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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늘어난 혼술…"간도 망치고 의존력 더해지며 고립감 더해요" 본문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유행으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음주량이 늘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4일 최근 6개월 이내 음주 경험이 있는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11월 4일부터 11일 진행됐으며 전국 만 15세 이상을 대상으로 했다.
설문조사 참가자 중 35.7%가 코로나19 이후 음주 횟수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매일 마시는 경우는 2.0%에서 1.2%로 주 5~6회는 3.8%에서 2.7%로 주 3~4회 12.9%에서 6.4%로, 주 2회는 19.7%에서 15.5%로 줄었다.
또 응답자의 36.2%가 코로나19로 음주 장소에 변화가 있었다고 답했다. 음주 장소를 집으로 바꿨다고 응답한 사람이 92.9%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인의 집도 62.9%, 식당이나 카페 35.8%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주점이나 호프집이 82.4%, 식당과 카페 78.9% 등 집이 아닌 외부 공간이 압도적으로 나왔던 것과 비교된다.
응답자의 20.3%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술 마시는 상대도 변화했다고 답했다. 바뀐 음주 상대로 혼자가 81.9%로 가장 많았고, 가족과 배우자 76.7% 순이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친구와 선후배 90.0%, 직장동료 72.8%, 가족과 배우자 54.3% 순이었다.
코로나19 음주 자체는 줄었지만 음주 장소가 집으로, 음주 상대도 혼자 또는 가족으로 바뀐 셈이다.
전문가들은 알코올을 지속적으로 섭취하게 되면 무엇보다 간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경고한다.
심재준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코로나를 피해 집에서 편하게 음주를 즐기다 보면 빈속에 술을 마시거나 여러 종류를 섞어 섭취하는 등의 잘못된 음주습관으로 이어져 간질환의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최근 남성보다 여성에서 알코올 관련 간질환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여성은 체지방 비율이 높고 위장에 알코올 탈수효소가 적어 알코올의 생체 이용도가 증가, 남성과 같은 양의 음주를 하더라도 간 손상의 위험도가 더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 교수는 “심한 경우 진한 갈색뇨와 함께 황달과 배 안에 물이 차는 복수가 발생하기도 하며, 예후가 매우 불량하여 간이식을 받지 못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금주를 못해 알코올 간염이 지속되면, 간이 딱딱해지거나 크기가 위축되어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속적인 음주가 간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해외에서도 경고가 나오고 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대학병원 연구팀은 지난 2018년 젊을 때부터 알코올을 섭취하면 중장년이 됐을 때 간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간장학저널에 발표했다. 1969~1970년에 군대에 복무한 남성 4만9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로 2009년까지 건강 상태를 건강 기록을 통해 추적 조사했다.
알코올을 하루 평균 20g 이상 섭취한 사람은 간경변증이나 간암, 간기능 부전 같은 간 질환환이 발생했다. 체질량 지수나 흡연 습관, 심장 혈관 질환 등 사람이 생활 속에서 접하는 또다른 건강 요소를 고려하면, 알코올 하루 섭취량을 6g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알코올 6g는 소주잔 1잔, 맥주 500ml에 미치지 못하는 양이다.
혼자 술을 마시는 행위는 정서적인 부분에도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 혼자 술을 마신다고 알코올 중독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혼술은 대표적인 알코올 중독의 흔한 징후 중 하나로 손꼽힌다. 혼자서 술을 더 자주 마시기 시작하면 잠재적으로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혼술을 하는 많은 이유들이 우울증, 스트레스, 걱정, 외상, 외로움, 수면 문제, 분노처럼 불편한 감정에서 온다.
알코올 섭취는 사람의 의사 결정 능력에 영향을 미쳐 판단력이 흐려진다. 주변에 함께 마실 사람이 감독자 역할을 하지만 이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없으면 음주 운전, 주먹 싸움, 성적으로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과음과 폭음의 위험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코올 남용 및 중독 연구소(NIAAA) 연구팀은 폭음이 과도한 음주의 가장 치명적인 형태이며 종종 중독으로 이어진다는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정신의학 전문가들은 혼술이 일상생활에 뿌리내릴수록 의존주의가 깊어지고 자기 치료 수단으로 시작한 것이 자기도 모르게 알코올 중독으로 바뀔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결국 중독은 코로나19와 같은 고립 상태에서 더 번성하는데 음주를 통해 더욱 더 원치 않는 감정을 은폐하기 시작하면서 더 고립감을 만들어내고 우울한 생각이나 자살 충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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