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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덤] 최후의 전투上 출처[쿠키덤] 최후의 전투上 - Asien의 포스트 타입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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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덤] 최후의 전투上 출처[쿠키덤] 최후의 전투上 - Asien의 포스트 타입

천아1234 2022. 6. 15. 18:37

쿠키덤 최후의 결전

언제나 활기차던 쿠키 왕국은 어둠마녀 쿠키에게서 퓨어바닐라 쿠키를 구해낸 뒤로 많은 격전(激戰)을 반복하고 있었다. 나아가면 나아갈수록 더 강한 어둠마녀 쿠키의 수하들과 그의 최측근들에 공격 역시 만만치 않아지는 상황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았던 그들은 이제 마지막 결전만을 남겨두고 쿠키 성 회의장에 모여들었다.

“어둠마녀 쿠키만 부서트린다면 이 세계는 안전하게 될 거네.” 마들렌맛 쿠키의 이야기에 회장에 모여 있던 쿠키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추하게 변하는 곰젤리들도 없을 것이고 케이크 늑대나 용이 되고 싶어 하던 꿈틀이를 괴물로 만드는 이들도 없을 것이었다. 거기에 숲을 오염시키는 것도 없어진다면 숲 정화에 도움이 될 것임이 자명한 사실이었다.

“허나, 그녀는 만만하게 볼 쿠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본인의 왕국에서 칩거(蟄居)하던 다크카카오 쿠키의 이야기에 쿠키들은 그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안 그래도 이미 이전의 경험으로 어둠마녀 쿠키가 그리 호락호락한 쿠키가 아님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많은 이들의 희생도 있었고 부상도 있었으며 최악의 상황까지 내몰렸었던 그들이었다.

“하지만 상대가 만만치 않다는 이유로 전투를 미룰 수 없습니다.” 다크카카오의 이야기에 입을 다물고 있던 쿠키들 사이로 들려오는 다크초코 쿠키의 목소리에 그는 미간을 좁혔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모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전면전을 하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녀를 부순다는 것은 세인트릴리 쿠키 역시-”

부자지간의 대치 사이로 들려오는 온화한 목소리에 다크카카오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는 애초부터 배신자다. 어쩌면 변절자(變節者)일지도 모르지.” 조금 신랄한 다크카카오의 목소리에 퓨어바닐라는 고개를 조금 숙이고 침울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 누구도 쉽게 아니라는 말을 뱉어낼 수는 없었다. 다크문 마법을 만든 자, 어둠마녀 쿠키의 환영으로 번창(繁昌)하던 왕국을 급습하게 만든 자. 그것들은 어떤 말로 돌린다고 하더라도 변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 말 하지 마!” 침묵만이 감도는 회장 분위기에 다시 입을 열기 위해 움직이던 퓨어바닐라는 들려오는 목소리에 감고 있던 눈을 뜨고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재건한 쿠키 왕국의 리더 용감한 쿠키가 보였다.

“당신은-”

“쿠키는 누구나 달콤하고 바삭하다고!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친구가 될 수 있어!” 한 쪽 손에는 캔디케인을 들고 탁자로 다가온 용감한 쿠키의 이야기에 다크카카오와 일부 쿠키들은 미간을 좁혔다. “너무 이상론(理想論)적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는 건가?” 차마 리더의 이야기에 반박할 수 없던 쿠키들을 대신해 다크카카오가 입을 열자 용감한 쿠키는 탁자에 캔디케인을 강하게 올려두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함께 올 수 있었던 것은 누구나 바삭하고 달콤한 쿠키였기 때문이었어!” 당당한 선언에 다크카카오는 미간을 좁혔지만 아니라고 하기에는 본인의 앞쪽에 서서 자신의 이야기에 반박한 아들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어둠에 물들었지만 그의 신념에 따라 포기하지 않아주었기에 함께 할 수 있었고 다시 얼굴을 볼 수 있었으며 오해를 풀 수 있었다.

“하지만 어둠마녀 쿠키다. 그녀를 다른 쿠키라고 생각할 수 없다. 그런 와중에 그녀를 구하기라도 하겠다는 건가?” 허나, 다크카카오는 알고 진실은 그들이 앞으로 경험하게 될 것은 단순 케이크 늑대나 들개와 같은 전투가 아니라 전쟁이었다. 고작 이상론적 신념을 가지고 길지 아닐지 모르는 것을 시도하는 것은 멍청한 것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군요. 저희가 앞으로 경험할 것은 전쟁이니-”

퓨어바닐라는 입 안이 쓰게 느껴지는 것에 애써 입 꼬리를 올렸지만 이내 내려가고 말았다. 그가 친우라고 생각했던 세인트릴리 쿠키가 단순 환영인 걸지 아니면 진짜 쿠키인데 어둠마녀 쿠키의 계략에 따라 어둠에 물들고 만 것인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용감한 쿠키의 이상론적 신념은 무척이나 위험한 것이었다. 물론, 그는 그의 그 신념이 감사했고 그리 되기를 바랬지만 소(小)를 위해 대(大)를 희생하는 것은 수지타산에 맞는 것이 아니었다.

“언제까지 그런 이상론으로 쿠키들을 희생할 거냐? 리더라면 포기하고 나아가는 것을 택해야 한다.” 한때 거대 군사(軍士)를 이끌던 다크카카오의 이야기에 용감한 쿠키는 입을 다물었다.

“거기에 그대는 왕국에 남는 것이 조금 더 나은 선택인 거 같더군.”

다크카카오는 퓨어바닐라 쿠키를 구한 그 이후 몇 번의 전투로 재건된 쿠키 왕국의 쿠키들 성향을 충분히 간파할 수 있었다. 리더라고 칭해지는 용감한 쿠키의 부상은 곧 그들의 힘을 약화되는 것이었기에 차라리 그가 왕국에 남아 그들의 심리적인 부분을 굳건하게 하는 것이 조금 더 나은 선택이었다.

“한 명의 쿠키 힘도 아쉬운-” 한 명의 쿠키 힘도 아쉽긴 하지. 하지만 너의 부상은 수 백에 다다르는 쿠키들의 힘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용감한 쿠키의 이야기를 자르고 이유를 설명한 다크카카오의 목소리에 쿠키 왕국의 쿠키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들보다 오래 살았고 전쟁 경험이 풍부한 그가 자신들을 파악하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 그의 말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아버지-”

“다크초코, 전쟁에서는 인정이니 이상이니 그런 것을 외치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자신의 이야기에 반박하려는 듯 부르는 목소리에 다크카카오는 바로 입을 열어 이야기하자 다크초코의 어깨가 늘어졌다. “싫어.”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 상황에 눈을 감은 다크카카오는 들려오는 부정에 눈을 뜨고 상대를 바라보았다.

