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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후 세계 식량 수요 70% 증가…어떻게 대비할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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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후 세계 식량 수요 70% 증가…어떻게 대비할까

천아1234 2021. 7. 9. 12:29

2050년엔 지금보다 식량 수요가 70%나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픽사베이

인구 증가보다 가파르게 늘어나는 식량 수요

21세기 들어 기근으로 인한 사망률은 상당히 줄었다. 20세기 말 에티오피아는 전쟁과 가뭄으로 약 2천만명이 굶주림을 겪었다. 1999년에는 2만9천명이 아사했다. 북한도 1990년대 말 대기근으로 큰 고통을 당했다. UN 조사에 따르면 당시 아사자의 숫자는 30만~40만명에 달한다. 그런데 21세기 들어 기근으로 인한 사망률이 완연히 줄었다. 그렇다면 인류는 식량문제를 해결한 것인가?

식량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게 된 이유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전쟁이 감소했다. 21세기 들어 전쟁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주요국가 간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 둘째, 식량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생명과학기술의 발달과 IT 기술의 발달은 지속적으로 식량생산성을 높였다. 셋째, 대기근을 야기할 정도의 냉해가 없었다. 북한의 대기근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냉해가 방아쇠가 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낙관적 추세가 지속될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식량 생산은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다. 비료 생산, 비닐 하우스, 식량의 운반에 모두 화석연료가 사용된다. 기후변화로 인한 화석연료 사용 통제는 식량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21세기 중반까지 전세계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자원연구소는 2050년 필요 식량이 2006년에 비해 69% 늘어날 것으로 본다. 식량 수요 증가세가 인구 증가세를 훨씬 웃돌 전망이다. 극빈층 감소에 따른 식량 수요의 변화 때문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하루 1.9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전세계 인구 비율은 1980년 44%에 달했으나, 2015년 9.6%로 낮아졌다. 극빈층 감소에 따라, 식량을 생존 조건에서 식도락 대상으로 여기는 인구가 증가하게 되며, 이는 생태적 비용이 높은 식량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육류 소비의 증가는 물론이고 수입 과일의 소비가 증가한다.

이외에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지도의 변화와 물 부족, 냉해로 인한 대기근의 위험 등도 여전히 상존하는 위험이다. 특히 식량자급률 55%를 목표로 하는 한국의 입장에서 식량안보는 여전히 민감한 사항이 아닐 수 없다.

2013년 선보인 첫 배양육. 위키미디어 코먼스

3가지 대안 식량, 3가지 농업 신기술

식량 생산에 대한 대안적 접근은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고민과 접근이 식량 문제를 완전히 해소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다만 충분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인류가 굶주림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안식량은 배양육, 식물성 고기 및 식용곤충 등으로 단백질 공급원의 확장이 주를 이룬다. 기술 발전은 배양육 기술도 포함되나, 그 이외에 수직 농장, 도시 농장 및 디지털 농업으로 신기술을 농업에 활용하거나 농업 방식을 변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

□배양육(Lab Grown Meat): 고기 근육세포를 무한증식시켜서 육류 등을 얻을 수 있다. 고기, 우유 및 가죽을 배양육 기술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데, 그 범위는 지속적으로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13년 기술이 처음 개발되었을 때, 햄버거 패티 하나의 가격이 3억4천만원 가량이었으나, 2020년경에는 약 500g에 3천~5천원 정도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식물성 고기(Meat Analogue 등): 두부를 이용하여 고기를 만들 수 있다. 최근 관련 기술의 발달은 식물성 고기가 저작감, 식감, 향미에서 소고기와 거의 유사한 정도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용곤충(Edible Insects): 식량 대안으로 식용곤충 논의가 늘어나고 있다. 생산성 및 고품질의 단백질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번데기나 굼벵이 등의 유충을 식용곤충으로 활용했다.

수직농장(Vertical Farm): LED와 수경재배 및 여러 층으로 채소 등을 재배하는 방식이다. 채소가 에너지를 흡수하는 빛 파장이 특정되어 있음이 확인되면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수직농장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로 인해 수직농장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었다. 일부에선 작은 공간으로 100여층의 수직농장을 만들어 도시 인구를 모두에게 야채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도시농장(Urban Agriculture): 도시 유휴지, 건물 옥상 및 아파트 베란다에서 야채 등을 기르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성이 없는 도시인을 위해 로봇 농업이 적용되기도 한다. 도시의 구조와 도시 농장은 상관관계가 있다. 도시 농장은 도시인의 정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야채 소비를 증가시키고 야채의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다.

