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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의 대화] 40년간 뛴 현장… 직책 바뀌어도 '記者'로 일관 본문

기자 김대중에 관하여

[독자와의 대화] 40년간 뛴 현장… 직책 바뀌어도 '記者'로 일관

천아1234 2021. 7. 26. 14:50

'고문'으로 바뀐 '理事기자 김대중'
열흘에 한 번씩 칼럼 계속 게재
컴퓨터 대신 여전히 원고지 사용
일단 펜 들면 1시간 단숨에 써내려가

"김대중(金大中) 이사기자의 직함이 달라졌대?"

요즘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해오는 분이 많습니다. '이사기자'라는 타이틀로 약 1년10개월간 글을 쓰던 그의 직함이 얼마 전 '조선일보 고문'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신문사 정년 규정에 따라 직책은 달라져도 독자 여러분은 변함없이 '김대중 칼럼'을 조선일보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

까마득한 후배가 볼 때 김 고문은 참 행복한 언론인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신문 조선일보에서 40년간 기자생활을 하면서 그만큼 하고 싶은 말, 쓰고 싶었던 것, 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었던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조선일보 워싱턴특파원, 정치·사회·외신부장을 거쳐 출판국장·편집국장을 지냈고, 조선일보 주필만 12년을 맡았습니다. 시사 주간지 시사저널이 선정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 자리를 무려 13년째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본인은 이런 한가한 평가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가시밭길을 긴장하며 건너왔다는 생각에 "어휴" 하는 한숨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권력에 조금이라도 싫은 소리를 하면 뒷조사당하고, 망신과 봉변을 주는 권력과 언론의 환경에서 버텨온 세월의 무게 때문에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김대중' 하면 떠올리는 것이 그의 칼럼입니다. 오랜 세월 그를 지탱해 온 기둥이기도 합니다. '김대중 글쓰기'의 특징을 묘사할 때 늘 등장하는 단어가 '직(直)'이라는 말입니다.

2001년에 나온 그의 칼럼집 제목이 '직필(直筆)'이었고, 김 고문과 함께 지난 20여년 동안 조선일보 칼럼의 쌍두마차를 이뤄온 류근일(柳根一) 전 주필은 이 책 추천사에서 그의 글을 "직정적(直情的)이고 폭발적인 스타일로 돌격해 들어가는 식"이라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독자 여러분이 짐작하는 대로입니다. 김 고문의 글은 에두르거나 빙빙 돌아가는 경우가 없습니다. 그의 글은 늘 최단거리인 직선 코스를 질주하듯 결론으로 나아갑니다.

조선일보 독자들이 대체로 열흘에 한 번씩 접하게 되는 그의 칼럼은, 신문에 인쇄되기 전날 오후 김 고문이 1시간여 동안, 원고지 위에(김 고문은 아직도 컴퓨터 사용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단숨에 써내려간 글입니다. 예를 들어 글을 쓰다 화장실을 가면 독자들도 호흡이 끊어지기 때문에 그는 글 쓰는 1시간 남짓한 시간 만큼은 집중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칼럼을 쓰기에 앞서 꽤 오랜 기간 산고를 치르듯 생각하고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합니다. "독자들이 가장 듣고 싶어하고,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모색하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주제를 고르고 논리를 구성하는, 그런 시간입니다. 이를 위해 김 고문은 지금도 열심히 취재를 하고 있고, 이것이야말로 '기자 김대중'으로 40년을 버틸 수 있었던 힘일 것입니다.

직책이 무엇이든 그는 '기자 김대중'이길 고집합니다. 본인 스스로도 "40년간 기자의 길을 걸어온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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