어느 때보다도 굳건한 눈을 한 용감한 쿠키는 자신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선을 마주하고 있었다. “영웅 놀이라도 심취하고 싶은 거냐?” 영웅- 그런 건 나는 이미 할 수 없었어. 자신의 비아냥에 보기 드문 진지한 얼굴로 반박하는 용감한 쿠키의 모습에 다크카카오는 미간을 좁혔다.

“어쨌든, 나는 너희와 같이 출전(出戰)할 거야.”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듯 본인의 뜻을 밝히고 캔디케인을 들고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는 모습에 다크초코가 그의 뒤를 쫓아 나가자 다크카카오는 탁상을 주먹으로 거세게 내리쳤다.

“용감한 쿠키!” 조금 빠르게 걷고 있던 용감한 쿠키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성큼성큼 다가오는 다크초코의 모습이 보였다. “왜 그래?” 다크초코는 언제나 보던 얼굴로 물어보는 것에 잠시 다가가던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다 이내 다시 근처까지 다가갔다.

“...아버지 이야기는 너무 신경 쓰지 마라.”

다크초코는 예전 자신에게도 엄격했던 아버지를 기억했다. 물론, 기억은 희미하지만 그는 군사학을 어릴 때부터 배워야 했고, 검술을 배워야 했던 눈보라 치던 왕국에서 살던 그를 떠올리다 이내 고개를 저어 털어버렸다. “괜찮아! 모두를 걱정해서 한 이야기잖아?” 언제 나와 같은 다정한 이야기에 다크초코 쿠키는 안심한 듯 입가에 미소를 그리자 용감한 쿠키는 그를 따라 웃음을 흘렸다.

“그렇게 무른 소리를 하니, 안 된다고 한 거다.” 언제 따라 나온 것인지 들려오는 목소리에 두 쿠키는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보자 언제 봐도 당당한 걸음으로 걸어오는 다크카카오 쿠키와 당황한 듯 그를 말리는 것 같은 퓨어바닐라 쿠키가 쫓아오고 있었다.

“그런 말은 좋지 않아요!”

가까운 거리에서 멈춰 선 다크카카오의 이야기에 역시 말리던 중이었던 퓨어바닐라 쿠키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버지!” 드물게 그에게 언성을 높인 다크초코의 모습에 다크카카오는 고개를 돌려버렸지만 이내 시선을 다시 용감한 쿠키에게 맞추자 동그란 눈으로 그를 보고 있던 그는 캔디케인을 들어 올려 그를 향해 겨눴다.

“그렇다면 누가 맞는 지 실력으로 이야기 해.” 언제나 상대에게 힘을 주듯 말에 뒤꼬리가 올라가던 그였지만 드물게 내려앉은 목소리에 다크카카오는 한 쪽 입 꼬리를 올렸다.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물론- 당연하다는 듯 대답하는 용감한 쿠키의 모습에 다크카카오는 재미있다는 듯 본인의 포도잼 초코검을 뽑아내자 용감한 쿠키 역시 자세를 바로 잡았다.

“용감한!”

“방해하지 말아줘.” 진지한 목소리에 말리기 위해 그를 불렀던 다크초코와 불안한 듯 감고 있던 눈을 뜬 퓨어바닐라 쿠키는 이내 뒤로 물러나자 다크카카오 쿠키는 빠르게 앞으로 발도해 거대한 검을 휘둘렀다. 콰아앙!! 단 한 번 휘둘렀을 뿐임에도 그의 능력이 다른 쿠키들에 비해 월등히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용감한 쿠키는 떨어지는 천둥벼락을 피해 앞으로 돌진했다.

“너무 평범한 공격 아닌가?” 자신에게 달려오는 용감한 쿠키의 모습에 다크카카오는 다시 한 번 그를 향해 무기를 휘두르자 천둥벼락을 동반한 산사태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당신은 오븐 속에서 일어나 본 적 있어?” 용감한 쿠키가 있던 자리에 거대한 검기가 훑고 지나가 파인 자국만이 남아있는 것에 입을 가린 퓨어바닐라 쿠키는 우레와 같은 소리가 들리는 상황 속에 유유히 들리는 목소리에 시선을 돌리자 어느새 그의 검 위에 앉아 있는 용감한 쿠키가 보였다.

“뭐?”

“오븐 속에서 미친 듯이 도망쳐 본 적은 있어?” 언제 다가 온 것인지 알 수 없는 그의 물음에 당황한 듯 단말마를 뱉어내자 용감한 쿠키는 앉아 있던 몸을 바로 세워서 자신의 캔디케인의 갈고리부분을 다크카카오 옷에 걸어 그대로 엎어버렸다.

“이게 무슨! 그 거리였다면-” 당신은 같이 싸운 전우가 눈앞에서 먹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 다크카카오는 집어던져졌지만 바로 공중에서 한 바퀴 돌아 안전하게 착지하고 상대를 바라보았다. 자신을 놀리는 것처럼 가장 좋은 공격 기회를 고작 자신을 엎어 던지는 것으로 날려버린 이는 무엇을 묻는 것인지 모르지만 계속 물음을 던지고 있었다.

“당신은 죽어버린 이들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적은 있어?”

“나와 뭘 하고 싶은 거냐!?!” 약이 오른 듯 날카로운 다크카카오의 물음에 용감한 쿠키는 지금까지 본적도 없는 날카로운 표정으로 한 쪽 입 꼬리를 올려 웃고 빠르게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카앙!! 앞으로 달려오는 용감한 쿠키의 모습에 검을 바로 세운 다크카카오는 캔디케인과 맞부딪힌 검에서 나는 철의 맑은 소리에 미간을 좁혔다.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잖아.” 하? 다크카카오는 자신이 지금까지 봐 왔던 이가 이렇게 괴력을 가진 이였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신과 힘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것에 눈가가 경련하는 중 단언하는 용감한 쿠키의 목소리에 시선을 내리자 본적 없는 차갑다 못해 시릴 것 같은 푸른 눈동자에 주고 있던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면 당신은 나를 이길 수 없어.”

퍼억! 힘이 빠지면서 밀리는 다크카카오를 느낀 용감한 쿠키는 맞부딪힌 캔디케인에 힘을 주어 밀어버리는 동시에 그의 배를 걷어차 날려 보냈다. 밀린 것에 대한 충격이 다 가시기도 전에 배에 느껴지는 통증과 날려진 것에 대한 이중 충격에 고개를 든 다크카카오는 자신의 목에 겨눠지는 캔디케인에 숨을 멈췄다.

