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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속 적색 성소수자 해방과 사회변혁 본문

4차산업혁명 관련/책소개

무지개 속 적색 성소수자 해방과 사회변혁

천아1234 2022. 7. 15. 19:09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정치/사회 > 사회학 > 젠더

정치/사회 > 사회문제/복지 > 사회문제 > 인권문제

21세기 성소수자 운동의 문제와 해결책

『무지개 속 적색』은 여국의 사회주의자이자 성소수자로 활동중인 해나 디가 성소수자 운동이 직면한 문제와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저자는 성소수자 억압이 자본주의 사회조직 전반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계속 억압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성소수자 운동이 영속적이고 참다운 해방을 이룩하려면 세상을 바꾸는 더 넓은 투쟁과 함께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책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성 해방 투쟁의 역사를 파헤친다. 자유로운 사랑과 성 평등을 꿈꾼 초기 사회주의자들, 20세기 초 독일과 러시아, 1969년 뉴욕의 스톤월 항쟁, 1984년 영국 광원 파업, 세계최초 성소수자 권리를 명시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중운동, 최근 레바논 동성애자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저자소개

저자 : 해나 디

해나 디(Hannah Dee)는 영국의 사회주의자이자 성소수자 활동가다. 집회·시위의 자유를 옹호하고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운동 단체인 ‘집회·시위의 자유 지키기 행동’(Defend the Right to Protest) 의장이다. Anti Capitalism: Where Now?(2004)를 편집했고 The Red in the Rainbow: A Rebel's Guide to Sexual Liberation(2010)을 썼다.


역자 : 이나라

역자 이나라는 동성애자인권연대(www.lgbtpride.or.kr) 활동가이며 여성, 성소수자, 혁명적 사회주의자다. 스무 살에 바이섹슈얼 정체성을 인정하고 성소수자 운동을 만난 뒤로 전쟁, 신자유주의, 다양한 억압에 반대해 사회운동에 참가해 왔다. 옮긴 책으로 《여성해방과 혁명》(책갈피), 《여성과 마르크스주의》(책갈피) 등이 있다.

목차

감사의 말

머리말

언어에 대한 설명

번역어 선택에 대해

1장 ‘아름다운 사랑’의 역사

2장 자본주의의 등장: 새로운 억압, 새로운 저항

3장 성 해방의 두 가지 전통: 독일과 러시아의 개혁과 혁명

4장 스톤월 항쟁과 새 운동의 탄생

5장 대처, 에이즈, 동성애자 자긍심 행진에 참여한 광원들

6장 지금 우리는: 이것이 최선일까?

7장 쟁취해야 할 세계

후주

옮긴이 후기

찾아보기

책 속으로

동성애 억압의 역사

동성 간 사랑?욕망?관계와 젠더 다양성은 인류 자체만큼이나 오래됐다. 인류 역사 내내 전 세계 곳곳의 아주 다양한 사회와 문화 속에 존재해 왔다. 그러나 우리가 오늘날 그런 것들을 지칭하는 용어나 생각하는 방식은 고작 100년 남짓 된 것이다. ‘호모섹슈얼(동성애자)’이라는 용어는 1869년에 처음 만들어졌고 레즈비언, 바이섹슈얼(양성애자), 트랜스젠더, 헤테로섹슈얼(이성애자)이란 용어는 그 뒤에 나왔다. 그 전에는 사람들이 자신을 어떤 구분되는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런 말로 이름 붙이지 않고도 동성 간에 성관계나 친밀한 관계를 즐겼다.

성소수자가 체계적으로 억압받았다는 증거도 찾기 힘들다. 꽤 근래에 들어서야 체계적 억압이 나타난다. 몇몇 사회에서는 특정 형태의 성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했지만, 금지한 것은 행위였지 특정 범주의 사람들이 아니었다. … 당시 다양한 형태의 성행위에 대한 처벌은 오늘날 사회가 게이나 레즈비언, 양성애자처럼 별도의 인간형으로 구별해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박해하는 것과는 사뭇 달랐다.

자본주의, 가족제도, 동성애 억압

지배계급은 개혁이라는 당근과 아주 편협한 가족 형태를 강요하는 억압 조치를 함께 사용했다. 가족임금을 장려하면서 여러 공장법과 교육법도 잇달아 도입해 여성의 노동시간과 노동할 수 있는 산업을 제한하고 아동에 대한 국가교육을 13세까지로 확대했다. 당연히 많은 노동자들이 이런 조치들을 진보로 여겨 환영했다. 그러나 이 조치들은 또한 부르주아지가 노동자와 그 자녀를 재생산하고 양육하고 돌보는 부담을 주로 노동계급 가족, 그중에서도 여성에게 지우려는 것이었다.

