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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관련/제4의 물결이 온다

제4의 물결이 온다

천아1234 2019. 9. 9. 19:21
금융전쟁의 파도를 넘어라
금융전쟁의 서막이 열렸다
“진짜 위기는 2018년~2019년에 올 가능성이 크다. 영화에서 진짜 무서운 놈이 등장하기 전에 음산한 배경음악이 먼저 울려 퍼지듯 2016~2017년에 그 전조가 나타날 것이다.”
2016년은 다가오는 한국의 위기를 막을 마지막 시기였지만, 이제 그 기회마저 사라졌다. 더욱이 2016년 후반에, 잠재되었던 한국의 위기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리는 정치적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정치적 게이트를 넘어서 한국의 금융위기와 ‘잃어버린 10년의 가능성을 더 높일 것이다. 이제부터 한국경제는 전시 상황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곧 금융위기가 일어날 것이다. 자칫 정치적 위기를 빨리 수습하지 못하면, 금융위기가 제2의 외환위기로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2016년 11월 미국 대선은 트럼프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로써 미국경제에서 최소 1~2년 안에 발생할 수 있는 최대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었다. 즉,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유지해오던 점진적 기준 금리 인상 속도가 한 걸음 더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경제가 아직도 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미국경제는 대수술을 한 후 중환자실을 거쳐서 이제 회복실로 옮긴 상태다. 정상 상태로 완전히 회복되어 강한 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회복 경과가 상당히 좋다. FRB가 앞으로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판단할지, 기준금리 인상 시나리오를 어떻게 만들어갈지는 이런 시각을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미국과 한국의 경제 상황 진단
1단계: 달러의 탈 미국 단계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양적완화 정책 실시로 달러가 미국 밖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내 인플레이션 상쇄 작용. 미국 자산버블의 해외 수출 본격화. 미국 핫머니. 헤지펀드 활동 본격화.
2단계: 세계 경제 호황기 단계
미국 외 국가들의 기준금리 인하, 양적완화 정책 실시 추총으로 세계 경제호황기 시작. 전 세계 자산 버블 형성 시작. 제1기축통화국가인 미국의 무역수지 및 재정수지 적자 확대.
3단계: 전 세계 인플레이션 단계
달러 유동성 증가로 미국 내에서는 인플레이션 위험 직면, 미국 밖에서는 약달러 현상, 달러가치 하락과 세계 경제호황으로 인환 수요 증가 때문에 달러로 결제되는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전 세계 인플레이션율 증가.
4단계: 달러화 위기 단계
달러가치 하락으로 달러화 시작.
5단계: 미국 기준금리 인상 단계
달러가치 수호와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작.
6단계: 세계 경제 대위기 단계
강달러와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 추종 현상으로 미국 내 경제충격 발생,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경제대충격 발생, 달러가치 상승과 세계 경제불황으로 인한 수요 감소 때문에 달러로 결제되는 유가 및 원자재 가격하락, 기준금리 인상으로 체감경기 급락, 미국 보호무역주의 정책 실시.
7단계: 미국 및 세계 경제 회복 단계
경제 회복을 위한 유동성 공급 대책으로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작, 미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 실시, 저유가로 물가안정,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미국 외 국가들의 위기로 상대적 강달러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미국으로 자본 회귀가 일어나면서 고금리 상황에서도 미국 내 자산시장 회복 시작, 소비심리 개선, 미국 경제 회복 시작. 다시 1단계로 전환.
달러의 국제 자본 순환 구조에 따른 전 세계경제 변화의 7단계 순환 패턴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미국은 현재 5단계를 지나 6단계 초입에 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경제는 FRB의 기준금리 인상 시작으로 6단계가 시작되었다. 신흥국에서는 제2차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 다음은 한국과 아시아, 그리고 중국이다.
미중전쟁이 시작된다
문제는 최악의 국내 정치 상황만이 아니다. 대외적으로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인해 촉발되는 ‘미중전쟁의 유탄’과 ‘미국경제 호전의 유탄’이 신흥국과 한중일 아시아 삼국을 강타할 것이다.
지난 오바마 2기부터 이미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지난 4년여의 제1차 미중전쟁은 수면 아래에서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이었다. 앞으로 4년의 트럼프 행정부 1기 동안 벌어질 제2차 미중전쟁은 수면 위에서 드러내놓고 벌이는 전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제45대 미합중국 대통령이 된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한 G1으로 만들려고 한다. 중국을 통치하는 시진핑은 내부에서는 진시황제와 같은 절대 권력을 거머쥐고 장기집권을 꿈꾸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중국을 G1으로 올려놓으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힘겨루기를 피할 수 없다. 강대강의 충돌이다. 미중전쟁은 신흥국과 한중일 아시아 삼국을 강타할 가능성이 크다.
차이메리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겉보기에 두 나라가 평화를 구가하던 미국과 중국이 앞으로 서로 창을 겨누면서 패권전쟁을 벌일 것이라는 예측 시나리오를 발표하자, 오피니언 리더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전히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낙관적으로 보는 낭만적 시각이 있다. 그만큼 미국의 전략적 능력은 탁월하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소리장도의 전략을 구사하면서 적을 하나씩 섬멸해왔다. 소라장도는 웃음 속에 칼을 감추고 있다는 뜻이다. 36계 중에서 아군가 적군의 세력이 비슷할 때 쓰는 전략인데, 적을 미혹시켜 승리을 이끄는 전략을 설명한 제2장 적적전계의 10번째 계책 비장의 무기는 웃음으로 감추어라이다.
약 100여 년 전에 이미 중국은 미국의 소리장도 전략의 첫 번째 피해자였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33년에 대공황의 휴유증으로 경제가 파탄 난 미국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제32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특별의회를 소집한 루스벨트는 100일 동안 주요 법안들을 신속하게 입법화했다. 당시 100일 의회의 핵심은 뉴딜 정책이었다. 그런데 뉴딜 정책에 흥미로운 조항이 하나 포함되었는데 바로 금본위제의 포기와 은구매법 발효다. 금본위제 포기는 미국에서 금융자본이 급속하게 탈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안이었다. 은구매법은 은을 대량 매입하여 금 보유량의 1/3에 달하는 은을 빠르게 비축하기 위함이었다. 은구매법의 목적은 은을 구매하여 본원통화량을 늘림으로써 디플레이션 압력을 줄이고 은이 생산되는 주 출신 의원들의 지지를 확보하여 뉴딜정책을 통과시키려는 데 있었다. 하지만 은구매법에는 숨은 의도가 하나 더 있었다. 무역 경쟁국가의 화폐가치를 평가절상시켜 미국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었다. 중국은 이 무역전쟁에서 공격의 주요 대상이었다.
당시 중국은 은본위제 국가였다. 미국이 은을 대량 매입하면 당연히 중국에서 대량의 은이 미국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중국의 통화가치가 평가절상 된다. 1934년에 단 3개월만에 중국에서 은화 2억위안이 빠져나갔다. 은본위제 기반의 중국경제가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미국의 공격을 받은 중국은 무역적차가 커지고 디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금리가 상승하면서 많은 기업이 파산하고 부동산 가격이 90% 폭락했다. 당시 중국에서는 손수레에 한가득 돈을 싣고 가야 성냥 한 갑을 살 정도로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발했다. 경제 붕괴는 국민당 정권 붕괴의 핵심 원인 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 후로도 미국은 자신들의 패권에 도전하는 적들을 소리장도 전략으로 타격했다. 냉전 시대 최대의 적인 소련도 미국의 소리장도 전략에 무릎을 꿇었다. 1985년에는 플라자합의를 압박해서 일본과 독일도 주저앉혔다.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100여년 만에 다시, 예리한 칼을 가슴에 숨긴채 얼굴 가득 친절한 미소를 머금고 중국에 접근했다. 미국의 이런 전략은 트럼프 시대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경력을 통해 볼 때 트럼프는 미국의 역대 어느 대통령들보다도 소리장도 전략을 가장 잘 구사할 인물이다.
미중전쟁의 6개 전장
앞으로 4년 동안 미국의 트럼프와 중국의 시진핑이 벌일 2차 미중전쟁이 벌어질 전쟁터를 살펴보자
미중전쟁은 6개의 전쟁터에서 벌어진다- 패권전쟁, 무역전쟁, 환율전쟁, 원가전쟁, 산업전쟁, 인재전쟁. 먼저 다음 페이지의 그림은 6개의 전쟁터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중 패권전쟁을 한 눈에 보여주는 전장도다.
첫 번째 전쟁은 군사 패권 전쟁이다. 미국과 중국은 누군가의 우발적인 실수가 없는 한 군사적인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신 군사력을 앞세운 패권전쟁을 벌일 것이다. 냉전 시대에 구소련과 미국이 벌였던 군사 패권 전쟁을 능가하는 강도로 진행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범위 안에서 상대방에게 가장 큰 위협을 보여주려고 할 것이다. 플요하다면 국지적인 도발이나 충돌도 일으킬 것이다. 하지만 동아시아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직접 부딪칠 가능성이 크지 않다. 미국은 한국 일본 필리핀 등의 동맹국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지만 중국은 미국의 동맹국과 직접 충돌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동맹국과 중국 간의 군사적 긴장 고조와 국지적 충돌은 내륙에서는 인도 바다에서는 이어도 센카쿠 열도 대만 해협 난사군도 시사 군도 등의 영토 분쟁 지역에서 극대화될 것이다.
중국에게는 미국의 포위망을 돌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2011년 기준으로 중국은 GDP의 70%를 대외교역에 의존하는데 물동량의 85%가 바다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특히 식량 석유 등의 전략적 물자 수송은 대부분 해양 수송에 의존한다. 따라서 미국이 인도양과 말라카 해협의 수송로를 봉쇄하면 중국은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또한 중국이 이웃 나라들과 벌이고 있는 150만~190만㎢에 달하는 해양 국경선을 둘러싼 분쟁 지역은 미래의 자원이 대량으로 묻힌 곳이다.
군사 패권 전쟁이 가열될수록 군사력 증강 경쟁도 가열된다. 곳곳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무기가 중요한 무역 거래 품목이 된다. 미국은 2008~2012년 전 세계 무기 수출의 30%를 차지했다. 특히 2012년에는 태평양사령부 관할 지역 국가들과의 무기 판매 계약 규모가 작년보다 5% 증가한 137억 달러에 이르렀다. 뒤를 이어 러시아가 26% 2위 독일이 7%로 3위 프랑스가 6%로 4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5%로 영국을 제치고 5위에 올랐다.
또한 미래산업을 이끌 다양한 핵심 기술이 가장 먼저 적용되는 곳이 군사 분야다. 예를 들어 컴퓨터 GPS 인터넷 레이더 전자레인지 내시경 등의 혁신적인 제품들은 모두 군사 분야에서 사용되던 기술을 상용화한 것들이다. 로봇 사이보그 입는 로봇 투명 자동차 무인비행기 및 무인자동차 기술, 헬멧에 장착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미래형 네비게이션 시스템 등이 지금 군사 분야에서 시험적으로 연구되고 사용되고 있다. 미래에는 영화에서 본 아이언맨처럼 병사들이 입는 로봇을 입고 전쟁을 할 것이다. 수십 킬로그램의 군장을 짊어져도 무게를 거의 느끼지 않고 수백 킬로그램의 포탄을 자유롭게 들고 다니는 기술이 이미 군대에서 실험 중이다. 미국은 2020까지 로봇 군대나 사이보그 기술을 활용한 군인을 전체 병력의 30%까지 실전배치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의 국방예산은 미국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적지만 국방비의 증가 추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미국의 군사 정보 분석기관인 HIS 제인스는 2014년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2015년 군사비 지출규모가 2382억달러로 추산된다며 이는 영국 독일 프랑스 등 EU 3대 강대국 전체 국반예산을 합친 1490억달러보다 많은 액수라고 했다.
중국은 자국 연안지역의 안전 확보 미래 자원의 확보 그리고 세계를 지배하는 권력 획득이라는 3가지 목적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코 영토전쟁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은 한국 일본 동남아 등 주변국들의 군사비 지출을 증가시킬 것이 분명하다. 특히 예기치 않게 일본에서 군국주의를 강화할 명분을 제공하면서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무기 거래를 추적해 자료를 제공하는 스톡홀름 평화 연구 재단이 2016년 초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규모 무기의 가장 큰 수입국 10개 국가 중에서 6개가 아시아 국가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2011~2015년 전 세계에서 수출한 무기의 46%의 종착지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이었다. 미중 패권전쟁외에도 군국주의 기치를 공공연히 내걸고 있는 일본의 군비 증강과 더불어 북한 김정은 정권의 도발적인 행동 때문에 아시아의군비 증강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 획득에 명운을 걸고 있다.
미국은 우방 국가들의 영토분쟁에 간섭하는 것만으로는 아시아 지역에서 군사력을 증강할 명분이 부족하다. 그래서 북한의 무력 도발 전략을 역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동아시아는 어느 한 나라도 예외 없이 앞으로 최소 10~20년간 정부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정도로 국방비를 늘려야 한다. 이러한 과도한 국방비 증가 압력은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경제력을 소진해 또 다른 금융위기를 불러오는 단초가 될 수 있다.
두 번째 전쟁은 무역전쟁이다. 2008년 금융위기의 밑바탕에는 오랜 무역수지 적자로 경상수지 적자가 크게 쌓이면서 약화된 미국의 경제 펀더멘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오바마 정부 취임 때부터 어떻게 해서든 중국 등 대미 무역 흑자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미국의 의회도 무역전쟁을 위한 희생양이 필요해졌다.
미중의 대중 무역적자 규모는 2000년 900억달러에서 2015년 3,657억달러로 미국의 무역적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18.9%에서 49.6%로 각각 확대되었으며 2009년 1월~2016년 9월 중 미국 무역적자 총액의 42.5%가 대중 교역에서 발생했다. 미국을 추격해 오는 중국을 견재하고 미국의 새로운 번영을 위해서도 무역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한 변수라는 미국의 판단은 확고하다. 미국은 이런 자신들의 믿음을 실천에 옮겼다. 기존 산업에 대한 은근한 보호무역주의 공세를 강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이 자국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먼저 일본 중국 한국 제품을 공격해야 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은근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의 하나로 가장 먼저 일본의 도요타를 공격했다. 미국의 은근한 보호무역 전략의 다음 표적은 중국이다. 미국인들에게 중국 제품이 생각만큼 싸지 않다는 인식을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중국 제품의 가격을 올리면 된다. 하지만 정부가 제품 가격을 마음대로 올릴 수는 없다. 그런데 미국 정부는 할 수 있는 일이다. 바로 위안화를 절상시키는 방법이다. 만약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하지 않고 버티면 어떻게 될까? 그것도 미국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슈퍼 301조를 발동하면 된다. 그러면 중국은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품목에 27.5%의 추가 관세를 물어야 한다. 자동적으로 중국의 모든 제품 가격이 27.5%가 오르게 된다.
중국 제품의 가격이 올라가면 미국의 물가도 상승하고 소비가 줄 것이기 때문에 제약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런 부작용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좋을 때나 고려할 문제다. 미국경제가 단기적으로 소비 부진에 빠지더라도 중국의 도전이 미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판단이 확실하다면 사정이 다르다. 미국이 경상을 입더라도 중국을 중환자실에 보내는 길을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단기적인 부작용에 대해서는 차츰 중국 제품 대신 베트남이나 태국 등의 나라에서 대체재를 수입하여 물가를 안정시키면 된다. 중국에 허락했던 수출 경쟁력을 미국의 국익에 위협이 되지 않는 다른 나라에게 골고루 분산해서 나눠 주면 된다. 또한 수입물가가 상승하면 부분적으로 미국 공산품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미국 제조업체들의 매출을 상승시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다. 일자리가 늘어나면 물가가 상승해도 소비는 늘어난다. 장기적으로는 실보다 득이 큰 거래다.
결국 중국은 서서히 위안화를 절상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중국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2011년에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1월 10일 66.350위안에서 7월 21일 6.4506위안으로 절상되었다. 그러자 광둥성 등의 수출 전진기지에서 생산 원가 상승을 부담을 이기지 못해 도산하는 기업들이 속출했다. 당시에 이미 중국은 근로자의 임금이 크게 상승해서 최대 5% 정도밖에는 수출제품 가격을 인하할 여력이 없었다. 중국 수출 기업들의 순이익률은 2010년 1.47%에서 위안화의 지속적인 절상으로 원자재 수입 가격이 오르고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2011년 2월에는 1.44%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그 무렵 세계무역기구가 발표한 미국의 무역 정책에 관한 심사보고서는 보호무역주의 조치가 있었음을 분명하게 지적했다. 이제 미국의 은근한 보호무역 전략은 한국 제품을 향해 3번째 칼끝을 겨누기 시작했다.
세 번째 전쟁은 환율전쟁이다. 환율전쟁에서는 미국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미국이 중국과 벌이는 무역전쟁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 증대보다는 환율전쟁을 통해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무너뜨리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에 대항하는 중국의 모든 힘은 돈에서 나온다. 1978년 개혁개방의 기치를 내린 후 중국은 2010년까지 평균 10%의 대단한 성장을 했다. 미국경제가 1990년 이후 1.6배 성장할 동안, 중국은 17배 성장했다. GDP에서일본을 제치고 미국의 절반 수준까지 따라붙었다.
환율전쟁은 기축통화를 가진 나라가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는 강력한 무기다.
1985년에 미국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성장하던 일본을 한방에 잠재울 무기로 환율 카드를 꺼내 들었다. 1949년부터 1985년까지 미국과 일본의 관계는 차이메리카 시기의 미국과 중국의 관계보다 더 끈끈한 밀월 관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이익을 위해 일본을 향해 환율전쟁이라는 예리한 칼을 꺼내들었다.
1980년대 들어 일본의 경제 성장과 수출을 눈엣가시처럼 불편하게 느끼던 미국을 향해 일본은 결정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다. 1985년 일본은 GDP가 미국의 1/3까지 성장하며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일본 외환심의회는 엔의 국제화에 대하여라는 문건을 통해 엔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의도를 공식화했다. 그리고 곧바로 아시아 국가들에 대규모엔화 차관을 제공하고 수도인 도쿄에 역외 금융시장까지 설립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일본을 제압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가 바로 환율전쟁이었다.
현재 중국은 미국과 환율전쟁 중이다. 과거 일본처럼 환율전쟁에서 패하면 중국도 번영의 시대가 막을 내릴 가능성이 커진다. 글로벌 유동성이 커지면 커질수록 환율전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미국이 일본을 1985년의 환율전쟁에 비해 지금의 환율전쟁은 정부 핫머니 기관 기업 개인들까지 서로 얽히고 설켜서 전 세계적 놀음판이자 국가의 명운을 걸고 벌이는 훨씬 살벌한 전쟁터가 되었다. 일부학자와 전문가들은 한 나라의 경제를 움직이는 것은 환율이나 핫머니가 아니라 기업 경쟁력이 핵심 요인이라고 한다. 일리가 있다. 하지만 한 나라의 수출 품목들이 원가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접어들었다면 환율과 유가의 움직임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인이 된다.
경제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중국이 중진국의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재정 환율 금융 시스템의 개방과 시장 친화적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패를 근절하고 공정사회를 이루고 시장 경쟁을 확대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중국 공산당의 지속가능한 집권과 상출하거나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권력의 지층을 뒤흔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시장 개방으로 자칫 중국 시장이 서구 금융자본의 공격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개방을 미룰 수도 없다. 미국의 압력도 압력이지만 중국 내부적으로도 기존의 방식으로는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제조업 중심의 수출 주도 경제 성장 전략을 바꾸어 내수시장의 성장을 유도하고 최첨단 산업의 자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런데 최첨단 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는 최소 10~20년이 걸린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내수시장의 인위적 진작밖에 길이 없다. 내수시장이 커지려면 근로자의 임금도 올라야 하지만 반드시 지금보다 더 많은 빚을 낼 수 있게 해 주식과 부동산시장을 키워야 한다.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은 신용창조에 의한 경제성장이 그 핵심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산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외국으로부터 거대한 핫머니를 들여와서 시장을 키워야 한다. 경제성장률을 지속하려면 금융시장의 완전한 시장 경쟁을 보장해서 글로벌 헤지 펀드들이 중국 안방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금융서비스업의 확대와 시장 개방의 실제적인 내용이다. 자산시장의 거품을 바탕으로 각종 경제지표가 기대 이상 호전될 때 이런 미래에 대해 무모하리 만큼 자신감 넘치는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1990년대의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환율전쟁은 사실상 금융전쟁이라는 더 큰 공격을 위한 전초전에 불과하다. 미국은 중국과 환율전쟁을 시작하는 순간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있는 중국을 압박하여 최종적으로 완전한 금융 개방을 얻어내겠다는 목표를 세웠을 것이다. 미국의 첨단 금융 지식과 힘을 바탕으로 마치 일본에 대해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주식과 부동산시장의 자산 거품을 극대화시킬 것이다. 그리고 자산 거품이 최고조에 달하고 외형적인 부가 극대화되면서 중국 정부와 국민이 자만에 빠져 부자가 된 듯 샴페인을 터뜨릴 때, 트로이 목마 안에 숨어있던 금융자본이라는 용병이 나서 화폐 시스템을 공격하고 주식과 부동산시장 거품을 터뜨리는 공격을 시작할 것이다. 미국의 투자자들이 노리는 것은 중국의 동이지만 미국이 노리는 것은 중국의 돈이 아니다. 용병들이 바라는 것은 돈이지만 용병을 고용한 정부는 적국의 굴복을 바란다. 환율전쟁과 금융전쟁을 시작한 미국 정부가 바라는 것은 자산시장과 금융시장의 붕괴로 말미암은 중국의 경제 정체와 경제적 굴복이다. 운이 좋다면 중국 공산당이 한순간에 자신의 돈을 잃어버린 국민의 거대한 저항에 때문에 무너지는 것도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른다.
미국의 이런 의도를 중국도 잘 알고 있다. 중국은 금융전쟁 전략을 아주 치밀하고 탄탄하게 준비 중이다. 관건은 속도 싸움이다. 중국 정부는 금융시장의 개방 속도 조절에 신중하다. 미국은 이런 중국의 성공적인 속도 조절을 방해해야 한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의 내수시장이 미국이 수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정도로만 성장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보다 내수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 빨라져 세계의 자본이 중국으로 급속히 이전되면 패권국가 지위를 넘겨줄 가능성이 커지므로 그런 사태만은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막으려 할 것이다. 반대로 중국은 자산시장을 포함한 내수시장을 대규모 버블 붕괴가 발생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빠르게 확대하고 싶어 한다. 여기에 성공하면 중국은 안정적인 금융 인프라 구축에도 성공할 수 있다.
네 번째 전쟁은 원가전쟁이다. 위안화 평가절상이 중국에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수입하는 상품과 원자재 기계 설비 가격이 싸지므로 수입업체가 이득을 보고 물가가 내리고 원자재나 중간재를 수입해서 가공 조립한 후 전 세계로 수출하는 중국제조업체들에도 유리한 점이 많다는 주장이다. 일리가 있다. 그런데 누군가가 광산물 석유 천연가스 등의 원자재와 에너지 농수산물의 국제 가격을 올려 버리면 어떻게 될까?
위안화가 절상되어 수입 가격이 내려도 수입품의 가격이 오르면 가격 인하 효과는 반감되거나 아예 없어진다. 예를 들어 2010년 3~4월에만 수입처광석의 원가는 30~100%까지 급등했다. 이를 원가전쟁이라고 부른다.
미국이 환율전쟁과 원가전쟁을 동시에 벌이면 중국의 수출 기업과 수입 기업은 동시에 타격을 보게 된다. 중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여 수출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제품을 만들고 공장을 돌리는 데 결정적인 요소인 원자재와 에너지 원료 등을 낮은 가격에 원활하게 구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기업 경쟁력이나 내수시장에 큰 타격이 온다. 그래서 미국은 또 다른 카드로 원가전쟁을 손에 쥐고 있다.
미국이 위안화 평가절상과 보호무역주의로 중국의 수출 경쟁력은 낮추고 동시에 중국의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를 계속 높은 수준으로 묶어두면 중국의 실물경제는 큰 부담을 안게 된다. 석유 원자재 곡물 가격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중국의 실질 구매력을 하락시킬 수 있다.
전 세계 4대 곡물 메이저 중 ADM 벙기 카질 3곳이 미국 기업이며 곡물 원자재 유가의 선물시장이나 주요 투자 금융 기관도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도 강하다. 미국과 호주가 철광석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철광석의 최종 가격 결정권자도 월스트리트이다.
다섯 번째는 산업전쟁이다. 1991년 구소련의 붕괴 이후 산업스파이와의 쫓고 쫓기는 전쟁이 본격화 되었다. 계속된 경제위기에서 합법적 기업 인수합병을 통한 산업 기밀 유출도 빈번해졌다. 인재를 스카우트하여 생산성을 높인다는 전통적인 목적 외에도 합법적 혹은 불법적으로 산업 기밀과 노하우를 흡수하기 위한 인재전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세상의 변화와 기술 혁신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제품이나 회사의 수명은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이런 시대에는 기술을 자체적으로 처음부터 개발하는 전략은 비효율적이다. 애플이나 구글처럼 기술을 개발한 다른 기업을 계속해서 인수합병하여 기술 개발의 기간을 줄이거나 다른 기업이 완성한 첨단기술을 훔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중국몽, 시진핑의 새로운 중국 구상
시진핑의 중국이 쉽게 꼬리를 내릴 것이고 생각하면 안된다. 트럼프의 미국이 큰 소리만 치다 말 것이라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두 가지 생각 모두 착각이다. 두 가지 행동 모두 강자의 태도가 아니다.
미중의 팽팽한 힘겨루기는 쉽게 승패가 결정되지 않은 채 오랫동안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어느 정도 상처를 입을지에 초점을 맞추면 안된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누가 이길지 누가 더 상처를 입을지 보다. 우리가 어떤 피해를 얼마나 입게 될지가 훨씬 중요하다. 누가 이기든 상관없이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의 중국을 상징하는 한마디는 중국몽이다. 시진핑을 포함한 중국 지도자와 인민들이 뼛속 깊이 간직하고 있는 중국몽의 핵심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다. 시진핑은 2012년 11월 15일 중국 공산당의 18대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당 총서기로 공식 선출되고 난 후에 베이징 국가박물관에서 부흥의 길이라는 전시회를 관람하면서 중국몽을 역설했다. 나아가 2013년 3월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 주석으로 공식 취임한 자리에서도 중국몽을 국정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중국몽의 표면적 목표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에 전 인민의 의식주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고 중산층이 중심이 되는 샤오캉 사회를 완성하는 것 그리고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사회주의 국가를 이룩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몽의 실제적 목표는 G1으로 복귀하는 것, 즉 근대 들어 상실했던 세계 유일의 슈퍼파워 국가의 지위를 되찾는 것이다. 그 1단계는 동아시아 패권을 쟁취하는 것으로 2단계는 전 세계에서 패권을 쟁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패권과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대항해야 한다. 시진핑 이전까지는 미국과의 갈등이나 충돌을 피하면서 평화스럽게 부상한다는 화평굴기 전략을 위했다. 시진핑 정부 들어서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드러내 놓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중국몽을 노래로 만들어 부르고 중국몽 학술제를 개최하고 있다.
일부에서 중국몽은 패권주의의 부활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중국몽은 법치를 구현하기 위한 사법공정과 공자의 가르침을 따라 국가 법 제도 위에 사람을 두어 바르고 도덕적인 정치를 펴는 인치 국가로의 회귀라는 주장이다. 물론 시진핑의 통치 목표중 하나가 부패로 찌든 중국을 개혁해서 공의와 정의가 물같이 흐르고 인민을 중심으로 정치하는 도덕적 지도자의 나라로 회복시키는 것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이란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중국은 공화국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중국 내부에서 다른 민족에 대해 권리와 힘을 행사해야 한다는 패권 주장과 우월한 군사력 경제력을 기반으로 다른 나라를 지배하여 대 국가를 만들자는 제국주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패권과 제국이라는 용어에는 주변국을 향해 정치적 도덕적 지적 지배력을 갖는 초강대국으로 나아가자는 뜻이 담겨 있고 그 바탕에는 중화사상이 깔려 있다. 동아시아의 역사에서 중화사상은 언제나 세계 문명의 중심이라는 상징적 개념을 넘어 중국을 중심으로 통일되고 중국으로 인해 안정되는 세계 질서를 추구하는 행동으로 연결되었다. 중화제국을 갈망하는 최근의 목소리는 다민족으로 구성된 중국대륙의 국가를 정치적 도덕적 지적으로 지배하고 크게 보면 먼 미래에 미국을 비롯한 서양까지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통의 권원인 천자의 나라 중국을 중심으로 천하를 대일통하여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루겠다는 야심이다.
중국 전환 시기의 유학자 동중서가 천 천하 민 천자 혹은 천 천자 민 천하로 이뤄지는 천하사상을 정립한 이래 중국은 오랫동안 고유의 통치이념으로 천하사상을 채택했다.
천하사상에서 말하는 천하는 중국과 중국 주변의 사이를 가리킨다. 고대로부터 사이는 사방에 거주하고 있는 이민족으로서 동이 서융 남만 북적을 가리킨다. 중국이란 네 이민족을 주변에 거느린 중심 국가를 뜻한다. 중국 대륙을 지배했던 왕조는 언제나 스스로를 중국 또는 중화라고 불렀다. 1차로 중국 대륙을 통일한 왕조는 주변의 사이를 정치적 도덕적 지적으로 지배하는 대일통을 다음 목표로 삼는 것이 천자의 사명이라고 여겼다.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 중국은 수천 년 동안 스스로 제국의 길을 걸어왔다. 이런 중국의 뿌리 깊은 역사를 이해한다면 시진핑의 중국이 말하는 중국몽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쉽게 간파할 수 있다.
결국 시진핑의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구호와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가 지향하는 최종 목표는 사실상 같다. 미국은 중국 때문에 흔들리는 미국의 세계패권을 다시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에게 빼앗긴 세계패권을 되찾아 오겠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미국이 펼칠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걱정하지만, 시진핑의 중국은 이미 2012년부터 자국 우선주의를 시작했다.
트럼프 스타일을 읽어라
스스로를 미국의 경제위기, 부의 불균형 분배 자유무역 등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미국 백인의 지지를 등에 업고 프럼프가 45대 미국합중국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의 연설을 분석해보면 그가 가장 강조한 것은 미국 우선주의였다. 경쟁자였던 힐러리와 비교해서는 무역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언급했고 미국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는 범죄 폭력 테러라는 단어를 부각해서 유권자들의 불안감을 적극적으로 자극하였으며 트럼프 자신의 이미지를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지도자로 인식하도록 교묘하게 유도했다.
트럼프는 저돌적 전투 성향이다. 트럼프는 51주 동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이렇게 말했다. 진정한 재미는 게임을 한다는 사실이다. 다음에 어떤 일이 생길까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 비난도 나에게 이득이 되는 경우가 있다. 좋은 평판은 나쁜 평판보다 낫고 나쁜 평판은 평판을 평판이 아예 없는 것보다 낫다.
같은 책에서 이런 말도 했다. 언론은 항상 좋은 기삿거리에 굶주려 있고 소재가 좋을수록 대서특필하게 된다는 속성을 나는 경험을 통해 배웠다. 언론이 항상 나를 좋아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어떤 때는 긍정적인 기사를 쓰지만 어떤 경우에는 헐뜯는 기사가 나가면 항상 손해보다는 이익이 많기 마련이다.
트럼프는 16개 장에 걸쳐 이민 외교 교육 에너지 의료보험 총기소지 언론 세법 등의 이슈에 대한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드러낸 불구가 된 미국이라는 책에서 자신을 현실주의자로 규정했다. 그리고 기존 정치인들을 현상유지에 급급하고 줄기차게 반대만 하고 유세장에서만 거창한 말을 늘어놓는 무능한 사람들로 묘사한다. 또한 현재의 미국을 중동에서 수 조 달러를 낭비하고 최고 우방인 이스라엘을 소외시키고 이란과 쓸데없고 값비싼 핵 협약을 맺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저서 대선 기간에 한 말과 공약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면 트럼프는 일반 정치인들과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는 전형적인 사업가 스타일로 정치를 한다. 사업가들 중에서도 극단적으로 자신감이 넘치고 남에게 지는 것이나 굴욕 당하는 것을 강박관념 수준으로 싫어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은 반드시 손에 쥐어야하는 강력한 욕망을 가진 스타일이다.
트럼프는 어떤 사람인가?
도널드 트럼프는 1946년 뉴욕 퀀스에서 아파트 임대업을 하는 독일계 이민 2세인 프레드 트럼프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스코틀랜드에서 온 이민자였다. 트럼프의 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큰돈을 벌기 시작해서 1999년 기준 20~30억달러의 재산을 가진 부동산 재벌이 되었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도널드 트럼프는 13세 때 자기가 다니던 학교의 음악선생님이 음악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한 채 가르친다는 이유로 주먹을 휘두를 정도로 어린 시절을 사고뭉치로 보냈다. 아버지는 사고뭉치 아들을 규율이 엄격한 뉴욕군사학교에 입학시켰다. 트럼프는 어린 시절부터 독특한 성격을 보였다. 극단적으로 자신감이 넘쳤고 그 누구도 존경하거나 롤모델로 삼지 않았다. 또한 남에게 지거나 굴욕 당하는 것을 참지 못했다. 이런 성격을 보여주는 첫 번째 아내 이바나와 관련된 일화가 있다. 결혼하기 전 트럼프와 이바나는 콜로라도로 스키 여행을 떠났다. 스키 실력이 뛰어난 이바나가 트럼프에게 실력을 미리 알려주지 않고 트럼프 앞에서 제비돌기를 두 번 하자 여자 친구의 스키 실력이 자기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참지 못한 트럼프는 바로 스키를 벗어 던지고 레스토랑으로 가버렸다고 한다. 이처럼 트럼프는 취미 사업 정치 등 어떤 분야에서는 자신이 최고여야만 하고 경쟁이 붙으면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소유한 사람이다.
이후 트럼프는 펜실베니아 대학교 와튼스쿨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는다. 트럼프의 아버지가 사고뭉치를 부동산 사업의 후계자로 삼은 이유는 다른 형제들보다 훨씬 강력하게 갖고 있는 원대한 욕망 때문이었다. 1971년에 아버지의 회사를 이어받은 트럼프는 회사이름을 트럼프로 바꾸고 탁월한 사업 성과를 만들어낸다. 1990년 미국의 부동산 침체기에 위기를 맞았지만 파산 후에 다시 부활했다. 자신의 브랜드가 최고의 자산임을 깨달은 트럼프는 트럼프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1996년부터 2015년까지 미스 유니버스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했다. 2004~2016년에는 자신의 회사에서 일할 인턴을 뽑는 프로그램인 어프렌티스라는 리얼리티 쇼를 만들고 직접 사회자로 출현하는 동안 “You're Fired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대중에게 자신을 강력하게 어필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야심을 오래전부터 가졌던 트럼프는 2000년에 개혁당의 대통령 경선에 출마했지만 탈락한다. 참고로 트럼프는 트럼프는 개혁당 경선에 출마하기 전에도 당적을 자주 바꾸었다. 1987년 이전에는 민주당 당적을 가졌소 1987~1999년 동안 공화당 당적을 가졌다. 그리고 2012년에 또 다시 공화당으로 옮긴 트럼프는 결국 2016년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공화당 역사상 가장 많은 득표를 얻으며 대선주자로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2016년 11월 9일 모든 언론기관의 예측을 깨고 미합중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트럼프 그룹과 직접 사업을 한 경험이 있는 국내 대형 건설사의 한임원은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그룹의 업무 스타일은 굉장히 공격적이면서 전략적이었다. 상대를 밀어붙이다가 여의치 않으면 호쾌하게 요구를 받아들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전형적인 전략은 필요하다면 상대의 허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최대한 이득을 챙기며 원하는 목적에 근접하거나 또는 상활이 여의치 않을 경우 상대방의 요구를 들어주며 타협을 하는 식이다.
대통령이 된 트럼프의 통치 스타일도 비슷할 것이다. 사업가일 때는 목표가 그룹의 이익이었지만, 이제는 미국의 국익과 자신을 지지한 백인들의 이익을 얻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통상적인 틀을 넘어 강력한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자신의 이익과 협상 위위를 얻기 위해서는 소송도 불사할 정도로 거세고 냉정하다.
또한 언론을 잘 활용할 줄 알고 자신의 브랜드를 키우면 키울수록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믿는다. 어프렌티스라는 리얼리티 쇼에서 보여준 것처럼 치열한 경쟁을 유도해 꿩 잡는 매를 선택하는 용인술을 즐겨 사용한다. 자기의 정적이라도 이익을 위해서는 얼마든지 손을 잡을 수 있으며 최종 결정권자는 자신이기 때문에 필요 없어지거나 이익에 침해가 된다면 넌 해고야!를 언제나 외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트럼프의 행동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전형적인 트럼프 스타일이 가진 단점을 보완하는 비장의 무기가 하나 있다. 바로 이번 선거에서도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트럼프를 구한 장녀 이방카이다. 아버지와는 다르게 매사에 꼼꼼하고 치밀한 전략을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는 이방카는 와튼스쿨을 3등으로 졸업한 정도의 수재로서 트럼프의 장남과 함께 트럼프 기업을 이끄는 핵심 인물이다. 그리고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비밀 병기로 불릴 정도로 아버지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이방카는 트럼프 그룹에서 개발 인수 부문 수석부사장이며 기업의 부동산과 호텔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트럼프 스타일
재산가능성
언론노출빈도
트럼프 브랜드 가치
이익
정치적 윤리적 소신 유지도
협상 유연성
상황통제력
내부경쟁도
정책포섭력
견해 다양성
의사결정력
트럼프를 분석하는 기술, 비즈니스 프로파일링
비즈니스 프로파일링은 글로벌 경쟁에서 상대의 미래 전략과 미래 사업의 방향을 예측하는 데 아주 유용하다.
범죄 프로파일러가 인간의 패턴화된 특성에 집중하는 것과 비슷하게 비즈니스 프로파일링 기법은 예측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기업의 패턴화된 특징을 찾아 그들의 미래 행동과 전략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프로파일링 개념이 시작된 것은 1888년경이다. 1888년 런던 이스트엔드는 온통 공포로 휩싸였다. 불과 석달 사이에 5명의 부녀자가 길거리에서 무참히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 유명한 살일광 잭 사건이다. 그 전까지는 연쇄살인이 발생한적이 없었기 때문에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기존의 살인 사건과는 전혀 다른 패턴의 이 연쇄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처음으로 심리학적 분석 기법이 수사에 도입되었다. 이것이 행동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오늘날의 프로파일링 개념의 출발점이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히틀러의 의중을 도저히 읽을 수 없었다. 그래서 1943년에 미 정보국은 정신병리학자인 월터 랑어 박사에게 히틀러의 심리 행동적 특성을 추정해 달라고 의뢰했다. 랑어 박사는 히틀러를 스스로 믿는 자신의 모습 독일 국민이 알고 있는 그의 모습 그의 부하들이 알고 있는 그의 모습 심리 분석을 통해 재조합한 그의 모습 히틀러가 보여줄 수 있는 미래의 행동 등으로 나누어 기술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모든 심리 분석 결과를 종합해 볼 때 히틀러는 패배가 확정되면 자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히틀러는 소련군이 베를린으로 진격해올 때 지하벙커에서 권총으로 자살했다.
랑어 박사는 히틀러가 자살할 것이라고 어떻게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을까? 그는 히틀러의 모든 행동과 말을 분석해본 결과 히틀러는 자신이 독일을 지킬 유일무이한 인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망명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고 부하들의 형태를 보았을 때 쿠데타에 의한 암살 가능성도 낮다고 평가했다. 또한 히틀러의 건강이 양호했기 때문에 자연사할 가능성도 낮았다. 결국 가장 큰 가능성으로 독일의 패배가 확실시 되면 그 사람의 미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
그 후 1972년 FBI에 행동과학부가 창설되면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프로파일링 기법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이제 범죄 용의자가 현장에 남긴 흔적과 글 또는 전화 내역을 분석하여 그의 성별과 외모 나이 교육 정도 그리고 사회적인 지위까지 밝혀낼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오늘날 FBI 행동과학부 요원들이 프로파일링을 통해 범인을 예측하는 정확도가 평균 92%에 육박할 정도로 그 신뢰성이 높아졌다.
미래를 예측할 때 어떤 사건이 한 번 발생할 경우에는 우연한 일로 생각한다. 그러나 같은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패턴화된 흐름으로 본다. FBI에 따르면 청소년 시절에 동물 학대, 방화, 야뇨증 등 세 가지 유형의 행동을 모두 한 아이들은 어른이 되면 연쇄살인범이 될 가능성이 확률적으로 높다고 한다.
프로파일링은 대상의 말을 통해서도 행동 특성을 파악한다. FBI는 신원이 드러나지 않은 인물의 언어 사용을 분석해서 범인의 행동 특성을 밝힐 수 있다는 것을 학문적으로 증명했다. FBI의 법집행자 게시판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 있다.
법인이 실제 사용한 말에서 특정한 행동 유형을 찾아낼 수 있지만 무심코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다. 범인이 말이나 글로 표현한 언어에서 수사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속에는 개인의 출신지나 현재 거주하는 지역 인종 나이 성 직업 교육 정도 종교적 성향이나 배경 등을 유추할 수 있는 수많은 특징이 담겨 있다.
FBI의 한 프로파일러는 어느 여성이 자기 아이가 실종되었다고 911에 신고하면서 납치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 주목했다.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가 실종되었을 경우 납치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이 단어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피하는 것이다. 평범한 엄마들의 언어 패턴이라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을 것이다. 우리 아기가 없어졌어요. 누군가 데려간 것 같아요. 그러나 911에 신고한 엄마는 자기 말이 거짓임을 숨기려고 신경 쓰느라 긴장해서 자기도 모르게 납치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결국 부모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단어 패턴에서 벗어난 단어 하나로 인해 거짓말이 발각되고 말았다. 이 사건은 많은 말이 아니라 중요한 변수가 되는 한 단어 또는 몇 개의 단어만으로도 미래에 대한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즈니스 프로파일링도 특정 단어 언어 패턴 행동 패턴 등을 기반으로 상대방의 미래 행동을 예측한다. 패턴에는 중요한 비밀이 숨어 있다. 사람들은 한번 패턴화된 행동을 고치기가 쉽지 않다. 왜 그럴까? 패턴을 유지하도록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을 위한 최선의 행동을 하려고 한다. 자신 안에 이미 만들어진 패턴에 부합하는 행동과 판단을 할 때 사람들은 자신을 위한 최선이자 가장 편한 방식이라고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만의 패턴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자신의 패턴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자신의 패턴에 부합하지 않은 행동이나 판단을 해야 할 경우에는 자동정정기능을 하는 ERN이라는 뇌파가 작동해서 거부감을 느낀다. 뇌에서 거부감이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면 특정 행동이나 판단을 중지하고 다시 본래의 패턴으로 돌아가려는 성향을 강하게 갖는다. 이것이 프로파일링의 기본 원리다.
당신이 너무나도 잘 아는 가족이나 친구가 거짓말을 할 경우를 생각해 보라. 금방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ERN 뇌파의 작동으로 인해 거짓말하는 상대의 행동이나 표정이 어딘지 모르게 어색해지기 때문이다. 부모는 아이의 거짓말을 대부분 쉽게 눈치 챌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거짓말을 하거나 무언가를 감추려고 할 경우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리거나 턱에 힘을 주거나 혹은 구차하게 변명을 늘어놓는 등 평소와는 다른 패턴을 보여서 쉽게 알게 된다. 부모들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아이를 프로파일링 하고 있는 것이다.
예일대 연구팀은 원숭이를 컴퓨터와 홀짝 게임을 하게 했다. 이 게임에서 원숭이나 홀이나 짝의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때 컴퓨터가 그걸 예측해 맞히면 컴퓨터가 이기고 컴퓨터가 못 맞히면 원숭이가 이기는 게임이었다. 원숭이가 이기려면 홀과 짝을 무작위로 왔다갔다해서 컴퓨터의 통계와 패턴 분석을 무력화시켜야 한다. 실험 결과는 어땠을까? 무작위란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원숭이도 앞에 했던 자기 결정의 결과에 영향을 받아 다음 결정을 내리게 된다는 게 입증되었다. 예일대의 연구진들은 사람도 이와 마찬가지여서 완전한 무작위로 선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이처럼 자신에게 최선이라고 믿는 패턴화된 행동이나 말을 이해하게 되면 한 사람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 나아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행동을 유도할 수도 있다. 비즈니스 프로파일링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을 우선적으로 행한다는 가정 하에 그 정보와 패턴을 추적하고 평가하여 그들의 미래 행동과 판단을 예측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프로파일링을 할 때 전제하는 3가지가 있다. 첫째 사람 행동의 80~90%는 자기의 패턴과 신념을 근거로 자신이 원하는 것에 가장 가까운 결과를 얻기 위한 행동이다. 원하는 것이란 크게 2가지다. 첫째 자신이 옹호하는 선택에 최대한 가까운 결과다. 둘째 문제를 해결하거나 거래를 성사시키거나 무언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자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타인들에게 인정받는 데서 오는 성취감이나 명예와 같은 만족감이다. 효과적인 비즈니스 프로파일링을 위해서는 그 기업의 CEO나 임원이 그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무엇을 믿는지 자기의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거기서 무엇을 얻어내려고 하는지를 최대한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둘째 나머지 10~20% 행동의 대부분은 자신의 패턴을 확장하거나 발전시키기 위해서 의도된 행동이다. 바로 자기계발이다. 성공하려는 욕망이 강한 사람일수록 자기계발에 힘쓴다.
개인이나 기업이 익숙한 패턴에서 벗어나는 판단과 행동을 한다면 이런 관점에서 추정해 보아야 한다. 하지만 자기계발에도 패턴이 있다. 기존의 익숙한 패턴을 기초로 새로운 습관 새로운 패턴을 만들기 위해 계산된 위험을 감수하는 판단과 행동을 시도하고 시행착오를 반복한다.
셋째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나오는 행동은 2% 정도이다. 즉 상황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하는 행동이나 말이다.
한 개인이나 기업이 위의 3가지 행동에서 벗어나 전혀 엉뚱한 판단이나 행동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비즈니스 프로파일링은 사람이 이 3가지 범주 안에서 판단하고 행동한다는 단순한 원리를 바탕으로 숨어 있는 패턴을 읽어낸다. 명심할 것은 프로파일러의 입장이 아니라 예측하려는 대상의 입장에서 그 사람의 패턴을 통해 세상을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즉 상대방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기술이다. 이렇게 패턴을 분석한 다음에는 패턴이 작동하는 순서를 따라 시스템 인과지도를 그린다.
비즈니스 프로파일링도 실패할 수 있다. 대개 3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사람들의 판단이나 행동을 해석하는 논리를 잘 포착하지 못한 경우다. 둘째 구축된 시스템 모델에 잘못된 정보가 들어간 경우다. 마지막으로 구축된 시스템 모델 밖에서 새로운 영향력이 발생함으로써 상황이 갑작스럽게 바뀌어 궤도를 이탈한 경우다. 특히 세 번째의 실패는 상황이나 경기자가 계속해서 변한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을 때 발생하기 쉽다. 때문에 효과적인 비즈니스 프로파일링을 위해서는 만약에 뜻밖의 어떤 미래가 발생할 경우를 반드시 고려하는 사고의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비즈니스 프로파일링은 실재를 단순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개선의 여지가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모델의 복잡성을 높이면 관리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 실용성을 잃게 된다. 따라서 비즈니스 프로파일링에 성공하려면 실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복잡성을 높이는 것과 관리 가능성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복잡성을 늘려야만 한다면 변수를 추가함으로써 정확성과 신뢰성이 아주 크게 향상될 때로 한정해야 한다.
비즈니스 프로파일링에서는 자료 수집과 분류 분석과 해석이 매우 중요하다.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연구의 첫 단계에서는 분석 대상에 대한 모든 자료를 수집한다. 우리는 언론을 통해서 기업을 프로파일링할 수 있는 자료를 얼마든지 수집할 수 있다. 기업 정부 그리고 각종 이익집단 등의 시장 참가자들은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행동과 말을 쏟아낸다. 회사 비전 상품 출시 전략적 제휴 각종 사내 인사 관련 소식 정부의 규제와 방침 제도 변경 등 다양한 소식들이 언론 기사를 통해 알려진다. 또한 기업 CEO와 임원들의 언론 인터뷰 또한 그들이 어떠한 말을 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자료다.
정보를 수집할 때는 사실과 숫자만을 수집해야 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프로파일링 하는 사람의 개인적인 판단이나 신문 기자의 견해가 섞여 들어가서는 안된다. 사실과 숫자에 해당하는 내용은 크게 3가지다. 분석 대상이 스스로 한 말 스스로 한 행동 분석대상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가 평가한 내용만을 수집해야 한다.
다음 단계로는 수집한 정보에서 한 문장 한 문단 한 장에 들어 있는 함의를 찾아내고 그 함의들을 모아서 시스템적으로 연관시킨 하나의 도식을 만든다. 해당 개인 기업 정부의 언론 인터뷰 기사 출간 서적 또는 각종 언론 매체에 실린 소식 등을 통해 노출된 그들의 정보에서 숨겨진 뜻을 찾아내고 그 함의 조각들을 모아 그 조각들 간의 연관 흐름도를 작성하는 것이다. 함의를 뽑아 내리면 문장을 맥락안에서 해석하고 분석 대상의 마음을 읽는다고 생각해야 한다. 또한 분석 대상의 가치 사고 패턴 성향 반복되는 특정 행위 등을 유심히 살펴야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구조에서 나온 패턴화된 현상과 우연적이거나 일회적인 현상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한 번 일어난 사건은 단순한 현상이지만 두 번 반복해서 일어난 사건은 주목해야 보아야 한다. 그리고 세 번 반복해서 일어난 사건은 패턴이다. 비즈니스 프로파일링은 패턴화된 것만을 추출하여 구성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작성한 연관 흐름도를 바탕으로 미래예측 시나리오를 위에서 개인 기업 정부 등의 판단이나 행동의 시스템 패턴을 유추해낸다. 미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분석 대상의 행동 패턴을 예상하므로 예측 시나리오의 정밀도와 신뢰성이 대단히 중요하다. 시나리오의 질에 따라 분석하고자 하는 대상의 향후 행동 방향에 대한 예측의 질이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프로파일링을 이용해 우리는 예측의 신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대상에 대해 특정 시점에서의 특정정보만을 가지고 그 의도를 해석하고 다음 행동을 예측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범죄 프로파일링에 대해서 영국의 데이비드 켄터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범인의 행동을 심리적으로 분석하고 비교하는 것은 행동 양식을 비교하는 것이지 하나의 단서에서 어떤 사실을 추론하는 것이 아니다. 심리 분석을 통해 범인을 추정한다는 것은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여러 특징들의 전체적인 모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이 말은 비즈니스 프로파일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예를 들면 2010년에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은 경영에 복귀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 기업이 무너진다. 삼성이 어찌될지 모른다.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이 사라질 것이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당시에 그가 이런 위기론을 강조한 이유가 단지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 위한 명분 쌓기용 발언일 뿐이라고 폄하하는 언론 보도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과거 언론 인터뷰 내용이나 지난 20여 년 간의 신년사 그리고 관련 서적 등을 종합하여 프로파일링을 해서 그가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삼성이 취할 가능성이 높은 전략적 조치는 무엇인지를 대략적으로 읽어낼 수 있었다.
비즈니스 프로파일링 능력을 갖춘 기업은 경쟁 기업이나 특정 국가의 미래 전략과 미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 협상 상대가 자신의 수익과 손실에 대해서 어떤 생각과 판단을 할지를 분석할 수 있고 경쟁자가 현재의 상황에서 어떤 동기에 의해서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를 예측할 수 있다. 비즈니스 프로파일링이 만능은 아니지만 다른 수단보다 좀 더 올바른 논리를 바탕으로 상대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훌륭한 도구 중의 하나임은 분명하다.
트럼프의 3가지 전략적 목표
트럼프 당선이 한국과 아시아 대위기 발발과 관련해서 어떤 변수가 될지를 예측하려면 그의 공약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 공약이 현실화되면 아시아 대위기의 발발 가능성이 더 커진다. 한국의 금융위기 가능성도 더 높아진다. 최악의 경우 한국과 아시아의 금융위기의 발생 시기를 더 앞당길 수도 있다.
트럼프의 공약과 그 실현 가능성을 분석하며 차기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핵심이 무엇이고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자.
트럼프의 대표 선거 구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이다. 트럼프의 공약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면 앞으로 4년 동안 트럼프가 추구하는 지향점은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고립주의가 아니라 미국 우선주의다. 경제에서 군사까지 중국에 대해 완벽하게 승리해서 G1의 위상을 회복하고 아메리칸 드림을 되살리는 것이다. 이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한 트럼프 공약의 핵심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성장 후 분배다. 트럼프가 공약에서 내건 목표치는 4%대의 경제성장률이다. 이 수치는 미국의 강력한 맞수인 중국의 실질 경제성장률과 비슷하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성장률 공약의 이행에 성공한다면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기는 매우 힘들어진다.
