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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관련/부의 미래

‘부의 미래’로 본 한국

천아1234 2021. 6. 17. 15:04

사이버 혈연ㆍ프로슈머 … 한국은 ‘신 유목민시대’

디지털 아줌마 등 사이버 공간 장악이 부를 창출…

이민ㆍ유학ㆍ이직 급증으로 이동 활발

변화 속도에 뒤진 학교ㆍ정당ㆍ노조의 경쟁력은 세계 최저… 실력 없는 교수는 퇴출



LG전자가 1년 전 출시해 지금까지 700만대 가량의 판매 기록을 세운 초콜릿폰은 ‘똑똑한 소비자’가 참여해 만들어낸 대박 제품이다. LG전자는 상품 기획 단계에서 대학생 등 소비자로 구성된 ‘싸이언 프로슈머(prosumer)’ 그룹을 구성, 8000여건에 이르는 아이디어를 제공받았다. 복잡한 기능을 없애고 검은색 막대기처럼 깔끔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이 휴대폰은 프로슈머 마케팅의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소비와 생산의 영역이 합해지는 프로슈머의 세상은 한국에서도 이젠 낯선 게 아니다. 프로슈머란 생산자인 프로듀서(producer)와 소비자인 컨슈머(consumer)를 합한 신조어로, 앨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에서 처음 제시한 컨셉트다. 토플러는 최근 저서 ‘부의 미래’에서도 스스로 생산해서 스스로 소비하는 프로슈머의 등장을 ‘부의 혁명’의 중요한 현상으로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프로슈머 경제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백만장자가 수두룩하게 나타날 것이며, 프로슈머는 앞으로 다가올 경제의 이름 없는 영웅”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에는 생산영역을 넘보는 똑똑한 소비자가 넘쳐난다. 한국은 이제 국민 대다수가 인터넷에 접속하는 ‘접속사회’로 진입했다. 지난 11월 기준 만 10~65세 인구의 67.4%인 2473만명이 인터넷 사용인구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코리안클릭과 RI코리아 설문조사 결과) 1999년 오픈한 싸이월드의 회원은 국민 4명 중 1명꼴이다. 전통적인 가족관계가 허물어지고 가상공간에 접속해 ‘사이버 혈연관계’를 맺는 거대한 네트워크 공동체가 지배하는 사회가 돼 버렸다.

프랑스 사회학자 마페졸리의 지적처럼, 생활공간이 ‘관계론적 개념’으로 재편되면서 가족ㆍ친척과 같은 고착적 특성과는 무관한 일ㆍ취향ㆍ사건 등을 중심으로 뭉쳤다 흩어지는 ‘새로운 부족(部族)의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런 네트워크 공동체에서는 나에게 맞는 것, 새로운 것, 싼 것, 편한 것을 찾아다니며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똑똑한 소비자가 생산자를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다. 이들이 생산의 영역을 침범해 프로슈머의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디지털 아줌마’의 힘은 프로슈머의 전형을 보여준다. ‘디지털 아줌마’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왕래하며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소비ㆍ생산ㆍ확산시키는 기혼 여성을 뜻하는 개념이다. 한국 소비자 중 가장 힘센 사람이 이들 디지털 아줌마이고, 여성의 경제ㆍ사회 활동 증가와 함께 이들의 힘은 폭발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지난 1년간 한국 전업주부의 인터넷 사용비율은 37.3%에서 49.4%로 증가해 가장 증가 속도가 빠른 집단으로 떠올랐다. 현재 국내에 개설된 2000만개의 블로그 중 아줌마 블로그가 10%인 200만개 정도이다.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이들 ‘디지털 아줌마’는 네트워킹 마케팅 등을 통해 소비자에서 판매자ㆍ생산자로 변신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정보화 사회로 진입한 한국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맞춤정보와 결합한 네트워킹의 위력은 ‘혁명적인 부’를 실제로 구현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30억원을 벌어 부자의 반열에 올라선 생명보험 설계사 오준자(56)씨의 경우 의사ㆍ변호사ㆍ회계사 등 전문직 자영업자 고객 1500명을 확보하고 있다.

