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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책방의 미래 출판인 서점인 도매상 북쿠오카 끝장토론 본문

4차산업혁명 관련/책소개

책과 책방의 미래 출판인 서점인 도매상 북쿠오카 끝장토론

천아1234 2021. 6. 18. 08:11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정치/사회 > 언론/신문/방송 > 출판 > 출판학/실무

이 책의 주제어

#서점 #출판사 #출판유통 #동네서점 #북페스티벌

책과 책방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미래!

매년 가을,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북페스티벌인 ‘북쿠오카(BOOKUOKA)’의 10주년을 맞아 출판인과 서점인, 도매상 등 업계 삼자가 한자리에 모여 11시간 동안 펼친 책과 책방의 미래에 대한 열띤 이야기의 기록을 담은 『책과 책방의 미래』. 업계 삼자가 심플하게 책을 만들어서 심플하게 팔 수 있는 구조에 대해 나눈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책이다.

책을 만드는 사람, 책을 유통하는 사람, 책을 직접 파는 사람 등 대체로 모두 책과 책방을 좋아하지만 책으로 먹고살기도 해야 하기에 책이 늘 애증의 대상인 이들은 모두 함께 똑같이 책을 취급하며 대충은 서로에 대해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서로를 너무 몰랐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서로 모르는 것을 솔직히 나누며 또 다른 해법을 나누고자 했다.

꾸밈없는 진솔한 속사정과 함께 그래서 어떻게 해나가고 있다는 자신만의 방법이나 조언을 구하는 질문까지 이들이 펼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출판사와 도매상, 서점 말고도 출판계에 있는 또 한 부류의 사람들, 바로 독자를 위해 솔직하고 뜨끔하고 억장이 무너지지만 애정해마지 않을 수 없는 복잡 미묘한 업계의 심정을 함께 나누고 그 속에서 희망을 함께 찾아보고자 한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북쿠오카

저자 북쿠오카(BOOKUOKA)는 매년 가을,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북페스티벌의 명칭으로 북(book)과 후쿠오카(fukuoka)를 조합한 명칭이다. ‘후쿠오카를 책의 도시로’라는 슬로건 아래 후쿠오카의 출판인과 서점원, 디자이너, 작가 등 뜻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2006년부터 행사를 이어오던 중 북쿠오카 10주년을 맞아 출판인과 서점인, 도매상 등 업계 삼자가 한자리에 집합했다. 이 책은 총 11시간 동안 펼쳐진 책과 책방의 미래에 대한 열띤 이야기의 기록이다. 이날 모임의 원칙은 단 하나! 업계의 푸념이나 비판은 NO, 어디까지나 ‘미래’를 위한 장으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역자 : 권정애

역자 권정애는 경상대학교 일본학과 한일비교언어학 박사. 교육 과학기술부 인정교과서(일본) 감수위원, 일본 도시샤대학과 나고야대학에서 객원연구원을 거쳤으며 현재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에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게으름뱅이 학 자, 정신분석을 말하다 1, 2》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 단편소설집 《손바닥에 쓰다》(공저)와 《교과서 일본어 1》(공저)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며]

[토론참석자]

제1부 책과 책방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끝장토론 첫날

불투명하기 그지없는 출판 유통을 타파할 열쇠는 어디에?!

첫날의 주제 ‘이상하고도 이상한 출판 유통’

베스트셀러는 취급하지 않는다

죽기 전에 내가 만든 책을 직접 팔아보고 싶었다

‘도한-닛판’이냐 ‘닛판-도한’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일본의 도서 유통 시스템은 이미 붕괴하고 있다!

전쟁 전?후처럼 완전히 다른 2000년 이전과 이후

예전엔 손님의 개별 주문이 싫었다

‘팩스 영업’ 문제

적당히 골라서 보내주는 ‘어림 배본’은 이제 그만!

서구에서 ‘사전주문제’가 가능한 이유는?

