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ICT와 미래(ICT and Future) 티스토리 블로그

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 억만장자 코크는 어떻게 미국을 움직여왔는가 본문

세계정세/미국

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 억만장자 코크는 어떻게 미국을 움직여왔는가

천아1234 2021. 6. 27. 07:30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정치/사회 > 정치/외교 > 각국정치 > 미국정치

이 책의 주제어

#미국정치 #미국민주주의 #현대민주사회

투표를 억제하고, 공교육을 사유화하고,

헌법을 개악하려는 극우파의

은밀하고도 오랜 설계를 폭로하다!

★전미 도서상 파이널리스트(2017)

★릴리언 스미스 도서상 수상

★올 여름 읽어야 할 책 Top 20(오프라닷컴)

미국의 민주주의와 진보적 가치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노조를 제거하고, 투표를 억제하고, 공교육을 사유화하고, 헌법을 개악하려는 극우파의 조직적 활동들이 최근 들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것은 사실 6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은밀하게 기획되고 조직된 극우 보수주의자들의 치밀한 운동의 일부다.

역사학자 낸시 매클린은 극우파의 운동을 기획하고 조직한 경제학자 제임스 맥길 뷰캐넌과 이 운동의 자금줄이 된 기업가 찰스 코크를 중심으로 극우 보수주의자들이 미국을 서서히 극우 쪽으로 변화시킨 과정을 꼼꼼하게 분석, 설명한다. 특히 뷰캐넌의 문서보관소에서 발견된 방대한 자료를 통해, 뷰캐넌의 저돌적 계획을 낱낱이 재구성했다. 그것은 오늘날 미국의 행정부와 공화당에 의해 벌어지는 퇴행적이고 반민주적인 조치들의 역사적 배경과 근원을 알 수 있게 해주며, 이들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발생할 무시무시한 미래를 보여주기도 한다.

《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는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 민주사회에서 민주주의를 지켜가기 위해 반드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내용이 담겨 있다. ‘극우 학자와 거대 자본가들의 연합’이 민주주의와 자유, 헌법을 어떻게 왜곡해왔는지 보여줌으로써, 그것의 참된 가치와 의미에 더해 한 번 더 생각하게 해준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낸시 매클린

Nancy Maclean

듀크대학교 역사학, 공공정책학 교수. 저서로는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된 《기사도의 가면 뒤에Behind the Mask of Chivalry》와 〈시카고 트리뷴〉이 “현대사 저술의 최고봉”이라고 언급한 《자유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Freedom Is Not Enough》 등이 있다.

조지 메이슨 대학 캠퍼스에 버려진 집을 우연히 발견한 낸시 매클린은 그곳에서 ‘미국 극우의 설계자Architect of the Radical Right’ 제임스 뷰캐넌의 문서들을 발견한다. 여기서 억만장자 찰스 코크가 대학에 수백만 달러를 비밀리에 보낸 문서도 처음 발견한다. 그녀는 《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를 통해 뷰캐넌이 어떻게 자본가들을 대신해 민주주의를 억압하기 위한 ‘극우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비밀리에 추진해왔는지 보여준다.


역자 : 김승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경제부와 국제부 기자로 일했으며, 미국 시카고 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메뚜기와 꿀벌》,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 《20 VS 80의 사회》 등이 있다.

목차

추천의 글

서문 딕시에서의 조용한 거래

프롤로그 지배계급의 마르크스

1장 무엇도 우리를 막을 수 없었어요

1부 사상의 구성

2장 테네시 촌놈, 바람의 도시에 가다

3장 이 프로그램의 진짜 목적

4장 결과가 어떻든 소신대로

5장 자본주의를 정부로부터 보호하자

6장 반혁명에는 시간이 걸린다

7장 미친 세상

2부 사상의 실행

8장 미약한 시작에서 창대한 일이 이뤄질 수 있다

9장 타협은 없다

10장 자물쇠와 빗장이 채워진 헌법

11장 민주주의가 자유지상주의 원칙을 패배시키다

12장 콜럼버스를 추동한 종류의 힘

3부 사상의 영향

결론 각오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감사의 글

주석

참고문헌

찾아보기

추천사

앨리스 케슬러-해리스(컬럼비아 대학교 교수, 전 미국 역사학자협회 회장)