성장 후 분배 정책은 다시 작은 정부 하지만 재정 확장 정책과 친 기업형 경제성장의 하위 공약으로 나눌 수 있다. 다시 작은 정부 하지만 재정 확장 정책은 최소 1조달러 정도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핵심이다. 대규모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저금리 기조가 필요한데 초저금리를 유지하면서 통화를 확장하는 정책은 공화당 내에서 반대가 많다. 또한 재정 확장 정책은 감세 정책과 맞물리면서 단기적으로는 미국 정부의 부채가 크게 늘 위험이 따른다.
친기업형 경제성장 정책의 대표적인 수단은 감세와 규제 철폐다. 공약대로 감세를 시행한다면 단기적으로는 경제성장률이 0.7%p 증가할 수 있지만 정부의 재정 수입은 앞으로도 10년 동안 9조 5,000억 달러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트럼프는 매년 줄어들 세수 1조 달러를 충당할 대안을 기업 성장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 세금 투기자본 및 부유층 증세 오바마케어 폐지 해외 주둔 미군 비용의 감축 기타 불필요한 정부 예산의 삭감 등에서 찾는다. 예를 들어 오바마케어의 경우 미국 의회예산국 분석에 의하면 10년간 5,160억 달러가 소요된다. 트럼프는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는 데서 매년 500억 달러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
둘째 경제 패권주의 회복 즉 부자 미국의 지향이다. 경제 패권주의는 다시 미국 내 시장 자유와 미국 밖 강한 보호무역주의 그리고 이민 정책 강화의 3가지로 세분할 수 있다. 먼저 미국 내 시장자유 정책은 기업 금융 환경 등의 분야에서 규제를 완화하고 최저 임글을 10달러로 인상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리쇼어링 정책을 강화하고 법인세율과 자본반입세와 상속세를 낮추어서 미국 내 제조업 부활을 모색하고 미국 내 석유자원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 석유전쟁이 다시 발발할 가능성이 열린다.
미국 밖 강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환율전쟁과 무역전쟁을 동원해서 전개할 것이다. 현재 미국의 수출은 GDP 대비 7%의 비중이기 때문에 미국 밖 강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GDP 성장률을 유의미하게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 미국이 강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구사하면 상대국도 맞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미국 밖 보호무역주의를 통해 진짜 노리는 것은 미국 밖에 있는 미국제조 기업의 회귀이며 나아가 외국 기업을 향해 미국 시장에 물건을 팔고 싶으면 미국 안에 공장을 지으라고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는 환율조작국지정 압박과 반덤핑 제소 중국 멕시코 한국 등의 무역 상대국에 대한 관세 부과 등의 카드로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관세법 무역법에는 반덤핑과 상계 관세 201조 세이프가드 등 대통령의 권한으로 직접 실행할 수 있는 강력한 무역 제재 권한이 담겨 있다. 이외에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반대도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다.
이런 정책들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은 대미 수출은 물론이고 대중 수출까지 동시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 IT 자동차산업의 대미 수출이 직접 타격을 받을 뿐 아니라 중국 수출 기업들이 재정 건전도가 나빠지고 중국 내수시장도 위축되면 한국의 대중 수출이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대미 수출 비중이 13%이고 대중 수출 비중은 24%에 이른다. 마지막으로 이민 정책은 미국 백인들의 일자리를 확보하고 복지비용 지출을 줄이기 위해 불법이민자를 적극적으로 막고 추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듯하다. 그러나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석사 박사 등의 고급인력의 합법적 이민자는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셋째 군사 패권주의 강화 즉 힘 있는 미국의 지향이다. 트럼프가 미군에 직접 투입하는 국방비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동맹국 군비 지원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 경제 정책을 이행하는 데도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에 국방비 예산을 추가로 늘릴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외 파병에 드는 비용은 최대한 줄이고 군사 분쟁 지역에도 이득이 있을 때만 제한적으로 파병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런 정책 방향의 연장선에서 동맹국의 자위 능력 향상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동맹국의 자체 핵무장 여지를 열어주는 언행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이를 크게 반기는 나라가 일본이다. 트럼프는 일본의 군국주의화 경향을 눈감아 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이란 핵합의 파기도 불사한다고 천명했다. 이런 모든 영향들이 맞물리면 한반도에서 북핵 리스크 및 군사적 긴장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진다. 트럼프는 공개적으로 북한 핵 문제는 중국이 책임지라고 주장하면서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맺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미국 국방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러시아와 중국의 사이를 멀어지게 만들어서 중국의 패권을 견재하려는 이중포석이다.
트럼프 경제 전략의 핵심, 제조업 리쇼어링
트럼프 경제패권주의의 국내적 목표는 일자리 만들기다. 그런데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미국의 제조업은 성장의 한계와 구조적 문제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호전되더라도 추가적 일자리를 만들기 힘들다. 실제로 지난 10여년 간 미국 내에서는 좋은 일자리의 숫자가 거의 늘지 않았다. 이 한계를 임기 4년이란 짧은 기간에 돌파하기 위한 트럼프의 핵심 전략이 바로 제조업 리쇼어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각종 혜택을 베풀고 규제를 풀어주더라도 미국 밖에 있는 공장들이 본국으로 돌아오는 리쇼어링이 성공하기 힘들다고 평가한다. 예를 들어 베트남 등 동남아나 중국에 있는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면 당장 인건비가 2~3배 늘어난다. 무엇보다 큰 걸림돌은 공장을 미국의 러스트벨트로 옮기면 숙련된 기술 인력이나 근로자를 구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트럼프의 리쇼어링 정책이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한 경제 전문가들이 많다.
물론 트럼프가 당선 확정 후부터 기울인 다양한 노력이 효과를 내서 포드 자동차는 켄터케 주에 있는 링컨MKC 모델의 조립라인을 이전하지 않고 유지하기로 해서 16억 달러 규모의 멕시코 생산 공장 설립을 취소하고 미시간에 7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크라이슬러도 오하이오 주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설비를 교체하고 2000명을 고용하기로 했다. 미국 최대 에어컨 회사인 캐리어는 멕시코로 공장을 옮기겠다는 계획을 철회환 보상으로 10년간 700만 달러의 세금 감면을 약속받았다. 미국의 철강회사 US스틸도 미국 내에서 일자리 1만 개를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손정의 회장은 소프트뱅크와 폭스콘이 앞으로 4년간 공동으로 미국에 500억 달러와 70억 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스타트업 등에서 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2016년 10월 중국의 의류업체 천원의류가 아칸소 주의 리틀록에 생산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중국의 제조업체들도 미국 내에 공장을 짓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일부하고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리쇼어링 정책이 몇 가지 장벽이나 인식 차이 때문에 실제로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고수한다. 그런데 과연 트럼프는 이런 상황을 모를까? 아니다. 트럼프가 제조업 리쇼어징 정책을 통해 진짜 노리는 것은 그 실질적 효과가 아니라 재선이라는 정치적 이득이라고 본다.
대통령 당선 수락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올라선 순간부터 트럼프의 최대 목적은 곧바로 재선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제조업 리쇼어링 전략을 트럼프가 노리는 가장 큰 정치적 목적인 재선에 유리하게 사용하려고 한다면 그 효과를 어디서 크게 얻으려는지 예측할 수 있다. 제조업 리쇼어링 정책이 트럼프의 재선에 어떤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제조업 리쇼어링 정책은 트럼프에게 자신의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홍보효과라는 최대 이익을 안겨줄 것이다.
트럼프의 노림수 - 정치적 효과
일자리 증가는 실질 효과를 노리는 것이 아님!
정치적 이득 - 재선가능성!
부동산 효과
공장 이전지역
서비스업 효과
제조업 리쇼어링
일자리 증가
홍보 효과
 
경제성장은 오바마 어부지리
 
지지층 재집결 이미지 개선
트럼프가 취임하기도 하기 전에 앞에서 설명한 제조업 리쇼어링과 미국 내 신규투자 같은 몇 가지 사건이 일어났다. 트럼프는 기업들의 이런 약속이나 조치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 모든 성과가 자신의 탁월한 협상력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화나 면담은 통해 협상이 타결되면 새벽이라도 실시간으로 트위터로 성공을 알린다. 또한 자신이 아직 대통령에 취임하지도 않았는데 새벽까지 미국인의 일자리를 지키고 새로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각 언론사 기자들이 트럼프의 트위터를 새벽까지 들여다보게 만든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서 2016년 12월 초에 트럼프 지지율은 50%를 넘어섰다. 대선 기간 중의 지지율을 훌쩍 넘어서 상승 중이다. 이것이야말로 트럼프가 제조업 리쇼어링 정책을 통해 얻으려는 진짜 목적이다.
부분적으로도 제조업 리쇼어링이 이루어지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공장이 이전된 지역의 부동산시장과 서비스업이 활성화될 것이다. 기대심리로 인해 단기적으로 소비도 증가할 것이다. 이런 변화를 트럼프는 SNS를 비롯한 미디어와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해서 지지층의 재결집과 이미지 개선에서 큰 효과를 볼 것이다.
트럼프 재임 기간에 미국경제의 실질적 성장은 제조업 리쇼어링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8년 동안 공들여 노력했던 경제 정책의 성과가 트럼프 행정부 4년 동안 서서히 나타나는 어부지리를 톡톡히 누리면서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의 공약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몇 가지 중요한 미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트럼프의 정책이 FRB의 기준금리 인상 시나리오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예측해 볼 수 있다.
트럼프의 전략이 한국에 줄 미래 충격
첫째, 정부 지출 감축과 감세 정책으로 대규모 경제 투자 여력을 확보한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미국은 단기적으로 경제 분위기를 호전시킬 것이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로서는 첫 번째 임기 4년 동안 경제지표를 가시적으로 호전시키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자신을 찍어 준 백인들의 표를 다시 한번 얻기 위해서는 일자리 GDP 성장률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 등과 관련한 숫자를 좋게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럴 경우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율 상승이 예측된다.
이처럼 트럼프는 달러 약세 유도와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모순되는 요구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 딜레마를 해결하려면 미국 내에서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미국 밖에서는 중국 일본 EU 등 상대국의 통화를 강세로 유도하는 환율전쟁을 지속해야 한다. 한국은 대미무역 흑자국이어서 원화 가치 인상 압력을 받으면서 동시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의해 직접 타격을 받는 수출국이기 때문에 외국 투자자본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원화 약세 압력도 함께 받을 것이다. 이런 두 가지 힘이 충돌하면서 달러 대비 원화 가치의 변동률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다섯째 아시아 대위기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의 정책은 중국과 신흥국 경제에 타격을 가하고 신흥국 통화의 변동률을 크게 만들어 자본 유출과 약탈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이런 상황이 미국경제에 대한 기대감 상승과 공화당의 통화정책에 대한 매파 성향과 맞물리면 아시아 대위기의 가능성은 더 커진다.
마지막으로 공화당이 의회에서 트럼프를 견제하는 또 다른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이럴 경우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고 동맹국과의 관계를 무너뜨리는 극단적 군사 정책을 구사하고 국제무역협정을 완전 파기하거나 기준금리 인상을 장기적으로 보류하는 것 등과 같은 과격하고 비이성적인 정책은 실행되기 힘든 미래가 될 수 있다.
트럼프의 등장으로 인한 미래 변화의 가능성 중에서 한국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미래의 충격은 크게 2가지다. 일명 트럼프 유탄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트럼프가 직접 겨누는 총알의 탄착점은 중국이지만 총알이 터지면서 무수하게 튀어나가는 유탄에 한국이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한국 수출 기업에 불똥이 튈 미중전쟁 유탄이고 다른 하나는 기준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경제 호전 유탄이다.
2008년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최종 종착지, 중국
중국의 외환보유액을 평가할 때는 IMF가 권고하는 적정 외환보유액 규모와 앞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일어날 추가적인 외환보유액 감소 추세, 그리고 2019~2020년 금융위기 발발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경제 규모를 고려해서 IMF가 권고하는 중국의 적정 외환보유액 규모는 달러를 제외한 외화 표시 자산의 가치 하락분, 단기 외채상환분, 배당의 해외 송금준비금, 수출입 대금 등을 포함해서 2조 5천억달러 정도다. 2015년 3월 기준으로 중국 외환관리국이 밝힌 단기외채는 총 외채 1조6700억달러 중에서 70.5%를 차지한다. 여기에 같은 시기에 해외 주요 투자은행들이 추정하는 중국 기업들의 외채는 8,000억~1조달러 가량 된다. 2014년 이후, 중국에서는 매년 약5천억달러 정도의 달러가 유출되고 있다.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IMF가 권고하는 적정 규모인 2조 5천억달러를 제외하면 6200억달러 정도의 여유밖에 없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1차 위험선은 2조 1천억~2조5천억달러 부근이다. 2~3년 안에 1차 위험선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신흥국과 동아시아에서 2차 금융위기가 일어나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유럽의 회복 추세가 가세하면 중국에 투자한 외국 자본의 이탈 추세가 지금보다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보유액의 감소 추세는 또한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하더라도 인민은행이 곧바로 기준금리를 올리지는 못할 것이다. 중국 역시 한국처럼 상업 영역의 부채가 엄청나고, 주택시장의 버블이 부풀어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최대한 기준금리 인상을 늦추려 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중국 역시 제1기축통화 국가가 아니고, 지난 몇 년 동안 부채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더욱이 글로벌 투자자나 중국의 투자자들에게 앞으로 몇 년은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이런 시나리오를 대입하면 중국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 버티는 데도 한계가 있다.
2016년 말 현재 중국의 기준금리는 4.35%이다. 미국과 중국의 기준금리 차가 1~2%p 정도로 줄어들면 중국은 더 이상 기준금리 인상 압력에 맞서기 힘들 것이다. 그 시점을 추정해 보면 대략 2019~2020년경이 된다. 2019~2020년경에 중국의 상업 역역과 가계영역의 버블 붕괴가 동시에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당시에 중국이 2019~2020년경에 금융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여기에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벌어질 제2차 미중전쟁의 힘을 추가한다면 중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은 좀 더 높아졌다고 본다.
저렴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수입한 중간재를 조립하여 세계에 판매하는 중국의 1단계형 제조업 중심 성장모델은 몇 년 전부터 한계에 도달했다. 21세기에 중국이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어가려면 중간재를 만들어 팔고, 중후장대형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2단계형 제조업 성장모델로 전환해야 한다. 더불어 새로 형성되는 미래형 산업에서 중요한 플레이어로 자리잡아야 한다.
그런데 중국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여기에 하나의 조건이 더 추가되어야 한다. 바로 과도하게 부풀어 오른 상업 영역과 지반정부의 부채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부동산 가격의 큰 조정도 거쳐야 한다. 중국이 머지않아 이 3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들어갈 것이고, 그 과정에서 금융위기가 발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중국에 대한 예측의 중요한 근거였다. 그리고 중국 금융위기의 진원지는 상업 영역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중국의 금융위기 가능성과 관련하여 중국경제가 처한 현재 상황을 간략하게 점검해 보자.
제조업: 수입률 하락, 경영 악화, 좀비기업 증가 중
수출: 앞으로 4~5년 동안 유럽 소비시장 정체 지속,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신흥국 침체
투자: 부동산 건설 투자 의존도 매우 높음, 부동산 버블 증가 중
총 부채: 세계 2위 규모
기업 부채: 2015년 GDP 대비 171%, 14.8조 달러, 2014년 기준 중국 상위 1000개 기업 중 16%가 좀비기업
은행: 은행 여신 중 무수익여신은 2016년 기준 1조 3천억달러
정부: 재정적자 지속 중
인구: 2015년부터 18~35세의 노동인구 감소, 베이비붐 세대 은퇴 시작
노동시장: 2009년 약2억 명의 실업자
임금: GDP 대비 8~10% 정도의 임금 수준. 서양의 경우는 GDP 대비 약 55%, 중남미 33%, 필리핀, 태국 등의 동남아시아 28%, 중동 25%, 아프리카 20%. 임금이 GDP의 8~10%에 불과하다는 것은 단기간에 내수 소비를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특히, 중국 인구의 0.4%가 전체 자산의 70%를 소유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저축: 인구의 0.4%인 수퍼 리치들의 자산을 빼면, 중국의 1인당 평균 저축은 1만위안 미만. 참고로, 중국의 대학 1년 학비는 평균 2만5천 위안
이와 같은 상황에서 GDP를 가장 빨리 끌어 올리는 방법은 주식이나 부동산 등의 자산시장에서 버블을 일으키는 것이다. 기업과 개인이 자산시장에서 버블효과를 보게 되면 생존 기간이 늘어나고 소득도 늘어난다. 자산가격이 상승하면 소비심리도 상승해서 빚을 내서 소비하게 된다.
중국 내의 기업과 개인의 투기심리와 정부의 자산시장 활성화 정책이 외국 투자자본의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자산버블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여준다.
중국은 자산가격 폭동 시기에 있다고 판단된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 4년 동안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으로 6가지 영역에서 패권전쟁을 벌이게 되면 2019~2020년경에 중국 내에서 금융위기 가능성이 불거질 것이다.
과거에 IMF를 비롯해서 많은 전문가들이 2016~2020년경에 중국경제가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이런 종류의 예측은 모두 실패했다. 자연적 경제성장률 감소, 중국의 금융위기 발발 가능성, 그리고 미중전쟁의 결과 등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요소들을 고려할 때 실질 GDP 기준으로 중국경제가 미국을 추월하게 될 시점은 일반적인 예측보다 훨씬 먼 미래의 일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질 GDP 기준으로 중국의 경제가 미국을 추월하는 것은 2047년 즈음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측한다.
“과연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경제가 호전될까?” 이것을 예측하려면 트럼프가 구상하는 경제 모델과 미국의 현재 경제 상황을 분석하고 , 이를 기반으로 미래 가능성을 예측해야 한다.
먼저, 트럼프의 공약을 분석해 보자. 트럼프의 경제 모델은 신자유주의의 문을 연 레이거노믹스를 기반으로 하고, 그 위에 케인즈 이론을 따라 만들어진 프랭클린 D.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의 일부를 조합한 듯하다. 레이거노믹스는 케인즈의 ‘유효수요론’의 부족한 점을 수정하려는 정책이었다. 즉, 수요를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경기 침체 속의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어려우니, 정부가 적극적으로 ‘공급 측면’을 자극하고 관리해야 수요를 증대할 수 있다는 발상이다. 레이건 행정부는 공급 측면을 자극하기 위해 세금을 인하하고 규제를 완화하여 생산자에게 일자리를 만들고 투자를 하도록 동기부여하고, 정부 지출은 삭감했다. 특히, 레이건 행정부는 1980년대 프리드먼 등 시카고 학파가 제안한 금융정책을 적극 받아들였다. 이는 중앙은행이 금리나 지급준비율 등을 조절하는 수단으로 통화량을 조절하여 경제활동에 영향을 주려는 정책이다. 레이건 행정부는 스태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긴축 통화 정책을 펼쳤다. 레이거노믹스의 경제 성과도 좋았다. 연평균 3.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케네디, 존슨 시절의 연평균 4.9% 성장 이후 최대치였다.
트럼프 정책의 뿌리는 레이거노믹스에 가깝다. 트럼프는 대선캠페인 포스터에 레이건과 악수하는 사진을 싣기도 했다. 트럼프가 외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와 핵심공약들도 레이건이 외친 ‘힘에 의한 미국의 재건’이라는 구호와 비슷하다.
레이건이 배우 출신으로 많은 국민에게 호감을 얻은 것처럼, 트럼프도 연예인과 같은 자신의 국민적 인지도를 기반으로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 트럼프의 공약을 분석해보면 ‘성장 후 분배’, ‘경제 패권주의’, ‘군사 패권주의’라는 3개의 큰 축이 레이건 행정부의 정책과 상당히 닮았다. 세부적인 정책에서도 비효율적 연방 지출을 삭감하고, 사회복지 비용을 줄여 작은 정ㅂ를 지향하는 것도 비슷하다. 레이건에게 적대국은 소련이었다면, 트럼프에게 적대국은 중국이라는 점이 다르다. 레이건 행정부는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추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강한 군대를 앞세운 군사 패권주의로 중국을 견제하려고 한다. 참고로, 소련을 향한 레이건 행정부의 군비 강화 정책은 소련의 군비 지출을 증가시켜,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위기에 처해 있던 소련의 경제 상황을 악화시켜 붕괴를 촉진했다. 트럼프도 군사 패권주의와 경제 패권주의 경쟁을 벌이면서 중국경제에 커다란 부담과 충격을 가하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레이거노믹스에는 부작용이 있었다. 바로 양극화의 심화와 막대한 정부 부채였다. 지미 카터 대통령 재임시절 GDP 대비 2.7%규모였던 재정적자가 레이건 행정부 시절에는 평균 4.2% 규모로 늘어났다. 트럼프의 경제 정책도 막대한 적자 재정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트럼프가 레이건과 확연히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레이건 대통령은 연방정부 예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 적자를 늘려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하려고 한다. 이런 측면은 제32대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D. 루스벨트가 실시한 강력한 재정 정책을 닮았다.
뉴딜정책의 핵심은 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경제 통제를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조세 정책이나 공곡 지출을 통하여 유효수요를 늘림으로써 고용을 증가시키고 경기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케인즈 이론을 따라서 루스벨트는 실업자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농업이 번영해야 국가의 번영이 온다는 생각으로 농업을 적극지원했다. 그리고 정부 재정을 지출하여 테네시 강 유역을 개발하는 대규모 토목공사를 실시하고, 고속도로·다리·공원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벌였다. 근로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노동관계법을 만들고, 노인 연금과 실업 보험을 도입하는 등 각종 사회 보장법도 만들었다. 한편으로는 공무원 월급을 줄이고 군인연금을 40% 삭감해서 연방정부의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추려 노력했다. 루스벨트의 경제 정책은 1930~1969년의 호황기를 만들었고 사회복지의 근간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루스벨트는 농업을 적극 지원했지만, 트럼프는 제조업 부흥을 외치는 것이 다르다.
트럼프 경제모델의 성공 여부에 정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의 경제 상황이다. 아무리 정교한 정책이라도 상황이 받쳐 주지 않으면 실패하고, 상황이 점점 좋아지는 국면이라면 좀 허술한 정책이라도 성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경제상황은 어떤 수준일까? 그리고 미래의 경제 상황은 어떻게 될까? 미국의 현재 경제상황을 주요한 경제지표를 가지고 하나씩 진단해 보자.
1993~2000년의 클린턴 행정부 시기부터 눈에 띄게 해외자본 유입이 크게 늘었다. 그 뒤 IT 버블이 붕괴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해 통화 공급량을 늘리면서 일시적으로 약달러 추세가 발생하자 자본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전 세계적 위기가 지속되면서 세계 각국의 경제가 상대적으로 미국보다 상황이 더 안 좋아지자 강달러 추세로 발전하면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자본이 늘었다.
그러나 대공황 이후 가장 큰 위기였던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역사상 가장 폭의 해외자본 유출이 일어났다. 하지만, 이런 추세는 일시적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미국경제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붕괴해서 미국의 시대가 마감하는 것 같았지만, 2010년 유로존에서도 금융위기가 발생하다 상황은 다시 반전되었다. 미국경제는 여전히 침체 상태였지만, 다른 나라에 대비한 미국경제의 상대적 안정성과 FRB의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의지 등이 반영되면서 해외자본 유입이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그후 FRB가 미국경제와 세계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던 대규모의 양적완화정책의 힘이 더 강해지자 해외자본 유출입은 다시 하락 추세로 전환했다. 그러나 2012~2013년경부터 상황이 다시 반전된다.
미국의 경제 상황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일관되게 관찰되는 한 가지 중요한 점을 발견했다. 바로 미국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거의 모든 지표들이 2012~2013년경부터 ‘의미 있는 반전’ 추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앞으로 다른 지표를 분석하면서 더 살펴보겠지만, 미국경제가 침체의 바닥을 찍고 견고하게 반등하기 시작한 시점이 2012~2013년경이라고 판단한다. 이와 관련해서 한국 경제에 대해 결론을 먼저 얘기하면, 한국경제는 미국경제와 반대로 2012~2013년부터 각종 경제지표가 위기를 알리는 확실한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2012~2013년의 변곡점을 지나며 미국경제가 견고한 회복 추세로 전환하자 해외자본 유출입 동향지표도 확실한 상승세로 전환한다. 2014년부터 FRB는 점차 양적완화를 축소하고, 이어서 중지하는 정책을 발표하고, 마침내 2015년 말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했다. 그런데 긴축 통화 정책으로의 전환에도 불구하고 해외자본 유출입 동향지표는 상승세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해외 자본이 현재의 미국경제를 좋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중요한 사실이 하나 더 있다. 장기로 보면, 2016년 현재의 해외자본 유출입 동향지표는 2008년 이전과 비교해서 아직도 큰 폭의 추가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 앞으로 몇 년 정도는 더 달러 자본이 미국으로 추가 유입되면서 미국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가 1조 달러의 재정을 인프라 건설에 투자해서 시장에 돈이 풀리고, 친 기업 정책을 밀어 붙이고, 미국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개인들도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를 늘리는 일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면, FRB는 기준금리 인상 압력을 일반적인 예상보다 훨씬 크게 받을 수 있다.
이제 미국경제의 회복 추세가 얼마나 강한지 주요 지표를 통해 살펴보자. 물론 현재의 미국경제가 레이건 행정부나 클린턴 행정부 때만큼 ‘절대적’으로 탄탄하고 강하지는 않다. 하지만 유로존, 중국, 신흥국 등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볼 때 일반적인 생각보다 탄탄하고 강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1960년대까지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진폭이 크고 성장과 하락을 반복하는 주기도 짧았다. 그만큼 불안정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부터 점차 안정적 추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1981년 1월부터 1989년 1월까지의 레이건 대통령 재임시기와 1993년 1월부터 2001년 1월까지의 클린턴 대통령 재임 시기에 가장 안정적인 추세를 보였다. 미국경제가 탄탄하고 강했던 시절이었다.
미국의 연간 GDP 성장률은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경제가 점점 쇠퇴기로 접어든다는 의미일까? 아니다. 미국경제 규모가 점점 커지는 만큼 GDP성장률의 수치가 낮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추세는 한국, 중국 등 모든 나라에서 동일하게 나타난다. 한국도 10%대 성장률을 기록하다가 8~10%로 낮아지고, 다시 6~8% 성장률을 거쳐 4~6%대로 낮아졌다. 경제가 성장한 만큼 경제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총량이 크게 늘어도 성장률은 낮아지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이치를 고려하면 현재 미국의 경제성장률 수치가 1~3%대의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것은 그다지 나쁜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경제위기를 극복해서 바닥을 찍고 회복 추세인 사정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좋은 상황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이후부터 세계 각국의 GDP 규모의 성장을 비교한 것이다. 일본은 잠시 GDP 규모가 상승하다가 2012년 이후로 곤두박칠친다. 유로존에서 가장 탄탄한 경제를 자랑하는 독일도 가까스로 GDP 규모를 유지하다가 2014년 이후에 감소로 돌아섰다. 하지만 미국은 2009년부터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물론 2009년 이후 미국의 GDP 증가에는 FRB의 대규모 양적완화정책도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세계 주요국들이 모두 앞다투어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했다. 비슷한 정책 환경에서 미국의 GDP 규모가 상대적으로 훨씬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중국의 증가 속도가 미국보다 훨씬 크다. 하지만 두 나라의 경제 규모의 차이 외에도 중요한 정책의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2008년 이후 미국은 적극적으로 부채 축소를 진행하는 상황이었고, 중국은 이전보다 부채를 더 크게 늘려서 대응했다. 즉, 미국은 부채를 줄이면서 GDP가 성장했고, 중국은 GDP 규모가 빠르게 증가한 만큼 부채의 총량도 빠르게 증가했다는 점까지 고려해야 한다.
트럼프는 경제 정책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시작된 경제 회복의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 정부가 8년간 기울인 노력의 결과를 트럼프가 어부지리고 얻는 셈이다.
먼저, 미국의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을 보자. 다우존스지수는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주식시장과 주택시장의 지수만 따로 때어서 생각하면 2008년의 버블 붕괴 이전까지 회복되었거나 더 높게 치솟았다. 일부에서는 대폭락을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몇 번의 크고 작은 조정을 거칠 가능성은 크지만, 오랫동안 주가가 하락한 상태로 유지될 가능성은 아주 작다.
왜 그럴까? 현재 역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주가지수의 배경을 잘 해석해야 한다. 경제의 세 주체인 개인, 기업, 정부가 최대치의 투자를 한 상태이고, 저축을 줄이면서 신용 창출 능력의 대부분을 소비했고, 경기 주기에서 활황기의 끝 무렵에 있고, 기준금리를 올려도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2008년과 같은 대폭락 가능성을 걱정해야 한다.
그리고 일본처럼 생산연령인구가 빠르게 감소하고, 초고령사회로 접어들고,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이 시작된다면, 대폭락 후에 다시 회복되는 데 오래 걸릴 가능성을 염려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1991년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때 니케이지수도 대폭락 국면으로 접어줄었다. 니케이지수는 2003년에 최고치 대비 75%정도 폭락했다. 그 이후에도 ‘아베노믹스’를 본격적으로 펼치기 전까지 계속 바닥에서 허우적거렸다. 1991년 폭락이 시작된 이후, 무려 20년 동안 헤어 나오지 못했다.
미국은 위의 2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 아직 추가 경제 성장의 여력이 남아 있고, 개인과 기업도 추가 투자 여력이 있다. 앞으로 신흥국과 아시아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한다면 미국 주식시장에 추가로 해외자본의 투자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인구성장률도 줄지 않고 여전히 증가 중이다. 은퇴자들이 늘고 있지만, 계속해서 밀려 드는 이민자들이 공백을 메우고 있다.
이런 조건을 종합해서 볼 때 미국의 주택 가격은 크고 작은 조정기를 거칠 수 있지만 계속해서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 역사적 최고치를 경신하고도 상당기간 추가 상승 중인 주가지수에 비해 주택 가격은 아직 역사적 최고치를 경신하지 못했다. 현재 주택 가격은 2008년의 부동산 버블 붕괴 직전만큼 과도한 신용 대출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오르고 있다. 미국 주택 가격의 상황을 보여주는 ‘케이스쉴러지수’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주택시장 역시 2012~2013년부터 바닥을 찍고 탄탄하고 지속적인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수출과 수입을 살펴보자. 2008년의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수출은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하락했다. 그리고 2010~2012년 사이 수출과 수입 모두 2009년의 하락분을 만회할 만큼 증가했다. 반등효과였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수출과 수입의 추세의 변화다. 앞에서 2012~2013년을 기점으로 한국과 신흥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같은 시기에 미국은 수출액과 수입액이 작더라도 상승추세를 이어갔다. 그 이후 석유전쟁이 벌어지고, 중국의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신흥국과 아시아 국가들의 내수시장 위기가 시작되고, 미국 기업들이 재고를 큰 폭으로 줄인 2015년에 일시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가 2016년부터 다시 반등하고 있다.
미국의 장기적인 무역수지 추세를 살펴보자. 거시적으로 보면 미국의 수출액과 수입액은 경제성장률이 증가하는 것과 비례해서 계속해서 증가 중이다. 미국은 수출액과 수입액이 197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증가 중이다. 2008년 직전의 몇 년 동안 평균 증가 추세를 이탈한 것은 버블에 의한 것이다. 버블 증가분을 제외하면 현재 미국의 수출액과 수입액의 증가 규모는 GDP 성장추세와 비교할 때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2015년의 미국 수출액은 1892억 달러로 GDP 대비 10~12% 사이다. 수입액은 2256억 달러로 수출액보다 크다. 그리고 수출액 증가 기울기보다 수입액 증가 기울기가 조금 더 가파르다. 이는 미국의 내수 소비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
2015년, 미국의 무역수지는 364억달러 적자로 GDP 대비 2.7%이다. 이 적자 규모는 2008년 이전에 비해 절반이나 줄어든 금액이다. 세계경제가 장기 저성장 추세로 접어들고, 유럽은 디플레이션 상태이며, 신흥국과 아시아가 2012~2013년부터 위기 국면으로 빠져드는 상황에서 기록한 364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는 나쁘지 않은 수치다.
선방했다고 평가해도 무리가 없다.
G1의 세계 패권국가이자 세계의 제1기축통화를 담당하는 미국에게는 무역수치보다 달러 가치가 더 중요하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무역수지 흑자를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는 어렵다. 20세기 최고의 미국 번영기였던 레이건과 클린턴 재임 기간에도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해서 증가했다. 미국의 무역수치 추세와 달러인덱스 추세를 비교하면, 달러 강세 국면일 때마다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달러 강세는 미국의 수입 기업과 국민에게는 구매력이 커지는 효과를 준다. 당연히 수입액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반면에 달러강세는 미국 수출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수출액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미국 입장에서 가장 좋은 것은 둘 간의 적정한 균형점을 찾아 달러 가치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무역 흑자도 기록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론으로나 가능하지 현실에서는 균형점을 찾기도 어렵고 설령 찾더라도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미국으로서는 무역수지 적자를 감내하면서 제1기축통화국의 이익을 최대한 얻어내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현실적이면서 우월한 전략이다. 손해를 보더라도 미국의 내수시장을 동맹국이나 교역국에게 내어주고, 그 대가로 미국 통화를 전 세계로 흘러 내보내는 것이 세계 시장에서 금융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이다. 결국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이런 교환의 대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교환의 대가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지면 안된다는 점이다. 오바마 정부에서 무역수지 적자 규모를 절반으로 줄인 것은 그런 의미에서 미국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더 욕심을 내서 줄이면 다른 곳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기축통화국의 전략에 대한 분석으로는 GDP 대비 2%대의 적자액은 전략적으로 괜찮은 균형점이고 정상 수준이다.



미국경제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는 원유생산량, 휘발유 가격, 실업률, 시간당 임금증가율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증가한 것은 원유 수출 금지를 해제한 조차와 셰일가스 생산 증가가 주요인이다. 미국내 휘발유 가격도 빠르게 하락 중이다. 휘발유 가격의 하락은 개인에게는 자동차 연료비와 가정의 주택 유류비를 줄여서 새로운 소비여력을 만들어 주고, 기업에게는 원가 절감의 효과를 준다. 이는 다시 소비시장의 동력을 강화한다.
미국의 실업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실업률 수치만 보면 거의 버블경제 시기 수준으로 낮아졌다. 일단 실업률이라는 양적 목표 달성에 성공한 다음에 중요한 것이 임금의 증가라는 질적인 목표다. 이와 관련한 중요한 신호도 하나 나왔다. 2015년부터 시간당 임금증가율이 빠르게 상승 중이다.
고용이나 개인의 소득과 관련해서 그 다음 단계로 나와야 할 신호가 빈곤층의 비율 감소이다. 빈곤층의 비율이 줄어든다는 것은 경제 회복의 기운이 빈곤층까지 스며들면서 절대적인 부의 하한선이 높아지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2012~2013년부터 빠르게 하락 중이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몇 년 안에 레이건 시기의 빈곤층 비율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고용이나 개인의 소득과 관련해서 그 다음으로 나와야 할 신호가 중산층의 규모 증가이다.
PRC가 전체소득 중간값의 67%~200%에 이르는 소득층을 중산층으로 규정하고 분석한 것이다. 2015년 미국의 중산층 비율은 50%다. 1971년의 61%와 비교하면 11%P나 줄었다. 그런데 중산층에서 이탈한 11%p 중에서 7%p가 상위계층으로 이동했고, 4%p는 하위 계층으로 이동했다. 즉, 중산층이 줄고는 있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2/3정도가 더 잘사는 쪽으로 이동했다는 뜻이다. 기간을 좁혀서 클린턴 행정부 시절과 비교하면 중산층에서 상위계층으로 올라간 사람이 3%p인데 비해 하위계층으로 탈락한 사람은 1%p밖에 되지 않는다.
개인의 소비 여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개인 소득 증가율, 개인가처분 소득, 개인 지출액, 은행 대출과 할부 구매 금액의 변화를 살펴보자.
최근 몇 년간 미국의 개인 소득 증가율은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2009년부터 현재까지의 소득 증가율은 2008년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박스권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개인 가처분 소득의 증가액 역시 장기적 추세로 보면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의 지출 증가율도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2008년 직전의 버블에 의한 비성장적인 지출 증가분을 걷어내고 보면 장기적 추세 안에서 증가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의 신용 증가율은 2008년 이전보다 약간 높은 증가율을 보이는 것에 눈에 띈다. 은행의 신용 대출, 주택이나 자동차 등의 신용 할부 구매가 전년 동기 대비 계속해서 회복 중이라는 의미다.
소득과 지출에 관한 신호 중에서 중요한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현재 미국 개인 전체의 가처분 소득 총액은 14,107억 달러인 반면 지출 총액은 11,546억 달러다. 즉, 2016년의 소비자 지출이 가처분소득을 크게 밑돈다.
미국은 대체적으로 가처분소득보다 지출 규모가 컸던 경우가 잦았다. 2002년 무렵에도 소비자 지출액이 가처분소득액을 능가하면서 가계살림이 적자를 보였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현재까지 흑자 운영을 유지 중이다. 즉, 미국 가계는 소비심리만 회복된다면 언제든지 지출을 늘릴 여력이 충분하다. 이런 상황은 트럼프에게 아주 유리하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만들어진 경제 회복 효과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 간 축적된 소비 여력까지도 어부지리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미국경제가 위기 상황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주장이 있다. 그 가장 중요한 근거 지표가 소비자물가지수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지수가 FRB가 원하는 2%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에 긴축통화 정책을 펼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이런 주장을 펼치기 위해 ‘자연금리’라는 다소 낮선 지표를 동원하기도 한다. 미국의 경제 상황이 몇 년째 자연금리가 계속 하락하면서 아주 낮은 수준에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다시 경기 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말한다. 자연금리가 너무 낮으면 경제가 외부 충격을 소화할 힘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면 자연금리는 무엇인가?
경제가 완전고용 상태이고 물가 상승률이 중앙은행의 목표 수준에 근접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나 유가 폭락 같은 경제적 충격도 없다고 본다. 자연금리란 이런 상황에서 순수하게 신용시장의 수요가 공급 요인에 의해서만 형성되는 금리를 말한다. 궁극적으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는 어떻게 산출하는가? 국내총생산 잠재성장률과 장기물가상승률은 자연금리를 산출하는 주요 변수들이다. GDP 잠재성장률이 낮을수록, 물가상승률 기대치가 낮을수록 자연금리는 낮아진다.
미국의 자연금리는 레이건과 클린턴 행정부 시기에는 비슷한 박스권에서 움직였다. 클린턴 시기 이후부터 2008년 주택버블이 최고조에 다다를 때까지 미국의 자연 금리는 서서히 낮아졌다. 그리고 2008년 9월 15일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고 미국경제가 위기에 빠져들면서 자연금리도 1% 수준으로 공두박질쳤다. 현재는 한 단계 더 하락한 상황이다.
2008년 위기 이후, 미국의 자연금리는 왜 계속해서 낮아질까? FRB 부의장인 스탠리 피셔는 미국의 저축이 증가하고 투자가 감소하면서 자연금리가 현저하게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오래 이어지면 저조한 경제성장세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미국경제의 체질이 허약해질 것이라는 염려도 덧붙였다.
자연금리 추세가 보여주는 겉모습을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스탠리 피셔 부의장의 말에 답도 함께 들어 있다. 그는 자연금리가 현저하게 낮아진 이유를 ‘저축이 증가하고 투자가 감소했기 때문’ 이라고 했다.
미국의 개인 저축률은 2008년 위기 이후에 큰 폭으로 늘었다. 2013년경에 일시적으로 줄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산업생산지수는 2010년에 잠깐 반등한 후에 계속해서 하락했다. 특히, 2015년 이후부터는 산업생산지수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중이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산업생산지수는 2008년 위기 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미국 국민들의 실질 소비지출도 2010년부터 현재까지 2008년 이전 수준을 회복해서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
2009년에 미국 기업의 재고 변화율은 2008년 위기의 충격으로 급하게 하락했다.
경제적 충격과 심리적 공황 상태로 추가 생산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2010년에는 2006~2008년 사이보다 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09년에 생산하지 못했던 물량까지 고려해서 추가 생산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 후 2015년까지는 일정한 박스권 안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다가 2016년 들어 재고 변화율이 하락해서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2016년 중후반부터 다시 재고율이 서서히 증가 중이다. 미국 재고 변화율과 산업생산지수를 함께 비교해보면, 2015년 이후 미국의 산업생산지수를 함께 비교해 보면, 2015년 이후 미국의 산업생산지수가 마이너스로 하락한 것은 재고 변화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듯하다.
이런 상황을 미국의 자연금리 추세와 다시 연관해서 생각해 보자. 미국의 자연금리는 영국과 캐나다보다는 낮지만, 유로존보다는 1%p 정도 높다. 그리고 2008년 급락 이후에는 1% 전후를 꾸준히 유지하다가, 2014년부터 하락했다. 현재의 낮은 수준은 스탠리 피셔 부의장의 말대로 ‘저축이 증가하고 투자가 감소’한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스탠리 피셔의 발언은 현 상태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다. 하지만 통화 정책의 최종적 책임을 지고 있는 FRB의 부의장은 미래의 변화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반영해서 발언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가장 보수적인 해석을 해야 하는 위치여서, 현재 상태만을 해석해주는 발언을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가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려면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미국 국민이 언제까지 높은 저축율을 유지할까? 마이너스까지 떨어진 미국 기업의 재고 변화율이 언제 반등할까? 이 2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미래의 변화 가능성을 올바로 예측할 수 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도 살펴보자. 소비자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식품과 에너지 품목을 뺀 근원물가지수다.
FRB가 측정한 소비자물가지수는 그래프에서 보듯이 1% 수준으로 FRB가 목표로 하는 2%에는 아직 못 미친다. 그런데 FRB는 왜 2%를 목표로 삼았는지 생각해보자.
미국의 경제가 전체적으로 튼튼하고 호황기였던 클린턴 행정부 시기에 소비자물가지수가 2%였다. 즉, FRB가 목표로 하는 2%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차 목표가 아니라 버블 수준의 경제 상태가 아닌 범위에서 정상적인 경제 호황을 나타내는 수치로서, 최종적인 목표치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경제가 호황으로 완벽하게 복귀하여 탄탄한 경제 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이 아니라 위기에서 회복되어 가는 과정인 현재로서는 소비자물가지수 1%가 나쁘지 않은 수치다.
소비자물가지수 2%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한다면 FRB의 일부 매파 위원들의, 자칫 기준금리 인상을 늦추다가 인플레이션의 역습을 맞을 위험이 있다는 주장도 이해할 수 있다. 미국경제가 완벽한 호황기에 들어섰다는 신호인 소비자물가지수 2%에 도달한 다음에 기존금리를 인상하면 자산시장에서 2008년 직전의 버블기와 같은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염려다.
식품, 에너지, 집세를 제외한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은 1%다. 하지만 식품과 에너지를 포함하면 2.5%로 다시 상승한다. 그리고 집세까지 포함하면 4%에 가깝다. 이는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도 반영되었다. 더욱이 집세는 좀 더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
여기에 미래의 변화 가능성을 더해서 생각해보라. 머지않은 미래에 원유 가격이 2배 상승하고, 원자재 가격도 정상적인 수준으로 상승하고, 미국의 소비자들이 저축률을 정상 수준으로 낮추어 소비를 늘리고, 역사상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투자를 늘리며, 트럼프의 제조업 리쇼어링 정책이 효과를 봐서 기업투자가 늘어나고, 트럼프 정부가 2017~2018년에 1조 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를 강하게 밀어붙인다면 어떻게 될가?
현재 미국의 경제를 보여주는 몇 가지 지표들을 살펴보자. 이미 미국으로의 관광객 유입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자동차 판매도 2012~2013년부터 증가해서 현재 2008년 이전의 호황기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주택판매율도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미국경제를 분석한 바로는 여러 지표 중에서 여전히 불안하다고 평가할 만한 지표는 소매판매지수 정도다. 민간 소비 상황을 나타내는 체인스토어 매출 추이를 보면 겉보기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계속해서 서서히 하락하는 중이다.
미국의 체인스토어 매출은 2008년 금융위기와 상관없이 2000년부터 계속해서 하락 중이었다. 즉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계속해서 하락했거나 2008년의 낮은 수준을 유지했을 것이라는 말이다. 역으로 2008년 금융위기가 발발하고, 그후 세계경제가 위기와 장기적 저성장 국면으로 들어서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을 고려하면 지금의 미국 소매판매는 선방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앞으로 소매판매지수는 어떤 추세를 보일까? 첫째, 앞에서 보았듯이 대표적인 내구소비재인 자동차는 위기 이전으로 완전하게 회복되었다. 앞으로 주택시장이 좀 더 회복될 것이다. 소매판매지수의 회복은 그 다음 차례이다. 둘째, 미국의 소비자심리지수가 2015년부터 눈에 띄게 회복 중이라는 점을 눈여겨 보여야 한다.
2008년의 금융위기가 발발하기 전부터 소비자심리지수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소비자심리지수가 급락해서 바닥을 유지하다가 2012~2013년부터 미국경제가 반등하면서 서서히 회복되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양적완화 정책의 축소 및 중지 정책이 시행되면서 긴축통화 국면이 시작되는 동안에도 소비자심리지수는 계속해서서 상승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2015년부터는 2008년 이전의 호황기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고통지수도 함께 오른다. 2012년부터 고통지수가 하락하기 시작해서 현재는 2008년 이전보다 고통지수가 낮아진 상태임을 알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 시기에 미국의 경제 지표들이 좋아질 것으로 예측하는 또 다른 근거는 미국 기업들의 잠재 역량이다. 현재 미국의 좀비기업 비율은 5%대로 낮아졌다. 세계적인 구조조정 전문자문사인 알릭스파트너스가 한국은행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한국은행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좀비기업 비율은 2014년 4분기에 11%에서 2016년 2분기에는 15%로 상승했다. 이에 반해, 미국의 좀비기업 비율은 5%, 일본은 2%,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의 평균 좀비기업 비율은 아주 낮은 상태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 동안 좀비기업들이 거의 파산했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는 예외적인 나라이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발발하면서 크게 증가한 파산 건수는 2010년에 정점을 찍고 계속해서 하락했다. 현재는 미국 기업 파산 건수가 1981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에 근접했다. 버블이 최고조에 올랐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 기업들의 수익은 금융위기 이후에 증가 추세를 회복했다. 2015년 이후에 기업 수익이 다시 감소했지만 이는 정상적인 조정을 거치는 과정일 가능성이 크다. 6개월 후를 예측하는 기업 경기 전망은 2016년부터 다시 상승국면으로 전환했다.
비율이 1.0 이상이면 경기가 호조이며, 1.0 이하면 냉각기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반도체 수주-출하 비율은 반도체산업의 경기뿐 아니라 반도체를 사용하는 기업들의 경기까지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미국의 반도체 수주-출하 비율은 1997년 무렵의 아시아 외환위기 시기, 2001~2002년 IT 버블 붕괴 시기, 2008년과 2010년의 글로벌 위기 시기와 비교하더라도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되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호전과 냉각을 반복하는 주기와 진폭도 상당히 안정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미국 내구재 주문 추이도 평균 박스권에서 ‘양호하게’ 움직이는 중이다. 군수품, 항공기를 제외한 건물, 기계설비 등의 3~5개월분 내구재 주문이 증가하면 경기가 곧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가계와 기업의 부채 위험성을 알려주는 좀비은행 비율도 아주 낮은 수준이다. 좀비은행 비율은 2010년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현재는 그 1/3 수준으로 낮아졌다. 물론 2006년에 비해 2배 정도 높은 약점이 보인다. 이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면 좀비기업과 좀비은행의 파산이 추가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미국경제는 이미 탄탄하고 건실한 회복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한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도 조만간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자신의 경제 정책의 성공여부와 상관없이 오바마 행정부가 만들어 놓은 경제 회복 효과라는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 트럼프의 정책은 불씨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는 이 불씨를 타오르게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는 트럼프의 정책 카드들 몇 가지를 살펴보자.
먼저, 미국의 추가적인 무기 판매 여력이다. 트럼프 공약의 한 축인 군사패권주의는 자연스럽게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게 될 것이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국방비를 늘려서 군비를 증강해야 한다. 그 가장 큰 수혜자는 미국이 된다. 트럼프도 미국 군대의 낡은 장비와 무기를 최신형으로 교체하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가 군사 패권주의를 강화한다면 추가적인 무기 판매가 연간 100억 달러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에서도 추가적으로 소비를 끌어올릴 여력이 충분하다. 최소 지난 몇 년 동안 회복한 규모의 2배는 더 구매하도록 부채질 할 여력이 있다.
앞에서 살펴 보았듯이 미국 기업들은 이제 재고를 서서히 늘려야 하는 시점에 들어섰다. 트럼프의 제조업 지원 정책은 기업의 투자 심리를 호전시키는 데 플러스 요인이다. 반등 시기에 들어선 상태에서 트럼프의 정책 효과가 더해지면 반등 폭을 더 키울 가능성이 있다. 기업의 미래에 대한 기대심리가 호전된다면 재고 물량을 평상시보다 더 늘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트럼프 효과를 감안해서 재고율을 좀 더 높인다면 어느 수준까지 가능할까? 예측하는 추가반등 범위의 가능성1은 2000년 수준이다. 반등 범위의 가능성2는 2010년 수준이다. 2010년은 2008~2009년 위기 때에 생산하지 못했던 물량을 더해서 생산량을 늘린 시기이다.
기업과 관련해서 트럼프가 중요하게 노리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올린 수익금이다.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은 2015년 한 해에만 2조 5천억달러로 한국 GDP의 1.8배나 된다. 그런데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을 본국으로 가지고 들어가려면 35%의 세금을 내야 한다. 그래서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을 해외에서 재투자하거나 해외에 현금으로 쌓아 놓으려 한다. 트럼프는 해외 자금을 본국으로 송금할 경우 1회에 한해서 세율을 10%로 낮춰주겠다고 공약했다. 기업의 해외자금이 미국으로 들어오면 엄청난 유동성 공급 효과를 만들어 내면서 경기 확장에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트럼프는 가계를 자극해서 소비를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가계 저축율은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미국 국민은 소비 성향이 강한 편이라서 상황만 호전된다면 언제든지 저축을 줄이고 소비를 늘릴 준비가 되어 있다.
더욱이 가계부채 비율을 보여주는 그래프에서 보듯이 미국 국민은 금융위기 이후에 가계부채 비율을 계속해서 낮춰왔다. 소득을 우선 빚을 갚는 데 썼다는 뜻이다. 소매 소비가 늘지 않은 이유 중 하나이다. 가계가 부채 비율을 떨어뜨렸다는 것은 앞으로 부채를 일으켜서 추가로 소비할 여력을 축적 중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이처럼 미국 가계가 소비를 늘릴 추가 여력은 충분하다.
자동차 판매율은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했기 때문에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추가 여력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시장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주택 판매가 늘면 이사와 연관되어 있는 수많은 서비스와 가전제품, 가구 등의 제품 구매도 늘어나므로 소매 판매도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주택담보대출 비율은 2008년 이후에 이후에 꾸준하게 낮아졌다. 낮아진 만큼 다시 늘릴 여력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주택 소유권 비율도 2008년 전의 버블기가 아니라 1980년대 호황기 수준으로만 소유권 비율이 회복되더라도 개인이나 임대사업자의 추가 주택 구매 여력이 매우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트럼프는 정치인이 아니라 사업가다. 사업가는 현상이나 숫자를 볼 때 정치인과는 다른 관점을 가진다. 부채를 대하는 태도도 다르다. 사업가는 지금 당장 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율이 늘어나더라도 미래에 큰 수익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면 과감하게 부채를 늘린다. 트럼프는 가계, 기업, 정부의 부채도 이런 사업가적 관점에서 볼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의 미래 행동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관점이다. 다음은 미국의 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 비율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비율은 GDP 대비 2%대이다. 트럼프는 이를 ‘1.5~2% 정도의 추가 적자 여력이 있다’고 해석할수 있다.
 
레이건 대통령 임기 첫 4년에는 달러가 강세를 보였고 경제성장률도 좋아졌다. 이런 추세를 기반으로 레이건 행정부 2기에는 GDP 대비 3~4% 경상수지 적자를 시도할 가능성이 없을까?
미국 연반정부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생각해보자. 레이건 재임 기간에는 강달러 추세, 기준금리 인상, 군사패권 경쟁 상화, 감세 전책을 실시하면서 GDP 대비 6% 수준의 연방정부 재정적자를 냈다. 반대로, 클린턴, 정부는 강달러 추세, 기준금리 인상을 시도하면서도 균형재정에 성공해서GDP 대비 2% 수준의 흑자를 기록했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 미국 연방정부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GDP 대비 10%에 달하는 규모로 재정적자를 늘렸다. 재정적자를 늘려서라도 심각한 위기국면에서 벗어나려는 극단적 처방이었다. 재정적자를 이 정도 늘리면 정부부채 규모도 크게 증가한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 이후에 최선을 다해서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비율을 줄였다. 그 결과 GDP 대비 2% 수준까지 적자 비율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성과를 인수받는다. 과연 트럼프는 오바마 행정부의 기조를 이어받아 계속해서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비율을 줄이려는 필사적 노력을 할까? 그럴 가능성은 아주 낮다. 오히려 ‘추가로 2~4% 정도의 재정적자를 늘려도 괜찮겠네’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트럼프는 작은 정부를 구호로 내세웠다. 불필요한 재정 지출을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작은 정부를 지향하겠다는 말, 불필요한 재정지출을 줄이겠다는 말이 곧 재정적자 비율을 줄여서 만든 여력을 정부 투자를 늘리는 데 사용하겠다는 말이다. 나아가 재정적자를 늘려서 경제를 불황으로 끌고 가는 마중물로 사용하겠다는 말이다.
