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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대전의 무기는 '막대기와 돌'…아인슈타인의 예언 적중할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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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대전의 무기는 '막대기와 돌'…아인슈타인의 예언 적중할까

천아1234 2017. 7. 29. 20:46

4차 대전의 무기는 '막대기와 돌'…아인슈타인의 예언 적중할까

<제3차 세계대전 시나리오 : 다가오는 이란 전쟁과 그 위험>

제목부터 도발적인 좋은 '나쁜 책'이다. 원제는 <제3차 세계대전 시나리오 : 핵전쟁의 위험(Towards a World War Ⅲ: The Dangers of Nuclear War)>이다. 저자와 역자는 모두 '나쁜 사람'이다. 감히 제3차 세계대전 시나리오를 말하다니. 더욱이 그 주체가 미국이라고 주장하다니. 아직 경험하지 않은 미래의 여러 전쟁 중 하나의 전쟁이라는 의미로 '하나의 제3차 세계대전(a World War Ⅲ)'이란 용어를 사용하다니.
"나는 제3차 세계대전에서 어떤 무기를 가지고 싸울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제4차 세계대전은 막대기와 돌을 들고 싸우게 될 것이다"라고 한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하면서 저자는 미래에 '하나의(a)' 전쟁이 인류를 원시시대로 돌려놓을 것임을 강조한다. 아주 무서운 비관적 '천기누설'을 하고 있다. 역자는 부제인 '핵 전쟁의 위험'을 '다가오는 이란 전쟁과 그 위험'이라고 의역함으로써 의도적으로 이란을 '악당'으로 부각시키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전쟁 의도를 더욱 부각시켰다. 부제만 본다면, 필자나 역자의 의도와 달리 이란은 독자들에게 '악당'으로 깊이 인식될 것이다. 하여 저자와 역자 모두 '나쁜 사람'이다. 여기까지가 이 책에 대한 첫 느낌이다.

그러나 나쁜 나라(이란, 북한)와 '진짜' 나쁜 나라(미국, 이스라엘, 나토 회원국 등)가 어느 나라인지는 곧 밝혀진다. 살인과 파괴의 숭배자가 누구이며, 소형 핵폭탄의 생산자와 사용 대상, 그것의 사용 전략과 사용 이후의 결과에 대한 실제적, 도덕적 의미를 알게 된다면, 곧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진짜' 나쁜 나라들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1992년 헌팅턴의 "문명충돌론" 과 9.11에 따른 네오콘들(Neocon)의 보복전쟁에 대한 많은 비판이 있었다. 미국 정신세계의 주류인 네오콘들의 지나치게 단순화된 사고, 즉 '우리 대 그들'이라는 도식은 원시사회로 돌려놓는 '하나의' 전쟁을 초래할 것이다.
컨텍스트주의(contextualism) 방법에 의한 '진짜 나쁜 나라'의 '드러냄'과 그들의 전쟁 기획 및 전술전략의 '폭로'는 이 책의 기여이며, 그러한 측면에서 읽어볼 가치가 있다. 세계 시민들은 전쟁에 대한 미국 및 서구 미디어들의 캠페인을 통한 전쟁의 합법화, 전술 핵무기를 사용하는 전쟁을 인도주의적 과업으로 미화하는 '큰 거짓,' 이윤 추구가 주요 목적인 (미국 내) 군산복합체에 전쟁을 맡겨놓도록 하는 의식화, 전 지구적인 파괴의 범죄 프로젝트에 대해 사람들을 '의식 없는 좀비'로 바꾸는 미디어, 세계 평화의 이름으로 핵전쟁을 승인하는 모순, 전쟁을 위한 정치적 컨센서스를 구축할 목적으로 시행되는 미국식 종교재판, 테러리스트들에 맞서는 '합법화된 폭력'과 초법적 살인, 미국의 신성한 십자군 전쟁 및 석유를 위한 전쟁 등을 아무 저항 없이 수용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런데 <제3차 세계대전 시나리오>는 미국 정치경제계 주류와 패권 세력 및 학계 내 패권에 반기를 들고 '진짜 전쟁광', '살인과 파괴의 숭배자들'을 세상에 드러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미국의 정치계를 주무르는 세력은 자유, 평등 박애를 기반으로 영국에서 창설되어 유럽대륙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 국가 건설에 기초를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한 프리메이슨(Freemason) 조직(워싱턴, 프랭클린, 제퍼슨이 프리메이슨 회원이었음)과 2차 대전 이후 독일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유대인 레오 스트라우스(Leo Strauss)에 사상적 기반을 갖고 있는 네오콘이다. 엘리트들의 고귀한 거짓말에 의한 지배, 즉 똑똑한 소수 엘리트에 의한 우매한 다수 대중의 지배라고 하는 스트라우스의 단순논리는 나치의 독재국가를 학문적으로 체계화 및 합리화시킨 칼 슈미트(Carl Schmitt)를 닮았다. 낯선 땅에서 길을 찾기 위해 제작된 단순화된 지도나 단순하기 때문에 패권론자들에게 유용한 냉전 패러다임 및 문명충돌론 패러다임은 '제3차 세계대전의 기획자들'에게도 매우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학문의 세계는 가설이 적을수록, 즉 절약적 이론일수록 선호된다는 '오컴의 면도날'이 미국 학계의 주류가 된 지 오래되었다.
칼 슈미트의 친구였던 레오 스트라우스의 신념은 '지속적인 전쟁'이었다. '제3차 세계대전의 기획자들'은 스트라우시언(스트라우스 추종자들)임에 틀림없다. 헌팅턴도 훌륭한 스트라우시언이다. <문명의 공존(Das Zusammenleben der Kulturen)>의 저자인 하랄트 뮐러(Harald Müller)는 '문명충돌론'을 비판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인간은 '정체성'을 필요로 한다. 정체성이란 '경계'이다. 변혁, 위기, 곤경의 시기에 불안이 증가하고 경계가 중요해진다. 적, 희생양을 찾는 욕구가 발생하고, 이 욕구는 '낯선 자'를 향한다. 적이란 무서운 위협이지만, 특히 시대가 사악할 때는 그만큼 그리운 대상이기도 하다. 탈냉전 시대에 서구는 훨씬 안전해졌지만, 일상적 삶은 더 안전해지지 않았고, 미래는 불확실하다. 이 틈새를 <문명의 충돌>이 파고들었다."
탈냉전 시대에 '거대 악마' 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공산주의가 사라졌다. 대변혁이 발생했고, 혼란스러워졌다. 이러한 때에 스트라우시언들은 미국인 및 서구인들의 집단 기억 속에 깊이 뿌리 박혀있는 두 가지 악몽, 즉 '황색위험(중국, 몽골)', '빈(Wien) 문턱의 터키(오스만 제국)'를 환기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로운 적을 찾아 나섰다.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이슬람으로부터의 위협'을 강조하기 시작했고, 9.11 사건 이후에는 정치 이슬람(political Islam) 세력(알카에다, 하마스, 헤즈볼라)이 새로운 적이 되었다. 이란은 이슬람주의 세력에게 이슬람혁명 이념과 자금 및 무기를 공급한 악당으로 낙인 찍혔고, 그렇게 선전되었다. '미국 기업연구소' 같은 이데올로기 집단이 새로운 적을 만들어 내는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 서구의 미디어들은 이러한 단순화된 맞춤 생산품들을 세계사회에 무차별적으로 배포하는 역할을 한다.