손님에게 성의 없이 책을 내던지는 느낌

출판사와 서점, 이토록 서로 다른 마음

배본이 아예 안 되서 도서상품권으로 다른 서점에서 샀다

도매 기능의 ‘애당초론(そもそも論)’

서지 데이터의 중요성을 깨닫다

‘곧 출간 예정인 책’을 예약할 수 있다면?

만들고 싶은 서가가 있어야 책도 직접 고를 수 있다

‘딱 좋은’ 출고와 반품 비율

도매상의 최대 지출비는 ‘배송료’

반품률 40%는 높은 것인가, 낮은 것인가

독일 서점의 이윤은 일본 서점의 4배

도매상의 자기 부담분을 없애려면 직거래가 해답

‘주문배송제’ 출판사끼리 협업

트랜스뷰가 없었다면 출판사를 하지 않았을 것

직거래 서점의 사무 대행사가 필요하다

도매상이 직거래 유통과 결제 대행을 하는 독일

효율성과 공공성의 갈림길에서

한 권 주문은 거절하는 도서유통 따위 필요 없다

서점이 원하는 정보란 무엇인가?

모든 책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쩔쩔맬 필요는 없다

반품률이 내려가지 않는 것은 방법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

매절 도서에 관한 결정적인 입장 차이

몸살 앓게 하는 별책 부록

정가를 두 배로 올리면 부수가 반으로 줄어도 이익

제2부 책과 책방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끝장토론 둘째 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거리에서 책방이 살아님기 위한 힌트를 찾다

숙취가 남은 이 아침, 책방이 사라져가는 이유를 생각하다

도매상은 에도 시대 말기의 막부 같아요

새로운 참여자가 없는 업계 따위 사라져 버려!

작은 책방도 이렇게 서로 의지한다!

마을에서 책방이 없어지면…

책과 함께하는 인생은 정말로 행복할까?

불순한 서점의 음모?

‘책’보다 ‘서점’이 더 좋았어요

단지 서점과 카페를 통합하는 것이라면

연하장 작성부터 마술까지 뭐든 한다

만물상 서점은 왜 나쁜가

‘셀렉트 서점’에 대한 불편한 생각

예상 손익계산서를 만들면 개업 판단이 쉽다

인터넷에는 안 나오는 개점 비용 이야기

‘중개 보증금’은 보통 두 달 치의 매출 예상 금액

너무나도 절실한 서점 물류

누가 책을 선택하는가?

질풍노도의 끝은 ‘1인 출판사’

스스로 재미있다고 느낀 기획인가?

배본이 없는 나라 독일의 책방은 모두 안녕합니다!

단골손님이 70%, 손님 당 구매 금액은 일본의 3배

중소 서점의 매입과 결제를 도매상이 관리

경쟁 상대는 다른 서점이 아니라 아마존!

혹독한 미래를 예상한 독일의 출판업계

출판업계를 다시 일으킬 열쇠, 동네 서점

출간 종수와 서점의 취급 종수 그리고 정가

베스트셀러는 큰 서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직거래로 할 수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정면 돌파! 도매상이라는 장애물

오래된 서점은 어떻게 되살아났나?

우리 지역에 ‘책방이 생긴다’는 것

책방, 마을 만들기의 중심이 될 수 있다

제3부 책방이 있는 마을을 늘려가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을 가슴에 품고 우리는 책과 책방의 미래를 찾아가는 여행을 떠났다

트랜스뷰 대표 구도 히데유키 씨에게 묻다

지역에서도 책방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출판 유통이란 어떤 것일까?

〈문화통신〉 편집장 호시노 와타루 씨에게 묻다

출판업계의 장애물을 넘어선 개혁이 독일에서는 어떻게 실현 가능했을까?

H.A.Bookstore 마쓰이 유스케 씨에게 묻다

도매상, 서점, 출판 모두를 경험한 마쓰이 씨가 봤을 때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쓰바메 출판유통 대표 가와히토 야스유키 씨에게 묻다

오롯이 혼자서 ‘1인 도매상’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나?

미시마샤 대표 미시마 구니히로 씨에게 묻다

동네 서점이 살아남기 위해 미시마 씨가 생각하는 동네 서점의 이상적인 미래상은 어떤 모습인가?