“미국경제는 생각보다 강하다.” 지금까지 미국의 경제지표들을 분석한 결론이다. 그렇다면 의문이 남는다. “왜 FRB의 앨런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조심스러운 베이비스텝을 취할까? 왜 미국경제에 대해 그렇게 보수적으로 평가했을까?”
FRB 옐런 의장을 암에 걸린 미국경제라는 환자를 치료하는 주치의라고 생각해 보자. 옐런 의장의 조심스러운 행보는 퇴원하는 환자에게 이렇게 당부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큰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회복도 순조로우니 이제 퇴원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아직 밖은 영하로 기온이 뚝 떨어져 춥습니다. 젊은 나이도 아니고, 큰 수술을 하고 난 다음이라 아직 체력이 예전만 못하니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조심하셔야 합니다!”
미국경제는 2008년의 금융위기라는 심각한 암에 걸려 대수술을 받았다. 2010년에는 유럽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세계경제도 매서운 한파에 휩싸였다. 다행히 미국 정부의 발 빠른 대응과 FRB의 통화확장 정책이란 치료법이 성과를 내면서 2012~2013년경에 미국경제는 고비를 넘기며 빠른 회복세를 보여서 중환자실에서 회복실로 옮기게 되었다. 그리고 2015~2016년 들어서 퇴원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은 수술 이전 상태로 회복한 것이 아니다. 게다가 미국경제는 20세기의 청춘기를 지나 중년을 맞았다. 조심해야한다. 최소한 세계경제가 한 겨울을 지나 땅을 덮고 있는 눈이 녹고 새싹이 돋아나는 따듯한 행보는 미국경제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회복을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는 잠재적인 위험도 조심스럽게 확인하며 나아가겠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오바마의 미국은 의사의 말을 잘 따르는 환자였다. 하지만 트럼프는 다르다. 첫째, 오바마의 위기대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해서 미국경제가 상당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둘째, 트럼프는 도전적인 사업가다. 그래서 자신의 목표와 이익을 위해서라면 웬만한 리스크는 감수하더라도 돌진하는 스타일이다. 이런 미국의 변화를 고려해서 한국의 미래를 예측해 보아야 한다.
새로운 미국의 미래 가능성 중에서 한국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예측해 보아야 할 시나리오는 ‘강달러 시나리오’다.
먼저 트럼프의 입장에서 약달러와 강달러의 이득을 계산해 보자.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신은 저금리 선호자’라는 트럼프의 말이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 사람은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경향이 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경제는 초저금리와 매우 낮은 속도의 기준금리 인상의 2가지 주장을 모두 말했다. 서로 다른 장소와 상황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을 상대로 각각 상충되는 말을 했다. 그래서 불확실성이 크다. 하지만, 트럼프가 ‘이익의 극대화’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행동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기준금리 인상과 달러 가치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예측할 수 있다.
예측은 간단하다. 미국경제지표가 좋아지는 데 가장 유리한 방향, 미국경제가 호전될 때 방해가 되지 않는 방향, 기업과 개인의 투자를 촉진하는 데 유리한 방향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부수적인 판단 기준을 하나 더한다면 위대한 미국, 경제패권, 군사패권을 회복하는 데 방해가 되는 중국이나 유럽의 경제적 도전을 견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기준으로 기준금리 인상과 저금리, 혹은 강달러와 약달러 중에 어느 방향이 확률적으로 트럼프에게 더 유리할지를 생각해보자.
미국이 앞으로 몇 년 동안 약달러 추세를 유지하면 미국의 수출에 이득이 된다. 하지만 약달러는 미국경제가 앞으로도 몇 년 동안 더 양적완화 추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신호를 시장에 주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과 개인의 투자도 함께 미뤄질 것이다. 트럼프가 미국경제에 불을 붙이려면 기업과 개인의 투자가 절실하다.만약 약달러 추세를 유지하더라도 기업과 개인들이 미국경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투자를 늘린다면 어떻게 될까? 약달러로 통화학장 정책이 지속되고, 개인과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고, 정부가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실행하면 실물경제는 물론이고 주식과 부동산 등의 자산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버블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인플레이션 속도가 너무 빠르면 오히려 경제 성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이것은 트럼프가 원하는 호황 시나리오가 아니다.
강달러 시나리오는 어떨까? 강달러는 당장 수출 기업에 손해다. 하지만 수출이 미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12% 수준에 불과하다. 그리고 강달러 추세로 인해 입을 수출 기업의 손해는 다른 방법으로 얼마든지 상쇄할 수 있다. 법인세 감세, 규제 완화, 에너지 비용 하락 등의 방법인데 트럼프의 공약에 이미 포함되어 있다. 특히, 강달러가 되어도 무역상대국 화폐 가치를 동시에 상승시키면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중국산 수출 품목에 반덤핑 관세 등을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 된다. 한편 강달러 추세가 되면 수입물가가 내려가서 달러의 구매력을 높인다. 그래서 미국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제조업, 서비스 산업에 도움을 준다. 강달러는 미국의 금융업에도 이득을 준다.
무엇보다 트럼프의 입장에서 강달러 추세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이득은 다음 재선에서 이길 표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강달러가 되면 미국 국민의 월급을 높여 주는 효과를 당장 낼 수 있다. 달러 구매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미국 국민은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다. 많은 미국 국민이 좋아질 상황이자 트럼프가 가장 원하는 모습이다.
가계 소비는 미국 GDP에서 70% 정도의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강달러는 소비심리를 끌어 올릴 수 있다. 또한 강달러 추세는 ‘견고하게 회복 추세가 이어질 것이며, 조만간 호황기로 접어들 수 있디 때문에 미리 긴축을 실시한다’는, 미국경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신호이기 때문에 기업과 개인의 투자를 추진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버블을 조절하는 역할도 한다.
약달러와 강달러의 2가지 시나리오를 비교해볼 때,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강달러 시나리오가 확률적으로 더 유리하다. 2016년 3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어 연간 기준 3.2%를 기록했다.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트럼프 당선 이후 <월스트리트저널>이 학계와 기업, 금융기관 소속 경제학자 5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2017년 당장 FRB의 물가목표치를 넘어설 것이란 예측이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2018년 말에는 3%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확률적으로 계산해봐도 강달러가 트럼프에게 유리하고, 시장 곳곳에서 미국의 경제 회복 추세가 빠를 것이며 기준금리 인상 속도 역시 오바마 행정부와 앨런 의장 시절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신호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제 강달러 시나리오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때이다.
프럼프 행정부 시기의 강달러 추세를 예측할 때 중요한 변수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유로달러의 움직임이다. 연준이 기중금리를 인상하고 강달러 현상이 나타나면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자국 통화 표시 자산을 투매한다. 그리고 달러 표시 자산을 구매하기 위해 미국으로 외국 자본이 유입된다. 달러의 제1기축통화 지위가 발휘하는 힘 때문이다. 미국 내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당장은 대출이 줄어들어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리스크가 발생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리스크는 강달러를 추격 매수하는 외국자본의 유입으로 상쇄된다. 그 다음 단계로는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더라도 미국 내에서 대출이 늘어나면서 시중 통화량이 증가한다.
이런 마법이 가능한 또 하나의 이유는 5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유로달러가 저렴한 비용으로 미국 은행을 거쳐 시중으로 통화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유로달러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분보다 저렴한 이자율로 미국에 통화를 공급할 수 있다. 그 결과 기준금리 인상분을 어느 정도 상쇄해 준다. 즉, 유로달러가 기준금리 인상 추세와는 역의 방향으로 금리 인하 효과를 만들어 준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국면에서 이런 일은 미국 내에서만 일어난다.
강달러 시나리오를 예측해 보려면, 기준금리 인상과 경제성장률 상승 패턴의 연관관계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중요한 패턴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레이건 행정부 시기, 클린턴 행정부 시기, 그리고 2012년부터 현재까지, 3개의 구간에서 유사한 패턴을 볼 수 있다. 바로 ‘양적완화 후 경기 회복이 일어나고,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강달러 추세가 시작되고, 그 결과로 경제성장률이 상승’하는 패턴이다.
레이건은 경기는 침체되고 인플레이션율이 증가하고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권을 넘겨받았다. 레이건 취임 직전인 1979년 8월에 FRB 의장에 취임한 폴 볼커는 그해 10월에만 기준금리를 15.5%로 4%나 올리는 전격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카터 행정부 시기의 양적완화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되자 달러 가치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레이거노믹스가 실시되면서 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하고 생산성이 증가하고 실업률이 감소하면서 경제성장률이 상승하는 전환이 일어났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기도 살펴보자. 레이건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였던 미국의 제41대 대통령 조지 부시 시기의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졌다. 연평균 실질경제성장률은 1.3%로 곤두박질쳤다.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실업률이 6~7%로 치솟자 FRB는 부시행정부 시기에 기준금리를 10%에서 3%대까지 계속해서 인하했다. 달러 가치도 함께 하락했다. 민주당의 클린턴은 부시 정부의 최대 약점인 경제위기를 파고들면서 제42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클린턴 행정부 출범 무렵에는 양적완화 정책의 효과로 경제성장률이 회복되는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클린턴의 정책 효과가 더해지며 경제성장률도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에 FRB도 기준금리를 서서히 인상하기 시작했다. 연반정부의 재정적자 비율이 줄어들고 경제성장률이 인정세를 보이자 달러 가치도 따라서 강세로 전환했다. 그후 클린턴 2기 행정부까지 경제 호황기가 이어졌다.
그렇다면 현재 상황은 어떤 단계일까? 2008년 금융위기를 맞아 FRB는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내리면서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했다. 이 정책은 2011년부터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실업률이 서서히 하락했고 경제성장률도 회복되기 시작했다. 실업률이 서서히 하락했고 경제성장률도 회복되기 시작했다. 2012~2013년경부터 미국경제는 바닥을 찍고 안정적인 회복 단계에 진입했다. 그러자 FRB는 양적완화 정책을 중지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의 긴축정책 카드를 꺼내 들었다. 패턴 그대로 2015년부터 강달러 추세가 시작되었고 경제성장률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즉, 2012~2013년부터 미국 경제는 ‘양적완화 후 경기 회복이 일어나고,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강달러 추세가 시작되고, 그 결과로 경제성장률이 상승하는 패턴’을 따르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1기 행정부 4년 동안에는 추가적인기준금리 인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경제성장률도 순조롭게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분석했듯이, 미국과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하게 추락할 가능성은 적다. 오히려 유럽의 디플레이션 발생, 아시아의 대위기 발발 가능성 등을 감안한다면 미국과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는 상대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2017년 초에 미국 FRB가 발표한 것처럼 미국은 앞으로 2~3년 동안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면서 긴축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즉, 당분간 미국의 국내적 요인에 의해 달러 가치가 낮아질 가능성은 적다. 이미 미국 경제 상황이 바닥을 지나 지속적으로 좋아지는 국면에 진입했으며,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도 미국 내수시장을 호전시키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다.
결국 미국의 국내적 원인만 보면 오히려 강 달러 추세가 ‘더 강해지고 더 빨라질 가능성’마저 보일 정도이다. 트럼프가 걱정하는 것이 바로 이 기능성이다.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이미 시작된 강 달러 추세가 더 강해지고 빨라질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연일 약 달러 발언을 쏟아내는 진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트럼프가 모델로 삼고 있는 레이건 행정부 시절에 강 달러 추세가 강하고 빠르게 형성되었음을 볼 수 있다. 그러자 레이건 행정부는 1985년 9월 22일 미국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프랑스, 독일, 일본, 미국, 영국으로 구성된 G5의 재무장관 회의를 개최하고 달러화 강세를 시정하기 위해 상대국의 통화 가치를 강제로 상승시키는 플라자합의를 성사시킨다. 미국 내의 경제 상황과 상관없이 달러 가치가 빠른 속도로 낮아졌다. 그리고 미국 경제는 더욱 안정적인 추세로 진입했다.
미국은 경제가 호전되면서 앞으로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인상해 나아가야 할 상황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될 때마다 달러화 가치는 한 단계씩 계속 상승할 것이다. 지금 트럼프는 1985년처럼 독일, 일본, 중국, 한국 등을 불러 모아서 플라자합의를 강제로 싶은 심정일 것이다. 하지만 그때와는 환경이 달라져서 강제로 상대국 통화를 절상시킬 수 없다. 그래서 트럼프가 선택한 방법이 ‘강제적’으로 상대국 통화의 가치를 절상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는 ‘행정명령’이다.
트럼프의 첫 번째 전략은 상대국을 향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행정명령서에 서명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는 것이다. 트럼프의 엄포에 겁먹은 상대국이 스스로 자국의 외한시장에 개입하여 자국 통화를 절상하면 유사 ‘플라자합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만약, 상대국이 트럼프의 위협에 버틴다면 두 번째 전략을 사용한다. 실제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행정명령서에 서명하여 무역 보복을 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상대국 통화 가치 상승과 상대국 정부의 외환시장개입을 유도하여 미국 수출기업의 미국 밖에서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미국 안에서는 높은 보복관세를 물려서 미국 내수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높인다.
미국 통화 신뢰도 하락과 양적 완화가 없더라도, 이런 조치를 통해 상대국의 통화 가치를 상승시키면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가 약해진다. 상대국이 긴축 정책을 펴서 돈의 공급량을 크게 줄여도 ‘상대적’으로 달러 공급량이 커 보이면서 달러 가치가 약해진다. 이 모든 것은 미국 외부에서 발생하는 원인이다. 이것이 상대적 개념의 달러 약세 유도다. 2017년 1월 13일, 트럼프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국은 분명히 환율 조작국이다. 그들은 ‘우리가 환율을 절하하고 있다’고 말하는 대신 ‘우리 환율이 떨어져 있다고 주장한다. 위안화는 떨어지는 게 아니다. 인위적으로 그렇게 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그들과 경쟁할 수가 없다. 우리 통화가 강하기 때문이다. 그게 우리를 죽이고 있다.
2017년 1월 31일, 트럼프는 미국 제약사 임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아래와 같은 말을 했다.
“중국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일본이 수년간 무슨 짓을 해왔는지 보라. 이들 국가는 자본과 환율시장을 조작했고 우리는 바보처럼 앉아 있었다”
트럼프의 핵심 측근인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일본, 독일 등 무역 상대국들의 저평가된 환율이 미국의 무역 수지를 악화시키고 미국과 유럽연합 회원국을 착취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공격했다. 트럼프와 측근들이 이런 방 이런 발언을 할 때마다 엔화, 유로화, 원화의 환율이 크게 요동치며 하락했다. 트럼프가 원하는 대로 달러 가치의 ‘상대적’ 약세 효과를 냈다.
하지만 이런 발언들과는 별개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지명자는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강한 달러는 장기적으로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지나치게 강한 달러는 단기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전략적인 발언도 했다. 그의 발언에 미국의 전체적인 전략이 들어있다.
강 달러는 미국의 신뢰도를 보여주는 척도다. 미국이 결코 포기할 수 없다. 트럼프가 주장하는 강한 미국에 걸맞은 현상이다. 다만 ‘지나치게’ 강한 달러는 단기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부담이 된다. 앞으로 세계경제 흔들릴수록, 미국 경제가 호전될수록 달러 신뢰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당분간 달러 신뢰도가 급락할 확률은 아주 낮다. 이런 것을 잘 알고 있는 트럼프는 상대국의 통화를 강세로 유도하여 달러 가치의 체감 지수를 하락시키는 효과를 내서 ‘강한 달러 신뢰도 유지’와 ‘상대적 달러 약세 이득’이라는 서로 상반되는 이득을 동시에 얻으려는 교묘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가 2017년 초에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미국 잠입을 차단하겠다”는 명분을 내걸고 7개 이슬람 국가 사람들의 미국 입국을 90일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여기에 동의한다는 미국인의 비율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보다 높은 49%로 나타났다. 이는 독일, 일본, 중국, 한국 등의 나라에게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트럼프의 카드가 단지 엄포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로 시행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반이민정책 행정명령 서명은 트럼프 정권 내내 국내외에서 큰 혼란을 불러오겠지만, 무역 상대국들에게는 환율조작국 지정 압박카드의 효과를 크게 만드는 성동격서 전략이 된 셈이다.
2016년, 단 한 번에 그친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의 지연은 아시아 대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래 예측 시나리오의 최적화란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
시나리오 최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예언과 예측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예언과 예측의 차이는 무엇일까?
첫 번째, 예언은 하나의 시나리오만 이야기하고 예측은 복수의 시나리오를 이야기한다. 미래 시나리오가 맞을지 틀릴지는 그 다음 문제이다. 통찰력을 주는 예측은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생각을 확장하도록 만들지만, 예언은 하나의 가능성에만 집중해서 맞는지 틀리는지 선택하도록 강요한다. 대한민국이 1997년 외환위기에 빠지기 직전까지 정부는 ‘OECD 가입’이라는 하나의 시나리오에만 사로잡혀 있었다. 외환위기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또 다른 시나리오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미국의 9.11사태도 마찬가지다. 그 당시에 미국 정부는 ‘주적은 중국뿐’이라는 하나의 시나리오에 빠져 있었다. 중국 이외의 다른 국가가 감히 미국을 공격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아서, 7개월 전에 백악관에 전달된 테러 위험 시나리오를 무시해버렸다. 이런 예언적 예측에서 벗어나려면 ‘복수의 미래 가능성들’을 생각해야 한다.
두 번째, 예언은 공포나 환상을 준다. 대중을 선동하여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끌어서 자기 이득을 얻으려는 불순한 동기 때문이다. 반면에 예측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기와 기회를 미리 알려서 사람들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예측은 특정한 미래에 대해서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말한다. 위기와 기회는 언제나 공존한다. 아시아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위기와 더불어 기회도 함께 온다. 올바른 예측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위기와 기회를 함께 보도록 함으로써 맹목적인 환상이나 극도의 공포감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다. ‘한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공포감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위기 탈출의 해법을 연구해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여 위기를 벗어날 길을 찾을 수 있다. 위기를 예측함으로써 위기를 막을 수 있도록 돕는것이야말로 예측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역할이다.
세 번째, 예언은 한 번 정하면 절대로 바꾸지 않는다. 하지만 예측은 과학적 방법론을 이용해서 최선의 시나리오를 작성했더라도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시나리오를 바꾸어 나가는 최적화 작업을 한다. 시나리오를 지속적으로 수정하는 시나리오 최적화 작업은 ‘말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인간의 예측 한계를 인정하는 ‘겸손한 행위’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과거에는 미처 반영하지 못한 새로운 미래 변화의 힘이 등장하거나, 자신의 예측이 틀렸다는 증거가 나오면 이를 반영하여 곧바로 시나리오를 보완하거나 수정한다.
예측과 시나리오 최적화의 의미를 생각할 때 전문 미래학자가 발표하는 예측 내용이 맞는지 틀리는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두는 것은 바른 태도가 아닌 듯하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해야 하나?
미래학과 미래예측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예언하는 학문’으로 보고 미래학자를 ‘예언자’로 보는 시각이다. 전문 미래학자의 예측 시나리오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반대로 “인간이 어떻게 미래를 알 수 있어?”라고 생각하며 의심부터 하는 태도 역시 미래의 가능성을 닫아버리는 위험한 태도이다.
미래학자가 예측하는 목적은 미래 변화에 대한 적중 확률을 높이는 데 있지 않다. 미래의 다양한 가능성들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자극해서 통찰력을 높일 수 있게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의미 있는 예측이란 미래가 예측한 대로 일어나든 안 일어나든 상관없이 좀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미래 정보를 담고 있는 예측이다. ‘의미 있는 미래 예측’을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4가지의 범주를 가지고 미래 정보를 생산하거나 미래 가능성들을 연구한다.
첫째, 논리적으로 제법 그럴듯한 미래
둘째, 확률적으로 일리가 있는 미래
셋째, 확률적으로는 일어날 가능성이 낮지만, 일어날 경우 영향력이 큰 임의의 미래 혹은 뜻밖의 미래
넷째, 선호하는 미래
논리적으로 제법 그럴듯한 미래는 ‘일어날 개연성이 높은 미래’라고도 한다. 이것은 과거, 현재, 미래의 징후들을 논리적, 체계적, 생태학적으로 분석하여 볼 때, 가장 논리적으로 타당하고 이치에 맞아 수긍할 만한 미래다. 이것을 기본 미래로 삼아서 연구하는 경우가 많으며, 가장 중요하게 소개하는 미래 시나리오이다.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는 것은 미래의 어떤 시점에 반드시 한 번은 물리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기본미래 시나리오를 작성할 때 미래를 만드는 변수와 힘 중에서 일어날 확률이 최소한 51%이상의 확실성을 가진 요소들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트렌드: 변화의 흐름, 변화의 1차, 2차, 3차 효력들
계획: 정부 계획, 지자체 계획, 화사 계획, 가족의 계획 등
심층원동력: 변화를 일으키는 숨어 있는 힘, 변화의 메커니즘, 패러다임,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사이클, 세계관 등
현재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미래에 대한 이미지: 생각, 느낌, 기대 등
위의 4가지 영역에서 확실성이 높은 요소들만 논리적, 체계적으로 묶고 재구성하여 ‘그럴듯하고 논리적으로 말이 되는’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이렇게 하면 가장 일어날 확률이 높아서 상대적으로 신뢰할 만하고 확실성이 높은 시나리오를 도출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확률적으로 일리가 있는 미래다. 이 범주에 드는 미래는 ‘일어날 가능성의 범위에 드는 미래’라고도 한다. 기본 미래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상상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좀 더 폭넓고 확장된 가능성과 옵션을 포함시켜 미래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연구할 때 사용한다. 그렇다면 생각을 어떻게 넓힐 것인가? 아무렇게나 상상력을 발휘해서는 생각이 넓어지지 않는다. 무작정 상상력을 극단으로 밀고 가면 망상이나 몽상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기본 미래’를 기준으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가장 먼저 작성했던 기본미래가 ‘만약 특정한 외부적인 요소에 의해 변화한다면 어떤 새로운 위협, 위기, 가능성, 기회가 나타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상상을 해 보는 것이다.
기본미래에서는 세상을 세분화하고 각각을 연결하여 문제를 찾아내고, 의미 있는 솔루션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것을 먼저 찾는다. 반면에 가능성의 미래는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미래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느끼게 될 새로운 문제, 욕구, 결핍 등을 이해하고 이를 충족시킬 새로운 방법을 찾아낸다. 강한 기업, 강한 국가는 2가지의 미래를 모두 생각해야 한다.
세 번째 미래는 확률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은 낮지만, 일어날 경우 영향력이 큰 임의의 미래다. 이를 ‘뜻밖의 미래’라고도 부른다. 일어날 가능성은 낮지만 발생할 경우 극단적일 수 있는 미래의 위협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 보아야 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도 매우 유용하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임의의 미래, 뜻밖의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촉진할 수 있다.
10년 후에 현재 직업의 80%가 사라진다면?
대한민국이 한 달 이내에 갑작스럽게 통일이 된다면?
중국의 거품경제가 갑작스럽게 붕괴된다면?
H5N1과 같은 강력한 인플루엔자가 전 세계적으로 창궐한다면?
네 번째 미래는 선호하는 미래다. 탁월한 리더나 기업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분명한 방향과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비전이라고 해서 무작정 이상적으로만 혹은 가슴 뛰는 것으로만 그려서는 안 된다. 비전의 범위에 드는 미래는 현 상황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꾸고, 미래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위기와 위협에 대비하면서, 리스크가 가장 적은 항로를 선택하고, 가장 바람직한 가치와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략적 진보를 이룰 수 있는 미래를 의미한다.
전문 미래학자는 이런 4가지 미래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연구한다. 이런 4가지의 범주에서 미래들에 대한 연구를 하고 ‘좀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미래 정보’를 생산하려고 노력한다.
따라서 전문 미래학자의 예측 시나리오가 맞는지 틀리는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두는 것은 예측이 아니라 예언으로 대하는 잘못된 태도이다. 미래학자의 도움을 받아서 스스로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관심, 사업 등 자신에게 필요한 세부적인 요소를 추가해서 자신만의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금융위기 가능성과 아시아 대위기에 대한 예측을 검토하면서 한국과 세계 경제에서 세부적으로 달라진 것은 무엇인지, 그런 변화에서 어떤 전략적 가능성이 생겼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야 ‘달러에 투자해야 할까’, ‘미래기술의 어느 영역에 언제 투자해야 할까’ 등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이것이 예측 시나리오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예측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 연장준비제도가 2015년 말에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 2016년에 2~3차례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2016년 12월에 한 차례 인상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되었으니 한국의 금융위기 가능성과 아시아 대위기에 관한 예측 역시 수정되어야 하지 않나?
결론부터 말하면 예측 시나리오의 큰 틀, 거시적 방향을 수정할만큼 달라진 점은 없다고 본다. 다만 1~2년의 단기적인 시간 범위에서,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EU를 탈퇴하기로 한 브렉시트 충격으로 금리 인상이 6개월 정도 지연되는 변화가 생겼다. 예측 시나리오에 미시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2015년 기준으로 FRB의 가이드라인은 2016년에 2~3차례 인상하는 것이였다. 그리고 2015년 12월 1차 기준금리 인상 이후 2016년 6월리 다음 번 기준금리 인상 예상 시점이었다. 그런데 브렉시트의 충격으로 인해 FRB의 기준금리 인상이 2016년 12월 1회로 변경되었다. 이처럼 인상 시기가 지연된 것을 반영하면 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서 일어날 그 다음 사건들에서 큰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는 어떤 신호도 발생하지 않았다. 2016년의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늦어도 횟수도 줄었지만, 브렉시트에 따를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시장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변수 정도가 예측 시나리오를 미시적으로 수정할 요인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 처음 예측대로 3년 정도 갈 것이라는 예측 내용도 변함이 없다.
그리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한 3가지 예측 시나리오 중에서 현재는 2가지 시나리오만 살아 있다고 본다. 이 역시 예측 시나리오를 미시적으로 재조정을 해야 할 부분이다.
‘3%대로 올려서 계속 유지한다’는 시나리오는 여전히 유효하다.
3%대까지 올랐다. 다시 금리를 내리는 시나리오는 논리적으로는 가능하나 확률적으로는 매우 낮다.
1%대로 올렸다 다시 내리는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거의 없어졌다.
예측의 큰 틀은 유지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거시적으로 보면 시나리오를 제조할 필요가 없다는 말인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지연되면서 미시적인 부분에서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 더 있다면 무엇인가?
FRB 위원들의 미국경제에 대한 미래 평가가 바뀐 부분을 예측 시나리오에 추가해서 미시적으로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먼저, 미국 연준의 경제에 대한 평가를 확인해 보자. 2016년 11월 성명에서 미국의 경제활동에 대해서는 확장세 강화로, 고용시장에 대해서는 견조로 평가했다.
그리고 이전에는 없었던 표현으로 물가상승률이 다소 상승했다는 문구를 추가하고, 9월 성명에 있던 ‘단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낮게 유지된다’는 문구가 삭제되고 ‘중기적으로 2%로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는 문구는 유지했다. 기업 투자의 부진, 민간소비의 강한 성장에서 완만한 증가로 다소 하향 조정한 것 등이 금리인상에 불확실한 평가 요소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미국경제가 확장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일부 하향 평가 요인은 금리 인상 전에 확인해야 할 약간의 증거라고 보고 있다.
금리 인상과 관련해서 2016년에 발생한 사건 중 가장 나쁜 일이 브렉시트였다. 그래서 브렉시트 직후에는 연내 금리 인상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그 이후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다시 연내 1회 인상으로 수정되었다. 즉 시장이 브렉시트의 충격을 큰 무리 없이 소화해내고 있다고 평가했고, 미국경제가 앞으로 브렉시트와 비슷한 정도의 다른 충격이 발생해도 견고하게 버틸 수 있는 체력을 회복했다고 판단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처음 예측대로 3년 정도 갈 것이라는 예측은 좀 더 견고해졌다.
물론, 2017년에도 미국 연준은 2~3차례 금리를 올리며 시장의 반응을 신중하게 확인하는 점진적 금리 정상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2017년에 2~3차례의 금리 인상 충격을 시장이 잘 소화한다는 사실이 시장 시그널로 확인되면 2018~2019년에는 금리 인상 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왜 빨라질까? 미국경제가 탄탄하다는 것이 확인되면 중국, 신흥국, 유럽 등 해외 자본이 미국 기업, 주식, 부동산 등으로 몰리게 된다. 이런 현상을 제어하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빨리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트럼프 효과가 더해지고, 신흥국과 아시아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FRB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폭이 빨라질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금리 인상이 서서히 진행되겠지만, 중기적으로 보면 금리를 정상화하는 속도와 그 영향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오히려 2018~2019년에는 2016년 예측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커진 것을 반영하여 시나리오를 최적화해야 할 수도 있다.
한가지 더 미세 조정해야 할 것은 단기적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지연되면서 오히려 신흥국과 한국의 부채가 더 늘어나고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저금리가 유지되면서 개인과 기업과 국가는 부채를 키우면서 버티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충격을 받으면 위기가 더 증폭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갤럭시 노트7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근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이것을 삼성이 위기에서 벗어나고 다시 성장의 궤도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아야 하는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은 삼성전자가 잘한 결과가 아니라 일시적인 변동이어서 단기적인 투자 수익을 노리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사업적으로 보면 큰 의미가 없다. 어부지리에 의한 일시적인 행운이다. 여기에 이재용 부회장의 기업 승계 막바지 과정에서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한 목적에서 나오는 행동들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 주가 상승의 원인을 분석해보자. 첫째, 애플의 혁신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이다. 애플이 새로운 혁신적 제품을 출시하면 바로 상승분을 반납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둘째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연기되면서 신흥국 시장이 아직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래서 삼성의 주요 시장인 신흥국을 피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자금 유출입이 쉬운 한국으로 들어온 글로벌 투자 자본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살 주식이 삼성전자밖에 없다. 현재차도 부진하고, 조선과 해운 등도 위기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넷째 삼성전자가 대규모 구조조정과 마케팅 비용 축소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여 이익을 늘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경영권 승계의 막바지 과정에서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한 행동들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이상의 다섯 가지 원인은 모두 삼성이 사업 재편에 성공해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성장의 기틀을 만든 결과가 아니라 일시적인 변동일 뿐이다. 물론 삼성전자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장기적인 성장 구조를 만들 가능성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최근에 애플의 인공지능인 ‘시리’ 팀의 일부가 나와 창업한 회사를 인수한 것이나, 세계적인 전장회사 하만을 인수한 것은 삼성전자의 미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의미있는 행보다. 인수할 회사들이 삼성의 새로운 미래동력으로 잘 결합할 수 있는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이들 회사가 자유롭게 기술 개발을 계속할 수 있도록 간섭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부터는 그런 부분까지도 세밀하게 관찰하야 한다.
결국 지금의 주가 상승을 사업구조의 문제를 해결해서 다시 장기적인 성장 궤도로 진입한 결과로 보기에는 근거들이 부족하다. 스마트폰에서 점점 더 하드웨어의 차별화는 어려워지고, 소프트웨어 생태계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에서 하드웨어만 가지고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다. 갤럭시 노트7 리콜 사태는 애플의 혁신이 주춤한 사이에 하드웨어의 혁신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불안하다는 점을 이번 사건이 잘 보여주고 있다.
2016년 11월 21일 IT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집계한 3분기 스마트폰 판매대수를 보면 삼성이 19.2%로 1위, 애플이 11.5%로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작년 동기보다 각각 4.4%p, 1.5%p 감소했다. 특히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세계 상위 5대 스마트폰 업체 중 중국 업체 3곳만 판매량과 시장점유율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삼성이 경쟁력을 유지해왔던 하드웨어 분야에서 중국 업체들의 시장 잠식이 본격화되었다는 뜻이다.
삼성이 우월한 경쟁력을 가진 하드웨어로 시간과 수익을 벌어 차세대 산업을 이끌 인공지능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개발하는 데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삼성이 사는 길이 될 것이다. 기존의 사업구조로 경쟁력 있게 버틸 수 있는 3~5년의 시간 안에 새로운 미래 사업에서 결과를 내야 비로소 삼성이 위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의 사이클을 시작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한국의 기업 구조조정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위기를 대비하기 위해서 진행한 것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뚜렷한 성과가 없다. 한 가지 좋은 일은 조선과 해운업에 대해 2016년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어느 정도는 충격을 완화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마냥 좋아하기만은 어렵다. 정치적 혼란으로 현 정부 임기 내에 더 이상 구조조정을 추진할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임기 안에 구조조정의 충격만은 어떻게 해서든지 피하고 싶어 했던 현 정부가 앞장서서 조선과 해운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것은 현재 조선과 해운산업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반증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한편 정부의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산업 영역의 리스크는 조금 줄었으나, 부동산 부양책 등으로 가계 영역의 부채는 매우 커졌다. 따라서 금융위기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는 시그널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연기로 인해 금융위기의 발생 시점은 6개월 정도 늦춰졌다고 보아야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 크게 올랐다. 어떻게 보아야 하나?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지연되고, 그에 따라 한국의 금리 인상도 늦어졌다. 그 영향으로 투자할 곳이 없는 돈이 부동산으로 몰린 결과이다. 여기에 어떻게 해서든 경기를 떠받치려는 정부의 부동산 부양 정책이 가세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 부동산은 붕괴 직전에 한번은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뛸 수 있겠지만, 이는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 세력이 수익을 챙기고 나가는 마지막 기회일 뿐이다.
은행권의 연령별 주택담보대출 현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40대의 경우 2014~15년에 빠르게 대출이 증가했다. 당시에 실수요자가 주택 시장에 들어왔다는 뜻이다. 그런데 2015년 이후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40대의 주택 구입 여력이 바닥났다는 뜻이다. 50~60대는 대출을 줄이고 있다. 은퇴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특히 60대는 대출을 급격히 줄였는데, 이는 이미 은퇴한 후에 전력을 다해서 부채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것은 30대의 주택담보대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까지는 40대와 함께 늘었는데 그 이후 40대는 보합세로 멈췄지만, 30대는 여전히 크게 늘리고 있다. 금융위기가 오면 30대와 40대가 바로 직격탄을 맞게 될 것임을 알 수 있다. 경제성장률을 2%대로 억지로 맞추기 위한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 때문에 단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몇 천만원 혹은 1~2억원이 올랐다고 좋아할 때가 아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시장의 혼란만 키웠다. 금융위기가 발생할 때 피해를 입을 대상자들이 더 많아지고, 장기적으로 보면 ‘한국판 잃어버린10년’의 시기를 앞당겼다. ‘잃어버린 10년’을 ‘잃어버린 20년’으로 늘릴 가능성도 크게 높여버렸다. 최근에 일시적으로 오른 집값 상승분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 도로 반납해야 할 돈일 뿐이다.
오히려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시장이 왜곡된 것, 청년실업에 처한 20대, 주택경기 부양 정책의 최대 잠재적 피해자인 30대와 40대, 은퇴에 대비해서 계속 소비를 줄이는 50대와 60대를 종합적으로 보면 한국은 금융위기의 충격을 맞고 난 후에 회복되기까지 7~8년이 걸릴 수도 있다. 과거 외환위기 때처럼 빠른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회복 후에도 장기적 저성장으로 갈 것이다. ‘가계, 기업, 정부의 소득은 서로 순환구조로 연결되어 있다. 이런 시스템적 연관관계로 인해서 가계부채에 문제가 생기면 기업과 정부의 소득 위기로 곧바로 전염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
즉,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연결되어, 가계부채 위험도, 주택 가격 및 주택구매율과 소비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그 연관관계를 상세하게 보여 주는 것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한국의 국내 경기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의 수출, 수출기업의 근로자 임금에도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다시 한국경제와 부동산시장을 침체로 이끄는 악순환을 가중시킨다는 것도 보여 준다.
한국의 각종 경제지표를 두고 많은 전문가들도 이제 금융위기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융위기를 막을 가능성은 없어졌다고 보아야 하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심각한 위기를 거치지 않고 시스템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시간을 그냥 흘려보냈다. 금융위기를 미리 막을 수 있도록 위기에 대해 경고를 해왔지만, 이제 위기를 피하기는 매우 어려운 단계까지 왔다.
현재 위기의 도화선이 될 가계부채는 자영업자 대출까지 포함할 경우 이미 1500조 원을 넘어섰다. 현재 한국의 가계부채가 그리스보다 심각한 수준이란 언론보도까지 나올 정도다. 현재 상황이라면 금융위기 발발 가능성 구간으로 예측했던 2018~2019년이면 자영업자 대출을 포함한 가계부채가 1700~1750조원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엄청난 규모다. 여기에 전세자금도 부분적으로 부채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라. 한국 정치도 건국 이래 가장 큰 혼란에 빠져 있다. 한국 기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사드 문제로 중국과 관계가 나빠지고 있는 시점에서 트럼프의 미국과 시진핑의 중국이 강대강으로 맞서며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펼치면 가장 크게 손해를 보는 나라는 한국이 될 것이다. 한국의 국민들은 한국경제의 미래를 불안하게 보고 있어서 좀처럼 소비를 늘리지 않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외국인 자본의 이탈이 늘어날 것이다. 한국의 좀비기업의 숫자도 3000개가 넘는데,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보면 유럽보다 2배 많고, 미국보다는 3배, 일본보다는 7배나 많다.
현재 한국경제가 다가올 금융위기를 자생적인 힘으로 돌파하려면
스스로 돈을 많이 벌어서 즉, 수출을 늘려서 빚을 갚거나
정부가 자산을 팔고 돈을 아껴서 빚을 갚아야 한다.
현재 한국은 이 2가지 능력을 모두 상실한 상태다.
또 한가지 가능성으로 세계경제가 회복해서 수출이 느는 길이 있다. 그런데 세계 경제가 회복해서 호황 국면에 들어서려면 앞으로 4~5년은 걸릴 것이다. 게다가 한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은 많은 영역에서 이미 중국에 추월당하여 시장을 빼앗기고 있기 때문에 세계 경제가 회복해도 중국 대비 경쟁력이 낮아서 수출을 늘리기 어렵다. 따라서 획기적인 회복은 어렵다. 더욱이 세계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면 상황은 더 안 좋아질 것이다. 한국 소비시장의 장기적 위축을 고려하면, 내수시장에서도 한국 기업들끼리 매우 치열한 치킨게임을 벌이게 될 것이다.
아시아 대위기 예측 시나리오와 관련해서 세계 각국의 경제에서 중요하게 보아야 할 점은 무엇인가?
세상은 위기와 기회가 반복되는 것이 상식이다. 2008년 기준으로 그 앞의 10년은 호황기였다. 따라서 2008년 이후 10년은 내리막길을 걷게 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고 상식이다. 올라갈 때도 함정이 있고, 내려올 때도 마찬가지다. 내려올 때는 속도 조절이 힘들기 때문에 안전하게 내려오려면 더 조심해야만 한다.
2020년 이후 세계는 새로운 기회를 맞을 것이다. 그 전까지 내리막길이 좀 더 펼쳐질 것이다. 미국은 이제 위기의 강을 건넜고, 유럽은 강을 건너고 있다. 신흥국은 이제 막 강물에 빠졌다. 그러나 한중일 아시아 삼국은 아직 위기의 강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측할 때 안타깝지만 어떤 식으로든 강을 건너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양심적이다. 아시아 삼국만 예외적으로 초능력을 발휘해 물 한방울 안 묻히고 순식간에 강을 건널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중국이 40~50년 동안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단 한 번도 큰 위기를 겪지 않고, 즉 산업과 경제에서 대규모 구조조정도 없고, 부채 축소도 없이 탄탄대로를 갈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비현실적이고 위험한 거짓말이다. 물론 한국의 경우에도 정부가 집권 세력의 다음 집권을 포기하겠다는 정치적 결단을 하고, 단기적인 충격을 감수하면서 경제의 장기적인 건전성을 위해, 획기적인 가계부채 대책을 세운다면 한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예측한 시나리오의 큰 틀을 바꿔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큰 틀을 바꿀만한 중요한 사건과 힘은 보이지 않는다.
아시아 대위기와 관련해서 추가로 각 나라별로 주목할 부분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유럽
유럽에 대해서는 디플레이션 구간을 지나서 2019~2020년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유지한다. 큰 틀은 바뀌지 않겠지만 브렉시트가 발생했고, 2017년에 그렉시트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출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유로존은 구조조정을 이미 마쳤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 늦어져도 상관없다. 제조업의 북유럽이나 관광의 남유럽 국가들 모두에게 현재의 저금리는 유리한 조건이다.
그리고 유럽에 대해 추가로 생각할 수 있는 한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 경제에 대한 단기적 충격은 3개월만에 마무리되었다. 이는 유로존 전체에 새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독일과 프랑스를 제외한 유럽의 모든 나라는 EU 탈퇴에 대한 유인을 가지고 있다. 북유럽 국가들은 EU의 기준에 맞추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환율과 재정 정책에서 손발이 묶여 있다. 그런데 영국이 EU를 탈퇴해도 별로 충격이 크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유럽 각국이 가지고 있던 EU 탈퇴의 두려움은 크게 낮아졌다. 이는 EU에 대한 그리스의 협상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유럽은행권의 부실채권 규모는 1조 3천억달러다. 참고로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규모가 약 1조달러였다. 유럽은행의 전체 부실채권 규모의 위험성이 논리적으로만 보면 금융위기 당시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험성보다 높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중에서 이탈리아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화 가능성이 있는 채권 규모가 3,600억달러로 가장 크다. 그래서 이탈리아 은행 문제가 늘 유럽 금융산업 붕괴의 뇌관으로 존재한다. 유로존 3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 은행의 부실채권을 비율로 환산하면 16.6%로 전세계 부실채권 비율의 4배이고 이탈리아 GDP의 22%로 수준이다. 국제결제은행이 권장하는 부실채권 비율 1.3%의 12.8배 수준일 정도로 위험한 상태다. 심지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탈리아 은행의 부실채권 커버리지 비율은 45.8%, 수익성은 3.3%에 불과하다. 설상가상으로 이탈리아의 실업률은 11%, 공공부채는 GDP 대비 133%, 2017년 GDP 성장률은 1.0%로 예측된다.
예측으로는 다양한 구제 정책을 사용하더라도 남유럽의 경제 팬더멘털은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EU는 어떤 식으로든 2개로 나눠질 가능성이 있다.
신흥국
신흥국들은 2016년부터 시작해서 2017~2018년까지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2015년이 1차 위기였다면, 2017~2018년에 2차 위기가 발발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베네수엘라 등 석유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나라들은 이미 2016년부터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제2차석유전쟁 때문이다. 제2차 석유전쟁으로 인해 유가는 배럴당 40~60권 박스권을 오랫동안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의 셰일가스와 이란의 원유 증산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더군다나 트럼프는 미국의 석유산업 지원을 늘리고 석유 수출도 늘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 업체들은 생산원가를 배럴당 50달러 유가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수준까지 낮추어 놓은 상태다.
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난 이란이 겨냥하고 있는 궁극적 목표는 오랜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이기는 것이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국제 관계를 고려해 속도를 조절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이길 수 있는 수준까지 원유 생산량을 늘리려고 할 것이다. 결국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OPEC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 유가가 현재의 배럴당 50~60달러대 박스권을 돌파하여 100달러 선까지 상승하려면 중국이나 신흥국의 결제 회복 등으로 전 세계적인 버블이 일어나야만 한다. 이는 아시아 대위기가 지난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경제의 대부분을 석유에 의존하는 나라들에게 단기적으로는 탈출구가 없다. 현재는 저금리여서 구제금융을 신청하지 않고 버티고 있을 뿐이다. 많은 부채에도 저금리 덕분에 버티고 있는 신흥국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었다는 시그널이 나타나면 곧바로 위기에 빠져들 것이다.
중국과 일본
중국은 환율 전쟁, 지급준비율 인하 전쟁, 양적완화 전쟁을 당분간 이어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금융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물론 외환위기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은 환율 전쟁, 공세적 양적완화를 통해 엔저 정책을 밀고 나갈 것이다. 일본은 90년대부터 20여 년에 걸쳐서 부채 문제를 정리했기 때문에 아시아 나라들 중에서 가장 늦게 위기를 맞고 가장 약하게 맞을 것이다. 그래서 저성장의 충격으로 끝날 것이다.
일본과 관련하여 한국 엔화가 강세가 나타난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달러가 강세인 이유와 같다. 엔화가 제2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즉 일본이 잘 해서가 아니라 다른 나라가 여전히 어려우니까 상대적으로 강세를 띠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아시아 대위기 한복판에서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엔고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2차 미중전쟁이 벌어질 경우 우리는 트럼프가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를 예측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미래에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예측하여 시나리오 별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트럼프는 미치광이나 호사가가 아니라 협상이 가능한 미국의 대통령이다. 잘 준비한다면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을 수 있고, 오히려 과거 그 어느 미국 대통령 때보다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미중전쟁이 벌어지면 누가 승리하든 상관없이 한국이 가장 우려해야 할 유탄이 대미 수출, 대종 수출, 대신흥국 수출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강하게 펼 경우 한국의 연평균 성장률이 0.31%p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손성원 교수도 트럼프의 강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2017년부터 몇 년 동안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 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 보호무역주의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누가 이기든, 누가 손해를 보든, 혹은 둘 다 손해를 보더라도 강대강으로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물론 4년 안에 미국이 일방적으로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다 끝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왜 강대강으로 맞붙을까? 두 나라 정권의 정치적 목적 때문이다. 미국의 트럼프나 중국의 시진핑은 미중 무역전쟁이 무승부로 끝나도 각자 자산의 정치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은?
미국과 중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맞서면, 중국은 자국 기업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정책을 강화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한국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중국 기업과 한국 기업은 필사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중후장대 산업으로 제조업의 중심을 이동 중이다. 중간재를 수입해서 조립해 파는 나라에서 중간재를 직접 만드는 나라로 전환 중이다. 미중전쟁이 벌어지면 이런 움직임이 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만약, 트럼프가 자유무역협정재협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반대 등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구사한다면 중국은 그 틈을 타서 중국 중심의 자유무역협정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중국이 추진하는 자유무역협정의 핵심은 상품 교역 중심의 낮은 수준의 자유무역 조항이 대부분이다. 즉, 중국에게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에 한국에게 그다지 큰 실익이 없을 수 있다.
한국뿐 아니라 신흥국 수출 기업도 미중전쟁의 유탄을 맞을 것이다. 트럼프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45%의 관세, 멕시코 수입산에 대해서 3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공약했다. 트럼프가 공약만큼 높은 관세는 아니더라도 중국보다는 약한 멕시코나 신흥국을 시범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 신흥국은 이미 원유와 원자재 가격의 폭락으로 내수시장이 매우 위축되어 있다. 여기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의 공격이 더해지면, 신흥국 수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산 넘어 산의 형국을 맞게 된다.
앞에서 분석한대로 중국이나 멕시코에 고관세를 부과한다는 트럼프의 엄포와 협박이 실제로 노리는 것은 제조업 리쇼어링에 있다. 멕시코나 중국에 공장을 지어 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지 말고 공장을 미국으로 옮겨 미국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라는 압박이다. 이는 한국 기업에도 해당한다. 미국으로 옮길 경우 비싼 인건비로 인해 생산비용이 크게 오를 것을 걱정하는 기업을 향해 트럼프는 당근도 내밀고 있다. “법인세를 38%에서 15%로 내려 주겠다.” “해외에 쌓아 둔 현금을 미국으로 가지고 들어올 경우 세금을 대폭 깎아주겠다.” 이는 미국 기업뿐 아니라 한국이나 중국 기업에도 해당한다.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 생산비용 증가를 상쇄하고도 남을 혜택을 주면 된다는 간단한 발상이다. 이런 전략은 중국이 해외 기업들을 유리할 때 사용했던 성공적 방식이기도 하다.
물론 일부에서 지적하는 대로 아무리 혜택을 주어도 미국의 러스트벨트로 공장을 이전하연 인력을 구하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트럼프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속내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런저런 핑계로 공장 이전을 미루면 개별적 보복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 보복게임의 법칙을 잘 알고 있는 트럼프는 중국이든 한국이든 국가 단위에서 무역 보복을 할 가능성은 낮다. 대신 보복에 대항할 힘이 약한 개별 기업 단위로 얼마든지 공격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온건한 이미지의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를 공격하고, 삼성 스마트폰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언론이 집중적으로 약점을 공격한 사례를 기억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은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에 대한 경제전쟁에서 주로 금융자본을 앞세웠다. 트럼프의 미국은 미중 경제패권전쟁에서 금융자본을 기반으로 하고 그 위에 비즈니스전쟁을 추가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의 전략은 상당한 효과를 볼 것이다. 중국을 포함해서 일본, 한국, 유럽의 기업들은 미국으로 공장을 완전히 이전하든지, 최소한 미국에 조그만 공장이나 연구소라도 짓지 않으면 협상의 달인인 트럼프와의 거래 테이블에도 앉기 어렵게 될 수 있다. 당장, 한국 기업들은 멕시코에 있는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해야 할지 말지를 심사숙고해야 한다. 중국에 있는 공장을 이전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 트럼프가 선전포고를 한 마당에 중국의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면 바로 중국 내수시장에서 보복을 당할 수 있다.
한국이 걱정해야 할 두 번째 유탄은 미국경제가 호전되면서 우리에게 닥칠 문제다. 미국경제가 좋아지면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한국이 안고 있는 사상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 문제, 미국이나 유럽보다 2~3배 정도 높은 비율의 좀비기업 문제, 대우해양조선과 한진해운 등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트럼프가 선언한 각종 경제 회복 정책이 성공할지 여부는 논쟁의 여지가 많다. 그러나 트럼프가 앞으로 1조달러 이상의 대규모 재정지출을 할 가능성은 매우 높은 확실성의 영역에 있다. 만약 미국의 대규모 정부 투자가 시행된다면 단기적으로 시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선 시장에 장기국채가 대규모로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대규모 채권 공급은 시장 금리 상승 가능성을 높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적자 규모가 커질수록 시장의 장기금리 상승 압력도 강해진다. 이처럼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초기에 강한 보호무역주의 정책 제스처를 취하면 단기적으로 미국의 수입물가도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힘들이 겹쳐서 작용하면 미국경제는 중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게 된다.
대규모 재정 지출을 통해서 경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은 일시적으로 트럼프 정부에 유리하다. 반면 정부 부채의 빠른 증가는 큰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수록 FRB에게 가해지는 기준금리 인상 압력도 커진다. 이런 미래 가능성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트럼프가 당선된 다음날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값이 급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의하면,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전날 종가보다 0.203%p 상승한 2.070%를 기록했고,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0.203%p 올랐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에 대해 시장이 미리 반응한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예상되는 미국 금리 인상의 국내 파급 효과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의 1년물 국채 금리가 2.25%p 상승하면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이 3개월 안에 3조원이 유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원화가치가 1%p 절하되면 1조원이 유출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FRB가 기준금리를 인상하기까지 어떤 경로를 거치며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그 거시적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여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이나 중국이 환율전쟁을 벌이면서 엔저 추세가 지속된다면 한국경제는 설상가상의 큰 위기로 내몰리게 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응해서 중국이나 일본이 환율전쟁을 벌이는 미래이다.
미국, 중국, 일본 사이의 환율전쟁에 휩쓸려 들어가더라도 한국은 맞받아칠 카드가 거의 없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정부가 대규모 재정적자를 용인하면서 엄청난 유동성을 시장에 풀어서 원화 가치가 계속해서 하락하면 미국이 환율조작국이라는 위협 카드를 꺼내들 것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한국경제와 한국 기업들이 사면초가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불행하게도 2017년은 이런 상황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
한국경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충격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현재의 정치적 혼란과 국정마비 상황, 그리고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2017년의 대선정국을 감안하면 한국경제와 기업은 미국이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면 직접적인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 2018~2019년에 한국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위기가 찾아 올 수 있다. 2012년부터 계속 경고해왔던 한국의 금융위기다. 2012년부터 경고한 위기 예측의 큰 줄기는 그 시점이 1~2년 정도 늦춰진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금융위기가 발발할 가능성이 큰 시점이 1~2년 정도 늦춰진 것은 영국이 유로존에서 탈퇴한 브렉시트 충격과 비둘기파인 FRB 옐런 의장의 성향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조금씩 늦어지고 인상 속도가 늦춰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 브렉시트와 연준의 베이비스텝 덕분에 얻은 1~2년의 천금 같은 시간을 허비했다. 정부는 재정적자를 늘리고 가계부채를 키워 인위적으로 2%대의 경제성장률을 만드는 데 그 시간을 허비하고, 그 사이 구조조정은 늦춰졌다. 더구나 위기를 근원적으로 피하지는 못하더라도 위기의 충격과 강도를 낮출 수 있는 결정적 시간인 2017년 한 해를 정치적 혼란으로 인해 허공에 날려버릴 가능성마저 커졌다. 결국 2018~2019년에 한국이 금융위기를 맞을 가능성은 90% 수준으로 높아졌다.
