지다.

논개와 바가지와 돛단배
먼저 클린스페이스원(Clean Space One) 프로젝트다. 위성을 이용한 방식인데, 위성에 달린 로봇팔로 쓰레기를 붙잡아 함께 지구로 떨어진다. ‘우주 논개’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술이 간단해 연구가 가장 앞서있다. 스위스 로잔연방공대(EPFL)와 스위스 스페이스 시스템(S3)이 이런 위성을 2018년 발사할 계획이다. 단점은 비싼 위성을 1회용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 대기권 진입과정에서 위성이 우주쓰레기와 함께 불타 사라지기 때문이다. 보완책으로 일회용 소형우주선을 여러 개 장착한 대형우주선을 발사해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그림2] 스위스에서 연구하고 있는 클린스페이스원 프로젝트. 위성에 부착된 로봇팔로 우주쓰레기를 붙잡아 함께 지구로 떨어진다. (출처 스위스 우주센터)

두 번째는 투석기(Sling-Sat)다. 역시 위성을 이용한 방식이다. 로봇팔 대신 위성 양쪽에 바가지가 붙어있다. 위성이 회전하면서 한쪽 바가지에 우주쓰레기를 잠시 담았다가, 원심력을 이용해 지구로 던진다. 여러 번 사용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지만, 아직까지 아이디어 단계다. 2013년 미국 텍사스 A&M대가 처음 제안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태양 돛단배(Solar Sail) 기술도 있다. 우주쓰레기에 태양전지판을 붙여 쓰레기를 지구 궤도 바깥으로 옮기는 방법이다. 아예 위성을 발사할 때부터 접었다 펼치는 돛을 달아 보내면, 수명이 끝난 뒤를 대비할 수 있다. 제작비용이 적게 들고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돛을 펼칠 위치와 고도를 미리 정확히 계산해야 하는 점이 어렵다. 1970년대 중반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처음 제안해 아직 논의 중이다.

[그림3] 우주쓰레기에 붙여서 먼 우주로 날려 보낼 태양 돛단배(출처 NASA)

우주무기? 쓰레기 청소부!
앞서 나온 기술들은 공통적인 단점이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 쓰레기에 매우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자전하는 쓰레기를 잡기도 어렵다. 쓰레기와 똑같은 속도‧방향을 유지해야 안전하게 붙잡을 수 있다. 이런 어려움을 피하는 방법이 있다. 쓰레기에 극세사로 된 그물을 펼쳐 잡는 것이다. 이런 ‘우주그물’ 방식은 2013년 고장 난 대형위성 엔비셋(ENVISAT)을 잡기 위해 2014년 유럽우주기구(ESA)가 제안한 방법이다. 그물을 펼치면 지름 10m, 무게 8t에 이르는 시내버스만한 엔비셋도 무사히 붙잡을 수 있다.

[그림4] 유럽우주기구의 대형위성 엔비셋을 포획할 우주 그물(출처 ESA)

또 다른 방법으로 ‘우주작살’이 있다. 거리가 20m 떨어진 상태에서도 우주쓰레기를 잡을 수 있는 기술이다. 고분자 소재의 작살을 장착한 위성을 우주쓰레기 근처로 보낸 뒤 쓰레기에 쏘면 된다. 작살은 목표에 꽂히면 단단하게 고정되기 때문에 매우 편리하게 쓸 수 있다. 단, 우주무기로 개발될 위험이 있어 정치적인 논란에 휩싸일 여지가 있다.

‘레이저 요격’도 정치적 논란 때문에 개발이 미뤄지고 있는 기술이다. 레이더로 우주쓰레기가 반사하는 태양빛을 감지해 정확한 위치와 경로를 추적한 다음, 사거리 안에 들어오면 요격 레이저로 우주쓰레기를 맞춰 떨어뜨린다. 지상에서 우주로 레이저를 쏘려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작은 우주쓰레기를 없애는 데 효율적이다. 1958년 미국 해군에서 처음 제안한 방식인데, 레이저로 초당 1mm의 충격을 수 시간 동안 가하면 우주쓰레기의 궤도를 하루에 200m가량 바꿀 수 있다.

친환경 우주쓰레기 청소부
다소 고난이도지만, 우주에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고 쓰레기를 제거하는 방식도 연구되고 있다. 전기가 흐르는 끈을 인공위성에 매달고 우주쓰레기 주변을 돌아다니는 ‘전기역학적 끈(Electrodynamic Tether)’이다. 끈이 지구의 자기장을 쓸고 지나갈 때 전류가 자기장과 반응해 우주쓰레기의 고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위성은 작아도 끈이 길면 넓은 면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연료가 따로 필요 없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서 작년 1월 발사한다는 계획이었는데, 계속 연기되고 있다. 현재 300m짜리 끈을 만드는 데 성공했으며 향후 10km까지도 개발할 계획이다.

1990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조지 사버 박사가 제안한 ‘우주 안개 분무기’도 아이디어 수준의 연구다. 우주공간에 물체를 얼릴 수 있는 액체냉매가스를 뿌려 우주쓰레기 궤도를 바꾸는 기술이다. 우주쓰레기가 가스지대를 통과하면서 얼어붙어 속도가 느려지고 궤도가 낮아져 지구로 추락한다. 혹시 우주쓰레기가 지구로 추락할 때 사고가 생기지 않게 안개와 지구 사이에 펄스 발생기도 설치하면 안성맞춤이다. 안개가 걷히면 궤도상에 아무것도 남지 않아 안전하다. 단, 한 번 발사하면 끝이므로 정확하게 조준하고 발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플라스마 이온엔진’ 기술이 있다. 2014년 유럽우주기구(ESA)에서 엔비셋 위성을 제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때 우주그물과 함께 나온 방안이다. 우주쓰레기 근처로 우주선을 보낸 다음, 고온 고압의 플라스마 입자를 우주쓰레기 앞에서 분사한다. 힘은 약하지만 계속 뿌려주다 보면 우주쓰레기의 속도가 줄어들면서 궤도가 점점 낮아진다. 궤도를 낮추는 힘이 약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새로운 파편을 만들지 않고 우주쓰레기를 제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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