디지털 농업(Digital Agriculture): 사물통신, 드론, 인공위성 등의 기술을 이용하여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접근을 의미한다. 드론과 인공위성을 이용하여 재배종목과 상황을 실시간 확인함으로써 농작물 수급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또한 이들 기술을 이용하여 농약을 배포할 시기를 결정할 수 있다. 사물통신으로 더 적은 물과 더 적은 농약을 사용함으로써 비용은 더 줄이면서 더 높은 가격의 농작물을 만들 수 있다.

대안 식량 및 식량 생산 기술의 발달은 인류가 기아의 공포로부터 해방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준다. 그런데 이들 대안 식량 등에 대해서 우리는 보다 냉정하게 보아야 할 부분이 있다.

식량 생산의 효율성과 기후변화, 그리고 일종의 문화라고 볼 수 있는 식습관이다. 모든 사회는 자신의 고유문화를 유지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효율성은 비용의 문제로 전환되며, 기후변화는 지구 전체의 문제이므로, 문화적 수요와 욕구가 더 크게 작동할 수 있다.

단위면적당 단백질 및 칼로리 생산량 비교.

효율성과 기후변화 대응, 식문화의 적절한 조합을

에딘버그대학의 알렉산더 등([1] Peter Alexander, Calum Brown, Almut Arneth, et al. 2017. Could Consumption Of Insects, Cultured Meat Or Imitation Meat Reduce Global Agricultural Land Use?. Global Food Security 15, Pp. 22?32)에 따르면 단위 면적당 칼로리와 단백질 생산이 가장 높은 것은 콩이다. 이어 밀웜, 식용 귀뚜라미다. 배양육은 단백질에서 돼지에 상당히 앞서 있고, 가금류와 달걀보다도 앞선다. 칼로리 생산에서는 돼지, 가금류와 비슷한 수준이다. 배양육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 그 효율성이 상당히 발전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배양육이 우유와 가죽까지 가능하므로 유제품 생산의 효율성도 상당히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식량생산 체계는 기후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미국에서 기르는 소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미국 전체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8%에 달한다. 기후변화가 가속화하는 지금 식량소비와 유통을 기후변화와 연계해서 고민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식량은 음식문화와 관련이 있다. 밀웜과 귀뚜라미의 식량생산성이 좋더라도 인류의 전체 식량을 대체할 수 없다. 취향과 문화의 문제이다. 소고기 배양육을 힌두교인에게 제공해도 되는가? 유제품과 동물의 알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는 완전채식주의자인 비건에게 배양육 기술로 만든 우유를 주는 것은 옳은 행위인가? 이슬람교도에게 배양육으로 만든 돼지고기 음식을 주는 것은 이슬람교도에게 모욕이 되지 않는가?

음식은 베블런 소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철갑상어의 알인 캐비어, 거위의 간인 푸아그라 등의 고가의 음식은 단백질 혹은 칼로리를 위해서만 섭취하는 것은 아니다. 배양육이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며, 동물에 대한 윤리적 비난에서 자유롭지만, 여전히 어린 암송아지 고기를 얻기 위해서, 소를 도살하는 문화는 남아있게 될 것이다. 캐비어를 전채로 하고, 푸아그라를 곁들인 와규를 메인으로, 입가심으로 돔페리뇽 샴페인을 곁들이는 부류가 있을 것이고, 콩과 두부를 주식으로 하고 밀웜 쵸코 바로 간식을 먹는 다수도 존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배양육이나 콩을 원료로 하는 식물성 고기가 주 단백질원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값싸고 맛있는 배양육이 농업에 미칠 파장은?

배양육은 아직 여러가지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있다. 특히 배양육을 기르기 위한 배양액 공급이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배양육은 DNA의 일부 수정이 필요할 텐데 그 안정성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 그럼에도 다수의 기업은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 배양육이 경제성을 가지는 2020년대 이후엔 어떠한 변화가 전개될까?

일단 육류소비가 증가할 것이다. 전세계적인 경제력 상승은 육류에 대한 수요를 늘릴 것이고, 배양육은 환경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상태에서 그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배양육과 농지의 효율적 활용으로 제3세계는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이는 제3세계의 교육열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인공위성 기반 무선통신의 발달과 아울러 배양육 등으로 인한 식량생산성의 향상은 아프리카를 새로운 혁신과 발달의 중심지로 전환시킬 수 있다. 아울러 제2차 재스민 혁명이 촉발될 가능성이 있다.

