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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빈토플러 처럼 생각하는 법 본문

복합적인것과 섞음

앨빈토플러 처럼 생각하는 법

천아1234 2017. 9. 25. 09:34
앨빈토플러처럼 생각하는 법

Chapter 1. 기획은 불확실성과의 싸움
  비즈니스 게임의 룰이 변하고 있다
  2011년 8월 국내 유수의 전자업체에 다니던 연구원이 퇴직을 하며 회사의 고위 임원에게 보낸 메일이 화제가 되었다. “우리 회사는 혁신을 하는 회사가 아니라 혁신을 하겠다는 주장만 하는 회사처럼 보인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타성에 젖어 혁신보다 현상 유지를 선호하고 만년 1등인 타사의 눈치만 본다는 직언을 서슴지 않았다. 사실 이러한 2등 주의는 수많은 기업들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많은 회사들이 변화와 혁신을 외치지만 당장 위험을 감수하면서 투자에 나서는 데는 망설임이 많다.
  최근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게임의 룰이 바뀌면서 벤치마킹에 사활을 거는 기존 패러다임에 갇혀 있던 기업들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일례로 자동차 회사는 안전하고 편리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기계로서의 자동차만 잘 만들면 되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스마트화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IT 기기의 특성을 갖춘 스마트카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빠른 변화 속에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유통업체인 이마트는 주유소 시장에, 보험업이 주력인 그린손해보험은 남성 헤어시장에까지 진출했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삼성은 반도체 공정기술을 활용해 의약품 시장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비즈니스 세계의 게임룰의 변화는 산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비즈니스 융합과 지식이나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의 운명을 좌우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초변화의 시대에는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며 예측적 기획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유지관리식 기획, 벤치마킹식 기획만 하는 기획자는 스스로의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

불확실성의 시대가 원하는 기획자
  호주대륙이 발견되기 전까지 구세계 사람들은 ‘백조는 모두 하얗다.’는 데 의심을 품지 않았다. 그런데 1967년 어느 날 유럽의 조류학자들이 호주 대륙에서 검은 백조를 발견하게 된다. 조류학자들은 검은 백조가 나타난 것에 놀라고 당황했다. 이로써 검은 백조는 불가능하다고 인식된 상황이 실제 발생하는 것을 가리키는 은유적 표현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경제공황이나 미국의 9.11테러, 구글의 성공 같은 발생 가능성에 대한 예측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장을 가져오고, 발생 후에야 적절한 설명을 시도할 수 있는 사건을 우리는 ‘블랙 스완’이라 부른다.

누구나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는 비즈니스 세계의 게임룰의 변화가 더욱 극심해진다. 때문에 변화의 추세를 읽고 발생 가능한 미래에 대비하지 않는 기업은 앞으로 그 존폐조차 장담할 수 없다. “20세기 경영이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면 21세기 경영의 핵심은 불확실성과 의혹을 관리하는 것에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장인 토머스 스튜어트 박사의 전언이다. 전 세계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유능한 기획자라면 반드시 미래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알아보고 그에 맞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승리를 약속하는 새로운 무기, 미래 예측
  미래를 내다보는 프로기획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자질은 정보 수집 및 추출 능력이다. 미래 예측의 재료가 되는 정보를 잘못 추출하면 올바른 미래 예측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미래 기획을 위한 정보 수집에 대해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정하고 있다. “즉시, 그리고 충분한 양과 질문으로 시작하라.” 첫 번째는 ‘즉시’다. 우리의 기억은 휘발성이 있다. 뇌는 중요한 정보라 해도 오래 담아두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막상 기획하는 데 정보를 사용하려고 해도 기억을 되살리기 쉽지 않다. 그래서 좋은 정보는 즉시 메모를 하거나, 웹에서 즐겨찾기를 해놓아야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아이디어가 생각나는 대로 즉시 기억해 두는 메모광이다. 두 번째는 ‘충분히 많은 양을 기록’하는 것이다. 우연한 발견이나 아이디어는 인생의 비전을 세우고 계속해서 정보를 누적하다가 만나는 행운의 여신과 같다. 중요한 것은 한 방향의 노력이다. 잡다한 정보 관리가 아니라 인생의 비전에 맞는 한 방향의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이것은 개인이나 조직이나 똑같이 적용되는 원리다.