1996년 보험설계사를 시작한 이후 2005년까지 850억원의 계약고를 올렸다. 3년 전부터 연봉 10억원을 받는 오씨는 고객에게 수시로 이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하고 직접 만나 다양한 투자정보를 준다. 단순한 보험 소개가 아니라 개인별로 성향을 파악해 부동산ㆍ주식ㆍ펀드 등 맞춤형 재테크 컨설팅을 하는 식이다. 자신도 주말이면 최고의 재테크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강연을 듣는다.

오씨의 예는 우리 사회 ‘부의 미래’는 맞춤생산과 맞춤소비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말해준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회는 끝나가고 있다. 예컨대 여행의 경우 이제까지는 여행사가 여행 프로그램을 짜서 관광객을 모집했지만 앞으로는 동호인이 모여 자신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짜서 여행사를 구할 것이다. 서울 강남 사교육시장에서는 학습자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하는 일대일 학습 매니저가 이미 뜨고 있다. 창조적ㆍ개성적인 인재를 원하는 정보혁명시대에 ‘판박이’ 공교육은 그 바닥을 급속히 드러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맞춤생산ㆍ맞춤소비를 집약하는 키워드는 이른바 ‘DIY(Do It Yourself)’다. ‘필요한 것을 스스로 만들어 쓰는’ DIY라는 화두는 앞으로 한국의 경제ㆍ사회 생활의 전 측면을 지배할 것이다.

한국의 미래 사회와 경제를 전망할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네트워크화된 디지털 개인’의 대두다. 한국인은 이미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시ㆍ공간을 뛰어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사용률을 보이는 인터넷과 휴대폰을 비롯해 자신의 몸의 일부가 되다시피한 온갖 디지털 전자장비와 함께 한국인은 24시간 내내 전 지구적 네트워크에 ‘꽂혀(plugged in)’ 산다. 광속으로 움직이는 실시간 데이터를 접하며 물리적ㆍ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다. 지구촌 어디에서든, 가상공간 어디에서든 원하는 것을 찾고 얻으려는 노력을 한다.

이러한 신(新)한국인의 대두는 한국에 ‘신유목사회(neo-nomad society)’를 몰고 올 전망이다. ‘디지털 유목민(digital nomad)’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는 “한국은 신유목주의의 실험실”이라고 찬탄한 바 있다.

사이버공간을 개척하면서 열린 새로운 부의 지평은 이미 한국인에게 익숙한 것이다. 토플러는 “부가 창출되는 장소, 장소를 선택하는 기준, 장소들을 함께 연결시키는 방식이 변하고 있다”며 “부는 공간의 재창조를 통해서 급속히 증가할 것이며, 이것이 부의 재편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우리는 네이버ㆍ다음ㆍ싸이월드와 같은 기업이 어떻게 부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는가를 목격하고 있다. 닷컴 열풍의 종언과 함께 더 이상 그런 신화는 등장하지 않을 것으로 예단한 적도 있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교육 분야에서 약진하는 메가스터디 같은 기업의 사례는 얼마든지 공간의 재창조를 통해서 부의 생성이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00년 대치동 학원 강사들이 모여 자본금 3억원으로 출발한 메가스터디는 매출액 700억원(2006년), 주가 10만원(액면가 500원 기준)을 돌파하며 한국의 사교육시장을 뒤흔들어놓았다. 입시, 영어, 성인 교육 등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영역과 주체들이 메가스터디의 뒤를 이어 온라인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는’ 유비쿼터스 환경은 공간의 재창조가 가져올 수 있는 기회를 확장하며 대단히 역동적인 모멘텀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공간에서 유목을 체험한 한국인은 오프라인 공간도 끊임없이 개척ㆍ확장하고 있다. 2006년 사상 최대의 수주액을 올린 해외건설(160억달러)에서 보듯 한국 기업은 계속 밖으로 나가며 살 길을 찾을 것이다. 이젠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나가는 중견ㆍ중소기업도 많아졌다. ‘미샤’ 등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로 알려진 에이블씨엔씨(ABLEC&C)의 경우 대만ㆍ홍콩ㆍ멕시코 등 세계 9개국에 28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2006년 최고의 재테크상품 가운데 하나는 해외 펀드이며, 2007년 한 해 동안도 아시아를 비롯한 성장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펀드가 가장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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