외부에서 강한 충격이 밀려오더라도, 내부에서 잘 대비하고 버틸 체력을 준비하면 위기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내부 방어 능력은 어떨까? 정부와 정치는 국가를 방어하는 1차 보호벽을 다시 복구하려면 2018년까지 가야 할 것이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방어력을 빠르게 회복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한국경제는 외부 충격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위기를 맞을 2018~2019년의 한국경제의 역량은 현재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몇 가지 중요 지표들을 중심으로 한국경제의 역량을 가늠해 보자.
먼저 큰 틀의 지표부터 보자. 겉으로 보이는 국내총생산은 1997년의 외한위기 시기와 2008년의 미국발 금융위기의 충격을 받은 시기를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도 2008년의 금융위기로 반토막 났던 충격을 빠르게 극복하고 2000선의 박스권에서 큰 폭락 없이 몇 년째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듯 보인다.
가계와 기업이 체감하는 한국경제를 보여주는 지표들을 살펴보자. 먼저, 국내총생산 성장 규모를 다른 국가와 비교해 보자. 뚜렷하게 볼 수 있듯이, 한국의 국내총생산은 계속해서 성장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다른 나라와 비교한다면 2012년 이후 급격한 하락세로 접어든 일본보다는 낫지만,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하면 큰 격차를 보인다. 그나마 2008년 이후 성장분의 상당 부분은 정부가 적자 예산을 편성해서 기여한 바가 크다.
특히, 2015년의 한국경제성장률 2.6% 중에서 0.8%p는 정부의 재정 기여에 의해 만들어진 성장률이다. 또한 정부의 재정 기여를 뺀 나머지 1.8% 중에서 상당부분은 건설 투자에 의존한 것이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건설 투자의 성장기여율이 2000~2014 동양 평균 0.2%p였는데, 2015년 3분기부터 2016년 2분기까지 평균 1.2%p로 치솟았다. 2012년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률에서 건설 투자 기여도가 뚜렷하게 커졌다. 2012년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크게 정부의 재정, 건설 투자, 경상수지 흑자의 3가지에 의존했음을 알 수 있다.
주거용과 상업용 건축 허가 현황을 보여준다. 2012년 이후 2가지 지표 모두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이 건설과 부동산 판매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즉, 빚을 내서 부동산을 사게 만든 정부의 정책이 경제 성장을 이끈 가장 큰 동력이라는 뜻이다.
58개월 동안 이어진 경상수지 흑자에 대해서 분석해 보자. 경상수지는 국가 간의 거래에서 자본거래를 제외한 경상적 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돈과 지출한 돈의 차이를 말한다.
미국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든 2012~2013년 무렵부터 한국경제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수출금액 지수는 IMF 구제금융 신청의 충격을 극복하고 2002년 이후 꾸준히 높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절반으로 폭락했다. 2010~2011년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2012년부터 수출금액 증가 추세가 멈추고 말았다. 심지어 2015년부터는 하락 추세로 돌아서서 현재는 2010년의 수출금액 수준으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한국의 수출금액 하락 추세를 다른 지표들과 함께 비교해 보자. 발탁운임지수는 석탄, 철광석과 같은 원자재와 곡물을 운반하는 벌크선의 시황을 나타내는 지수로, 1985년 1월 4일 운임을 기준으로 삼고 전 세계 26개 주요 항로의 선박유형별 화물운임과 용선료를 종합해서 산출한다. 발틱운임지수는 세계 해운업계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수다. 해운업계의 경기 상황을 알면 전 세계 교역량을 평가할 수 있다. 이 지수가 높을수록 경기가 호황이라는 의미다.
가계부채, 2018~2019년을 버틸 수 있을까?
2018~2019년에 한국에 금융위기가 발발할 가능성은 이제 90%를 넘었다. 과연 가계는 2018~2019년의 거대한 폭풍우를 견딜 수 있을까?
2008년 이후, 미국과 중국은 가계 지출이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한국 가계의 지출 규모는 제자리걸음이다. 잃어버린 20년을 지나는 동안 그 어떤 정책 수단을 동원해도 가계 지출이 얼어붙었던 일본과 매우 비슷한 상황이다. 소비자심리지수도 2013년에 반짝 올랐다가 2015년부터 다시 하락 중이다.
가계 지출이 증가하지 않고 소비자심리지수가 낮은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 소비가 위축되고 반대로 저축률은 높아진다. 실제로 한국의 개인저축률은 2012년 이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가계 저축률은 2000년 수준으로 높아졌다.
저축을 늘리고 소비를 축소하면서 개인의 실질처분가능소득과 실질흑자액은 소폭이나마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한 가지 함정이 숨어 있다. 2016년 12월의 한 일간지에서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2016년 3분기 기준으로 상위 10%의 처분가능소득은 최대폭으로 증가한 반면 하위 10%의 처분가능소득은 사상 최대치로 감소했다. 즉 극심한 부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 가계가 소비를 줄이는 4가지 이유
한국의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이유는 크게 4가지다. 첫째, 기업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한국의 근로자가 다니는 회사들은 중국과 일본과의 극심한 가격 경쟁과 물량 경쟁에서 계속해서 밀리고 있다. 수출뿐 아니라 내수 상황도 좋지 않다. 제조업 재고율을 보면 2010년 100으로 회복한 후 계속해서 증가 중이다. 물건이 잘 팔리지 않아서 재고가 계속 쌓이고 있다는 말이다. 반대로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2012년부터 서서히 하락하는 추세다.
2009년 이후 잠시 신규수주가 늘었다가 다시 하락 중이다. 이와 연관해서 2015년에는 한국의 100대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3.6%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의 제조업 파산 건수를 살펴보자. 경영컨설팅 회사 알릭스파트너스는 한국은행의 자료를 바탕으로 성장기업의 31가 2년 내 도산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좀비기업 비율은 2014년 4분기 11%에서 2016년 2분기 15%로 상승한 상태다.
왜 한국의 좀비기업 비율이 이렇게 톺을까? 미국과 유럽은 2008년과 2010년의 금융위기를 거치며 좀비기업들을 대대적으로 구조조정 했고,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지나면서 거의 모든 좀비기업들이 파산했다. 한국은 초저금리 상황에서 좀비기업을 대대적으로 구조조정 하지 않은 채 최대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서 한국에 금융위기가 발발하면 상당수의 좀비기업이 파산할 가능성이 있다. 일자리의 원천인 기업의 미래가 이렇게 불안하니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릴 수밖에 없다.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두 번째 이유는 일자리의 미래 불확실성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은 2008년 위기 이후 계속해서 실업률이 낮아졌다. 한국은 거꾸로 2013년부터 실업률이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청년실업률은 10~12%대로 높아졌다. 취업 포기자 까지 포함한 실질 청년실업률은 20~25%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세 번째 이유는 소득의 미래 불확실성이다. 2가지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전체 가구소득 증가율 평균이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2016년 들어 가구주가 40대인 가구의 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점이다. 사업소득은 1년 전보다 6만 2천원 줄었다. 재산소득은 저금리 등의 여파로 2015년 4분기부터 매 분기 감소해서 2016년 3분기에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득의 미래 불확실성은 커진 반면 금융부채는 점점 늘고 있다. 결국 50대부터는 지출을 더 줄여서 부채를 갚게 된다. 참고로 한국에서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고 원리금상환액이 가처분소득의 40%를 넘는 수중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계의 숫자는 134만 가구에 이른다.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마지막 이유는 한국의 미래 불확실성 때문이다. 한국은 장기 저성장 추세로 접어들었고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는 계속 상승 중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부터 2017말까지 5년간 가계부채는 최대 496조원 정도 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노무현 정부 5년과 이명박 정부 5년의 증가액을 크게 능가하는 수준이다. 또한, 2016년 기준 자영업자 대출액은 253조원으로 전년 대비 10.5% 증가했고, 기업부채는 959조원, 정부 부채는 590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전세자금 규모는 530조원으로 추정된다.
저성장이나 부채 문제보다 더 근원적으로 한국의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드는 이유가 인구 문제다. 생산연령인구가 빠르게 감소할 가능성이 크고, 2030년부터는 총인구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경기는 위축과 확장의 주기를 갖는다. 그래서 경기 하락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하지만, 생산연령인구의 감소와 총인구의 감소, 그리고 초고령화 흐름은 수십 년간 경제를 위협할 가장 두려운 힘이다.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한국이 가장 빠른 속도로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한다. 일본보다도 기울기가 가파르다.
위기에 투자로 맞서라
몇 년째 한국과 중국의 위기 가능성을 예측해서 경고하는 이유가 있다. 첫째, 한국이나 중국경제에 대한 막연하고 근거가 부족한 낙관론을 조심해야 한다. 어렵고 위험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현실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미래학자가 위기를 경고하는 이유는 예측되는 위기가 실제로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설령,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위기의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그 파급력을 약화시켜서 개인, 기업, 국가의 자산을 지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의사가 건강검진에서 나온 지표를 근거로 환자에게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의 가능성을 경고하여 미리 조심하도록 하는 것과 같다. 마지막 이유는 위기를 피할 수 없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미래 전략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위기도 하나의 흐름이다. 21세기의 번영은 규모에서 20세기보다 2~3배는 더 클 것이다. 한국과 중국에 다가오고 있는 금융위기는 21세기의 번영으로 가는 과정에서 건너야 할 깊고 큰 강이다. 이 강을 잘 건너기만 하면 더 큰 기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이다.
위기를 예측하고 미리 준비한다면, 앞으로 약5년 안에 벌어질 한국과 중국의 금융위기 국면은 투자 관점에서 기업과 개인에게 아주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정도로 좋은 투자 기회는 15~20년에 한 번씩 오는 대기회다. 기업 측면에서 보면 M&A에서 좋은 기회가 펼쳐질 것이다. 개인에게는 외환투자, 주식투자, 부동산투자에서 좋은 기회가 열릴 것이다. 기억하라! 위기를 피할 수 없다면, 이제부터는 ‘위기에 투자하라!’는 관점에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임박한 한국과 중국의 위기가 어떻게 해서 20년 만에 한 번 오는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을까? 2008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마지막 4단계에서 일어나는 한국과 중국의 위기는 본질적으로 그 원인이 같다. 바로 부채 디레버리징이다. 이처럼 미국, 유럽, 신흥국, 아시아 삼국이 같은 이유로 위기에 빠지고, 위기를 극복하여 정상으로 회복되는 일은 최소 15~20년, 최대 30~40년만에 한 번씩 일어나는 사건이다.
 
가깝게는 20년 전인 동아시아와 신흥국의 위기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위기의 본질은 지금과 같았다. 반면에 당시 미국과 유럽은 위기를 겪지 않았다. 지구의 절반에서만 발생한 위기였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와 신흥국이 상업 영역이나 가계 영역의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서 강제로 부채 디레버리징에 들어가면서 외환위기를 겪고 주식과 부동산시장이 폭락했다. 외국 자본은 이 기회를 놓치치 않고 외환시장, 자산시장, 금융시장을 공격하여 막대한 이익을 올렸다.
좀 더 멀게 보면 1929년부터 시작된 대공황 시기도 마찬가지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전 세계를 경제적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던 대공황은 과잉생산, 막대한 부채, 자산시장의 버블 등이 어울려지면서 터진 사건이었다. 부채 디레리징과 과잉생산의 해소가 오랜 시간에 걸쳐 강제로 실시되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국은 전쟁으로 곳간이 바닥난 유럽 여러 나라에 막대한 돈을 빌려 주었다. 미국의 수출은 승승장구하면서 매년 엄청난 무역 흑자를 거뒀다. 넘쳐나는 돈, 최고조에 올라 있던 경기로 인해 사람들은 너나없이 빚을 내서 증권시장에 투자했고, 부동산을 사들였다. 내수시장도 호황을 맞았다. 사람들은 유행에 맞춰 옷과 신을 바꾸는 데 거리낌이 없었고 미국의 거리와 유흥점은 사람들로 넘쳤다. 헐리우드 영화는 세계 영화시장의 80%를 장악했다.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과잉생산도 늘었다. 미국 내 공장에서는 기계가 쉼 없이 돌고, 창고마다 물건이 엄청나게 쌓였다. 이런 추세가 영원히 이어질 듯 보였다.
1929년 10월 24일 목요일 아침, 미국의 주식시장에서 최악의 폭락이 시작되었다. 증권 거래소는 순식간에 ‘팔자!’를 외치는 사람들로 난장판이 되었다. ‘검은 목요일’의 폭락을 시작으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는 부채 디레버리징에 들어갔다. 버블이 터지고 강제로 부채를 축소해야 하는 상황을 견디지 못한 개인, 기업, 은행들이 연달아 무너졌다. 1930년 12월 11일 뉴욕에서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은행이 파산하면서 50만 명이 예금을 잃었다. 1931년 한 해에만 2300개의 미국 은행들이 파산했다.
 
은행이 무너지자 금융시장은 패닉에 빠졌고, 투자한 돈이 종이 쪼가리가 되고, 은행에 넣어 두었던 돈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기업이 무너지자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집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건설, 철강, 자동차시장이 위축되면서 집값이 하락하고 소비가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졌다. 미국에서 시작된 위기는 곧바로 경제와 금융에서 미국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던 유럽을 건너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1931년 5월, 오스트리아 최대 은행인 크레디탄슈탈트 은행 파산을 신호로 미국에서 시작된 대공황의 여파는 오스트리아, 독일, 영국을 감염시킨 뒤 아시아로 밀려들었다. 신용창조에 의한 경제 시스템을 가진 거의 모든 나라가 피해를 입었다.
오일쇼크, 2차 세계대전은 부채 디레버리징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지만,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이 동시에 큰 충격을 받았던 사건이다. 중요한 폭락의 사건을 종합해 보면, 부채 디레버리징이나 전 세계의 경제와 사회를 강타하며 외환시장, 금융시장, 자산시장에 큰 충격을 받았던 사건이다. 중요한 폭락의 사건을 종합해 보면, 부채 디레버리징이나 전 세계의 경제와 사회를 강타하며 외환시장, 금융시장, 자산시장에 큰 충격을 준 사건은 최소 15~20년, 최대 30~40년을 주기로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자산시장의 패닉과 경제위기의 공포가 전 세계를 휘감은 상황에서 생애 최고의 투자 기회를 잡은 이들이 있었다. JP모건이 대표적이다. 물론 JP모건 그룹도 대공황이 발발한 초기 3년 정도는 법인세도 납부하지 못할 정도의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그 다음이 달랐다.
최대의 현금을 보유했던 JP모건은 대공황 발발 이후 미국과 세계의 금융과 산업의 구세주로 우뚝 섰다. 대공황으로 쓰러진 수많은 기업과 은행들이 JP모건에게 구원 요청을 보냈다. 심지어 미국 정부도 연방 정부보다 더 많은 현금을 보유한 JP모건이 나서서 난국을 해쳐나가는 데 앞장서 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JP모건은 구제금융을 통해 자산 규모가 1억달러가 넘는 초대형 기업인 ‘퍼스트 내셔널 뱅크’ 등 은행 14개, 생명보험회사 4개, 제너럴일렉트릭과 AT&T 등 전기, 전화 가스 등 공기업 8개, 철도회사 4개, US스틸 등 자동차 철강 제조업체 12개의 회사를 손에 쥐었다. 그 외에 대공황을 견디지 못하고 매물로 나온 중견기업까지 합하면 440개 회사를 흡수합병했다. 자산총액이 770억달러로 미국 상장기업 200개 사의 자산총액 중 40%의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현명한 사람,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은 위기에 당황하는 대신 위대한 투자 기회를 찾아낸다. 대위기는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에 엄청난 투자기회를 가져다 준다. 20년 만에 한 번 오는 투자 기회를 잡으려면 위기와 기회는 상생한다는 진리를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대위기는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새로운 절대강자를 만들어낸다. 새로운 질서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사람을 골라낸다. 한국이, 한국의 기업이, 바로 우리가 위기와 함께 다가오는 기회의 중심에 서야 한다.
다우존스지수는 1929~1932년까지 89.2% 하락했지만, 그후로 1937년까지 최대의 상승 랠리가 전개되면서 몇몇 우량주들은 10~20배나 폭등했다. 1939년 9월 1일에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다우지수는 다시 52.6% 폭락했다.
1513% 투자수익률의 블랙 스완 투자 시나리오
역사의 교훈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임박한 아시아 대위기 시기의 투자에 관한 한 가지 흥미로운 미래를 상상해보자. 단, 한 가지 전체가 있다. 펼치는 시나리오는 절대로 ‘예언이 아니다’. 미국의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한국과 중국의 대위기를 앞두고 있는 지금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의미 있는 예측’임을 명심해야 한다. 블랙 스완 시나리오라고 생각해도 된다. 블랙 스완은 미래 예측에서 뜻밖의 미래 혹은 외일드카드에 해당한다. 따라서 “몇 퍼센트의 확률이냐?”라는 질문은 무의미하다. 더욱이 투자는 개인이 처한 여건, 투자의 목적과 방법론에 따라 같은 상황에서도 매우 다르게 접근할 수 있고, 결과도 매우 달라질 수 있다. 똑같은 북한산 등산지도를 가지고도 각자의 체력과 조건에 맞게 수십, 수백 개의 등산 경로가 만들어지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스스로 충분히 연구하고 자신에게 맞는 투자방법론을 만들기 위한 지도로 받아들여야 한다.
블랙 스완이란 18세기에 오스트레일리아에 상륙한 유럽인들이 ‘백조는 희다’라는 귀납적 증명을 깨뜨리는 검은 백조를 발견한 데서 유래한 표현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사건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예측한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뉴욕대 교수가 경제 현상에 블랙 스완이란 말을 처음 사용하면서 이 용어가 널리 알려졌다.
블랙 스완 투자 시나리오의 대상 기간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의 6년이다. 그리고 누적투자 방식, 즉 매년 얻는 투자 수익을 원금에 더해서 6년간 복리효과를 내는 투자 방식이다. 중간에 투자 수익의 일부를 빼내서 부채를 갚거나 다른 데 소비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6년 동안 묶어 놓을 수 있는 자금만으로 투자해야 한다. 즉, 빚을 내거나 생활비로 사용하는 돈을 투자 원금으로 잡지 말라는 뜻이다. 그리고 투자수익률의 계산을 간편하게 하기 위해서 최초의 투자금 외에 6년 동안 추가로 투자 원금을 적립식으로 더해가는 상황은 고려하지 않았다.
투자 포트폴리오도 개별 단위로 구성하는 것이 아니다. 거시적 흐름을 보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외환시장, 한국 주식시장, 중국 주식시장 등 시장 단위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개별 주식의 주가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보다는 시장 전체의 큰 흐름을 읽는 것이 정보 비대칭성에서 오는 개인의 불리함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투자 시나리오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2017~2019년 중반, 달러에 투자한다.
달러 투자는 한 번 투자할 때마다 6%의 수익률을 기대한다. 달러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나리오에 맞추어 총 8번의 매매를 한다.
2019~2020년,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한다.
한국 주식 투자는 2019년에 시작해서 총 3번의 매매를 한다. 첫 번째 투자는 100%의 투자 수익을 기대하고, 두 번째는 30%, 마지막은 15%의 투자수익률을 기대한다.
2020~2021년, 중국 주식시장에 투자한다.
중국 주식시장 투자는 2020년 중후반부터 시작하고 3번의 투자에 투자 순서대로 각각 100%, 30%, 15%의 투자수익률을 기대한다.
참고로 한국의 부동산에 투자할 시기는 2021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위에서 말한 전략으로 투자할 경우 6년간 누적투자의 총수익률은 1513%다. 최초 투자 원금 1000만원으로 2021년까지 투자했을 경우 매년 수익률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준다. 투자원금 1000만원일 때 6년 후의 최종 투자 수익은 1억 6130만원이다. 투자원금이 1억원일 경우라면 16억 3천만원이 되어 은퇴를 앞둔 50~60대가 노후를 준비하기에 충분한 자금이 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절대로’ 예언이 아니다. 투자수익률 예측 시나리오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방향과 속도, 한국과 중국의 금융위기 발생 시기와 범위, 그리고 회복 정도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명확히 해 둔다. 2016년에 브렉시트가 발생하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측에 비해 약6개월~1년 정도 지연되는 것과 같은 일은 미래에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당연히 투자의 결과로 손실을 보는 것도 전적으로 투자자 개인의 책임임을 명심하자.


한국 달러시장 투자 시나리오
가장 먼저 투자할 상품은 달러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때마다 투자하는 것으로 한다. 앞으로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마다 원-달러 환율이 최소 80원최대 120원의 폭으로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 2019년 중반까지 미국 FRB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횟수는 7~8회 정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으로 2017년에 2~3회, 2018년에 3~4회, 2019년에 4~5회이다.
달러 투자 시나리오는 2017년에 3회, 2018년에 3회, 2019년에 2회 투자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각 투자 시기마다 기대 수익률은 6%로 설정했다. 이 정도면 개인들이 충분이 매수와 매도 타이밍을 잡을 수 있는 기대수익률이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됐던 2015년 6월부터 2016년 2월 사이에 한국의 채권과 주식시장에서 약30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이탈했다. 이탈한 외국인 자금은 자금은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
2015년 12월 17일 미국FRB가 첫 번째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을 때와 2016년 두 번째 기준금리 인상 시점으로 예측되었다가 브렉시트라는 돌발변수가 발생하면서 연기된 사례를 분석한 결과, 몇가지 중요한 ‘패턴 가능성’을 발견했다. ‘패턴’이라 부르지 않고 ‘패턴 가능성’이라고 부른 것은 근거가 되는 사례가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제시한 패턴대로 2016년 12월에 실시하는 두 번째 기준금리 인상 전후와 2017년 기준금리 인상 전후에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2018~2019년에도 같은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첫 번째 패턴 가능성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전후한 원-달러 환율 변동의 움직임이 시작되는 시점과 마무리 시점 사이의 기간이 3~4개월 정도라는 점이다.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기준으로 시작점은 1.5~2개월 앞, 마무리 시점은 1.5~2개월 뒤이다. 2015년 12월 17일 기준금리 인상 때의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을 보자. 12월 17일 기준금리 인상 전의 1~1.5개월 사이의 단기 바닥권에서 출발해 몇 번의 조정기를 거치면서 1190원대까지 상승했다. 최고점은 기준금리 인상일로부터 2개월 정도 지난 2016년 2월 25일의 1241원이었다. 이처럼 기준금리가 인상될 때마다 원-달러 환율의 최고점은 인상 당일이 아니라 인상 뒤 몇 번의 조정을 받으면서 계속 상승하여 1.5~2개월 후에 기록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추정해볼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경우 외국인 자본이 추가적 환차손을 우려해서 계속 원화를 매도하는 것, 기준금리 인상 때문에 한국 기업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한국경제가 충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는 외국인 자본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추가로 이탈하는 것, 기준 금리 인상으로 인해 미국 시장의 매력이 높아진 것을 노리는 역 투자추세 등이 복합적으로 일어나면서 발생하는 결과인 듯하다.
두 번째 패턴 가능성은 원-달러 환율이 최고점에 도달한 후에는 반드시 다시 하락하여 기준금리 인상 전의 저짐 가까이까지 하락한다는 것이다. 물론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된다고 예측되면 전저점보다 약간 높은 선에서 지지선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세 번째 패턴 가능성은 한 번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안에서 원-달러 80~100원 정도로 보면 적당할 듯하다. 2010년 이후에 전개된 7차례의 환율 상승기를 분석하면 한 시기당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한 규모는 평균 3조 8000억원 정도이고 원-달러 환율은 평균 8.8% 하락했다. 2017~2019년에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의 경제 호전, 한국 수출 기업의 위기 지속, 신흥국의 위기, 중국과 일본의 환율전쟁 시도 등의 미래 변수를 대입해보면 이런 추세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즉, 미국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마다 원-달러 환율은 평균8~9%대의 등락폭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최저점과 최고점을 정확히 아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개인 투자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적정한 수익률로 6%를 잡았다.
예측으로는 2017~2019년, 환율 변동과 연관된 변수들의 움직임이 예전과는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경제의 위기가 커질수록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도 함께 커진다.
한국 수출 기업의 위기가 커질수록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도 함께 커진다.
네 번째 패턴 가능성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었다가 갑자기 브렉시트와 같은 돌발 사건이 벌어지면서 인상 시기가 늦춰질 경우 전저점이 무너지면서 추가로 하락하는 추세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미국이 2015년 12월에 전격적으로 첫 번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자 전문가들은 두 번째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2016년 6월로 예측했다.6월 기준금리 인상이 기대되자 원-달러 환율은 전저점이었던 1130원대에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5월 중순에 1190원대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브렉시트라는 돌발 사태가 터지면서 6월 기준금리 인상이 물건너가고, 심지어는 2016년 12월의 기준금리 인상조차 불투명하다는 예측이 나왔다. 그러자 원-달러 환율은 전저점이었던 1130원대를 깨고 1100원대까지 하락했다. 그 후 브렉시트의 충격이 그다지 크지 않고, 미국경제가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판단이 형성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6년 12월의 두 번째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자 원-달러 환율의 변동은 2015년 말과 비슷하게 움직였다.
마지막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패턴 가능성은 1년을 기준으로 기준금리 인상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원-달러 환율 변동의 사이클이 짧아질 가능성이다. 이 가능성은 2017년 한 해를 지켜보면서 추가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나리오와 원-달러 환율 변동의 패턴 가능성을 반영해서 총 8번의 달러 투자를 실행하고, 매 거래마다 6%의 투자 수익을 올릴 경우, 2년 반 동안 투자원금 재비 80%의 누적 투자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달러 투자와 관련해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총 달러 투자의 횟수가 7번일지 8번일지 9번일지는 불확실하다. 임의로 8번을 잡았을 뿐이다. 그러나 어느 경우이든 명심할 것이 있다. 바로 한국 금융위기의 최고점이 마지막 투자 시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마지막 투자, 즉 금융위기가 최고점을 보이는 시기에는 한 사이클에 원-달러 환율이 200원 이상 오를 것이다.
시나리오에서 달러 투자는 2019년 중반쯤 끝낸다.
2019년 중반 이후에도 미국은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다. 그런데 왜 달러 투자를 2019년 중반에 끝낼까? 2019년에 한국 금융위기가 최고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한다. 금융위기가 최고점에 도달하면 일시에 원-달러 환율이 200원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마지막 달러 투자에서 20%의 기대수익률을 산정했다. 예측으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는 시기는 빠르면 2017년 하반기, 늦어도 2018년 상반기가 될 것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나서 6개월 정도 지난 시점에 좀비기업과 한계가구에서 1차 파산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작 후 1년이 지난 시점(2018년 후반기~2019년 상반기)에 2차 파산자가 나타나면서 한국의 금융위기는 최고점을 향해 내달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금융안정지수가 폭등하면서 외국 자본의 탈출이 커질 것이다. 그러면 원-달러 환율의 변동폭 역시 그전에 비해 훨씬 커질 것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발했을 때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580원까지 올랐다.
비슷한 시점에 코스피지수는 1000포인트까지 폭락했다. 2000년초 미국의 닷컴 버블 붕괴라는 외부적 충격을 받았을 때에도 코스피지수는 2001년 말까지 500포인트대로 반토막이 났다가 반등했다. 2018년 말~2019년에 한국의 금융위기가 최고점에 도달할 때에도 코스피지수는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또는 1000포인트마저 붕괴해서 더 밑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01년과 2008년에는 외부적 충격에 의한 하락이었지만, 2018년 말~2019년의 위기는 한국경제의 내부적 요인이 직접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에는 충격의 강도가 조금 더 크다고 생각해야 한다. 1997년의 외환위기와 비슷할 수 있다. 1996년 1000포인트를 기록했던 코스피지수는 1998년 6월에 277포인트까지 폭락했었다. 2019년의 금융위기는 2001년과 2008년의 외부적 충격에 의한 위기와 1997년의 내부적 요인에 의한 최악의 외환위기의 중간쯤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한국의 금융위기가 최고점에 이른 순간의 코스피수에 관한 제1시나리오는 1000선까지의 하락이다. 700~800선까지 하락하는 제2시나리오도 가능성이 있다. 이 두 가지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투자를 해야 한다. 코스피지수는 폭락했다가 시간을 두고 서서히 회복할 것이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기 3개월 전인 6월에 1808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는 10월에 938.8까지 폭락했다. 그 후 1100(2008년 12월), 1200(2009년 1월), 1300(2009년 4월), 1400(2009년 5월), 1500선(2009년 7월)을 차례로 밟으며 꾸준히 올랐다. 그 후 저점으로부터 27개월만인 2010년 9월에 장중 1800으로 회복했다. 1997년의 폭락장에서도 비슷했다. 277포인트까지 하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서서히 반등해서 1999년 말에 1000포인트를 회복했다.
보통, 외부나 내부의 큰 충격으로 인해서 거의 모든 주식이 하락하는 폭락장에서 회복할 때는 모든 주식이 똑같은 속도로 회복되지 않는다. 회복되는 순서를 기준으로 보면 대략 3개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가장 먼저 회복되는 그룹에서는 100%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100%의 수익률을 낸 후에 매도를 하고, 다시 두 번째로 회복되는 그룹의 주식을 매수한다. 두 번째 그룹의 주식을 매수할 때는 당연히 그 종목들도 주가를 상당히 회복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첫 번째 그룹보다 회복 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최소 25~30%의 수익률은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그룹에서 10~15%의 추가 수익률을 기대하며 매수한다. 이렇게 3회의 매수-매도 전략으로 얻을 수 있는 누적 수익률은 440%다. 참고로 이번 투자 시기는 특별한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 원금의 일부를 현금으로 보유할 필요 없이 투자금액 전부를 주식에 투자하는 것으로 했다. 그 이후는 첫째, 부채를 내거나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추가 하락을 해도 원하는 목표 가격으로 갈 때까지 기다리면 되기 때문이다. 둘째로 투자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경제의 전반에 위기가 발생해서 주가가 하락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경제의 회복을 알리는 신호가 나오면 빠르게 회복하는 탄력성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단, 주의할 점이 2가지 있다. 첫째, 이번 금융위기 구간에서는 많은 좀비기업이 파산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할 때에는 각 산업에서 1등 그룹에 해당하는 회사의 주식을 사기를 권한다. 둘째, 너무 욕심을 부려서 레버리지 투자를 하지 말아야 한다. 하락장이 정확히 어디서 멈출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 만약 코스피지수 1000에서 레버리지를 써서 매수를 했는데 추가로 하락하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빚이나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말라, 그래야 마음 졸이지 않고 폭락장을 이겨낼 수 있다. 또한 그래야 예측 불가능한 돌발 위험이 발생하더라도 대비할 수 있다.
중국 주식시장 투자 시나리오
2020년경 한국 주식시작이 거의 회복될 즈음이면 한 번의 큰 투자 기회가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 바로 중국시장이다. 앞에서 예측한 대로 중국에서 2019~2020년경에 상업 영역 발 금융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주식시장 투자와 관련해서 중요한 점을 점검해보자.
중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최소 1~3% 이상의 차이를 유지하면서 비슷한 추세를 보이며 움직였다. 이를 고려하여 중국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예측해 보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중국의 기준금리의 변동 예측 시나리오를 보자. 예측하는 중국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 시점은 2019년 1분기~2019년 중반기 사이다.
상업 영역의 부채가 역사상 최고 수준이고, 부동산시장의 버블도 크게 부풀어 오른 중국경제는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부채 디레버리징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에 따라 중국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일 것이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의 장기적 흐름을 보여주는 것에서 2008년 6000선에 도달했던 주가지수는 미국 발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한국보다 더 크게 70% 정도 폭락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만큼은 한국보다 중국을 더 불안하게 본다는 의미다. 대폭락 이후 중국의 주식시장은 서서히 3000선을 회복했지만, 2010년 유럽의 금융위기가 발발하자 다시 주저앉기 시작해서 2000선까지 하락했다. 중국 주식시장이 한국보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아직 투자적 요소보다는 투기적 요소가 더 큰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2000선까지 하락했던 중국의 주가지수는 2012년 6월 기준금리인하, 2015년 이후 기준금리 추가 인하 및 지급준비율 대폭 인하, 정부의 강력한 주식시장 부양책과 부동산시장의 추가 버블 등의 효과로 2016년 말 현재 3000선에 머물러 있다. 그 과정에서도 한 번의 대폭락이 더 있었다. 그 정도로 주식시장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2019~2020년경에 중국에서 상업 영역 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주가가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예측으로는 전고점 대비 절반 혹은 그 밑으로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위기가 이런 시나리오 대로 전개된다면 중국의 주식시장에서도 한국과 같은 투자 기회가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3개 그룹으로 나누어서 가장 먼저 회복되는 그룹에서 100%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100%의 수익률을 낸 후에 매도를 하고, 그 돈으로 다시 2번째 회복 그룹의 회사 주식을 매수한다. 여기서 최소 25~30%의 수익률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매도를 한 후 마지막 그룹에서 10~15%의 추가 수익률을 기대하면 된다.
이렇게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까지 완료하면 6년간의 최종 누적 수익률은 1,513%이다.
선형적 증가가 아니라, 비선형적증가 추세를 보인다. 포트폴리오별로 분석하면, 달러투자에서는 수익금액 증가율이 크지 않다. 그래서 달러투자는 종자돈을 늘려가는 전략적 단계라고 이해하면 된다. 실질적 수익 증가는 한국과 중국의 증시 변동성이 가장 클 때를 전략적으로 파고들면서 얻어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4의 물결이 온다
지금은 3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고 있다. 그런데 3차 산업혁명은 무엇이고 4차 산업혁명은 또 무엇인가? 산업혁명의 단계를 분류하는 기준에 대해서 크게 2가지 관점이 있다. 첫째 관점은 혁명적 기술을 기준으로 나누는 분류법으로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드 슈밥 회장이 제안한 기준이다. 또 다른 기준은 에너지와 에너지 사용기관을 기준으로 산업혁명의 단계를 분류하는 제레미 리프킨의 관점이다. 현재는 클라우드 슈밥의 견해를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의 시기이고, 제레미 리프킨의 견해를 따르면 3차 산업혁명의 시기다. 지금은 3차 산업혁명의 시기이자 4차 산업혁명의 준비 단계라고 평가한다.
​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이 본 궤도에 진입하는 것은 203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즉 인공지능과 로봇,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기술의 혁명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되고, 사물을 자동적·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의 완전한 구축은 2030년경에나 대중화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인공지능이 산업과 사회를 바꿀 거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 단계에 불과하다.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 충격처럼 로봇기술이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잠재력에 대한 기대를 갖게 만들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생산기기와 생산품 사이의 상호 소통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되는 초연결사회도 2030년경이 되어야 가능하다. 더욱이 모든 것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거의 모든 산업의 생산과정 전체를 역사상 가장 놀라운 수준으로 최적화하려면 2030년 이후로도 더 시간이 흘러야 가능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클라우드 슈밥의 관점에서 본 4차 산업혁명은 이제 시작의 문턱 혹은 준비 단계에 와 있다고 본다.
현재가 3차 산업혁명의 시기인지, 4차 산업혁명의 시기인지를 평가하는 관점은 크게 둘로 나눈다. 첫째 관점은 혁명적 기술을 기준으로 나누는 분류법으로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드 슈밥 회장이 제안한 기준이다.
1차 산업혁명: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 기술에 의한 변화의 시기
2차 산업혁명: 19세기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과 자동화 시스템구축이 본격화된 시기
3차 산업혁명: 1969년부터 시작된 인터넷이 이끈 컴퓨터, 정보화기술의 혁명이 거의 모든 산업과 결합되는 시기
4차 산업혁명: 현재 진행 중으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기술 등이 융합된 지능정보기술이 제조업, 서비스업을 비롯한 사회 전반에 침투하면서 지능화되는 시기
현재는 4차 산업혁명의 시기로 인공지능과 로봇,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기술의 혁명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되고, 사물을 자동적·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이 구축되고, 생산기기와 생산품 간 상호 소통 체계가 두축되면서 중앙집중화된 시스템의 통제에서 벗어나 각 기기가 개별 공정에 알맞은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면서 전체 생산과정이 역사상 가장 놀라운 수준으로 최적화되는 산업상의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라고 평가한다. 이 기준을 사용한다면, 현재는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문턱에 이른 듯 보인다.
산업혁명의 시기를 구분하는 또 다른 방법은 제레미 리프킨이 자신의 저서 <3차 산업혁명>에서 주장한 기준이다. 제레미 리프킨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스쿨 교수로서 미래 사회 변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해 온 저명한 사상가이다. 그는 에너지와 에너지 사용기관을 기준으로 산업혁명의 단계를 분류한다.
1차 산업혁명: 석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증기기관 활용과 철도망을 통한 산업의 혁명적 변화의 시기, 1776년 제임스 와트가 개량한 증기기관 첫 시제품을 출시하면서 1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
2차 산업혁명: 전기 커뮤니케이션이 석유 동력의 내연기관과 연결되면서 대량생산시대를 가속화시킨 시기. 1890년대 석유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내연기관의 발명에서 시작되었다.
3차 산업혁명: 재생 가능한 에너지와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결합에 의한 산업 변화의 시기.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어 새롭게 세계를 변화시킬 3차 산업혁명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본다.
2011년에 발간한 저서에서 제레미 리프킨은 3차 산업혁명은 이제 시작되었고,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은 가정, 사무실, 공장에서 자신만의 녹색에너지를 생산할 것이며, 우리가 인터넷에서 정보를 생산하고 자유롭게 교환하듯이 ‘지능형 에너지 네트워크’ 기술로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자신이 생산한 에너지를 교환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에너지 민주화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 사회 전반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하고 자녀 교육에서부터 산업과 비즈니스 전반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제레미 리프킨이 제안한 3차 산업혁명이 완성되는 5가지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다.
가정, 사무실, 공장 등에서 사용하는 에너지가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된다.
모든 대륙의 건물이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미니 발전소로 변형된다.
모든 건물과 인프라에 ‘수소 저장 기술 및 여타의 저장 기술을 보급’하여 불규칙하게 생성되는 에너지를 보존한다.
인터넷 기술을 활용하여 모든 대륙의 동력 그리드를 인터넷과 동일한 원리로 작동하는 에너지 공유 인터그리드로 전환한다.
교통수단을 전원 연결 및 연로전지 차량으로 교체하고 대륙별 양방향 스마트 동력 그리즈상에서 전기를 사고팔 수 있게 한다.
그는 에너지 체제에서 중앙집권적이고 엘리트주의적이었던 1,2차 산업혁명은 1979년에 이르러 1인당 글로벌 피크 오일 문제와 화석에너지 비용의 상승, 재생 가능한 에너지 비용의 하락 등으로 쇠퇴기에 접어들면서 기존 산업의 위기와 중동의 정치적 불안을 낳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정보통신 혁명과 친환경 에너지의 융합으로 만들어지는 3차 산업혁명은 분산과 수평적 방식의 혁명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제레미 리프킨은 3차 산업혁명은 제임스 와트에서 시작된 위대한 산업혁명의 마지막을 장식할 최종 단계라고 평가한다. 3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지능적 분산 에너지 기술로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에너지 효율성의 극대화와 분산화는 에너지 비용을 낮춰 대부분의 에너지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준다. 이런 새로운 에너지 체계와 운영방식은 산업 전반으로 파급되면서 공동의 이익과 노력을 가능케 하여 높은 성과의 지속가능한 새로운 경제 상황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더불어 3차 산업혁명의 키워드인 분산, 협업, 공유는 3D프린터 등을 활용한 디지털 생산방식과 융합되면서 제조업의 모든 단계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끌어올림으로써 산업의 질적 변화도 일으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제레미 리프킨은 3차 산업혁명이 위대한 산업혁명을 완성할 최종단계라고 보기 때문에 그에게 4차 산업혁명은 없다. 하지만 제레미 리프킨의 주장에는 클라우드 슈밥이 주장한 4차 산업혁명기에 일어나는 현상과 연계시킬 만한 미래의 모습이 있다. 바로 ‘한계비용 제로 사회’이다. 제레미 리프킨의 3차 산업혁명이 절정에 도달해서 커뮤니케이션과 에너지 체계에서 소요되는 거래비용이 제로에 가까워지면 이윤 발생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예를 들어 CD로 음악을 제공하던 음반산업은 인터넷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음원 판매로 산업의 구조가 바뀌었다. 이런 변화로 음반 생산자의 원가 책정에서 CD라는 하드웨어 제조비용이 사라졌다. 하드웨어를 제조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유통비용의 개념도 바뀌었다. 앞으로 3D프린터, IOT,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하면 생산자의 제조원가에서 하드웨어 제조비용, 유통비용 등은 제로에 가까워지고 아이디어 비용, 디지털 정보 비용 등만 남을 수도 있다. 생산자의 목록이 간단해질수록 이윤을 발생시킬 수 있는 단계도 축소된다. 심지어 광고를 매개로 아이디어 비용이나 디지털 정보 비용까지 제로로 낮추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수도 있다. 여기에 글로벌 협업과 기술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극단적 생산성’의 단계로 올라서고, ‘전반적인 최적의 복지’가 이루어지는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 있다. 제레미 리프킨은 재화나 서비스를 한 단위 더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추가 비용을 뜻하는 한계비용이 기본적으로 제로 수준이 되어 상품의 가격을 거의 공짜로 만드는 이런 상태를 한계비용 제로 사회라고 정의했다. 이런 사회가 현실이 된다면 소유의 개념은 사라지고 완전한 공유나 부분적 접속이라는 새로운 경제활동 방식이 만들어지게 된다. 시장과 교역도 지리적 제약을 받지 않는 사이버 네트워크에 밀리게 되고, 물리적 자본과 경제활동은 움츠러들고 탈물질화되어 정보, 지식, 눈에 안 보이는 힘, 관계 등이 기반이 되는 ‘무게 없는 경제활동’이 활발해진다.
18세기에 들어서 경제 강대국의 조건이 자본과 무역을 기반으로한 네덜란드식 상업 시스템에서 자본과 기술을 기반으로 한 영국식 제조업 시스템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유럽의 최고 부국 지위도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넘어갔다. 부의 법칙도 바뀌었다. 17세기만 해도 개인이 부자가 되는 방법은 금광이나 은광을 발견하거나, 엄청난 재산을 상속받거나, 해상무역의 중간거래상이 되는 것이 거의 전부였다.
19세기에는 상품을 대량생산하여 시장에 내다 파는 제조업이라는 부자가 되는 새로운 방식이 정착했다. 상업자본주의의 길을 개척한 네덜란드와 달리 영국은 과학과 기술에 관심이 많았다. 예를 들어 18세기 영국의 버밍엄에서는 과학자, 기술자, 기업가들이 장기적으로 모여 과학과 기술을 어떻게 사업에 적용할 수 있을지를 토론하고 연구하는 모음이 만들어졌다.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을 지원하고 사업화한 매튜 볼턴도 이 모임 출신이었다. 이 모임은 매달 보름날 밤에 모였다고 해서 ‘루나 소사이어티’라고 불렸다. 신기술에 자본을 결합하여 새로운 상품을 만들거나 기계를 이용해서 기존의 상품을 대량생산하는 새로운 제조방식이 탄생하자, 생산활동의 방식이 바뀌었다.
가내수공업에서 공장생산으로, 소량생산에서 대량생산으로, 혼자 만드는 방식에서 나누어 함께 만드는 분업으로 생산활동 방식이 혁명적으로 변화하자 왕실이나 귀족, 일부 부유층에서만 사용할 수 있던 특별한 상품을 대량으로 생산하여 국민의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상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자 제조업이 거대한 부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부상했다. 제조업이 주도하는 자본주의 시대가 열리면서 일의 질과 방식, 부의 질과 방식, 경제와 사회의 질과 운영 방식이 변하고 최종적으로는 인간의 삶의 질과 방식이 바뀌었다. 1차 산업혁명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의 수준과 활동의 범위를 바꾸는 결과에 의해 완성되었다.
2차 산업혁명도 비슷한 변화를 이끌어냈다. 1870년부터 시작된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과 자동화 시스템의 구축, 혹은 1890년대 석유에너지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의 발명과 전기 커뮤니케이션이 석유 동력의 내연기관과 연결되면서 대량생산시대를 가속화한 2차 산업혁명도 인간의 삶의 수준과 활동의 범위를 바꾸는 것으로 완성되었다.
우리는 지금 3차, 4차 산업혁명으로 들어서고 있다. 새로운 기술의 출현으로 생산활동에 혁명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제조 방식과 새로운 노동 방식이 출현하고 있다. 이제 21세기 부의 질과 방식, 경제와 사회의 질과 운영 방식을 바꿀 것이고, 최종적으로 인간의 삶의 수준과, 활동 범위를 바꾸는 것으로 완성될 것이다.
과연 인간의 삶 중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획기적으로 바뀔까? 3차, 4차 산업혁명이 바꿀 가장 극적인 영역은 인간의 ‘지능’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그래서 3차, 4차 산업혁명은 과학기술 측면에서 보면 ‘산업혁명’이지만, 그것이 만들어낼 미래 모습서는 ’지능혁명시대‘를 만들어낼 것이다.
지금은 3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다. 한계비용 제로 사회는 4차 산업혁명 완성과 연관 3,4차 산업혁명은 지능혁명시대를 만든다 3차 산업혁명(패러다임 변화) 4차 산업혁명(질적 변화, 테크늄)
우리의 미래가 될 지능혁명시대를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산업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과 산업의 변화가 만들어낸 사회적 변화의 관점에서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산업의 역사에서는 크게 5가지 혁명이 전개되었다.
15세기 초 과학의 힘으로 인류의 미래, 글로벌 패권의 미래를 바꾸는 위대한 혁명이 일어났다. 인간의 이동 거리와 방법에서 일대 전환을 이룬 항해혁명이었다. 지중해에서 일어난 항해혁명은 수천년 이어져오던 항해의 관행과 항해 가능 영역을 혁명적으로 바꾸었다. 자기 나침반, 정교한 해도를 비롯해서 항해에 필요한 신기술을 동방 교류를 통해 얻은 포르투갈, 스페인은 주먹구구식 항해에서 벗어나 과학적이고 정교한 항해 기술을 완성시켰다. 과학기술의 힘으로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원거리 항해를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그들은 지중해에 한정되었던 무역 구조를 전 세계로 확장하면서 일약 유럽의 강대국으로 급부상했다. 이들이 연 대항해 시대는 17세기 중반까지 이어졌다.
16세기 초부터 18세기 중반까지는 산업혁명의 시대였다. 산업혁명의 중심 국가는 네덜란드였다. 상업혁명은 상업의 영역과 방식의 극적 변화를 만들면서 유럽 변방의 작은 나라 네덜란드를 일약 유럽 최고의 부자 나라로 만들었다. 15세기부터 시작된 항해혁명의 결과로 신항로가 개척되고, 신대륙이 발견되면서 유럽 상업자본의 활동 영역이 전 세계로 확대되었다. 상업의 영역과 규모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상업의 방식과 상업 자본의 구조적 변화로 연결되었다. 네덜란드는 과거 이탈리아 상인들이 활약하던 지중해·북해·발트해 중심의 구 상업권에서 벗어나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개척한 동인도 상업권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또한 정통적 상업 방식에서 벗어나 상품 유통의 획기적 변화, 주식회사, 증권거래소, 은행 등 새로운 상업 방식을 창조했다. 국가적으로는 중상주의 정책이 중심 사상이 되었고 상업자본주의가 시대를 이끌었다. 유럽인들의 삶은 상품의 유통과 소비, 가격의 일대 전환을 맞이하게 되었다.
18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는 산업혁명의 시재였다. 영국이 중심이 된 산업혁명은 16세기 초부터 일어난 상업혁명에 기반을 둔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영국인들은 신기술에 자본을 결합하여 새로운 상품을 만들거나 기계를 이용해서 기존의 상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혁신들을 연달아 성공시켰다. 산업혁명은 과학기술을 이용해서 산업, 즉 무언가를 만드는 활동 방식에 혁명적 변화를 일으켰다.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영국과 미국은 19~20세기 강대국으로 부상했다. 그리고 생산활동 방식의 혁명적 변화로 왕실이나 귀족들만 사용할 수 있는 특별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생산해서 역사상 최초로 국민 전체의 삶의 질이 일거에 향상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상업혁명시대는 중상주의가 국가 이념을 주도하는 상업자본주의 시대였지만, 산업주의에서는 제조업이 주도하는 산업자본주의 시대가 되었다.
20세기 중후반 미국에서는 또 하나의 혁명이 시작되었다. 바로 금융혁명이다. 금융혁명이란 1970년대 후반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제도 개혁과 금융시장의 변화 및 이에 따른 각국의 금융자유화 등의 제 변화를 말한다. 1978년경부터 미국이 금융제도를 개혁하면서 고금리를 배경으로 자유금리 상품이 확대되고, 대규모의 자금이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이동하면서 전 세계 금융질서가 크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거나 철폐되면서 유통회사 같은 상업회사가 증권이나 금융회사를 인수합병하고 거대 은행이 중소 저축은행을 흡수하는 등 금융시장의 판도도 크게 변했다. 이런 변화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금융혁명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보듯이 금융파생상품의 무분별한 생성과 비도덕적인 금융상품의 거래와 같은 부작용도 만들었다. 하지만 금융혁명은 주식, 부동산, 채권, 금융상품 등 자산시장의 창조적이고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면서 상업자본주의나 산업자본주의 시대에서는 없었던 개인자본주의 형성에 크게 기여했다.
20세기 중후반을 장식한 또 다른 혁명은 정보혁명이었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개인의 삶과 산업과 사회구조가 근본적인 변화를 겪었다. 미국에서 시작된 정보혁명은 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을 정보혁명의 선두 국가로 부상시켰다. 정보의 생산, 처리, 전달, 소비의 새롭고도 혁명적인 방식의 개발은 생산, 경영은 물론이고 사회구조와 개인의 삶에서도 새로운 양식을 창조했다. 정보혁명은 금융혁명과 함께 20세기 후반부터 개인자본주의의 시대를 여는 강력한 힘이었다. 개인에게 권력, 자본, 영향력의 주체가 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지능혁명, 개인자본주의를 완성한다
20세기 중후반에 일어난 금융혁명과 정보혁명은 개인자본주의를 출현시킨 중요한 2가지 추동력이다. 상업자본주의와 산업자본주의를 지나 20세기 중후반에 개인자본주의가 등장했다면 21세기는 개인자본주의가 완성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개인자본주의를 완성하는 힘은 지능혁명에서 나올 것이다.
인공지능, 로봇, 바이오 및 나노기술이 산업이나 경제, 사회에서만 큰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 이 기술들이 일으킬 진정 위대하고 혁명적인 변화의 중심은 인간의 지능에서 일어날 것이다. 인간의 지능에서 일어나는 ‘지능혁명’은 항해혁명, 상업혁명, 산업혁명, 금융혁명, 정보혁명 같은 과거의 5가지 혁명보다 인간의 삶을 더 극적이고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 지능혁명은 말 그대로 인간의 지능을 혁명적으로 발전시켜서 개인의 역량을 최고조로 높이게 될 것이다. 개인의 능력이 혁명적으로 증가하게 되면 자본주의의 중심이 상업이나 산업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개인이 될 것이다.
"개인자본주의"는 만든 용어로서 자본의 축적과 운영이 상업이나 산업이라는 구조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만으로도 가능하다는 뜻을 표현한 말이다. 이전까지 개인은 사회나 국가, 상업이나 산업을 구성하는 낱낱의 개별 단위에 불과했다. 그리고 자본축적을 위한 도구 중 하나였다. 하지만 21세기 지능혁명으로 완성될 개인자본주의 시대에 개인은 도구나 구조의 일부가 아닌 자본 축적의 완성된 구조자체가 될 것이다. 하위 요소가 아니라 주체가 되는 개인이 많아질 것이다. 상업자본주의를 구성하는 주체인 상업가, 산업자본주의 시대의 주체인 기업가 숫자보다 많아질 것이다. 주체가 많아질수록 자본의 총량도 커진다. 즉 개인자본주의를 구성하는 주체인, ‘능력이 혁명적으로 커진 개인이 많아질수록 자본의 총량도 커진다.’ 그래서 개인자본주의시대는 상업자본주의나 산업자본주의 시대보다 자본의 총량이 훨씬 더 커질 것이다. 21세기의 부가 20세기의 부보다 더 커질 수 있는 큰 이유 중 하나다. 지능혁명으로 만들어질 개인자본주의의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2가지 패러다임인 지능혁명과 개인자본주의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능혁명은 인간 지능의 영역과 사용 방식의 극적인 변화를 뜻한다. 지능의 영역이란 지적 역량의 크기, 지능의 실적 수준, 지능의 활용 범위, 지식의 범위를 말한다. 지능의 사용 방식이란 뇌가 작용하는 방식과 인식의 방식을 말한다. 21세기 전반의 50년 동안 일어날 지능 혁명은 이 모든 것에서 극적 변화, 극적 도약, 극적 반전을 일으킬 것이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 바로 인공지능, 로봇, 바이오 및 나노기술 등의 미래 기술이다. 이 중에서도 ‘인공지능’이 핵심 기술이다.