세 번째는 질문이다. 정보를 수집할 때는 스크랩하는 수준을 넘어서 맥락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 질문은 정보 안테나를 세울 때 안테나를 어디로 향해야 할지를 각인시켜주고, 정보를 보는 관점을 재조정해 주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네 번째는 질문의 수준이다. 질문의 수준은 첫 단계의 수준을 좌우하며 결국 최종 결과물의 수준까지 좌우한다. “왜 사진은 금방 볼 수 없는가?”라는 질문에서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탄생했다. 당장 해결할 수 없더라도 근본적인 것에 의문을 갖는 것으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시작되는 것이다.

Chapter 2. 생존의 기술, 미래 예측 기법을 익혀라
  세상을 움직이는 정보는 어디서 오는가
  오늘날 우리는 인터넷, 스마트폰, SNS 등의 보급으로 빅 데이터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서 대량의 지식이 무용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인터넷, 신문, 방송, 각종 미디어 등에서 많은 정보를 쏟아내지만, 그 가운데서 옥석을 가려 소비자의 유행과 트렌드를 알아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기획자는 수많은 정보와 다양한 패턴들 중에서 소비자들이 선택할 유행과 트렌드를 찾는다. 문제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환경을 분석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골라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보의 무더기 속에서 숨겨진 옥석을 가리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사실을 관찰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정보의 이면에 있는 본질을 찾아내는 기술로는 ‘생태학적 사회구조 분석 기법’이 있다. 이 기법은 세상을 세로축으로 현상층, 유행층, 트렌드층, 심층원동력층, 심층기반층으로 나누고 가로축은 STEEPS(사회society, 기술technology, 경제economy, 환경ecology, 정치politics, 영성spirituality)의 영역으로 구분하여 변화를 읽어내는 분석 기법이다.

현상층이란 신문지상에 나타나는 사회의 갖가지 현상적 사건들이 잡다하게 나열되어 있는 상태의 세상을 말한다. 유행층은 디자인, 패션, 춤 등의 유행들로 재정리된 세상이다. 시간적으로 대략 1년 미만의 생존력을 가지며 1개 카테고리에서 힘을 발휘하는 정보이다. 트렌드층은 세계화, 개인화, 감각화, 웰빙, 평생교육, 고령화, 하이터치, 융합 등의 트렌드로 재정리된 세상이다. 1~10년 미만의 생존기간을 가지며, 1개 이상의 카테고리에서 힘을 발휘한다. 심층원동력층은 속도, 네트워크, 인구, 기술 등 사회 변화를 밀고 가는 실제적인 힘인 심층원동력으로 재정리된 세상이다. 심층원동력은 본래 존재하는 힘, 혹은 존재하는 것과 비슷한 힘을 가진 힘들이다. 마지막으로 심층기반층은 시간, 공간, 지식, 영성 등 세상을 떠받치는 가장 심층적인 4가지 기반층으로 변화가 일어나는 실제적인 기반이다.
  생태학적 사회분석 기법은 세로축의 5가지 층들과 가로축의 STEEPS 영역들이 상호 의존적인 관계로 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심층원동력들은 카오스적 진자운동을 통해 다양한 트렌드, 유행, 현상을 만들어 내고 역사를 거치며 진화를 반복한다. 심층기반과 관련한 변화들은 서로 영향을 미치는데 에너지, 환경, 가족구조를 비롯한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층에서 나타나서 우리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빠르게 변화시킨다. 심층기반을 이루는 많은 부분들이 미래학의 관심사이자 기획자들이 봐야 할 변화의 핵심이다.

최근 아이돌 가수로 대표되는 한류 열기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도 위에서 소개한 기법을 사용하여 분석할 수 있다. 심층원동력층의 실체를 바탕으로 형성된 트렌드 및 유행층을 살펴보면 산업 구조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오프라인에서 가상 비즈니스로 점점 이동하고 있고, 한류 문화를 다양한 산업에 접목하여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활로를 찾으려는 마케팅 노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래를 예측할 때는 이러한 심층원동력층에 있는 본질을 파악해야, 향후 변화가 어떠한 방향으로 움직일지 판단할 수 있다. 필터링 과정 없이 한류에 관련한 신문 기사 내용만 믿고 이를 중요한 참고자료로 사용했다가는 미래 기획에서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정보의 신뢰성, 정확성 측면에서 검증단계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보석과 잡석을 가려낼 수 있다.

