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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아1234 2020. 12. 20. 17:56

지구환경과 생태계에 대한 메세지

앨 고어 (Al Gore)

 미국 전 부통령. 상·하원의원 역임.

 “문명의 체계가 과거보다 더욱 정교하게 발전되고 놀랍도록 복잡하게 되면서 인간은 대지에 뿌리박은 생명의 근원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져가고 있는 것 같다. 어느 의미에선 문명 그 자체도 자연에서 출발했다. 문명이란 우리가 자연을 모방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오만하게도 제멋대로 디자인하고, 끊임없이 가공하고, 컨트롤하고, 제품화한 하나의 결과이다. 그리고 그 대가는 너무나 크다고 생각한다. 문명을 발전시켜 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얼마 남지 않았던 자연과의 연대감(連帶感)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 지금 우리는 위기를 느끼고 있다. 눈앞의 세계와 미래의 연계를 잃고 불안에 떨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낡은 사고방식에 얽매여 있어, 우리는 딜레마를 뿌리칠 용기도 없이 꼼짝 못하고 있는 것이다.”(『위기의 지구』, 11쪽, 12쪽)

 칼 세이건 (Carl Edward Sagan)

 [1934∼1996] 코넬대학 우주천문과학 교수. 행성연구소 소장.

 “인간과 다른 모든 종들이 의존하고 있는 지구환경은 급격한 변화라는 위험에 처해 있다. 현대의 기술력은 엄청나게 증대되고 있으나 지구의 대기는 언제 파괴될지 모르는 위험에 처해 있고, 또한 국가 차원의 계획은 통찰력이 결여되어 있다. 이 모두가 급격한 변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지구환경」, 『21세기 예측』, 164쪽 게재)

 존 레슬리 (John Leslie)

 영국 겔프대학 철학교수.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전멸한다 해도, 그것이 대단한 비극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곧 다른 생물이 진화하여 은하계 전체로 퍼져갈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견해는 이상적인 조건을 갖춘 행성에서조차 지능을 가진 생명이 얼마나 자주 진화할 수 있느냐에 대해 우리가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만약 지구에서 생물들이 전멸한다면, 은하계뿐만 아니라 전 우주에서 생물이 영원히 사라질지 모른다.”(『충격대예측 세계의 종말』, 25쪽)

경제공황에 대한 경고

라비 바트라 (Ravi Batra)

 [1943∼ ] 경제학 교수. 국제 무역 이론의 전문가.

 “세계 경제는 대공황에 접어들게 된다. 대공황과 어쩌면 그와 더불어 일어나는 전쟁으로 인한 유혈사태가 발생하는 가운데, 자본주의는 붕괴할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붕괴는 결코 세계의 붕괴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본주의의 붕괴 이후 세계는, 지금보다 훨씬 월등한 사회시스템을 만들어낼 것이고, 그 결과, 세계는 황금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 그러니까 싫든 좋든 우리들은 역사적으로 대단한 시대에 태어나, 엄청난 변혁기의 목격자가 되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세계대공황』, 59쪽, 60쪽)

 제임스 데일 데이비드슨 (James Dale Davidson)

 美 국가납세자연합 창시자이자 회장. 볼티모어 소재 전략자문기구 의장. 미국 유수 잡지 자유기고가.

 “마치 지나치게 오래 지속되는 두통이 폐렴으로 변하는 것처럼, 정치적 불안정을 수반하는 지속적인 불경기는 불경기 이상으로 나쁜 것, 궁핍상태로 변할 수 있다. … 다가오는 불경기는 주요 공업국가들, 특히 미국에 18세기 이래 그 어떤 불경기보다도 더 쓰라린 결과를 안겨다 줄 것으로 보인다. … 또한 누적된 부채, 또 하나의 제국의 몰락, 오랫동안 발전을 누리던 경제가 차츰 사그라져 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징조가 눈에 보인다.”(『대변혁』, 466, 467쪽, 642쪽)

 

  기 소르망 (Guy Sorman)

 [1944∼ ] 세계적인 칼럼니스트. 프랑스 총리실 정책 수뇌부 격인 전망위원회 위원장 역임.

 “모든 이가 자본주의를 수용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 까닭은 자본주의가 많은 결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신화창조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자본주의를 위해 목숨 바치지는 않을 것이다. … 자본주의를 가장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것은 경제와 관련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바로 ‘도덕적 불만’과 ‘자본주의에 대한 몰이해’인 것이다.”(『자본주의 종말과 새 세기』, 604쪽, 615쪽)

인류 문명과 문화에 대한 메세지 모음

문명과 문화 일반

 

 이매뉴얼 월러스틴 (Immanuel Wallerstein)

 빙엄튼대학 사회학과 수훈교수. 경제, 역사적 체계, 문명연구를 위한 페르낭 브도델 센터 소장.

 “우리는 200년 동안 잘못된 길을 헤매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잘못 이끌었지만, 무엇보다 우리 자신을 잘못 이끌었다. … 오만하게도 우리는 신의 계시를 받아 이를 이해했다고, 신들의 의도를 알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우리는 인간 이성이라는 너무나 오류에 빠지기 쉬운 수단을 이용해 영원한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더욱 오만해졌다.”(『우리가 아는 세계의 종언』, 219쪽, 357쪽)

 

 다니엘 벨 (Daniel Bell)

 [1919∼ ] 미국 최고 지성인. 세계적인 저술가, 저널리스트, 사회학자.

 “지금 우리는 청산해야 할 지점에 와 있다고 나는 믿는다. 모더니즘의 쇠잔, 공산주의 생활의 메마름, 고삐 풀린 자아와 단조로운 정치전선의 권태로움, 이 모든 것이 길었던 한 시기의 종말이 임박하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 우리는 지금 제한(limits)을 기본으로 하는 새로운 어휘들을 찾고 있다. 성장의 제한, 파괴의 제한, 군비의 제한, 고문의 제한, 자만의 제한 등등 이루 헤아릴 수나 있을까? 만약 헤아릴 수 있다면 그것 역시 우리 시대와 관련되는 불길한 징조의 하나가 될 것이다.”(『정보화 사회와 문화의 미래』, 328쪽)

 폴 케네디 (Paul Kennedy, 역사학자)

 [1945∼ ] 예일대학 역사학 교수.

 “냉전이 사라져가는 지금 분명한 것은 인류가 ‘새로운 세계질서’와 함께 지구가 찢겨진 채 곤혹스런 상황에 처해 있으며 이 지구의 문제에는 정치인과 일반대중이 함께 진지한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변화의 힘은 그 속도와 복잡성이 무섭고 엄청난 것이다. … 이 같은 도전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인류를 기다리고 있을 시련과 재난에 대해 그들이 원망해야 할 것은 오직 그들 자신뿐일 것이다.”(『21세기 준비』, 441쪽)

 

 새뮤얼 P. 헌팅턴 (Samuel P. Huntington)

 하버드대학 국제문제센터 존 M. 올린 전략연구소소장 및 행정학 교수.

 “모든 문명의 역사에서 적어도 한 번은, 그리고 대개는 여러 번 역사의 막을 내린다. 문명의 보편 국가가 등장하면 그 문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토인비가 말한 대로 영속성의 망상에 눈이 멀어 자기네 문명이 인류사회의 최종 형태라는 명제를 신봉하게 된다. … 주요 문명의 강대국들이 대거 개입하는 세계대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그런 전쟁은 상이한 문명에 속한 집단들 사이의 단층선 전쟁, 그 중에서도 특히 이슬람권과 비이슬람권의 분쟁에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문명의 충돌』, 413, 429쪽)

 

  조르주 V. 바실리우 (George V. Vassiliou)

 전 사이프러스공화국 대통령(1988∼1993). MEMRB 인터내셔널 의장.

 “대다수 사람들은 마침내 인류가 미래를 정복했다고 생각했으며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역사의 종언’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주의는 아주 짧은 동안에만 가능했다. 전쟁, 종족 분규, 인권의 침해, 경기후퇴 등과 같은 상황 전개는 이러한 낙관적 분위기를 산산이 부숴 놓았다. … 놀라울 정도로 짧은 기간 동안 인간은 ‘역사의 종언’에서 ‘문명의 충돌’이라는 전망으로 모습을 바꾸었다.”

 

 마르크스 (Marx, Karl Heinrich)

 [1818∼1883] 독일의 공산주의자. 혁명가. 경제학자.

 “폭력이 아니라 낡은 사회에 내재하는 모순이 그 사회의 종말을 불러일으킨다.”

 오스발트 슈펭글러 (Oswalt Spengler)

 [1880.∼1936] 독일의 사상가. 문학철학자. 작가

 “그 몰락 가운데 윤곽이 가장 명확한 것은 우리보다 앞선 ‘그리스·로마의 몰락’이다. 그러나 경과와 수명에서 완전히 이것과 그 궤도를 같이하는 사건이 다음 1천년의 최초의 몇 세기를 점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 자신의 몰락이고, ‘서구의 몰락’이며, 그 최초의 징후는 오늘날 이미 명백히 우리 속에서, 또 그 주위에서 인식된다. … 우리는 그리스·로마의 순간의 비극과, 서양의 전 생애 발전의 비극을 눈앞에 갖고 있다.”(『서구의 몰락』, 195쪽, 228쪽)

 

아널드 J. 토인비 (Arnold Joseph Toynbee)

 [1889∼1975] 영국의 역사가. 신학자. 문명평론가.

 “인류가 탄생한 이래 일찍이 없었던 위기적 상황인 지금, 젊은 세대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미래를 살다』, 서문 중에서) 

 “인간의 역사는 신의 나라가 실현되는 과정이다. … 문명은 소수 엘리트들의 지도에 따라 등장하며, 그들의 창조적 지도력이 다했을 때 쇠퇴한다.”(『역사의 연구』, 본문 중에서)

 

  로런스 섬 (Lawrence Suhm)

 위스칸신대학 사회학 교수.

 “오늘날의 우리는 마치 인간의 선조들이 수생 동물에서 육생 동물로 진화할 때처럼 상처받기 쉬운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 … 적응할 수 있는 사람들은 살아 남겠지만, 적응할 수 없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낮은 발전 단계에서 살아 남거나 뭍으로 밀려나 말라죽고 말 것이다.”(『미래의 충격』269쪽 게재)

  

  한나 아렌트 (Hannah Arendt)

 [1906∼1975] 독일의 사회철학자. 제2의 로자 룩셈부르크.

 “진보는 우리 시대의 미신박람회에 제출된 보다 심각하고 복잡한 품목이다. … 과학의 진보는 인류의 진보와 일치하지 않게 되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인류의 종말을 초래할 수도 있다.”

  

  마이클 블라오스 (Michael Vlahos)

 미 해군 및 공화당 자문위원.

 “현대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이미 기능을 멈추었으며 사람들은 더 이상 현대를 믿지 않는다. 그것은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방식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경제혁명으로 형성되고 있는 새로운 세계는 신념을 가져다주는 새로운 사상을 갈구하고 있고, 또한 길을 이끌어줄 새로운 엘리트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현재의 죽음」, 『21세기 예측』41쪽 게재)

  

제이콥 니들먼 (Jacob Needleman)

  샌프란시스코주립대학 철학과 교수.

 “가치의 위기는 오늘날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 중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모든 문제들의 근원이기도 하다. … 아마 과거 어느 시기에도 오늘날처럼 삶의 궁극적인 목적에 관해 왜(why)라는 의문을 갖고 도전을 맞이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 범죄의 증가, 마약, 빈익빈 부익부, 성병의 확산, 환경파괴, 인구폭발, 정부의 무능 등 현대 세계의 위기는 삶의 해석과 행위에 있어서 철학적·도덕적 지침의 전세계적인 파탄의 결과이다.”(「순수한 물적 위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21세기 예측』30쪽 게재)

  

  엘리 위즐 (Elie Wiesel)

 보스톤대학 인문대학 교수. 198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다가오는 시대가 여러 면에서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 있는 깊은 구렁텅이로 추락하는 것을 우리는 과연 막을 수 있을까? 우리의 세기는 형이상학과 윤리의 맥락에서는 가혹하게 평가될 것이다. 그것들의 실패는 인간 조건에 어두운 빛을 던질 것이다. … 그토록 짧은 시기 동안 인간의 정신이 그토록 많은 성취를 이룬 적도 없었고 그토록 파괴된 적도 없었다.”(「무관심 극복의 필요성」, 『21세기 예측』 72쪽 게재)

  

 야마자키 마사카즈

 일본 도아대 총장.

 “20세기는 그 전의 인류역사를 모두 응축한 시대였다. 우리는 지금, 인류사회는 계획적인 설계가 불가능하다는 교훈을 배워야 하는 동시에 인류의 미래를 어떤 의미에서는 의도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인간 수명이 쫙 늘어나는 문명이 온다.

