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코로나 변이 예방 효과 화이자 88% 아스트라제네카 60%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시위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해제 일정 연기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앞서 보리스 존슨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인도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의 확산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봉쇄 해제 날짜를 7월 19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델타 변이바이러스(인도 변이)가 국내는 물론 전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에서 접종중인 백신의 델타 변이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처·로이터 등 주요 외신과 최근 공개된 데이터를 종합하면 영국 공중보건국이 실시한 최근 연구에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은 델타 변이로 인한 유증상 감염에 88%의 보호 효과가 있다고 지난 5월 22일 밝혔다. 화이자 백신은 알파 변이에 대해서도 약 93%의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개발한 백신은 델타 변이에 대해 60%의 보호 효과가 있으며 알파 변이에 대한 보호 효과는 66%로 분석됐다. 알파 변이에 대한 보호 효과보다는 다소 떨어지지만 주요 2종의 백신 접종으로 어느 정도 보호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다른 백신의 델타 변이에 대한 보호 효과 관련 데이터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앤서니 파우치 미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모더나 백신이 기존 바이러스에 대한 보호 효과와 유사한 효능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모더나와 존슨앤드존슨의 계열사 얀센 백신의 델타 변이 효과에 대한 데이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스푸트니크V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 가말레야연구소는 지난 6월 15일 트위터를 통해 스푸트니크V 백신이 다른 백신보다 델타 변이에 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는 전세계 우세종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과 함께 현재 약 100여 개국에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 22일 미국 백악관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가 가장 큰 위협”이라며 “백신의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델타 변이 확진자수는 6월 셋째 주까지만 해도 전체 사례의 10%에 불과했지만 넷째 주에는 20%로 두배가 늘어났다. 인도에서는 지난 23일 델타 변이에 이어 델타 플러스 변이가 출현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델타 변이는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첫 보고된 변이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5월 11일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알파(영국), 베타(남아공), 감마(브라질) 변이에 이어 네 번째 주요 변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바이러스 인체에 침입할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화를 일으키는 10개의 변이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3개의 변이 유전자(E484Q, L452R, P614R)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간 세포의 ACE2수용체에 더 쉽게 달라붙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델타 변이의 전파력이 더 강한 이유다. 

 

네이처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알파 변이에 비해 전파력이 60%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델타 변이는 미국에서 백신 접종률이 30% 미만인 지역에서 훨씬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CDC는 알파 변이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이 50% 강하다고 밝혔다. 알파 변이보다도 델타 변이의 전파력이 강하다는 점에서 전세계적인 우려가 되고 있는 것이다. 

 

네이처에 따르면 델타 변이에 감염된 사람은 알파 변이에 감염된 사람들보다 입원할 가능성이 두배 가량 높다. 입원과 함께 질병 중증도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변이보다 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CDC와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는 “백신 접종이 또다른 변이를 일으키거나 더 심각한 변이를 만들어낼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