사회 전체에 부르주아 가족을 장려한 결과 가족은 단지 가장 바람직한 삶 정도가 아니라 삶의 유일한 방식으로 굳어졌다. 그 과정에서 (아내, 어머니, 아동 같이) 가족에 매인 역할을 자연법칙에 따른 것으로 설명하려는 새로운 범주가 잇달아 생겨났다. 또 가족의 기능과 그에 따른 성 역할을 거스르는 사람들을 낙인 찍기 시작했다.

섹슈얼리티 제약은 도시가 성장하면서 사람들이 다양한 섹슈얼리티를 거리낌 없이 드러낼 기회가 늘어났기 때문에 특히 중요했다. 이런 행위를 엄격히 단속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일탈적 성행위’가 훨씬 더 체계적으로 공격받았고, 그중에서도 남성과 성관계를 맺는 남성과 성매매 여성 두 집단이 주된 표적이 됐다.

러시아 혁명과 독일 혁명이 보여 준 희망과 좌절

러시아와 독일에서 성 해방 투쟁의 승리는 급진 좌파와 더 광범한 노동계급 운동의 운명과 떼려야 뗄 수 없게 묶여 있었다. 노동계급 운동이 러시아에서 권력을 잡으면서 절정에 달했을 때, 성 해방을 향한 진보도 정점에 달했다. …

1917년 러시아 혁명으로 탄생한 신생 노동자 정부의 첫 조치 가운데 하나는 동성애 비범죄화였다. 이것은 사람들의 삶을 낡은 법률과 미신의 압제에서 해방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또 혁명정부는 결혼을 간편한 등록 절차로 바꾸고 한쪽의 요청에 따른 이혼을 허가했으며, 동의연령을 성적 성숙이라는 개념으로 대체하고 사생아에 대한 법률적 차별을 철폐했다. 1920년에는 낙태도 합법화했다. … 보육 시설과 공동 식당을 세워 여성을 고된 가사에서 해방했다. 성매매를 비범죄화하고 협동조합을 조직해 성매매를 하던 여성들에게 집과 의료 혜택, 직업훈련, 다른 일자리를 제공했다. … 혁명 전에 남몰래 결혼한 두 여성은 결혼을 인정받았는데, 영국에서 시민동반자제도가 도입되기 88년 전이었다. …

1918년 11월 9일 마침내 베를린에서 수병, 병사, 노동자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황제는 도망쳤고 전쟁이 끝났으며 보통선거에 기초한 공화국이 선포됐다. 독일 전역에서 노동자평의회와 병사평의회가 생겨났다. … 동성애 하위문화가 그 어느 때보다 공공연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 곳곳에서 동성애자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베를린의 급진적 분위기에 매료돼 몰려들었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다음과 같이 썼다. “화장한 젊은 남성들이 쿠담 거리를 따라 거닐었다. … 어둑한 술집에서는 정부 관리들과 금융인들이 술에 취한 수병들에게 아무 거리낌 없이 다정하게 구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그러나 노동계급 운동이 스탈린과 히틀러에게 짓밟히자 동성애자 권리 운동이 쟁취했던 놀라운 성과도 모두 재앙적 결과를 맞았다. 이런 패배를 겪으며 수백만 명이 살해당했고 그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는 혁명을 억압받는 사람들의 축제로 기억하지 않게 됐다.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학살당한 동성애자들

나치는 심지어 죽음의 수용소에서조차 위계질서를 만들었다. 유대인, 사회주의자, 동성애자, 그 밖의 집단에 서로 다른 표식을 달아 식별했다. 남성 동성애자(분홍색 역삼각형)와

출판사 서평

추천사

고백하자면, 저는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충격에 빠졌습니다. 한국에서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공익소송과 제도 개선 활동을 가장 많이 하는 변호사 중의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은 개인의 권리구제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금지, 제도 밖 존재들의 제도 편입을 넘어,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사회, 그 이상이 무엇인지 묻고 있습니다. 연대, 자유, 평등. 성소수자 운동이 넓은 연대를 통해 소수자에 대한 폭력과 차별에 저항하고,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배제’의 제도에 균열을 내고, 누구에게나 더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게 하는 것. 노동조합을 불온시하고 정치?사상의 자유를 위협하는 국가 폭력이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저항을 꿈꾸는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 장서연(‘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수자위원회 위원장,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성소수자들이 잃어버린 역사를 바로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지은이는 역사 속에서 사랑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싸운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길어 올려 한국 성소수자 운동이 직면한 문제(“조직적 성소수자 혐오가 기승을 부리는 지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를 풀기 위한 실마리를 알려 줍니다. 성소수자 운동이 하나의 쟁점만을 다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이제 많지 않습니다. 이미 우리는 경험을 통해 연대의 확대와 계급투쟁이 성소수자 권리의 진전과 평등한 삶에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계급과 성의 관계를 정치적으로 분석하려는 시도는 한국에서도 이어져야 합니다. 성소수자들의 일상을 이루는 주거, 건강, 교육, 노동 같은 기본 문제에서 계급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설명하려는 노력, 이 책이 그런 ‘무지개 속 적색’을 바로 보는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 곽이경(동성애자인권연대 전 운영위원장)