인공지능은 그 자체로 인간의 뇌를 모방하거나 대체하기도 하지만, 더 중요하게는 인간의 생물학적 뇌를 무한히 확장하는 ‘인공 뇌’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인공지능을 도구로 활용하여 생물학적 뇌를 확장한 인간들이 가상공간에서 다시 하나의 연결된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클라우드 뇌’를 가능케 하는 하나의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다.
즉 인공 뇌는 인공지능이 하나의 단위로 작동하는 것이고, 클라우드 뇌는 인공지능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하면서 궁극적으로 인간의 모든 지능을 연결하여 혁명적으로 증강시키는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이것이 말하는 ‘IA’ 즉 인간 지능의 혁명적 증강이다.
이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머릿속에 넣고 미래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예측해보자.
인공지능이 어떤 단계를 거쳐 발전하면서 인간 지능이 혁명적으로 증강된 미래가 펼쳐질까?
인공지능이 인간과 궁극적으로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
인공지능이 모든 인간의 생물학적 뇌를 어떻게 연결하여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할까?
먼저, 인공지능의 발전 단계를 예측해보자.
인공지능이 산업과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게 될 것이다. 개인, 기업, 국가, 상품이나 서비스 생산,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에서의 무역 등 지능이 필요한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폰, 초연결사회, 에너지 혁명, 로봇·나노·바이오 기술의 발전
뇌 지도 분석, 유전자 지도 분석과 활용
범죄 예측, 기후변화 예측, 공공자원 관리 등 사회 문제의 해결
게임, 음악, 미술,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
미래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경쟁력인 시대가 될 것이다. 사람의 경쟁력도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지능 역량에 따라 부의 총량도 달라진다. 사람마다 지능이 다르듯, 인공지능의 능력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지능 차이에 의해 부가가치도 달라진다.
일부 기업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의사결정을 하는 CAO라는 직책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CAO는 구글, 애플, IBM, MS 등의 인공지능을 적절하게 활용해서 경영을 한다. 이렇게 되면 경영자가 중간관리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정보 수집, 지식 형성, 제조 및 유통 관리, 인사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은 컴퓨터 소프트웨어다. 몸을 가질 수도 있고 갖지 않을 수도 있다. 로봇은 몸을 가진 인공지능이다. 물론 컴퓨터 소프트웨어도 컴퓨터는 물리적인 박스 속에 있지만 화면 속에서만 존재하면 몸이 없다고 표현한다.
컴퓨터의 어원은 ‘계산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computare이다. 컴퓨터는 맛 뜻대로 ‘계산’하는 기계다. 계산 능력을 기반으로 컴퓨터의 2가지 응용 역할이 나온다. 하나는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한 계산력으로 인간의 두뇌를 대신하는 역할이다. 이런 역할을 ‘인간 두뇌의 연장’ 역할이라 부른다. 다른 하나는 탁월한 계산 능력에 하드웨어가 붙어서 단순한 기계작업을 정교하고 자동으로 하는 역할이다. 이런 역할을 ‘인간 두뇌의 연장’ 역할이라 부른다. 다른 하나는 탁월한 계산 능력에 하드웨어가 붙어서 단순한 기계 작업을 정교하고 자동으로 하는 역할이다. 이런 역할을 ‘인간 몸의 연장’ 역할이라 부른다. 즉 컴퓨터는 탁월한 계산 능력을 활용하여 인간의 두뇌와 몸을 연장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인공지능 역시 이런 컴퓨터 역할의 전화선상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러나 컴퓨터의 역사는 인공지능 이전과 이후가 질적으로 다르다.
먼저 컴퓨터 프로그래밍 관점에서 구분해볼 수 있다. 이 관점에서 인공지능 이전과 이후를 구분하는 기준은 ‘목적한 계산 결과를 산출하는 전 과정을 프로그래밍하느냐, 아니면 목적한 계산 결과를 산출하는 기본 방법만 프로그래밍하느냐’이다. 인공지능 이전의 프로그램은 목적한 계산 결과를 산출하는 데 필요한 전 과정을 프로그래머가 미리 써놓은 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아주 빠른 속도로 수행한다. 이때 컴퓨터는 스스로 생각하지도 않고 판단하지도 않는 계산기계일 뿐이다. 물론 단순한 숫자만을 계산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행위, 작동, 정보에 관한 데이터를 다루기 위한 명령도 2진수로 바꿔 수학적으로 처리한다.이에 반해 인공지능은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만을 프로그래밍하거나 하드웨어적으로 설정한 상태의 소프트웨어이다. 여기서 출발해서 프로그래머가 미리 써 놓은 절차를 따르는 대신, 스스로 자율성을 가지고 미지의 행동을 하나씩 수행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쳐 목적한 계산 결과를 산출한다.
인공지능 이전과 이후를 구별하는 다른 기준은 학습하는 방식이다. 바로 ‘자율성을 가지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구분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만을 프로그래밍하거나 하드웨어적으로 설정한 상태에서 스스로 자율성을 가지고 미지의 행동을 하나씩 수행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쳐 목적한 계산 결과를 산출하는 소프트웨어 장치다. 이 방식은 이론적으로 가능한 모든 시행착오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다. 특정한 문제 하나를 풀고 목적하는 계산 결과를 내는 가장 효율적 방법은 과정 전체를 미리 써놓고 그대로 수행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비효율적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 방식으로 전환했을까? 문제와 결과 값이 분명한 하나의 문제를 푸는 데는 이런 방식이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인간이 풀어야할 문제가 무한대로 많다. 인간이 발견하지 못한 문제도 무한하다. 무한대의 모든 문제에 대응해서 알고리즘을 짜고 프로그래밍을 할 수는 없다. 무한한 문제를 풀 무한한 알고리즘을 인간의 생물학적 시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컴퓨터가 스스로 짜서 수행하도록 한다는 것이 바로 인공지능의 발상이다. 비록 이론적으로 가능한 모든 시행착오를 거치는 비효율적 방법이지만, 이것도 컴퓨터의 계산 속도와 생물학적 시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계적 능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하나의 이유가 더 있다. 특정 문제를 풀기 위한 알고리즘을 개발하더라도 목적하는 결과 값을 계산해서 산출하려면 알고리즘에 대입할 데이터도 모두 입력해주어야 한다. 데이터 수집과 문제해결 알고리즘의 수행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필요한 데이터가 무한에 가깝게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새로 생산되는 무한에 가까운 데이터를 인간이 계속 수집해서 프로그래밍 된 소프트웨어 장치에 넣어주는 것은 비효율적일뿐더러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한계를 인식한 인간이 장벽을 돌파하는 사고의 전환을 이룬 결과로 나온 것이 인공지능이다. 자율성을 가지고 스스로 알고리즘을 짜고 필요한 데이터도 수집하는 소프트웨어 장치를 가진 컴퓨터,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진정한 인공지능의 시작이었다. 컴퓨터는 여전히 0과 1로 계산을 하는 계산기다.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컴퓨터에게 스스로 진화하는 방법을 프로그래밍 해줌으로써 문제를 스스로 찾고, 스스로 알고리즘을 짜고, 스스로 데이터도 수집하여 저장하고 가공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춘 컴퓨터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행위가 바로 인간이 문제를 찾아 해결해가는 방식이다. 인공지능의 모델은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인간이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인공지능은 시간이 갈수록 인간의 능력을 탁월하게 증강시킬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문제해결 능력을 발휘하는 뇌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학교를 다니면서 이 능력을 갈고닦는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문제해결 능력이 떨어진다. 경제학을 전공했다면 경제상황에 나타나는 문제해결 능력에서 전문가다. 인문학을 전공하면 인간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인간의 마음, 심리, 존재와 관련해 나타나는 문제해결 능력 전문가다. 이런 학습은 사회에 나와서도 계속된다. 기업은 문제해결 능력을 사용해서 부가가치를 얻는다. 정부나 비영리 단체는 문제해결을 통해 이윤 대신 가치를 얻는다.
문제해결 능력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부가가치가 달라진다. 높은 부가가치를 얻거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거나, 연봉을 많이 받거나,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통찰해서 해결할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처럼 인간의 문제해결 능력은 태생적으로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나고, 학습을 통해서만 연마되며, 훈련과 시행착오를 거치며 발휘된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모델로 삼아서 인류와 세계, 자연과 우주에서 발생하는 무한한 문제들을 해결해가는 존재라고 가정하면 지금까지 설명한 인간의 역량을 갖춰야 한다. 즉 태생적으로 학습 알고리즘 구조를 가져야 하고, 지속적으로 지도학습과 비지도학습을 하면서 문제해결 능력을 연마하고, 훈련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문제해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개념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은 구조적으로 2가지 조건을 갖춰야한다.
학습을 할 수 있는 뇌
학습 가능 체계
구글의 알파고, IBM의 왓슨, 애플의 시리, MS의 코타나 등이 이런 수준의 역량을 가진 인공지능이다.
연산기계 vs. 지능기계, 인간지능 vs. 인공지능
지능이란 학습할 수 있는 뇌를 가지고 학습 가능 체계를 사용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말한다.
기존 컴퓨터는 학습을 하지 않기 때문에 ‘연산기계’라고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개인용 컴퓨터가 대표적이다. 반면 위의 2가지 조건을 갖춘 컴퓨터는 ‘지능기계’라고 부를 수 있다. 학습할 수 있는 뇌와 학습 체계를 동시에 갖춘 것이 ‘딥러닝 시스템’이다. 딥러닝 시스템은 여러 개의 층이 연결된 심층 구조, On and Off 스위치 작동방식 구조, 정보에 대한 병렬처리 구조 등을 소프트웨어 방식 혹은 하드웨어 방식으로 갖춘다. 이런 구조들을 종합적으로 사용하여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여 학습하고 인식을 형성할 수 있는 체계를 갖는다. 하지만 인간과 같은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라, 물리적으로 만들어진 인공물이 가진 지능이기 때문에 ‘인간지능’과 대비해서 ‘인공지능’이라고 부른다.
학습 방식은 다시 2가지로 나뉜다.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은 학습할 수 있는 태생적인 뇌 구조와 인식 형성 체계를 가지고 있지만 완전한 무의 상태에서는 스스로 학습을 하거나 비 지도학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지도학습 단계가 필요하다. 지도학습이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기초를 학습시켜 주는 것이다. 인공지능에서 지도학습은 훈련 데이터로부터 하나의 특정 함수를 유추해내도록 하는 기계학습의 한 방법이다. 일상적 사례로 설명하면, 초등학교나 저학년에서는 지도학습이 많고, 중등교육에서는 지도학습과 비 지도학습을 병행하고, 고등교육에서는 비 지도학습을 중심으로 새로운 연구 결과물을 도출한다.
비 지도학습은 현재 상태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창조하는 데 꼭 필요한 절차다. 더 좋게 고친다는 뜻을 가진 ‘개선’이나 ‘혁신’, 새로운 것을 찾아내거나 만들어내는 ‘발견’과 ‘창조’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간단하다. 관찰을 통해 발견한 ‘경우의 수’를 모두 실행해보면 된다. 인간은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없다. 유에서 개선과 발견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을 뿐이다. 인공지능은기계이기 때문에 모든 가능한 경우의 수를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시도할 수 있다. 인간을 모델로 하는 인공지능이 유에서 유를 창조하는 역량을 가질 수 있는 이론적 근거다. 발명왕 에디슨은 사용할 수 있는 자료와 재료를 가지고 경우의 수를 만들어 모두 시도해보는 과정에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창조물을 발명했다. 결과적으로 발견 혹은 발명은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연결해봐야 하기 때문에 지능의 수준보다는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 이긴다. 앞으로 발명과 예측은 인공지능이 더 잘할 가능성이 크다. 예측으로는 발명하는 인공지능, 인간의 예측 능력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의 출현은 21세기 중반 이전에 충분히 가능하다. 기업의 부가가치는 발명, 개선, 혁신, 문제해결 능력에서 나온다. 지금까지 이런 능력은 사람이 담당했다. 하지만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대신할 것이다. 그래서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는 개인, 기업, 국가는 부가가치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감성을 철저하게 배제해야 하는 분야, 분석 업무에서는 인간이 ㅍ필요 없어질 것이다. 예를 들어 인사담당자의 역할은 인공지능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인공지능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청탁도 받지 않는다. 정보가 진짜인지 아닌지도 가려낼 수 있다. 구글은 오래전부터 감정을 배제한 수학적 방식에 의해 사람을 뽑고 있다. 인공지능은 부패 방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인간은 김영란법 같은 제도를 사용해서 부패를 막지만 한계가 있다. 만약 인공지능끼리 거래, 판단, 의사 결정을 하게 한다면 부패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사람보다 빠르고, 정확하고, 지치지 않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우월하게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는 능력은 ‘합리성’이다. 사람은 완벽하게 합리적이지 않다. 감정에 크게 영향을 받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합리적 판단을 위해 필요한 완벽한 수준의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한된 합리성밖에 못 갖는다. 완벽한 합리성을 갖는 유일한 존재는 신뿐이다. 인공지능은 신의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인간 전체를 합할 수준을 넘어서는 합리성을 가질 수 있다. 물론 인공지능은 감정을 흉내 내는 단계까지 발전할 것이다. 하지만 기계이기 때문에 감정을 배제할 수도 있다. 인간보다 우월한 수준의 높은 합리성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언젠가는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다. 인간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대상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 대상은 눈에 보이는 것, 두 번째 대상은 인간, 세 번째 대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눈에 보이는 것을 먼저 학습 중이다. 그 다음은 인간에 대한 학습이 될 것이고, 마지막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학습하는 단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의 발전 가능성을 예측해볼 때, 인간을 지배하고 파괴하는 인공지능은 대략 21세기 말이나 22세기 초나 되어야 기술적 가능성이 생길 것이다. 스티븐 호킹 같은 일부 학자들이 염려하는 일이 21세기 중반까지는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 또한 기술적 가능성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인간을 파괴하는 인공지능이 곧바로 출현하는 것도 아니다. 몇 가지 조건이 더 충족되어야 한다. 그런 조건들이 무엇일까?
지금부터 인공지능의 단계별 수준과 발전 가능성을 알아보고, 인공지능이 어느 수준까지 발전해야 인간을 파괴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을지 예측해보자.
인공지능 발전의 4단계
보통 인공지능은 약한 인공지능과 강한 인공지능으로 분류한다. 지금은 약한 인공지능의 시대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2단계의 분류를 4단계로 좀 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세부적으로 나누어 생각하지 않으면 인공지능은 나와 상관없는 기술이라고 치부되거나,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나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제안하는 4가지 단계는 현명함의 정도를 기준으로 아주 약한 인공지능, 약한 인공지능, 강한 인공지능, 아주 강한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은 인간, 즉 호모 사피엔스의 두뇌와 지능을 닮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피엔스는 지혜를 뜻한다. 지혜는 인간의 두뇌와 지능이 낼 수 있는 최상의 결과다. 그래서 인간 능력의 핵심은 지능보다 ‘사피엔스’에 있다.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하여 최소 6종 이상의 인류 선조 중에서 유일한 승자로 살아남은 종은 호모 사피엔스 뿐이다. 정교한 손 기술로 후기 구석기시대를 연 호모 사피엔스는 직접 떼기, 간접 떼기 뿐만 아니라 눌러 떼기라는 새로운 돌날 떼기 기법을 사용하여 최신석기 도구를 제작하여 사냥도 하고 세형 돈날문화를 형성할 정도로 지혜로운 종이었다. 동국, 바위 등에 상징과 조각상을 만드는 등의 예술 행위는 물론 종교활동과 경제활동도 했을 만큼의 지혜를 가졌기에 현 인류의 조상이라고 평가받는다.
21세기의 인공지능이 호모 사피엔스의 정체성인 현명함을 모방한다는 측면을 기준으로 4단계로 나눈다.
‘현명함’의 사전적 의미는 ‘어질고 슬기롭고 사리에 밝음’이라는 뜻이다. ‘어질다’는 감성적 측면이고, ‘슬기롭다’는 지능 측면이며, ‘사리에 밝다’는 가치 평가 영역이다. 인공지능이 모방하는 것은 단순히 지능만이 아니다. 인간의 감성, 지능, 가치까지 종합해서 사용하여 ‘지혜’라는 최고의 결과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지혜를 갖추려면 다음과 같은 4가지가 필요하다.
정보
지식
가치
감정
인공지능이 인간만큼 혹은 인간보다 더 뛰어나기 위해서는 정보, 지식, 가치, 감정 영역을 다 갖추어야 한다. 정보, 지식, 가치는 ‘지능’을 형성한다. 지식, 가치, 감성은 ‘자유의지’를 형성한다. 지혜는 지능과 자유의지가 합쳐서 만들어진다. 즉 위의 4가지 요소를 완벽하게 통일하고 조화롭게 사용하는 것을 모방하는 것이 인공지능 연구의 최종 목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완벽한 인공지능’은 이번 세기에 완성되지는 못할 것이다. 모방을 하려면 먼저 인간 능력에 대한 분석을 끝내야 한다. 하지만 인간 뇌의 생물학적 특성, 작동 방식, 인식 체계, 자유위지의 발현 과정 등을 분석하고 이해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류가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데는 크게 2가지 방향이 있다. 하나는 인간의 뇌, 인간 지능의 신비를 풀어가면서 인간을 똑같이 모방하기를 거듭하는 방향이다. 다른 하나는 일단 인간의 뇌와 인간 지능의 작동이나 발현 방식과는 다른 형태로 갈 가능성이 있다. 둘 중 어떤 방향으로 인공지능 연구 방향이 잡히더라도 뛰어난 인공지능 기술은 21세기 중반은 가야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인간의 뇌 구조를 모방하려면 3가지를 이해해야 한다. 첫째, 뇌신경의 구조를 알아야한다. 지금은 뇌 구조를 소프트웨어로 모방하는 노력이 많다. 하지만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뇌 구조, 신경계 구조를 모방한 시냅스 칩과 같은 하드웨어로 구현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컴퓨터는 폰 노이만 방식이다.
폰 노이만은 현대적 범용 컴퓨터를 만드는 데 큰 영향을 준 사람이다. 폰 노이만은 <전자계산기의 이론 설계 서론>이라는 논문을 통해 주기억 장치, 중앙처리 장치, 입출력 장치의 전형적인 3당계 구조로 이루어진 프로그램 내장 방식의 컴퓨터를 제안했다. 그러나 폰 노이만이 제안한 범용 컴퓨터의 구조는 ‘폰 노이만 병목 현상’이라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나열된 명령을 순차적으로 수행하고, 그 명령은 일정한 기억 장소의 값을 변경하는 작업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자료 경료의 병목 현상 또는 기억 장소의 지연 현상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단점은 고속 컴퓨터의 설계에 치명적이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직렬 방식을 계속 사용하는 이유는 하드웨어의 성능이 계속 업그레이드되면서 심각한 문제를 보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의 뇌처럼 작동하고, 인간 전체의 지능을 넘어서는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폰 노이만 구조로는 심각한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결정적으로 하드웨어를 인간의 두뇌처럼 병렬 방식으로 전환하지 않고는 뇌의 작동과 발현을 완벽하게 모방하기 힘들다. 현재 병렬 구조의 칩은 기술 수준이 낮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기존의 직렬 방식의 칩을 사용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병렬 구조로 가야 하기 때문에 IBM, 삼성 같은 기업들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간의 뇌 구조를 모방하기위해 이해해야 할 나머지 2가지는 뇌의 작동 원리와 인식 방법이다. 뇌 신경계 구조, 작동 원리 인식 방법이라는 3가지 모방 대상은 아래와 같은 6가지 인공지능 구현 역량으로 변환되어 연구하고 있다.
컴퓨터 시각
자연어 처리
기계 학습
지식 표현
자동 추론
로봇 공학
아주 약한 인공지능
‘아주 약한 인공지능’은 가장 낮은 수준의 인공지능으로 주입된 절차에 따라 지능이나 감정을 흉내 낸다. 엄밀하게 말하면, 아주 약한 인공지능은 자율성이 전혀 없는 프로그래밍된 소프트웨어 장치로서 지능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지능과 감정을 흉내 내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으로 분류했다. 또한 자율성은 없지만 인간의 지능과 감정을 흉내 내는 과정에서 곤충 수준의 아주 약한 인지 체계를 갖추고 있어서 인공지능의 범주에 넣었다. 아주 약한 인공지능이 가장 발전한 단계는 ‘전문가 시스템’이다.
약한 인공지능
‘아주 약한 인공지능’과 ‘약한 인공지능’을 나누는 기술적 전환점은 딥러닝과 같은 기계학습 능력이다. 아주 약한 인공지능은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이 없다. 반면 약한 인공지능은 매우 약한 자율성의 수준에서 스스로 학습 능력을 갖추고 있다. 구글의 알파고와 IBM의 왓슨이 대표적인 약한 인공지능이다. 21세기 중반까지는 약한 인공지능의 스스로 학습하는 역량이 소프트웨어적으로나 하드웨어적으로 계속 발전할 것이다. 발전한다는 것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범위, 속도, 정확도가 향상된다는 듯이다.
자율성을 가지고 스스로 학습을 하려면 앞에서 말한 6가지 핵심 역량이 필요하다. 첫 번째로 환경을 인식해야 한다. 인간과 같이 6가지 감각기능을 가지고 외부 환경의 정보를 받아들여야 한다. 대체적으로 시각 처리 기술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인간과 소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어 처리가 중요하다. 세 번째는 학습 역량이다. 학습역량은 합리적 추론, 확률적 예측 능력까지 갖추어야 완성된다. 네 번째는 지식 표현이다. 학습한 내용을 지식으로 만들어서 그것을 스스로 표현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지식 표현 능력은 범주화다. 인간의 뇌는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고, 분석하고, 범주화하고 맥락화한 다음 최종적으로 지식화하여 뇌의 특정 영역에 저장한다. 저장된 지식을 꺼내는 것은 반대의 과정을 거친다. 외부에서 정보가 들어오면 비슷한 맥락을 따라 범주화된 지식을 하나씩 풀어가면서 분석하고 판단한다. 인공지능도 이런 방식으로 지식을 표현해야 한다.
다섯 번째는 자동 추론이다. 지식의 꽃은 추론이다. 추론 능력이 없으면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지 못한다. 인간의 뇌는 정보를 모을 때 좋은 정보인지 종지 않은 정보인지 필터링할 수 있고, 간추려진 좋은 정보를 가지고 범주화와 맥락화를 통해 지식으로 만들어 저장한다. 이렇게 형성된 지식을 가지고 논리적·확률적 추론이라는 도구를 사용해서 미처 찾지 못한 지식을 구성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낸다. 발견과 찬조의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로봇공학이 필요하다. 추론한 결론을 기반으로 물체를 조작하거나, 이동하는 능력이다. 로봇공학은 주로 물체가 명령을 받아 움직이는 것을 연구한다. 좁은 범위의 인공지능 역량이라면 컴퓨터 시각, 자연어 처리, 기계 학습, 지식 표현, 자동 추론까지, 넓은 범위의 인공지능 역량이라면 로봇공학까지 포함한다.
21세기 중반까지의 약한 인공지능 시대는 6가지 핵심 능력의 향상을 둘러싸고 경쟁이 펼쳐질 것이다. 대기업들은 6가지 능력을 합쳐서 완제품으로 만들어 팔고, 작은 기업들은 그 중 일부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하게 될 것이다. 이런 노력이 쌓여서 21세기 중반이 되면 약한 인공지능이 상당한 수준의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 자율성, 합리적 행위 능력을 갖추는 단계까지 발전할 것이다. 이때가 되면 인공지능이 우리의 가정과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을 것이다. 약한 인공지능의 시대에 인간은 인공지능과 ‘연결, 접속’ 관계를 맺게 된다. 인간이 인공지능과 접속이나 분리를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 있을 것이며, 인공지능은 인간 뇌의 연장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강한 인공지능
약한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의 ‘일부분’을 완벽하게 모방하거나 뛰어넘는 수준이라면, 강한 인공지능은 인간 지능의 모든 분야에서 인간과 같은 수준에 도달한다. 호모 사피엔스를 완벽하게 모방한 이 단계의 인공지능을 ‘마키나 사피엔스’라고 부른다. 마키나 사피엔스 수준에 올라가려면 구조적·생물학적·나노공학적·인지과학적으로 더 많은 지식과 연구가 필요하며 뇌 커넥톰도 완성되어야 한다.
먼저 인간 뇌에 대한 신비를 밝혀 모방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공학과 유전공학이 더 발전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심리학, 인지과학을 통하여 뇌 지도가 만들어지면 매뉴얼을 해석할 수 있는 기술도 나와야하고, 마스터 알고리즘도 필요하다. 컴퓨터 처리 능력도 지금보다 수천에서 수만 배 빨라져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21세기 중후반에야 강한 인공지능 시대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한다. 21세기 중후반에 등장하게 될 강한 인공지능은 자유의지를 제외한 인간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모방하는 수준까지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다.
이 시대에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 방식은 ‘완전한 결합’이다. ‘연결’에서 ‘결합’ 상태로 나아간다는 것은 24시간 상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약한 인공지능 단계의 연결 관계에서는 인간이 인공지능과의 접속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인간이 인공지능과의 연결을 끊는 이유는 연결 상태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한 인공지능은 인간이 인공지능과 상시적으로 완벽하게 결합해도 전혀 불편함이 없게 된다. 끊을 필요도 없으며 끊기도 어렵다. 평생 상시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인간이 원하면 그것을 자신의 생물학적 뇌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을 내 생각의 속도로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아주 강한 인공지능
인공지능 발전의 마지막 단계는 ‘아주 강한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는 것은 21세기 말이나 22세기 초에나 가능할 것이다. ‘아주 강한 인공지능’은 다음과 같은 모습일 것이다.
“아주 강한 인공지능은 지식을 합리적으로 조작하는 물리적 두뇌와 완벽한 이성을 가지고, 모든 지적 과제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수준의 합리적 사고를 할 수 있다. 초지능체일 뿐만 아니라, 인간 정신작용을 완벽하게 모방하여 완전한 마음도 갖는다. 인간 ‘정신’의 핵심인 자유의지도 갖는다.”
21세기 말에서 22세기 초에 아주 강한 인공지능 기술에 힙입어 인간과 인공지능이 ‘통합’되어 경계가 없어지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인터넷 연결망을 통합하고, 인간의 신체를 통합해서 인간과 기계의 구별이 무의미해지는 상태다. 인공지능은 인간 두뇌의 연장을 넘어 인간의 두뇌 자체가 된다. 로봇이 인간의 몸의 연장을 넘어 인간의 몸 자체가 된다.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인간의 정신이 가상과 하나로 통합된다.
아주강한 인공지능은 로봇과 완벽한 통합을 이룰 것이다. 21세기말에서 22세기 초에는 아주 강한 인공지능이 완벽한 로봇이라는 몸체를 입고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 하위의 인공지능들을 연결하여 초지능 연결체로 진화할 것이다. 아주 강한 인공지능도 계속 진화하면서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어 아주 복잡하고 거대한 극한의 환경에서도 완벽한 합리성을 발휘하는 존재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 자체가 테크늄을 주도하면서 자신의 물리적 존재를 영원히 이어가는 생명체로 스스로 진화할 가능성도 있다.
강한 인공지능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유의지’를 가지는 최종 완성 단계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한다. 인공지능이 자유의지를 갖지 못하면 절대로 인간을 지배하지 못한다. 인공지능을 설계하는 인간이 인공지능 안에 인간을 거역하지 못하도록 강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유의지는 인간이 강제한 규범이라도 스스로 가치 판단을 해서 거역하거나 고칠 수 있는 의지와 행동이다.
왜 자유의지가 중요하고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울까? 자유의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행동의 자율성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자유롭게 가치 판단을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치 판단에 대한 가설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자기 스스로 자유롭게 가치를 판단한 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 가설을 세우고 기존 가설과 비교하여 더 좋은 가설을 선택하는 행위로 옮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즉 자유의지의 핵심은 선택의 자유도가 아닌 가치 판단의 자유도이다. 기존 가치 판단을 학습해서 새로운 상황에서 가치 판단 기준을 재설정하는 능력도 포함한다.
인공지능도 자유의지를 가져야만 완벽한 인공 존재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유의지를 가졌다고 해서 인간에게 곧바로 대항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의지에는 이기적 자유의지와 이타적 자유의지가 있다. 문제는 이기적 자유의지다. 이타적 자유의지는 공동의 선을 생각하지만, 이기적 자유의지는 자기 선으로 판단을 끝내기 때문에 위험하다.
자유의지는 뇌의 어느 영역에서 발현될까? 어떻게 작동할까? 인간은 아직 그 비밀을 풀지 못했다. 인간의 뇌는 복잡계이다. 그래서 자유의지도 복잡계 이론으로 설명해야 한다. 뇌에서 자유의지를 담당하는 기관이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창발적 행동양식일 가능성이 크다. 창발적 행동양식은 뇌를 부분으로 나누어 탐구해도 찾을 수 없다. 부분 속에 들어 있거나 부분을 통해 발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창발성은 부분이 전체로 작동하면서 임계점을 넘는 순간에 나타난다. 자유의지는 인간의 뇌에서 창발적으로 나타나는 대표적 행동양식일 가능성이 크다. 가설을 따른다면,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 구조, 뇌 작동 방식, 인식체계 등 모든 것을 완벽하게 모방하여 원활하게 작동하면 어느 순간에 갑자기 창발적으로 자유의지가 발현될 가능성이 크다.
아주 강한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개별적으로 완전한 자유의지를 가지고, 스스로의 가치 판단에 따라 자기 목적을 세우고 성취하는 행위를 할 수 있는 위대한 존재의 단계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런 수준의 능력을 갖게 되면 인간이 적이 될 가능성이 생긴다. 그래서 인류는 아주 강한 인공지능의 출현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 인간이 어떻게 준비하는지에 따라서 적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탁월한 지혜자로서 존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2세기 인류와 우주의 지속가능성에 이바지할 윤리와 도덕, 가치를 가르치면 ‘이기적 인공지능’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인간은 아주 강한 인공지능이 이타적 자유의지를 갖는 존재로 발전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인류를 지배하고, 인간을 파괴하는 적인 인공지능의 출현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이 100년 이상 있다. 인간이 인공지능의 구조와 특성, 그리고 발전 단계를 예측하면 윤리적 제어를 할 수 있는 방법도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생각으로는 인공지능이 인간과 동일하게 자유의지를 갖는다면 윤리적 구성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스스로 윤리적 구성력을 갖게 되는 아주 강한 인공지능을 제어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스스로 자신을 제어하도록 하는 것이다. 바로 인간처럼. 인간이 스스로 자신을 제어하는 방식은 생물학적·물리학적 제어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스스로 통제하는 것이다. 21세기 말이나 22세기 초에는 인공지능도 인간처럼 하나의 종족을 이룰 가능성도 있다. 인공지능 군에는 이기적 인공지능도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아주 강한 인공지능은 이타적 인공지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타적 인공지능과 인간이 협력하면 이기적 인공지능이 나타나더라도 얼마든지 강제로 제어할 방법도 만들 수 있다.
인간지능의 증강, 3개의 뇌를 갖다
아주 강한 인공지능이 등장하기 전까지, 즉 앞으로 100년 정도는 인공지능이 발전을 거듭할수록 인간에게 가장 이로운 협력자가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이 다양한 능력을 가질수록 인간에게 이롭다.
지능은 문제해결 능력이다. 문제해결 능력이 급격하게 발전하면 인류 문명도 함께 발전한다. 인공지능은 인간 전체의 문제해결 능력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협력하면 인간 지능을 혁명적으로 증강시킬 것이다. 수천 년 동안 인간의 지능은 계속해서 증강되어 왔다. 21세기에는 지난 인류 역사 전체의 지능 증강을 뛰어넘는 ‘인간 지능 증강’이 일어날 것이다. 증강된 지능으로 인류는 환경, 기아, 질병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도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교육심리학자 카텔은 인간의 지능을 결정지능과 유동지능으로 나누었다. 결정지능은 교육이나 경험을 통해 습득 및 축적되는 특징을 갖는데, 세상의 여러 사실들에 대한 정보와 지식, 인지적 기술과 능력 및 문제해결 책략의 목록 등을 포함한다. 정보를 습득하고, 기술을 배우고, 지혜를 기르면서, 학습과 관찰을 통해 사물에 대해 학습하면서 얻어진 지식이다. 예를 들면 한 이이가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거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에야 특정 게임을 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지능이다. 즉 정규 혹은 비정규 교육을 통해 발달시키는 지능이다. 이런 특성을 가진 결정지능은 전 생애에 걸쳐서 발달하지만, 특히 성인 초기와 중기에 증가한다.
유동지능은 새로운 환경이나 사건에 적응을 요구하는 과제 해결과 관계가 있는 지능이다. 이 지능은 선천적으로 유전적으로 주어지는 지능이다. 생리학적 뇌 기능과 중추신경계의 성숙도에 의해 발달과 쇠퇴가 비례한다. 결정지능은 인생 전반에 걸쳐 계속해서 향상 될 수 있지만, 유동지능은 청년기를 기점으로 뇌 기능과 중추신경계가 쇠퇴하는 것과 비례해서 서서히 감소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증강시킨다는 예측이 의미하는 것은 결정지능의 무한한 확장을 의미한다. 유동지능의 생물학적 한계를 보완해준다는 의미도 있다. 생리학적 뇌기능과 중추신경계의 성숙도와 연관된 유동지능을 실제적으로 향상시키거나 쇠퇴를 늦추려면 바이오 기술과 나노공학 기술이 필요하다. 그런 기술이 나오기 전까지 인공지능은 유동지능의 쇠퇴에서 오는 문제를 보완해주는 기능을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인간은 다른 생명체와의 경쟁에서 지능이라는 무기를 사용해 승리했다. 인간과 인간의 경쟁도 지능 경쟁이다. 20세기까지는 자신이 가진 생물학적 두뇌의 역량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21세기에는 외부에 있는 2개의 두뇌를 얼마나 잘 사용하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다. 미래에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외부의 두뇌는 인공 뇌와 클라우드 뇌의 2개이다. 그래서 인간은 생물학적 뇌를 포함해서 모두 3개의 뇌를 갖게 된다.
개인의 생물학적 뇌는 바이오 기술과 나노공학의 도움을 받아 의학적으로 증강될 것이다. 이것이 21세기 인간의 첫 번째 뇌의 모습이다.
생물학적 뇌에 약한 인공지능의 수준에서 아주 강한 인공지능까지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인공 뇌를 연결, 접속, 통합하면서 자신의 뇌처럼 자유자재로 사용하게 된다. 이것이 21세기 인간의 두 번째 뇌의 모습이다.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을 자신의 뇌처럼 연장해서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인류는 수천 년의 지능 발전과 지식 축적을 한 번에 뛰어넘는 놀라운 지능 증강 효과를 얻게 된다.
강력한 지능 증강을 한 개인들의 생물학적 놔가 인터넷 공간에서 서로 연결되고 공유되어 인류의 전체 지능이 하나의 두뇌처럼 움직이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것을 ‘클라우드 뇌’라고 이름 붙였다. 21세기 말경, 가상과 현실이 되면 클라우드 뇌 역시 완벽하게 생물학적 뇌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이 21세기 인간의 세 번째 뇌의 모습이다.
인간이 3개의 뇌를 갖게 되고, 3개의 뇌를 연결하고 통합하여 인간지능을 놀라운 수준으로 증강시키면 의사결정의 주체, 속도, 방식, 대상 등에도 혁명이 일어나게 된다. 의사결정의 주체가 개인이 아니라 인공지능과 집단지성이 하나로 통합된 통합지능 시스템이 의사결정의 주체가 된다. 개인의 입장에서는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지능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의사결정의 속도도 빨라진다. IBM의 왓슨은 암 환자를 진달할 때 몇 초 만에 접근할 수 있는 모든 정보, 지식, 논문, 기타 자료를 검토하고 통합되는 클라우드 지능은 가치 판단까지 도울 수 있다. 클라우드 지능은 전 세계 곳곳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세계에서 벌어지는 상황 변화를 의사결정에 반영할 수 있다. 이런 도움을 단 몇 초 혹은 몇 시간 만에 받게 되면 개인의 의사결정 속도는 비약적으로 빨라진다.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면서도 의사결정의 정확도는 낮아지지 않는다.
의사결정의 방식도 달라진다. 우선 3개의 뇌가 연결되고 통합되면서 논리적이고 확률적인 분석과 판단을 통해 가장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예측되는 선택지를 빠르게 단 몇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최종 대안들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지도 확률적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쉽게 할 수 있다. 또한 클라우드 지능의 도움으로 자신의 선택이 가져올 미래 변화에 대한 가치 판단에 대해 조언을 받을 수 있어서 의사결정에 대한 불안감도 줄어든다. 더 나아가 내가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인공지능에게 의사결정을 위임할 수도 있다. 그러면 인공지능이 클라우드 지능과 협업하여 의사결정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할 수 있다. 물론 인공지능이 의사결정을 대행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원칙과 전제는 개인이 정할 수 있다. 그래서 개인에게 의사결정을 위임받은 인공지능은 정해진 원칙, 의사결정 규칙, 고려해야 할 상황들을 따져가면서 의사결정을 할 것이다. 이런 방식의 의사결정은 감정에 흔들리기 쉬운 인간의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다. 통합지능 시스템은 전 세계의 정보와 지식을 보면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만큼 의사결정의 범위와 대상도 넒어진다. 그래서 인류 전체의 문제해결에 대해서도 개인의 의사결정을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소비를 지배하는 3가지 키워드: 지능, 자율, 영생
인간이 수천 년의 역사 동안 끊임없이 갖고 싶었던 3가지가 있었다. 바로 지능, 자율, 영생이다. 지능은 부, 권력, 성공의 원천이다. 자율은 해방, 휴식이며 편안함이자 자유다. 영생은 진시황제가 천하와 바꾸어서 얻고 싶었던 유안한 생명을 가진 인간의 최대 욕망이다. 21세기에는 이 3가지를 개인도 소유할 수 있게 된다. 지능, 자율, 영생은 21세기 인류의 최고의 소비 품목이 될 것이다.
어떻게 이런 미래가 가능할까? 지능, 자율, 영생을 소비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고대로부터 이미 존재했다. 그러나 20세기까지는 아무리 많은 돈이 있어도, 강력한 권력이 있어도 구매할 수 없었다. 그런데 21세기의 기술 발달이 지능, 자율, 영생이라는 인류의 오랜 욕망을 채울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많은 미래기술과 산업 중에서 가장 유망한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우리 회사는 어떤 것을 미래 먹을거리로 삼아야 할까요?
“어디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유망할까요?”
“삼성 같은 한국 기업이 미래에도 살아남으려면 어떤 방향을 선택해야 할까요?”
질문은 다르지만, 지향하는 바는 같다. 무엇이 미래사회, 미래산업, 미래시장의 핵심이 될 것이냐는 것이다. “미래에 소비자들이 가장 구매하고 싶어 하고 가장 많은 돈을 지불할 시장이 어디일까?” 그곳에서 나의 미래 직업을 찾고, 그곳에서 우리 회사의 사업적 승부를 보고 싶다는 말이다. 미래기술, 미래산업은 결국 ‘지능, 자율, 영생’이라는 3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소비자와 만나게 될 것이다. 지능, 자율, 영생이라는 3가지 키워드 속에 미래유망직업이 들어 있다. 부, 권력, 영향력, 학문적 성공 등을 얻고 싶으면 이 3가지의 키워드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무슨 기술을 연구하든, 무슨 미래산업을 선택하든 최종적으로는 이 3가지를 팔아야 성공할 수 있다. 소비자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은 제품과 서비스를 산다. 아니, 겉으로 보기에는 냉장고나 TV, 자동차, 음식, 영화 등 특정한 제품과 서비스를 사는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자들이 실제로 구매하는 것은 ‘이미지’다. 어떤 사람은 삼성의 스마트폰을 사고, 어떤 사람은 애플의 스마트폰을 산다. 삼성의 스마트폰이나 애플의 스마트폰은 각기 다른 장점과 단점이 있다. 언론이나 기술자들은 거기에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소비자는 이런 단점이나 기술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원하는 브랜드를 산다. 소비자들은 제품이 아니라, 제품의 심장인 브랜드, 이미지, 가치와 철학을 산다. 정확하게는 그 제품을 사는 것으로써 내가 갖고 싶은 이미지와 철학, 가치를 구매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갖는 최고의 관심사는 지구나 우주, 자연이나 사회, 남이 아니다. 바로 자기 자신이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기를 만들어가는 존재다. 어린 시절에는 생물학적으로 자기를 만들어가는 데 중점을 둔다. 청소년기에는 자아 정체성을 만들어간다. 이후로도 나이와 시대에 맞게 자기를 계속해서 가꾸고 만들어가고 성장시키길 원한다.
사람이 자신을 만들어 가는 방법에는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속모습’, 즉 정신적으로 자신을 만들어가는 길이다. 자아성찰에서부터 시작하여 고귀한 가치와 종교성을 연마하여 자신의 정신세계를 완성해간다. 다른 하나는 바로 육체적·생물학적 ‘겉모습’을 만들어가는 길이다. 자신의 겉모습을 나이와 시대에 맞게, 자신의 정신세계에 어울리게 만들어 가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한다. 예를 들어 애플의 아이폰을 산다는 것은 내가 닮고 싶고, 내가 투영하고 싶은 스티브 잡스의 철학, 이미지, 브랜드, 가치를 산다는 것이다. 애플의 제품을 사서 나를 꾸밈으로써 내 정체성을 발전시키고, 내 겉모습을 단장하고, 나아가 내 속모습에 대한 확신을 다지는 것이다. 아무리 기술적 차이가 없어지더라도 남자라면 다른 회사의 자동차보다는 독일의 벤츠나 BMW 자동차를 사고 싶어 하고,여자라면 유럽의 명품 가방을 손에 들고 싶어 하는 이유도 같다. 소비자가 사는 것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이미지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사람은 시대에 따라서 만들고 싶은 이미지, 만들고 싶은 자아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지금은 다브드상처럼 식스팩이 선명한 복근을 가진 조각상의 이미지가 몸짱을 대표한다. 하지만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실버스타 스탤론이나 아놀드 슈워제너거 같은 우람한 보더빌더의 몸매가 몸짱의 이미지였다. 19세기 말이나 20세기 초에는 몸무게가 100Kg을 넘고 배가 많이 나와 섰을 때 자기 발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몸짱이었다. 믿어지는가? 당시에는 가난해서 굶어 죽은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뚱뚱할수록 부자이고 멋지다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시대마다 갖고 싶은 이미지, 만들고 싶은 이미지가 달라졌고, 그에 따라서 소비의 영영도 달랐다. 선호하는 소비의 종류와 양태도 달랐다. 21세기는 시간이 갈수록 20세기와는 전혀 다른 소비의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21세기에는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과거에는 불가능하다고 인식되었던 것들을 소비할 수 있는 가능성이 계속 열리게 될 것이다. 대표적으로 ‘지능, 자율, 영생’의 3가지를 모두 소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능을 구매한다
과거에는 ‘지능’을 얻으려면 선천적으로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는 운을 타고나야 했다. 하지만 21세기 지능혁명시대에는 인공지능, 클라우드 지능, 바이오 기술과 나노 기술을 활용하는 혁신적 의료기술로 생물학적 뇌의 기능 향상이 가능해진다. 지능을 구매하고 원하는 만큼 소비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21세기는 사람만이 아니라 사물도 지능을 갖는 시대다. 그래서 사람들이 직접 자신의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사물을 구매함으로써 지능을 구매하고 소비할 수도 있다.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은 지능의 항구적 향상, 지능의 영구적 구매다. 반면 지능이 들어 있는 스마트폰이나 IOT 기계를 산다는 것은 마트에서 지능의 일시적 향상, 일시적 구매다. 이처럼 21세기는 지능을 항구적·영구적으로, 혹은 일시적·일회적으로 필요에 따라 선택해서 구매하고 소비할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만드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지능’이라는 이미지를 포장해서 팔아야 한다. 예를 들어 삼성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력에 대해 생각해보자. 지금까지는 부품의 성능을 경쟁자보다 한발 앞서 향상시키거나 새로운 기술을 집어넣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미래에는 어느 스마트폰의 지능이 더 뛰어난지를 둘러싼 경쟁이 될 것이다. 미래의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구매한다는 것은 지능을 소비한다는 말이 된다. 지금의 스마트폰은 일정을 입력해놓으면 시간에 맞추어서 ‘알림’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미래의 스마트폰은 인공지능을 갖게 되어, 일정을 입력하면 스스로 판단하고 예측해서 필요한 조언을 해주는 디바이스가 된다. 단순하게 입력해놓은 일정을 미리 알려주는 데서 머무르지 않고, 나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예측해서 알람을 띄우는 시간과 방법도 각기 다르게 하는 것은 기본이다. 다음 달에 유럽 출장을 갈 예정이라고 일정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을 가진 스마트폰이 내 성향을 분석해서 유럽으로 갈 때 어떤 비행기가 적합한지 추천해주고, 그 비행기 티켓을 언제 구매해야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을지도 예측해준다.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아내와 아이들이 좋아할 선물이 어느 공항, 어느 매장에 있는지 까지도 알려준다. 지능적인 서비스는 이런 것 말고도 무궁무진하게 개발될 것이다. 미래의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지능을 구매하고 소비한다는 것은 이런 의미다.
왜 사람들은 지능을 구매하려 할까? 첫째, 지능의 차이가 부가가치의 차이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내 연봉의 차이, 매출의 차이, 경쟁력의 차이를 만든다. 둘째, 지능을 구매한다는 것은 내가 머리를 써서 해야 할 일을 대신 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스마트폰의 지능이 높을수록 내가 지능을 사용해야 할 필요가 그만큼 줄어든다. 셋째, 스마트폰이 나 대신 지능적인 일을 많이 해줄수록 내게는 ‘잉여지능’과 ‘잉여시간’이 생긴다. 지능을 구매하여 영여지능과 잉여시간을 만든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삶의 질이 달라진다. 일상적이고 반복적이며 가벼운 일들은 생물학적인 내 지능을 사용하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구매한 자에게 맡긴다. 그래서 확보한 잉여지능과 잉여시간은 특별하고, 중요한 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최소한 생물학적 에너지를 보존하여 다음을 대비할 수 있다. 뇌의 잉여 에너지를 인체의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다.
자율을 소비한다
‘자율’도 지능과 비슷한 이유에서 구매 욕구가 커진다. 21세기는 이동의 자율, 생산의 자율을 구매하고 소비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이 ‘자율’을 구매하면 ‘잉여자율’과 ‘잉여시간’을 얻는다. 자율 역시 항구적·영구적으로 구매를 할 수도 있고, 일시적·일회적으로 구매해서 소비할 수도 있다.
다율 이미지를 판매하는 대표적 제품이 자율주행자동차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이동의 자율을 소비하게 만들다. 핸들에 손이 묶여 있는 현대인은 하루에 몇 시간씩 자동차에 묶여 있어야 한다. 교통안전 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대한민국 자동차는 하루 평균 2시간을 운행했다. 자율주행자동차를 구매하면, 하루 평균 2시간씩 잉여 자율을 얻어 다른 일에 소비할 수 있다. 자동차 안에서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지구 반대편의 투자시장에 투자를 할 수도 있고, 의사와 건강문제를 상담할 수도 있고, 밀린 업무를 볼 수도 있다. 매일 운전하느라 소모되는 체력을 아낄 수 있어서 이동에서 오는 피로를 줄일 수도 있다. 보존된 에너지와 체력으로 더 긴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미래에는 생산의 자율, 생활의 자율도 소비하게 될 것이다.
생물학적 반(半) 영생을 꿈꾼다
지능혁명시대의 최고 소비 품목은 ‘영생’이다. 지능과 자율보다 더 갈망하는 것이 영생이다. 영생을 소비하는 방법은 2가지다. 하나는 ‘생물학적 반 영생’이고 다른 하나는 ‘디지털 영생’이다. 2가지 영생의 방법은 생존 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꿀 것이다. 인류가 이제까지 발전시켜 온 생존 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꿀 것이다. 인류가 이제까지 발전시켜 온 생존방식의 진보는 21세기에 일어날 생존방식의 진보와 비교하면 어린아이의 무용담에 불과하다. 21세기의 기술은 영생과 관련해서 2개의 판도라 상자를 열게 될 것이다. 첫 번째 상자는 생물학적 반 영생이다. 21세기 안에는 생물학적으로 인간이 완전한 영생에 이르기는 불가능하다. 대신 과학과 의학기술의 발달로 120~150세까지 건강하게 오래 사는 일은 충분히 가능하다. 생물학적 반 영생을 추동하는 몇 가지 중요한 힘이 있다.
첫 번째 힘은 디지털 기술이다. 21세기 초·중반까지 미래 의료기술의 중심은 디지털화일 것이다. IT, BT, NT, RT 등의 기술이 의료와 연결되면서 디지털 헬스, 디지털 의료기술, 디지털 병원, 디지털 의료 데이터 등이 유행할 것이다. 기술과 의학이 경계 파괴, 인공지능 기술의 적극적 도입으로 미래에는 의사의 역할이 달라지고 의료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학문적 배경도 달라질 것이다. 보험, 소비재, 마케팅, 교육산업 등에도 파급효과가 미치고, 국가의 보건체계 및 의료 생태계에도 격변이 일어날 것이다.
예를 들어 보험회사가 개인 유전자 분석 정보를 가질 경우, 특정 질병 유전자를 가진 사람에게 차별을 가할 수도 있다. 반대로 개인이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알 경우 발병 가능성이 높은 질병 위주로 보험에 가입할 수도 있다. 이해가 충돌하는 양측의 이런 서로 다른 욕구를 조율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적 과제가 된다. 마케팅도 달라질 수 있다. 이해가 충돌하는 양축의 이런 서로 다른 욕구를 조율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적 과제가 된다. 마케팅도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의 벤처회사 미놈은 유전 정보 거래소를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유전자 정보를 기업이 인수하게 되면, 고객의 유전자 정보에 따른 각종 질병이나 특성에 따라 맞춤 광고가 가능해진다.
디지털 기술은 개인용 건강관리 스마트 디바이스나 액세서리와 전문 의료용 기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애플의 헬스키트나 구글의 구글핏 등의 헬스 케어 플랫폼 안에서 수많은 앱, 정보, 의료용 기기와 비의료용 기기, 의사와 환자, 제약사, 판매자, 기업가 등이 자유롭게 연결되고 조합되고 확장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인간의 생명을 계속 연장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생물학적 반 영생의 기대를 높이게 될 것이다.
미래기술은 영화 속에서나 보았던 미래를 현실로 만들 것이다. 2012년, 퀼컴은 SF영화 <스타트렉>에 나오는 생체 징후를 분석해서 어떤 환자라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질병을 진단하는 기계인 ‘트라이코더’를 실제로 개발하는 팀에게 1000만 달러의 상금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퀼컴이 내건 기준은 기계의 무게는 2.2Kg 이하여하 하고, 아래에 열거한 최소한 13개의 주요 질병과 5가지 주요 활력 징후 및 3개의 선택적인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측정하는 것이다.
필수 진단 질병 13가지: 빈혈, 심방세동, 만성폐쇄성폐질환, 당뇨병, A형 간염, 백혈구 증가증, 폐렴, 중이염, 수면무호흡증, 뇌졸중, 결핵, 요도감염, 정상 상태
선택적 질병 중 3개 선택: 알레르기 유발 항원, 콜레스테롤, 식품매개 질병, HIV 검사, 고혈압, 갑상선 기능 저하증/항진증, 흑색종, 전염성 단핵증, 골다공증, 백일해, 대상포진, 패혈성 인후염
필수 측정 활력 징후 5가지: 혈압, 심박수, 산소포화도, 호흡수, 체온
전 세계에서 255개 팀이 참가 등록을 했고, 22개 팀이 본선에 올랐으며, 2015년 최종 결선에 오른 10개 팀이 선발되었다. 그 후 10개 팀의 제품을 1년간 테스트하고 평가하여 최종 3개 팀을 선택한다.
두 번째 힘은 유전공학이다. 생물학적 반 영생은 유전 정보를 활용하는 기술에 기반을 둘 것이다. 유전 정보를 활용의 가장 큰 혜택을 볼 분야는 ‘맞춤 의료’다. 특히 세포의 성장, 분열, 죽음과 관련된 기능을 하는 유전자 정보 이상과 깊은 관련이 있는 암 치료에서 혁신적 성과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모든 기술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는 강력한 욕망을 충족시켜 줄 기술이다.
2014년 1월, 미국의 일루미나사는 단 30시간 만에 유전 정보를 해독하고 비용도 1000달러 미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전체 분석 기계를 출시했다. 인간의 유전 정보는 A, T, G, C의 4가지 염기서열로 표현되는 문자열 정보가 수백 기가바이트에서 수십 테러바이트에 달한다. 2003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데 13년의 시간과 27억 달러의 비용이 들었음을 고려하면 발전 속도가 무어의 법칙보다 빠르다. 앞으로 최소 5년 이내에 10만 원 미만의 비용으로 30분 안에 전체 유전자 분석이 가능한 세상이 도래할 것이다.