그가 알던 쿠키왕국의 리더는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이가 아니었다. 마치, 세상만사(世上萬事) 이상만을 보고 살아온 것 같이 이상론(理想論)적 이야기만 내세우지만 그렇기 때문에 햇살 같은 미소를 지으며, 쿠키 왕국의 쿠키들을 이끌던 이였다. 팔 다리에 금이 가고 부서져도 그 햇살 같은 미소만은 잃지 않던 이였다.

“...넌 대체-”

다크카카오는 자신의 눈에 비친 용감한 쿠키를 향해 입을 열었지만 끝까지 잇지 못하고 다물어버렸다. 차다 못해 시린 푸른 눈동자로 늘 입가에 머금었던 미소를 지워버린 채 마치 자신을 햇병아리 병사 다루듯 다룬 그의 모습에 그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나는 있어. 그 모든 경험이-” 말도 안 되는 결과에 당황한 다크초코와 퓨어바닐라 쿠키였지만 이내 빠르게 두 쿠키에게 다가가자 들려오는 이야기에 퓨어바닐라 쿠키는 고개를 기울여 의문을 드러냈다.

“다크초코! 미안한데 다크카카오 쿠키를 허브맛 쿠키에게 데려다 줄래?”

지척까지 다가온 기척에 용감한 쿠키는 그의 목에 겨눴던 캔디케인을 내리고 몸을 돌리며 늘 짓는 얼굴과 목소리로 이야기하자 다크초코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 다크카카오는 방금 자신과 대련했던 이가 단순 환영(幻影)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그가 알고 있던 쿠키 왕국의 리더의 모습이기도 했다.

“아버지 괜찮으십니까?” 그의 말에 반 무릎을 꿇고 앉아 자신을 부축하는 아들의 모습에 다크카카오는 손을 들어 그를 제지하고 몸을 일으켰다. “용감한 쿠키, 내게 했던 물음에 답을 해줬으면 좋겠다.” 아직 잔디가 뭍은 옷을 털지도 않은 채 모든 것을 다크초코에게 맡기고 걸어가던 그를 향해 입을 열자 그의 몸이 돌려졌다.

“싫어~”

마치 악동처럼 거절하는 모습에 다크카카오는 고개를 돌렸다. 그는 상대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아니, 쿠키 왕국의 모든 쿠키들에 대해 전술과 전략, 성향과 성품- 웬만한 것을 다 알고 있었고 파악하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마치 그 생각을 비웃듯 알다가도 모를 것 같이 행동하는 용감한 쿠키의 모습에 혀를 차버렸다.

“괜찮나요?” 용감한 쿠키를 보던 퓨어바닐라 쿠키는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을 뒤로 다크카카오에게 다가가 옷에 묻은 잡풀들을 털어주며 물어보자 다크카카오의 사납게 올라가있던 눈꼬리가 내려갔다.

“미안하다.”

“왜 미안한가요- 당신은 제게 사과해야 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여전히 다정한 퓨어바닐라 쿠키의 목소리에 다크카카오는 자신의 검을 주워온 다크초코의 어깨를 두드리고 포도잼 초코검을 갈무리 한 채 퓨어바닐라 쿠키와 함께 걸어갔다.

*

“결전의 날-”

용감한 쿠키는 다크카카오와 대련을 빙자한 전투 후 이제 곧 도래(到來)하는 날에 자신의 쿠키 하우스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쿠키 하우스의 창밖으로 보이는 왕국은 언제나처럼 다르지 않은데 그의 마음만 달라진 것처럼 보였다. “죽을 건가-” 스스로에게 자문(自問)을 해보지만 그는 이렇다 할 대답을 찾지 못하고 입을 다물어버렸다.

자신이 이상론을 펼친다고 생각하는 다크카카오와 엄한 아버지의 목소리에 기도 못 펴던 다크초코 쿠키, 그리고 슬슬 눈치만 보던 다른 쿠키들과 그렇게 티는 나지 않지만 미안한 듯 안절부절 못하던 퓨어바닐라 쿠키를 떠올린 용감한 쿠키는 이내 눈을 감았다.

“명량한 쿠키, 보더맛 쿠키, 버터크림 초코 쿠키-”

조용히 왕국에 없는 쿠키들의 이름을 부르던 용감한 쿠키는 천천히 침대로 다가가 몸을 던져 얼굴을 묻어버렸다. 오븐에서 눈을 떴을 시에 그는 그렇게 이상론적인 쿠키는 아니었다. 오히려 이상보다는 이성론적이었다. 똑같이 생긴 쿠키들 사이에서 자신 홀로 일어난 것은 도망쳐서 살아남으라는 무언(無言)의 기적이 아니었을까- 그리 생각했던 그는 어느 순간 누군가가 마녀들에게 먹혀도 보고도 못 본 척 달리기 시작했었다.

그런 그에게 어느 순간 동료라고 부를 수 있는 쿠키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렇게 함께 도망치다 음울(陰鬱)한 미래에 울먹이는 동료 쿠키들을 위해 그는 점점 이상적인 것만 이야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그것이 마치 주문이나 세뇌처럼 그를 잠식하기 시작했었다.

“...보고 싶다...”

그런 자신을 아는 것인지 늘 뒤에서 든든하게 지켜주었던 명량한 쿠키와 분위기를 띄우듯 자신에게 스케이트보드를 멋들어지게 타며 자랑하던 보더맛 쿠키, 그리고 마치 인자한 할아버지를 연상 시키듯 늘 옆에서 조언해주던 버터크림 초코 쿠키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에 용감한 쿠키는 눈가가 뜨거워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아...” 얼굴을 침대에 묻은 채로 한숨을 뱉어낸 용감한 쿠키는 이내 몸을 돌려 자신의 이마에 팔을 올렸다. “...너희가 보고 싶어.” 내뱉는 말이 마치 자신이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그는 한 쪽 입 꼬리를 올려 스스로를 비웃어버렸다.

“누가 ‘용감’이냐고-”

그는 그에게 그 이름을 붙인 이들이 싫어졌지만 그 이름을 붙여준 이들은 그 누구도 아닌 그가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하는 이들 있었다. ‘용감’이라는 마음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였다. 홀로 살아 움직여 도망치고 잡아먹히는 이들을 모르는 척하고 그렇게 도망만 치던 겁쟁이 쿠키- 그것이 그 본인의 본 모습이라고 그는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쿠키 앞에서 마치 용감한 척 이야기하지만 결국 그는 그 모든 것들이 무서웠고 도망치고 싶었다. 쿠키 왕국도 버리고, 그 왕국에 사는 쿠키들도 버리고, 언제 살았는지 어떻게 오븐과 다른 세상에서 태어나 살아있는 것인지 모르는 옛 영웅 쿠키들도 다 버리고 그렇게 도망치고 싶었다.