정신없이 몰입하게 하는 매혹적인 책이다.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이렇게 탄탄한 원천 자료들로 풀어낸 책은 정말 만나기 어렵다. ‘사회적 책임’과 ‘평등주의’의 가치를 깊이 믿었던 미국 대중이 어쩌다가 규제 없는 자유시장만이 ‘자유’와 ‘선택’을 지키는 길이라는 주장에 넘어가게 되었을까? 낸시 매클린은 이 과정을 밝히면서, 우리가 한때 그토록 소중히 여겼던 미국의 민주주의가 매우 심각한 공격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 적대와 대치로 점철된 오늘날의 정치를 파악하고자 한다면 당장 이 책을 읽기 바란다.

그렉 그랜딘(뉴욕 대학교 교수, 밴크로프트 상 수상자)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을까? 어쩌다 기업이 ‘권리’를 갖게 되었을까? 어쩌다 민주주의가 이기적인 개인주의를 뜻하게 되었을까? 어쩌다 돈이 ‘표현의 자유’를 의미하게 되었을까? 낸시 매클린의 신간은 이에 대한 답을 파헤친다. 자신들이 정치제도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억만장자들이 사용하는 이론과 논거를 꿰뚫어보려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더없이 시의성 있고 긴요한 책이다.

낸시 아이젠버그(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 석좌교수)

미국의 민주주의가 내부로부터 전복되고 있다. 지금 정말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우파는 이 일을 어떻게 해냈을까? 낸시 매클린은 코크 형제가 사용하고 있는 전략의 진짜 개발자에 대해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도면밀한 연구와 날카로운 통찰이 담긴 이 책은 ‘국민에 의한 정부’를 믿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헤더 부시(워싱턴평등성장센터 수석경제학자), <뉴욕타임스>

극우는 어떻게 긴 게임을 펼쳐 승리했는가? 때때로 권력 연합은 돈과 권력을 가진 쪽과 그렇지 못한 쪽 사이의 격차를 계속해서 벌리는 영구 운동 기계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나는 희망을 본다. 이러한 책들이 앞으로 계속해서 중요한 진실에 빛을 비추어 주면 사람들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고 거짓을 말해온 사람들이 가장 나은 지도자라는 냉소적인 견해에 굴복하지 않게 될 것이다.

<슬레이트>

극우가 목표로 하는 바는 무엇인가? 다수를 억압하는 사회다. 사상사의 관점에서 풀어낸 제임스 맥길 뷰캐넌의 전기에서 낸시 매클린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었던 자유지상주의자 뷰캐넌의 사상이 어떻게 현대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낸시 매클린은 정치경제학자 제임스 맥길 뷰캐넌과 막대한 부를 소유한 보수주의자들이 어떻게 미국의 민주주의를 변형시키고 훼손했는지를 깊이 있고 통렬하게 파헤친다. (…) 매클린은 뷰캐넌의 전략이 어떻게 정부를 ‘기업의 지배’에 친화적이고 ‘복지 국가’에 적대적인 방식으로 몰고 갔는지를 보여준다. (…) 미국 정치사와 사상사 분야의, 또 하나의 역작이다.

<살롱>

낸시 매클린은 우파의 궁극적인 목표가 20세기[의 진보]를 거꾸로 되돌리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코크 형제와 공화당이 “재산이 최고로 군림하는” 새로운 도금시대Gilded Age를 만들려 한다는 것이다.

<오프라 매거진>

현대 극우 운동의 핵심 설계자인 제임스 맥길 뷰캐넌에 대한, 눈을 뗄 수 없게 흥미로우면서도 두려운 이야기.

