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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스 머신 블록체인과 세상 모든 것의 미래 본문

4차산업혁명 관련/책소개

트루스 머신 블록체인과 세상 모든 것의 미래

천아1234 2021. 6. 23. 13:12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경제/경영 > 재테크/금융 > 금융경제 > 가상화폐

컴퓨터/IT > 컴퓨터공학 > 블록체인

이 책의 주제어

#비트코인 #4차산업혁명 #금융위기 #탈중앙화

마이클 J. 케이시 , 폴 비냐는 『트루스 머신 블록체인과 세상 모든 것의 미래』 제목 그대로 블록체인이 바꾸게 될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을 책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블록체인을 왜 ‘분산장부’라고 부르며 왜 ‘장부’가 그토록 중요한 것인지 역사적인 사례를 들어 먼저 설명하고, 장부의 기입이 제대로 되지 않고 그 검증에 실패함으로써 겪게 된 피해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들이 이 책에서 블록체인에 대해 무조건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오해에서 비롯된 각종 규제는 물론이거니와 암호화폐 내부의 기술적 충돌, 사용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느린 개발 속도,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구 제도권 세력들의 블록체인 사유화 등 넘어야 할 산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진정한 탈중앙화, 비허가형 블록체인은 인류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신뢰의 망을 형성했으며 그 망은 비록 아직 해결해야 할 기술적 문제를 가지고는 있으나 원천적으로 안전하다. 정말 대담하게도, 비트코인이 인류의 선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저자들은 의심의 여지없이 ‘YES’라고 대답한다.

상세이미지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서문 : 새로운 사회의 건설을 위한 도구

1장 신의 프로토콜

2장 디지털 경제를 '관장'하다

3장 기술 그리고 정치

4장 토큰 경제

5장 4차 산업혁명과 블록체인

6장 오래된 게이트키퍼의 변신

7장 선의의 기술 블록체인

8장 자기주권 신원증명 시스템

9장 모두가 창조자인 세상

10장 디지털 시대를 위한 새로운 헌법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인터넷이 나오기 전의 오프라인 경제는 20세기 시절의 유물로, 중앙화된 신뢰모델 말고는 전혀 대안이 없던 시대였다. 문제는 오프라인 경제의 중앙화된 신뢰모델이 아직도 여전히 주류모델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우리는 은행, 공공기관, 중앙인증기관, 정부기관, 그리고 수없이 많은 중앙화된 기구와 기관에 모든 사람의 거래 및 교환에 대한 기록 업무를 맡기고 있다. 우리는 이들을 믿고 우리의 행적을 일일이 모니터링하는 것을 내버려둔다. 이들은 우리가 무엇을 작성하는지, 전기소비량이 얼마인지, 신문구독료부터 핸드폰요금까지 어디에 얼마를 쓰고 있는지를 세세하게 다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들을 믿고 정직하게 이들의 장부에 우리의 정보를 업데이트해주고 있다. 우리는 통제권한이 없고 이들만이 통제할 수 있는 장부에 모든 것을 적게 내버려두고 있는 것이다. 이 기관들은 이렇게 취득한 독점적인 정보를 통해 우리의 경제활동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추측할 수 있는 특별한 권력을 획득한다. 이 기관들은 우리가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할 만한 능력이 있는지, 공공 전력망에서 전력요금을 지불할 능력이 되는지, 아니면 핸드폰을 개설할 능력이 있는지 등을 판단한다. 그리고 그 영광스러운 사용을 허가했을 경우 그에 대한 비용을 청구한다. - P82

현재 페이스북 유저는 전세계에 약 20억 명에 달한다고 한다. 유명 사이버보안 전문가 브루스 슈나이어Bruce Schneier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페이스북의 고객이라는 환상을 버려라. 당신은 페이스북의 상품이다.” 페이스북은 우리가 업로드한 글, 우리가 공유한 미디어, 우리가 단 댓글, 그리고 우리의 인맥까지도 다 가져가서 자신의 상품으로 만든 다음, 페이스북의 소중한 광고주들에게 팔고 있다.페이스북의 뉴스피드는 트위터처럼 단순히 글이 올라온 시간순서대로 보여지지 않는다. 뉴스피드는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알고리즘에 의해 배열되고 있다.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똑똑하게 설계된 알고리즘은 누가 무엇을 읽고 싶어할지에 대한 판단을 내린다. 그 판단에 따라 각 글에 우선순위가 매겨지고, 페이스북의 마케팅 인력들이 분류한 사용자 성향에 따라 뉴스피드가 배열되는 것이다. 이 사용자 성향을 페이스북 마케팅 담당자들은 ‘볼 것 같은 사람들lookalike audience’이라고 부른다. 이것이 바로 그 악명 높은 소셜미디어의 ‘반향실 효과Echo Chamber Effect’가 생기는 원리다. - P348