혁신적으로 분류하고 혁신적으로 기획하기
  앞 장에서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휩쓸리지 않기 위해 생태학적 사회구조 분석 기법을 활용하여 정보의 층을 나누어 보는 기법을 제안했다. 이 장에서는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필터링하기 위해 정보를 효율적으로 구분하는 작업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STEEPS 기법을 통해 정보를 구분해 보자. STEEPS는 환경 유형을 사회, 기술, 경제, 환경, 정치, 영성 등의 카테고리로 분류해 정보가 각 영역별로 균등하게 수집되도록 한다. 이 기법을 사용하면 환경 스캐닝을 통해 거시환경을 분석해 예측하고, 이머징 이슈를 찾아내기 위해 광범위한 영역의 가능한 모든 요소를 관찰하고 수집할 수 있다. 핵심은 다양한 요인들 중 기획하고자 하는 분석 대상 산업의 현재 모습과 미래 변화에 영향을 가장 크게 미치는 요인을 중심으로 산업의 메가트렌드를 적절히 찾아내고, 이것이 산업에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영향을 주는지 변수들의 연관관계를 파악하는 것이다.

STEEPS 기법을 발전시켜, 비즈니스와 변화의 관점에서 다양한 위기와 기회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IMPOS 기법을 추가로 적용해야 한다. IMPOS 기법은 특정변화가 정보(information), 사람(man), 장소(place), 조직(organization), 사물(substance) 다섯 가지 영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예측해보는 기법이다. 개인이 미래의 특정 기술이나 트렌드 아래서 어떤 행동을 취해야 될 것인지를 예측해보는 것이다. STEEPS로 분류된 정보를 IMPOS 영역에 맞춰 정리해보고 이를 다시 개별 상황과 관련지어 생각하다 보면 발생 가능한 위기와 기회를 찾아낼 수 있다. IMPOS 기법을 통해 미래상황의 패턴이 도출되면 이를 다시 STEEPS로 나누어 영역별로 어떤 미래 시나리오가 가능한지 도출할 수 있다.

생각의 한계를 뛰어넘어라
  이 세상은 복잡하다. 복잡한 세상이기에 이성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복잡계 시각으로 사건의 인과관계를 살피는 나비효과 이론도 등장했다. 마이애미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날갯짓만 해도 북경에는 우박을 동반한 폭풍우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1997년 태국 화폐가치의 급락은 이웃나라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정치적 무질서와 소요를 일으켰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미국만이 아닌 전 세계 국제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을 불러 일으켰다.
  세상은 복잡해 보이지만 상호 연결되어 있다. 다양한 요인 간의 인과적 관계로 얽혀 있으며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이러한 관점으로 정보의 구조와 그로 인한 결과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려는 것이 바로 시스템적 사고이다. 시스템 사고란 개별로 보면 무관해 보이는 객체들도 자세히 보면 서로 연관되어 순환하며 서로 영향을 주면서 한 몸처럼 작용한다는 것이다. 미래를 기획하는 데 있어 시스템 사고를 사용하면 다음 4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도록 도와준다. 시스템 사고는 인과과정과 피드백을 파악하는 것을 돕는다. 구조를 파악하면 문제를 보다 쉽게 찾아내 해결할 수 있다. 둘째, 모든 구성원들이 시스템적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충돌이 없다. 동일한 사고방법을 장착하면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쉬워진다. 셋째, 가장 효과적인 해답을 제시해준다. 시스템 자체에서 문제를 발견하고자 하기 때문에 정확한 핵심에 도달할 수 있다. 넷째, 비난과 자책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이 사람이 아닌 시스템에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Chapter 3. 미래 쇼크를 예견하는 미래 지도를 준비하라
  미래 지도를 가진 자, 변화가 두렵지 않다
   같은 영화를 보면 영화 시작 부분에 누군가 나타나서 보물 지도를 하나 준다. 보물 지도를 두고 악당과 주인공이 싸우고, 승리한 주인공은 지도를 해독하고 보물을 발견하여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그런데 그 보물 지도라는 것이 자세히 보면 수준이 형편없다.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할 때 사용했던 지도도 그 모양과 정확도가 오늘날의 지도에 비해 형편이 없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그런 지도를 가지고도 신대륙이나 엄청난 보물을 찾았다는 것이다. 10년 후를 기약하는 기획자들에게도 완성도는 형편없을지라도 방향과 도착점을 알려주는 미래 지도가 필요하다.