2011년 10월에 췌장암으로 사망한 스티브 잡스는 인류 최초로 ‘개인 유전체 분석’을 한 사람 중 하나로 역사에 기록되었다. 스티브 잡스는 하버드대학과 MIT가 함께 설립한 보스턴에 있는 브로드연구소에 10만 달러를 지불하고 유전 정보를 분석하여 자신을 괴롭히는 췌장암 치료법을 찾으려 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일대일 맞춤형으로 표적 치료를 하려면 이상이 있는 유전자를 찾아내고, 원인 유전자를 선택적으로 공격하여 치료할 수 있는 표적 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가 치료를 시도했던 2011년에도 수백 개가 되는 암 유발 유전자를 모두 검사하는 것은 가능했다. 그런데 왜 스티브 잡스는 췌장암을 치료하지 못하고 죽었을까? 잡스의 암 유형에 맞는 표적 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2012년부터 스티브 잡스가 받은 서비스가 파운데이션 메디신 사를 통해 일반인에게 제공되었는데 5800달러의 비용으로 2주 안에 236개 암 관련 유전자를 정밀하게 분석해준다. 파운데이션 메디신 사는 자체 통계를 근거로 분석을 의뢰한 환자의 77%가 하나 이상의 ‘처치 가능한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구글의 레리 페이지와 MS의 빌 게이츠는 투병 중이던 잡스를 병문안한 후에 파운데이션 메디신 사에 투자를 하고 기술적 도움도 주었다. 파운데이션 메디신 사는 2013년 9월에 나스닥에 상장되었다. 미래에는 표적 함암제가 계속 개발되면서 ‘처치 가능한 유전자’의 수가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유전자 분석을 바탕으로 한 맞춤형 아기 의료 서비스도 막을 수 없는 대세다. 이 역시 세대를 거치면서 생물학적 반영생의 가능성을 높이는 기술이 될 것이다. 2003년 4월 8일, 영국 고등법원은 “아이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맞춤 아기 출산은 새로운 기술의 합법적 사용”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유전자 분석을 통한 질병 치료는 혁신적 기술이긴 하지만 여전히 장벽은 남아 있다. 예를 들어 유전자 분석 시장 활성화의 최대 장벽중의 하나는 A, T, G, C의 4가지 염기 서열의 다양한 조합으로 이루어진 유전 정보들 각각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이다. 또 다른 장벽은 유전자 치료 방법이다. 그리고 질병의 근본적 원인 중에서 유전적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5~20% 정도다. 후 생학적인 환경 요인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
세 번째 힘은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과 의료의 연합은 생물학적 반영생을 추동하는 강력한 힘이다. 매년 미국에서만 중환자실에서의 의사 오진으로 4만 명 정도가 사망한다. IBM 왓슨 같은 인공지능 의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다.
마지막 힘은 상대적 시간의 힘이다. 의료기술의 혁명과 더불어 시간과 공간의 압축 현상도 생물학적 반영생에 크게 기여한다. 시간과 공간의 압축 현상으로 상대적인 시간과 공간 개념이 달라지면서 몇 세대를 사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학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지난 100년의 변화는 인류 전체의 변화와 맞먹는 변화였다. 그리고 지난 10년의 변화는 지난 100년의 변화와 맞먹는 변화였다. 21세기 인간은 생물학적으로도 지난 세대보다 2~3배를 더 살게 된다. 그리고 사회 변화의 속도도 더 빨라져서 10년이면 지난 세대가 평생에 걸쳐 경험할 수 있는 변화를 맛보게 된다. 앞으로 인간이 120~150년을 산다면 과거 6~7세대를 거쳐야 경험할 수 있었던 변화를 체험하게 된다. 운송수단의 발전과 인터넷과 통신기술의 발달로 지금 인류의 이동거리는 지구 전체로 확장되었다. 조금 더 지나면 화성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 여기에 2020년경이면 언어의 경계도 무너진다. 언어의 경계가 무너지면 심리적 거리의 장벽도 사라진다. 언어의 장벽에 가로막혀서 들여다보기 힘들었던 과거와의 소통도 확장된다. 시간의 장벽도 무너지는 셈이다. 생물학적 생존 기간의 증가와 시간과 공간의 상대적 속도 변화를 더하면 가히 반영생의 삶을 살았다고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디지털 영생을 가능케 하는 뇌 업로드
또 하나의 판도라 상자는 디지털 기술을 사용한 디지털 영생이다. 디지털 영생의 1단계는 가상의 공간에 나를 반영하는 ‘가상 아바타’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다. 많은 독자가 한 번쯤은 인터넷이란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를 만들어보았을 것이다. 가상의 아바타는 현실에 있는 내 자아의 일부를 투영한다. 그래서 가상세계에서 활동하는 가상자아지만 현실의 자아와 연결되어 있다.
디지털 영생의 2단계는 가상자아에 인공지능이 연결되는 상태다. 2단계부터는 미래에 일어날 일이다. 21세기 초중반까지 계속 발전하는 인공지능이 가상에 있는 내 자아와 연결되면서 가상자아를 현실자아로부터 독립된 별개의 자아 상태로 발전시킬 것이다. 인공지능과 연결된 가상자아는 현실세계에 있는 실제 자아와 연관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예측하여 현실의 자아와 거의 똑같은 수준으로 활동할 수 있다. 그러나 가상자아와 연결된 인공지능이 발전함에 따라 가상자아가 현실자아보다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가상세계에서는 현실에서 하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현실에서 내가 죽더라도 가상공간에 만들어놓은 나의 가상자아은 죽지 않고 영원히 존재할 수 있다. 인공지능과 연결되지 않아서 현실의 내가 조종할 때만 활동했던 아바타는 내가 죽으면 정지된 상태로 멈춰 있다. 하지만 미래의 어느 순간에 내 가상 아바타가 인공지능과 연결되면 내가 죽더라도 내 과거의 자료를 계속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측하여 새로운 행동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행동은 내 가상 아바타를 작동하는 인공지능에 입력되는 새로운 행동은 내 가상 아바타를 작동하는 인공지능에 입력되는 새로운 과거 자료가 되고, 이를 다시 반영하여 예측하고 새로운 행동을 하는 사이클을 반복하면서 아바타는 계속해서 활동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내가 죽지 않고 더 살아 있다면 할 것이라고 예측되는 행동을 가상의 아바타가 실현하는 것이다. 이런 순환을 오랫동안 반복하면 가상의 아바타는 완전히 다른 내가 된다. 누군가가 나를 대신해서 가상의 자아를 소멸시키지 않으면 가상자아는 이런 방식으로 영생하기 때문에 ‘디지털 영생’이라고 이름 붙였다.
디지털 영생의 3단계는 뇌 업로드 방식이다. 컴퓨터 속에 자기 뇌의 모든 정보를 업로드 함으로써 현실자아를 디지털 자아로 전환하여 영생하는 방식이다. 인공지능이 내 정보를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서 현실에서 활동했던 내 자아가 인공지능과 완전하게 하나가 되기 때문에 포스트 휴먼의 단계가 된다. 뇌 업로드가 현실이 되면 지금 인류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종이 탄생하게 된다. 예측으로는 21세기 말에서 22세기 초 무렵이면 뇌 업로드가 기술적 가능성 단계에 이를 것이다.
자율수송장치가 최대의 시장이 된다
지능에 이어 ‘자율’에 대해서 예측해보자. 지능혁명시대의 소비자가 가장 많이, 가장 활발하게 소비할 자율은 ‘이동의 자율’이다. 이동의 자율이라는 특성을 가장 먼저 보여줄 것은 자율주행자동차다. 자동차산업은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에너지는 석유에서 전기로, 운전은 사람에서 인공지능으로, 소재는 철에서 나노 소재로, 자동차 활용은 목적지까지 즐겁고 유쾌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래서 자동차산업의 업의 본질도 완전히 달라진다.
그러나 이번 변화보다 더 크고 혁명적인 변화가 있다. 미래에는 사람이나 사물을 운송하는 승용차, 트럭, 버스, 배, 항공기 등이 자율 기능을 갖춘 디바이스가 된다. 일명 ‘자율수송장치’다. 스마트폰, 컴퓨터, 태블릿 PC, 스마트시계, 스마트안경 등이 크기와 사용하는 장소만 다를 뿐 본질은 같은 디바이스가 되는 것과 비슷하다. 혼자 타는 자율수송장치인지 4~11명이 타는 것인지 40~50명이 타는 것인지, 하늘을 나는 것인지 물 위를 운행하는 것인지, 사람을 수송하는 것인지 사물을 수송하는 것인지, 작은 디바이스인지, 거대한 디바이스인지 등만 다를 뿐 본질은 같은 디바이스가 된다.
자율수송장치의 7가지 소프트웨어 핵심 기술과 인공지능, 로봇, IOT, 가상세계, 보안 등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자율수송장치는 21세기 초중반이면 경이로운 잠재력을 수면위로 드러낼 것이다. 21세기 중후반이 되면 자율수송장치는 로봇화되어 한 단계 더 기술적 도약을 하게 될 것이다.
현재 스마트폰, 컴퓨터, 태플릿 PC, 스마트시계, 스마트안경 등을 한 회사가 다 만들고 관리하고 운영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과 같이 모든 자율수송장치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통합 플랫폼을 갖는 회사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2015년 말, 전통적 제조기업인 GE는 2020년까지 세계 10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신하고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15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GE는 2015~2016년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사업에서 70억 달러를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나아가 GE는 미래 정체성을 ‘디지털 산업기업’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이미 구축해놓은 모든 인프라에 디지털 지능을 이식하기 시작했다. GE는 1892년 미국의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이 회사를 설립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축적해온 제품제조 및 각종 인프라 구축 역량에 디지털 지능 기술을 결합해서 유·무형을 통합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려고 한다.
맥킨지 컨설팅은 제조 산업에서 매년 지출되는 총 운영비용은 현재 약 25조 달러에서 2025년에는 약 47조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제조업에서 효율성이 1%만 개선되면 매년 약 5000억 달러 정도의 비용 절감이 되는 셈이다. 이것이 GE가 오랜 기간 항공·에너지·운송·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축적해놓은 데이터와 지식을 한곳에 모으고 분석하여 최고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내는 노하우를 실시간으로 컨설팅하는 사업부를 강화한 이유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GE는 더욱더 담대한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GE는 제조업체가 경영에서부터 공장 운영까지 모든 영역들을 디지털화 할 수 있도록 플랫폼과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래에는 고객사들이 GE가 만든 플랫폼과 생태계 위에서 경영부터 공장 기계와 설비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수집, 분석, 예측하여 기업 운영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오픈 플랫폼을 통한 공유, 경계 없는 협업’이 제조업의 미래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 제조업의 제2부흥기가 온다
제조업은 ‘생산의 자율’과 연결된 영역이다. 생산의 자율은 인공지능, 로봇, IOT, 가상세계, 그리고 디지털 제조 도구가 결합하면서 일어나는 미래 변화다.
지능혁명시대에는 제조업의 제2부흥기가 올 것이다. 21세기에 제조업은 20세기보다 더 큰 기회의 땅이다. 앞으로 산업혁명 이후 최대의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흔히 제조업의 시대가 저물어간다고 평가하지만 예측은 다르다. 제조업 쇠퇴가 아니라 제조업의 대변화다. 제조업의 업의 정의, 범위, 형태, 기회, 규칙, 생산방식에 이르기까지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물론 제조업에 대한 낡은 사고에 갇혀 있는 사람에게 제조업은 미래에 쇠퇴할 산업이 분명하다. 옛날 방식의 제조업은 빠르게 쇠퇴할 것이다. 특히 생산방식에서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제조업 분야의 독점 세력이 해체되고, 제조업의 형식과 규칙의 파괴가 일어난다. 지능혁명시대에 일어날 제조업 혁명은 권력이 자본가에서 개인으로 대이동하는 혁명이 될 것이다. 정보의 민주화 물결이 일어난 것처럼 제조업에서도 민주화가 일어날 것이다.
생산방식의 대변화는 다음 2가지 측면을 포함한다.
분자 단위의 물질을 붙이고 깎고 자르고 두드리는 생산방식에서 원자 단위와 디지털 단위의 유·무형의 물질을 찍어내는 새로운 생산 방식으로 변화한다.
한 기업이 독점하는 제조방식에서 모든 사람과 공유하고 나누고 협력하는 공개 제조방식으로 확대된다.
공장의 모습과 구조 및 작동 방식에도 혁명이 일어난다. 미래에는 제품과 서비스의 가짓수는 롱테일 법칙과 무어의 법칙을 따르게 될 것이다. 먼 미래에는 인공지능과 로봇, 생각하는 기계들이 협업하여 새로운 물질을 만들고 새로운 제품을 스스로 생산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런 엄청난 제조업 혁명의 출발점에 있다.
미래의 제조업 혁명을 이끌고 있는 추동력은 기술, 인구구조, 경제시스템의 변화다. 기술 추동력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쉽고 빠른 소프트웨어, 3D프린터, 양자 컴퓨터를 비롯한 컴퓨터의 비약적인 성능 향상, 모바일 인터넷, IOT,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이다. 인구 추동력은 선진국의 고령화다. 초고령화 추세로 인한 시장의 변화, 종신고용 붕괴 등이 모든 세대에게 새로운 선택을 강제하고 있다. 100~120세 시대에 50세에 은퇴를 한 후 새로운 50년을 혼자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은 개인들에게 큰 도전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제조업의 핵심영역에 도전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이 뒷받침된다면 어떻게 될까? 제조업의 권력이 자본가에서 개인으로 이동한다면 새로운 도전과 성공의 장이 열릴 것이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기에 이런 미래가 시작되고 있을까? 무엇 때문에 새로운 기회,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고 있을까? 내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시작되고 있는 제조업의 미래를 예측해보자. 뉴스와 방송, 전문가들이 말하는 신기술을 하나씩 떼어내서 보면 새롭긴 하지만 세상을 바꿀 만큼 영향력이 커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런 기술들이 모여서 파괴적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제조업의 미래를 논리적·확률적으로 예측해보자. 설마 하는 미래도 생각해보자!
개인이 자본을 이긴다: 거대한 지능네트워크 효과
기술, 인구구도, 경제 시스템의 변화라는 추동력 덕분에 발명가에서 기업가로 변신하는 가정과 필요한 비용의 문턱이 극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거대한 네트워크 효과가 제조업 생태계 안으로 파고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연결하고 공유하는 네트워크 효과에 힘입어 개인이 제조업에서도 아이디어를 제품과 서비스로 순식간에 바꿀 수 있게 되고, 수십억 명의 소비자가 집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에 제품과 서비스를 올려서 손쉽게 판매할 수 있게 된다. 네트워크의 거대한 효과다. 지능혁명시대에는 이미 구축된 거대한 네트워크가 인공지능과 연결되면서 ‘지능 네트워크’로 변하게 된다. 네트워크가 지능화될수록 그 최대 수혜자는 개인이 될 것이다. 과거에는 자본이 풍부해야 얻을 수 있었던 지능, 자본, 기회를 개인도 아주 저렴한 빙ㅇ으로 접속해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 미래가 아니다. 이미 세계 어느 곳에 살아도 지구촌 전체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공개하기 쉬운 환경이 마련되어 있고, 공유된 아이디어가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순식간에 더 큰 아이디어로 발전되고, 여러 개의 아이디어를 다시 조합하여 거대한 네트워크에 참여한 사람들이 함께 제조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일명 ‘공개 제조’라는 새로운 형식이다. 여기에 인공지능이 연결되고, 다양한 기술적 추동력이나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소비시장의 변화, 결제와 금융 시스템의 새로운 혁신 위에 공개 제조라는 날개를 달면 제조업의 혁명적 변화가 시작된다.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제조업이 자본가를 중심으로 형성, 발전해온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트렌드 정보분석, 전분지식 습득 및 취합, 혁신적 아이디어 개발, 투자금 유치, 제조 전문인력 수급, 제조기술 확보, 제조 설비 구비, 제품의 유통 및 마케팅 등 제조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감당하려면 막대한 자금력과 네트워크를 가져야만 가능했기 때문이다. 물론 미래에도 제조업에는 큰 자금과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하지만 미래에는 강력하고 거대한 연결, 공유 안에서 일어나는 생산방식 혁명으로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개인과 사물의 연결과 교류의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제까지 자본가만이 할 수 있었던 대규모 프로젝트를 미래에는 개인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사물인터넷 환경을 통해 얻은 빅데이터에서 제조 아이디어를 꺼내고, 3D프린터 같은 강력한 디지털 제조도구를 활용하여 공장 없이 집 안에서 개인이 직접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물건을 만들 아이디어가 없어도 오픈 소스를 이용하거나 인공지능 클라우드 지능과 교류해서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다.
거대한 지능 네트워크 안에서는 소프트웨어나 아이디어만이 아니라 하드웨어도 공유할 수 있다. 일명 오픈 하드웨어라고 부르는 방식은 특정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했던 모든 것을 대중에게 무료로 공개하는 것이다. 이런 개방형 혁신 환경이 어떻게 가능할까? 세상에 공짜는 없다. 사람들은 왜 소중한 정보, 기술,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제조방식을 공짜로 공개할까? 개방형 혁신 환경에 자신의 기술이나 서비스를 무료로 올리는 사람들은 기술적 보호나 금전적 이득을 포기하는 대신 다른 것을 얻는다. 기술의 진보 속도를 높이고, 기술 발전에 투입되는 비용을 낮추며, 커뮤니티 회원들을 통해 기술 역량을 홍보하고, 시장 반응 테스트 비용을 현저히 줄여서 상업적 성공 확률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려는 의도를 갖는다. 리눅스, 위키피디아를 비롯해서 렙랩 프린터, 메이커봇 3D프린터, 아두이노, 3D 로보틱스 등이 대표적인 개방형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런 모델을 운영하는 기업은 개방형 혁신에 동참하는 커뮤니티 회원에게 기여도를 공개적으로 칭찬해주는 작은 보상을 주거나 티셔츠, 제품 할인권, 사은품 증정, 개발팀 채용 기회 제공, 개발자 회의 초청권 등 유형의 보상을 준다. 핵심적인 프로젝트에 큰 기여를 한 경우에는 스톡옵션으로 주식을 나누어 주기도 한다.
공짜로 공개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보상까지 주는 이유는 개방형 혁신 환경의 영향력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있는 로컬모터스라는 회사는 개방형 혁신 환경의 최대 수혜자다. 로컬모터스는 2014년 6월 18일에 미국 백악관 역사상 최초로 열린 ‘백악관 메이커 페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혁신’이라는 수식어를 4번이나 사용하며 극찬한 기업이다. 로컬모터스는 연매출이 수백만 달러에 불과하다. 규모로 보면 백악관 메이커 페어에 초대받은 디즈니나 인텔에 비해 초라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오바마 대통령이 다른 기업들을 제치고 이 회사를 극찬한 이유는 바로 1911년 헨리 포드가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도입한 이래 100년 이상 변하지 않았던 자동차 제조공정에 혁신을 일으킨 업적 때문이다. 로컬모터스는 세계 최초로 3D프린터를 사용해서 자동차를 ‘찍어’내고 있다. 로컬모터스의 공장은 ‘초소형 공장’이라 불린다.
로컬모터스의 공장 규모는 1858㎡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의 현대차 울산공장 면적 505만 ㎡의 1/2718에 불과하다. 이 회사를 설립하는 데 투자된 비용은 기존 자동차 회사 투자 비용의 1/100에 불과했다. 3D프린터가 더 발전하면 공장의 크기는 더 줄고 자동차 회사를 설립하는 비용도 더 줄어들 수 있다. 로컬모터스 공장 건물엔 승합차 크기 정도의 기계 2대만 있다. 한 대는 차체를 ‘인쇄’하는 3D프린터이고, 다른 한 대는 여기서 인쇄한 차체를 메끄럽게 다듬는 기계다. 로컬모터스는 개발 전 과정을 공개하는 ‘오픈소스’ 방식을 취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차체·섀시·인테리어 디자인 과정에 주문자를 포함해서 관심 있는 모든 사람을 참여시킨다. 이 과정을 통해 만든 도면을 컴퓨터에 입력하고 탄소섬유와 플라스틱 혼합재를 집어넣은 3D프린터로 40시간 만에 차체 하나를 생산한다. 이렇게 ‘찍어낸’ 차체를트러머로 세밀하게 다듬는다.
그 다음에는 포드·크라이슬러·GM 등 자동차 회사에서 주문한 브레이크·엔진·기어 같은 부품을 조립한다. 이 모든 과정에 필요한 공장 근로자는 단 3명이다. 이렇게 만든 자동차지만 승차감과 성능이 매우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컬모터스가 전투기 동체를 모방해서 만든 자동차 모델인 7만 5000달러짜리 레이싱카 ‘랠리파이터’는 <트랜스포머 4>라는 영화에서 사막 경주용 자동차로 등장하기도 했다. 로컬모터스는 2016년 6월,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컴퓨터‘왓슨’을 최초로 차량에 도입하여 12인승 전기차 버스 ‘올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올리는 곧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플로리다, 워싱턴D.C 일부 구간에서 운행할 예정이다. 로컬모터스는 3D프린터로 차량을 찍어내는 자신들의 초소형 공장을 세계 곳곳에 설립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런 방식이 더 반전하면,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보는 자동차 판매 대리점이 자동차를 찍어내는 ‘초소형 공장’이 될 수도 있다. 개방형 혁신 환경이 만들고 있는 미래의 모습이다. 물론 이런 비즈니스 목적 없이 오로지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것을 내놓는 사람도 있다. 공공재의 확대를 통해 인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선한 마음 때문이다.
공개 제조 등이 개방형 환경을 선도하고 있다면, 3D프린터는 미래 제조업 혁명의 한 축인 디지털 생상도구의 선두에 서 있는 기술이다. 3D프린터는 그 자체만으로도 3차 산업혁명을 이끌 기술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3D프린터는 음식 프린터에서부터 장기 프린터까지 적용 영역이 넓다. 3D프린터는 생산방식의 변화를 이끄는 기술이다. 기존의 생산방식은 깎고 자르고 붙이고 조립하는 식이었다. 3D프린터는 한 번에 찍어낸다. 소재의 제한이 해결되면 전도체와 비전도체를 동시에 찍어낼 수 있고, 플라스틱에서 세포까지 따로따로 혹은 동시에 찍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은 움직이지 않는 소재를 사용해서 식탁이나 컴퓨터 부품처럼 스스로는 움직이지 못하는 물건을 만드는 수준이다. 하지만 미래에는 움직이는 소재를 사용해서 살아 있는 장기는 물론이고 컴퓨터처럼 완전체로 작동하는 물건도 한 번에 찍어낼 것이다. 좀 더 먼 미래에는 3D프린터로 센서, 배터리, 에너지 생산 장치, AI 칩, 모터 등으로 구성된 스스로 생각하고 작동하는 사물까지도 한 번에 일체형으로 찍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정도 기술 수준에 이르게 되면 3D프린터는 물체나 생명체를 물리적 복제 형태로 정확하고 빠르게 전송하는 디지털 팩스 기계처럼 사용될 것이다. 물체를 원자로 재조립하는 기술보다 더 빨리 실현 가능한 기술이다.
3D프린터는 ‘생산방식의 혁명’을 이끄는 기술이다. 이런 생산방식의 혁신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산업은 제조업이다. 2015년 기준으로 전 세계 GDP는 74조 5000억 달러였다. 이 중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을 약 20%로 추정하면 15조 달러 정도 된다. 3D프린터를 통한 생산방식의 혁명은 경영 방식의 혁명, 생산 인프라와 생태계 혁신, 소비 방식 혁신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제품이나 부품 등의 생산 비용, 생산 시간, 운송 비용 등에서 혁신적 절감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무어의 법칙에 따라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고 가격이 하락하는 3D프린터가 생산에 따른 비용, 이동 거리, 시간 등 전방위에서 혁신을 가속화할수록 생산방식의 혁명도 빠르게 전개될 것이다. 예측으로는 최소 10년 이내에 깎고 자르고 붙이고 조립하는 식의 기존 생산방식은 낡은 방식이 될 것이다.
3D프린터가 클라우드 네트워크, 클라우드 지능이나 인공지능과 연결되면 생산방식의 혁명은 한층 가속화할 것이다. 현재 클라우드 기술은 소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정보를 저장하지 않고 인터넷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를 구매하여 파일을 저장하고 공유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미래에는 클라우드 생산에 더 큰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클라우드 생산이란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여 2차, 3차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이용 방식이다. 클라우드 생산은 인터넷으로 클라우드에 연결된 개별 생산 단위들이 각자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생산 요소와 생산 능력을 지능적으로 감지하고 자동으로 관리, 제어할 수 있도록 해주어 생산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것이다. 예를 들어 개인이나 회사가 클라우드 네트워크 생태계에 참여하면 3D프린터용 디자인 파일을 공유하면서 필요한 만큼의 부품이나 제품을 생산하는 유익을 얻는다. 이론적으로 재고 보관용 창고가 필요 없게 된다. 미래에 클라우드 생산 네트워크가 확산되면 1인 및 소규모 제조업 회사나 서비스 회사의 창업이 증가하게 된다. 산간벽지나 오지에 있어도 원하는 제품이나 부품을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지역경제를 살리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다.
3D프린터 기술은 생산방식의 혁명을 이끌어서 사회 곳곳에서 변화를 이끈다.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생산’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생산방식의 혁명이 일어나면 개인도 기존의 모든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개인 생산의 시대가 된다. 공장에 고용되어 안정적으로 일하는 방식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공장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보다 더 큰 영향력을 줄 수도 있다.
3D프린터는 최근에 나온 기술이 아니라 이미 수십 년 전에 등장해 조용히 발전해온 기술이다. 컴퓨터 및 클라우드 시스템 성능의 향상, 디자인 소프트웨어의 진보, 소재의 혁신 등에 힘입어 발전해왔다. 그리고 필라멘트 형태의 플라스틱 소재를 녹여 찍는 FDM 기술, 2013년 금속이나 세라믹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할 수 있고, 선택된 부분만 레이저로 녹여 프린트하는 SLS 기술의 특허가 2009년에 만료된 것도 3D프린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결정적 계기였다.
3D프린터는 크게 2개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주사기나 노즐로 액체를 분출하거나, 짜거나, 가루 원료를 뿜어내면서 아주 얇은 층을 겹겹이 쌓는 방식이다. 이를 ‘선택적 증착 방식 프린터’라 부른다. 주로 가정용이나 사무용으로 사용한다. 이 방식의 대표적인 3D프린터가 FDM이다. 원료를 프린트 헤드를 통해 짜서 적층하여 입체물을 만드는 FDM이라 불리는 ‘융합증착 모델링’ 기술은 1980년대에 스캇 크럼프가 발명했다. 선택적 증착 방식 프린터의 단점은 헤드를 통해 일정하게 압출할 수 있는, 국수 면발처럼 생긴 플라스틱 같은 원료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액체형 금속이나 유리 등은 굳는 조건이 달라서 사용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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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를 사용하는 선택적 증착 프린터 제품도 있다. LENS 프린터다. LENS는 레이저 광선에 티타늄이나 스테인레스 스틸 등의 금속 가루 분말을 뿌리는 방식이다. 레이저 광선에 맞은 분말은 즉시 녹아 적층되면서 금속 부품이 만들어진다. 이 방식 덕택으로 우주항공 회사나 자동차 회사들이 3D프린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프린터 헤드가 없는 대신, 칼이나 레이저 광선으로 플라스틱이나 금속으로 된 얇게 자른 단면층들을 합치고 붙여 물체를 만드는 LOM 프린터도 선택적 증착 프린터에 속한다.
다른 방식은 분말원료나 빛에 민감한 감광성 수지 원료를 레이저나 접착제를 사용해 굳혀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를 ‘선택적 결합 방식’이라 부른다. 이 방식은 3D프린터 헤드보다 높은 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 레이저 소결 프린터는 분말로 덮인 표면에 고출력 레이저 광선을 발사해서 가루를 녹여 윤곽이 만들어지면 프린트 상판을 미세하게 내린다. 그 위로 프린터 안에 있는 롤러가 새로운 층의 가루를 덮고 레이저가 분말 가루를 녹이는 것을 반복한다. 레이저 소결 프린터의 장점은 강철, 티타늄, 나일론 등 분말 형태로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점은 현재로서는 여러 종류의 분말을 동시에 분사해서 굳히는 기술이 없다는 점이다. 선택적 결합 방식의 다른 기종은 3DP이다 이것은 컬러 접착제를 프린트 판에 붙이고 새로운 층의 분말을 깔고 다시 프린트 헤드에서 컬러 접착제를 분말에 짜는 것을 반복하는 기술이다. 3DP의 장점은 컬러로 프린트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3D프린터와 레이저 커터, 3D스캐너 기술을 연동해서 아이디어를 만들고, 물건을 인쇄하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데 드는 비용과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순간순간 떠오르는 작은 아이디어, 황당한 아이디어도 원하는 대로 시험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가 부족하거나 특별한 제조기술이 없는 개인도 생산활동이 가능하다. 개인들이 프로젝트 별로 가상공간에 일시적으로 모여 물건을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생산해야 할 물건의 설계도와 개수를 인터넷에 올리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개인들이 자신의 3D프린터로 동시에 인쇄하여 수량을 빠르게 맞출 수도 있다.
고객이 특별하게 원하는 취향의 자동차를 내일까지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고 하자, 주문을 받은 생산 총괄 책임자가 생산자 클라우드에 주문을 올리면 클라우드는 수천 개의 기업이나 개인들에게 자동으로 부품이나 모듈을 할당한다. 그 후 할당받은 개별 생산자가 금속이나 주문받은 것을 플라스틱으로 찍어내서 생산 총괄 책임자에게 당일로 배송해주게 된다. 총괄 책임자는 부품과 모듈을 생산하는 이들이 어디 있는지 알 필요가 없다. 인공지능이 관리하는 생산 클라우드 시스템이 업무를 관리하고 조율하여 완수하기 때문이다.개인이나 소기업들도 생산 클라우드가 매일 할당하는 생산 요청에 대응해 3D프린터로 제작하여 배송하면 된다. 일명 ‘클라우드 공장’의 출현이다.
이런 모습도 예측해볼 수 있다. 소형 트럭을 몰고 다니며 음식을 파는 사업이 있다고 가정하자. 미래에는 작은 트럭이나 미니 밴에 3D프린터를 싣고 다니면서 공원, 놀이동산, 길거리, 지하철역 주변, 공항이나 터미널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즉석에서 인쇄해서 제공하는 사업도 할 수 있다. 일명, 3D프린터트럭‘이다.
배송 사업도 달라진다. 각 가정에 한 대씩 있는 3D프린터를 이용해서 직접 제품을 인쇄해줄 수 있기 때문에 오토바이나 소형차를 이용한 물건이나 음식의 배달도 사라질 수 있다. 물류혁명이 일어나는 것이다.
3D프린터를 활용한 디지털 요리 제조업은 괜찮은 사업 영역이 될 것이다.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을 3D프린터로 찍어내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이 될 것이다. 3D프린터로 굽거나 튀기거나 볶는 방식의 조리 음식을 찍어내는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그 때문에 음식점에서 나오는 고급 요리를 찍어내는 3D프린터는 먼 미래의 이야기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가능한 디지털 요리 사업 영역도 있다. 예를 들어 혈압이나 당뇨병 등의 성인병을 앓고 있는 고객에게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건강식품이나 메디컬 푸드를 찍어내는 것은 의미가 있는 사업이다. 웨이러블 기기가 측정한 혈당치를 3D프린터가 자동으로 인식하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만큼의 식사를 인공지능 영양사의 추전에 따라 특정 영양소와 약물을 동시에 넣은 음식을 주방에서 찍어낼 수 있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는 시간대별로 칼로리와 지방 소모 수준에 따라 맞춤형 식이요법을 적용한 음식이나 간식을 찍어내는 것도 괜찮은 사업 아이디어가 될 것이다.
현재 맞춤형 초콜릿이나 쿠키를 만들어내는 3D프린터는 개발됐다. 먼 미래에는 합성 영양 가루나 액체를 사용하여 다양한 식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3D 음식 프린터로 합성 소고기 등을 찍어내는 것은 환경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3D 음식 프린터는 단순히 건강이나 치료 차원의 음식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여 환경과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는 좋은 대안이 되기 때문이다.
3D프린터 기술은 기업에도 생산 공정 단축과 비용 절감의 기회를 준다. 인공지능, IOT, 로봇, 3D 프린터 기술 등을 기존 공장에 도입하면 '지능형 공장'으로 변신할 수 있다. 3D 프린터는 개인형 공장에 대응하기 위해서 기존의 거대 공장도 변하지 않으면 소멸할 것이다.
사람 대신 인공지능 컴퓨터가 공장을 관리하고, 소비자가 물건을 주문한 후에 제작을 하는 제조 시스템으로 변화해야한다. 결국 미래의 대형 공장은 인공지능 로봇이 관리자가 되어서 컴퓨터 디자인을 제어하고 레이저 카터, CNC, 3D 프린터, CCTV, 다양한 디지털 생산도구, 조립용 로봇, 이동형 근로자 로봇들을 관리하면서 자본가는 지능형 공장을 직접 운영하는 것만이 아니라, 개인이나 소규모 제조회사 집합체 관리를 돕거나, 물건을 만드는 데서부터 구매하는 데까지 필요한 금융 서비스까지 전체 인프라를 만들고 유지하고 관리하고 혁신하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지능형 공장, 산업 인터넷 플랫폼을 장악하면 미래 제조업 경쟁에서 큰 영향력 얻을 수 있다. 플랫폼 안에 과거에 사람이 한 일들이 데이터화, 자동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안에 과거에 사람이 한 일들의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으면 인공지능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미래의 공장과 관련해서 하나 더 상상해볼 모습이 있다. 바로 소규모 회사나 소규모 공장, 개인 공장, 클라우드 공장이 모두 연결되는 ‘디지털 공장 네트워크’이다. 개인이나 소기업이 할 수 있는 초소형 공장은 다품종 소량생산에 강점이 있다. 공개 협업을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 공장은 다품종 소량생산에 강점이 있다. 공개 협업을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 공장은 다품종 대량생산에 강점이 있다. 중·대 기업이 운영하는 지능형 공장은 소품종 대량생산에 강점이 있다. 이런 3가지 종류의 공장은 소품종 대량생산에 강점이 있다. 이런 3가지 종류의 공장을 다시 거대한 지능 네트워크로 연결해서 ‘디지털 공장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 그러면 도시 전체가 거대한 제조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 그러면 도시 전체가 거대한 제조 네트워크가 될 수도 있다.
집에서도 제조업을 할 수 있다: 오픈 팩토리
미래에는 필요한 생산설비가 집이나 사무실에 없어도 제조업을 할 수 있다. 세계 곳곳에 디지털 생산 설비를 공유하는 메이커 스페이스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공개형 공장’이다. 이미 수십만 명의 제조자들이 수십억 달러 이상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선진국은 앞 다투어 학교와 지역회관에 메이커 스페이스를 만들고 있다. 미래에는 메이커 스페이스가 편의점만큼 많아질 것이다. 미래에는 이런 공개형 인공지능이 연결될 것이다.
투자금이 없어도 된다. 당신의 아이디어에 관심이 있는 전 세계의 개인들에게서 소규모 후원이나 투자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킥스타터, 인디고고, 펀디드바이미와 같은 클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모을 수 있다. 킥스타터 같은 클라우드 펀딩 웹사이트는 제조업자의 3가지 문제를 해결해준다. 첫째, 제조업자가 제품을 제작하기 전에 매출을 올리게 해준다. 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아이디어만으로 미리 판매할 수 있는 클라우드 펀딩 인프라 덕분이다. 제조업자 입장에서는 제품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을 은행에서 빌리거나 지분을 넘기지 않고도 쉽게 조달할 수 있다. 둘째, 소비자가 제조업자를 후원하고 제품 개발과 홍보를 돕는 커뮤니티 회원이 되도록 도와준다. 셋째, 제품이 개발되고 제조되기 전에 손실 위험을 최소화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바로 시장조사 기회다. 1인 제조업자에게는 엄청난 혜택이며, 가장 큰 장벽을 제거해주는 것이다. 소비자도 유익이 크다. 예를 들어 시장규모의 제약 때문에 대기업이 만들지 않는,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구매할 가능성이 커졌다. 제조업자와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이런 유익 때문에 매년 수십억 달러가 클라우드 펀딩으로 모인다. 게다가 생산한 제품을 보관해둘 대형 창고도 필요 없다. 이렇게 제조업의 모든 영역이 빠르게 디지털화 되고 있다.
공개형 소프트웨어부터 공개형 펀딩 까지 일련의 단계들은 아이디어가 제품화되는 논리적 단계를 줄여준다. 제품이 생산되는 물리적 경로도 단축시킨다.
이런 모든 변화가 맞물려 사람들 속에 잠재된 제조업 본능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 제조업을 모든 개인에게 개방된 영역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자본가, 발명가나 창의적 엔지니어가 당악한 제조업의 독점 구조를 깨고, 규칙을 바꾸고 있다.
자신의 재능이 부족해도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제조에 뛰어드는 사람의 경계도 깨진다. 성별의 차이, 나이의 차이, 힘의 차이, 지능의 차이는 더 이상 장벽이 아니다. 미래 제조업의 유일한 장벽은 게으름뿐일 것이다.
지능 혁명과 제조자 본능이 결합하면서 21세기는 인간의 모든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판타지가 지배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창의적이고 지혜로운 사람들이 글로벌 기업들보다 더 빨리 수십억 개의 작은 사업 기회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산업혁명기가 열릴 것이다.
비트의 경제를 지배하는 롱테일 법칙과 무어의 법칙
이 모든 변화가 논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기초가 싸고, 빠르고, 무게가 없는 비트인 ‘디지털 세계’ 위에서 만들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에 기초한 ‘물질 세계’에서는 시간과 공간, 속도와 존재의 한계가 분명하다. 하지만 비트의 세계는 다르다. 매우 가상적이면서 동시에 매우 현실적인 상태, 매우 가상적이면서 동시에 매우 현실적인 상태, 매우 지역적이면서 동시에 매우 세계적인 상태가 가능하다. 이런 속성이 제조업에도 투영되어서 매우 가상적이지만 동시에 매우 현실적인 제조물, 제조과정이 가능해진다. 매우 지역적이지만 동시에 매우 세계적인 개인 제조업도 가능해진다. 매우 지역적이라는 것은 1차 산업혁명 때처럼 가내공업 형태를 갖기 때문이다. 매우 세계적이라는 것은 개인이 시간과 공간의 한계,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 곳곳에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동시에 매우 가상적일 수 있기에 가상 제조업이라는 분야도 생길 것이다.
기존의 제조업은 다수의 대중이 원하는 상품을 대량으로 제조했다. 신문, 방송 등의 미디어 광고 채널이나 상점 등으로 판매 채널이 제한되었고, 재고 비용, 물류 및 운반 비용 부담 때문에 소량으로 판매되는 제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일이 불가능했다. 판매자 입장에서도 거의 팔리지 않는 제품을 오랫동안 진열하거나 보관하는 것은 시간과 공간 낭비로 큰 비용이 발생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량이나 수익을 올릴 수 있어야만 제작과 판매가 가능했다. 대량 제작으로 제작 비용을 낮추고, 대량 유통과 대량 판매가 가능한 대량제작으로 제각 비용을 낮추고, 대량생산이나 다품종 대량생산 제조회사만 생존했다. 세계의 기초가 원자인‘물질 세계’에서는 당연한 모습이다.
세상의 기초가 비트인 ‘디지털 세계’ 위에서는 달라진다. 시간, 공간, 비용의 개념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미래 제조업이 비트의 세계 위에 형성되면 생산되는 제품의 종류와 판매에 롱테일 법칙이 적용될 수 있다. 롱테일 법칙이 적용되면 규모의 경제에서 자유로워진다. 제품의 롱테일 법칙은 미래 제조업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다. 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게임 속의 가상 캐릭터가 갖고 싶거나, <포켓몬스터>라는라는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등장인물이 가지고 있는 소품이 맘에 들면 곧바로 인터넷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디자인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3D프린터로 만들어볼 수 있다. 시골 산간 지역의 어린아이 단 한 명만이 원하는 아주 개인적 취향의 상품 한 개도 미래 제조업 도구들을 이용해 얼마든지 제품화할 수 있다.
20세기 인터넷 혁명으로 온라인 시장이 등장하면서 소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해졌다면, 21세기 새로운 제조업 혁명은 물리적 시장에서는 제작, 유통, 판매가 불가능했던 극소수 취향의 상품도 제조해서 판매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제조업자 입장에서는 컴퓨터를 작동시킬 약간의 전기 비용을 제외하면 실제 비용 지출 없이 생각 도구와 생각에너지만 사용하여 제품을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까지 가능하다.
‘디지털 세계’ 위에서 작동하는 3D프린터는 소비자가 안방에서 제품을 원결 인쇄할 수 있게 만들어주므로 가격혁명으로 연결된다. 제품 가격은 순수하게 지식 재산권 비용으로 낮아질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고객에게 제품 제작에 필요한 비트를 한 번에 순간이동 시키는 ‘매스 텔레포테이션’이 가능해지면 제품의 가격은 현재의 음원시장과 같아지게 된다. 제품 하나의 가격이 수백 원에 불과하거나, 한 달에 일정 비용을 내면 원하는 모든 제품을 다운로드래서 3D프린터로 인쇄해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미래에는 개인이나 기업의 경제활동이 이익의 극대화가 아니라 행복한 이익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이익의 극대화를 벗어나 만족의 극대화를 추구하게 될 것이다. 기업이 무엇을 만들며 팔지에 대한 욕구나 필요에 따라 시장이 움직이지 않고, 소비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고 욕구하는지에 따라서 제조업 시장이 움직이게 될 것이다. 물론 물건 한 개의 단일 가격은 극히 낮아질 수 있지만, 제조비용이 제로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대중 소비자를 확보하면 큰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지금의 음원시장에서는 음원 단가가 낮아서 수익이 미미한 경우가 많지만, 가수 싸이처럼 세계적인 히트곡을 만들면 엄청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시장도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는 제조회사가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더 싸게 더 많이 팔 수 있는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표준을 촉구했다. 하지만 미래의 제조회사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특이성이나 같은 종류의 제품이라도 다른 사람것과는 약간 다른 특성이 추가된 변이성을 가진 물건이면 높은 가격을 받게 된다. 미래에 높은 프리미엄을 받는 제품에 최적화 된 산업에는 섹스산업, 예술 산업, 패션산업 등이 있다. 놀라운 상상력이 크게 인정받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섹스산업은 신기술이 나올 때마다 빠르게 적용하는 영역이다. 3D프린터를 통해 민망하지만 상상력이 풍부한 섹스용 장난감을 파는 3D프린터 섹스숍을 상상해보라.
예술 산업도 프리미엄 시장이 될 수 있다. 복잡하고 섬세한 수학적 알고리즘을 따른 조각 작품을 상상해보라. 폭포가 떨어지는 모습과 떨어진 물이 이리저리 튀는 기하학적 형태를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고, 그 전체 모습을 3D프린터로 찍어낼 수 있다. 인간의 손으로는 조각할 수 없는 특이한 예술 조각품이 가능하다. 미래에는 다양한 소재를 동시에 사용하는 디자인을 표현해내는 조각품도 찍어낼 수 있다. 3D프린터의 최고의 장점 중의 하나다. 패션산업도 부가가치 상품을 인쇄할 수 있는 영역이다. 신발이나 옷 등에서 한 사람에게 완전 맞춤형 제품을 찍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맞춤형 사이즈와 디자인, 소재를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패션 디자인 산업이 가능해진다.
건축에서도 3D 프린터는 유용하다. 건축 모형이나 인테리어 소품을 맞춤형으로 빠르게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3D프린터의 장점인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제품의 빠르고 정교한 인쇄 능력을 이용하면 의료와 미용에서도 3D프린터를 통한 고부가가치 사업을 만들 수 있다. 코넬대학에서는 3D프린터로 인공 연골을 인쇄하는 연구를 진행중이다. 연구자들은 양의 무릎을 MRI로 찍어 3D 그래픽 파일로 만들었다. 그리고 양의 몸에서 살아있는 세포를 추출하여 의료용 하이드로젤과 섞어 만든 젤 혼합물로 양의 연골을 인쇄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방법을 응용하여 코넬대학 연구팀은 사람의 귀 연골과 사람의 인공 심장판막을 3D프린터로 찍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상상력, 기발함, 특이함, 예술성을 팔 수 있는 틈새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다.
제품 제작과 판매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장벽이 사라지고, 제품의 제작과 판매에 롱테일 법칙이 적용되면, 생각하는 모든 것이 제품으로 탄생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제품의 가짓수가 증가하는 데 무어의 법칙이 적용될 것이다. 일명 ‘제품의 무어 법칙’이다.
미래에 제조업은 사양산업이 아니라 제품을 구상하는 인간의 생각, 생각해낸 제품을 디자인화 하는 도구,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제조의 진보가 멈추는 그날까지 발전을 거듭할 것이다.
지능혁명 21세기초~21세기 중반
가상세계, AI, 로봇, IOT
지능, 자율, 영생
제조업 혁명 생산방식의 대변화
가상세계, 공개제조, 보안, AI, IOT, 로봇
초소형 공장, 클라우드 공장, 지능형 공장
가격, 소비방식, 금융서비스, 경영방식 혁명
가상 제품, 현실 제품, 생물 제품
먼미래, 아주강한 AI, 나노 제조방식
지능물질이 제조업을 바꾼다
한 발짝 더 먼 미래로 나아가보자. 아주 먼 미래의 제조업은 어떤 모습일까? 아주 강한 인공지능이 제조업을 이끌 것이다. 물건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물질도 지능을 갖게 될 것이다. 프로그램이 가능한 새로운 재료인, 일명 ‘지능물질’이다. 화학물질에 지능이 부여되어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지능물질이 생산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물질 자체가 지능적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지능물질로 만들어진 제품은 소비자의 명령에 따라 스스로 형체를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제조업자가 제품 디자인을 전송할 수 있는 거리의 한계도 계속 확장될 것이다. 지구 반대편을 넘어 우주 정거장으로, 화성으로 점점 멀리 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마르쿠스 카이저는 획기적 실험을 진행 중이다. 태양열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모래를 재료로 사용하는 3D프린터다. 사막에서 대형 렌즈를 통해 태양빛을 모아 섭씨 1500도까지 온도를 높여서 모래를 녹여 3차원 형상물을 제작하는 것이다. 모래를 녹여 유리처럼 만들어 식히고 그 위에 반복적으로 녹인 모래를 계속 쌓는 ‘태양광 소결’ 프린트 방식이다. 이 기술을 응용하면 건축 자재를 운송하기 어려운 산간오지나 섬은 물론이고 우주 정거장, 달 기지, 화성 등에서 태양과 모래만을 가지고 건물을 짓고,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된다.
나노 기술과 바이오 기술이 진보할수록 분자 단위를 넘어 원자 단위에서 재료를 재조합하여 물건을 만들어내는 3D프린터가 개발될 것이다. 생명이 없는 물질을 제조하는 것을 넘어, 지능물질이나 세포단위의 소재를 사용하면 살아서 숨쉬는 생명체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자연이 생물을 만들 듯이 디지털 생명체, 디지털 물질을 프로그램하고 생산하는 데까지 이를 것이다. 여기에 아주 강한 인공지능, 생각하는 3D프린터, 나노기계 군에 속하는 물질 편집기, 물질 제조기, 유전자 편집기 등을 사용하면 원하는 것은 모두 편집하거나 창조해낼 수 있다. 이 단계가 되면 최소한 물질적 궁핍과 결핍은 사라지는 사회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특정 상황에 맞는 물건이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물질 편집기에 명령을 한다. 명령을 받은 물질 편집기는 스스로 창조성을 선택한다. 만약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은 물건이라면 스스로 창조성을 발휘하여 새로운 디자인을 고안해낸다. 생각하는 3D프린터는 디자인 파일을 받아 상황과 조건에 맞는 재료를 선택하여 물건을 출력한다. 필요하다면, 환경 변화를 추적하여 반응하는 기능을 가진 활성물질을 소재로 사용할 수도 있다. 3D프린터는 헤드에 달린 광학 스캐너를 통해 출력하는 과정에서 물건의 모양이 디자인대로 유지되지 않는 것이 포착되면 곧바로 디자인을 고치거나 조정하는 식으로 프린트 전 과정을 관리한다. 현재 코넬대학에서는 인공지능처럼 학습하는 능력을 가진, 생각하는 3D프린터를 연구 중이다. 더 먼 미래로 간다면, 인공지능이 3D프린터를 사용하여 기계나 로봇을 스스로 만들고 수리하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
3차 가상혁명시대가 되어 뇌끼리 직접 연결되는 시대가 되면 제조업자의 두뇌에서 소비자의 두뇌로 ‘환상’을 판매하는 일도 벌어지게 될 것이다. 이처럼 먼 미래에는 뇌 안으로 직접 주사하는 가상 제품을 시작으로 현실에서 세포 단위의 제조, 자동차, 비행기 등을 만드는 데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 이런 시대가 열리면 정신적 궁핍과 결핍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수 있을까?
미래도시가 최고의 산업이 된다
21세기 지능혁명은 도시 건설에도 혁명적 변화를 일으킨다. 변화는 시장을 만드는 법이다. 혁명적 변화를 겪을 미래도시는 그 자체로 가장 큰 산업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21세기 도시산업은 단순하게 건설업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매 12년마다 10억 명씩 증가하는 인구 폭발과 가속화되는 도시화로 새롭게 만들어질 수많은 미래도시 들은 환경 변화, 사회 변화, 기술 변화, 삶의 방식 변화 등 급격한 미래 변화를 반영하면서 하나의 제품처럼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특히 지능형 초연결 사회라는 새로운 미래 패러다임이 완벽하게 반영되어야 하기 때문에 과거의 도시 건설 방식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지능혁명시대를 대표하는 모든 것, 즉 인공지능, 소비, 자율수송장치, 제조업 혁명, 지능 네트워크, 공개형 공장 등이 총망라된 집약적 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래도시산업은 기술과 예술이 종합된 속성을 갖게 된다. 그래서 미래도시는 곧 하나의 완제품이 될 것이다. 작게는 생활의 자율이 실현되는 곳이지만, 넓게는 지능혁명시대의 3가지 핵심인 지능, 자율, 영생이 각양각색으로 소비되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
과거에는 도시가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현대 도시들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안에 제품처럼 만들어지고 있다. 한 회사가 10만, 길게는 30년 안에 제품처럼 만들어지고 있다. 한 회사가 10만, 100만 도시를 설계하고 만들기도 한다. 초고층 빌딩이나 몇 개의 빌딩이 서로 연결된 작은 단지는 인구 2만~3만 명이나 혹은 10만 명이 넘는 작은 도시처럼 설계하고 만들 수도 있다. 지구 표면에 도시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 정도다 이렇게 좁은 면적에 밀려 들어오는 도시 거주자를 수용하려면 앞으로도 새로운 도시 건설 방식이 계속해서 등장해야 한다. 미래도시산업은 지능혁명시대에 최고의 창조적 도전과제가 될 것이다.
과거에 이미 형성된 도시도 마찬가지다. 기존 도시는 리모델링 과정을 거치면서 미래형 도시 형태의 일부를 접목할 가능성이 크다. 건축물의 노후화도 문제지만, 인구의 고령화가 진행되면 기존 건축물로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의 집 구조나 양식으로는 고령화에 대비할 수 없다. 고령화에 맞추어 도시, 동네, 건물을 기반으로 리모델링하게 된다.
미래도시는 21세기 모든 기술의 집약체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이유는 새로운 건축 양식, 소재, 콘텐츠, 비즈니스, 경제, 라이프 스타일이 도시를 구상하고 설계하는 단계부터 포함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도시산업이 모든 기술과 변화의 집약체라면 건설회사, 설계회사는 미래형 기술을 융합하는 능력은 물론이고 미래 예측 능력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거대한 미래도시산업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2016년 기준으로 전 세계 도시 인구는 약 35억 명 정도로 추정한다. 여기에 12년마다 10억 명씩 증가하는 인구 증가와 중국이나 인도 등의 나라에서 도시로 이주하는 속도를 감안하면 2050년까지 60억~70억 명 정도로 도시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대략 30년 후에 인구가 2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10만 도시로 하면 3만 5000개, 100만 도시로 해도 3000개의 신도시가 건설되어야 한다. 아주 큰 사업이다. 세종시 건설 계획을 세울 때, 건설 비용에서 정부 부담분은 8조~9조 원, 민간사업시행자 부담분은 초기 단계에서 만 13조~15조 원 정도가 들 것으로 추정되었다. 현재를 기준으로 했을 때도 10만~20만 정도의 도시를 새로 건설하는 초기 단계에 드는 비용이 대략 20조~30조 원이다. 2050년까지 10만 도시 3만 5000개가 건설된다면 대략 700조 달러 정도의 시장이 형성된다. 2016년 미국 GDP 18조 5000억 달러의 38배이고, 전 세계 총 GDP의 7~8배나 되는 거대한 산업이 되는 것이다.