미국 매사추세츠, 캠브리지의 레이 커즈와일 (Ray Kurzweil)가 쓴 인류의 미래에 관한 새 책의 제목은 “The Singularity Is Near. (특이한 세상이 가까이 와 있다.)”이다. 이 책에서 그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기술과 생물학이 하나로 합쳐져 새로운 문명 시대를 초래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2006년 04월, MIT에서 열린 테크놀러지 리뷰의 이머징 테크놀로지 컨퍼런스(Emerging Technologies Conference)에서 커즈와일은 연설을 통해 “유전공학, 나노기술, 로봇공학” 또는 GNR (앞의 세 가지 산업을 첫 글자를 합친 약자)이 조만간 수십 년 내에 하나로 합쳐져 수명 연장과 문명사회를 향상시킬 것이라고 자신이 전망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인공지능 전문가이자, 발명가 (커즈와일 키보드), 미래학자인 그는 MIT 대강당 (Kresge Auditorium)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특징 지워지는 기술 진화가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와 유사할 정도로 급격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청중들에게 얘기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인류는 조만간 GNR의 진보로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 사실, 커즈와일은 인류가 15년간 스스로를 돌아봄으로써 그러한 진보에 대하여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5년 후쯤 되면 기술 진보 덕분에, 인간의 수명이 21세기 마지막까지 어쩌면 영원히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 얘기가 허황된 말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커즈와일이 지금까지 미래에 대해 수 차례에 걸쳐 적절히 전망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20년 전에 이미 그는 인터넷의 전신인 아르파네트(Arpanet)의 급속한 진보를 예견한 바 있다. “우리는 이미 (이 전에) 이런 종류의 기하급수적인 발전을 목격한 바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생물학과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똑같이 매우 급속한 속도로 이루어지는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이 커즈와일의 말이다. “결국 우리는 이런 기술들을 모두 통합하게 될 것이다”라며 그는 특이성(Singularity)이 실현되는 시점이 되면, 인간은 불멸의 존재가 될 것이고, 그들의 형태와 환경을 의지에 따라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 보고 있다. 특이성(Singularity)이 이뤄진 이후에는 인간과 기계, 물리적 현실과 가상 현실 간에 구분이 없을 것이라고 그는 자신의 책에서 쓰고 있다.

커즈와일은 포스트 특이성(post Singularity)의 시대가 어떤 모습일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와이어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신체와 두뇌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를 상상”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즉각적으로 신체의 형태를 바꾸는 일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패러다임의 전환, 기존의 관념을 바꿔버리는 새로운 발견들이 커즈와일의 특이성(Singularity) 이론의 중심이다. 예를 들어 그런 극적인 변화들은 약물 개발 분야의 진보에도 기여한다는 것이다. “현재 시장에 나온 약물 중 대다수는 구식 패러다임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서, 그는 “혈압을 내리는 물질을 찾기 위해 1만 여 가지의 혼합물을 조사해야 한다. 게다가 그 약물들에는 온갖 종류의 부작용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생물학이 정보기술, 즉 바이오테크가 되고 있으므로, 앞으로 인공지능으로 더 나은 약물 요법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MIT 컨퍼런스에 나온 다른 강연자들은 기술을 통해 세계 빈민들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MIT 미디어랩(MIT Media Lab)의 창립자인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회장은 자신이 직접 그린 노트북 디자인을 발표했다. 이 노트북은 약 100달러 정도의 가격에 판매될 예정이다. 발명가 딘 카멘(Dean Kamen)은 오염되지 않은 식수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개발도상국들을 위한 정수기를 선보였다.

패러다임 전환은 종종 놀라운 혜택을 가져온다고 미래학자 조엘 바커(Joel Barker)는 말했다. 그는 1970년대 “패러다임의 전환”이란 용어를 유행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바커는 MIT 컨퍼런스에 참가하지 않았다). 바커는 “보통 우리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해결하는 제일 첫번째 문제는 바로 예전 패러다임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것들이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나 패러다임의 전환이 모두 좋은 결과만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매우 심각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테러리스트들이 무고한 인명을 수천 단위가 아니라 수백 만 단위로 살상할 수 있는 수단을 갖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바커는 경고하고 있다.

“이 세상을 연못에 비유해 보자. 누군가 돌멩이 하나, 즉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를 연못에 떨어뜨리면 그 효과로 반드시 물결이 일어나게 된다.” 면서 그는 “따라서 (그 사람은) 변화의 폭발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변화로 혜택을 누리려면 많은 부당한 것들이 극복되어야만 할 것이라고 전(前) UN 사무관이자 기술 및 성문제 컨설턴트인 낸시 하프킨은 말했다. “물이 불어 난다고 모든 기준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즉, 기술진보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역자 주)”라고 그녀는 컨퍼런스에서 열린 토론 중에 밝혔다. 그녀는 일부 기술 지지자들이 예견한 정보 격차 문제의 자가 교정 현상을 아직 찾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커즈와일은 이처럼 기술 발전의 어두운 면을 짚은 이들의 의견에 수긍했다. “우리에게 지금 가장 중대한 이슈는 이런 기술들을 어떻게 이용해서 인류의 목표와 가치를 증진 시키느냐 이다. 인류의 목표와 가치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상태일지라도 말이다.”

늙지않고 죽지않는 신인류의 시대 온다

미래학자 연쇄 인터뷰 ‘인류의 진화’ 전문가 코르데이로 박사

변화는 무섭게 가속도를 내고 있다. 3000년 농경시대, 200년 산업시대, 50년 정보화시대…. 그 다음에 올 해일은? 조선일보는 5만여개 미래연구소·대학 등이 소속된 세계 최대의 미래학자 집단 ‘세계미래기구연구협의회’와 ‘유엔미래포럼’ 한국 지부와 공동으로 각 분야 최고의 미래학자들을 연쇄 인터뷰했다. 이들이 예측한 거대 트렌드 속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키워드가 숨어 있다.

베네수엘라의 미래학자 호세 코르데이로(Cordeiro·44) 박사와의 인터뷰는 SF(공상과학) 소설을 접하는 느낌이었다. 그는 인류가 ‘인위적 진화’를 하는 중이며 궁극적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인간이 탄생할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가 진행된 카라카스 상공회의소 건물 밖은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정치 구호로 어수선했지만 그의 설명은 논리정연했다. 최신 자료들을 잔뜩 쌓아두고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설명 중간중간에 관련 페이지를 펴 보이기도 했다.

▲코르데이로 박사는 생명공학에서 나노기술까지 첨단과학의 최신 성과를 종횡무진하며 인류의 미래를 그려냈다. /카라카스=전병근특파원

“인간은 생물학적 진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결함투성이다. 이제 과학기술에 의해, 시행착오 없이 의도적인 고안(design)에 의해 더 빠르고 이상적인 진화를 이루게 된다. 인간의 영생은 불가능한 게 아니다. 과학기술의 성과를 감안하면 시간 문제일 뿐이다.”

그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인 현생 인류를 대체해, 진화의 종착점에서 나타날 신인류를 ‘포스트 휴먼(posthuman)’이라고 불렀다. 지금은 그 중간 단계인 ‘트랜스 휴먼(transhuman)’으로 진화하는 중이라고 했다.〈키워드〉

“포스트 휴먼 단계에 등장하는 신인류는 늙지 않으며 원하는 몸과 마음의 상태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가령 우리는 특수장치나 장기이식을 통해 조만간 어떤 동물보다 잘 들을 수 있고 멀리 볼 수 있다.”

기자가 “꿈처럼 들린다”며 고개를 갸웃하자, 그는 옆방에서 화이트 보드까지 끌고 와 설명을 더했다.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2020년에는 텔레키네시스(telekinesis), 즉 생각만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 10년 안에 어떤 장기(臟器)도 복제를 통해 대체 가능해진다. 뇌세포의 뉴런(신경세포)까지 교체할 수 있게 된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뇌보다 처리속도가 빠른 컴퓨터가 2029년 개발될 것으로 예측한다.”

―‘신인류’란 어떤 존재인가?

“지금의 휴먼과는 다른 종이 될 수 있다. 우주가 시작했을 때 생명은 단세포 한 가지였지만 그후 다세포로, 다양한 종으로 진화해갔다. 우리는 지금도 진화 중이다. 영화 스타워즈에 보면 많은 문명이 나온다. 미래가 그럴 것이다. 점점 생물학적인 한계가 없어진다.”

“우리는 이제 인체의 구성물질을 알게 됐다. 원하면 힌두교의 신처럼 팔을 네 개나 달 수도 있고, 눈도 세 개를, 그것도 하나는 머리 뒤에 가질 수도 있다. 실제로 귀 뒤에 시(視)신경을 연결해서 볼 수 있게 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앞으로 더 새로운 생명의 유형이 나올 것이고 더 흥미진진한 우주가 될 것이다.”

―영화 ‘X맨’의 주인공(돌연변이 초능력자)처럼 된다는 이야기인가?

“만화적이지만 비유는 될 수 있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달라지고 싶어한다. 어떤 이는 날개가 생겼으면 하고 어떤 이는 바다에서도 살았으면 한다. 어떤 이는 신체의 특정 기능이 발달했으면 한다. 이 모든 바람들이 과학기술의 도움을 받으면서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불로장생(不老長生)이 과학적으로 가능한가?

“현재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쥐의 수명 연장에 대해 연구 중이다. 쥐의 유전자는 인간과 90%가 같다. 통상 쥐의 수명은 2년이다. 현재 5년까지 사는 쥐가 나왔다. 불과 2년 전에 시작된 연구의 성과다. 인체의 세포에는 두 가지 불사(不死) 유형이 있다. 좋은 것은 생식세포이고 나쁜 것은 암세포다. 정자와 난자는 나이를 안 먹는다. 암세포도 다른 장기에 들어가서까지 끝없이 자가증식을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 암세포가 늙지 않는 원인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다른 세포도 이런 세포처럼 될 수 있을지 연구 중이다.”

▲/일러스트=김성남 toy4613@naver.com

―불멸·영생은 종교적 믿음에서나 가능한 이야기 같은데.

“모든 종교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한계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한 일종의 신화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내세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이제 노화의 문제를 알고 유기적 운동을 재연까지 할 수 있다. 생명공학·정보기술·나노기술 등의 발달로 인간은 이제 마음먹은 대로 진화할 수 있다. 과학기술을 통해 생사의 신비가 풀리고 인위적인 수명 조절이 가능해지면 종교는 힘을 잃게 될 것이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미국 국제정치학자)는 퓨처리즘(미래주의)을 21세기의 ‘위험한 사상’으로 꼽았는데.

“위협을 느끼는 것은 인간에 대한 고전적 정의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다. 인류 자체가 어떤 류의 영장류에서 진화했다. 인간도 ‘포스트 멍키’다. 우리는 여기서 더 진화할 것이다. 왜 포스트 멍키나 휴먼 단계에서 고착돼야 하나. 포스트 휴먼으로 나갈 수 있는데. 고대 인간에 비해서 현대 인류는 이미 진화했다. 벌거벗었던 고대인에 비해 우리는 안경이나 옷 같은 것을 신체의 일부처럼 여긴다. 인공 팔이나 장기도 자연스런 일부처럼 여길 날이 온다.”

―당신 말대로라면 미래의 생활은 엄청난 변화가 올 것 같다. 결혼이나 가족 제도는 어떻게 될까.

“200년 동안 한 사람과 지내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모노거미(일부일처제)는 폴리거미(복수 파트너제)로 바뀔 것이다. 자녀관도 바뀐다. 자식을 낳는 주 이유는 죽지 않고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다. 하지만 우리가 영생할 수 있으면 그럴 필요가 없어진다. 아이를 낳기보다 스스로 진화하고 변화하는 데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가족의 구성도 다양한 형태가 등장할 것이다. 노화의 조절로 ‘아버지’, 즉 전(前)세대가 자식, 즉 후(後)세대보다 더 젊게 오래 살 수도 있다. 출생연도에 기반한 생물학적 나이도 무의미해진다.

―인간의 개량종, 혹은 인간과 기계의 결합인 사이보그의 출현은 영화 ‘터미네이터’에서처럼 인류를 위협할 수도 있지 않을까.

“가능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그것은 그때 가서 그들이 결정하게 놔둬야 한다. 우리는 공생을 배워야 한다. 생물체가 존재하려면 공생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최종의 종(種)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다른 종이 출현할 즈음에 이르러 우리는 공존의 방법도 알게 될 것이다. 역사상 모든 기술적 진보에 대한 첫 반응은 두려움이었지만 우리는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인터뷰가 4시간을 넘기면서 밖이 어둑어둑해졌다. 일어서면서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죽기 전에 영생이 가능해질 거라고 보나?” 그의 답은 거침없었다. “물론이다. 사고로 죽는 일만 없다면.”