기획자들이 몽상적인 기획을 하는 가장 큰 원인은 현실에 너무 앞서 있거나 진부한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미래 상황 변화를 보여주는 미래 지도는 몽상적인 기획을 방지하는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 원래 비즈니스 미래 지도는 미래학자들의 전문 영역이었다. 하지만 미래 지도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간단한 노하우만 익히면 일반인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다음은 4가지 플롯에 따라 직면할 상황을 연결하여 균형 잡힌 미래 지도를 만드는 과정이다.

첫째, 개연성이 높은 미래 상황을 만든다. 미래 상황이란 논리적으로 타당하고 이치에 맞아 수긍할 만한 것이어야 한다. 트렌드와 회사와 정부, 가족의 변화에 따른 거시적 계획, 심층원동력의 흐름, 현재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미래에 대한 이미지를 조합하면 기본 미래를 유추할 수 있다. 둘째, 미래에 필요하다고 예상되는 것을 적어놓는다. 일어날 가능성 범위에 드는 미래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가능성의 미래를 그리는 일은 기본 미래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는 확산의 과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없는 미래에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알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이러한 미래가 현실화된다면 상식적으로 무엇이 새롭게 필요할까?”를 생각해보라. 발은 땅에 머리는 구름에 두어야 가능성의 미래를 볼 수 있다.
  셋째, 작성자의 현재 위치에서 정보를 수집해 놓는다. 보잘것없는 정보라고 생각해도 꼼꼼하게 적어 놓는다. 어떤 정보가 미래를 보여주는 징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콜린 파웰 전 미국 국무장관은 “100% 정확한 정보는 쓸모없다.”라고 말했다. 미래에 관한 완벽한 정보를 찾으려고 하면 미래의 기회를 놓치기 일쑤다. 미래는 갑작스럽게 오지 않고 반드시 미래 징후라는 것을 미리 던지면서 온다. 넷째, 뜻밖의 미래 상황을 만들어 놓는다. 미래 지도에는 예상치 못한 것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어야 한다. 뜻밖의 미래, 즉 와일드카드나 이머징 이슈로 인해 촉발될 수 있는 미래 상황을 고려해 보자. 일례로 한반도의 통일이나 북한의 붕괴를 들 수 있다. 이건희 회장은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는 책에서 “시뮬레이션을 도입하면 경영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뮬레이션과 비슷한 것이 미래 지도이다. 미래에 일어날 법한 일들을 연표로 완성해 미래의 방향을 정리한 비즈니스 미래 지도 말이다.

변화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퓨처스 휠
  퓨처스 휠(Future’s Wheel) 기법은 1971년 제롬 글렌이 만들고, 매사추세츠 대학교가 주도한 미래학 커리큘럼 개발 관련 워크숍을 통해 널리 알려진 기법이다. 퓨처스 힐은 미래 관련 질문과 생각들을 조리 있게 정리하는 기법이다. 어떤 사건이나 트렌드에 관한 생각을 정리하거나, 실행하기 위한 방법을 생각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퓨처스 휠은 다음 3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 정보 필터링으로 키워드 뽑기. 정보 필터링을 통해서 가장 파급력 있고 신뢰도 높은 키워드를 뽑아내야 한다. 핵심은 정보 작성자의 개인적 견해나 상황적 선입견 같은 노이즈를 걷어내고 관찰하는 사물이나 정보의 다양한 모습을 발견하는 데 있다.
  2단계: 정보를 구분한 후 트렌드 층에 있는 정보 중에서 파급효과를 알아보고 싶은 키워드를 중앙에 적어 넣는다. 트렌드층이란 STEEPS의 영역에서 1개 이상의 영역에 파급효과를 미치는 정보들이다. 예를 들어 로봇 산업이 가져올 다양한 미래 상황을 알아보고자 할 경우 중앙에 ‘지능형 로봇’이라고 키워드를 적는다. 팀 리더는 주변에 타원형을 그리고, 중앙에 적은 ‘지능형 로봇’과 관련해서 직접 일어날 수 있는 현상에 대해서 팀원들이 아이디어를 내보게 한다. 예를 들어 팀 리더는 이런 질문들을 던진다. “이로 인해 당신의 가족, 친구, 직장 내에서 어떤 새로운 경쟁과 갈등의 문제가 생기는가?” “당신의 사회적 역할에는 어떤 변화의 욕구가 생기는가?” “소비문화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가?” 이와 같은 질문을 통해 해당 주제와 동반해서 일어날 일이 어떤 것이 있을지, 주제가 미칠 만한 영향과 초래될 결과는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다.