“하하..”

진심을 토해내는 것조차 무서워서 홀로 삭히는 주제에 무엇이 그리고 용감하다고 같이 출전한다고 한 것인가- 용감한 쿠키는 스스로에게 비웃음을 흘려버렸지만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것은 자신을 믿고 지지해주는 왕국의 쿠키들이 아니었고 스스로조차 세뇌가 아닐까 할 정도로 되뇌었던 ‘용감한 쿠키’의 모습도 아니었다. 그가 그렇게까지 하는 것은 이미 사라져버린 쿠키들과의 약속이었다.

쿠키들의 낙원을 찾겠다며 약속했던 그 당시의 자신을 용감한 쿠키는 죽여 버리고 싶어질 정도로 그들과의 약속은 그의 발목에 언제나 족쇄처럼 남아 그를 도망치지 못하게 만들었다.

“지긋지긋해!”

쿠당! 늘 가지고 다니던 캔디케인을 집어던진 용감한 쿠키는 이제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렸다. 속이 울렁거리고 눈가가는 다시 뜨거워졌지만 용감한 쿠키의 입만은 미소 짓고 있었다.

그것도 이제 마지막이었다. 승부가 어느 쪽으로 판가름 나든 옛 영웅이었던 자를 구하던 그와는 하등 관계없었다. 이제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다.

*

시간이 흘러 출전 당일 용감한 쿠키는 자신의 쿠키 하우스에서 잘 닦아 놓은 캔디케인을 들어올렸다. 자신이 깨어난 것부터 시작이었던 그 긴 탈출 여정의 종지부가 곧 찍힐 터였다. 이기든 지든 애초에 이것은 어느 쪽으로든 결과가 나야 끝이 나는 것이었다.

“정말 갈 건가?” 응! 마음에 준비를 마친 용감한 쿠키가 밖으로 나와 마지막 결전을 떠날 채비가 끝난 쿠키들의 대열로 다가가자 자신을 향한 다크카카오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전히 자신이 출전하는 것이 마음에 차지 않는 듯 싫은 얼굴이었지만 그는 모르는 척 고개를 끄덕이며 가능한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전방에 케이크 늑대와 들개 무리가 옵니다!”

용사맛 쿠키의 목소리에 용감한 쿠키를 비롯한 전방에 배치된 쿠키들은 제 각기 무기를 다 잡고 달려들었다. “칠리맛 쿠키, 우유맛 쿠키 중앙 방어를! 커스터드 3세맛 쿠키, 허브맛 쿠키 엄호 해줘!” 케이크 들개 무리와 늑대 무리를 캔디케인으로 후려치거나 가볍게 뛰어 넘어 자신의 뒤에서 연계 공격을 하는 마들렌맛 쿠키를 모습에 상황을 파악한 용감한 쿠키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지시를 내리자 중앙에 배치된 쿠키들은 그의 지시에 따라 적을 베거나 지친 전방의 쿠키를 보호하며, 후방에 배치된 쿠키들은 지속적으로 디버프 제거와 치료를 시작했다.

“그래도 훌륭한 전술이군요.” 퓨어바닐라 쿠키는 용감한 쿠키의 지시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쿠키들을 확인하고 다크카카오를 바라보자 그는 혀를 찼다. 그가 보더라도 지속적으로 변하는 전투 상황에 맞춰 지시를 내리는 그의 모습은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흥!”

“후후- 인정하기 싫다면 어쩔 수 없지만 마음에서는 인정하고 있는 걸 알고 있습니다.” 다크카카오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고 자신의 검인 포도잼 초코검을 뽑아 휘두르자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며 천둥벼락이 떨어져 내렸다. 퓨어바닐라 쿠키는 자신의 이야기가 마음에 차지 않는 듯 검을 휘두르고 노려보는 시선에 자신의 지팡이를 휘둘렀다.

“저희도 물러설 수 없겠죠!” 커스터드 3세맛 쿠키의 배가 넘는 거대한 보호막을 시전 하는 동시에 순식간에 상처 입은 쿠키들의 회복에 전방에서 적들과 대치하며 움직이던 용감한 쿠키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헤에~ 꽤 하잖아? 곱상한 녀석!”

상당한 능력에 칠리맛 쿠키는 무례하지만 칭찬인 말을 뱉어내자 퓨어바닐라 쿠키는 인자하게 미소 지었다. “여러분에게 질 수야 없겠죠.” 윽- 분명 다정한 목소리임에도 불구하고 어째서인지 무게가 느껴지는 이야기에 칠리맛 쿠키는 혀를 차고 고개를 휙-하니 돌려버렸다.

“도와줘서 고마워! 아, 다크초코! 마들렌맛!” 잠시 자신의 동료들까지 치료해준 것에 감사인사를 건네던 용감한 쿠키는 어느 새 땅 밑으로 이동한 꿈틀이들의 공격에 빠르게 땅을 박차고 뛰어오르며 두 쿠키의 이름을 부르자 다크초코 쿠키의 딸기잼 마법검이 휘둘러지고 마들렌맛 쿠키의 천상의 빛을 받은 검의 검기가 적들에게 휘둘러졌다.

“응? 화살이야! 우유맛!”

타락한 숲 궁수들의 화살이 퓨어바닐라 쿠키를 향하는 것을 눈치 챈 용감한 쿠키는 빠르게 발도해서 그를 향해 뛰어드는 동시에 모두의 방패가 되어주는 우유맛 쿠키에게 지시를 내리자 그는 망설이지 않고 자신이 들고 있는 거대한 방패에 들어 두 쿠키의 앞을 막아섰다.

우유맛 쿠키가 들어 올린 방패에 투명 방패가 덧씌워진 동시에 타락한 숲의 궁수가 날린 무수한 화살들이 튕겨나가기 시작했다. 방패에 튕겨져 땅 바닥에 나뒹굴자 들어 올렸던 방패를 내리자 다크초코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딸기잼 마법검을 땅에 내리찍자 번개가 떨어져 내렸다.

"고마워요."