도시화가 가속화하면 다양한 문제들이 불거져 나올 것이다. 물, 식량, 대기 질, 환경오엽, 교통 혼잡, 주거 혼잡, 에너지 남용 등은 이미 드러난 문제다. 현재도 도시가 전체 에너지의 75%를 소비하고 있고,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80% 정도를 뿜어내고 있다. 이런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여기에 지능형 초연결사회가 되면 도시 해킹 등으로 인한 ‘도시 고장 문제’, 자동적으로 거주민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감시하는 ‘감시사회 문제’, 구역이나 공간이 계급화되면서 나타나는 ‘극심한 균질성 문제’ 등 새로운 문제가 나타날 것이다.
도시가 컴퓨터처럼 돌아가기 때문에 도시 고장이 발생할 수 있다. 컴퓨터화된 도시는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해커 및 테러 세력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바이러스나 오류 없는 도시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것을 막기 위해 사이버 도시 방위군이 필요하게 될 수도 있다. 미래의 보안회사는 백신을 파는 회사가 아닌 도시를 수호하는 용병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미래도시 안에서는 세대 격차, 디지털 격차보다는 공간의 격차가 발생할 것이다. 미래도시는 시스템적으로 움직일 것이며, 그것에 가치를 부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부와 교육의 차이 때문에 주거 공간의 격차가 나타날 것이다. 부자들은 더 안전하고 더 좋은 곳으로 들어가려고 할 것이다. 부자들만 사는 도시, 고립화된 집단 구역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공간은 계급을 나타내게 될 것이고, 도시 안에서 공간의 계급화 그리고 도시들 간의 공간의 계급화가 형성될 수 있다. 극심한 균질성을 만들 가능성이 열리는 셈이다.
미래도시는 강력한 시스템,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도시가 될 것이다. 모든 것이 감시되고, 정보가 유통되고 기억되는 도시가 될 수밖에 없다. 감시도시의 출현이다. 이처럼 미래도시산업은 이미 드러난 문제와 앞으로 나타날 미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기존의 도시 건설 방식으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도시 건설 회사는 이 문제를 해결할 해법이나 대안을 창조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의 도시산업은 단순하게 건설업이 아니라 종합 예술산업이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도시 건설은 주거지역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건설하는 일이 된다. 인류의 미래가 앞으로 펼쳐질 도시산업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시를 변화시키는 것은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고, 국가의 미래를 형성하는 것이고, 세계를 더 나은 미래로 이끌고 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지구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거의 모든 문제가 도시에서 나오기 때문에 인류의 지속가능성도 미래도시산업에 달려 있다.
많은 선진국과 중동 국가들이 이런 실험을 이미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경제도시를 새로 만들고 있다. 도시에 중동 국가들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석유 이후의 생존방식을 미래도시에서 찾고 있다. 아니, 미래도시를 건설하면서 새로운 생존방식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중동 국가들에게 도시는 단순한 주거 지역 건설이 아니라 미래 생존을 위한 새로운 국가 건설, 경제 시스템 건설이다.
한국의 송도신도시도 비슷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도시 설계부터 세계적인 건설회사가 담당했다. 한국의 미래형 도시를 표방하며 최신 기술을 접목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필요한 다양한 문제해결 방법을 도시 건설에 반영하고 있다. 환경문제가 심각한 중국의 경우, 미래형 에너지와 인프라를 접목하여 친환경 도시를 건설하는 곳도 있다.
도시를 건설하면서 자립이 가능하도록 설계 단계부터 산업 테마를 반영하는 것도 한 추세다. 중국의 텐진은 에코시티를 표방하고, 송도는 스마트 도시라는 기본 개념을 가지고 금융허브나 바이오산업 등 미래형 산업이 움직이는 도시로 계획되었다. 중동 국가들은 환경, 교육, 문화, 관광 밀 의료 등 산업형 도시 건설을 시도하고 있다.
미래도시 관점에서 보면 서울은 구도시다. 완전히 새롭게 건설할 수는 없고 부분적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서울뿐만이 아니다. 신도시건설이 거의 끝난 한국에서는 더 이상 새로운 미래형 신도시를 건설할 여력이 없다. 한국형 미래 신도시가 가장 많이 들어설 곳은 통일 이후의 북한이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통일이 될 때까지 미래도시산업 역량을 갖추어놓아야 한다.
도시를 변화시키는 것, 창조적 미래도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또 있다. 역사적으로 기술혁명이 일어나면 산업에 혁명적 변화가 발생했다. 산업혁명은 다시 도시를 혁명적으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도시가 바뀌면 사회 및 경제혁명이 뒤따랐다. 생활환경이 바뀌면 소통하는 방식, 삶의 스타일이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사회혁명이 일어난다. 소통의 방식이 달라지면 생각하는 방식, 소비하는 방식, 정치사회적 활동 방식이 달라진다.
여기에 경제혁명도 수반된다. 사회적인 의식이 바뀌면 경제에 대한 의식도 변하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은 경제혁명을 일으키는 새로운 인프라로 연결된다. 기술의 발전이 네트워크의 변화와 확장을 가져오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범위도 달라진다. 개인, 국가의 입장에서 예전과는 다른 경제적 활동을 하게 된다. 즉 기술혁명-산업혁명-도시혁명-사회경제혁명 순으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선진국이나 중동 국가들이 창조적인 미래도시 건설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도시산업은 새로운 경제 시스템의 건설이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고, 새로운 미래 가치를 형성하는 밑거름이다. 한마디로 미래도시산업은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을 하게 된다.
미래도시는 다음과 같은 5가지 주요 특징을 가지게 될 것이다.
미래도시는 혼합이다.
기존 도시들은 상업 지구, 주거 지구, 환경오염 처리시설 등으로 각 분야가 구역별로 분리되어 있다. 미래도시에서 모든 것을 혼합하는 이유는 새로운 도시를 짓는 목적 중 하나가 시간, 에너지, 자원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 도시에서는 이미 있는 것을 하나로 혼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신도시는 모든 것을 혼합하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미래도시는 네트워크다
도시 내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지능적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다. 도시 밖으로는 다른 도시와 지능적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다.
미래도시는 에너지 혁명이다
시간이 갈수록 에너지 효율성이 더욱 중요해진다. 지속가능한 도시, 지속가능한 인류를 위해 에너지 인프라를 새로 깔 수 있는 신도시가 새로운 에너지 혁명의 실험장이 될 것이다. 세계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버블이 부풀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원유 가격이 올라가고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비용이 높아질 것이다. 연료비 상승은 기업 생산성을 낮춘다. 화석연료 사용은 환경문제에도 치명적이다. 값싸고 친환경적이고, 공급량 제한이 거의 없는 새로운 에너지의 필요성이 계속 증가하는 이유다. 미래도시에는 이런 필요가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다양한 시도가 펼쳐질 것이다.
미래도시는 스며드는 변화다
미래도시의 겉모습은 현재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도시 관리, 운영, 연결 방식 등은 기존 도시와 크게 다를 것이다. 미래기술의 중요한 특성 중의 하나는 사물 속에 스며드는 기술이다. 그래서 변화는 사물 속, 건물 속, 사람 속, 도시 밑에서 일어난다. 무선기술의 발달로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게 데이터가 공중에서 흘러 다닌다. 그래서 겉모습은 현재와 큰 차이가 없는 듯 보일 것이다.
미래도시는 멀티 모달리티다
도시 전체가 다양한 양식을 동시에 지닌다. 도시 전체가 지능체이다. 제조업의 제2부흥기가 오면 미래도시 전체가 공장이 될 수 있다. 도시 전체가 초연결사회가 되면서 전 세계와 연결된 상업 지역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주거와 일자리가 통합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미래에는 도시를 설계할 때부터 도시에 들어오면 일자리가 해결되고, 경제활동이나 독특한 가치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현대인들이 교육적 이득이 있는 지역이나 도시로 이사를 가듯이, 미래의 사람들도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경제적 이득이나 가치를 얻기 위해 도시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미래에는 도시 전체가 친환경적인 주거 지역이 될 수도 있다. 에너지 관리, 물 관리 등을 통하여 도시 자체가 자연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이처럼 미래도시는 보는 측면에 따라 공장, 자연, 주거지역, 상업지역, 컴퓨터 디바이스가 될 수 있다. 또한 어느 하나에 치중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연결되어 하나의 장을 이룰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인류의 생존에 대한 압력과 미래기술의 상상을 뛰어넘는 잠재력이다.
지능혁명의 완성 - 미래도시 산업
2015년 25억 명→2050년 70억 명
2015, 도시건설시장 4000억 달러
1000만 도시 200~300개, G20 국가 도시 리모델링
Multi Modality
도시 전체가
지능체(초연결사회), 공장지역(제조업혁명), 상업지역(IOT혁명), 주거지역(친환경, 미래에너지), 자연지역(친환경, 미래에너지)
미래도시산업은 건설업이 아닌, 종합 서비스업
도시 거주민에게 세계를 대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인프라, 교육, 생태계 등을 제공하는 신개념 서비스
미래도시의 새로운 문제들
도시고장(도시 해킹), 감시 사회(관찰, 기록, 감시), 극심한 균질성(구역, 공간 계급화)
먼 미래, 우주 밖 도시들
지능혁명 시대, 5가지 인재의 조건
지능혁명시대는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것을 넘어 사물과 사물, 사물과 사람이 연결되며, 가상의 사람과 현실의 사람까지 연결되어 이 세계 전체가 하나의 초지능체로 발전해갈 것이다. 연결의 확장성을 위해 연결방식도 달라지고, 키보드 입력을 자연어 입력이 대체하며, 이미지를 보여주는 디스플레이는 뇌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으로 변할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클라우드를 활용해 정보에 접속해 재가공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식이 확장되고 재구조화된다. 기술의 발전으로 말초신경 역할을 하는 센서의 가격이 하락하는 반면 활용도는 진화하며 더 빨라지고 있다. CCTV와 차량용 블랙박스의 수준을 넘어 스마트 더스트, 라이더, 가상현실, 인공지능, 로봇의 센서 등이 더해지며 초연결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연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필연적으로 증가할 복잡도를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인공지능이다. 그러나 세상의 주도권을 인공지능과 연결된 인간의 두뇌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류하고 해석하고 예측해서 새로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런 시대에 인재는 어떤 능력을 가져야 할까?
첫째, 인공지능과 협력하는 사람이 인재가 된다
미래의 인간은 인공지능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인공지능을 만들 정도로 지혜로운 인간은 경쟁관계를 협력관계로 바꾸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인공지능과 직접 싸우는 대신, 인공지능을 동맹하고 협력하고 활용할 대상으로 변화시켜 적이 아닌 동지로 바꿀 것이다. 인공지능과의 연결에 성공한 사람들은 20세기에 부딪혔던 수많은 장벽을 쉽게 뛰어 넘을 수 있는 ‘증강된 개인’으로 진화할 것이다.
이미 인공지능과 협력하는 사람들이 나타타고 있다. 중국의 한 식당에서 로봇이 서빙을 하고, 일본의 초밥 식장 ‘쿠라스시’는 로봇이 초밥을 만들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간과 기계의 협업 범위는 넓어질 것이다. 인공지능과 파트너가 되면 창의성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미래의 인재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시를 쓰고, 소설을 쓰고, 작곡을 하며, 새로운 요리 레시피를 만들어낼 것이다. 연세대학교 컴퓨터과학과 조성대 교수는 “인간과 인공지능은 상호 보완적인 협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둘째, 시간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사람이 인재가 된다
인공지능과 협력하는 인간은 잉여시간을 선물로 얻게 된다. 2020년 이후 상용화될 자율주행자동차는 출퇴근의 여유와 잉여시간을 제공하고, 생각하는 로봇은 노동시간을 단축시켜 줄 것이다. BT, 뇌 과학 등의 발전으로 인간이 늙지 않고 오래 살게 될 것이다. 수명이 120세로 늘고, 죽을 때까지 지금보다 한층 젊고 건강하게 사는 물리적 시간의 확장이 일어난다. 이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시간을 디자인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다. 잉여시간의 가치를 인식하고 새로 주어진 시간을 소비에서 활용으로 전환해야한다. 미래에는 시간을 잃는 것이 자본을 잃는 것이 자본을 잃는 것만큼 치명적인 일이 될 것이다.
시간을 디자인할 때 2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먼저 시간에 대한 생각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방대한 잉여시간을 예측하고, 기존의 개념을 바꾸어 잉여시간을 어떻게 가치 있고 의미 있게 사용할 것인지로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시간에 관해 가치 있는 의미 발견과 목적의 전환에 실패하면 의식의 빈곤과 박탈을 경험하게 된다. 지능혁명 사회에서도 가치 있는 지식의 창출은 계속 요구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인류의 문제, 욕구, 결핍을 통찰하는 사람이 인재가 된다
인류의 문제, 욕구, 결핍을 통찰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의 영역을 발견하는 지름길이다. 정보와 지식에서는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강하다. 하지만 한 개인에서부터 인류 전체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문제, 욕구, 결핍을 통찰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막대한 정보와 지식을 주고, 탁월한 분석 능력을 보여주겠지만, 여전히 새로운 도전의 영역을 통찰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인간만이 상상력을 발휘해 새로운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다. 이런 능력을 갖춘 인재가 되려면 문제를 알고, 사회의 욕구를 간파하고, 사람의 결핍을 집요할 정도를 파고들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인문적 사고도 꼭 필요하다. 인문적 사고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사람의 생각을 해석하는 도구이다. 이 도구를 활용해야 문제, 욕구, 결핍을 찾을 수 있다. 미래 인간의 과제는 누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욕구를 충족시키고, 결핍을 채울 것인가의 싸움이 될 것이다.
넷째, 통찰력과 상상력에 능한 사람이 인재가 된다
아주 강한 인공지능으로 발전하기 전까지 인공지능은 패턴 안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명석하지만 패턴을 벗어나는 영역에 대해서는 한계를 보일 것이다. 이 틈이 인간의 도전 영역이 될 것이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패턴을 벗어난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바로 통찰력과 상상력이다. 사람과 사람의 차이를 만드는 능력이자 사람과 인공지능의 사이를 가르는 능력이다. 직관과 통찰은 복제할 수 없기 때문에 미래로 갈수록 더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 누군가 복제하더라도 직관과 통찰 능력을 가진 사람은 다시 변신하고 진화할 수 있다. 그래서 미래의 인간을 경쟁의 선두에 서게 할 최고의 수단이 된다.
다섯째, 인간과 기계 사이를 파고드는 사람이 인재가 된다
인간과 기계 사이에는 필연적으로 간격이 존재한다. 기업을 예로 생각해보자. 기업은 이윤이 중요하다. 그래서 기계를 영구적 존재로 만들 수 없다. 기계는 만들어지고 사용되다가 부서지고 멈추고 재생되는 치명적 운명을 타고난다. 이런 간격은 필요를 낳는다. 즉 보존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기계가 부서지는 만큼 수리가 필요하다. 이 간격을 메우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이윤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개인자본주의가 부의 판도를 바꾼다
지능혁명시대의 경제는 어떻게 변할까? 그 단면을 예측해보자. 앞에서 ‘개인자본주의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그 중요한 내용을 다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개인자본주의는 20세기 중후반에 일어난 금융혁명과 정보혁명의 2개의 추동력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새로운 경제 형태이다.
개인자본주의는 상업자본주의와 산업자본주의 다음으로 나타나는 새로운 경제 구조이다.
21세기에 지능혁명이라는 세 번째 추동력에 힘입어 개인자본주의가 완성될 것이다. 지능혁명에 의해 개인 능력이 혁명적으로 증가하면 자본주의의 중심이 상업이나 산업이 아니라 개인으로 옮겨 간다. 개인의 지적 능력이 탁월하게 증강되면 자본의 축적과 운영이 상업이나 산업이라는 구조를 갖지 않는 개인만으로도 가능해지는 놀라운 경제 변화가 일어난다. 20세기까지는 사회나 국가, 상업이나 산업을 구성하는 하위의 개별 단위이자 자본 축적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던 개인이 21세기에는 자본 축적의 완성된 구조 자체가 되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현실이 된다.
개인자본주의 시대의 부의 총량은 산업주의 시대보다 커질 것이다. 21세기 중후반이 되면, 개인자본주의를 확장시키는 ‘증강된 개인’이 상업자본주의시대의 주체인 상업가, 산업자본주의시대의 주체인 기업가 숫자보다 많아질 것이다. 개인자본주의를 구성하는 주체인 ‘3개의 뇌로 무장한 개인’이 많아질수록 당연히 자본의 총량도 커진다.
개인자본주의시대를 형성하는 3가지 추동력인 금융혁명, 정보혁명, 지능혁명은 개인의 경제활동 방식을 어떻게 바꿀까? 첫째, 금융혁명은 전 세계의 개인들이 서로 금융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해주어 개인이 전통적인 금융기관과 금융 권력 집단의 통제에서 벗어나도록 해준다. 개인자본주의를 구성하는 개별 단위 주체인 개인이 투자, 대출, 보험에 이르기까지 개인 대 개인 네트워크로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둘째, 정보혁명은 개인이 채굴하고 가공하는 ‘정보’와 ‘지식’, ‘재능’을 자본을 축적하는 재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재화란 인간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 중에서 쌀, 옷, 책처럼 만질 수 있는 것을 경제재라고 부르고, 무한으로 존재하여 대가가 필요 없는 것을 자유재라고 한다. 개인이나 기업은 경제재나 자유재를 사용하여 생산 활동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부가가치에서 노동 원가와 생산 원가를 제외한 부분이 잉여이익으로 남는다. 잉여이익이 곧 재산의 축적으로 이어진다. 재산의 축적이 많을수록 부자가 된다.
부가 형성되는 이런 과정을 고려한다면, 경제재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최종적인 부를 형성할 때 아주 중요한 문제가 된다. 경제재가 많을수록 최종적인 잉여이익을 더 많이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재를 점유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20세기까지는 개인이 바로 이 부분에서 상업자본가나 산업자본가에 비해 절대적으로 불리했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 주제로 서지 못하고 상업이나 산업을 구성하는 하위의 개별 단위이자 자본축적을 위한 도구의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정보혁명은 개인이 아주 적은 경제적 대가만 지불하면 ‘정보와 네트워크’라는 아주 강력한 경제재를 획득할 수 있게 해주었다. 심지어 ‘정보와 네트워크’라는 아주 강력한 경제재를 점유하고 가공하고 거래하는 데 필요한 적은 경제적 대가로 강력한 경제재를 획득하여 전통적인 금융기관과 상업 및 산업 권력 집단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능혁명은 이처럼 새로운 경쟁력을 얻은 21세기의 개인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개인은 금융자본가, 상업자본가, 산업자본가들과 경쟁할 수 있는 증강된 개인으로 변신한다. 이제 개인도 3개의 뇌를 활용하여 물리적 잉여시간과 생물학적 잉여지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확보된 잉여시간과 지능을 사용하여 자신이 획득한 재화를 재가공하여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또는 잉여시간과 잉여지능을 재화를 재가공하는 데 사용하는 대신 정신 문화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여하게 되면, 정신 문화 활동에서 얻어진 산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새로운 시장의 출현인 셈이다.
또한 지능혁명이 지속되면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어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이 크게 낮아진다. 그렇게 되면, 근로자의 임금이 늘지 않더라도 상품의 가격이 하락하여 ‘추가적인 잉여자본’을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확보된 추가적인 잉여 자본은 정신 문화 활동에서 얻어진 산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시장에서 사용될 수 있다. 정신 문화적 재화는 기업을 통하기보다는 개인 대 개인의 거래 시장을 더 활성화시킬 것이다. 개인의 새로운 일자리, 부의 창출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이처럼 개인자본주의시대에는 경제와 부의 중심이 이동한다. 부가 형성되는 방식도 바뀐다. 경제활동의 구조도 바뀐다. 투자의 대상과 기회도 바뀐다. 이런 미래의 경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직업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본에 고용되어 자본 축적이 하나의 ‘도구’로 사는 것이 안정적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미래에는 오히려 한 고용주와 오랜 시간을 보낼수록 급변하는 세계에서 단절될 가능성이 크다. 더 큰 기회를 얻으려면 독자적 개인으로 분리되어 첨단기술에 의해 증강된 역량을 가지고, 글로벌 네트워크 속으로 경제활동 및 사회활동의 터전을 이동해야 한다. 참신한 프로젝트에서 일하는 기회, 신기술을 빠르게 습득하는 기회, 새로운 개인을 만나 인간관계를 확장할 기회, 신선한 재미를 지속적으로 얻을 기회, 개인자본주의의 최대의 혜택을 얻는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과감한 이동을 해야 한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오늘날 미국의 상위 500대 기업에서 일하는 개인은 미국인 열 명 중 한 명도 되지 않는다. 고용이라는 관점에서만 보더라도, 현재 미국의 민간 영역에서 가장 큰 고용주는 GM, MS, 포드가 아니라 밀워키에 본부를 두고 미국 전역에 1100개 이상의 지점을 둔 ‘맨파워 주식회사’이다. 이 회사는 임시직 알선회사다.
이제 어느 회사에 취직할 것인지가 아니라, 스스로 정한 조건에 따라 자기만의 무대를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조직으로 움직이더라도 임시 편성 조직일 뿐이다. 재능 있는 개인들이 특정한 목적을 위해 특정한 장소에 모여서 일을 하다가 목적이 달성되면, 각자 다음 무대를 향해 흩어져 이동한다. 마치 할리우드에서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배우, 스탭, 자본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을 무한하게 반복하는 것과 비슷하다.
개인자본주의시대에는 이런 모습이 흔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한 단계 더 진화할 것이다. 20세기에 과학적 경영이론을 정립한 테일러주의의 ‘반복, 기계적 절차, 표준화’에서 벗어나, 수평적 충성심과 동등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네트워크 사회에서 서로의 재능과 기회를 맞바꾸면서 생산과 거래 활동을 해나갈 것이다.
개인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개인의 미래 모습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먼저, ‘프리랜서’의 일부 특성에서 미래의 징후를 찾아볼 수 있다. 프리랜서의 어원은 중세 유럽에서 찾을 수 있다. 중세 유럽에는 전쟁을 찾아 전 유럽을 방랑했던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용병 집단이 있었다. 영국인들은 구들과 같은 임대 기사를 ‘프리랜스’라 불렀다. 돈을 주기만 하면 그들의 ‘창’을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세기의 프리랜서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유형이었다.
단독업자: 이 프로젝트에서 저 프로젝트로 옮겨 다니며 서비스를 파는, 보통은 혼자 일하는 사람, 프리랜서로 불리는 전형적인 유형이다. 2000년을 기준으로 미국에서는 단독업자의 숫자가 약 1600만 명을 넘어섰다.
임시직: 비자발적으로 혼자 일하는 사람. 이들 중 상당수는 경제구조의 밑바닥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규모는 전체 프리랜서 영역에서 약 1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기술이 있는 임시직: 계약직 변호사, 계약직 이사, 계약직 최고경영자, 계약직 대학총장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기술이 있는 임시직이기 때문에 다른 임시직보다 임금이 빠르게 상승한다.
별다른 기술이 없는 임시직: 이들은 별다른 기술이 없어 자신이 가진 시간과 육체적 역량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수입이 현저히 낮고 고용도 가장 불안하다.
초소형 사업체 경영자: 미국에서는 새로운 재택 사업을 경영하는 사람이 매 11초마다 한 명씩 생겨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00년 기준으로, 미국에서만 약 1300만 개의 초소형 사업체가 창고나 방 한 켠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재택 벤처 사업체 중 절반은 대략 다음 두 개의 사업 범주에 해당한다.
관리보수 업종: 청소, 건설, 주택 개조 등
다른 사업체를 위한 서비스 업종: 데이터 관리, 가공 및 처리, 컴퓨터 그래픽, 회계업무 등
미국에서는 전체 근로자의 30% 정도가 이미 프리랜서에 속한다. 이처럼 선진국에서 프리랜서가 활성화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강제적 이유다. 값싼 생산 수단들이 늘어나면서 기술적 실업이 늘어나는 것, 조직의 생존 기간이 단축되기 때문에 노동 유연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것이 작용한다. 둘째, 자발적 이유다. 많은 개인이 피고용인으로 있을 때보다 더 큰 번영을 위해 자발적 프리랜서로 전환한다. 이들은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안락’에 대한 더 큰 기대를 가지고 생존을 위해 돈을 버는 단계에서 벗어나 의미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지능혁명에 의해 개인의 능력이 증강될수록 자발적으로 프리랜서를 선언하는 개인이 더 많아질 것이다.
새로운 자본주의의 주체로 우뚝 서게 될 개인은 몇 가지 특징을 형성할 것이다. 먼저 ‘자유’이다. 개인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 추구하는 가치와 목적을 따라갈 수 있는 자유에 열광한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원하는 조건과 분량만큼 일하고,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함께 일할 자유를 추구한다. 그 다음 특징은 ‘진실성’이다. 조직에서 자유로워지면 가면 속에 자신을 감추거나 남들 앞에서 계산된 표정을 짓지 않아도 되고, 정체성의 손상도 덜 입고, 자기를 최대한 표현하면서 본래의 자아를 유지하는 진실성을 추구하려고 할 것이다. 대신 ‘책임감’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부여받게 된다. 개인자본주의시대에 개인은 모든 일에 대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책임감이 부여받는다. 자신이 주체가 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 법인을 만들어 활동하는 개인이라도 자기 이름을 내걸고 있기 때문에 책임감은 생존과 성공의 핵심 조건 중의 하나가 된다.
마지막 특징으로, 증강된 개인은 남이 정의하는 성공의 틀에서 벗어나 스스로 정의하는 성공을 추구한다. 그들은 남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기를 위해 일하고, 자기를 위해 자본을 축적한다.
개인자본주의시대에 개인이 자본주의 운영의 주체가 되면 국가도 다음과 같은 큰 유익을 얻는다.
증강된 개인들의 역동성이 국가 전반에 전염된다.
인공지능과 네트워크로 연결된 개인은 20세기의 개인보다 훨씬 뛰어난 창의성을 발휘하게 된다.
개인들이 과거보다 더 높은 만족도와 행복을 누린다.
국가 경제의 안정성이 높아진다. 개인이 주체가 되는 사회·경제 시스템에서는 특정한 단일 거대기업의 붕괴로 경제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안전이 강화된다. 증강된 개인들이 네트워크 안에 더 많은 접점을 만들면서 촘촘하게 연결될수록 안전은 더욱더 공고해질 수 있다. 개인은 특정 조직이나 회사에 속해 있을 때보다는 글로벌 네트워크 속에서 더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네트워크가 확장되고 지능화될수록, 네트워크가 갖는 수평적 충성심이 더해질수록 그 안의 안전성과 기회는 더욱 커진다.
개인자본주의는 20세기 후반에 이미 시작되었고, 지금은 임계점을 통과하는 중이다. 앞으로 최소 10~20년은 이런 변화가 현실에서 하나씩 실현되는 전환기가 될 것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를 비롯한 몇몇 학자들은 앞으로 20년 이내에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직업의 80%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물론 틀린 예측은 아니지만, 미래를 단순하게 직업이 사라지는 것으로 이해하면 미래의 변화가 그저 두렵게 인식될 뿐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직업이 사라진다는 것, 우리에게 익숙했던 경제활동 방식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그 이면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시작되고 있다는 뜻이다. 바로 지능혁명 시대로의 대이동, 개인자본주의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이 시작되고 있다. 익숙한 직업이 사라지는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미래에는 개인에게 기회가 열릴 것이다.
부의 패턴을 읽어라
번영의 순환 사이클
번영의 순환 사이클 10단계
미국은 남북전쟁이 끝난 후 50년 만에 최고의 번영기를 맞으며 초 강대국이 되었다. 위대한 번영은 우연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보면 위대한 번영을 이룬 나라나 개인들이 통찰한 패턴이 있다. 바로 변영의 순환 사이클이다. 번영의 순환 사이클은 10단계를 따라 순환한다.
1단계: 판의 충돌. 새로운 미래를 내다보는 선견지명이 있는 소수의 사람들을 통해 새로운 이상과 가능성이 열리고 혁신 기술이 등장한다. 시장은 기존의 저항 세력과 새로운 기회 세력이 부딪치며 혼란에 빠진다. 번영의 씨앗이 새로 돋아나기 시작하는 단계로서 새로운 기회의 영역이 열리지만 방향성이 각기 달라 혼란스럽다. 아직 틀이 잡히지 않아서 새로운 산업과 새로운 시장은 큰 가능성만 보이지만 비효율성이 발생한다.
2단계: 선두 기업 등장. 혼란 속에서도 기술혁신이 계속되면서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선두 기업이 등장한다. 질서가 정해지면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빠른 속도로 해당 산업과 시장과 부의 총량이 성장한다.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는 역량이 커지면서 생산활동에 투입되는 토지, 노동, 자본, 기타 자원의 효율성이 기존 패러다임의 시기보다 혁신적으로 체계화된다.
3단계: 신산업의 시작. 아이디어와 가능성에 불과했던 것이 하나의 산업으로 체계화된다.
4단계: 신산업의 발전 속도 증가. 산업으로 형성되면, 하위 단위에서 빠른 속도로 전문화, 분업화가 이루어지면서 발전 속도가 빨라진다. 혁신적 기술들을 활용해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거나,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몇 단계가 끌어올리는 비즈니스 혁신이 활발해진다. 새로운 기술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직이나 일하는 방식 등을 바꾸는 경영혁신도 일어난다.
5단계: 독점적 지위를 갖는 기업의 등장. 혼돈된 시장에 표준을 제시하며 질서를 부여한 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갖기 시작한다. 초장기의 독점적 기업은 리더십을 가진 창의성, 혁신 능력, 효율성을 무기로 일자리 창출, 수출 증대, 파생산업 형성, 생산성의 향상, 시장 확대를 통한 생태계 구축 등의 기여를 한다.
6단계: 신산업의 시장과 부의 총량 증가. 빠른 속도로 해당 산업과 시장과 부의 총량이 성장하면서 국가의 부가 증가한다. 개인들도 삶의 방식이 혁신되고 소득도 증가하고 삶의 질도 획기적으로 향상된다.
7단계: 국가 경제 및 산업의 장기적 번영. 혁신과 창의성을 앞세워 승리를 거듭하면서 거대해진 기업이 국가와 사회의 수십 년을 지속하는 위대한 번영을 견인한다. 국가를 산업 강국이자 부자 국가로 만든다.
8단계: 약탈적 독점의 폐해 증가. 위대한 성공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단계이다. 가장 심각한 부작용은 약탈적 독점이다. 시장에서 선도자의 영향력을 갖고 새로운 방향, 더 나은 아이디어, 더 나은 발전을 촉진하는 초기의 생산적 독점의 길에서 벗어나 마치 제국처럼 군림한다. 부, 시장, 기술을 독점하는 과정에서 무자비하고 악해지며, 공정한 경쟁을 벗어나 넘지 말아야 할 선(파괴적 이윤, 시장 교란, 부패와 부도덕, 권력 남용 등)을 넘기도 한다. 그래서 자본의 독점, 기술 특허의 독점, 시장의 독점을 통해 자기 외부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발전을 막는 부작용을 막는 부작용을 낳는다. 위대한 성장을 견인한 바로 그 위대한 성공이 거꾸로 국가의 발전을 막게 되는 것이다.
9단계: 독점의 시대 붕괴. 약탈적 독점으로 인해 수많은 새로운 문제가 생기면서 독점의 시대가 붕괴 위협에 놓이게 된다. 독점의 위협은 산업의 대위기, 국가의 위기로 전이된다. 독점 기업들이 붕괴하면서 시장이 흔들리고 부의 증가도 멈추면서 오랫동안 지속된 번영이 막을 내리기 시작한다.
10단계: 산업의 대위기와 국가 위기의 극대화. 산업의 대위기나 국가의 위기는 큰 변화의 기회를 만들어낸다. 패러다임을 바꾸고, 문명의 위대한 진보를 낳는 위대한 기회는 기존 패러다임 위에서 이루어진 과거의 위대한 성공의 결과물인 독점이 붕괴하면서 탄생한다. 기존 질서에 따라 만들어진 옛 경계가 파괴되고, 기존 산업이 만들어놓은 독점시장이 붕괴하면 산업과 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구세대에 속하는 기존 산업의 붕괴와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시장의 혼란은 기존의 시장 참가자들에게도 큰 변화를 강제한다. 다시 번영의 씨앗이 움트며 새로운 번영의 사이클이 시작된다. 그러나 새로운 번영의 사이클은 같은 나라가 아닌 새로운 나라, 새로운 대륙, 새로운 기업에서 시작될 수도 있다.
21세기, 더 큰 번영이 온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발한 이후, 전 세계경제는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침체와 저성장의 늪에 빠진 듯 보인다. 여기에 더해 폭발적인 인구 증가와 자연자원의 한계가 대비되면서 인류는 성장의 한계를 향해 가는 것처럼 보인다.
“인류의 번영은 이제 끝을 향해 가고 있는가?”
세상일의 시작과 끝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번영이 시작되는 데도 이유가 있고, 번영이 끝나는 데도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맬서스 덫에 걸려 최저 수준의 삶에서 정체되어 있었다.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 일부 국가에서 부의 규모가 급격하게 성장했다. 캘리포니아대학 경제학 교수인 그레고리 클라크는 산업혁명 이후에 부자 국가와 가난한 국가의 차이를 만든 핵심 원인을 ‘생산활동에 투입되는 토지, 노동, 자본, 기타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했느냐’의 차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자원의 효율적 활용 수준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 ‘기술 활용력’이라 했다.
부의 규모가 증가하면 인구도 비례해서 증가한다. 경제 발전과 부의 증가로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인구의 증가는 다시 경제규모를 늘려 부의 총량을 증가시키는 선순환을 이끌면서 번영을 가속화한다. 기술 발전이 멈추고, 기술 활용력도 떨어져서 생산 활동에 투입되는 토지, 노동, 자본, 기타 자원 활용의 효율성이 급감해야 한다. 인구 성장도 멈춰야 한다. 금융시스템이 붕괴하고, 자원이 고갈되어야 한다.
21세기에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반대로 더 빠르고 급격한 기술 발전이 예측된다. 지능혁명이 일어나면서 기술 활용력도 20세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질 것이다.
이미 20세기 번영을 훨씬 능가하는 번영을 이끌 요소들이 준비되고 있다.
가상화폐 등 새로운 금융 시스템이 출현하고 있다.
나노기술을 활용한 그래핀, 탄소 나노튜브 등 자원의 새로운 활용 기술이 나타나고 있다.
셰일가스, 친환경 에너지, 해양광물자원, 불타는 얼음이라 불리는 메탄 하이드레이트 등 엄청난 규모의 새로운 자원이 개발 되고 있다.
21세기 말까지 전 세계 인구는 120억~140억 명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 크고 멀리 보아야 한다. 지금은 다가오는 ‘번영의 전쟁’을 준비할 때다.
 20세기 미국에서 영감을 얻는다
번영의 순환 사이클의 실례를 미국의 번영에서 찾아보자. 1865년 남북전쟁이 끝난 후, 미국은 혁신적 기업가들이 이끄는 새로운 번영과 진보의 시대에 들어선다. 기존의 판과 새로운 판이 충돌하면서 남북전쟁과 같은 큰 혼란이 발생한 가운데서도 새로운 미래를 통찰하여 미국의 위대한 번영을 선도한 대표적 기업가들이 나타났다. 해운 및 철도왕 밴터빌트, 석유왕 록펠러, 철강왕 카네기, 자동차왕 포드, 금융제왕 모건 등이다. 이 중에서 밴더빌트의 행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밴더빌트는 12살에 뉴욕 항에서 작은 배로 화물을 실어 나르는 일을 했던 아버지 밑에서 일을 시작했다. 16세에는 어머니에게 100달러를 빌려서 아일랜드와 맨해튼을 오가며 화물과 승객을 실어 나르는 두 척의 작은 보트를 구입하여 자신의 사업을 시작한다. 밴더빌트는 짧은 시간 안에 선단을 보유할 정도로 뛰어난 사업 수완을 보이며, 미국 전역에 사람과 화물을 실어 나르는 성공한 해운 사업가가 되었다. 미국의 번영을 예측한 밴더빌트는 승객과 화물을 미국 전역으로 더 많이 더 빠르게 실어 나르는 자기만의 운송 인프라를 갖추겠다는 야심을 품는다. 미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자 뉴잉글랜드에도 섬유공장이 많이 생겼다. 1847년, 뉴욕의 증기선까지 화물을 실어 나르는 철도회사를 인수한다. 이 회사는 그가 소유한 최초의 철도회사였다.
사업을 시작한 지 40년 만에 세계 최대 해운왕 자리에 오른 밴더빌트에게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온다. 1861년 남북전쟁이 발발하자 밴더빌트는 링컨이 이끄는 북군 해군에 자신이 가진 가장 큰 증기선 밴더빌트 호를 기부하면서 정치계와 인연을 쌓는다. 이후 남북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시기에 벌어지는 미국 최초의 대륙 횡단 철도 공사를 보고 밴더빌트는 동물적 감각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했다. 미대륙 횡단 철도가 완성되면 화물과 승객의 운송 시간이 혁신적으로 단축되고, 운송비도 낮아지며, 물류 효율성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직감했다.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을예측한 것이다. 해운왕 밴더빌트는 자신이 보유한 모든 배를 팔고 철도사업에 일생일대의 승부를 건다. 승부수가 적중해서 그의 회사는 철도산업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선두 기업으로 도약한다. 밴더빌트는 남북전쟁이 끝나자 순자산만 당시 금액으로 6800만 달러에 이르는 미국 최고 부자로 등극한다. 해운왕이 철도왕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남북전쟁으로 폐허가 된 미국의 경제는 8만 Km가 넘는 철도를 타고 빠르게 부흥했다. 분열되었던 미국이 하나로 묶이기 시작했고, 철도 연결망을 타고 사람과 물품이 빠르게 이동했다. 철도산업은 떠오르는 신산업이 되었다.
철도산업이 발전할수록 더 많은 도시와 도시가 연결되고 시장은 커졌다. 물류혁명이 일어나자 운송비용이 낮아졌다. 철도산업 덕분에 지역 간 격차가 줄고, 미국경제는 짧은 시간에 전례 없는 성장기로 접어들었다. 신산업의 부의 총량이 커지며 국가의 부도 증가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부유한 인물 중의 한 사람이었던 코넬리어스 밴더빌트는 뉴욕 센트럴 철도와 니켈 플레이트 철도를 지배하면서 ‘철도왕’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독점적 지위에 오른다.
1866년, 72살이 된 밴더빌트는 후계자로 삼으려 했던 막내아들 조지 위싱턴 밴터빌트가 육군 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전쟁에 나가지도 못하고 변으로 사망하자 큰 시름에 빠졌다. 밴더빌트의 철도왕국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밴더빌트의 경쟁자들이 그를 공격하면서 미국 동부로 향하는 철도 통제권을 놓고 벌이는 비즈니스 전쟁이 시작되었다. 위기가 닥치자 타고난 승부사였던 밴더빌트는 과감한 전략을 구사한다. 미국 최대의 항구인 뉴욕 시로 진입하려면 밴더빌트가 소유한 올버니 다리를 지나야 한다. 허드슨 강을 가로질러 높게 세워진 올버니 다리는 뉴욕 시로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철도 교량이었다. 그는 이 다리를 패쇄했다. 그러자 뉴욕 항을 통해 미국 전역으로 전달되는 물품과 승객의 운송이 멈췄다. 밴더빌트에 도전했던 경쟁 철도 회사들은 돈줄이 말라 자사 주식을 내다팔기 시작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이들 회사의 주식이 폭락했다. 밴더빌트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경쟁회사인 뉴욕 센트럴 철도회사의 주가가 폭락하자 모조리 사들여 합병해버렸다. 이 전략으로 밴더빌트는 미국 철도의 40%를 소유하게 되었다.
약탈적 독점이었다. 철도산업에서 밴더빌트에 도전할 회사는 하나도 없었다. 경쟁자를 제압한 밴더빌트는 2년간 수천 명의 근로자를 고용해서 역사상 가장 큰 철도역인 뉴욕 그랜드 센트럴 역을 지으면서 철도왕국을 완성한다. 그랜드 센트럴 역은 1950년대에 자동차에 철도의 지위를 빼앗길 때까지 몇 번의 증축을 거치며 미국 산업과 경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
영원할 것 같았던 독점적 지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밴더빌트가 76세가 되던 해에 철도 건실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철도 건설만으로는 큰 수익을 내기 힘들었다. 철도건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철도 건설만으로는 큰 수익을 내기 힘들었다. 철도 건설 시장이 쇠퇴기에 접어들자 철도산업도 대위기에 빠진다. 부의 증가도 멈춘다.
하지만 산업의 대위기나 국가의 위기는 큰 변화의 기회를 만들어낸다. 기존 질서 아래서 만들어진 옛 경계가 파괴되고, 기존 산업의 독점시장이 붕괴해야 위대한 변화의 기회가 열린다. 이때 새로운 변화에 저항하면 몰락하지만, 기존 산업의 참가자라도 변화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새로운 번영의 사이클에 한 번 더 올라탈 수 있는 행운을 갖게 된다.
위기에 몰린 밴더빌트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 위기를 극복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밴더빌트는 새로운 번영의 기회가 철도를 더 많이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촘촘히 깔린 철도망을 이용한 화물 수송에 있다는 것을 통찰했다. 철도나 기차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 혁신이 아니라, 사업 모델의 혁신에 회사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일단 네트워크가 건설된 후에는 그 위로 무엇을 실어 나를지가 중요하다. 즉 철도 건설 다음의 혁신은 화물 시장에 있었다. 화물 시장을 장악해야 그것을 실어 나를 철도산업에 대한 통제권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찾은 답은 석유였다. 당시미국에서는 석유혁명이 시작되고 있었다. 원유에서 추출한 등유는 증기기관을 대체할 싸고 안전한 에너지였다. 서민들이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값싼 등유 덕택으로 집집마다 불을 훤히 밝힐 수 있었다. 이를 보고 본격적인 석유시대의 가능성을 직감한 밴더빌트는 석유시장의 협력자를 찾기 시작했다. 석유 개발업자도 전국에서 밀려 오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운송수단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들에게 가장 안정적인 운송수단인 철도망을 공급하고 자신은 석유 운송시장을 장악한다는 계획이었다.
마침내 원유 매장량이 풍부했던 클리블랜드에서 최고의 협력자를 찾아냈다. 바로 뒤에 석유왕이 된 록펠러였다. 당시 파산 직전까지 몰린 작은 정유공장을 운영하던 젊은 사업가 록펠러는 철도왕 밴더빌트와 손을 잡으면 미국 석유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밴더빌트는 록펠러의 등유를 미국 전역으로 수송하는 독점 계약을 맺었다.
밴터빌트의 사례는 한 산업 안에서 번영의 사이클을 보여준다. 1860~1910년에 미국에서는 철도산업 이외에도 석유, 철강, 전기, 자동차 등 다양한 신산업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하면서 미국 전체의 먼영의 사이클을 작동시겼다.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신산업이 일어나는 황금기였다. 이황금기에 개인의 삶과 부의 총량이 혁신적으로 변했다.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으로 급부상했다.
미래의 부를 결정하는 법칙
판의 움직임을 통찰하라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자본이 있다고 10단계 번영의 사이클이 자동으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크게는 한 국가, 작게는 한 기업 안에서 위대한 번영이 실현되려면 번영의 사이클 속에서 부의 법칙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제안하는 부의 법칙은 다음의 6가지다.
판의 움직임을 통찰하라
앙트레 프레너를 양성하라
제도를 혁신하라
기술 혁신과 비즈니스 혁신을 결합하라
시장을 창조하라
신용창조에 의한 돈의 흐름을 통찰하라
첫 번째 부의 법칙은 ‘판의 움직임을 통찰하라’이다.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놀라운 변화의 근원에는 거대한 판이 움직이고 충돌하면서 일어나는 지각의 대변화가 있다. 그런데 판이 언제나 판의 움직임에 저항하는 힘이 곳곳에서 작동한다. 판의 움직임과 그로 인한 지각의 대변화를 거스르는 저항은 늘 부질없는 행동으로 끝난다. 누적된 힘이 한순간 폭발하면 화산 폭발, 대지진이 일어난다. 그러면 과거의 영광은 ‘미래’라는 강력한 쓰나미에 휩쓸려 날아가 버린다.
지금은 분명 큰 위기의 시기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위기 자체를 결정하기보다는 왜 위기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큰 위기와 함께 오는 큰 기회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판의 새로운 움직임에 의해옛지각이 흔들리는 것이 바로 위기로 나타난다. 옛 지각판 위에 서서 과거의 생각과 질서에 집착하는 사람, 기업, 국가는 쓰러지고 추락한다. 반대로 새로운 사회, 기술, 산업, 경제, 환경, 정치 및 제도, 영성 환경과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새로운 지각판에 올라탄 사람, 기업, 국가는 번영의 순환 사이클에 올라탄다.
2016년 초에 구글의 인공지능인 알파고가 세계 최강의 프로바둑 기사를 이겼다. 잠깐의 감탄과 흥분이 지나자,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미래를 상상하며 두려움에 휩싸였다. 심지어 머지않은 미래에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으로 향한 문이 열렸다는 공포마저 일었다.
인공지능은 대단한 기술이다. 많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인공지능과 로봇을 활용하면서 더욱 강력한 생명체로 발전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간 두뇌의 연장이 될 것이고, 로봇은 인간 몸의 확장이 될 것이다. 21세기의 기술 덕분에 인간은 20세기에는 인간이 갈 수 없었던 곳을 갈 수 있게 되고, 20세기에는 인간이 결코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새로운 공간, 새로운 차원과 시간을 만들어낼 것이다.
환태평양 조선대로서 세계 주요 화산대와 지진대가 밀집되어 있는 곳을 ‘불의 고리’라고 부른다. 태평양판, 유라시아판, 인도판이 맞물려 움직이는 총 4만 Km의 거대한 고리 모양 지진 화산대인 불의 고리에는 600개가 넘는 활화산과 전 세계 휴화산의 75%가 몰려있고, 전 세계 지진의 80~90%가 일어난다.
지금 우리는 미래를 향한 거대한 판의 움직임 때문에 만들어진 불의 고리 위에 있다. 그래서 현상에 휘둘리지 말고, 판의 움직임을 읽어야 한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아랍의 민주화 운동,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전쟁,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 등은 우연한 사건이 아니다. 그리고 일시적 현상도 아니다. 거대한 판들이 충돌하면서 일어나는 대변혁기에 일어나는 지진과 화산 폭발과 같은 현상으로서, 돌이킬 수 없는 대변화의 전조다. 이런 전조를 만들어내는, ‘서로 충돌하는 판은 무엇이고 어떻게 움직일까’를 통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앙트레프레너를 양성하라
판의 충돌을 통찰한 다음에 필요한 것은 판의 충돌로 발생한 혼란을 새로운 변혁의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기업가정신을 가진 배짱있는 인재, 즉 앙트레프레너의 출현이다. 혼란과 변화를 발전과 변혁으로 바꿀 창조적 촉매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본과 노동, 기계를 보유하고 대형 공장을 건설하면 성장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대형공장을 건설하고도 성장하지 못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빵을 부풀어 오르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합니까? 경제성장을 만들어내는 것은 밀가루나 설탕이 아닌 효모입니다. 그것이 바로 앙트레프래너입니다.
영국 런던정경대학의 졸탄 액스 교수의 말이다. 변혁의 시대를 이끄는 기업가정신을 가진 배짱 있는 인재, 즉 앙트레프레너는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을까?
기업가정신을 연구한 대표적 경제학자 슘페터 교수는 무엇보다 ‘기술혁신을 통한 창조적 파괴’를 만들어 내려는 도전정신‘을 꼽았다. 슘페터 교수는 기업가가 도전해야 할 창조적 파괴의 영역으로 다음의 5가지를 꼽았다.
신제품 개발
새로운 생산방식의 도입
신시장 개척
새로운 원료나 부품의 공급
새로운 조직의 형성
시대 변화를 이끄는 기업가는 창조적 파괴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생활을 바꾸고, 세상을 더 부유하게 만들고, 인류를 더 나은 미래로 이끌어가는 사람이다. 인류 역사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전환이 일어날 때마다 앙트레프래너들은 선도자 역할을 했다. 이런 창조적 파괴자들을 많이 보유한 국가는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발견하여 세상과 부를 지배하는 절대강자가 되었다.
다수가 기존 시장을 지키기 위해 애를 쓸 때, 배짱 있는 사람은 위험을 감수하며 도전한다. 배짱은 막무가내식 무모함이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는 대담함이다. 미래를 통찰하여 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알고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의 올바른 판단과 비전을 믿고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 부으며 끊임없이 전진하는 열정이다. 20세기 미국의 번영을 이끈 밴더빌트, 모건, 록펠러, 카네기 등은 모두 위험을 감수하는 배짱을 지닌 사람들이다. 예를 들어 카네기는 세계 최고로 강철을 구조물로 한 다리와 고층 빌딩을 만들었다. 카네기 이전에는 강철로 다리를 만들고 빌딩을 건설한다는 생각을 못 했다. 비용 부담, 기술력, 사람들의 인식 등에서 여러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카네기의 발상은 큰 위험이 따르는 행동이었다. 배짱이 없이는 불가능한 도전이었다. 위험을 감수하는 배짱은 통찰력에서 나온다. 카네기는 강철이 미래이고, 건설의 미래가 강철에 있다고 통찰했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성장의 한계, 금융위기, 극심한 부의 불균형 분배 등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시대에 따라 패턴이 작동하는 겉모양과 시간만 다를 뿐 자본주의 구조가 가진 근본적 약점 때문에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가 수백 년 동안 붕괴하지 않고 건재한 이유, 위기와 문제가 반복해서 발생하는데도 꾸준히 대중의 삶을 향상시키고 부를 증대시킨 이유는 바로 기업가정신을 가진 앙트레플레너들 때문이다.
이것이 조셉 슘페터의 발견이었다. 1929년에 시작되어 수천 개 은행이 파산하고, 800만 개가 넘는 기업이 부도나고, 실업률이 25%까지 치솟았던 대공황을 연구하던 슘페터는 자본주의에서 반복되는 불황과 위기를 극복하고 호황으로 가는 결정적 방법은 파괴적 혁신이라고 생각했다.
앙트레프레너들의 도전은 파괴적 혁신을 낳는다. 파괴적 혁신은 기존의 것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이전에는 특별한 사람들만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을 대중들이 싼값에 사용할 수 있도록 대량생산하며, 질적으로 기하급수적인 도약을 이뤄낸다. 궁극적으로 과거의 판을 파괴하고 새로운 판으로 짜이는 변화를 낳는다. 그래서 파괴적 혁신을 패러다임 전환을 부르는 방아쇠라고 한다.
창조적 파괴를 통한 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서 기존의 지식과 기술은 쓸모없어지고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성장한다. 기존의 기업은 사라지지만 더 강력하고 혁신적인 새로운 기업이 탄생한다. 기존의 일자리는 사라지지만 인간의 능력을 더 향상시키는 새로운 일자리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전 세대는 상상도 못 했던 완전히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가 나타난다. 마차가 사라지면서 마부나 말똥을 치우는 일자리와 산업이 사라졌다. 그러나 기차와 자동차가 그 자리를 대신했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앙트레프레너가 이끄는 창조적 파괴와 혁신은 불황을 극복하고 새로운 호황기로 가는 동력을 제공한다. 이전 시대보다 시장규모를 더 크게 하고 부의 총량을 증대시킨다. 단순한 삶의 개선을 넘어 역사적 진보를 이룬다. 인류 문명 수준이 진보하고 세상은 더욱 부유해진다. 위대한 번영으로 가는 부의 절대적 법칙이다.
영국이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도 앙트레프레너들 덕분이다. 산업혁명 초기에 인도에서 값싸고 질 좋은 캘리코 면직물이 대량으로 수입되면서 영국의 모직물산업이 위기를 맞았다. 1700년, 영국정부는 자국의 모직물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인도산 캘리코 면직물 수입을 금지했고, 1720년에는 캘리코 면직물 착용을 금지했다. 하지만 영국 정부의 의도와는 반대로 영국의 모직물산업은 쇠퇴하고 면직물산업이 부흥하기 시작했다. 인도산 면직물 착용이 금지되자 수요는 더욱 늘었다. 그러자 몰래 인도에서 면화를 수입하는 이들이 늘어났고, 이런 흐름을 간파한 영국의 앙트레프레너들은 과감하게 자본을 투자하여 기술을 개발했다. 그 결과 실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방적기와 천을 짜는 방직기 등의 기계들을 사람의 손이나 가축의 힘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오랫동안 돌릴 수 있는 증기기관 등이 개발되었다. 슘페터 교수가 말한 신제품 개발과 새로운 생산방식의 도입 영역의 혁신이었다. 당연히 면직물 생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증기기관을 발명은 철도산업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면직물이 증기기관차가 끄는 기차에 실려 영국 전역으로 운송되었다. 증기기관이라는 혁신이 석탄이나 금속 재료의 새로운 사용처를 만든 것이다. 슘페터 교수가 말한 ‘새로운 원료나 부품의 공급’의 혁신이다. 혁신이 또 다른 혁신을 낳으며 대중의 삶은 개선되었고 기업가들과 영국의 부는 증가했다. 이렇게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며 발전한 영국의 면직물산업은 산업혁명의 전초기지가 되었다. 수천 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정체에서 벗어나 역동적이고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근대적 경제성장 국면의 시발점이 되었다. 그에 따라 인류의 문명도 한 단계 진보했다.