3단계: 연결고리 만들기. 팀 리더는 1차 주제를 잊어버리고, 1차 영향들로 채워진 타원들 각각에 의해 생겨날 또 다른 영향들이나 결과들을 토론해 2차 고리를 만든다. 진행 요령은 1차 고리를 만들 때와 같다.
  4단계: 미래 지도로 검증하기. 퓨처스 휠이 완성되면 팀 리더는 팀원들과 1, 2, 3차 파급효과를 미래 지도를 통해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팀원들의 아이디어가 미래 지도상 너무 먼 미래일 경우 자칫 망상으로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제거해 주어야 한다.
  혁신적 미래 예측의 시작, 시나리오 플래닝
  미래 예측을 마무리하면 다음으로 할 일은 예측된 미래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고민하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기법이 시나리오 플래닝이다. 이것은 미래에 예상되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도출하고, 시나리오별로 전략적 대안을 수립하는 경영 기법이다. 외부환경의 변동 폭이 클수록 닥쳐올 미래에 대한 시나리오 플래닝의 대안은 유용하게 쓰인다. 1973년 석유 파동 이전까지 정유회사 중에서 중하위권에 머물던 로열더치쉘은 시나리오 플래닝으로 업계 2위로 올라섰다. 동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설립을 통해 기존에 정유회사에서 가지고 있던 교섭력이 산유국으로 넘어갈 것을 예상하고 산유국과의 관계를 다졌다. 그 결과 석유 파동이라는 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석유 확보를 통해 업계 2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소비자도 자신의 소비 심리를 모른다
  몇 년 전 외국의 한 연구기관에서 럭셔리 브랜드를 구입하는 이유에 대한 소비자 조사를 했다. 가장 많이 응답된 내용은 “매우 뛰어난 품질이기 때문에”였다. 조사 결과를 받은 럭셔리 브랜드 판매 회사의 임원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조사원으로 참여한 한 대학생이 이런 고백을 했다. “응답자들의 대답이 진실해 보이지 않았어요. 솔직한 대답보다는 적절한 대답을 하려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소비자도 자신의 마음을 모르는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소비심리를 묻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소비자 인사이트라는 키워드가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마케팅에서는 소비자 인사이트를 소비자의 의식이나 행동을 깊이 있게 탐구함으로써 소비자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하는 속마음을 꿰뚫어 보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앞의 사례에서 소비자가 자신의 본심을 이야기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본인도 왜 그런 느낌을 갖게 되었는지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실제로는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느낌,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인사이트이다. 스티브 잡스는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숨겨진 욕구와 결핍을 찾아내 해결하는 스티브 잡스의 천재적인 재능이 소비자 자신도 몰랐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선호를 만들어낸 것이다.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문제, 욕구, 그리고 결핍
  미래의 기업은 실시간으로 고객의 문제와 욕구, 결핍 요소를 찾아 해결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고객을 빼앗길 것이다. 불확실한 환경과 변심하는 고객의 마음에 휘둘리면서 쉴 새 없이 기획 방향이 바뀌는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면 문제, 욕구, 결핍이라는 인간의 본능을 파악하고, 이를 이끌어 가는 전략적인 기획을 해야 한다. 첫째, 문제에 대해 고민해보자. 개인이나 조직, 그리고 한 사회가 삐걱거리는 것은 문제가 많아서가 아니라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의식을 갖고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고정관념과 편견이라는 일상의 안경을 벗어버리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욕구에 대해 알아보자. 기업은 마케팅에 열을 올리기에 앞서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 예를 들어 할리 데이비슨은 “전 세계 할리 데이비슨 제품 중에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는 슬로건으로 철저하게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다. 동사 매장에는 800쪽에 달하는 부품 및 액세서리 관련 카탈로그가 비치되어 있는데 고객들은 이를 활용하여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자신만의 독특한 모터사이클로 개조할 수 있다. 여기에 할리 사운드라 불리는 독특한 배기통 소리와 끈끈한 소속감으로 유명한 동호회 등도 소비자의 욕구를 상품에 반영한 것이다. 셋째, 결핍에 대해 살펴보자. 인간의 결핍 요소를 채워주면 소비자는 새로운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1834년 영국 런던에 살던 제이컵 퍼킨스는 68세의 나이에 냉장고를 처음 발명했다. “음식을 오래 보관하고 싶다.”는 사람들의 욕구는 채워지지 않은 결핍 상태였다. 이를 알아차린 퍼킨스는 결핍을 채울 수 있는 냉장고를 발명한 것이다.