▶▷ 코르데이로 박사는

MIT 공학박사. 미 조지타운대에서 국제경제·비교정치를 연구 했고, 프랑스 INSEAD(유럽경영 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거쳤다. 세계 트랜스휴머니스트협회 창립 이사로서 유엔미래포럼 등 미래학과 관련한 국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 중앙대학교(UCV)의 교수로 있으면서 유엔미래포럼의 국가미래지수 프로젝트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키워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원인(猿人) 원인(原人) 구인(舊人)의 생물학적 진화를 거쳐 4만~5만년 전 등장한 현 인류. ‘지혜 있는 인간’이라는 뜻. ▲트랜스휴먼(transhuman):기술을 통해 지적·육체적 능력이 진화된 인간. 포스트휴먼으로 가는 중간 단계. ▲포스트휴먼(posthuman):미래에 나타날 영생(永生)하는 새로운 인간. 늙지도 죽지도 않으며,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 넘는다.

라비 바트라 - 대공황은 천재지변과 전쟁을 동반한다

라비 바트라는 사우스 일리노이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텍사스주 달라스에 있는 사잔 메소지스트 대학에서 주로 국제무역론을 강의하고 있는 학자이다. 그는 1943년 인도의 펀잡주에서 태어나 펀잡대 학교와 델리 경제대학교에서 공부한 인도 출신이다.

라비 바트라 교수가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1970년대 후반부터 해온 세계 경제와 정치, 사회에 대한 그의 예측이 신통하게도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 다. 그의 예언 아닌 예측이 적중한 세 가지 사례를 소개하기로 한다.

그는 1978년 12월 오클라호마 대학 강연에서 1979년에 이란에서 혁명이 일 어나 국왕 팔레비가 퇴위하고 성직자가 정권을 잡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어서 이란과 이라크 사이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며, 그것이 7년에서 8년 정 도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이 예측이 있은지 얼마 되지 않아 1979년 1월 팔레비는 그 직위를 포기했고, 같은 해 2월에 호메이니를 정점으로 하는 이슬람승려들이 정권을 잡았다. 이듬해인 1980년 9월에는 이라크군이 국경을 넘어 이란의 남서부를 침공하여 그후 8년에 걸친 이란.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의 예측이 실제 사건 으로 진행되자 라비 바트라의 강연을 들은 사람들은 그가 혹시 예언자가 아 닌가 하는 착각을 하기도 했다.

두 번째로는 그가 예측한 것은 공산주의의 붕괴였다. 그는 1978년에 간행한 자신의 저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붕괴]에서 과감하게 공산주의의 붕괴를 예측하였다. 그는 처음 이 원고를 들고 10여개 출판사를 돌아다니며 출판을 의뢰했으나 번번히 거절당했다. 당시의 시대상황으로 볼 때 그가 실은 내용은 너무 황당했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자비로 출판했지요. 나는 이 책에서 2000년까지 공산주의가 붕괴 될 것이고, 2010년까지는 자본주의도 종언을 고하게될 것이라고 예측했지요. 저의 이러한 주장은 대부분의 사람들로부터 조롱을 받았고 소수의 사람들로 부터는 찬동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책이 발간된 지 10여 년이 지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급기야 1991년에 소련 공산다의 와해로 소비에트 연방이라는 거대 국가가 소멸했을 때,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태도는 달라졌다. 조롱과 찬동의 비율이 역전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예측은 좀더 현실적인 것으로 1990년 1월에서 3월 사이에 일본의 도쿄 주식시장에서 대폭락이 일어나, 이것을 계기로 세계가 공황에 돌 입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본경제으 거품이 한창 부풍어오를 때안 1987년 출 판된 [1990년의 대공황]에서 이런 견해를 밝혔다. 이 책은 출간된 이후 미국에 서만도 30만부가 넘게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그에 대한 찬반 양론으로 주위 를 시끄럽게 했다.

그리고 몇 년 뒤인 1990년 2월에 도쿄 주식시장은 돌연 폭락추세로 접어들었고, 그후 미국을 비롯한 자본주의 여러 나라는 문자 그대로 '공황'이라고 할 수 있 는 장기간의 경제침체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라비 바트라는 단지 경제학자적 입장에서 예측을 한다고 하지만, 이것은 예측의 차원을 넘어선 예언에 가깝다. 그가 도쿄 주식시장의 붕괴를 예측한 것은 마치 에드가 케이시가 미국 월스트리트의 주식폭락과 대공황을 예언한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그는 자신이 예측했던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사실 그는 예측의 정확성으로 인해 경제학 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에서도 유명한 존재로 부상되고 있다.

'경제학자에게 있어서 예측이란 위험한 것입니다. 만약 예측이 빗나가기라도 한 다면 학자로서의 생명을 보증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늘 나에게 호의적으로 대 해부는 동료나 주변 사람들은 이러한 사태를 우려하여 충고하기도 합니다. 그 러나 나는 명성과 부를 얻으려고 이런 예측을 해온 것이 아닙니다. 예측의 정확 성을 자랑스러워한 적도 없습니다.'

라비 바트라교수는 여러모로 특이한 학자이다. 그는 예측을 함에 있어서 어떤 '힘'의 도움을 받는다고 고백한다. 힌두교도인 그는 그 '힘'이란 신이라고 부 를 수도 있고 '자연의 리듬'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고 한다. 경제사회는 인간의 활동에 의해 성립되는데 그 인간은 자연에 포함되어 있는 존재이다. 자연은 또 신의 질서에 의해 움직이고 있으므로 신의 손은 결국 경제사회까지도 어떤 질서 에 의해 돌아가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질서를 느끼고 예측함에 있어서 는 신과의 교감법인 '명상'이 매우 유익한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지금도 매일 평균 서너 시간은 명상의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대공황은 천재지변과 전쟁을 동반한다

○ 자연이 등장하는 것은 이때입니다. 인간사회가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지 못할 때 자연이 사회를 대신하여 그들을 구제하려고 합니다. 부패한 체제를 자연의 섭리가 타도하려는 것이지요. 그것이 공황이 되어 나타나는 것입니다.

○ 자본주의 시스템이 붕괴하는 시대, 대공황이 세계를 엄습하는 시대에는 경악 할 만한 일이 벌어진다 해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전혀 예기치 못한 원인으로 대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입니다.

동양사상이 세계를 주도한다

○ 오랜 역사 속세서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동양사상, 동양철학이 자본주이 이후 의 세계를 주도할 것입니다. 자본주의 붕괴 후 21세기 벽두에는 새로운 황금시 대가 도래한다고 보고 있으며 이때 동양사상이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 다.

○ 사회를 지배하는 힘의 원천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부(경제력)와 힘(군사력), 지식이 바로 그것인데 지금까지 서양은 이 세 가지 면에서 동양의 우위에 있 어 동양을 지배해 왔습니다. 동양의 많은 나라들이 그들의 식민지가 되거나 또는 서양의 절대적인 경제적 지배를 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동양 이 세계 곳곳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역정의(逆正義)의 법칙에 근거하여 서양보다 우위에 서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군사적으로 서양을 지배라는 일은 없겠지만 경제력과 지식으로 동양이 서양을 압도하는 시대가 곧 올 것입니다.

리프킨-엔트로피 증대에 따른 총체적인 대변혁

 

기후의 급격한 변화, 새로운 질병의 확산과 더불어, 인류는 지금 만능인 것 처럼 생각해왔던 자본주의 질서의 위기를 목격하고 있다. 문명의 대 전환이 코앞에 닥쳤다. 인간의 무한한 탐욕과 성장을 향한 끝없는 질주는 자연 질서를 병들게 하고 문명 질서마저 병들게 했다.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인류가 전대미문의 대개벽을 눈앞에 두고 있음은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다양하게 주장되고 있다.

현대 미국을 대표하는 문명 비평가의 한 사람인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엔트로피entropy의 증대에 따른 총체적인 대변혁이 지구촌 전체를 휩쓸 것임을 이렇게 피력한다. 우리 세대는 인류 역사상 전대미문의 대전환기에 서 있다. … 재생이 불가능한 자원을 토대로 했던 에너지 환경으로부터 태양 에너지와 재생 가능한 에너지 자원을 토대로 하는 환경으로 전환기에 직면해 있는 오늘날, 우리 사회 안에서는 거대한 개인적·제도적 변화가 사회 전체를 휩쓸게 될 것이다.(제레미리프킨,『 엔트로피』, 303쪽)

이것은 다름 아닌 새로운 문명의 도래를 말하는 것이다. 만일 우주가 하나의 고립계라면 우주는 엔트로피 증대의 법칙에 따라 완전한 무질서 상태인 사멸의 상태로 변하고 만다.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저低엔트로피 문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리프킨은 찬란한 과학 기술 문명의 발달이 각종 자원의 고갈과 공급의 불균형, 환경오염과 생태계의 파괴, 인구 문제와 식량 위기, 기상이변과 지각변동 등 심각한 문제점을 일으켰다고 지적하며 엔트로피 법칙에 의거하여 새로운 세계관 · 문명관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롬글랜- 지구공화국이라는 하나의 통합체 출현

세속적 현대 서구 문명의 세계적 규모의 팽창이 멀지 않은 장래에 정치형태로 변하여 자연적 국경이 없는 하나의 나라 안에 지구의 표면 전체를 포옹함으로써 세계국가의 정치적 이상을 드디어 실현시킬 정치조직이 성립될 것이다.(아놀드토인비,『 역사의연구2』, 146쪽)

과학 기술의 발전은 시공간의 제약을 받던 지구를 하나의 단일 사회로 만들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영상을 통해 만날 수 있고 지구촌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된다. 제롬 글랜은 이를 통해 세계는 지구공화국이라는 하나의 국가로 탄생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미래는 20세기의 국가 단위의 국경 구분이 힘을 잃으며 인류는 지구공화국이라는 하나의 통합체로 뭉치게 될 것이다. 첨단 기술은 국가 간의 공동 연구가 필요하며 환경, 식량, 테러 등의 문제는 해결을 위해 협조 체제를 요구하게 된다. 이에 따라 국경을 초월한 국제기구들이 신설되고 그 영향력은 개별적인 국가들을능가할것이다.(신지은외『, 세계적미래학자 10인이말하는미래혁명』, 63쪽)

이른바 세계가 하나 되는 지구공화국, 지구촌이 하나의 문화권으로 합쳐지는 통합 세상이 출현한다. 그리하여 앞으로 거대한 국제기구가 새로운 정치 형태로 미래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된다고 한다. 변화의 움직임은 시작되었다. 21세기 초의 경제 위기와 환경 위기를 거치면서 인류는 더 이상 한 국가만의 힘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고, 국가 단위를 초월한 새롭고 강력한 국제기구의 출현이 인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그 조짐으로 2009년에는 유럽이 경제 공동체에서 정치 공동체로 하나가 되었다. 앞으로 유럽을 넘어서 지구 전체가 서서히 하나의 단일 국가로 변모할 것이다.

오늘날까지 사회는 국가를 단위로 정의되어 왔다. 지구공화국이 되면 이제 지금의 국가는 낡은 개념이 된다. 지구공화국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희망이다.

나이스비트- 영성시대가 열린다

자본주의는 지금까지 발명된 경제 시스템 중 가장 성공적인 시스템이다. 산업혁명 후 200여 년 동안 자본주의는 세계 경제를 성장시키고 인간의 삶에 풍요와 커다란 희망을 가져다 준 긍정적인 면이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 문명은 기본적으로 자연을 정복 대상, 이익 추구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환경 파괴라는 심각한 현상을 초래하였고, 경쟁과 유물론적 논리에 빠져 인간의 정신을 병들게 하였다. 한마디로 자본주의 문명은 천지와 인간을 병들한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자연의 소중함을 알고 정신문화와 물질문화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다. 과학이 발달하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울수록 사람들은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종교와 대체의학, 요가 같은 정신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문화에 심취한다. 물질만능주의와 실용주의에 지친 서양이 동양의 정신세계와 신비스러움에 빠져들고, 현대 사회에서 명상과 요가가 유행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패트리셔 애버딘Patricia Aburdene과 존 나이스비트John Naisbitt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거대한 흐름megatrend’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영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으며, 영성은 우리의 지각을 변하게 하고 미처 보지 못하던 진실에 눈을 뜨게 한다고 하였다.