농지의 효율적 활용은 농촌사회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한국의 농촌사회는 고령화와 농업체계의 변화로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사회의 선거구 구조와 이해관계의 충돌로 농촌개혁은 더디고 어려울 수 있다. 배양육 등 식량생산 기술의 발달은 자급자족형 도시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도시와 농촌이 하나의 도시 클러스터로 묶이면서 에너지와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도시의 출현은 자치도시의 전조가 될 수도 있다.

배양육과 3D 프린팅의 결합은 자연육보다 양질에 더 맛이 있는 고기 생산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지방의 비율 조정, 돼지고기와 소고기 및 양고기의 조합, 물고기와 소고기 배합 등 다양한 음식의 조합이 3D 프린팅으로 가능해질 것이다. 새로운 식감과 새로운 맛을 탐닉하는 신 식도락층이 형성되면서, 배양육 식당이 성업할 수도 있다.

배양육을 이용한 의약품 개발이 활성화될 것이다. 비록 가까운 미래는 아니겠으나, 다양한 동물에 배양육이 가능해지면서 인류는 다양한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될 수도 있다. 다만 배양육 기술에 대한 특허가 소수 기업이 독점하면서 한국 기업은 관련 산업에서 배제될 수도 있다. 현재 한국 기업 중 배양육을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기업은 한, 두 개에 불과하다.

배양육으로 인한 농지 활용의 효율성이 증가하면서, 기존 목축업을 하던 농가는 업종을 전환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일부 농가는 배양액의 원료를 재배하고, 일부 농가는 태양광 발전으로 전환하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기존 목축보다는 수입이 적어지면서, 도산하는 농가 늘어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농촌사회는 급격히 와해되고, 농촌사회는 격렬하게 저항할 가능성이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목소리는 점차 줄어들 것이다. 큰 흐름이기 때문이다. 이미 뉴질랜드에서 식물성 고기로 그들의 농축산업이 무너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량문제에서 자유로워진 제3세계의 정치적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이는 일시적이나마 제3세계의 민족주의나 국가주의를 강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외에도 배양육의 경제성 확보로 인한 다양한 사회, 기술, 경제, 환경 및 정치/제도의 변화와 관련 문제가 일어난다.

식량의 미래 이슈와 관련 영역들

식량의 미래는 모두의 미래…선행 대응책 고민해야

배양육 및 디지털 농업 등은 한국의 식량안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당분간 한국사회가 식량안보에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나, 위험에 대한 모니터링과 대응방안에서 새로운 시각과 방안이 필요할 수 있다.

배양육 기술의 발달은 인류의 동물에 대한 시각에 전환을 가져올 것이다. 인류의 친구이자 식량이었던 개는 20세기 후반이 되면서 온전히 친구로만 여겨지기 시작했다. 개보다 IQ가 높은 돼지와 상당히 똑똑한 소를 단백질과 식도락을 위해 도살하는 것은 야만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배양육과 도시농업 및 디지털 농업 등은 1차 산업을 디지털화시키고 제조업으로 전환시킬 것이다. 전통문화를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 농촌의 와해는 복합적인 사회적 문제를 던지게 될 것이다.

이외에도 식량의 미래와 관련된 미래 이슈는 사회에서 정치/제도 까지 아우를 것이다. 우리는 이에 대한 논의를 언제 어떻게 누구와 해야 할까?

식량의 미래는 농진청만이 담당하거나, 특정 지자체가 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배양육의 상업화가 가능한 시점이 2020년대이며 식물성 고기는 이미 상업화가 진행되고 있고 디지털 농업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기술 발달로 인한 정치, 경제 및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지금부터 논의하고 미래를 전망하고 사회적 합의 및 대안정책을 도출해야 한다. 어쩌면 이미 늦었을 수도 있다. 2017년 중국이 이스라엘의 배양육 벤처 기업을 한화로 약 1000억원에 인수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미래학이란 미래에 필요성이 있는 학문이 아니다. 미래학이란 미래의 가능한 대안미래를 전망하고, 지금 당장 취해야 할 정책과 전략에 대한 학문이다. 즉 미래학과 미래예측은 현재에 대한 질문이다. 식량의 미래는 미래의 식량 개혁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한 정치, 경제 및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변화에 선행적으로 대응하고 바람직한 미래를 지금 설계하기 위한 것이다.

윤기영/미래학자·디지털 전략 자문·에프엔에스 미래전략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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