퓨어바닐라 쿠키에게 뛰어들었던 용감한 쿠키는 몸을 일으켜 그에게 손을 뻗었다. 내밀어지는 손을 잡고 몸을 일으킨 퓨어바닐라 쿠키는 다정한 인사에 용감한 쿠키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전방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자, 고지가 코앞이야! 모두 힘을 내는 거야!!" 전방으로 달려가면서 자신에게 달려드는 적들을 피해 슬라이딩을 하고 자신의 캔디케인 갈고리 부분에 적의 목을 걸어 던져버리고 도착한 선두에 몸을 돌려 쿠키들을 확인한 용감한 쿠키는 마치 그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듯 입을 열자 순식간에 쿠키들의 사기가 올라갔다.

*

그렇게 잊혀진 마법학당을 지나 깨달음의 전당까지 진군해 온 쿠키 왕국의 쿠키들은 자신들을 맞이하는 석류맛 쿠키와 감초맛 쿠키, 독버섯맛 쿠키의 모습에 무기를 다 잡았다.

"결국 와 버렸군요. 당신들에게 말 했을 텐데요?" 당신들은 패배하고 위대한 그분께서 승리하신다고- 입을 가린 채 입을 연 석류맛 쿠키의 이야기에 가장 선두에 선 용감한 쿠키는 자신의 무기인 캔디케인을 다 잡는 순간 그의 앞을 가로막는 다섯 쿠키의 모습에 용감한 쿠키의 얼굴이 밝아졌다.

"바다요정, 달빛술사, 불꽃정령, 바람궁수, 천년나무!!"

"뭐, 뭐야?!?!" 당황한 감초맛 쿠키와 동시에 용감한 쿠키는 자신의 앞에 선 이들의 이름을 부르자 그의 부름에 앞에 섰던 쿠키들은 고개만 돌려 미소 지었다. "당신의 마음이 우리를 움직였습니다. 바다의 힘을 빌려드리죠!" 바다요정 쿠키의 이야기에 용감한 쿠키와 왕국의 쿠키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든든한 듯 무기를 다 잡아 어둠마녀 쿠키의 최측근인 이들이 데려온 침식된 정령들과 악령들에게 달려들었다.

"어이! 너는 어서 나아가라고?" 사나운 불꽃을 일으키던 불꽃정령 쿠키의 목소리에 잠시 뒤를 돌아보던 용감한 쿠키는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다크카카오와 퓨어바닐라 쿠키의 모습에 이를 악물고 앞을 바라보았다.

"용감한 쿠키를 막는 자, 용서하지 않으리라!"

활시위를 최대한으로 당겼다 놓는 행동을 빠르게 반복하며, 용감한 쿠키의 앞을 가로막는 적들에게 화살을 맞혀 처리하는 바람궁수의 모습에 용감한 쿠키는 그가 만들어 준 길을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간부들을 막는 마들렌맛 쿠키와 다크초코 쿠키를 지나 성에 가까워진 용감한 쿠키는 틈틈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적들을 캔디케인으로 후려쳐버렸다.

"용감한 쿠키씨-"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다크카카오와 퓨어바닐라 쿠키를 먼저 보내고 몸을 돌리자 초승달에 타고 있는 달빛술사 쿠키가 보였다. "달빛술사?" 자신의 부름에 순한 얼굴로 바라봐 오는 시선과 부름에 그녀는 지팡이를 다 잡고 입을 열었다.

"포기하지 말아요. 당신은 그 누구보다 용감한 분이에요." 용감한 쿠키는 난리가 난 전쟁 통 속에 마치 그녀와 그만이 다른 세계 속에 있는 것 같이 다정하고 상냥한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리는 것에 잠시 움찔였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제발 포기하지 마세요. 당신만이 해낼 수 있는 겁니다."

성 안으로 사라진 용감한 쿠키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를 향해 입을 열었지만 이내 잡고 있던 지팡이를 들어 올려 찬란한 달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

성 안으로 들어와 끝없이 이어진 복도를 달리며 앞서 들어간 다크카카오와 퓨어바닐라 쿠키의 전투를 적나라게 보여주듯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는 적들을 피해 위로 연결되는 것 같이 보이는 나선형 계단을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콰앙!! 끝도 보이지 않던 나선형 계단을 오르던 용감한 쿠키는 이내 다다른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가자 보이는 상황에 미간을 좁혔다.

"오랜만이야. 용감한 쿠키-"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우린 모두 쿠키잖아!" 자신을 바라보며 비릿한 미소를 짓는 어둠마녀 쿠키의 모습에 용감한 쿠키는 여기저기 다치고 부서진 퓨어바닐라 쿠키와 다크카카오 쿠키 앞에 서며 입을 열자 그녀는 한 쪽 입 꼬리를 올렸다.

"너는 쿠키가 왜 만들어졌는지 알고 있나?" 이 어둠이야말로 그 답을 알고 있었지! 자신의 물음과 다른 대답을 하는 어둠마녀 쿠키의 대답에 용감한 쿠키는 지금까지의 전투로 인해 금이 간 캔디케인을 강하게 잡았다.

"그런 건 상관없어! 우리는 살기위해 여기에 있고, 나아가기 위해 여기에 있어!"

"이런- 더 이상 숨기지 않아도 된단다. 너는 그런 쿠키가 아니었지-" 동료가 죽든 잡아먹히든 관심도 없는 그런 쿠키였지 않나. 흠칫-자신을 마치 지켜보고 있다는 듯이 이야기하는 어둠마녀 쿠키의 이야기에 몸을 움츠린 용감한 쿠키의 얼굴에는 불안한 표정이 일렁였다.

"자-이리오렴. 나와 함께-" [살..려..-] 불안하게 일렁이는 그에게 손을 내밀며 입을 열던 어둠마녀 쿠키는 몸을 움찔이며 입을 다물었다.

"하! 이제 와서 뭘 할 수 있다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 그녀를 바라본 용감한 쿠키는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은 것만으로도 주변의 소음이 단절된 듯 한 느낌을 받은 그는 이내 귓가에 다시금 들려오는 미약한 목소리에 감았던 눈을 뜨고 퓨어바닐라 쿠키를 향해 입을 열었다.

"단 한순간이어도 좋아. 그녀가 방심하게 해줘." 평소와 다른 진지한 이야기에 바닥에 주저앉아 거친 숨을 쉬던 퓨어바닐라 쿠키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많이는 안 될 겁니다. 기회도 한 번이라면-"

지친 그의 이야기에 용감한 쿠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바보 같은 짓이지? 전부 한심한 짓일 뿐이다." 그들을 비웃듯 비아냥거리는 어둠마녀 쿠키의 이야기에 용감한 쿠키는 숨을 골랐다.

"아무리 그렇단 들 물러설 수 없어요!!" 눈이 달려있는 꽃이 핀 지팡이를 다시 한 번 휘두르자 수 십 개의 마법진이 나타나는 동시에 그 사이를 잇듯 날카로운 빛줄기들이 그녀를 향하고 있었다.