제4부 긴 여행의 마무리는 규슈의 젊은 서점인과 함께

책과 책방의 미래를 지역의 시선에서 생각하다

나가사키 서점 사장 나가사키 겐이치 씨에게 묻다

지방 서점의 경영에서 특별히 중요하게 여겨왔던 것, 그리고 미래를 향한 비전은?

[기고문] 책장 너머 저편의 푸른 하늘 -이와오 신사쿠(가모시카 서점)

[맺음말] 북쿠오카의 10년을 돌아보며 -오이 미노루(북쿠오카 실행위원장)

책 속으로

오랜 기간 이 일을 해서 매년 데이터를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저도 모르게 전체적인 흐름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 부닥칠 것이라는 예상은 아마 약 15년 전부터 대부분 알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못 하고 지금의 상황을 맞았죠. 이 상황을 한마디로 말하면 유통 시스템이 이미 붕괴해버렸다는 것입니다. “이제부터 이상해질 거야, 이제 붕괴할 것 같아”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도서 유통 시스템이란 것은 이미 붕괴해버렸어요. 그러므로 다음에 벌어질 일을 생각해야만 합니다. (40쪽)

2013년에 ‘JPO(일본 출판 인프라센터)’라는 단체와 몇 군데 서점이 협력해서 문고의 매절(반품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평상시의 공급률보다 낮추어 일정 부수의 도서를 구매하는 것) 실험을 했습니다. 고단샤나 신쵸샤, 카도카와, 분게?주 등 문고가 나오는 대형 출판사도 참여했습니다. 매달 나오는 문고 전체를 사전 발주하면 매절하여 판매한다는 계획으로 어느 정도 판매될지 헤아려보는 겁니다. 사전에 대형 서점 쪽과 함께 출판사를 방문해 협력을 타진했는데 방문을 마치고 동행했던 서점 쪽 사람이 “아니, 출판사와 서점이 이렇게 생각이 다르군요”라고 말씀하시더군요. (72쪽)

제가 자주 말하는 것은 ‘채널 정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유통 경로는 어디일까? 아마존일까? 작은 서점? 대형 서점? 지금은 많이 다루어주는 곳이 좋은 곳이라는 분위기입니다. 독일이나 미국에 가면 왜 자신들이 작은 서점의 이윤을 우대해주는가에 대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직거래로 하니까 이 서점이 자기 회사에게 어떤 유통 경로인가 하는 점을 자각하고 있는 거지요. (142쪽)

리브로 니시진점은 옛날 백화점이었던 빌딩을 리뉴얼해서 만든 ‘프라리바’라는 상업시설 안에 있어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꽤 많이 찾던 곳이었어요. 가장 중요한 점은 인근 사람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었다는 것입니다. 1층에 찻집도 있어서 차를 마시고 책이라도 보고 돌아갈까 하는 사람이 꽤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책을 사러 온 게 아니라 생활권 안에 책방이 있어서 습관적으로 이용했던 거죠. 하지만 그들은 이제 책을 사지 않게 되었어요. 그것이 60%의 매상이 사라진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존 등에서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생활권 안에 책방이 필요한 사람도 있어요. 대형 서점이 생겨서 작은 가게가 사라지고 또 얼마 안 있어 대형 서점도 사라지는 것이 반복되는 이 현상이 서적업계를 움츠러들게 하는 원인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179쪽)

토리노 얼라이언스가 아마존의 ‘킨들’을 앞질렀다는 뉴스가 전 세계에 보도되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이번 출장의 목적이었습니다. 조사에는 JPO(일본 출판 인프라센터)가 동행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본 도매상이 어려워진 지금의 상황에서 “그럼, 도매상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선례를 배울 수도 있었습니다. 실은 일본식 도매상 시스템은 서구에는 없습니다. 물론 서구에도 도매상이란 영역이 있지만 서점이 주문한 책을 매입해서 배송하는 일만 합니다. 어림 배본이나 정산 관리 기능은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만약 현재의 일본 도매상 시스템이 없어진다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게 될지 독일의 사례로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234~235쪽)