미래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IMPOS 기법
  “환경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정보, 사람, 장소, 조직, 사물)가 일시적인 특성을 나타내며, 점점 변화가 가속화될 경우, 각각의 요소에 대해 느끼는 우리의 감정은 더욱 자극을 받게 된다. 우리의 감성은 상황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그것이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며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IMPOS 기법의 핵심 개념이다. IMPOS 기법은 앨빈 토플러가 제시한 ‘상황의 5가지 구성요소 개념’과 ‘인지과학적 접근법’을 결합시킨 것이다. 우리는 이 기법을 통해 미래에 특정 기술이나 흐름에 따라 특정 집단에 나타날 새로운 행동 패턴과 시장 상황을 그려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미래 고객의 숨겨진 욕구를 파악해 이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만드는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다. IMPOS 기법을 활용하면 현재 상황이나 미래의 변화를 좀 더 폭넓고 심층적으로, 또한 균형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만들어진다. 정보들을 필터링하고, 다양한 사고 기법을 활용해서 연관화, 확장화, 재구조화 작업을 거치면 신문, 책, 잡지, 방송 등에서 무심코 보는 정보들을 창조, 혁신, 통찰을 가능하게 하는 똑똑한 정보(smart information)로 바꿀 수 있다.

Chapter 5. 3가지 검증 시스템으로 미래 기획을 완성하라
  오늘의 성공 요인은 내일의 실패 요인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 동안 약 3만 개의 신제품이 출시된다. 신제품을 만들 당시 기획을 담당했던 사람들은 성공을 확신한다. 하지만 소비자는 기획자가 성공을 자신했다고 해서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실제로 신제품의 90% 이상이 시장에서 실패하여 자취를 감춘다. 이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캐나다의 경영학자 대니 밀러는 이카루스 패러독스를 발표한 바 있다. 크레타 왕 미노스의 감옥에 갇혀있던 이카루스는 새의 깃털과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이용하여 감옥을 탈출한다. 이후 이카루스는 태양에 가까이 가면 깃털을 붙여놓은 밀랍이 녹아서 결국 떨어지고 말 것이라는 아버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하늘을 나는 기분에 도취되어 점점 높이 날아오른다. 결국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 밀랍이 녹자 이카루스는 바다에 떨어져 죽고 만다. 이 이야기는 밀랍과 같은 이전의 성공 요인이 이후에는 실패 요인으로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준다. 모든 기업은 이카루스와 같이 언제나 유혹과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걸러내는 검증 시스템의 부재는 우수한 제품도 금세 문제투성이로 만들고 만다. 실패율을 낮추려면 기획 단계에서 검증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속도: 방향은 누구나 알고 있다, 문제는 속도다!
  실현 가능하고 현실적인 기획을 하려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적절한 기획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회사 제품이 시장에서 너무 앞선 기술이거나 너무 진부한 기술이라면 실패 가능성이 99%이다. 가상 커뮤니티 사이트의 콘셉트를 세계 최초로 구현한 기업은 우리나라의 다다월드라는 사이트였다. 하지만 다다월드는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사라져 버렸고, 몇 년 후 미국에서 만들어진 세컨드 라이프는 수천만 명의 회원을 확보한 성공적인 인터넷 모델이 되었다. 다다월드와 세컨드 라이프의 차이는 속도였다. 다다월드는 너무 빨리 시장에 진입했다. 3D를 표방했지만 원활하지 못한 통신 속도와 컴퓨팅 속도로 좋은 아이디어를 구현할 환경을 만들지 못했다. 기술적 환경이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에 시장에서 실패한 것이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큰 글로벌 시대에 기획만큼은 방향만큼이나 속도가 중요하다. 특히 변화의 속도는 매우 중요하다. 변화의 속도를 모르면 시장 진입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때문이다.

