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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맞닥뜨린 메가트렌드의 지도

천아1234 2022. 8. 19. 19:50

세계화, 불평등, 신기술, 고령화, 기후변화 등

13가지 현안들의 역사와 현재, 미래 분석

데이터 시각화한 100장의 지도 함께 보여줘

앞으로 100년

인류의 미래를 위한 100장의 지도

이언 골딘·로버트 머가 지음, 추서연 외 옮김 l 동아시아 l 3만2000원

우리는 이제 과학기술의 발전 덕분에 우리가 살고 있는 곳, 지구의 가장 외진 곳까지 세밀하게 그려진 지도를 가지고 있다. ‘테라 인코그니타’(terra incognita, 미지의 땅)는 더 이상 없다. 하지만 인류 앞에 놓인 현실은 반대다. 당장은 코로나19부터 시작해 지구온난화, 고령화, 불평등 등 인류가 맞닥뜨린 도전들이 인류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불투명하고 불확실하다. 우리가 현재 서 있는 위치를 알려주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또 다른 ‘지도’가 필요하다.

세계화·개발 분야 전문가인 이언 골딘 옥스퍼드대 교수와 정치학자이자 안보 전문가인 로버트 머가가 함께 쓴 <앞으로 100년>(원제 Terra Incognita)은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주요 현안들에 대해 역사적 맥락과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고 미래의 모습을 예측한 책이다. 특히 정부, 대학, 기업, 비정부기구(NGO) 등에서 축적한 광범위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든 100장의 지도가 지은이들의 분석 내용을 시각화해 보여준다. 여기에 역시 100장이 넘는 그래프, 표, 사진 등이 더해져 각 이슈들에 대한 좀 더 명확한 이해를 돕는다. “세상을 ‘테라 코그니타’(밝혀진 땅)로 만들기” 위한 입체적인 지도를 제공하는 것이 책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지은이들이 고른 인류의 문제는 열세가지다. 세계화, 기후, 도시화, 기술, 불평등, 지정학, 폭력, 인구, 이주, 식량, 건강, 교육, 문화.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지은이들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로 세계화, 신기술, 불평등을 꼽는다.

세계화는 “국경을 넘어 발생하는 인간 활동의 총체”다. 세계화의 물결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세계화는 ‘쓰나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것이다. 2019년 무역 거래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9%를 차지했다. 1990년 4억3000만명이었던 출장 및 여행객 수는 2019년 15억명까지 늘어났다. 이주 노동자들의 외환 송금은 2019년 7070억달러를 기록해 역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코로나19 사태로 이런 경향들은 벽에 부딪혔지만, 세계화가 계속 위축될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인터넷, 인공지능, 로봇공학 등 각종 신기술의 놀라운 발전은 정치, 경제에서부터 보건, 교육에 이르기까지 인간 삶의 모든 분야를 바꿔놓고 있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문제는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다. 산업용 로봇과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지만 “기존의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는 연구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 사회적 긴장도 높아지는 만큼 더 포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진다.

불평등은 “인류가 가장 오랫동안 골머리를 앓아 온 경제·정치·사회 문제 중 하나”이면서, 최근 세계화와 신기술 발전이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연 소득 상위 1%는 하위 90%보다 평균적으로 소득이 40배 이상 높고, 전 세계적으로 1000만달러 이상의 순자산을 가진 상위 1%는 전체 부의 48%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지은이들은 오늘날 개인의 소득과 부를 결정짓는 가장 큰 변수는 “부모의 재산”이라고 말한다. 계층이 세습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증세정책과 주거·아동·장애 등 사회보장 수당의 확대가 필요하다.

인구 변화, 수명 연장과 고령화, 도시로의 집중 등 여타 메가트렌드들도 중요성이 뒤지지 않는다. 2020년 기준 78억명인 세계 인구는 2050년 97억명으로 늘어나고 2100년 110억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프리카는 여전히 출생률이 높지만 이는 다른 국가들의 급격한 출생률 감소로 상쇄된다. 그럼에도 세계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것은 고령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19세기 말까지 인류의 평균 수명은 20~25살이었다. 2020년 전 세계 평균 수명은 71.5살이다. 현재 60살 이상 인구는 9억6200만명이고, 2050년 21억명으로 증가할 것이다. “세계는 매우 빠른 속도로 나이 들고 있다.” 도시화의 속도 역시 유례없는 수준이다. 오늘날 사상 처음으로 농촌보다 도시에 더 많은 사람이 산다. 2018년 세계 인구의 55%가 도시 지역에 살고 있고, 2050년이 되면 이는 68%로 늘어날 것이다.

인류가 당면한 난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역시 기후변화다. “이 재앙이 인간의 탓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은 한참 전에 끝났다”고 지은이들은 단언한다. 관건은 인류가 얼마나 빨리 방향을 바꿀 수 있는가다. 특히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부유한 국가들의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

지은이들은 기본적으로 인류가 성취해온 진보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견지한다. “인류는 더 높은 평균 소득을 누리고 있고, 더 건강해졌으며, 더 많은 교육을 받고, 수명이 더 길어졌다.” 하지만 인류가 처한 여러 위험과 불확실성도 함께 전달하며 경각심을 일깨운다. 평균 소득은 올랐지만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는 점, 생계와 삶을 위협받는 가난하고 취약한 계층이 여전히 많다는 점, 수많은 동식물이 멸종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 등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 기업, 지역사회, 국가 등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에 즉각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인류의 미래를 위한 중대한 기로를 살아가고” 있고, 우리의 운명은 우리의 행동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사실과 통계 들이 담겨 있어 다소 숨가쁘게 느껴지지만, 지은이들은 각각 책 몇 권씩으로 써도 모자랄 복잡하고 어려운 이슈들을 요령있게 정리해낸다. 공들여 만든 이미지들은 다른 책에서 보기 힘든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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