독일의 업계 단체인 도서유통연맹이 2011년 6월 기준으로 ‘2025년 출판업계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예측을 55개의 명제로 묶었는데, 가장 처음에 나온 항목이 “모든 인쇄물이 미디어로서의 의미를 잃는다. 일반 서적, 잡지, 신문은 각각의 매출이 25% 감소한다”라는 놀랄 만한 내용이었습니다. 2011년은 아직 독일 도서 시장이 신장세에 있던 시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내놓은 예측은 굉장히 혹독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예측을 한 것은 외부의 전문 집단이 아니라 서점, 도매상, 출판사가 들어 있는 업계의 단체였습니다. (253쪽)

출판사 서평

일본의 지방 도2시 후쿠오카에서는 매년 가을 ‘북쿠오카(BOOKUOKA)’ 북 페스티벌이 열린다. ‘북쿠오카’는 북(BOOK)과 후쿠오카(FUKUOKA)를 조합한 명칭으로 2006년부터 10여 년을 이어온 행사인데 그 10주년을 계기로 출판사, 도매상, 서점에 몸담은 업계의 삼자가 모두 모여 가감 없이 책과 책방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이 책은 그렇게 모인 각 업계의 삼자가 한자리에 모여 탁 터놓고 속내를 풀어놓은 농밀하고 충실하고 행복했던 이틀 밤의 이야기이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와 2부는 이틀간 총 11시간 동안 나눈 ‘끝장토론’의 기록으로 출판 유통 문제 타파를 위한 제언, 그리고 책방이 거리에서 살아남기 위한 힌트를 함께 찾으려 고민을 나눈 대화들이다. 3부와 4부는 추가 취재하고 기고를 받은 내용으로 업계에서 새로운 시도와 실천을 이끌고 있거나 이끌 몇몇 이들을 찾아 인터뷰한 내용이다. 그 외에도 일본은 물론 독일을 비롯한 서구의 출판 시장 자료와 함께 책방을 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인터넷에서도 찾을 수 없는 현실적 조언과 경험담을 들을 수 있다.

■ 토론참석자: 구도 히데유키(트랜스뷰 출판사), 나카가와 가즈히코(스탠다드 북스토어), 노무라 마코토(겐쇼보 출판사), 도쿠나가 게이코(마루젠 서점), 미즈이 도시오(도한), 사토 도모노리(위토죠텐 서점), 스에자키 미츠히로(서일본신문사 출판부), 쓰지야마 요시오(타이틀 서점), 오노 유이치(닛판), 오이 미노루(북스큐브릭), 호시노 와타루(문화통신사/일본출판학회 부회장), 후지무라 오키하루(보요샤 출판사)

■ editor's note

“음, 여기 재미있겠다. 후쿠오카에서 헌책 파는 행사가 있네?” 작년 10월쯤이었다. 번역하시는 권정애 선생님과 진주의 헌책방(소소책방) 주인장과 오퍼를 내고 기다리던 책 《책과 책방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그 책과 관련해 일본 후쿠오카에서 매년 11월에 열리는 ‘북쿠오카’ 북 페스티벌을 검색하다가 권 선생님을 통해 ‘한 상자 헌책방’이라는 매력적인 벼룩시장 이벤트를 알게 되었다. 참가비 천 엔(약 만 원)을 내고 미리 신청하면 후쿠오카 시 ‘느티나무길’ 대로변 주위 돗자리 하나 깔 정도의 자리에서 자신이 준비한 책을 팔 수 있다는 것. 한마디로 일일 헌책방 주인이 되는 거다. 오전 11시에 시작해 오후 4시까지 영업을 하고, 영업이 종료된 후 판매 권수, 판매 금액, 데커레이션의 세 분야에서 최고를 뽑아 시상도 한다. 우리는 당장 “GO~”를 외치며 참가 신청을 했다. 당시 오퍼 신청을 해두었던 《책과 책방의 미래》가 북쿠오카 참여 신청을 해놓고 기다리던 중 승인이 나고 계약으로 이어져 새삼 흥분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의 근간이 되는 ‘서점원의 밤’ 행사에 직접 참여해본다는 것과 북쿠오카의 메인이벤트 ‘한 상자 헌책방’을 체험할 수 있다는 기쁨이 컸다. 그때의 경험이 조금 더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의 기사를 읽어봐 주셔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에는 그야말로 책이 좋아 죽겠다는 사람들이(사랑은 언제나 상처를 감내하며 이룩되는가) 나눈 열띤 대화가 오롯이 담겼다.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추천하고픈 사람들이 많다.