타이밍: 일찍 들어가면 망하고 늦게 들어가면 먹을 것이 없다
  줄탁동시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어미닭이 알을 품고 21일이 지나 병아리가 안쪽에서 껍데기를 쪼기 시작하는 때에 밖에서 부리로 껍질을 쪼아 주어야 병아리가 세상에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줄과 탁,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야 병아리가 껍질을 깨고 나오듯 무슨 일이든 완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병아리의 부화가 완성되기 전에 어미닭이 미리 껍질을 쪼아 주면 안에 있는 병아리는 죽게 된다. 반대로 병아리가 쪼는 소리를 못 듣고 어미닭이 함께 쪼아주지 않으면 병아리는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지쳐서 죽을 것이다. 서로 밀고 당기는 적절한 때를 아는 것, 이것이 바로 타이밍이다. 이와 같이 신제품 개발에도 기술, 노력, 자금, 시간이 소요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1985년 한 요구르트 회사에서 떠먹는 요구르트를 출시했다. 기존 요구르트가 액상타입이기 때문에 떠먹는 제품은 국내 최초 출시였다. 기획자들은 대박을 예상했으나 소비자의 인식 부족으로 매출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4년 후 경쟁회사에서 다시 떠먹는 요구르트를 시장에 내놓았다. 제품은 출시되자마자 대박이 터졌다. 후발주자인 경쟁사가 요구르트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은 타이밍을 운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고의 타이밍은 결코 운으로 잡을 수 없다. 기술의 변화, 미래 상황의 변화, 새로운 이슈와 트렌드를 찾는 노력을 경주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것이 기회이다. 타이밍이 왔을 때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 자금, 서비스를 투입할 수 있도록 스스로 준비하고 깨어 있어야 한다.

시장: 답은 현장에 있다! 시장 적합성을 고려하라
  네트워크 이론에는 ‘선호적 연결 방식’이 있다. 한 번 유명세를 탄 브랜드는 선호적 연결성을 높이면서 후발주자에 비해 더 큰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이러한 선호적 연결 방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상위 20% 고객이 80%의 매출을 담당하는 파레토 법칙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시장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새로운 문제, 욕구, 결핍이 끊임없이 변화를 일으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낸다. 인간의 욕망은 무한해서 시장에 아무리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와도 새로운 것들을 원하게 된다. 이를 ‘새로운 시장 적합성’이라 부른다. 성공을 위해서는 소비자가 호감을 가지는 새로운 패턴의 적합성, 소비자를 끌어당기는 능력 적합성, 소비자가 새롭게 발견한 문제, 욕구, 결핍을 해소해 주는 새로운 상품이나 품질의 적합성이 필요하다. 1997년 등장한 구글은 검색 시장에서 후발주자였다. 하지만 3년도 되지 않아 야후를 제치고 최고 자리에 올랐다. 기존 검색 엔진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요청한 새로운 시장 적합성 면에서 절대 강자인 야후보다 한발 앞선 능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1997년 레인콤은 플래시메모리 타입의 MP3 플레이어를 개발해 세계 1위 MP3 플레이어 제조업체가 되었다. 하지만 레인콤은 오래가지 못했다. 애플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후발주자였지만 아이팟을 만들면서 IT 업계에 디자인 혁신주의를 불러왔다. 당시 MP3 업계는 기능 전쟁에 빠져 마케팅과 디자인 측면을 간과했다. 애플은 소비자의 욕구인 고품질의 디자인으로, 아이팟을 소유하는 것만으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문화적 현상을 만들었다. 또한 하드웨어(아이팟), 소프트웨어(아이튠즈), 온라인 서비스(뮤직스토어)가 하나로 움직이는 애플 생태계를 만들었다. 더 나아가 아이팟을 필두로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하드웨어 시리즈와 맥 앱스토어라는 온라인 유통구조를 갖추면서 IT 업계의 절대 강자가 되었다. 애플의 성공은 시장 적합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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