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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퀴어퍼레이드도 온라인으로… ‘맞불’ 비난 게시물도

천아1234 2021. 4. 24. 21:08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성(性) 소수자 축제로 서울시청 광장 등에서 매년 열렸던 ‘퀴어퍼레이드’가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인터넷 공간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되고 있다.

퀴어퍼레이드는 지난 2000년부터 매년 6월 전국의 각 시·도에서 열렸지만, 올해는 정부와 각 지자체가 코로나 사태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집회를 제한하면서 개최가 어려워졌다. 서울시 역시 퀴어퍼레이드가 주로 열리는 서울광장 등을 지난 2월부터 집회금지 구역으로 지정했다.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온라인 퀴어퍼레이드’ 관련 게시물. /사이트 캡처

이에 따라 퀴어퍼레이드는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으로 공간을 옮겼다. 지난 23일 뉴미디어 스타트업인 닷페이스가 ‘우리는 없던 길도 만들지’라는 표어로 기획,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을 중심으로 온라인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하는 방법과 관련 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반응은 뜨겁다. 25일 오후 1시 기준 인스타그램에 온라인 퀴어퍼레이드 표어인 ‘#우리는 없던 길도 만들지’를 해시태그로 한 글만 2만5000개에 이른다. 온라인 퀴어퍼레이드가 시작된 지 불과 이틀만이다.

온라인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한 대학생 이모(25)씨는 "오프라인에서 열릴 수 없는 상황에서 실제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한 기분"이라며 "코로나로 온라인으로 열리게 된 퍼레이드지만 나같이 오프라인 행사에는 가지않던 사람들도 손 쉽게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남모(26)씨도 "작년에 퀴어퍼레이드에 처음 간 이후로 매년 참석할 생각을 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돼 아쉬웠다"며 "규모가 축소됐지만 온라인으로 참여도 하고 신념과 가치관을 표현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했다.

2019년 6월 1일 오후 중구 남대문로에서 열린 서울퀴어 퍼레이드에서 시민들이 레인보우 플래그 아래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참여 방식은 간단하다. 온라인 퀴어퍼레이드 모바일 웹사이트에 접속, 자신의 별명과 기분을 설정한다. 평온, 신남, 용감, 사랑, 감격 등의 선택지가 주어진다. 이후 해보고 싶은 머리 스타일, 입고 싶은 옷, 탈 것, 착용할 아이템을 자신의 선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일종의 ‘옷입히기 게임’과 비슷하다.

설정된 캐릭터는 길 위에 서있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해시태그 ‘#우리는 없던 길도 만들지’로 검색을 하면, 정사각형 이미지들이 모여 거대한 행진 행렬이 연출된다. 일부 출판사 등은 공식계정에 가상의 부스 형식의 이미지를 만들어 온라인 퀴어퍼레이드에 동참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15일 전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조직위)도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사흘간 퀴어문화축제를 개최했다. 당시 조직위는 페이스북 공식계정을 통해 "모든 퀴어와 사회적 약자 소수자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개최되지 못한 축제에 대한 아쉬웠던 마음이 달래졌으면 좋겠다"며 온라인 축제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를 비난하는 합성사진이 ‘온라인 퀴어퍼레이드’ 관련 게시글과 함께 소셜미디어(SNS) 상에 올라와 있다. /연합뉴스

온라인 퀴어퍼레이드가 확산하자 매년 퀴어축제 주변에서 이 행사에 반대했던 ‘맞불집회’도 인터넷 커뮤니티 등으로 옮겨갔다. 일부 사용자들이 온라인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같은 해시태그를 걸고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를 비난하는 합성 사진을 올리거나 "퀴퍼 불매" 등의 글을 게시하는 것이다.

행사를 기획한 닷페이스 측은 "의도적으로 혐오 게시물을 올리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소셜미디어) 계정 신고와 게시물 신고를 하고 있지만, 모든 게시물을 제한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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