9.11 사건 이후, 이슬람공포증(Islamophobia)을 확산시키고, 미국식 종교재판을 통해 정치적 이슬람 세력을 악마화해 중동의 석유와 핵 기술 능력을 통제하려고 하는 것이 미국이다. 미국은 중동 석유와 핵의 통제를 통한 중국 포위 전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이란 핵 문제를 고리로 재래식 전략과 핵 전략을 융합한 선제적 방어전쟁, 즉 명백한 공격 행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예상에 따른' 선제공격 전략을 이미 마련해 놓고 제3차 세계대전을 준비하고 있다. <2001 핵태세검토보고서>, <2010 핵태세검토보고서>는 핵 비확산이라는 명분 아래 핵 물질의 재고와 생산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을 바탕으로 필자는 이란에 대한 선제 공습은 확전으로 발전하고 결국 전 지구적 전쟁, 즉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1995년 미국 중부사령부의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단계적 확전'은 먼저 이라크(2003년 이라크 전쟁), 다음이 이란과 시리아이다. 이란과의 전쟁은 소형 핵 폭탄에 의한 선제공격으로 시작된다. 2003년 5월에 시작된 '티란트(TIRANT: Theater Iran Near Term)'라는 코드로 명명한 이란에 대한 공격 모의실험, 2006년 9월 '비질런트 쉴드(Vigilant Shield) 07 기동훈련' 등은 이란에 대한 전면전과 러시아, 중국, 북한으로의 확전에 대비하는 시나리오에 입각한 훈련이었다.
그렇다면, 제3차 세계대전 시나리오의 '폭로'가 가지는 함의는 무엇인가? '전쟁의 흐름을 반전시키는 것'이다. 그것은 '광범위하게 잘 조직된 풀뿌리 반전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거짓 폭로하기'를 강력하고 광범위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더 폭넓은 평화 프로세스'를 만들어가야 한다.
<제3차 세계대전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 동의하면서도 몇 가지 의문점도 들었다.
첫째, 이란, 북한, 러시아, 중국이 보유하고 있고, 더 좋은 성능의 재래식, 핵무기를 보유하려고 하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둘째, 모든 나라는 전쟁에 대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훈련하고 있지 않는가? 미국과 그 동맹국들만 '전쟁'을 기획하고 훈련하는가? 셋째, 미국 사회의 건강성을 과소평가하는 것 아닌가? 미국에는 스트라우시언들만 득실거리는 것인가?
'폭로하고 드러냄의 미학'을 크게 인식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원시시대로 돌려놓을 제3차 세계 대전을 막기 위해서라도 세계 많은 민중들이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단숨에 다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잘 번역된 책이다. 역자의 능력과 노고, 무엇보다도 '왜 이 책을 번역하게 되었는가?'가 잘 드러나 있다. '한 번 읽어보고, 생각하고, 행동하라!' 서평자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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