이 시대 최고의 메가트렌드megatrend는 영성에 대한 탐구이다. … 이제부터 우리가 영적이라 부르려 하는 것은 내적인 평화, 명상, 웰빙, 기도, 관계 중시, 삶의 목적, 미션과 같은 단어 중 하나일 것이다. … 수백만의 사람들이개인적 성장, 종교, 명상, 요가 등을 통해 자신들의 삶에 영성을 받아들이려 노력하고있다. (패트리셔애버딘,『 메가트렌드2010』, 33-34쪽)

영성은 보고, 듣고, 느끼고, 깨닫는 우리의 지각을 변하게 한다. 모든 것에 깃들어 있는 혼을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도 지각의 변화는 물리는 물리이고,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이고, 의료는 의료라는 식으로 단순한 구분을 하지 않도록 해준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진실에 눈을 뜨게 한다.(패트리셔 애버딘,『메가트렌드 010』, 39-40쪽)

이른바 영성 시대가 열린다는 것이다. 영성 시대란 무엇인가? 일상생활속에서 신성함을 경험하는 시대, 물질적인 가치보다 영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지상의 목표가 되는 시대이다. 영성의 시대에는 삶에서 더 이상 속된 영역이 없고, 모든 것이 거룩하며 생명으로 가득 차 있어서, 우리가 홀로 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니라 이 세상 만물과 원초적으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 즉‘만물 일체’를 경험하게 된다.

영적 변화는 삶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영성에 대한 탐구는 인간의 활동과 우선순위, 여가 활동, 소비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영적으로 충만해 지면서 사람들은 감정적인 낡은 인습을 버리고, 마음의 평화를 찾고, 새로운 내면의 소리를 발견한다.

영성 시대가 열린다는 것, 그것은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완성을 하는 시대, 모든 종교에서 꿈꾸어 온 이상향이 이 지상에 펼쳐지는 것이다. 한 마디로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실현되는 것이다.

집단 지성시대가 왔다 정보 소유→공유 시대로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의 대표 줄리언 어산지(사진①). 2010년 최단기간 가장 널리 이름을 알린 인사로 꼽힌다. 미국 정부의 비공개 외교문서 등을 대중에게 공개해 세계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위키리크스는 참여형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친척뻘이다. 소수가 독점하던 고급 정보가 다중(多衆)에게 공유되는 '위키' 사이트의 등장은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꾼 거대한 변환이다. 20세기의 키워드가 '소유'였다면, 21세기의 키워드는 '공유'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이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힘이다.

집단지성은 다수의 사람들이 서로 협력해 얻게 된 집단의 지적 능력을 의미한다. 이 개념이 처음 나오게 된 것은 1910년 미국 하버드대 교수이자 곤충학자인 윌리엄 모턴 휠러가 개미의 사회적 행동을 관찰하면서다. 개미 한 마리는 미미한 존재지만 함께 모여 일하면 거대하고 복잡한 개미집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우리는 나보다 똑똑하다'(We are smarter than me)는 집단지성의 모토가 여기에서 나왔다.

2000년대 들어 집단지성이 꽃을 피운 것은 인터넷이란 화분이 있어 가능했다. 전 세계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기반에, 성숙기에 접어든 민주주의의 영향으로 기존 전통이나 권위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탈권위'의 문화가 생겨났다. 여기에 프로 앰(Pro-Am), 즉 전문가 수준의 식견과 기술을 지닌 열정적 아마추어 집단이 새롭게 출현했다. 이 세 가지 트렌드가 우연처럼 얽혀 필연으로 만들어낸 것이 '위키피디아'다.

2001년 1월 15일, 미국에서 옵션 거래인으로 일하던 지미 웨일스는 '위키피디아'라는 생소한 이름의 도메인 하나를 내건다. 위키는 그의 부모가 살던 하와이 원주민 말로 '빨리'라는 뜻. 여러 사람의 손을 빌려 백과사전을 '빨리'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 홈페이지의 목적은 이름보다 더 생소했다. 누구나 지식을 올리고 편집할 수 있는 백과사전을 만들겠다는 게 위키피디아의 목표였다. 사람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영국의 경영 컨설턴트 찰스 리드비터에 따르면 위키피디아 사전 항목은 보름 만에 31개로 늘어나더니 1년 뒤에는 1만 7307개, 4년 뒤인 2006년에는 100만개, 2007년에는 150만개로 늘어났다. 영어뿐 아니라 전 세계 언어로 번역돼 2001년부터 2007년 사이 영어 항목의 성장률은 500만%, 모든 언어 항목의 성장률은 1900만%를 기록했다. 위키피디아는 영국이 자랑하는 백과사전 브리태니커를 눌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0년 현재 위키피디아의 자산 가치는 30억달러(약 3조 4600억원)로 추산된다. 여기에 고무된 지미 웨일스는 2003년 6월 미 플로리다에 '위키미디어 재단'을 세우고 위키문헌(Wikisource), 위키인용(Wikiquote), 위키책(Wikibooks) 등 13개 사이트를 추가로 개설했다. 모두 비영리 방식이며 누구든지 글을 올리고 내용을 수정할 수 있게 했다.

위키피디아의 성공은 '집단 지성'이 21세기를 특징짓는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과거 소수만 특정 정보를 갖고 돈과 권력을 소유했다면, 이제는 다수가 그에 못지않은 고급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정보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성공의 척도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일본의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 오마에 겐이치는 근저 '지식의 쇠퇴'에서 "집단지성의 가장 큰 장점은 틀린 것이 있으면 자체적으로 바로 정정이 된다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모든 분야의 시스템 구축은 위키적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각 분야 대세된 집단지성

슈스케2·TED 대표적 문화 산물

트위터·페이스북 언론 아성 위협

이제 집단지성은 시나브로 각 분야에서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장 활발한 곳이 대중문화쪽이다. 최근 케이블 방송 역대 최고 시청률(14.5%)을 기록한 '슈퍼스타K 2(사진②)'도 집단지성의 산물이다. 연예인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기획사에서 뽑던 신인 가수를 네티즌들의 투표로 뽑은 것은 전형적인 집단지성의 예다. 이보다 앞서 미국에서 방송된 비슷한 형식의 '아메리칸 아이돌'은 영국, 호주, 독일 등 다른 나라에서도 앞다퉈 차용했다.

각 분야 저명인사의 강연을 인터넷에서 공유하는 TED(사진③)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술·오락·디자인(Technology·Entertainment·Design)의 앞글자를 모은 TED는 미국의 비영리재단으로 1984년 창립돼 1990년부터 매년 강연회를 열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저명인사와 노벨상 수상자들이 강단에 오른다.

TED의 홈페이지에는 500건이 넘는 강연이 무료로 공개돼 있으며 2009년 4월 현재 전 세계 1500만명이 1억 차례 이상 동영상을 조회했다. 영어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약 4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77개 언어로 번역해 전세계 사람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2010년 3월 현재 한국어로는 236개의 강연이 번역돼 있다. TEDx란 형식으로 각 지역에서 독자적인 강연회를 열기도 하는데, 한국에서도 TEDx서울, TEDx신촌 등이 조직돼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기존 언론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수도권에 쏟아진 폭우는 기존 언론을 상대로 소셜 네트워크가 판정승을 거둔 사례로 평가받는다. 시간 당 100㎜가 넘는 장대비로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자 소셜 네트워크 이용자들은 자신이 있는 곳의 상황이 어떤지 보여주기 위해 동영상과 사진을 업로드했다. 어느 신문사나 방송사의 취재망보다 촘촘히 뻗은 소셜 네트워크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취재는 기존 언론보다 훨씬 앞서 나갔다. 각 방송사들은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을 그대로 내보내기도 했다.

기업들도 집단지성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11월 '가치창출의 새로운 원천, 집단지성'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이런 트렌드를 짚었다. 보고서는 "기업의 내부역량만으로는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이미 글로벌 기업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존 전문집단뿐 아니라 내·외부의 다양한 집단에서 얻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이런 추세를 설명하는 개념이 2006년 나온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다. '아웃소싱'처럼 기업이 갖추지 못한 기능을 외부에서 조달하지만 그 대상이 다수의 대중 또는 커뮤니티라는 뜻이다. 인터넷 홈페이지로 신차 디자인을 공모하는 자동차회사 '로컬 모터스'는 이를 통해 디자인 스케치에서 출시까지의 기간을 약 18개월로 크게 단축했다. 캐나다의 소프트웨어 컨설팅 업체인 '캠브리안 하우스'는 아예 크라우드소싱으로 사업 모델을 결정한다. 어떤 소프트웨어를 개발할지를 학생, 컨설턴트, 디자이너, 게임선수 등 다양한 사용자의 의견을 받아 토너먼트 대회 형식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지식공유 시대' 열렸다

지식의 사회적 나눔을 실천하자는 ‘지식공유’ 운동이 속도를 내고 있다. 강의 자료와 동영상의 인터넷 공개, 자원봉사 강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식이라는 ‘특권의 성채’를 허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강의 공개의 대표적인 매개체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운영하는 KOCW(Korea Open Courseware)사이트(www.kocw.net)를 꼽을 수 있다. 일종의 네트워크 사이트로 이 사이트에서는 누구나 서울대, 연세대, 한국과학기술원 등 국내 89개 대학과 기관의 1,026개 강좌의 동영상, 강의록 등을 무료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사이트 개설 첫 해인 2008년에 33개 기관의 149개 강좌, 지난해에는 73개 기관의 529개 강좌가 제공됐던 것에 비하면 성장세가 가파르다.

KOCW는 7월부터 스마트폰용 어플(63개 강좌)도 서비스하면서 지식욕에 목마른 일반인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연과학 분야의 강의가 많은 편이지만 조동일 서울대 명예교수의 ‘한국문학과 동아시아 문학’, 박현숙 고려대 교수의 ‘인물로 보는 한국사’, 박삼수 울산대 교수의 ‘논어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등 다채로운 인문교양 강좌도 접할 수 있다.

국내 강좌가 아닌 외국 대학의 강의는 하버드대, 예일대 등 미국 대학ㆍ연구기관들의 연합 강의공개사이트(www.ocwconsortium.org)나 아카데믹어스(academicearth.org), 유튜브 등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이런 강연들을 한글로 제공하는 작업도 의미 있는 지식공유화 작업이다. 숙명여대의 강의공개 사이트 SNOW(snow.or.kr)에서는 하버드대, 버클리대, 스탠퍼드대 등 국내외 10여개 대학 강의의 동영상과 한글 번역문을 볼 수 있다. 한글 번역 작업은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처럼 자원봉사자들이 번역, 편집을 맡는 협업 형태라는 것이 특징.

SNOW는 지난 3월 정식으로 문을 열어 6개월여 동안 2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820여개의 강의를 한글로 번역했는데 하루 평균 1,500명이 방문하는 등 반응이 뜨겁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정치철학 강의, 셜리 케이건 예일대 교수의 ‘죽음’을 주제로 한 철학 강의 등 해외 석학의 명강의를 우리말로 접할 수 있다. 이 사이트에서 버클리대의 일반생물학 강의(15강)를 동료들과 함께 한글로 번역한 오윤진(25ㆍ숙명여대 생명과학부3)씨는 “고등학교 때 좀더 깊은 생물학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다”며 “생물학 분야에 관심있는 고등학생들이 이런 높은 수준의 강의를 접함으로써 심층적인 지식을 쌓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인이 지식공유 운동 차원에서 자신의 강의를 공개하는 경우도 있다. 한때 직장생활을 하면서 강단에 서 ‘회사원 철학자’로 알려진 강유원씨가 성공 사례로 꼽힌다. 헤겔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주로 대학 밖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철학강연을 하고 있는 강씨는 “인문사회과학에 관한 기초적인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2007년부터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allestelle.net)를 통해 강의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마르크스에 이르기까지 1,000여 시간 분량의 서양 정치ㆍ철학사 강연 오디오파일과 강연록을 누구나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신의 전문지식을 소외계층을 위해 쓰는 ‘강연 기부’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이와 관련해서는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 교수가 주도해 10월 30일 전국 지방도시에서 ‘10월의 하늘’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될 과학 자원봉사 강연이 주목된다. 정 교수가 9월초부터 자신의 트위터로 강연기부자의 자원을 받아 조직했다. 대학교수, 군의관, 중고교 교사 등 과학 관련 전문인 100여명이 인구 20만명 이하의 30여 곳의 소도시 도서관에서 동시에 과학강연을 한다. ‘심장의 작동원리는 무엇인가’ ‘인터넷 공간에서 과학자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등 다양한 주제의 강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재승 교수는 “우리 학계 분위기는 아직까지 지식공유에 대해 보수적이지만, 지식공유 움직임의 세계적 확산 현상은 분명히 우리에게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해외 학자들처럼 자신의 한 학기 강연을 전부 공개하기보다는 부담스럽지 않게 소화할 수 있는 30분 안팎의 특강을 공개하거나, 강연기부 형태로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버클리대, 하버드대 등에서 진행되는 명강의를 한글 번역으로 접할 수 있는 숙명여대의 강의공개 사이트 ‘SNOW’.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강의 공개 사이트 ‘KOCW’

자본주의의 위기, 그 이후

자본주의가 무너진 이후의 세상, 청사진은 있는가?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보게 될 것!