<자코뱅>

놀라운 책… 이 책은 정치로서, 역사로서의 경이적인 폭로다.

<가디언>

뷰캐넌의 프로그램은 전체주의 자본주의totalitarian capitalism를 위한 처방이다. 그리고 그의 신봉자들은 오로지 그것만을 구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적어도 매클린의 발견 덕분에, 이제 우리는 어젠다를 깨달을 수 있다. 정치학의 첫 번째 규칙 중 하나는 ‘적을 알라’는 것이다.

책 속으로

나는 ‘뷰캐넌 하우스’의 문서와 그 밖의 자료들을 한데 모아, 이 운동이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더 중요하게) 목표와 전략이 어떻게 변천되어갔는지에 대해 상세한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차차로 나는 어떻게 해서 찰스 코크가 1970년대에 뷰캐넌의 연구에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코크가 카토 연구소의 전신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뷰캐넌이 어떻게 도움을 주었는지, 코크가 뷰캐넌의 연구팀과 여러 조직에서 어떻게 함께 일하게 되었는지 등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코크는 이 사상을 현실에서 적용할 작전 전략으로 바꾸기 위해 아낌없이 돈을 댔다. 자본주의를 민주주의로부터 영구히 구해내기 위해서.

― 〈서문〉 중에서

뷰캐넌은 조세를 줄여야 한다는 것과 정부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것 두 가지 모두에 대해 그의 이론에 토대가 될 접근방법들을 발견했다. 첫 저서에서 뷰캐넌은 “쓰는 만큼 내라”는 원칙이 경제적으로도 현명하고 도덕적으로도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입장이 가계부처럼 국가재정에도 붉은 잉크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들, 하지만 이제까지 세간에서 “부당하게 비판을 받아온” 사람들과 동일한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매년 반드시 균형재정을 달성하도록 정부를 강제할 수 있다면, 연방 정부는 19세기의 연방 정부와, 혹은 여전히 공공지출을 죄고 있는 남부의 주들과 더 비슷하게 작동할 수 있을 것이었다. 뷰캐넌은 이것이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보장하는 길이라고 보았다.

― 〈2장 테네시 촌놈, 바람의 도시에 가다〉 중에서

오늘날 억만장자들이 민주주의에 족쇄를 채우기 위해 제시하는 주장의 씨앗이 여기에 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뷰캐넌과 털록은 《동의의 계산》에서 “다수의 지배”란 필연적으로 “공공 영역에 대한 과잉투자를 유발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주장했다. 뷰캐넌과 털록에 따르면, 유권자ㆍ정치인ㆍ관료의 강력한 연합은 정부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비용의 대부분을 “차별적인 조세”를 통해 [부유한] 소수자에게 떠넘기거나 막대한 재정적자의 형태로 미래 세대에 떠넘김으로써 비대한 공공 영역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러한 현상이 소수자[부유층]의 이해관계를 침해할 뿐 아니라 민간 자본의 축적과 투자를 위축시켜서 전반적인 경제성장도 가로막는다고 보았다. 뷰캐넌과 털록의 주장은 정신이 번쩍 드는 다음의 결론으로 이어졌다. 현재의 자원 배분 규칙 하에서는 공공 영역의 금고로 자원이 들어가는 데에 “사실상 제한이 없다”. 그 돈이 “민간 영역에 간다면 더 생산적으로 쓰일 수 있는데도” 말이다.