북쿠오카 ‘한 상자 헌책방’ 관련 기사 http://bitly.kr/k3x

북쿠오카 ‘서점원의 밤’ 관련 기사 http://bitly.kr/Mje

■ 출판사 서평

“우리는 서로를 너무 몰랐다”

사실, 모르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책을 만드는 사람, 책을 유통하는 사람, 책을 직접 파는 사람. 이들의 공통점은 대체로 모두 책과 책방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좋아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고 책으로 먹고살기도 해야 해서 책은 이들에게 늘 애증의 대상이다.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한 감정이 공존하지만 결국은 참을 수 없을 만큼 책이 너무 좋다는 이들이 일본의 지방 도시 후쿠오카에서 모였다. 그런데 각자의 고민과 지향하는 바를 나누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서로가 서로의 분야에 대해 너무 몰랐다는 것이다. ‘아니, 이렇게 하면 도매상도 이득인데 대체 왜 안 한다는 거지?’, ‘그렇게 밀어붙인다고 되는 게 아닌데. 갑갑해’, ‘그걸 몰라서 그런가, 이쪽도 사정이 있다고’ 등등.

모두 함께 똑같이 ‘책’을 취급하며 대충은 안다고 생각했지만 서로의 업무 구조나 생각에 대해 실제로는 거의 몰랐다는 것이 토론에 참석한 사람들이 새삼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래서 한편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그 ‘모르는 것’을 서로 솔직히 나눈다면 또 다른 해법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며 과감히 마음을 열었고, 꾸밈없는 진솔한 속사정과 함께 그래서 어떻게 해나가고 있다는 자신만의 방법이나 조언을 구하는 질문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심플하게 책을 만들고 심플하게 책을 팔 수 있는 구조!

유통의 재설계를 생각하다

“출판계의 위기를 정면으로 다뤘던 사노 신이치 씨의 《누가 책을 죽이는가》가 출간된 지 15년, 그동안 근본적인 것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후지무라 오키하루(보요샤 대표)

올해 초 한국 출판계는 서적 도매상 ‘송인서적’의 부도로 큰 충격에 빠졌었다. 채무 금액이 600억 원 이상에 달했고 출판사 2천여 곳, 서점 1천여 곳이 피해를 보았다. 그 여파로 연쇄 부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출판계를 실로 엄청난 공포로 몰아넣었다. 공포라는 무거운 단어까지 쓴 것은 그 여파의 끝이 가늠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더 이상 도매상에 의존하지 말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도서정가제가 문제다, 공급률에 문제가 있다… 등등 구체적 해법부터 근거 없는 문제 제기, 자조 섞인 한탄들이 그야말로 뒤섞여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누구나 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예견되었던 일’이라는 것. 왜 우리는 항상 알고 있으면서 바꾸지 않을까?

이런 출판도매업계의 위기는 일본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도매업체 구리타 출판판매 도산(2015)으로 다른 업계까지 흔들리고 있을 무렵 이 토론회가 열렸었고, 마무리 추가 취재를 하던 중 또 다른 출판도매업체 다이요샤의 파산(2016)이 있었다. 그렇다면, 출판사와 도매상 그리고 서점은 출판 유통의 문제점에 대해 어떤 생각과 의견을 가지고 있을까. 이 책에서는 업계 삼자가 심플하게 책을 만들어서 심플하게 팔 수 있는 구조에 대해 무릎을 맞대고 나눈 생생한 이야기를 함께 들을 수 있다. 직거래를 이야기하고, 도매상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서구에서는 어떻게 그 역할이 자리매김하고 있는지도 함께 들을 수 있다.