 

 

 

 세계대공황 | 라비 바트라 | 윤유숙 역 | 쑥맥 | 1995년

 대공황의 습격 | 송희식 | 모색 | 1998년

 

 

 경제 쪽에서는‘잔인한 10월’을 얘기한다. 1929년 10월에 대공황이 터졌기 때문이다. 그 당시 연거푸 수많은 미국 은행들이 파산을 하고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2008년 10월. 세계경제는 또다시 그때의 악몽에 휩싸였다. 미국 은행 자금이 부동산에 과다하게 투입된 게 화근이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월가에 금융위기가 들이닥쳤다. 158년 전통의 미국 4위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했고, 미국 3위 투자은행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팔리는 신세가 됐다. 세계최대 보험사 AIG도 파산지경에 이르렀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한국도 주식과 부동산이 요동치고 있다. 전 세계가‘대공황의 도래’를 두려워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지금의 금융대란을 예고하거나 자본주의 한계를 비판한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대국적인 차원에서 자본주의 붕괴와 인류 미래상을 그려놓은 두 권의 책이 출간된 바 있다. 바로『세계 대공황』과『대공황의 습격』이다. 이 두 권의 책을 통해, 과연 인류 앞에는 어떤 내일이 기다리고 있는지 조망해 보자.

 

 

 대공황은 필연적으로 찾아온다

 두 권의 책 모두 자본주의가 이제 한계점에 달하여 머지않아 대공황이 닥칠 것으로 내다보았다.

 

 『대공황의 습격』의 지은이 송희식은, 대공황으로 발전하는 과정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은 경제 전체의 기조가 인플레이션적 상태에서 디플레이션적 상태로 변화하는 것이라며, 이때는 사람들도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는 자각을 하게 된다고 한다. 이 과정은 오래 걸리고 파국이 올때까지 진행되며, 그 파국에서 회복되는 기간도 길다. 또한 디플레이션은 본질적으로 전 세계로 파급되어 세계적인 공황으로 발전하는 것이 필연적이라고 설명한다.

 

 『세계 대공황』의 지은이 라비 바트라는, 무제한적인 행복을 부(富)의 확대를 통해 추구하려는‘인간 고유의 약점’이 부의 집중을 초래하며, 부의 집중이 그 욕망을 가속시켜 거품(버블 경제)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 거품이 터졌을 때 바로 공황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는 1990년 초에 공산주의가 붕괴한 것처럼 2010년까지는 자본주의도 붕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세계의 경제가 그야말로 몰핀에 중독되어 중대한 치료를 잊은 환자와 똑같은 상태이기 때문이란다. 미국 등 각국의 정부가 경제를 강화하기 위한 근본적 치료는 하지 않고, 적자 국채로 자금을 조달하여 경기를 회복시키기에 급급했다는 것. 자본주의라는‘경제시스템 병’은, 계속 몸속에서 진행되어 왔으며 현재는 가장 약체화된 시점에 와 있다고 진단한다.

 

 

 대공황은 대전쟁을 동반한다

 이 책들은 대공황과 이로 인한 전쟁 가능성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라비 바트라는, 일반적으로 하나의 사회시스템이 붕괴할 때에는, 전쟁이 그 계기 중의 하나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시스템의 붕괴에 수반되는 전쟁은 어디서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는 1950년 이래 지금까지 준 전시상태에 놓여있는 위험지대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이 붕괴하는 시대, 대공황이 세계를 엄습하는 시대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벌어진다 해도 이 상할 것이 하나 없다.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전혀 예기치 못한 원인으로 대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이다.”『( 세계 대공황』, 107쪽)

 

 『대공황의 습격』을 펴낸 송희식은, 경제공황이 오면 평상시에는 가능하던 사회통합이 불가능해진다며, 종국에는 오로지 살기 위하여 서로를 죽이는 내전(內戰)이 주변부 지역의 취약한 국가에서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리고 대공황의 해법으로 인류는 대규모 전쟁을 동원하려 한다고 말한다.

 

 

 “전쟁은 모든 문제를 일거에 잠재울 수 있는 극약처방에 해당한다. 특히 자본주의와 공황기에 있어서 전쟁의 효용성은 이미 역사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전쟁은 이제까지 디플레이션과 공황에 대한 유일한 치유책이기도 했다. … 경제적 공황을 만나 출구가 없는 경우 전쟁은 하나의 돌파구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다만 상당히 대규모의 전쟁이어야 한다.”『( 대공황의 습격』, 113쪽)

 

 

 패권국가가 바뀔 때면 전쟁이 일어났다

 송희식은 세계적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아마도 미국과 중국의 전쟁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지금까지 세계의 패권국가가 바뀔 때에는 항상 전쟁이 있어 왔으며, 세계적 전쟁이라는 것은 떠오르는 제2위의 국가와 황혼의 패권 국가가 세계패권을 다투는 전쟁이거나, 결과적으로 패권의 변경을 가져오는 전쟁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노선의 차이가 정작 세계의 패권문제와 결부되면 작은 사건들이 쌓여서 전쟁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보았다. 패권을 건 전쟁이 목표가 아니라 해도 대공황의 상황에서 양국의 경제적 필요성이나 내부통합과 같은 국내적 필요성에 의해 한정된 전쟁이 일어나고, 그것이 확대되어 패권을 건 전쟁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고 자신의 통찰을 피력한다.

 

 그는 자본주의 역사에서 세계 패권은 전쟁을 통해서 결정되었다고 정의한다. 따라서 만일 미국에서 중국으로 패권이 넘어갈 것인가, 미국이 다음 100년을 계속해서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를 둘러싼 투쟁이 평화적으로 끝난다면 그것은 자본주의 문명의 역사상 희귀한 일이 되리라는 것. 다른 한편 미국과 중국의 투쟁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이제까지의 모든 대립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 문명의 충돌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자본주의 붕괴는 천재지변을 동반한다

 라비 바트라는『세계 대공황』에서‘자연과 신의 섭리’가 공황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는 다소 주관적인 견해를 펼쳐놓는다. 인간 사회가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지 못할 때 자연이 사회를 대신하여 그들을 구제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자연이 등장하는 것은 이때라고 한다. 부패한 체제를 자연의 섭리가 타도하려는 것인데, 그것이 공황이 되어 나타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너무나 편중된 가진 자들의 부를 공황이라는 형태로 빼앗아 빈곤층에게 환원하려는 것이라 보고 있다.

 

 그리고 자연의 힘마저도 미치지 못할 경우는 신, 즉 ‘위대한 존재’가 몸소 손을 뻗쳐 시스템을 파괴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억압적인 체제는 그 시기가 다소 빠르든 늦든 결국엔 반드시 붕괴되고 만다며, 그것을 자연이 하는지 신이 하는지는 부패한 체제가 얼마만큼 강력한 체제인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특히 하나의 커다란 사회 순환이 끝나고 다음 시대가 시작되려 할 때에는 천재와 전염병이 세상을 엄습했던 경우가 많았다며, 자본주의 붕괴와 동시에 천재지변과 전염병이 엄습할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대공황의 습격』의 지은이도 그 맥을 같이한다. 지금 인류는 시장경제의 고난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재해를 함께 겪고 있으며, 이러한 자연재해는 앞으로 상당한 기간 동안 더욱 심각한 양상을 띠고 엄습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혹서, 혹한, 가뭄, 홍수, 엘니뇨, 적조, 태풍, 계절 변동의 이상, 지진, 전염병과 새로운 질병, 지구 자기(磁氣)의 변화, 오존층 파괴와 오존 경보, 대기 공해, 바다 수면의 상승 등 이 모든 자연재해 내지 환경재해가 자본주의의 죽음과 동반하여 인류에게 덮쳐올 것이라고.

 

 

 자본주의 붕괴 이후 황금시대가 열린다

 이 책들은 자본주의가 무너진 이후의 세상에 대해 한 목소리로 가슴 설레는 청사진을 제시한다.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세계 대공황』의 지은이는, 대공황과 전쟁으로 자본주의가 붕괴되고 나면, 지금보다 뛰어난 사회시스템이 구축되어 황금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세계 경제는 대공황에 접어들게 된다. 대공황과 어쩌면 그와 더불어 일어나는 전쟁으로 인한 유혈사태가 발생하는 가운데, 자본주의는 붕괴할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붕괴는 결코 세계의 붕괴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본주의의 붕괴 이후 세계는, 지금보다 훨씬 월등한 사회시스템을 만들어낼 것이고, 그 결과, 세계는 황금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 그러니까 싫든 좋든 우리들은 역사적으로 대단한 시대에 태어나, 엄청난 변혁기의 목격자가 되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대공황』, 59쪽)

 

 『대공황의 습격』의 지은이도, 인류가 다가오는 고난의 시대를 통과하면서 물질주의에 대한 가치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물질적 발전이 끝나면서 변화하는 사회 질서, 인간의 의식, 문명의 전환 과정이라고 본다. 명백한 것은 오늘날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는 사회와 체제와 문명이 되리라고 전망한다.

 

 

 동양사상이 세계를 주도한다

 라비 바트라는 이제 동양이 세계 곳곳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서양보다 우위에 서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예측한다. 동양은 군사적으로 서양을 지배하는 일은 당분간 없을 테지만, 경제력과 지식에 대해서는 동양이 서양을 압도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나아가 자본주의 붕괴 후 21세기 벽두에는 새로운 황금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역설한다.

 

 

 장차 인류는 위기를 극복하고 후천 조화낙원을 연다

 그러면 과연 인류는 어떻게 자본주의를 넘어서서 새로운 세계질서 시스템을 구축하는가. 그 해답이 100여년 전 동방의 이 땅에 강세하여 미래문명을 디자인한 증산 상제님의 대도 말씀에 들어 있다.

 

 “돈이란 것은 순환지리(循環之理)로 생겨 쓰는 것이요, 구하여 쓸 것은 못 되나니‘백년탐물(百年貪物)이 일조진(一朝塵)이라.’하느니라.”(증산 상제님 말씀, 道典9:19:6∼7)

 

 “앞으로 무법(無法) 삼 년이 있다. 그 때는 사람들이 아무 집이나 들이닥쳐 같이 먹고살자고 달려들리니 내 것이라도 혼자 먹지 못하리라.”(7:34:6∼7)

 

 “앞세상에는 굶어 죽는 폐단이 없으리라. 후천에는 부자는 각 도에 하나씩 두고 그 나머지는 다 고르게 하여 가난한 자가 없게 하리라. 후천 백성살이가 선천 제왕보다 나으리라.”(7:87:2,4~5)

 

 

 세계 석학들이 말하는 문명의 전환과 인류의 미래

 모든 이가 자본주의를 수용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 까닭은 자본주의가 많은 결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신화창조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_기 소르망『자본주의 종말과 새 세기』615쪽

 

 지금 우리는 청산해야 할 지점에 와 있다고 나는 믿는다. 모더니즘의 쇠잔, 공산주의 생활의 메마름, 고삐 풀린 자아와 단조로운 정치전선의 권태로움, 이 모든 것이 길었던 한 시기의 종말이 임박하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_다니엘 벨『정보화 사회와 문화의 미래』328쪽

 

 현대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이미 기능을 멈추었으며 사람들은 더 이상 현대를 믿지 않는다. 그것은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방식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경제혁명으로 형성되고 있는 새로운 세계는 신념을 가져다주는 새로운 사상을 갈구하고 있고, 또한 길을 이끌어줄 새로운 엘리트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_마이클 블라오스『21세기 예측』41쪽

 

 서양의 역사에서는 수백 년마다 한 번씩 급격한 전환이 일어난다. 지금 세계는‘역사의 경계’라고 불렀던 바로 그 전환기를 건너고 있다. 세계를 보는 관점, 기본적 가치관, 사회적·정치적 구조, 예술을 보는 관점 그리고 주요한 사회기관들을 재조직한다. … 그것은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탈자본주의 사회)를 만들고 있다. _피터 드러커『자본주의 이후의 세계』19쪽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변형은, 우리 시대의 변화 속도가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고, 변화가 전 세계적인 광범위한 것이며 또한 수 개의 주요 전이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전의 어떤 것보다도 극적이라 할 수 있다. … 현재의 위기는 개인이나 정부 혹은 사회제도만의 위기가 아닌, 지구 차원의 전이인 것이다. 개인으로서, 사회로서, 문명으로서, 전 지구의 생태계로서 우리는‘전환점’(Turning Point)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_프리초프 카프라『새로운 과학과 문명의 정리·편집부 전환』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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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의 만주침략 배경에는 세계 경제공황이 있었다. 1929년 10월 뉴욕의 월가(街)에서 시작된 경제공황이 일본에 파급되어 1930년대 초 실업자가 300만에 이르고 노동쟁의가 빈발하게 되었다. 그러자 일본 군부는 국내의 모순을 만주로 전가하려고 전쟁을 일으켰다.