― 〈5장 자본주의를 정부로부터 보호하자〉 중에서

뷰캐넌은 새로운 버지니아 정치경제학파를 만들어, 바로 이 견해를 깨뜨리려 했다. 일례로, 공공선택 분석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인 ‘지대 추구’라는 개념을 보자. 주류 경제학자들은 ‘지대’라는 개념을 기업이 생산적인 활동을 통해 경제에 가치를 부가하지 않은 채로, 가령 기존 제품에 대한 특허를 연장하기 위해 로비를 하는 등의 방식으로, 추가적으로 얻는 수익을 지칭할 때 사용해왔다. 그런데 뷰캐넌의 팀은 ‘지대’에 명백히 전과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그들은 시민이나 공직자의 집합적인 노력으로 조세 지출을 수반하는 정부 행동을 일으키는 것을 모두 지대 추구라고 보았다. 오늘날에도 우파 성향 사람들 사이에서 ‘지대’는 이런 의미로 널리 사용된다.

― 〈6장 반혁명에는 시간이 걸린다〉 중에서

본질적으로 코크는 뷰캐넌팀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당신들은 어떻게 해서 20세기에 정부의 규모와 권한이 이렇게 커졌는지, 그래서 어떻게 정부가 우리가 혐오해 마지않는 리바이어던이 되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틀을 가지고 있다. 나는 당신들의 분석틀이 매우 가치 있다고 생각하므로 향후 몇 년간 1,000만 달러를 당신들의 일에 투자할 것이다. 이제 당신들의 분석틀을 괴물을 넘어뜨리는 데 사용하라. 작은 것들을 얻느라 전전긍긍하지 말고 큰 싸움의 승리를 가져오라. 머뭇거리는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서, 코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회의주의가 겨누어야 할 것은 이 분석틀 자체가 아니라 이 분석틀을 적용하지 않는 것을 정당화하는 논리들입니다.” 코크는 이 프로젝트를 마르틴 루터가 부패한 가톨릭 기득권 세력에 맞서 일으킨 종교개혁에 빗대면서 연설을 맺었다.

― 〈12장 콜럼버스를 추동한 종류의 힘〉 중에서

이것이 우리가 살고 싶은 나라인가? 이것이 우리가 아이들과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고 싶은 나라인가? 이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결정을 내려야 할 “공공의 선택”이다. 우리가 더 오래 미적거린다면 그들의 끔찍한 유토피아를 이식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대신해 ‘선택’을 내리게 될 것이다. 실제로, 그들 중 한 명은 다음과 같은 단도직입적인 선언을 했다. “미국은 곧 미래에 대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다. 그것은 영구적인 결정일 것이고 되돌아갈 길은 없을 것이다.” 이미 벌어진 일들을 생각할 때, 민주주의의 미래를 지키고 싶다면 아마도 우리는 코크 본인이 한 다음의 말을 명심해야 할 것 같다. “안전하게 가려고 하는 것은 천천히 자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결론. 각오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중에서

출판사 서평

미국의 진보를 거꾸로 돌리는

이상한 조짐들

2010년대 초,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이 당선되어 의욕적으로 개혁 행보를 이어가던 그때, 미국 정치에 심각한 무언가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2011년 위스콘신 주의 스콧 워커 주지사는 노조 가입률을 떨어뜨리도록 만든 법안들을 통과시킴으로써 공공 부문 노동자들의 단체협상권을 대부분 박탈했다.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몇몇 주에서는 사립학교에 보조금을 제공하고 공립학교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조치가 취해졌고, 이 조치는 주립대학들에까지 이어졌다. 텍사스 주는 댈러스 시가 시내 유통업체의 비닐 사용을 제한하는 조례를 통과시키려 하자 이를 저지했고, 미국 41개 주에서 저소득층과 젊은 층, 거동이 덜 자유로운 노년층의 투표를 제약할 가능성이 큰 법안이 180개도 넘게 발의되었다. 이러한 주 단위의 움직임은 ‘오바마케어’를 무산시키기 위한 전국 규모의 운동으로 확산되었고, 2013년에는 오바마케어 예산을 깎기 위해 16일이나 정부를 셧다운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미국의 민주주의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이러한 일들은 하루아침에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잘 기획되고 조정된 전국적인 운동”의 일부였다.