"흥! 어둠에 삼켜져라!!"

특이한 지팡이를 휘둘러 그의 공격을 맞받아치는 두 쿠키 사이의 치열한 마법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용감한 쿠키는 빠르게 달려 자신의 다리에 힘을 주어 공중에 떠 있는 그녀를 향해 뛰어 올라 돌진했다.

카앙!! 퓨어바닐라 쿠키와의 마법 공방으로 자신에게 달려오는 용감한 쿠키를 신경 쓰지 못한 어둠마녀 쿠키는 어느 새 자신의 앞까지 도약해 캔디케인을 휘두르는 이의 공격에 시전 하던 마법을 중단하고 지팡이로 막아내자 맑은 음색이 퍼져나갔다.

"이런다고 무엇이 되지? 너는 나를 이기지 못해!"

"..구하러 왔어. 대답 해줘!" 맞부딪힌 곳에서 날카로운 소리와 동시에 불티가 티는 것에 입을 연 어둠마녀 쿠키였지만 용감한 쿠키는 그녀에 이야기를 무시하고 마치 제 3의 이에게 이야기하듯 입을 열었다.

"소용없어!!" 그런 그의 행동에 거친 목소리로 입을 연 어둠마녀 쿠키는 자신의 등 뒤에 마법진을 생성했다.

"대답 해줘!! 나는 너를 구하고 싶어!! 세인트릴리!"

생성된 마법진에서 빛이 발하기 시작했음에도 여전히 떨어질 생각 없이 힘겨루기를 하던 용감한 쿠키는 조금 절박하게 입을 열어 상대를 부르자 어둠마녀 쿠키는 마법 공격을 하기 위해 몸을 뒤로 움직이려 했지만 그와 동시에 생성되어 빛을 발하던 마법진이 사라져 버렸다.

"젠장!! 이게 무슨 짓이야!!"

카앙!! 사라진 마법진에 악에 받친 어둠마녀 쿠키는 용감한 쿠키를 밀어내 버렸다. 다시 성탑 바닥에 착지한 용감한 쿠키는 몸을 바로 세우다 이내 느껴지는 고통에 입술을 사려 물었다.

"[...퓨어바닐...]" 이제는 조금 더 뚜렷하게 들리는 목소리에 다크카카오, 퓨어바닐라 쿠키는 눈이 크게 떠졌다. 들리는 목소리는 그들도 익숙하게 알고 있는 이의 목소리였다.

"세인트릴리..."

이제는 적이 된 동료의 이름을 뱉은 다크카카오 쿠키는 주저앉은 상태로 목소리가 들리는 어둠마녀 쿠키를 바라보았다. "닥쳐!! 내게 흡수 되었다면 포기 하란 말이야!!" 거친 언사에도 불구하고 이내 그녀는 한 쿠키의 이름을 불렀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퓨어바닐라 쿠키는 감고 있던 눈을 뜨고 바라보자 어둠마녀 쿠키의 뒤로 희미한 환영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째서! 어째서 그런 짓을 한 거지?! 그래놓고 무슨 낯짝으로!!"

배신당한 분노와 고통이 담긴 다크카카오 쿠키의 외침에 희미한 환영은 이내 두 손으로 스스로의 얼굴을 가려버렸다. "[하고 싶지 않았어!! 나도 너희와 함께 하고 싶었어!!]" 우는 것 같은 모습으로 외치는 목소리에 다크카카오 쿠키는 몸을 움찔였다.

"[하지만 나는 너희와 달랐어..모두가 나를 피하고 의심했어.]" 들려오는 이야기에 미간을 좁힌 세 명의 쿠키는 몸부림치는 어둠마녀 쿠키의 모습에도 쉽사리 움직일 수 없었다.

"[퓨어바닐라가 옆에 있었을 때는 괜찮았어.. 하지만 그가 떠나고 너와 다른 쿠키들이 떠나자 나는 혼자였어...]"

"[나는- 나는 배척 받았어!]" 이어지는 진실에 지쳐 주저앉은 퓨어바닐라 쿠키는 잡고 있는 자신의 지팡이에 힘을 주었다.

"[나는 다크카카오처럼 강인한 정신도 없었고 홀리베리처럼 활기도 용기도 없었어.]" 흐느끼며 마치 그녀에게 없는 혹은 닮고 싶은 모습이었던 것들을 이야기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다크카카오는 입술을 사려 물었다.

"[골드치즈처럼 위엄도 없었고 퓨어바닐라처럼 빛도 아니었어...]"

"[나는-나는 쓸모없는 쿠키였어! 그래도 나는 너희와 함께 하고 싶었어. 너희가 내민 손을 잡고 싶었어!]" 이어지는 스스로를 비하하는 이야기에 퓨어바닐라 쿠키는 비틀거리며 일어서기 위해 지팡이로 몸을 지탱했지만 이내 다시 주저앉아 버렸다.

"[너희가 떠나고 나는 너희와 함께 하기 위해 노력했어!]" 세인트릴리는 그들이 떠나고 자신 혼자 남겨진 상황 속 비참함에 노력했었다.

"[그리고 나는 다크문 마법을 만들어내고 말았어...그것이 재앙을 부를 줄 모른 채 나는 기뻤었어.]"

"[너희와 동등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으니까..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어.]" 그 상황 속 나는 도망 친 거야... 그녀는 두 손을 내리는 동시에 고개를 숙이고 두 팔로 스스로의 몸을 끌어안았다. 부서지는 성들과 부서지는 쿠키들- 끔찍한 상황 속에서 그녀는 그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는 말로 자신을 회유하는 어둠마녀 쿠키의 달콤함에 손을 뻗었었다.

이내 잡혀진 손은 그녀를 어둠에 물들게 하고 그녀를 믿어주고 신뢰해주었던 이들에 뻗어져 잠식되게 했었다.

"[나는 그런 것을 바라지 않았어! 나는-]"

"더 이상 말 할 필요 없어요." 지팡이에 몸을 지지한 채로 힘겹게 일어난 퓨어바닐라 쿠키의 목소리에 세인트릴리는 고개를 들어 올리자 다시 일어선 다크카카오와 퓨어바닐라 쿠키의 모습에 눈을 크게 떴다.

"당신의 마음. 우리에게 전해졌어요. 어떤 일이 있어도 나는- 우리는 당신을 포기 할 수 없어요!" 퓨어바닐라 쿠키의 이야기에 다시 검을 들어 올린 다크카카오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미안해요. 하지만 지금부터는 아닐 겁니다!"