“책과 책방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쩌지도 못하는, 이 미친 사랑

북쿠오카 북 페스티벌의 시작은 모두가 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또 ‘책이 팔리지 않는다고 독자 탓을 하기 전에 우리의 노력이 부족하지는 않았나’, ‘독자들이 책에서 멀어진 것에 우리 책임은 없었나?’ 하는 스스로 반성하는 마음도 깔려 있었다. 그래서 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장을 만들었고 신선하고 기발한 기획으로 끊임없이 독자와 책을 잇는 노력을 하며 10여 년을 이끌어온 행사이다.

“우리가 십 년에 걸쳐 북쿠오카 같은 행사를 계속해 온 것도, 열 시간 이상 걸린 이런 미친 토론회를 개최한 것도, 더 나아가 십오 년 전에 내가 내 책방을 개업한 것도 곰곰이 생각하면 모두 이 ‘책과 책방을 좋아하기 때문에’라는 한 문장으로 압축해 말할 수 있다. 책방이나 출판 같은 일이 그다지 돈을 벌지 못한다는 사실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지금, 지극히 당연한 결론 같지만 좋아하지 않으면 해나갈 수 없다.” -오이 미노루(북쿠오카 실행위원장, 북스큐브릭 대표), 본문 중에서

이 토론회의 원칙은 딱 한 가지였다. 업계의 푸념이나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미래’를 위한 장으로 만들자는 것! 출판사, 도매상, 서점 말고도 출판계에는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바로 독자이다. 지금부터의 독자를 위해 솔직하고 뜨끔하고 억장이 무너지지만 애정해마지 않을 수 없는 복잡미묘한 이 업계의 심정을 함께 나누고 그 속에서 어떻게 해서든 희망을 찾아내고야 말자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한다. 책과 책방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이 책을 읽는 당신도 당신의 사랑을 지킬 수 있는 방식을 꼭 발견하길 바란다.

■ 책속으로 추가

2013년에 뉴욕에 갔을 때 대형 출판사 ‘랜덤하우스’의 독립 서점 담당부장을 만났는데요, 그녀가 독립 서점을 중시하는 이유는 그들이 아주 중요한 판로이며 거점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더군요. 아마존이나 ‘반스앤노블’ 같은 대형 서점은 물론 많이 팔아주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팔리는 책만을 매입한다고 합니다. “그들에게서 베스트셀러는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오히려 독립 서점에서는 책방주인이나 직원이 ‘이 책, 괜찮은걸!’ 하고 생각한 것은 열심히 추천하는데 이렇게 작은 책방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한 책을 아마존이나 대형 서점이 매입한다고 합니다. 그들은 프로모션 비용의 대부분을 독립 서점에 할당합니다. 미국에서 독립 서점의 시장점유율은 약 8%, 2,100군데 정도일 뿐인데 세계 최대의 출판사가 그 채널에 가장 많은 프로모션 비용을 할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그러한 채널 정책이 있어요. 출판사와 서점이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누가 소중한 존재인지 금방 알 수 있는 거지요. (266~267쪽)

-이제부터 책방이 살아남기 위해, 또 책방을 늘여가기 위해 도대체 어디부터 손을 대면 좋을까? 역시 수익구조의 문제일까?

마쓰이: 나는 물류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아마 여러분 모두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생각해야 하는데, 요점은 소량으로 책을 보낼 수 없다면 동네 서점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이를 위한 물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나는 그것이 서점이 살아남기 위한 가장 큰 전제라고 생각한다. (329쪽)

내가 안고 있는 괴로움은 지금도 우수한 서점원들이 많이 있고 또 그런 서점원들이 굉장히 노력하는데도 이 업계를 떠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들의 노력이 보상 받지 못하는 것은 현재 시스템의 한계 때문이 아닐까? 모두 함께 방향을 바꾸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365쪽)

#서점#출판사#출판유통#동네서점#북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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