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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천산갑 코로나 잠재 숙주 가능성" 홍콩대·中 연구진 재확인

천아1234 2021. 8. 7. 10:37

멸종위기 포유류인 천산갑의 모습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중국 남부와 인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에 사는 천산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의 잠재적 숙주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또 다시 나왔다. 앞서 지난달초 중국 연구팀은 천산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재적 중간 숙주라는 결과로 지목했다. 이번에 또 다른 연구팀이 동남아시아에 사는 말레이천산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하면서 천산갑이 다른 매개체를 통해 인간에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면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번졌을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두게 됐다.

 

홍콩대와 중국 광시의대 연구팀은 동남아에 서식하는 말레이천산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전자 서열이 최대 92.4% 일치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으며 천산갑이 코로나19의 잠재적 숙주일 수 있음을 뜻한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이달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멸종위기종인 천산갑은 온몸에 갑주처럼 둘러진 비늘을 가진 유린목 포유동물이다. 중국에서는 고기를 고급 식재료로, 비늘은 약재로 여겨 천산갑 밀수가 성행하고 있다. 천산갑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일찌감치 잠재 숙주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 화난(華南)농업대학은 지난달 초 천산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재적 중간 숙주일 가능성이 크다고 공식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공개했다. 

 

연구팀은 중국 남부에서 밀수방지 활동을 하다 확보한 말레이천산갑의 냉동된 사체에서 검체를 채취해 유전자를 분석했다.  2017년과 2018년 밀수된 것으로 추정되는 말레이천산갑 30마리 중 8마리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지난해 채집된 말레이천산갑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분석 결과 이들 천산갑에서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는 코로나19를 유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85.5~92.4%의 유전자 서열 유사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 중 하나는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에 침투할 때 이용하는 ‘스파이크(돌기)’ 단백질 유전자와 거의 비슷한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연구팀은 같은 연구결과를 지난달 10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에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천산갑이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직접 옮겼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천산갑의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을 감염시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변이했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천산갑은 박쥐 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유일한 포유동물”이라며 “천산갑이 잠재적 숙주일 가능성을 시사하나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천산갑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천산갑이 주로 나타나는 중국 남부에서 반복적으로 감염이 발생하면 천산갑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의 중요한 숙주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또 야생동물이 앞으로도 감염병을 옮길 우려가 있는 만큼 천산갑을 비롯한 거래를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이 연구 논문의 제1저자인 토미 람 홍콩대 교수는 26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천산갑이 코로나19의 중간숙주 역할을 했는지는 더 확인해야 한다”며 “시장에서 야생동물을 판매하는 행위는 전염병을 피하기 위해 엄격히 금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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