“인류가 지금처럼 산다면, 50년 뒤 우리에게 남아 있는 건 없다"

ㆍ“인류가 지금처럼 산다면, 50년 뒤 우리에게 남아 있는 건 없다”

ㆍ“권력 잡은 1%만 행복하고 99%가 불행하면, 혁명 일어날 것”

2014년이 밝았다. 갑오년인 올해는 한반도가 역사적 격랑에 휩싸였던 120년 전의 갑오년에 비유되곤 한다. 북한의 예측 불가능성, 일본의 보수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보수와 진보의 반목이 더욱 심해지며 ‘유신’과 ‘종북’을 불러 싸움을 시킨다.

사람들 사이에 놓인 선은 집단끼리 경계를 만들며 이젠 벽이 된 듯하다. 월드컵 붉은 티셔츠를 나눠 입던 우리들은 서로에게 보수와 진보라는 딱지를 붙였다. ‘민주화’라는 단어도 두 개의 뜻으로 달리 해석한다. 좋아하는 영화에 따라 편이 갈리고 밥상에도 함께 앉기 불편해졌다. 그 속에서 미래의 재난을 막을 수 있는 기회들은 우리 손을 떠나고 있다. 세계는 문명의 위기를 논하며 산업적 전환을 꾀하고 생태환경에 맞는 인프라를 구축하며 교육 시스템을 바꾸는데, 우리는 여전히 과거의 이념에 사로잡혀 있다.

길게 멀리 보려 하지 않기에 걸린 덫이다. 역사에서 반복된 패턴은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에도 적용될 것이다. 그러기에 우린 인류가 지나온 긴 시간을 거울 삼아 지금 당장의 과제를 풀어야 한다. 멀리 보면, 엉켜진 보수와 진보 간 갈등의 해결 실마리도 잡힐 수 있다.

우리의 현재를 비춰줄 안내자로 미국 UCLA 지리학과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를 찾았다. 그는 인류 탄생 이전부터 내려오는 수억년의 역사를 연구해온 학자다. 문명의 발생, 이동, 몰락을 세밀히 살펴온 세계적 지성이며 남은 생을 지구의 생명이 지속 가능하도록 이어가는 데 쏟겠다고 선언한 활동가다.

다이아몬드 교수와의 인터뷰는 지난 12월9일 LA에 있는 그의 자택에서 이루어졌다. 붉은 벨벳 재킷으로 격을 갖춘 노학자는 온화한 미소로 맞아주었다. 우리의 대담은 한 시간 동안 몰입의 깊이를 유지했다. 이 문명의 살길을 묻는 내게 그는 온 정성을 다해 답했다.

안희경 = 선생께서는 2006년 <문명의 붕괴(Collapse)>를 출판하며 지구별은 이제 시한폭탄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4월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지구별에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시간은 단지 1000년뿐이다. 다른 행성을 찾아 떠나야 한다’고 경고했고요. 우리 현대문명은 어디까지 와 있습니까.

스티븐 호킹은

1000년뿐이라 했지만

우리 지구별은

이제 시한폭탄

다이아몬드 = 스티븐 호킹은 틀렸습니다.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우리에겐 1000년의 시간이 있지 않아요. 고작해야 50년뿐입니다. 우리가 문제를 풀든지 망치든지 할 수 있는 시간 말이죠. 그리고 또 하나, 이 별을 망쳐놓고 다른 행성을 찾아나선다는 것은 답이 아닙니다. 살 만한 별이라면 분명 이 태양계 말고 다른 은하계일 텐데, 그 먼 별에 도달하려고 불가능에 도전할 것이 아니라 지금 이 별을 망가뜨리지 않는 데 우리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합니다.

안 = 50년이라는 시간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다이아몬드 = 지금처럼 살아간다면 50년 뒤 남아있는 것이 없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생선을 참 좋아하죠? 안타깝게도 세계 대부분의 어장이 50년을 못 버팁니다. 알래스카 연어 어장이 속한 미국 서부 태평양 해안은 가능할 수 있습니다만, 나머지는 어려워요. 참치는 고갈되고 있습니다. 황새치는 대서양에서 사라졌고 태평양에서도 사라져가고 있죠. 또 다른 예는 목재입니다. 한국은 열대우림의 목재를 엄청나게 수입합니다. 이대로라면 세계 대부분의 숲은 30년 안에 사라집니다. 쉽게 꺼내 쓰던 화석 연료도 고갈되니까 바다로 더 멀리 나가고 더 깊이 파들어가죠. 또 다른 예는 물이에요, 담수. 소금물을 가져다 염분을 제거해서 만들 수도 있지만 그럼 또 고갈되는 화석연료를 써야 하니까 안되고요. 지금 세계 강물의 85%를 사용하고 있는데 나머지라고 해봐야 아이슬란드나 오스트레일리아의 아주 외딴곳이니까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봅니다. 실제로 물전쟁이 터질 만큼 위태롭습니다. 다뉴브강을 두고 헝가리와 체코슬로바키아가 충돌했고, 시리아와 터키도 그랬어요. 중국과 베트남, 태국까지 히말라야 고원에서 오는 물 때문에 갈등이 깊어질 조짐입니다.

안 = 마지막 물고기를 잡고서야 돈은 먹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거라는 인디언의 예언이 떠오릅니다. 우리가 불 붙은 집 안에서 이윤과 성장을 담보로 한 내기장기에 정신이 팔려 있구나 싶은데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너무 비관적인 예측 아닌가 싶어요. 그동안 현대문명은 기술 발전을 통해 많은 해법을 제시해 왔습니다.

다이아몬드 = 그래요. 기술은 많은 것을 해결합니다. 에너지를 예로 들면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기술도 나왔죠. 덴마크에서는 20%의 에너지를 바람으로 만들고, 독일 서부와 스페인 북부에서도 풍력 발전의 양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80% 가까운 에너지를 핵발전으로 생산하고, 캘리포니아 남부는 태양열 에너지 발전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염 문제도 풀고 있죠. 하지만 이는 기술이 갖는 좋은 면일 뿐입니다. 이에 비해 나쁜 면이 있습니다. 바로 부작용인데 세상에 완벽하게 좋은 기술은 단 한번도 개발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냉장고에 쓰는 냉매가 유독해서 가스가 새어나오면 사람이 죽었어요. 밤에 자러 가면서 걱정을 했죠. ‘냉장고가 새면 내일 아침에 깨어날 수 없을 텐데’ 하고요. 그 와중에 굉장한 기술적 진보가 일어났습니다. 1940년대에 프레온이 발견된 겁니다. 사람이 죽을 일이 없어진 거예요. 기술 혁신입니다. 그런데 이 신념이 뒤집혔어요. 그것도 20년이 지난 다음에서야. 프레온 가스가 태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는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습니다. 엄청나게 위험한 물건입니다. 프레온 가스는 금지됐습니다. 자, 이제 제 답을 내놓을 차례입니다. 우리에겐 더 이상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세상을 지속 가능하게 작동시킬 에너지 발전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바람이나 태양, 핵발전처럼 더욱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겁니다.

기술 발전 폐해 알았다면

지속 가능 에너지 찾아야

환경정책 거부만 말고

정치인이 결단 내려야

안 = 지속 가능한 에너지 가운데 핵발전을 거론하셨는데요. 대기 오염을 유발하지 않고 발전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 많은 정부들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단 방사능이 유출되면 치명적입니다. 최근 후쿠시마 사고 이후 식품 오염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면서 탈핵 요구 등 저항감이 높습니다.

다이아몬드 = 후쿠시마 인근 주민들에게 건강 문제가 일어나고 있을 겁니다.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사고 역시 비극이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암에 걸렸습니다. 이 비극 속에서도 우리가 생각해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그곳에 핵발전소가 없었다면 무엇이 있었을까요? 화석연료를 태웠겠죠. 지구온난화를 일으키고 끔찍한 대기 오염을 유발합니다. 중국의 오염된 바람이 한국까지 불어오잖아요. 저는 후쿠시마의 비극을 축소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스스로를 돌아봤으면 좋겠어요.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우리의 생활 말입니다. 오늘날 한국과 중국에 사는 사람들이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결과물로 고통받고 있어요. 베이징 도로에서 일하는 경찰관의 평균수명이 42세입니다. 거리에서 들이마시는 공기 때문에 폐 관련 질환으로 죽어가죠. 부정적인 면을 해결하는 방법은 하나입니다. 그 일을 하지 않는 겁니다.

안 = 핵발전소가 필요하도록 조장하는 생활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말씀인데요. 에너지 소비가 감소되면 자연히 발전량은 줄어들게 되겠죠.

다이아몬드 = 유럽인들은 미국인들이 쓰는 에너지의 반만 소비합니다. 미국인들이 유럽인들을 닮을 수 있다면 미국의 화석연료 소비는 반이 될 겁니다. 지금 우리에게 결핍된 것은 정치적 결단입니다. 많은 정치인들이 환경정책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안 = 나쁘다고 정의되는 일들이 세상에 기여해 온 업적도 있습니다. 수많은 파괴를 동반한 산업화의 결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싼 가격으로 추위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배고픔과 다른 결핍에서도 벗어났죠. 저는 신자유주의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기여는 있다고 여깁니다. 많은 사람들이 값싼 소비를 통해 생활의 편리를 얻을 수 있었죠. 중국은 대기 오염을 줄이고자 철강 생산에 제동을 건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미 생산 감소로 미국 철강회사의 이윤이 늘고 값도 올랐어요. 중국 대기가 맑아진다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한국의 모든 국민이 혜택을 받게 되니까요. 그렇지만 소비재 가격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서민의 부담이 커집니다. 1%와 99%가 대결하는 갈등 구조 속에서 함께 감내해야 하는 불편은 수치로만 평등합니다. 실제 고통은 가난하고 불안정한 약자의 등을 먼저 휘게 만들죠.

가난한 나라 분노 생기면

부자 나라에도 문제 발생

그 예가 소말리아 해적

그들 공격 멈추는 방법은

정직하게 살도록

나눠주는 원조가 유일

다이아몬드 = 그래요, 우리 삶의 표준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졌어요. 당신과 나는 농사를 짓지 않아도 하루 세 끼를 먹습니다. 소수의 농부들이 키워주고 있죠. 미국에서는 인구의 2%인 농부들의 생산성이 매우 높아서 98%를 다 먹이고도 세계로 수출을 합니다. 현대인들은 항생물질 덕분에 병에 걸려도 죽지 않고 치료가 될 거예요. 내 이야기는 우리가 현대문명을 배척하거나 항생제를 버리고 다시 감기나 천연두로 죽어보자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말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경제를 받아들이자는 겁니다.

안 = 지속 가능한 경제란 무엇을 말하나요.

다이아몬드 = 생산에 맞춰 소비하는 겁니다. 알래스카 연어 어장이 예가 되겠죠. 미국 자연산 연어는 거의 알래스카에서 잡힙니다. 연어잡이 어부들은 정부가 알려주는 어획량만큼만 잡습니다. 매년 야생 연어의 숫자는 비슷하게 되죠. 반대의 예는 지중해 참치입니다. 참다랑어라 불리는데 일본에서 최고의 횟감으로 큰 건 1억원이 넘습니다. 자, 이쯤되면 일본 사람들이 참치초밥을 무척 사랑해서 그렇구나, 라는 생각이 들 거예요. 하지만 아닙니다. 유럽에서 지중해 참치 어장을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자고 토론할 때 일본 사람들은 앞장서서 반대했습니다. 그 결과 앞으로 5년이나 10년 안에 일본은 참다랑어를 먹지 못할 겁니다. 세상 모든 어장을 지속 가능하게 운영한다면, 우리는 스티븐 호킹 말처럼 앞으로 1000년은 넉넉한 해산물을 갖게 될 겁니다.

지속 가능한 경제는

생산에 맞춰 소비하는 것

지중해 참치어장 지속성

일본인들이 앞장서 반대

그 결과 5~10년 안에

참다랑어 못 먹게 될 수도

안 = 제가 말하는 것은 어떤 사람들은 아이들을 사립학교에 보내고 생수를 마실 수 있는 현실입니다. 누군가는 산소탱크를 사서 오염 안된 공기를 흡입하는 삶을 누릴 수 있는 구조에서 지속 가능한 경제는 소득에 따라 삶의 질이 굉장히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시장의 논리라면 물건값은 큰 폭으로 상승할 거고요. 기존 소비자들의 불만은 정책 결정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욕망은 그대로인데 가격 상승을 막을 수 있을까요.