블록체인 기술이 신뢰의 필요성을 완전히 없애버리진 못한다. 블록체인은 여러 분야에서 더 신뢰할 만한 관계를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을 해준다고 보는 편이 맞다. 블록체인은 신뢰의 범위를 넓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블록체인 소프트웨어는 내부 장부기록 프로세스로부터 발생하는 중앙집권화된 신뢰라는 것은 제거해주었다. 대신 ‘체인 밖’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신뢰해야 할 필요성은 남아 있다. 블록체인으로 계약이 집행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판매자가 제시간에 맞춰 물건을 잘 배달해줄 것이라고 신뢰해야 하며, 주식시장 종목분석 리포트의 공급자인 애널리스트가 정보를 정확히 기술했을 것이라고 믿어야 하며, 또는 우리가 정보를 입력할 때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제조단계에서 결함이 없었을 것으로 믿어야 한다. - P98 ~ 99

하지만 인도와 에스토니아의 신원증명 프로그램이 혁신적이긴 해도 국가 주도의 중앙화된 데이터베이스 모델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그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현재로서는 인도와 에스토니아 양국 정부 모두 시민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주며 신사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뀐 뒤에도 그럴지는 모르는 일이다. 불순한 의도를 가진 정권이나 관료가 마음만 먹으면 개인정보를 탈취해갈 수 있다. 탈취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악의적 의도를 갖고 개인정보를 악용하거나 상상할 수도 없는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현재 인도의 총리인 모디는 온화한 성격을 가진 훌륭한 지도자로 평가되지만, 그의 오른팔인 인도인민당은 인도의 무슬림들을 배척하고 힌두교 국가주의를 강요한 전력이 있다. 미래 인도인민당 정권에서 그들의 윤리관이나 종교관을 이유로 사람들의 생체정보를 악용할 소지도 충분히 있다는 이야기다. 에스토니아의 경우도 구 소련의 전체주의적 통치체제에서 벗어난 지 불과 몇십 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미 미국과 영국의 데이터 보안 전문가들이 실사한 결과, 에스토니아의 아이보팅 시스템은 해킹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 P313~314

출판사 서평

다음과 같은 미래 세상을 한번 상상해보라. 경치 좋은 시골로 드라이브하러 가기 위해 전기자동차를 몰고 가고 있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전기차에 남아 있는 배터리 전력이 충분치 않다는 것을 알았는데 근처에 전기차 충전소가 없는 상황이다. 만약 블록체인이 우리 생활에 깊이 파고들어 있는 공유경제 사회라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운전자는 집 차고에 놀고 있는 전기콘센트를 공유해서 수익을 얻으려는 근처 누군가의 집을 찾아서 갈 수 있다. 이용한 전기대금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지불시스템을 통해 암호화폐로 지불할 수 있으며 이 암호화폐는 자동차 컴퓨터 속에 있는 전자지갑에서 해당 가정의 전기 계량기 지갑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당신은 이 집이 누구 집인지, 믿을 만한지, 아니면 진짜 이 집이 전기라는 미끼를 통해 내 전자지갑에 악성코드를 심으려고 하는 것인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전기를 제공하는 집의 소유자도 마찬가지로 전기차를 몰고 오는 사람이 믿을 만한 사람인지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분산된 신뢰 시스템인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양 당사자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그리고 이용하는 장치와 거래내역들이 변조되지는 않았는지의 여부를 알려주고 거래를 성사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금융, 기술, 법규, 경제, 전반에 걸쳐 일어나게 될 ‘파괴적 혁신’에 대비하라

아직도 익명의 인물로 남아 있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 화폐를 세상에 내놓으면서 수많은 금융기관과 규제기관, 기관 투자자들과 개인 투자자, 통화정책자들 모두 혼란과 기대 속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그 소동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그 향방에 대한 관심은 아직도 매우 뜨겁다.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화폐(혹은 투자 대상)는 우리가 알고 있는 화폐의 개념을 송두리째 바꿨을 뿐만 아니라, 그 기저에 있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세계의 질서를 재편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더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세계경제포럼은 블록체인을 2018년의 의제로 삼았고, 각국 정부가 이 신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블록체인 기술에 뛰어드는가 하면,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개발자들과 사업자들이 연이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매일, 눈만 뜨면, 새로운 블록체인 사업이 출범하고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대기업들이 블록체인 대열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줄을 잇는다.