"우습군. 우스워!!" 어느 새 주도권을 가지고 온 것인지 세인트릴리의 환영을 없앤 어둠마녀 쿠키의 비아냥거림에 그 짧은 시간 침묵을 유지하던 용감한 쿠키는 당당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다시 한 번만 더- 엄호 부탁해." 흠칫! 자신들에게 이야기하는 용감한 쿠키의 목소리에 몸을 움찔였던 두 쿠키는 서로 시선을 교환하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세인트릴리!!"

콰아앙!!! 다크카카오는 자신의 포도잼 초코검을 땅으로 내리 찍자 우레와 같은 소리가 울리며 천둥벼락이 떨어지는 상황에 어둠마녀 쿠키는 지팡이를 휘둘러 무수한 마법진으로부터 번개를 내리치자 맞부딪힌 천둥벼락과 번개 사이 광음과 동시에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터지고 있었다.

"친구를 되돌려 받을 겁니다!" 다크카카오의 공격에 연계 공격으로 지팡이를 휘둘러 어둠마녀 쿠키와 똑같이 수 십 개의 마법진을 만들어 낸 퓨어바닐라 쿠키는 빛의 줄기로 상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어림없어!!!"

빠르게 몸을 돌려 다크카카오 쪽에 번개를 내리쳐 그의 중심을 잃게 한 그녀는 사라지는 천둥벼락에 자신의 마법진을 퓨어바닐라 쿠키가 만든 마법진을 향하게 하자 다시 한 번 마법과 마법이 맞부딪혔다.

거대한 광음 사이로 용감한 쿠키는 빠르게 달려 성탑 난간을 밟고 어둠마녀 쿠키가 있는 곳으로 뛰어 올라 캔디케인을 휘둘러 그녀의 지팡이와 다시 한 번 맞부딪혔다.

"너의 존재는 처음부터 방해였다! 네가 태어난 그 순간 너를 없앴어야 했는데!!"

날카로운 어둠마녀 쿠키의 이야기에 용감한 쿠키는 입 꼬리를 끌어 올려 미소 지었다. "퓨어바닐라 우리 둘을 향해 공격해!!!" 맞부딪힌 상황 속에서 그에게 내려지는 지시에 퓨어바닐라 쿠키는 몸을 움찔였다.

어둠마녀 쿠키는 몰라도 용감한 쿠키는 부서지거나 최악의 경우 그대로 소멸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가 그런 진실 사이에 머뭇거리자 어둠마녀 쿠키는 입 꼬리를 끌어 올렸다.

"진정한 어둠을 가르쳐 주마!!!"

"으아아아악!!!!"

"용감한 쿠키!!" 본인의 머리 위에 마법진을 만든 어둠마녀 쿠키는 그대로 칠흑보다 더 어두운 색의 번개를 내리치자 맞부딪힌 상태에서 비명을 지르는 용감한 쿠키를 부르는 다크카카오 쿠키와 퓨어바닐라 쿠키의 목소리가 울렸지만 어둠마녀 쿠키는 비열하게 웃음을 흘렸다.

"[포기하지 말아요. 당신은 그 누구보다 용감한 분이에요.]" 온 몸이 타들어가는 고통 속에 그의 귓가에 들리는 달빛술사맛 쿠키의 이야기에 그는 콰지직-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는 상태에도 어둠마녀 쿠키에게 손을 뻗었다.

"크윽!! 포, 기하지 않아.. 세인트릴리 너, 를 기다리는 쿠키들이 있, 어!"

"[용감한 쿠키!]" 미약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용감한 쿠키는 양 입 꼬리를 올려 미소 지어 보였다. 그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어둠마녀 쿠키의 말대로 과거 동료의 죽음을 모르는 척 도망쳤어도, 지키지 못 했어도, 이상을 쫓는 척 붙잡혔어도- 그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모두가 그리던 따스한 햇살 아래 평화와 자유를 만끽하고 싶었고 쿠키들의 낙원을 찾기 위해 달리고 싶었다. 그는 아무런 능력도 없는 겁쟁이지만 모두의 덕분에 '용감한' 이라는 마음을 얻은 '용감한 쿠키'였다.

"그러니까, 절대로 포기하지 마!! 용기를 내! 너와 나의 용기로 이겨낼 수 있어!!!"

어둠의 번개를 맞아 소멸 직전이면서도 여전히 입만 살아 움직이는 용감한 쿠키의 모습에 어둠마녀 쿠키는 올렸던 입 꼬리가 내려가고 두 쿠키의 머리 위에서 이제는 붉게 빛나는 마법진이 위험을 알리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바삭하고 달콤한 쿠키잖아?" 붉게 빛나는 마법진에서 더 거대한 번개가 내리쳐지는 상황 속에서 눈매를 접어 웃는 얼굴로 그가 언제나 이야기 하던 말을 꺼낸 용감한 쿠키를 바라보던 세인트릴리 쿠키의 눈동자가 일순 커져버렸다.

콰아앙!! 거대한 광음과 동시에 번쩍이는 번개 빛과 강풍에 힘겹게 서 있던 퓨어바닐라 쿠키가 뒤로 날아가자 이미 어둠마녀 쿠키의 간계(奸計)에 물러나 반 무릎을 꿇고 포도잼 초코검으로 몸을 지지하고 있던 다크카카오가 날아오는 그를 잡아 보다 바닥 깊이 검을 박아 넣어 몰아치듯 불어오는 바람을 견뎌내고 있었다.

“크윽- 용감한 쿠키는!?”

어느 정도 강풍이 자자들고 빛이 사그라지자 번뜩- 올라오는 한 쿠키의 이름을 부르며 고개를 들자 보이는 광경에 눈이 크게 떠졌다. “..잡아줘서 고마워요.” 잡아준 그의 팔에 매달려 있던 퓨어바닐라 쿠키의 인사에도 다크카카오는 대답조차 못한 채 공중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건...소울 잼?” 어둠마녀와 용감한 쿠키를 감싸고 있는 새하얀 구체에 비치는 용감한 쿠키를 바라보던 퓨어바닐라 쿠키는 그의 몸에 달린 2개의 해골 모양 단추가 영롱하게 빛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야...어째서? 고작 무능한 쿠키 주제에!?!”

새 하얀 구체 속에서 어둠마녀 쿠키는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런 능력도 재주도 없이 고작 도망치던 것 외에는 할 수 없던 쿠키가 어둠의 힘을 가진 전지전능한 자신의 힘을 이겨낸 것도 모자라 가장 고귀하고 빛나는 존재에게 구원과도 같이 주어지는 ‘소울 잼’이 그에게 나타난 것이었다.