다이아몬드 = 맞아요. 부자는 참다랑어를 더 오래 먹을 수 있을 거예요. 그래도 5년 안에 끝납니다. 당신의 질문은 바꿔 말하면 ‘부자들이 더 많은 것을 누리지 않을까’인데요. 네,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부자들도, 가난한 이들도 즐기지 못할 것들이 늘어갑니다. 이는 또 다른 중요한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1%의 미국인들이 80%의 부를 가졌습니다. 나라들 간에도 비슷해요. 한국은 1인당 평균 소득이 대략 2만5000달러인데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는 500달러죠. 한국의 수입이 가난한 나라의 50배라는 말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훌륭한 의료보험 혜택을 누리고 풍부한 해산물을 즐겨요. 수도꼭지에서는 맑은 물이 흐르죠. 아프리카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나 세계화가 상황을 변화시켰습니다. 과거에는 아프리카의 가난한 사람들이 화났다고 미국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민중이 분노한다고 해서 미국에 지장을 주지 않았어요. 그러나 2001년 9·11 이후 더욱 분명해진 것이 있습니다. 가난한 이의 가슴에 분노가 일렁인다면 이는 반드시 부자 나라에 문제를 불러일으킵니다. 한 가지 예가 소말리아입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가난하고 정부마저 무너졌어요. 그들이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배들이 지나가는 겁니다. 유럽의 상선들, 미국의 상선들…. 그리고 그들은 해적이 되었습니다.

안 = 한국의 배도 여러 차례 납치를 당했습니다.

다이아몬드 = 소말리아 사람들이 한국에 문제를 일으켜 돈 챙기는 법을 발견한 거죠. 소말리아인의 공격을 멈추는 유일한 방법은 원조입니다. 그들 스스로 배고픔을 해결하도록 돕는 거죠. 한국 배를 잡아 인질을 삼는 대신 정직하게 일하며 먹고살도록 이끄는 겁니다. 부자가 자신이 살기 위해 실천해야 하는 좋은 이기심이 이것입니다. 이제 가진 것을 지키려면 나눠야 해요.

안 = 1% 지배층의 자기 보호 방법은 ‘함께 살자’는 99%의 요구를 들어주는 거네요. 그렇죠. 함께 살자는 생각이 권력의 카르마(업)를 멈출 수 있겠네요. 그 누구보다 긴 역사를 다루어 왔는데 역사적으로 문명이 몰락하는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지요. 절정에 오른 문명이 극적으로 순식간에 사라져 왔습니다. 문명 자체가 고도의 발전인데 급격한 몰락으로 이어지는 것이 역설적입니다.

지도자의 역할은

사회의 안녕을 만드는 것

모두가 안녕해야지

그들만 안녕해서는 안돼

다이아몬드 = 지도자의 역할입니다. 역사 속에서 왜 어떤 사회는 몰락하고 어떤 사회는 그렇지 않았을까요.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문명을 이뤘던 마야 사람들이 대단한 천문학과 문자, 사원 등을 가졌을 때 왜 무너졌을까요. 마야 왕들이 뿌려놓은 인과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백성은 계속 굶주리고 헐벗어 가는데도 그들의 생활은 품격이 있었어요. 결국 지친 마야 농민들이 반란을 일으켜 왕을 타도했습니다. 지도자들은 선거에서 이기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생각해야만 합니다. 선거에 몰두하는 지도자는 지도자가 아닙니다. 부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잠깐은 괜찮아도 사회를 몰락으로 이끄는 과업을 피할 수 없습니다. LA에서 제 평생에 두 번 시민 소요를 봤습니다. 하나는 1960년대 LA 다운타운 흑인 동네에서 일어난 왓스 폭동이고, 또 하나는 방화와 파괴가 넓게 자행됐던 1993년 로드니 킹 폭동입니다. 특히 많은 한국 상점들이 화염에 휩싸였죠. 가난한 사람들이 빈민 지역에서 뛰쳐 나왔습니다. 비벌리힐스의 부자들은 집이 불에 탈까봐 두려움에 떨었고요. 경찰은 뭘 했을까요. 길에다 노란 폴리스라인을 둘러치더군요. 그래도 만약 가난한 사람들이 진짜로 비벌리힐스를 불태우려 했다면 했을 겁니다. 그때는 분노가 충분히 타오르지 않았기에 소강되었습니다. 만약 100만명의 시민이 나선다면? 달라집니다. 그러니까 미국의 최상위 1%에 맞서 99%가 일어난다면 비벌리힐스는 사라집니다. 답은 지도자들의 역할에 있습니다. 자기들만을 위해 살겠다면, 권력을 잡은 1%만 행복하고 99%가 불행하다면, 혁명이 일어날 겁니다. 다시 말합니다. 지도자의 역할은 사회의 안녕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모두가 안녕해야 합니다. 그들만 안녕해서는 안됩니다.

안 = 선생께서는 문명사에 대한 저술을 발표하다 어느 시기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데 생을 바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두 아이를 낳은 다음 더 민감하게 위기의식을 느끼게 되는데 지구 살리기 활동에 나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다이아몬드 = 나는 쌍둥이를 두었어요. 1987년에 태어나서 26세입니다. 언젠가 지금 우리 둘이 나누는 주제로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였습니다. ‘2050년에는 세상이 어떻게 될까’, 그러는 거예요. 2000년은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내가 예순셋일 테니까요. 2050년은 상상 속 숫자로 다가왔습니다. 마치 AD 3200년처럼요. 그런데 아들들이 태어나니까 2050년이 현실로 와 닿았습니다. 내 아들들이 예순셋이 되는 실제상황인 거죠. 당신에게 적용해 봅니다. 딸이 여섯 살이잖아요. 2007년에 태어났겠네요. 2050년이면 마흔셋이고 우리가 다 파괴하지 않으면 살아있을 거예요. 그래도 2050년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아이티처럼 전기도 없고 물도 없고 하수시설도 없을지 몰라요. 아니면 소말리아 사람들이 자동소총으로 배를 해적질하는 대신 핵무기를 들고 한국이나 미국에다 핵폭탄을 떨어뜨릴지도 모르고요. 큰 기업들의 지도자들이 요즘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습니다. 전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 그래서 물어봤어요. 쉐브론 최고경영자한테 언제부터 신경 쓰게 된 거냐고. 딸 이야기를 합디다. 집에 가니 열세 살 딸이 묻더랍니다. “엄마는 환경을 위해 오늘 무슨 일을 하셨어요?” “환경? 난 그 말만 나와도 괴롭다. 환경이 뭐가 중요한데. 시간낭비 말고 공부해라.” 딸이 퍼붓더랍니다. “엄마는 한심해. 엄마가 세상을 망치고 있어. 엄마랑 말 안 해.” 그래서 바뀌었대요. 많은 경제계 인사들이 같은 말을 합니다. 자식의 미래를 지키려면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걸 가슴으로 느낀 거죠. 당신의 한국 지도자들, 신문을 읽을 경제를 책임지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자식이 있다면 그 아이들이 살 50년 뒤의 세상이 어떨지 생각해 보세요. 당신들이 지금 안녕한 생활을 하든, 지중해산 참다랑어를 음미하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안녕할 것인지 그걸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77) 45년 걸어온 생리학자 길 접고 인류문명 발달 연구 몰두

미국 UCLA 지리학과 교수. 그의 학문적 연구와 성과는 생리학에서부터 진화생물학, 조류학, 지리, 역사, 환경까지 광범위하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생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1966년 UCLA 의과대학 생리학과 교수로 강단에 섰다. 그러다가 65세 되던 2002년, 45년 동안 이어온 생리학자의 길을 접었다. 지리환경 비교사학자의 길에 몰두하기 위해서다. 이런 삶의 전환은 28세에 떠났던 뉴기니 섬 여행에서 비롯된다. 그는 뉴기니 말을 배워가며 생리학 못지않게 인류문명 발달 연구에 몰두했다. 그 결과 같은 무게로 두 길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한 지역의 역사를 제대로 알려면 언어를 알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청소년기부터 라틴어, 그리스어 등을 배웠고 20대 중반에는 열두 번째 언어인 이탈리아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인터뷰를 하던 날도 오전에 2시간 동안 이탈리아 문학작품을 필사했다. 그리고 매일 2시간씩 새를 관찰하며 걷는다. 새들이 보여주는 미미한 변화 속에서 지구의 환경을 되살리고자 한다.

미국예술아카데미, 미국과학아카데미, 미국철학협회 회원이고 환경 분야의 업적으로 타일러상, 국립과학메달을 수상했다. 대표 저서로는 문명사 3부작이라 일컬어지는 <총균쇠> <문명의 붕괴> <어제까지의 세계>가 있다. 특히 <총균쇠>는 1998년 퓰리처상과 영국 과학출판상을 수상했다.

안희경(43) 서구의 성찰적 기운과 대안 활동 집필

재미 저널리스트. 불교방송 PD로 시사·교양·음악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1998년 한국방송대상 교양 우수작품상, 2000년 한국방송대상 연예오락 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2002년 미국으로 이주한 뒤 서구에 부는 성찰적 기운과 대안 활동을 소개하는 글을 써왔다. 윌리엄 켄트리지, 다카시 무라카미 등을 인터뷰한 <현대미술 거장과의 만남>(2010), 노엄 촘스키·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등 세계 석학 7인과의 대담집 <하나의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2013)를 출간했다.

기술이라는 강력한 도구, 다수를 위해 써야 한다

새해기획-4차 산업혁명

인간혁명의 갈림길 ① 인간 노동 존중 않는 혁명은 실패한다

‘제2의 기계시대’ 쓴 에릭 브린욜프슨 교수 인터뷰

“파괴적 혁신에 맞설 지식 공유·교육 개혁 시급”

에릭 브린욜프슨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 사진 브린욜프슨 제공

10년 전 이 세상에는 스마트폰이 없었다. 개인정보단말기(PDA)와 같은 원시적인 기기는 있었지만, 아이폰이라는 혁신적 기기가 등장한 것은 2007년 1월9일이었다. 페이스북은 2004년에 등장했지만, 대중이 즐겨 찾기 시작한 것은 2008년이었다. 드론,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3D 프린터, 빅데이터 등도 10년 사이에 화려하게 모습을 드러냈고, 일부는 우리가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품이 되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 에릭 브린욜프슨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는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앞으로 10년은 지난 10년보다 더 파괴적(disruptive)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파괴적’이라는 말은 보통 ‘혁신’과 함께, 신기술이 기존 거대 산업을 뒤흔들 때 쓰인다. 하지만 앞으로 10년은 신기술이 우리까지 뒤흔들어 놓을지 모른다. 2014년 펴낸 책 <제2의 기계시대>로 기술시대 양극화의 위험을 미리 예견했던 브린욜프슨 교수는 인터뷰에서 “앞으로 새로운 방식의 부의 창출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반드시 그 부가 소수가 아닌 다수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9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전자우편으로 진행했다.

-<제2의 기계시대>가 출간된 지 2년이 흘렀다. 그사이 중요한 기술 진보가 있다면 무엇인가?

“두 가지가 두드러진다. 첫째는 머신러닝(기계학습)이다. (기계) 시스템은 이제 통계적인 기법을 이용해서 특별히 프로그램이 되어 있지 않아도 어떻게 업무를 완수하는지 배울 수 있게 되었다. 둘째는 심층 신경망 기술이다. 기술 자체는 수십년이 됐는데, 빨라진 컴퓨터와 어마어마한 양의 디지털 정보 덕분에 비로소 제대로 훈련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 인공지능 영역의 두 가지 기술은 인터넷 검색, 온라인 광고, 회계부정 적발에서 이미 쓰이고 있고, 나는 앞으로 더욱 널리 쓰이리라 확신한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이슈였다. 당신도 지금이 산업혁명기라고 보는가?