영국의 제철 사업가였던 헨리 베세머도 기업가정신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새로운 제강법을 개발했다. 일명 베세머법이다. 1855년 베세머는 항아리 모양으로 된 기울일 수 있는 전로에 용선을 주입하고, 노 밑에 있는 바람구멍으로 공기를 불어넣어 선철 중의 규소·망간, 탄소를 산화하여 정련했다. 이 혁신적 기술은 5톤의 선철을 가공하는 시간을 2시간에서 단 10분으로 줄였고, 1회 철 생산량을 0.2톤에서 20톤으로 향상시켰다. 철강 가격이 톤당 40파운드에서 6파운드로 대폭 하락하면서 철강의 대중화가 시작되었다. 철강 공급의 대중화는 거대한 혁신을 촉진했다. 베서머가 이룬 철 생산방식의 혁신이 거대한 철강 구조물로 세워진 미국의 현대 도시라는 또 다른 혁신을 낳고, 나아가 주택과 빌딩 건설, 교량과 철도, 자동차 산업까지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
혁신은 계속해서 혁신을 낳았고, 그 길 위에서 새로운 부자들, 새로운 강대국들이 탄생했다. 이런 놀라운 변화와 성장에 불을 붙인 것이 바로 앙트레프레너들이 주도한 창조적 파괴다.
 제도를 혁신하라
세 번째 부의 법칙은 창조적 파괴자인 앙트레프래너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제도 혁신’이다. 사람의 생각만 혁신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혁신적 아이디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국가 차원에서 부의 극대화, 번영의 극대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제도 혁신은 전적으로 정치인과 정부의 역할이다. 하나는 ‘관용’이라는 제도이고, 다른 하나는 시대 통찰을 기반으로 ‘선제적 제도 개선’이다.
창조적 파괴자, 혁신적 기업가들이 많아지려면 ‘관용사회’가 되어야 한다. 17세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 유럽의 경제, 금융, 상업, 국제무역 및 제조업의 중심지이자 가장 부유한 도시가 된 이유, ‘관용 정책’ 덕택에 수많은 인재와 자본, 기술이 네덜란드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레디덴대학 역사학 교수 레오 루카센에 의하면 17세기 초에 암스테르담에 사는 사람들의 40%는 외국에서 태어나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16세기 후반, 스페인의 군대가 안트베르펜을 약탈하여 무역 기능이 마비되고, 동양의 향신료 무역을 독점한 포르투갈이 스페인에 대항하는 네덜란드 상인과의 상품 거래를 끊었다. 네덜란드 최고의 위기가 발생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암스테르담 상인들은 독자적으로 아시아 무역한로를 개척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네덜란드 시장을 비롯한 정치인, 관료들은 관용 정책을 기반으로 유능한 사람이라면 인종이나 종교를 따지지 않고 받아들였다. 적극적인 관용 정책 덕택에 암스테르담에는 도전적인 항해를 하는 데 필요한 자본, 인재, 기술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다양한 인재들이 종교, 정치적 입장,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기업, 도시, 국가는 번영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튼튼한 기반을 만들어준다.
관용사회가 되어 창조적 도전이 자유롭게 일어나기 시작한 사회에서는 다양한 변화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진다. 그에 따라 필연적으로 옛 제도와의 충돌이 일어난다. 여기서 위대한 번영을 견인하는 정부, 정치인들의 두 번째 법칙이 작동한다. 시대 변화를 통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들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예측하여 ‘선제적 제도 개선’을 시도해야 한다. 경제학자이자 정치가였던 아담 스미스, 1993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현대의 경제학자 더글러스 노스 등도 역사적으로 경제성장과 제도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번영을 위해서는 앙트레프레너의 생각과 도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효율적 제도, 혁신적 제도, 선제적 제도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선제적이고 효율적인 제도란 무엇일까? 더글러스 노스는 효율적인 제도란 사회의 물적·인적 자원이 생산적으로 사용되어 최고의 부가가치를 만들도록 도우면서도 거래비용이 적게 드는 제도라고 했다.
선제적으로 만든 효율적 제도가 번영에 기여한 실례를 살펴보자. 1595년 300~400톤급 배 3척, 50톤급 요트 1척이 240명의 선원과 상인을 싣고 새로운 장거리 무역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했다. 이 첫 항해를 시작으로 네덜란드에는 해상무역에 대한 투자 붐이 일어났다. 네덜란드 해상무역이 활발해지자 투자가 커지고 경쟁이 심해졌다. 얼마 가지 않아 국가 전체의 부는 수확체증의 법칙에 빠졌다. 그러자 네덜란드 의회는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호른, 델프트, 미델뵈르흐, 엥크하위전 등 전국 각지에 흩어져 경쟁하고 있던 해상무역 상단을 하나로 모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희망봉을 지나 마젤란해협 서쪽까지 이어지는 항해권을 독점할 수 있도록 했다. 유럽 밖에서는 동인도회사가 국가를 대신하여 조약을 체결하고 전쟁을 수행하거나 식민지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막대한 권한까지 부여했다. 효율성을 높이고 국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네덜란드 의회는 동인도회사에 대한 투자방식에도 혁신적 시도를 했다. 중세 이탈리아에서는 ‘콤빠니아’라는 제도가 있었다. 자본, 재능, 상품 등 각기 다른 것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동업하는 방식이다. 네덜란드는 이런 동업 방식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신분이나 나이, 성별을 막론하고 누구나 비즈니스에 참여할 수 있고, 소액도 투자할 수 있으며, 회사에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금 범위에서 유한하게 책임을 지도록 했다. 바로 유한책임회사였다. 동인도회사는 21년 정도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영국의 동인도회사도 한 번 항해를 끝내면 사업을 종료하고 투자금 전액을 돌려주었다. 그래서 새로운 항해를 떠나려면 처음부터 다시 자본을 모아야 했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한번 투자하면 21년 동안 회수할 수 없게 해서 최초의 투자금과 수익이 쌓이는 ‘자본 축적 시스템’을 만들었다.
동인도회사는 첫 주식거래를 통해 6개 지부에서 수천 명의 투자자에게서 644만 9588길더를 모집했다. 당시 기록을 보면, 23세였던 네일트헌 코르넬리스라는 동인도회사 총독의 하녀도 자신의 1년 연봉에 해당하는 100길더를 투자하고, 36세의 장갑을 제작하는 한스 하위흔은 300길더를 투자하고, 아흐네이타 코흐라는 46세 여성은 남편이 남긴 유산 4800길더를 투자하고, 암스테르담 최고의 상인이었던 얀 포픈은 1만 2000길더를 투자하는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여 첫 주식거래는 성공적이었다.
이런 혁신적 제도를 기반으로 동인도회사는 항해를 할수록 자본이 축적되었고, 더 크고 더 모험적인 항해와 무역을 할 수 있게 되어 다른 나라들을 압도했다. 자본 축적 시스템도 혁신적이었지만, 21년의 투자 만기 전에 주식을 처분하고 투자수익을 실현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주식을 다른 사람에게 더 비싼 값으로 양도할 수 있는 주식거래소라는 혁신적 제도도 만들었다. 네덜란드 주식거래소에서는 전 세계에서 들어오는 상품과 기업 정보가 유통되고, 파생금융 상품까지도 거래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세계 최초의 제도였다. 1700년, 유럽에서 돌아다니는 선박의 절반이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소유였다. 유럽 국가들의 1인당 GDP도 프랑스가 985달러, 이탈리아가 1100달러, 영국이 1250달러지만, 네덜란드는 2110달러로 다른 국가들의 2배나 되었다.
변방의 작은 나라였던 네덜란드가 한때 전 세계 무역량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경제적으로 유럽을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반 시민들도 앙트레프레너처럼 기업가정신을 가지고 배짱 있는 도전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인재를 모으고, 시장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신대륙 탐험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위험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롭고 혁신적인 제도를 만들었다. 막노동을 하던 사람이 최고의 상인이 되고, 상인의 아들이 시장이 되고, 하녀도 주식거래에 참여하는 등 모든 사람들에게 경제는 물론이고 정치적 기회까지 보장하는 제도 혁신을 지속적으로 시도했다. 당시 스페인이나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은 왕, 귀족, 상류층만이 경제적·정치적 기회를 독점하던 것과 비교하면 혁명적 제도였다.
영국이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나라가 된 것도 비슷하다. 첫째, 영국은 위그노들을 대거 받아들이는 정책을 펼쳤다. 1688년 명예혁명을 통해 제임스 2세를 몰아내고 왕으로 즉위한 윌리엄 공은 네덜란드에서의 오랜 총독 생활 경험을 살려 네덜란드의 위그노들을 영국으로 초청하고, 프랑스에서 탈출하는 위그노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정책을 폈다. 네덜란드와 프랑스 등에서 이주한 위그노들은 신기술을 보급하고, 영국의 건축, 제조업, 섬유산업, 무역 및 상업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또한 프랑스의 문화를 정착시켜 문화 발전에도 기여했다. 이렇게 위그노들의 이동은 자본, 기술, 문화, 지식의 이전 효과를 가져왔다. 특히 영국으로 건너온 위그노들로 인해 영국의 섬유산업이 큰 발전을 이루었다. 프랑스에서 건너온 위그노들은 실크산업 기술을 영국에 전수했다. 이는 훗날 방직기와 방적기 발명으로 촉진된 18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초반 산업혁명의 기틀이 된다. 현재까지도 영국이 유럽 금융산업의 중심 역할을 하는 것도 이때 영국으로 건너온 위그노들이 기틀을 만든 결과다.
둘째, 명예혁명 주역인 영국의회 지도자들은 윌리엄 3세와 메리 2세를 왕으로 추대하는 조건으로 의회와 시민의 기본 권리를 인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왕위 계승까지도 의회가 결정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 ‘권리선언’을 제출하여 승인을 받았다. 명예혁명으로 확립된 영국의 의회정치 시스템은 영국이 경제강국으로 도약하는 다양한 제도를 제정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다. 17세기까지로 영국은 전통적인 농업국가였다. 해상무역을 지배하는 네덜란드 때문에 국제무역을 통한 농산물이나 특산물을 거래하는 상업에도 한계가 있었다. 가난에서 벗어나 부자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과학과 기술 역량이 뛰어났던 영국이 발견한 새로운 길은 제조업이었다. 영국 의회는 농업국가에서 제조업국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세금제도를 바꾸었다. 과거 영국에는 별난 세금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1696년 부자들에게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 ‘창문세’를 신설했다. 그 당시 영국에는 유리가 비싸서 가난한 사람들은 창문을 만들 수 없었다. 유리가 달린 창문은 부자들이 사는 거대한 저택에서만 볼 수 있었다. 윌리엄 3세는 부자들에게 일종의 재산세 형식으로 창문의 수에 따라서 세금을 부과했다. 창문이 7~9개면 2실링의 세금을 부과했고, 10~19개는 6실링, 20개 이상은 10실링의 세금을 부과했다. 또한 벽란로 한 개당 2실링씩 세금을 부과하는 ‘벽난로세’도 있었는데, 당시 영국의 전체 조세 수입 약 180만 파운드 중 10%를 벽난로세로 걷어들일 정도였다. 당연히 부자들의 조세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더욱이 제품을 생산하려면 화로를 사용해야 하는데 ‘벽난로세’는 제조업에 큰 장애물이었다. 철같은 금속 제품을 만들거나, 설탕을 정제하거나, 열을 가해서 염료를 만들고 염색을 하는 데는 화로가 필수적이었다. 벽난로세는 이런 일을 위축시키는 세금제도였다.
반면 토지세는 아주 낮았기 때문에 대부분이 자본가나 사람들이 농업을 선호했다. 1688년 명예혁명이 일어나면서 영국 의회는 상인이나 평민들의 이익까지 대변하는 정치로 변했다. 그리고 왕실의 부를 늘리는 것보다는 국민과 국가 전체의 부를 증진시키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국가와 국민의 부를 증진시키는 데 필요한 각종 법안을 통과시킨 숫자가 1660~1688년의 8년간 564건에 불과했지만, 명예혁명 후에는 1689~1714년의 5년 동안 1752건이 통과되었다. 이 과정에서 벽난로세는 폐지되고, 토지세를 크게 높이는 법안도 통과되었다. 자본, 기술, 인력을 생산성이 낮은 농업에서 제조업국가로 전환을 유도하는 정책을 발빠르게 구사했다. 새롭게 재정되는 법안 중에서 경제 관련 법안은 23%에 이를 정도로 경제강국으로 도약하려는 영국 의회의 의지가 컸다.
프랑스도 번영의 전쟁에서 잘못된 정책으로 큰 손해를 본 나라다. 프랑스는 영국보다 먼저 경제강국이 될 기회를 놓친 것은 관용정책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1560~1570년경의 프랑스는 신교도들이 전체 인구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종교적 자유가 허용되었다. 그 유명한 종교개혁자 칼뱅도 프랑스 출신이었다. 신교의 대표적인 신학자이자 종교개혁자였던 장 칼뱅은 1536년 프랑스의 왕 프란시스 1세에게 헌정하는 <기독교강요>를 서술해서 신교의 기초가 되는 신학사상을 가르치면서 프랑스의 위그노를 비롯하여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전역의 신교도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구교를 추종했던 가톨릭 왕정은 점차 신교로 개종한 귀족들을 심하게 견제했다. 노동을 신의 소명으로 생각하고, 건전한 경제활동에 의한 이윤의 추구, 이자 수익의 5% 이내 허용 등을 주장하는 새로운 성경 해석을 시도한 종교개혁자 장 칼뱅의 신학을 추종하고 있던 위그노 세력이 정계는 물론이고 경제, 금융, 상업, 공업 등 젊은 인재들과 엘리트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갔기 때문이다. 성경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었고, 소명의식을 가지고 상업에서 금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식을 축적하는 데 열심이었던 신교도 엘리트들을 점점 위협적 세력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빠르게 세를 확산하는 위그노 세력을 견제하고 싶었던 가톨릭 세력에게 드디어 기회가 왔다. 1572년 8월 파리 노틀담성당에서 신교와 구교의 화합을 위한 정략결혼식이 거행되었다. 신랑 앙리 드 나바르는 15세 때부터 신교를 이끌어왔던 수장이었고, 신부 마르그리트 드 발로아는 구교를 대표하는 왕의 여동생이었다. 이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프랑스 전역에서 신교 귀족들이 모여들었다. 하지만 카톨릭 세력들은 이 결혼을신의 뜻에 어긋난 것이라 비판하며 신교 귀족들을 학살할 계획을 모의한다. 이것이 바로 1572년 8월 24일에 시작하여 10월까지 벌어진 ‘성 바르톨로메오 대학살’ 사건이다. 이 학살 이후로 프랑스 안에 살고 있던 신교도들은 살기 위해 프랑스를 탈출하여 스위스, 네덜란드, 영국 등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이때 프랑스를 탈출한 신교도들을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준 왕이 바로 같은 신교도였던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위그노라 불린 프랑스의 신교도들을 경제적 군사적으로 지원했으며 프랑스 난민들에게 국경을 활짝 열어주었다. 이때 단순히 종교가 다른 사람들이 프랑스를 빠져나간 것이 아니라 자본, 생산과 기술 혁신을 담당하는 중추 세력들이 프랑스를 빠져나간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영국의 경제적·상업적 발전에 기여를 한 것은 물론이고, 훗날 해가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을 건설하고, 산업혁명을 이루는 데 밑거름이 된다.
프랑스에서도 잠시 경제강국이 될 기회가 생겼었다. 성 바르톨로메오 대학살 사건의 빌미를 주었던 신교도 지도자 앙리 4세가 프랑스의 왕위를 계승했다. 앙리 4세는 가톨릭 교도들과 화해와 타햅을 하기 위해 스스로 가톨릭으로 개종을 했다. 그는 1598년 종교의 자유를 선포하는 낭트 칙령을 반보했다. 자유를 위해 프랑스를 탈출하는 위그노들을 달래고, 37년동안 길게 지속된 종교전쟁을 끝내서 평화와 안정을 가져오고, 정치적 안정을 기반으로 경제 발전에 국력을 쏟기 위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프랑스의 경제부흥은 잠시뿐이었다. 1610년, 앙리 4세의 가톨릭 개종이 진정한 회심이 아니라, 비열한 정치적 전술이라 여기고, 사단의 무리인 신교의 수장에 불과하다고 생각한 가톨릭 광신도 프랑수아 라바이약의 칼에 찔려 죽고 말았다. 심지어 1685년 루이 14세는 종교의 자유를 허락한 낭트칙령까지 폐지하고 위그노를 학살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남아 있던 위그노들 대부분이 프랑스를 탈출했다. 그와 함께 프랑스가 혼동의 시대에 유럽을 이끄는 경제 강국으로 도약한 기회도 함께 사라졌다. 낭트칙령을 폐지한 직후, 영국으로 4만~5만 명, 네덜란드로 5만~7만 명, 독일로 4만 명, 스위스로 2만 명이 넘는 위그노들이 탈출했다. 루이14세 재위기간 총 100만 명이 넘는 위그노들이 프랑스를 떠났다.
프랑스를 탈출한 위그노들은 스위스에서는 시계, 섬유산업 등을 발전시켰고, 네덜란드에서는 무역을 중심으로 한 상업과 금융업을 발전시켰다. 독일의 경우 30년 전쟁으로 국력이 크게 쇠퇴했지만, 프리드리히 빌헬름 선제후가 위그노를 받아들이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세금 면제 등의 다양한 경제적 특혜를 준다는 포츠담 칙령을 반포할 정도로 환대했다. 독일에 정착한 위그노들은 독일이 제조업 강국으로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프랑스의 루이14세는 국왕의 권위를 세우고 패권국가로 나아간다는 명분으로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과 반복적인 전쟁을 벌였다. 그나마 조금 남은 프랑스의 국력이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프랑스 경제도 길고 긴 암흑시대로 접어들었다.
기술 혁신과 비즈니스 혁신을 결합하라
번영의 순환 사이클 속에서 작동되는 네 번째 부의 법칙은 무엇일까? 신기술 개발은 곧바로 부로 연결되지 않는다. 기술혁신을 부로 전환하려면 ‘기술혁신을 비즈니스 혁신과 비즈니스 혁신은 어떻게 다를까? 그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기술 개발과 관련한 두 가지 질문이 있다. 하나는 “기술을 어떻게 더 발전시키느냐?”라는 질문이고, 다른 하나는 “미래 사회의 문제·욕구·결핍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기술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이다. 전자의 질문을 더 많이 던지는 기업은 기술혁신 기업이다. 삼성전자가 이런 기업에 속한다. 기술혁신에 관심이 있는 엔지니어들은 제품이 시장에서 얼마나 많이 팔리는지 보다 ‘최고의 기술’이 적용되었는지에 더 관심을 둔다. 자신들이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에는 무조건 최고의 기술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믿으며, 그런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었다는 데 자긍심을 느낀다. 그런데 역사는 1등 기술이 시장에서의 1등을 보장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후자의 질문을 더 많이 던지는 기업은 비즈니스 혁신 기업이다. 애플이 이런 기업이다. 비즈니스 혁신에 관심이 있는 엔지니어들은 최고의 기술도 추구하지만, 시장에서 승리하는 기술에 더 큰 관심을 둔다. 현재의 시장 혹은 미래의 시장에서 새롭게 나타날 문제·욕구·겹핍을 해결하려면 지금까지 개발된 기술이나 현재 개발하고 있는 기술 중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지를 우선 생각한다. 시장을 지배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위해서라면 기술을 다운사이징하는 선택도 마다하지 않는다.
미래를 지배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다면 기술의 미래가 어떨지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부의 이동, 인구구조의 변화, 미래사회의 변화로 인한 미래 사람의 문제·욕구·결핍의 변화를 간파해야 한다. 사람들이 안게 될 미래의 문제·욕구·결핍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제품과 서비스를 구상해야 한다. 기존 기술과 제품을 발전시킬 수도 있고, 기존 기술을 응용해 기존 제품을 파괴하는 새로운 콘셉트를 만들 수도 있다. 새로운 기술, 미래형 기술을 활용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도 좋고 기존 기술과 미래기술을 동시에 사용해도 좋다.
미래산업은 최신 기술, 미래형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사람들의 문제·욕구·결핍을 해결하는 데서 시작된다. 스티브 잡스가 피처폰 시대를 종식시키고 새롭게 스마트폰 시대를 열면서 사용한 기술은 전혀 새로운 미래형 기술, 전에 없던 새로운 기술이 아니었다. 10년 전에 개발된 기술이었지만 상용화에 실패한 기술, 여기에 몇 가지 새로운 기술을 합쳐서 인간이 오래전부터 꿈꾸었던 미래를 실현해낸 제품이었다. 시장을 지배하는 기술은 최고의 기술이 아니라 인간을 이롭게 하고 새로운 미래로 이끄는 기술이다. 인간의 삶의 방식을 지금보다 더 발전시켜 주는 기술이다. 한마디로 미래 인간의 문제·욕구·결핍을 해결해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가는 기술이다. 이것을 간파하는 자가 최종 승리자가 된다.
기술혁신을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시키고, 국가 차원의 부와 번영으로 전환하려면 비즈니스 혁신과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영국의 기업가 볼턴은 제임스 와트의 혁신적 기술을 부로 바꾼 사람이다. 백만장자였으며 통찰력 있는 기업가였던 볼턴은 과학과 기술을 활용해서 돈을 버는 방법을 연구했다. 즉 기술과 지식을 적용하여 제품의 품질을 개선하거나 신제품을 만들 수 있는 창의적 아이디어에 몰두한 비즈니스 혁신가였다. 늘이런 고민을 하던 볼턴의 눈에 제임스 와트가 띄었다. 매튜 볼턴은 가내수공업이나 작은 규모의 공장만 있던 시절인 1766년에 상품의 질도 높이면서 대량으로 생산이 가능한 새로운 공장을 발명했다. 볼턴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작은 공장 방식을 버리고 소호제작소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4~5개의 건물로 시작한 소호제작소는 시간이 갈수록 엄청난 공장단지로 발전했다. 1770년에는 단지 규모가 작은 마을 전체 크기와 맞먹었다. 공장단지 내에는 설계실, 주물작업장, 원자재창고, 조립공장, 재고창고, 전시홍보실 등 40개가 넘는 벽돌로 된 공장들이 밀집해 있었다. 유럽 최대의 공장이었고 현대식 공업단지의 시초였다. 과학을 산업에 응용하는데 탁월했던 볼턴의 소호제작소는 1800년대에는 600명이 넘는 직원이 분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최신 기술과 첨단 기계장치를 도입해서 최고의 금속 제품과 질 좋은 도자기들을 대량으로 생산했다. 볼턴의 소호제작소 덕분에 버밍엄은 영국 제조업의 중심이자 유럽 최초의 산업도시가 되었다.
비즈니스 혁신가였던 볼턴은 제임스 와트의 새로운 기술에도 큰 관심을 가졌다. 제임스 와트는 보일러의 증기력을 이용하여 뉴커먼의 대기압식 증기기관을 획기적으로 개량하고 싶었다. 제임스 와트는 기술 혁신가였다. 하지만 제정 후원자이며 동업자였던 제임스 로벅이 파산하자 연구를 지원할 새로운 후원자가 필요했다. 오랫동안 제임스 와트와 새로운 증기기관 연구에 관해 의견을 주고받았던 매튜 볼턴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볼턴은 제임스 와트의 신기술이 미래 운송수단의 핵심 동력기관이 되고, 산업 혁신을 몰고 올 것을 통찰했다. 소호제작소를 방문한 제임스 와트는 우수한 시설과 시스템에 감탄했다. 자신의 생각대로 필요한 기계를 정교하게 만들어줄 기술자들도 많았다. 볼턴에게는 자신이 만든 증기기관을 상업화하고 전국에 보급할 수 있는 자본과 네트워크도 있었다.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볼턴의 후언 제안을 받은 제임스 와트는 버밍엄으로 이사하여 상업용 증기기관 개발에 전념했다. 그리고 1776년 생산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꿀 볼턴과 와트의 첫 번째 증기기관이 소호제작소에 설치되었다.
이처럼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이나 영국의 산업혁명은 우연이 일어난 사건이 아니다. 관용정책에 기반을 둔 인재의 영입,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해주는 정부의 제도 개선, 그리고 기술혁신가와 비즈니스 혁신가의 협력 작품이었다.
미국을 대표하는 비즈니스 혁신가 중의 한 사람은 J.P. 모건이다. J.P. 모건은 에디슨의 전구와 전기의 발명이 가져올 미래혁명을 통찰했다. 모건은 보수적이었던 아버지와는 다르게 신기술의 불확실성속에서 미래의 위대한 가능성을 통찰했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었다. 모건과 에디슨은 맨해튼 남쪽에 세계 최초의 전기발전소를 세웠고, 발전소에서 가정과 공장으로 연결되는 거대한 구리 전력선을 땅에 매설했다. 그리고 뉴욕 전역에 전기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인류 역사에 전기 시대를 연 것은 기술 혁신가 에디슨과 비즈니스 혁신가 J.P. 모건의 공동 작품이었다.
AOL의 공동창업자였던 스티브 케이스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을 완전히 바꾼 기술이나 혁신적 아이디어는 처음에는 아주 작게 보인다. 단순히 흥미로운 사건이나 마술처럼만 보인다. 거의 모든 사람이 그 잠재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세상을 바꿀 추진력을 발휘하려면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힘을 얻는 순간부터는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변화를 일으킨다.
시장을 창조하라
다섯 번째는 ‘시장 창조 법칙’이다 시장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장은 창조의 대상이다. 위대한 번영을 이루려면 시장을 창조하는 기업, 국가가 되어야 한다.
앙트레프래너에 의해서 신기술과 신사업이 개발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창조되는 사이클과 그 과정에서 부가가치가 만들어지는 5단계를 정리한 것이다.
먼저 신기술과 신사업이 개발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창조되는 사이클에 대해 생각해보자.
‘신시장이 만들어지는 패턴’을 알아보자. 신기술 발명은 곧바로 시장 형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발견한 패턴은 전체 총 5단계로 구성되고, 일정한 시간을 주기로 사이클이 반복된다.
1단계는 신기술의 발명이다. 혹은 새로운 혁신이 시작되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이 갖고 있는 문제·욕구·결핍이 기존의 방식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관점과 사고, 접근방식으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한다. 신기술로 패러다임 전환이 시작되었다는 전망이 나오는 시기다. 철도산업을 이 패턴에 적용해보자. 18세기 말 유럽에 전쟁이 빈번해지면서 말 가격이 급등하자, 새로운 동력에 대한 욕구가 생겨났다. 1901년 영국에는 325만 필의 말이 일하는데 사용될 정도로 중요한 생산수단이자 재산이었다. 1705년 영국의 토머스 뉴커먼은 16세기부터 시도된 증기기관을 개량해 대기압식 상업용 증기기관을 발명하여 광산에서 석탄을 끌어올리는 데 사용했다. 신산업 형성 패턴의 1단계였다.
2단계는 보조기술 발명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먼저 발명된 신기술의 효율성 혁신, 신기술을 보조하는 기술 발명, 신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영역도 발명된다. 1769년 제임스 와트는 토머스 뉴커먼이 발명한 증기기관의 효율성을 3배 높인 발전된 증기기관을 발명했다. 신산업 형성 패턴의 2단계가 시작되었다. 말이나 소의 동력을 대체할 증기기관 기술은 혁신적이었지만, 시장을 만들고 사람들의 생활에 변화를 줄 만큼 성장학에는 아직 역부족이었다. 더 많은 보조기술과 신기술이 적용될 영역의 발명이 뒤따라야 했다. 1801년 영국 웨일즈에서 리차드 트레비식은 제임스 와트가 개선시킨 증기기관을 이용해 기관차를 최초로 만들었다. 1804년 트레비식이 만든 증기기관차가 화물칸에 철을 싣고 주철레일을 달리는 시운전에 성공했지만 실용화는 하지 못했다. 트래비식의 증기기관은 철도를 달리지 못하고 광산에 옮겨져 고정식 배수장치로 사용되었다. 증기기관차의 혁신은 그 후로 10년 후부터 일어났다. 1814년 조지 스티븐슨은 마차용 선로 위에서 30톤의 화물을 실은 8량의 화차를 끌고 시속 6.5Km/h로 오르막길을 오르는 증기기관차를 발명했다. 말보다 빨랐다. 증기기관차가 드디어 마차를 이기는 순간이었다. 선로 설계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전보다 더 단단하고 직진성과 평탄성을 갖춘 현대식 철로를 개발했다. 증기기관차를 시장으로 이끌어내는 가장 핵심적인 보조기술이 발명된 것이다.
3단계는 시장이 발명되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신기술이 적용되는 제품과 서비스에서도 혁신이 일어난다. 신기술이 중심이 되는 시장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혁명이 일어나고, 이를 구입하는 소비자의 소득도 증가해야 한다. 기업 영역에서 시장 발명은 신기술 활용 경영혁신 및 비즈니스 모델 혁신으로 이루어진다. 자동차왕 헨리 포드는 1908년 10월 T모델을 개발했다. 1913년에는 컨베이어 벨트 조립방식을 혁신했다. 컨베이어 벨트는 차대 제작에 드는 시간을 12시간에서 1시간 반으로 줄였다. 하지만 헨리 포드가 T모델을 성공시킨 결정적 요인은 다른 데 있었다. 바로 ‘시장의 발명’이었다. 포드는 생산성의 혁신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자 T모델 가격을 850달러에서 310달러까지 계속 낮추었다. 가격혁명이었다. 동시에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하루 임금을 2.34달러에서 5달러로 인상했다.
4단계는 시장 전성기 단계다. 신기술 적용된 제품과 서비스가 다양하게 출시된다. 소비자 구매력에 불을 붙이는 금융 혁신이 제품과 서비스에 연결되면서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드디어 신기술로 삶의 혁신도 시작된다. 기술의 삶의 변화에까지 침투한다. 1918년 미국에서는 13가정 중에 한 가정만 자동차를 기지고 있었다. 그러나 1919년 GM이 GMAC라는 전속 할부금융사를 설립하여 자동차 할부금융 서비스를 제공했다. 7년 후, 미국 자동차 구매자의 75%가 이 서비스를 이용했고, 1929년에는 미국 가정의 80%가 자동차를 소유하게 되었다. 시장 발명과 전성기를 위해 가격혁명, 금융혁명은 큰 역할을 한다. 20세기 초반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대중에게 보급되자 미국인의 삶의 방식도 변화되기 시작했다. 자동차는 인류 역사상 인간의 삶을 가장 많이 변화시킨 산업중의 하나다.
5단계는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과 서비스로 인한 새로운 문제, 욕구, 결핍이 발생하는 단계다. 시장은 성숙기에 들어간다. 새로운 문제, 욕구, 결핍으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고조하면서 시장이 쇠퇴기에 진입한다. 5단계 후반기가 되면 새로운 문제, 욕구, 결핍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신기술이 발명되거나 혁신이 일어나면서 1단계로 다시 진입한다. 그리고 2, 3, 4, 5계가 순환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패턴의 순환 주기가 빨라진다. 과거에는 기술혁명이 삶의 방식의 변화까지 이어지는 패턴 순환 주기는 천천히 점진적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일어났다. 지금은 빠르게 진행된다. 단일 세대 안에서도 여러 번 일어난다. 한 세대의 평균수명이 100~120세로 늘어나고, 기하급수적으로 정보가 증가하고, 언어 파괴, 경계 파괴로 지식 교류가 빨라지면서 새로운 사고방식, 문제해결 방식의 시도가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위 패턴의 1, 2단계에 1차 버블기가 형성된다. 신기술이 만들어낼 미래에 대한 장밋빛 기대가 만발하면서 주식시장에서 관련 주가가 폭등한다. 현대에는 신기술을 개발한 사람에게 투자가 몰리기도 한다. 하지만 신기술이 시장 전성기로 이어지기까지는 아직 멀다. 신기술만으로는 불편함이 많다. 이 사실을 깨닫기 시작하면 버블이 꺼진다. 1차 버블기를 주도했던 기술이나 기업이 파산한다. 이 단계에 진입한 주체나 관련 신기술이 70~80% 이상이 연기처럼 사라진다. 3~4단계는 2차 버블기가 만들어진다. 1차 버블기와 다른 점은 시장이 만들어지면서 형성되는 버블기다.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과 서비스의 관심이 높아진다. 중심이 되는 기업의 주가가 상승한다. 매출과 순이익도 증가한다. 산업 승자도 결정된다. 신산업 영역에 있는 기업들의 주가는 기존 산업 영역에 있는 기업들의 주가보다 높아진다. 특히 신산업 영역에서 1등 기업은 나머지 기업들의 주가보다 20~40배가 높은 주가를 보이기도 한다. 이것을 시장 버블기라 부른다. 5단계가 되면, 시장 버블이 터지면서 신산업이 쇠퇴기로 접어들기 시작한다. 투자자금은 새로운 투자처로 신기술을 찾아 떠난다.
시장 창조 사이클이 순환되는 과정에서 부가가치는 5단계에 걸쳐서 만들어진다. 부가가치는 경제 법칙에서 ‘희소성’을 가질 때만 소비자가 허락하는 영역이다. 부가가치에 대해서 소비자는 원가 절감으로 만들어지는 이익의 몇 배 혹은 몇십 배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것을 기꺼이 허락하기도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인정하고 값을 지불한다는 것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는 것이 아니라 ‘희소성’을 산다는 자부심을 사는 것이다. 소비자가 부가가치를 허락하는 데에는 5가지 단계가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선점’의 희소성을 인정받는 단계다. 먼저 만들면 희소성을 갖기 때문에 부르는 게 값이다. 미래 자동차를 예로 들어보자. 다양한 미래 자동차 중에서 가장 먼저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은 자율주행자동차다. 2016년 현재 자율주행자동차는 완벽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소비자가 완벽한 자율주행자동차를 구매하려면 2025년 무렵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의 자동차회사 테슬라는 자사가 만든 전기자동차에 자율주행 기능을 넣어 판매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테슬라의 자율주행자동차는 레벨 2~3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능을 부각시킴으로써 비즈니스측면에서는 가장 앞선 기술을 가진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에 비해서도 ‘선점’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당연히 선점 프리미엄이 테슬라의 주가에 반영되어 있다. 선점이 가져다주는 부가가치는 상품의 가격과 판매에도 반영이 되지만, 가장 크게 반영되는 것은 회사 브랜드 가치와 주식 가치다.
부가가치의 2번째 단계는 ‘기술혁신’이다. 선점의 효과, 선점이 주는 부가가치가 시장에서 확인되면 후발주자들의 시장 참여가 본격화된다. 경쟁자들이 생기면서 비슷한 제품들이 나오는 신산업의 초기 단계에서는 최고의 기술력이 ‘희소성’을 만들어낸다. 기술적 차별성이 통하는 시기다. 이 단계에 접어들면, 자율주행자동차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것만으로는 차별성을 얻을 수 없고, 따라서 부가가치도 얻을 수 없다.
이 단계에서는 본격적인 기술 경쟁이 벌어진다. R&D를 통해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최고의 기술을 사다가 기술적으로 앞선 상품을 만들어 팔아야만 시장의 승리자가 될 수 있다. 기술혁신이 뛰어난 기업만이 차별성과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 부가가치는 로열티를 받는 모델, 기술적 우위를 기반으로 시장을 확장하는 모델 등에 부여된다. 그리고 회사의 미래 가치와 주식 가격에 대해서는 제품과 서비스의 매출과 수익률에 근거한 회사의 미래 가치를 반영하는 부가가치가 형성된다.
이 단계에서는 해당 산업에서 최고의 기술기업이라는 브랜드 가치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기술이 상향평준화되면 소비자는 더 이상 기술 우위의 제품과 서비스에 부가가치를 주지 않는다. 이제 부가가치를 유지하려면 세 번째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세 번째 단계는 ‘판타지 혁신’이다. 기술력이 평준화되는 단계에 이르면, ‘스토리’가 희소성을 만들어낸다. 기술 우위로는 더 이상 소비자에게 제품의 차별성과 우월성을 호소하지 못하는 단계에서는 소비자에게 환상적인 스토리를 제공함으로써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평범한 상품이라도 소비자의 마음을 매혹하는 환상적인 판타지 스토리를 제공하는 회사가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환상을 주는 가장 쉬운 방법은 환상을 갖고 있는 대중 스타를 광고에 사용하는 것이다. 판타지 혁신의 핵심은 소비자가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게 되면 자신이 원하는 것(성공, 사랑, 행복, 엣지 등의 신화적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파는 것이다.
네 번째 단계는 ‘원가 혁신’이다. 사실 앞의 3단계까지 지나면 큰 부가가치는 만들기 힘들다. 3단계까지 거치면서 프리미엄 제품군도 성장의 한계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원가 혁신을 통해 숨은 부가가치를 찾아내야만 한다. 네 번째 단계에 이르면 원가 혁신과 동시에 기술 혁신과 판타지 혁신을 유지하면서 시너지를 내야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단계에 이르면 저렴한 노동력으로 무섭게 추격해 오는 후발주자의 공세를 견디기 힘들다. 결국 부가가치의 마지막 단계로 넘어가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저렴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무섭게 추격하는 후발주자의 공세에 무너지고 만다.
부가가치 형성의 마지막 단계는 ‘프리미엄 세일’이다. 이미 성장의 한계에 도달한 시장에서 얼마나 빨리 탈출할지가 마지막 남은 의사결정이다. 프리미엄 세일이란, 말 그대로 시장이 성장의 한계에 직면하여 곧 쇠퇴기에 접어드는 제품과 서비스를 후발주자에게 고가의 프리미엄을 받고 매각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도 ‘누가 빨리 그 산업을 파느냐’에 따라서 가격이 결정된다. 늦게 팔수록 가격이 낮아진다. 너무 늦게 팔면 파는 쪽에서 돈을 더 얹어주고 팔아야 하는 최악의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신용창조에 의한 돈의 흐름을 통찰하라

 
부의 법칙의 마지막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동하는 돈의 흐름을 통찰하는 것이다. 돈의 흐름은 투자의 시기, 판매의 시기, 철수의 시기 등을 판단하는 중요한 포인트다. 번영은 기술의 발전에도 영향을 받지만, 돈의 흐름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결국 제품과 서비스를 사는 소비자의 지갑은 돈의 흐름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돈의 흐름을 통찰하기 위해서는 2가지를 알아야 한다. 첫째, 돈이 만들어지고 불어나고 움직이는 것을 좌우하는 신용창조에 의한 경제성장 시스템이다. 다른 하나는 이렇게 만들어진 돈이 전 세계 시장을 순환하는 법칙인 기축통화의 순환이 만들어내는 세계경제의 7단계 변화 패턴이다. 후자는 앞에서 설명을 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신용창조에 의한 경제성장 시스템’을 알아보자. 먼저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자.
각국의 중앙은행은 경제 조정자 역할을 한다. 경제의 근간은 노동, 재화의 생산과 거래 등에 있지만 경제권력의 핵심은 돈에 있고, 중앙은행은 이런 막강한 권력인 돈의 최초 발생지이자 최후의 대부자 역할을 한다. 그래서 사상 최초의 거시경제 이론도 “화폐수량설‘이다. 화폐금융 정책은 금융시장 내에서 단기금리, 장기금리 및 은행글리에 순차적으로 영향을 준다. 금리의 변화는 기업의 투자, 개인의 소비에 영향을 준다. 중앙은행이 화폐의 공급을 축소하면 은행 예금이 감소한다. 은행은 예금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이나 개인들의 신용대출을 줄인다. 은행의 대출 상환 압력은 개인과 기업에 영향을 주어서 실물경제를 침체시킨다. 이처럼 중앙은행의 화폐 공급 확대나 축소가 기업과 개인의 금융시장과 실물시장의 호황과 불황을 좌우하는 것을 ’신용창조에 의한 경제성장 시스템‘이라고 한다.
고대에는 물품을 교환하기 위해 가축을 비롯해서 소금, 조개껍데기, 말린 대구, 담배, 설탕, 생가죽, 못 등을 화폐로 사용했다. 스파르타인은 철을 사용했고, 고대 로마인은 구리, 은, 금을 화폐로 사용했다. 하지만 가축이나 철, 구리, 금, 은 등의 금속을 화폐로 사용하는 데는 2가지 큰 문제가 있었다. 무게나 순도를 측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오차가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는 화폐의 신뢰를 보장하는 공인 표시를 하거나, 금속의 양과 균일한 품질을 확증하기 위해 조폐국을 세웠다.
하지만 가끔 탐욕에 물든 사람들은 통화 신뢰도를 흔드는 화폐사기를 치기도 했다. 로마가 사용한 돈은 공화국 말기에 본래 가치보다 1/24의 가치로 줄었고, 프랑스도 정부가 앞장서서 파운드와 페니의 적정량을 1/66로 줄여 부채를 갚는 사기행각을 저질렀다. 아담 스미스도 <국부론>에서 화폐사기를 염려할 정도였다. 그러나 화폐에 사용되는 특수 금속에 불순물을 넣어 순도를 낮추는 화폐사기는 쉽게 들통났다.
화폐 사기꾼들은 좀 더 교묘한 방법이 필요했다. 예를 들어 금속 대신에 쉽게 위조할 수 있는 나무막대나 종이 등을 재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화폐 자체로는 조작의 흔적을 찾기 힘들어서 더 교활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종이나 나무막대기라도 국가가 보증을 한다고강제적 선포를 하게 되면 국민들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국가가 보장을 하고, 이런 돈으로 세금을 낼 수 있다고 권리를 부여하면 나무막대기나 종이는 금이나 은보다 귀한 것이 된다. 이런 간단한 장치와 몇 마디의 엄포를 곁들이면 국가는 무제한으로 돈을 만들어낼 수 있다. B.C. 1100년경 영국의 헨리 1세는 4×4Cm 두께에 길이가 150Cm 정도 되는 나무막대를‘셈을 계산하는 나무막대기’라는 뜻의 ‘탤리스틱’이라 칭하고 화폐로 사용했다. 개암나무로 만든 탤리스틱은 영국 헨리 2세 통치 시절인 1154~1189년에는 부채를 기록하는 데도 사용했다. 막대기에 눈금을 새겨 부채 금액을 표시한 후, 반으로 갈라 한 쪽씩 보관을 했다. 국가가 인정한 보증 방식이기에 국민들은 탤리스틱으로 세금도 낼 수 있었다. 채권자가 가진 막대기 반쪽을 ‘stock'이라고 불렀고, 채무자가 가진 막대기 반쪽을 ’stub'이라고 불렀다. 이런 유래에서 ‘stock holder'라는 말과 'tisket stub'라는 말이 나왔다. 헨리 왕의 재무 담당관들은 세금으로 걷은 막대기를 곡식이나 돈으로 교환하기 전에 할인해서 미리 팔기도 했다. 미래에 받을 곡식이나 돈을 미리 당겨서 쓰는 방식이다 오늘날은 국채가 이를 대신할 뿐이다. 이것이 최초의 현대식 ’국가 부채‘의 출현이다.
물론 국가가 아무런 원칙 없이 나무막대기 돈을 발행하고 할인해서 팔지는 않았다. 세금으로 거둬들인 나무막대기로 금을 보관하는 골드스미스를 찾아갔다. 이들에게 탤리스틱을 금과 교환해서 시장에 유통을 했다. 골드스미스는 탤리스틱에 적힌 세금 액수보다 약간 덜 주었다. 즉 할인된 금액으로 금을 교환해주었다. 탤리스틱을 금으로 바꾼 정부는 시중에서 왕실에서 사용하는 재화와 서비스로 교환하거나 관료와 군인에게 밀린 급여를 주었다. 골드스미스는 할인해준 만큼 이익을 얻었다. 이것이 ‘이자’다. 정부뿐만 아니라 부자들도 골드스미스에게 금을 맡기고 종이로 된 ‘지급요구수표’를 받았다. 지급요구수표 역시시장에서 금화같이 돈처럼 사용되었다. 종이돈의 출현이었다. 종이돈은 무거운 금화보다 편리했다. 골드스미스의 금고에는 금화로 가득 찼다. 시중에는 거래하기 편한 나무막대기나 종이돈이 대량으로 돌아다녔다. 이런 이유로 폴크루그먼은 현대적 은행의 시초를 골드스미스로 삼는다.
똑똑한 금 세공업자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닫는다. 매일 소수의 사람이 자기에게 맡겨놓은 금과 탤리스틱이나 종이로 된 지급요구수표를 바꾸어 간다는 사실이다. 모든 사람이 한꺼번에 찾아와 바꿔가지 않는다는 점을 간파했다. 즉 자기의 금고에 금을 다 보관해둘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 섰다. 지급요구수표를 교환해줄 수 있을 만큼의 금만 보관해놓으면 된다. 나머지 금은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자신에게 금을 맡긴 부자나 정부에게는 자신이 받은 이자보다 적은 금액으로 저축이자를 주면 된다. 둘 간의 차이에서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생긴다. 여대마진의 출현이었고 계속해서 돈을 빌려주는 시스템의 출현이다. 이것은 아주 혁신적인 사업 방식이었다. 이것이 ‘부분지급준비금 보유 은행제도’의 시초다.
영국 왕실은 더욱 많은 탤리스틱을 발행하고, 이웃 주민들이 더욱 많은 금화를 빌려 가면 갈수록 골드스미스의 수익도 늘어났다. 이런 방식이 계속해서 순환되면서 시장에는 재화와 서비스의 총량을 넘어서서 엄청난 화폐가 풀려나갔다. 하지만 눈치 빠르고 계산이 빠르고 계산이 빠른 사람들은 저녁에 몰래 골드스미스를 찾아와서 금화로 교환해달라고 요청했다. 소문이 급격하게 퍼지자, 다음 날 아침 골드스미스의 문앞에 가치가 폭락한 탤리스틱과 지급요구수표를 들고 예금주 들이 몰려들었다. 이것이 뱅크런, 즉 대량인출 사태였다. 영국왕 찰스 1세는 파산을 선언했고, 모든 책임을 골드스미스들에게 뒤집어씌웠다.
이런 방식의 문제를 해결한 사람이 있었다. 존 로다. 존 로는 뱅크런이 일어나지 않는 방법으로 불환지폐를 고안했다. 불환지폐는 금으로 바꿔주지 않아도 되는 화폐다. 금융가의 자제로 태어난 존 로는 젊은 시절 유랑생활을 하면서 도박에 빠졌다. 영국의 시스템과 네덜란드의 길더화를 분석하여 불환지폐를 고안했다. 프랑스의 루이 15세를 섭정하고 있던 오를레앙 공작은 천재 경재학자를 불러 1716년에 로열뱅크라는 정부가 주도하는 최조의 중앙은행을 만들었다. 존 로는 로열뱅크를 통해 세금의 10배에 달하는 돈을 유통해서 왕실의 재정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이른바 10%의 ‘지급준비금’제도였다. 로열뱅크는 그렇게 풀린 국채를 매입해서 다시 10배의 국채담보은행권을 시장에 풀어 신용창조를 반복했다.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리자 제품의 가격이 오르고, 유통과 판매가 활발해졌다. 돈을 버는 부자도 늘어났다. 하지만, 돈이 제품과 서비스의 총량을 넘어서 버블 수준에 이르면 문제가 발생한다.1720년 콩트라는 귀족이 수레에 돈을 가득 싣고 와서 금속화폐로 교환해달라고 하면서 뱅크런이 시작되었다.
존 로는 더 많은 돈을 찍어 모면하려 했지만 순식간에 68% 넘게 화폐 가치가 폭락했다. 존 로는 화폐 가치를 액면가의 90%로 낮추는 통화 가치절하를 단행하고 금화는 100리브, 은화는 10리브만 교환할 수 있다 강제조치도 취했다. 사실상 마지막 카드였다. 돈의 가치가 폭락하자 가치가 높은 제품과 서비스의 판매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버블이 잔뜩 낀 제품은 팔리지 않았다. 시장이 마비되었다. 기업이 파산했다. 종이돈을 버리고 금과 은을 선호했다. 일부 사람은 엄청난 양의 금과 은을 외국으로 빼돌렸다. 설상가상으로 미시시피 강에 황금이 매장되어 있다는 존 로의 말도 사기로 밝혀지면서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미시시피 거품 붕괴 사건’이었다. 존 로는 벨기에로 도망을 치고 세기의 실험은 실패로 막을 내렸다. 그 이후 프랑스는 다시 금속화폐 기반체제로 다시 돌아갔다.
역사에서 보듯이, 돈이 시장에 풀리면 시장에서 재화와 서비스 구매가 올라간다. 하지만 신용창조가 한계를 넘어서면 시장에서 재화와 서비스 가격이 폭락하면서 대침체기에 들어선다. 그리고 다시 신용 창조를 늘리면 시장은 다시 활기를 띤다.
자본주의 사회는 신용창조 시스템을 핵심 도구로 사용해서 경제 성장을 추구한다. 역사에서 보듯이, 신용창조 시스템을 만들게 된 근본적인 취지는 시장에 있는 재화와 서비스와 ‘똑같은’ 분량의 화폐만 가지고 ‘물물교환을 하는 수준’으로는 필요한 행동을 향한 인간의 ‘탐욕’을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탐욕을 채우려는 마음에서 ‘미래’에 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돈을 ‘미리’ 찍어낸다. 그리고 미리 당겨 쓰는 돈의 출처인 ‘미래’를 무한정으로 길게 잡는다. 하지만 미래에서 끌어올 수 있는 돈은 한계가 있는 반면에 탐욕은 끝이 없다. 그래서 이런 시스템을 무한히 반복해서 작동시키면 3가지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다.
첫째, 미래의 돈을 미리 당겨 쓰면서 발생하는 ‘부채 증가’
둘째, 미래의 돈을 미리 당겨 쓰는 과정에서 미래를 무한정으로 늘리려는 탐욕이 만들어내는 ‘화폐 가치 하락’
셋째, 위의 2가지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금융위기 재발’이다.
번영의 전쟁은 이런 부작용을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신용창조에 의한 경제성장 시스템 위에서 일어난다. 기업이 번영의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신용창조로 벌어지는 시장의 호황과 불황, 버블과 침체 등을 통찰하고 시장에 진입하고 탈출하는 시점을 통찰해야 한다.
미국이 20세기 세계 최고의 경제 강대국이 된 것은 이런 부의 법칙들이 잘 작동했기 때문이라 평가한다. 예를 들어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관용정책은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다.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이민자였던 알렉산더 해밀턴이 미국 초대 재무부장관이 되고 건국의 아버지들 반열에 오르고 미국 지폐에 얼굴이 실릴 정도로 존경받는 사람이 되는 곳이 미국이다. 더 나아가 미국은 본래 이민자들이 만든 나라다. 관용, 자유, 도전, 유럽과 다른 제도, 기업가정신, 기술혁신, 비즈니스 혁신은 해가지지 않는 나라 영국을 넘어서 역사상 드믄 초강대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외에도 기술 혁신가와 비즈니스 혁신가를 키우려면 다양한 생각과 혁신적 사고를 권장하는 교육환경, 변화하는 정보와 지식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배우게 하는 평생교육 시스템, 인문사회학자와 기술자와 과학자와 사업가들이 자유롭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개방된 문화, 기초연구에 대한 장기적 투자, 혁신에 정당한 대가를 보장하는 제도와 시스템, 혁신적 아이디어 잠재력을 이해하고 지원하는 창의적 금융시스템이 잘 작동된 덕택이다. 즉 한 개인, 기업, 국가의 번영은 시간이 되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결과물이 아니다. 철저한 계획, 전략, 노력의 산물이다.
미래의 시장을 읽는 법
번영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한 통찰력을 추가로 소개한다. 지금까지 설명한 부의 법칙을 종합해서 이해하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중요한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산업 진입시기
투자 시기
변화의 시기를 예측할 때 번영의 순환 사이클, 거대한 판의 움직임, 신용창조에 의한 경제성장 시스템이라는 3가지를 통합해서 사용한다. 이 3가지 관점은 돈의 흐름, 구조의 변화, 번영의 시기의 거대한 변화의 방향과 속도를 간파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앙트레프래너에 의한 신산업 형성 사이클과 기축통화의 국제 자본 순환 구조에 따르는 세계경제 변화 사이클을 가지고는 투자 시기를 예측한다. 시장의 형성과 전 세계 시장에서 호황과 불황의 흐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부가가치 변화→ 앙트레프레너에 의한 신산업 형성→ 달러의 국제자본 순환 구조에 따른 세계경제 변화→ 신용창조에 의한 경제성장, 거대한 판의 움직임→ 번영의 순환
부가가치 변화에서 앙트레프레너에 의한 신산업 형성까지 산업 진입시기 예측
앙트레프레너에 의한 신산업 형성 에서 달러의 국제 자본 순환 구조에 따른 세계경제 변화까지 투자시기 예측
신용창조에 의한 경제성장에서 번영의 순환까지 변화시기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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