“아니야...아니라고!!” 고개를 저으며 부정하던 어둠마녀는 그 짧은 시간 사이에 일어났던 용감한 쿠키의 변화에 입술을 사려 물었다. 평범한 2개의 해골 단추가 빛을 발하며 소울 잼으로 변하더니, 생장(生長)과정을 무시한 듯 길어진 머리카락과 아이 같던 모습에서 조금은 어른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하더니 그가 가진 캔디케인을 들어 올리는 것만으로 자신의 어둠 마법을 단 한 번에 소멸시켜버렸다.

“어둠마녀- 이제 돌려줘.”

새 하얀 구체 속에서 눈을 감고 있던 용감한 쿠키의 눈이 서서히 떠지며 그녀가 기억하는 조금 어린 목소리에서 어른스럽지만 중성적인 목소리로 뱉어내는 이야기에 그녀는 자신의 지팡이를 강하게 잡고 위로 들어 올렸다.

“무능한 쿠키! 네 놈에게도 네 놈을 따른 놈들에게도 내가 질 것 같아!!!” 악에 바친 어둠마녀 쿠키의 목소리와 구체 밖에 생성되는 마법진을 보던 용감한 쿠키는 캔디케인을 휘두르자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며 그녀가 만든 마법진들이 부서져 내렸다.

“돌아가자. 세인트릴리- 모두가 있는 왕국으로.”

새 하얀 구체 속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여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 어둠마녀 쿠키에게 손을 뻗으며 이야기하자 그녀의 뒤로 세인트릴리의 환영이 투영되었다. “[...용감한 쿠키?]” 놀라고 당황한 듯 자신에게 손을 뻗고 있는 상대에게 입을 연 세인트릴리는 구(球)체 안에 바람이라도 부는 듯 흔들리는 머리카락을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오로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울컥-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 것에 그에게 손을 뻗었다.

“[돌아가고 싶어!]” 돌아가자! 서로를 향해 뻗어진 손길이 가까워지자 멀게는 검은 가루 전쟁에서 가깝게는 최후의 전쟁 때부터 줄곧 원하던 것을 용기 있게 뱉어내자 손을 뻗고 있던 용감한 쿠키는 눈매를 접어 미소 지으며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것을 이야기 했다.

“웃기지 마!!!!”

마치 최후의 발악처럼 용감한 쿠키에게서 멀어진 어둠마녀 쿠키였지만 세인트릴리의 환영은 멀어지지 않았다. “[모두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물론이야! 너 역시 바삭하고 달콤한 쿠키인 걸? 멀게만 느껴지던 거리와 잡히지 않을 것만 같던 용감한 쿠키의 손을 잡은 세인트릴리는 눈가에 고인 눈물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보다 염원하듯 이야기하자 용감한 쿠키는 웃는 얼굴로 그녀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맞대었다.

“으아아아악!!!” 세인트릴리의 환영에 작은 알갱이 같은 빛 무리가 모여들자 환영에 불과했던 그녀의 몸이 점점 제 색을 찾아 돌아오기 시작하자 어둠마녀 쿠키의 입에서는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용감한 쿠키-”

“어서 가. 기다리고 있잖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제 색을 찾자 모여들었던 빛 무리들이 위로 사라지자 그녀는 자신을 구해준 이의 이름을 부르자 마주 닿았던 이마를 뗀 용감한 쿠키는 그녀를 성탑 쪽으로 밀어 놓아버리고 악에 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어둠마녀 쿠키를 향해 빠르게 달려들었다.

“세인트릴리!!” 새 하얀 구체에서 떨어지는 그녀를 본 퓨어바닐라 쿠키는 지탱하던 자신의 지팡이를 놓아버리고 뛰어 성탑 난간을 밟고 뛰어올랐다. “...아...” 뛰어 올라 어렵지 않게 떨어지는 그녀를 공주님 안기로 품에 안아든 그는 이내 마주한 시선에 세인트릴리는 탄성을 뱉어냈다.

“어서 오세요-”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인사에 세인트릴리는 그의 목에 자신의 팔을 걸어 끌어안자 퓨어바닐라 쿠키는 그녀를 안은 팔에 힘을 주어 끌어안고 시선을 올렸다. 새 하얀 구체 속에서 빠르게 부딪히고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용감한 쿠키를 확인한 그는 이내 영롱하게 빛나기 시작하는 그의 소울 잼의 모습에 눈을 크게 떴다.

“...용감한 쿠키!!!” 성탑 난간에 무사히 안착한 그는 용감한 쿠키의 선택을 깨닫고 그를 불렀지만 부서지는 캔디케인으로 다시 한 번 어둠마녀 쿠키의 지팡이와 맞부딪힌 그는 돌아보지 않았다.

“이런다고...이런다고 뭐가 달라질 거 같지?!”

“결국 너만이 개죽음을 당할 뿐이다!! 나는 죽지 않는단 말이다!!” 어둠마녀 쿠키의 외침에 맞부딪힌 용감한 쿠키는 입 꼬리를 올렸다. “너를 잠시라도 멈출 수 있다면 나의 친구들은 분명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거야.” 용감한 쿠키는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면서도 문득 떠오르는 모습에 눈을 감았다.

죽고 싶어서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그 역시 살고 싶었고 포기 하고 싶지 않았다. 그의 친구들과 동료들이 만들 약속의 낙원을 보고 싶었고 더 먼 곳까지 미지의 세계를 알아내고 싶었다. 허나, 그러기 위해서는 그의 눈앞에 쿠키를 멈춰야 했다.

“너도 분명 알게 될 거야. 너도 우리와 같은 쿠키잖아? 우리는 함께 할 수 있어.”

“웃기지 마!!” 어둠마녀는 점점 영롱하게 빛을 내뿜는 용감한 쿠키의 소울 잼의 빛에 몸을 뒤로 물리려고 했지만 용감한 쿠키가 그녀의 행동보다 조금 더 빨리 그녀의 팔을 잡아챘다. “나는 포기하지 않아. 잠시 멈출 뿐이야. 너를 구하는 것을-” 이미 소울 잼의 힘을 다 받아내지 못해 금이 갔으면서 무슨 힘이 그리도 강한 것인지 잡힌 팔을 빼내지 못하는 어둠마녀 쿠키는 용감한 쿠키의 목소리에 잡힌 팔목을 바라보던 시선을 올리자 끝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자비롭고 자애로운 미소에 눈을 크게 떴다.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 같은 찰나의 순간이 지나자 새 하얀 구체는 거대한 광음과 함께 터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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