“그렇다. 모든 산업에서 더욱 활발해진 디지털화에 더불어, 인공지능의 진보는 앞서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들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런 변화는 부의 창출, 의료의 발전 그리고 일의 성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은 진료 화상 기록이나 병을 진단하는 영역에서 의사를 돕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진료비는 떨어지고 품질은 높아지며, 좀더 많은 사람이 의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발전의 혜택은 모두에게 고루 돌아가지 않았다. 그는 책에서 기술이 수많은 소비자에게는 득이 되지만 다수의 일자리를 빼앗고 기술을 개발한 소수에게만 큰 부를 안겨주는 현실을 우려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도 자동화 기술의 충격으로 인한 미국 중산층 노동자의 고용 불안에서 비롯되었다는 의견도 있다. 기술의 사회정치적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미국의 실물 경제는 1990년대 후반 이후 상당히 성장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 중위소득은 정체를 보였다(중위소득이란 사람들을 소득에 따라 한 줄로 세워 놓았을 때 가운데 선 사람의 소득을 말한다. 경제가 성장했는데 중위소득은 그대로라는 말은 소득 상위의 사람들만 더 부자가 되었다는 뜻이다). 약 절반의 미국인은 이런 건실한 경제 성장의 혜택을 보지 못했다. 즉, 사람들이 매우 화가 나 정치적 변화를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제2의 기계시대에서 구성원들의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사회의 조건이란 무엇인가?

“두 가지가 요구된다. 첫째는 공유 기술과 교육을 통해 개인이 성장할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공동 번영(shared prosperity)을 증진하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공유 기술은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누구나 무엇이든 학습할 수 있는 현실을 예로 들 수 있다. 공동 번영은 기존의 부를 나누기보다 저소득층이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촉진하는 정책을 뜻한다. 브린욜프슨 교수는 공동 번영 촉진책으로 “교육을 개혁해 사람들이 창조성과 리더십이나 공감, 팀워크와 같이 사람을 상대로 한 기술을 익히도록 북돋고, 창업 장벽을 낮춰 기업가 정신을 높이며, 노동자에게 유리하도록 세금 체계를 다시 짜는 것”을 들었다.

-한국이 그런 나라로 나아가는 데 조언을 해준다면?

“교육 시스템에 꾸준히 투자하라. 인터넷 통신과 로봇 기술에도 투자를 게을리하지 마라. 그리고 성장의 혜택이 널리 공유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상위 1%에게만 흘러가도록 하지 마라. 명심하라. 기술은 강력하지만, 도구일 뿐이다. 우리는 소수가 아닌 다수가 그 혜택을 누리도록 그 도구를 쓸 수 있고, 또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미래는 초(超)국가 기구로 통일”

2007년에 발행된, 세계의 대표적인 미래학자들이 전망한 미래 서적 한 권이 있다. 그들이 예고한 '미래혁명'(신지은 외 4인 지음/ 미래를 준비하는 글들 펴냄, 2007)은 어떠했으며 10년이 지난 지금 어디까지 진행되었을까. 마지막 회로 제롬 글렌 유엔미래포럼 회장의 예측을 따라가 본다.

“교육은 게임처럼 진행된다. 일과 레저, 공부의 경계가 점차 사라질 것이다. 가상현실에 접속해 게임을 통해 과거의 역사를 배우고 과학 실험을 한다. 인공지능(AI)은 인간의 주치의이자 비서이자 교사이자 친구가 된다.”

미국의 대표적인 미래학자로 꼽히는 제롬 글렌(Jerome C. Glenn) 유엔 미래포럼 회장의 10년 전 예언은 지금 대부분 현실화 되고 있다. 그는 10년 전 지구촌이 하나로 연결되는 ‘인터넷 혁명’ 부터 지금의 ‘인공지능 혁명’까지 정확히 짚어냈다.

제롬 글렌 유엔미래포럼 회장은 과거 인터넷 혁명을 주장했다. 그는 이제 앞으로의 미래는 가상현실의 세계로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 worldff.pofler.com/wff/07_spnotice

24시간 인간의 일상을 관리해주는 사이버 나우

“인공지능은 계속 우리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줄 것이다. 오늘은 혈압이 높으니 아침 운동은 생략하라는 식으로 조언을 해줄 수도 있다. 옷에 더러운 얼룩이 묻으면 세탁을 하라고 권하기도 한다. 집안의 모든 물건들이 서로 통신을 하며 습도와 온도를 적정하게 조절하고 가전 제품 등을 집과 밖에서도 수월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제롬 글랜 회장의 예언은 20년 후를 가르켰다. 하지만 불과 그의 예측은 10년 후 인 지금, 2017년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되고 있다.

헬스케어 제품으로 수면상태와 건강상태, 운동 상태를 체크하고 예방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집 안 및 기업의 보안, 습도, 온도 조절 등이 가능해진다. 음악을 선곡해주고 꽃집에서 꽃배달을 시켜주는 인공지능 비서가 이미 등장했다. 단순히 비서 기능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제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TV, 세탁기, 노트북, 자동차에 들어가 인간의 편의를 도울 전망이다.

아마존이 개발한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가 영역을 확대했다. 지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7)에서 아마존은 레노버, 월풀, LG전자 등 다양한 전자회사와 협업한 알렉사 제품들을 선보였다.

아마존이 개발한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가 영역을 확대했다. 지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7)에서 아마존은 레노버, 월풀, LG전자 등 다양한 전자회사와 협업한 알렉사 제품들을 선보였다. ⓒFlickr.com

그는 앞으로 10년 뒤 2030년이 되면 인간의 모든 활동은 ’사이버 나우’라는 장치를 통해서 이루어 진다고 전망했다. 그가 말하는 ‘사이버 나우’란 지금의 인터넷과 같이 초연결 된 공간을 이어주는 장치를 의미한다. 물론 이 이름은 나중에 다르게 불려질 수도 있겠다. 접속하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컴퓨터나 모바일 접속이 아니다. 인체 삽입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제롬 글랜 회장은 접속하는 장치를 피부에 이식하거나 안경 혹은 콘텍트렌즈와 같은 형태가 될 것으로 보았다.

24시간 연결되는 인터넷 공간이 있고 아침에 눈을 떠 밤에 잠을 잘 때까지 계속 그 안에 있는 인공지능과 접촉하게 된다. 이 가상현실 프로그램은 전 세계 정부와 대학 및 비정부단체, 기업들이 참가하는 ‘초(超)국가 기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제롬 글랜 회장은 ‘사이버 나우’라는 접속 장치가 교육, 문화, 의료, 레저는 물론 정치와 국가라는 개념까지도 변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랙미러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들 때까지 가상공간에 접속해 있는 상황을 그린 영국드라마 ‘블랙미러’의 에피소드 중 한 장면. 이러한 상상은 미래에 현실이 될 수도 있다. ⓒ www.channel4.com

아프리카에서 오세아니아, 유럽 및 아시아, 남미 대륙이 이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 그 어떤 나라에 있던지 동일한 혜택을 받게 된다. 글렌 회장은 지구촌 전체의 부가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은 원격으로 게임처럼 진행되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최신 기술을 학생들은 습득하게 된다. 학교는 왕실과 같이 상징적인 존재가 될 가능성도 높다. 그는 미래 교육의 핵심으로 실시간 피드백이 가능한 교육과 각자 학생들에게 맞는 맞춤형 교육을 꼽았다.

집단 지성이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

글렌 회장은 앞으로 미래가 가장 중요한 변화를 일으키는 요소가 바로 인간들의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라고 봤다. 방대한 정보의 바다 속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한 명의 천재나 하나의 국가가 전부 해결할 수 없다. 결국 인간들의 모여 집단으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는 사회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

그에 따르면 지금 볼 수 있는 위키피디아 등의 온라인 백과사전이나 국내 포털에서 제공하는 지식 검색 서비는 ‘집단의 지혜’(Collective Wisdom of Crowds)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가 하드웨어라면 그가 말하는 집단지성은 소프트웨어 이다. 글렌 회장은 집단 지성을 얼마나 빨리 이룰 수 있느냐가 미래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사학자이자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교수 또한 제롬 글렌 회장과 같이 인류의 산적한 문제들은 글로벌 유니온에 의지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과거 제국주의 시대를 벗어나 많은 독립국가들이 생겼으나 지구촌 나라들이 초연결화 되면서 한 나라의 문제가 유기적으로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에는 한 국가 혹은 개인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초국가 개념의 ‘유니온’이 각 국가들의 정부를 대신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세계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제롬 글렌 회장은 최근에도 한국에 방한해 그의 예측을 설파했다. 그는 세계의 기후 변화와 자원의 고갈 문제, 테러 등 각종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싱크탱크인 밀레니엄 프로젝트(Millennium Project)를 이끌며 인류의 도전 과제들을 풀어나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래학은 미래를 점치는 점술(占術)이 아니다. 10년 전 미래학자들의 주장이 전부 다 맞는 것은 아니다. 물론 앞으로 10년 뒤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에게 닥칠 문제점을 미리 예견하고 이를 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미래학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어 볼 필요가 있다. 미래에 대한 지식을 면밀히 고찰하고 연구하고 공론화하여 한국이 세계 속 미래를 이끌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디지털 사회의 미래는 ‘초융합’

인류는 1·2차 물질 혁명과 3차 정보혁명을 거쳐 4차 지능혁명으로 진입하고 있다. 변화는 가속화돼 과거 100년의 변화가 미래 10년 안에 이뤄질 것이다. 미래 사회를 지금 준비할 것인가, 방치할 것인가. 대한민국 역사의 결정적 선택이 될 것이다.

디지털 사회는 아날로그 사회와 본질적으로 상충되는 구조다. 원자로 이뤄진 물질 세계는 자원의 한계로 인해 한계 효용이 감소하는 소유의 사회다. 그러나 비트로 이뤄진 디지털 사회는 한계 효용이 증가하는 공유의 사회다. 두 개의 세상에서 소유와 공유라는 가치관이 충돌하고 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논쟁이 대표적 가치관의 충돌 사례일 것이다.

그런데 PC 시대까지는 분리돼 있던 디지털과 아날로그 세상이 이제는 O2O(Online 2 Offline)로 융합하고 있다. 2010년 30개에 불과했던 1조 가치가 넘는 유니콘들이 불과 5년 만에 250개를 넘어서고 있다. 두 세계의 충돌이 글로벌 거대 유니콘들을 탄생시키고 있다. 이들의 비밀 코드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융합인 디지로그(digilog)이고, 사이버와 현실의 융합인 CPS(Cyber Physical System)이며, 제품과 서비스의 융합인 PSS(Product Service System)이다. 이들을 총칭해 O2O라 칭하기로 한다.

이제 현실 세계와 1:1 대응이 되는 가상 세계에서 시공간을 재조합해 현실을 최적화하는 O2O 융합의 세상이 열리고 있다. 내비게이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현실의 교통 체계와 1:1 대응되는 가상 교통망에서 최적의 맞춤 길을 미리 예측해 알려주고 있다. O2O 최적화는 병원, 공장, 여행 등 인간 삶의 모든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GE의 공장, 캐터필러의 중장비, 아마존의 배송, 핏빗의 건강관리 등이 모두 동일한 원리로 구성돼 있다.

O2O 융합은 디지털화 기술 6개와 아날로그화 기술 6개로 구현될 수 있다. 시간, 공간, 인간을 디지털화하는 6대 기술은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어러블로 구성된다. 디지털화된 가상 세계에서 예측과 맞춤을 통해 현실을 최적화하는 아날로그화 6대 기술은 서비스 디자인, 플랫폼, 3D프린터와 DIY, 증강·가상현실, 게임화, 블록체인과 핀텍이다. 그리고 그 연결 고리에 인공지능이 자리하고 있다.

O2O 융합은 지구 차원의 자기조직화를 촉발해 지구 전체를 생명화하고 있다. 인류는 집단생명으로 자기조직화하는 초인류로 진화할 것이다. 이제 사물을 다루는 기술과, 우리를 다루는 경제사회와, 나를 다루는 인문학이 초융합하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인류가 한 번도 겪어 보지 않은 미래가 10년 내에 다가올 것이다. 우리가 도전해야 할 세 가지 목표인 △기술의 대융합 △선순환 경제사회 구축 △초인류의 삶의 가치다. 이들은 각각 과학기술과 경제사회와 인문학의 화두일 것이다. 그리고 이 세 과제는 독립적 발전이 아니라 다 함께 초융합되고 있다.

미래학의 개념은 예상하는 것이 아니라 예측을 통해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우선 기술은 초생산성을 이룩할 것이다. 수요는 경험 경제의 확산으로 물질 소비는 줄고 개인화된 정신적 소비가 증대될 것이다. 놀이와 문화가 최대 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다. 물질의 소유에서 정신의 삶으로 행복은 이동할 것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은 혁신에 비례하는 보상에, 지속 가능한 분배의 문제는 복지의 거버넌스에 달려 있다. 분산화된 권력을 뒷받침하는 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이 직접민주제와 거래의 신뢰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하는 미래 사회 이론에 우리의 태극 사상이 크게 기여할 것이다.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바람직한 미래의 화두들을 던져 본다. 그리고 바람직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거대한 토론에 수많은 석학들의 참여를 촉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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