블록체인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가장 명확한 대답은 바로 이 책의 제목인 ‘트루스 머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블록체인은 ‘진실’을 담고 있는 ‘수정불가능한’ 장부로, 어찌 보면 ‘공증’이나 ‘내용증명’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 ‘진실의 장부’는 그런데 어느 한 사람 혹은 기관이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분산해서 갖고 있으며 각 개인 정보에 대한 공개나 이용에 대한 권한은 그 정보를 제공한 개인에게만 있다. 모든 거래는 개인 키와 공개 키 한 쌍으로 이루어지며 그 사람의 이름이나 국적, 나이, 인종 등의 그 어떤 신상 정보도 제공하지 않기에 철저하게 비밀이 보장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점들이 불법적으로 악용되는 사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걱정한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실크로드라는 불법 마약 및 무기 거래 사이트에서 사용됨으로서 오명을 남겼다. 그러나 모든 선한 것들이 양날의 검이 될 수밖에 없듯이 비트코인도 마찬가지다. 이런 결점보다는 비트코인과 그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이 오늘날 만연해 있는 부패와 거짓을 어떻게 없앨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선의의 혜택을 입을 수 있을지에 대한 얘기를 우리는 더 많이 해야 한다. 비트코인의 강점은 (아직까지는) 해킹에 안전하다는 것이다. 공개형, 비허가형 블록체인 모델을 쓰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이 지난 9년 간 해킹에서 무사했다는 사실은 굉장히 중요하다. 비트코인 이외의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들이 수많은 해킹 공격으로 만신창이가 된 사건들과 비교된다. 우리가 자주 들어온 비트코인 해킹이나 도난은 거래소를 대상으로 일어난 것이며, 비트코인 블록체인 자체가 공격받은 적은 한번도 없다.

저자에 따르면, 이처럼 비트코인 블록체인이 유독 해킹에 강한 이유는 그것이 완벽한 오픈소스, 비허가형 모델이기 때문이다. 철저한 분산화와 암호화로 인해 해킹 비용이 거의 천문학적으로 들기 때문에 해커가 공격할 만한 유인이 없는 것이다. 이에 반해 최근 들어 대기업 컨소시엄, 정부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 대표적으로 하이퍼레저와 심비온트 - 은 나카모토의 비트코인 모델에서 ‘암호화’ 특징만을 취해 자기들 입맛에 맞는 ’허가형‘ 블록체인으로 만든 것이다. 이것이 더 관리하기 쉽고 효율적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신뢰받는 제3자‘의 개입을 없애려고 했던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원래 목적은 훼손될 수밖에 없으며 탈중앙화는 요원한 꿈이 되고 만다. 소위 ‘신뢰받는 제3자’들이 그동안 신뢰를 져버리고 게이트키퍼로서의 권력 남용과 부패를 일삼는 바람에 2008년의 금융위기가 온 것이었고, 최근에는 페이스북 사태가 터지고 만 것인데, 블록체인 기술이 이들의 기득권을 더욱 공고히 하게 내버려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의 ICO 열풍에서도 볼 수 있듯이, 블록체인 개발자들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기술의 아이디어만 가지고 수백억 원의 자금을 쉽게 끌어들이는가 하면 스스로 억만장자의 대열에 합류한다. 비트코인의 경우는 코인 하나를 얻기 위해 모두 평등한 자격으로(창시자인 나카모토마저) 채굴에 참여해야 하는 것과는 달리, 이더리움을 비롯한 많은 암호화폐 개발자들은 처음부터 자기들 몫을 떼어놓고 ICO를 진행함으로써 돈방석에 올라앉았다. 버블이 꺼질 경우, 손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몫이 될 것이 뻔하다.