책 소개

한국에서 성소수자 운동이 시작된 지 올해로 20년이 됐다. 성소수자들의 자긍심이 크게 성장했고 커뮤니티도 발전했다. 지난해에는 영화감독 김조광수 씨 커플이 공개적으로 동성 결혼식을 올리면서 동성 결혼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고, 최근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은 동성애를 대하는 한국인의 태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동성애 혐오 세력도 본격적으로 조직을 만들어 한국 성소수자 운동이 힘들여 성취한 작은 변화마저 빼앗으려 하고 있다. 올해 동성애 혐오 세력은 1000여 명을 동원해 한국의 동성애자 자긍심 행진인 퀴어퍼레이드를 가로막았고 최근 낙마한 총리 후보자 문창극도 출근 첫날부터 퀴어퍼레이드를 비난했다.

이처럼 성소수자와 성소수자 운동에 대한 공격이 급증한 것은 세계적 현상이다. 2009년 영국에서 동성애 혐오 범죄로 목숨을 잃은 성소수자가 8명에 달한 반면, 동성애 혐오 폭력 신고 건수의 고작 1퍼센트만 유죄판결을 받았다.

《무지개 속 적색: 성소수자 해방과 사회변혁》은 21세기 성소수자 운동이 직면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하는 책이다.

이 책의 지은이 해나 디는 영국의 사회주의자이자 성소수자 활동가다. 지은이는 성소수자 운동이 여러 성과를 거뒀지만 계속 억압받는 것은 “성소수자 억압이 자본주의 사회조직 전반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중 핵심은 바로 자본주의 가족제도다. “가족은 개인 관계를 규제하는 데 아주 중요한 구실을 하며 지배계급이 스스로를 재생산하고 노동력을 싼값에 재생산하기 위한 핵심 메커니즘이다. 정치인, 대기업, 언론은 가족 가치를 찬양하면서 육아부터 환자와 노인을 돌보는 일까지 막대한 부담을 평범한 사람들에게 떠넘긴다. 그런데 성소수자는 전통적 가족의 바탕이 되는 관계와 역할을 훼손하고 혼란에 빠뜨려 문제라는 것이다.”

최근 성소수자와 성소수자 운동에 대한 공격이 급증한 것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2008년부터 자본주의가 세계적 위기에 빠지면서 각국 정부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려고 노동조합뿐 아니라 한부모, 이주민, 성소수자를 공격하고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

따라서 성소수자 운동이 지금까지 성취한 것에 안주하거나 개혁 입법에만 매몰돼선 안 된다. 지은이는 한때 스톤월 항쟁을 기념하는 전투적 시위였던 자긍심 행진이 기업의 후원을 받는 이벤트가 돼 버린 것이나 동성애자 공간과 성 정체성이 상업화된 것에도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은이는 성소수자 운동이 영속적이고 참다운 해방을 이룩하려면 세상을 바꾸는 더 넓은 투쟁과 함께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성소수자 투쟁의 경험이 이를 입증한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감춰진 급진적 성 해방 투쟁의 역사를 파헤친다. 자유로운 사랑과 성 평등을 꿈꾼 초기 사회주의자들, 20세기 초 독일과 러시아의 개혁과 혁명이 보여 준 희망과 좌절, 성소수자들의 삶을 영원히 바꿔 놓은 1969년 뉴욕의 스톤월 항쟁, 1984년 영국 광원 파업 당시 광원들과 동성애자들의 연대의 경험, 아파르트헤이트를 물리치고 세계 최초로 헌법에 성소수자 권리를 명시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중운동, 반전운동에 적극 참여해 이슬람주의자들로부터도 존경받은 레바논 동성애자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성소수자 투쟁과 더 넓은 사회적 반란을 연결하려는 이런 노력은 마치 무지개 속 적색처럼 성 해방 투쟁의 역사에서 면면히 이어져 왔다.”

이 책은 우애, 협력, 인간애와 자유로운 성에 바탕을 둔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오스카 와일드가 말했듯이 “이상향이 없는 세계지도는 쳐다볼 가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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