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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김대중에 관하여

 '기자 김대중'은 민주화 과정의 협력자였고 조언자였다

천아1234 2021. 4. 11. 12:04

김대중 기자!
어느새 기자생활 50주년을 맞이했다니……. 누구도 흐르는 세월은 막을 수 없다는 이치가 새삼스럽다.
한 인생이 80세를 바라보면서까지 최초에 선택했던 직업을 50년 동안 외길로 살아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치권을 비롯한 여러 부문에서 유혹도 적지 않았는데도 묵묵히 가는 길을 고집해온 뚝심에 놀란다. 스스로의 역할에 만족하고 자신의 일에 대한 자긍심과 책임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많은 애독자와 정치인들의 반응에 보람도 느꼈으리라 믿는다.
자기수련·탐구력·청렴성 있었기에 언제나 당당했던 기자
언론인의 사명은 현상화된 사회문제의 본질을 파헤치고 탐색적 방법으로 현상을 판단하여 이를 독자들에게 가치중립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전문적 지식과 풍부한 경험이 축적되어 있어야 한다. 미국 백악관의 기자회견장에 앉아 있는 노(老)기자들의 얼굴을 TV에서 볼 때마다 그 얼굴에서 경륜을 느끼곤 했다.
평소 김대중 기자와의 대화를 통해 느낀 것은 자기수련과 탐구력, 청렴성이 돋보였다는 것이다. ‘언론인을 공동체를 위한 헌신적 소명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일반적 생업으로 볼 것인가?’ 에 대해 논쟁이 있을 수 있다. 나는 오랜 세월동안 김대중 기자를 지켜보면서 정의로운 사명감을 가진 직언의 모습을 보아왔다. 곡필아세(曲筆阿世)형이 아니었다. 언제나 당당했다. 정치인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기자였다. 소명의식을 가진 감시자 역할을 다했고, 정치인이 언론의 반응에 민감할 수밖에 없지만, 김대중 기자의 경우는 민주화 과정의 협력자요, 조언자이기도 했다.
문민정부 이후에는 권력의 감시자, 비판적 시각이 돋보였다. 1990년 초 청와대 근무할 때의 일이다. 김대중 기자의 대통령 인사방식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읽으신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대화 중에 김 기자에 대한 많은 에피소드를 들려주셨다. 단순히 기사만을 싣기 위한 단편적 취재가 아닌 감시자요 조언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난 반세기를 관통하는 우여곡절의 우리 정치사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본 역사적 증인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당, 국회지도자급들의 성향과 역량을 누구보다 깊이 있게 취재해온 유일한 정치기자이다. 그래서 김대중 칼럼은 정치인들의 필독서가 되었다.
김대중 칼럼은 정치인들의 필독서
시대정신을 일깨워주는 역할은 언론의 사명이며 언론은 대중을 계몽하는 사회적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공동체를 지향하는 민주적 가치관을 지켜내기 위한 부단한 역할도 해야 한다. 또 성장과 분배의 적절한 융합과 복지의 적정성을 이루어 내야 하는 수많은 과제를 무난히 이루어 내는 데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대중 기자가 풍부한 경험과 지적능력을 통해 보여준, 우리 사회의 현상과 정치권을 향한 정론직필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우리 정치권에는 매질이 필요하다. 매질은 언론의 역할이다. 우리 정당 간에는 건널 수 없는 심연이 가로 놓인 듯하다. 대화가 없고 토론도 타협도 없다. 헌법은 있지만 헌법정신이 없다. 민주정치가 아니다.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안 제시가 필요한 시점이고, ‘우리 정당과 국회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과연 필요한 존재인가?’ 라는 국민적 의문에 해답을 찾아야 한다. 위기국면이다. 민주주의를 포기할 수 없다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정치권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 언론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불씨를 집히는 것이 우선이다.
작년으로 기억되는데 “우리 정당정치는 국가나 국민에게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더 나을 정도로 해악적 존재이다”라는 칼럼을 읽은 적이 있다. 권위주의적 정치체제가 무너지면 진정한 민주화가 이룩되리라는 국민적 기대가 무너지고, 민주화 이후가 더 문제라는 생각이 팽배해지고 있다. 민주주의란 시체의 산을 넘고 피의 강을 건너면서 비로소 이룩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70년 역사는 결코 헛되게 할 수는 없다. 문제는 정치인들의 자각과 현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권력지상주의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민주적 시민의식도 문제이다.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언론의 계몽적 노력, 시대정신을 구현하려는 대안제시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의 리모델링 작업이 시작될 수밖에 없다. 국민적 욕구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것을 느껴… 그 글에 담는 정열과 고언, 계속되길 기대해
시대정신을 선도적으로 일깨워주는 역할이 참 언론의 사명이기도 하다. 이 시대 화두인 성장과 분배의 적절한 융합과 복지의 적정성을 유지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통일을 향한 국민적 통합도 대단히 어려운 과제들이다. 내가 생각하는 진실과 다른 진실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민주정치의 기본가치이다. 내 생각은 옳고 상대의 주장은 옳지 않다는 생각은 결국 대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거듭하고 싶은 이야기는 언론의 채찍이다. 정론직필이다. 김대중 기자의 글을 읽을 때마다 새로운 것을 느끼게 한다. 특히 조선일보라는 언론이 차지하는 특수한 환경 속에 놓여 있는 한국사회의 위상을 지켜나가는데 지칠 줄 모르는 그 정열이 계속되길 우리 모두 기대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세계사의 흐름을 타고 탄생했고, 모든 자유국가와 같이 가는 국가이다. 한국국민의 자유와 번영을 위해 자리 잡은 국가이다. 공산주의와 맞서 싸운 반공국가이다. 북은 김일성의 항일투쟁과 반미투쟁을 그들의 정체성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은 김씨 왕조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이 때문에 국시를 분명히 해야 한다. 민주주의가 보장하는 자유를 이용하여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파괴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분단국가였던 서독이 선택한 방어적 민주주의 개념을 배워야 한다. 민주화 이후 좌파 종북 세력이 공공연히 집회를 하고 우리 사회의 혼란을 부추기는 현실을 우리 모두가 다 잘 알고 있는 현실이다.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우리 언론이 국민의 불안한 위기의식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언론이 앞장서 실상을 알리는 일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장엄한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지휘자의 손끝에서 시작되듯 역사적 전환의 선두를 맞아온 선각자가 있었다. 21세기 새 질서 속에서 언론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김대중 기자의 고언은 계속되어야 하고 더 많은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 김대중 기자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한다.

◎박관용은?

이기택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김영삼 정부 초기 비서실장으로 개혁작업을 보좌했다. 16대 국회의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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