- 신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또 다른 신뢰

이런 잡음 속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열기는 뜨겁고 개발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블록체인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지만, 지금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분야는 ‘금융’과 ‘신원증명’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세계적으로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20억 명의 사람들이 금융 서비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 그 경제적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밖에 스스로 신분을 증명할 길이 없는 난민들과 자신의 자산(아무리 소액이라 해도)을 공증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신분과 자산에 대해 손쉽게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면 이를 통한 신용이 창출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 개개인은 물론이고 해당 국가의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밖에 현재 에너지와 저작권 보호, 보건의료, 환경보호, 인권 보호, 사물인터넷, 제품 이력 추적, 개인 간 전력 거래 등, 수많은 분야에서 블록체인 적용을 위한 개발이 이루어졌거나 진행 중이다.

블록체인은 결국 ‘신뢰’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있는 오늘날, 정부와 IT기업, 은행 같은 ‘신뢰받는 제3자’들이 우리가 만드는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과 통제권을 대신함으로써 발생하는 불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뢰가 필요하지 않은’ 기술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무언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블록체인은 신뢰할 수 있는 인터넷과 IT 디바이스를 필요로 한다. 일단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통제받지 않는 인터넷 네트워크가 전제되어야 하며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이 신뢰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악성 소프트웨어와 불량 부품 등이 심어져 있다면 우리가 아무리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입력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블록체인’이라고 입력하면 ‘블록체인’이라고 화면에 떠야 하고 그것이 그대로 전송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때로 우리를 배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에 한번 입력된 정보가 ‘수정불가능’하다는 것은 원천 정보의 순수함과 진실됨을 먼저 검증해야 한다는 뜻도 된다. 예를 들어, 부동산 등기부가 없거나 미비한 개발도상국가에서 블록체인을 이용한 등기부를 만들 경우, 거기에 처음 입력되는 정보들의 진실성을 확인해줄 제3자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부패로 얼룩진 나라에서 재산 소유권에 대한 확실한 원천 정보를 얻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블록체인이 신뢰의 필요성을 없앤다기보다는 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주는 기술이라고 보는 편이 맞다.

- 그 누구도 ‘트루스 머신’을 멈출 수 없다

저자들은 제목 그대로 블록체인이 바꾸게 될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을 책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블록체인을 왜 ‘분산장부’라고 부르며 왜 ‘장부’가 그토록 중요한 것인지 역사적인 사례를 들어 먼저 설명하고, 장부의 기입이 제대로 되지 않고 그 검증에 실패함으로써 겪게 된 피해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들이 이 책에서 블록체인에 대해 무조건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오해에서 비롯된 각종 규제는 물론이거니와 암호화폐 내부의 기술적 충돌, 사용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느린 개발 속도,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구 제도권 세력들의 블록체인 사유화 등 넘어야 할 산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진정한 탈중앙화, 비허가형 블록체인은 인류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신뢰의 망을 형성했으며 그 망은 비록 아직 해결해야 할 기술적 문제를 가지고는 있으나 원천적으로 안전하다. 정말 대담하게도, 비트코인이 인류의 선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저자들은 의심의 여지없이 ‘YES’라고 대답한다. 영원히 남는 비트코인 거래에는 숫자만이 남는 것이 아니다. 매 비트코인 거래 시에 사람들이 남기는 메시지도 같이 기록된다. 나카모토는 ‘구제금융 임박’이라는 메시지를 최초의 거래에 집어넣었다. 이후 사람들은 연인에 대한 사랑의 메시지, 우정의 글, 광고, 에세이, 시 같은 것들을 기록했고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시리아에서 필사적인 탈출을 시도하는 난민들은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통해 간절한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기도 했다. 인류가 경험한 모든 것들을 어쩌면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기록할 수 있고 이것은 또 다른 ‘휴머니티’의 기록이 되는 것이다. 그 어떤 정부도, 기업도, 여기에 벽돌을 쌓아 막거나 그 내용을 수정할 수 없다. 그 누구도 트루스 머신을 멈출 수 없다. 그래서 블록체인이 중요한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별도의 망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보니, 이중지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용이 훨씬 절감되었으며 글로벌 투자기회를 잡기 위한 자금모집의 창구로서 ICO가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벤처 캐피털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상당 지분을 넘겨야 할 필요도 없어졌고, 이사회의 통제를 거쳐야 하는 고통도 피할 수 있었다. 월스트리트 투자은행들에게 제발 고객들 투자유치 좀 해달라고 통사정할 필요도 없어졌다. 길고 험난한 SEC의 승인 절차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그냥 곧바로 일반 대중에게 “여기 저희 토큰이 있는데, 굉장히 멋지거든요. 한 번 사보세요”라고 홍보하면 그만이었다. 굉장히 단순하면서도 저비용의 방식이었다. ICO는 똑똑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가들이 세상을 바꿀 만한 잠재성을 가진 아이디어를 시장에 내놓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했던 진입장벽을 확 낮춰버렸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ICO를 이용한 사기꾼들이 활개를 치는 불행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ERC20을 이용한 여러 적용분야 중 가장 유명세를 탄 것 중 하나가 바로 DAO 사건이었다. 우리가 바로 전 장에서 논의했던 DAO는 2016년에 대규모 토큰 탈취의 희생양이 되었다. - P167~168