비공개 문서보관소에서 만난

은밀하고 거대한 운동의 실체

듀크대학교 역사, 공공정책 교수로서 미국의 사회운동 및 그것이 공공정책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는 저자 낸시 매클린은 연구를 진행하던 중, 대표적인 자유시장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 저서들의 각주에서 제임스 맥길 뷰캐넌(James McGill Buchanan)이라는 이름과 마주치게 되었다. 뷰캐넌이 프리드먼과 한 팀에서 뛰지만, 프리드먼과는 또 다른 거대한 사상이라는 것을 깨달은 저자는 뷰캐넌을 더 조사해보기로 했다. 2013년 초 뷰캐넌 사망 후, 저자는 조지 메이슨 대학 비공개 문서보관소에 뷰캐넌 자료가 다수 소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곳에 있는 방대한 자료를 샅샅이 검토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를 통해 미국이 진보해온 과정을 거꾸로 되돌리면서, 20세기 중반 버지니아 주에서 볼 수 있었던 ‘과두적 지배체제’를 미국 전체에 퍼뜨리려는 운동의 실체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운동의 배후에서 네트워크를 만들고, 자금을 끌어오고, 연구소를 만들고, 기업과 연결하여 지방정부 및 대학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인재를 길러내고 책을 출간하여 그 운동을 대중화시킨 인물, ‘미국 극우의 설계자’와 맞닥뜨린다.

자본주의를 민주주의로부터 구하자!

미국 극우의 설계자, 뷰캐넌

이 책은 뷰캐넌과 그를 옹호한 극우 보수주의자들이 6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미국을 서서히 극우 쪽으로 변화시켜온 과정을 꼼꼼하게 분석, 설명한다. 물론 그 중심에는 뷰캐넌이 있다.

공공선택이론(public choice theory)으로 198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된 정치경제학자 제임스 맥길 뷰캐넌은 “자유”(사실은 부자의 자유. 즉, 시장만능주의)와 민주주의가 충돌하면 자유가 먼저라고 했다. 그의 책 《자유의 한계》(1975년)에서는 “우리가 지금 관찰하고 있는 정치구조에서는 독재가 유일한 대안일지 모른다”며 자본가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독재정치를 설파하기도 했다. 그의 처방은 “헌법 혁명”이었다. 부유한 재단, 억만장자와 기업이 일하기 좋게 미국 헌법을 수정하자는 것이다. 그는 미국 남부 학교의 흑인차별을 옹호했으며, 민영화 대학을 제안하고, 사회보장제도와 공공기관의 사유화, 공교육의 사유화를 주장했다. 또한 “아무도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세금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 “공공이익보다는 모든 이익단체가 자신의 의제를 추진해야 한다” “통치기관은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이 통치해야 한다”느니 하며 “부유층과 급진적 공화당 정치가”를 위한 극우이론을 생산해냈다. 그에게 “생산하는 노동 대중”은 기업인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다른 이의 고된 노동을 제물 삼아 자신을 살찌우는 특권적인 기생충”은 자신은 그만큼의 세금을 내지 않은 채 정부가 다른 이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소득세에서 무언가를 얻는 모든 이를 의미했다. 또한 “강력한 투쟁”은 계속해서 정부에 무언가를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을 꺾기 위한 노력을 의미했다.

간단히 말해 그는 “자본주의를 민주주의로부터 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도록 이끌었다. 유권자들로 하여금 공공기관에 분노하게 하고, 부유층의 증가하는 소득과 부의 불평등으로부터 대중의 관심을 돌리려고 했다. 심지어 그는 1980년대엔 칠레의 피노체트 독재정권의 극우정치를 도왔다. 칠레의 독재정치는 끝났지만, 피노체트 당시 뷰캐넌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은 자본가 계급이 지속적으로 권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었다.

숨겨진 억만장자

미국 극우의 마르지 않는 샘, 코크

32세의 젊은 나이에 아버지의 회사 ‘코크 인더스트리즈’를 이어받은 찰스 코크는 연매출을 처음 회사를 맡았을 때의 1,000배도 넘는 1,150억 달러까지 증가시켰고, 회사를 이끈 지 10년 만에 미국 20대 갑부 집안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여러 수를 내다보는 능력과 무한한 끈기로 장기적인 게임을 하는 데 강점을 보였다.

기업인으로서, 정부를 적대시하고 정부에 의존하는 이들을 경멸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찰스 코크는 경제적 자유를 위한 싸움을 이끌 지도자와 사상가를 찾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히 필요하다고 확신했다. 그 결과 발디 하퍼의 인간문제연구소에 상당한 돈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일곱 번째로 부유한 코크는 지적, 윤리적 우월감이 넘쳤고, 누구보다도 비타협적인 뷰캐넌과의 협업이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1970년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뷰캐넌과의 접점을 넓혀간 코크는 우파 경제학자인 밀턴 프리드먼이나 앨런 그린스펀조차 시장자유주의자가 아니라며, 오로지 뷰캐넌의 사상만을 신봉했다. 그래서 코크 형제는 정부의 적절한 역할에 관한 전국적인 논의를 변화시킨 “뷰캐넌의 사상을 전파하는” 우익단체들에 엄청난 액수의 돈을 투자했다. 저자는 코크가 “보수 학계의 펜타곤” 조지 메이슨 대학이나 버지니아 대학 ‘토머스 제퍼슨 센터’에서 뷰캐넌이 급진적 우파 사상 즉 “사회공학(social engineering)”을 연구하는 데 수백만 달러를 쏟아부었다고 폭로한다.

코크는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학계와 정치권에 자신의 영향력을 거침없이 확대해나갔다. 특정한 단체나 조직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물론, 공화당 의원에게 자신들의 의제에 동참하지 않으면 도전자 후보를 내세워 막대한 자금을 퍼붓겠다고 협박하기도 했으며, 급진우파가 미는 법안이 모든 주의 의회에 들어가게 만들기도 했다. 코크의 네트워크에는 현재 공화당 당직자보다 세 배나 많은 인력이 있다고 하니, 지금 미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조짐들’은 바로 뷰캐넌의 설계와 코크의 자금이라는 커다란 흐름 속에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코크 사단과 주 의회 의원들이 연합하고 (코크가 자금을 대는) ‘주 정책 네트워크’의 지원으로 교사노조 무력화 법안이 대대적으로 통과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7,000명의 보조교사가 줄었고, 공립학교 예산이 2008년에 비해 5억 달러 이상 감축되어, 일부 가난한 지역에서는 학생들이 (행여 잃어버릴까 봐) 교과서를 집에 가져가지도 못한다. 2011년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 주지사가 도입하기 시작한 새로운 반노조법들은 지금까지 있었던 어떤 노조 파괴운동보다 치명적이다. 위스콘신 주 공공 부문 노동자들은 노동조건과 부가급부를 제외한 오직 임금만 협상할 수 있으며, 그나마도 인플레율에 연동되어야 한다. 또한 모든 노동계약은 1년 단위이고, 노조활동비 자동공제 권한도 잃었다. 이로 인해 공공 부문 노조 가입률은 5년 만에 절반으로 줄었다. 미국 민간 교정시설 운영기업은 코크 계열인 리즌 재단과 공화당 의원들에게 막대한 후원을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 속에서 펜실베이니아 판사 두 명은 아이들을 감옥에 보내준 대가로 돈을 받은 일이 밝혀져 기소되기도 했다.

저자가 보여준 미국 민주주의의 퇴행은 약탈적 권력의지에 취약해진 오늘날 미국 사회의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민주주의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고, 자유의 참된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 대중정치교양서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더불어 미국과 비슷한 정치체제를 가진, 사회의 많은 부분에서 미국을 닮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결코 ‘남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미국정치#미국민주주의#현대민주사회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