온라인으로 가정간편식을 판매하는 블루 에이프런이 2017년 6월에 IPO를 통해 3억 달러를 조달했을 때 그들이 얼마나 갖은 고생을 했는지 떠올려보라. 처음에 이 회사는 1주당 15달러에서 17달러를 받고 싶어 했지만, 인수자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가격을 내려서 또 시도했었다. 그리고 결국에는 주당 10달러에 인수계약이 체결되었다. 이 IPO를 하기까지 블루 에이프런은 8년 동안 회사를 키웠고 직전 해 매출은 8억 달러를 달성했다. 실제 팔리는 제품이 있고 역사도 있는 회사라는 말이다. 그런데 그 다음 달에, 설립된 지 12개월도 채 안된 블록원Block.one이라는 스타트업은 ICO를 통해 1억 8,5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이 회사의 상품은 여전히 미완성이었고, 상품의 내용은 기업들이 자신만의 분권화 솔루션을 만들 수 있는 기반시스템인 이오스 블록체인이었다. 이들은 초당 수백만 건의 거래를 작동시킬 수 있는 블록체인망을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굉장히 인상적인 아이디어를 내놓긴 했지만, 누구도 그 아이디어가 실제로 작동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는 그런 것이었다. - P177

비트코인이나 이더 혹은 다른 종류의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암호화폐 없는 블록체인’이 가능한지에 대한 실험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디지털 화폐의 열렬한 지지자들은 블록체인과 그 내부의 암호화폐를 분리한다는 것은 블록체인의 정합성을 붕괴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한다. 해당 블록체인의 디지털 화폐가 없다면 거래 검증이 가능한 보상 및 인센티브 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이고, 결국 비허가형 네트워크라는 것이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가치 교환 및 거래에 있어서 진정으로 탈중앙화 시스템이 만들어지기 위한 전제조건 자체가 성립하지 못하게 된다. 암호화폐가 없는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허가가 필요한 시스템인 프라이빗private 블록체인이 될 수밖에 없다. (중략) 어떤 사람들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라는 단어 자체가 모순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은 바로 공개성, 접근성, 공공성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을 ‘분산원장 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이다. - P237~238

다시 말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의 위대한 비전은 진정한 분권화가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각 사용자들이 각자 자율적 주체가 되어 행동해야지, 어떤 기관에 의존해서 행동한다면 블록체인 기술이 그리는 미래를 실현시킬 수 없다. IBM의 블록체인 모델은 탈중앙화 비전의 등장에 위협받은 기업이 내놓은 중앙화된 수익형 비즈니스 모델로 보인다. IBM 주주의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할 만한 합리적이고 스마트한 전략이다. 하지만 하이퍼레저 프로젝트가 홍보할 때 내걸었던 오픈 플랫폼의 정신에는 위배되는 처사이다. 한편으로는 법적인 문제도 안고 있다. 만약에 블록체인 데이터의 핵심 요소가 어떤 회사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다면, 현행법상으로는 그 핵심요소를 가지고 있는 회사의 데이터 저장소에 대하여 정부가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이며, 이는 곧 정부가 블록체인 데이터의 통제권을 가지게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이퍼레저가 기존 대기업들의 컨소시엄이라는 것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이 기업들은 반항기적 스타트업 시기를 지난 지 이미 수십 년이 된 기업들로 이미 견고한 기업집단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부패에 취약하기도 하고, 미래의 많은 사람들과 회원사들을 위한 진정한 범산업적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이 쉽지 않다. 진정으로 다수의 이익을 위한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되기 위해서는 탈중앙화의 이익을 향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기술 발전을 주도해야 하는데, 하이퍼레저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탈중앙화로 인해 자신의 지위를 위협받을지도 모르는 기업이 혁신을 억누르기 위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때, 이를 저지할 수 있는 개방형 시스템이 아니고서는 아이디어와 사업기회 창출, 그리고 프로세스 진보가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 P266

빅4 회계법인인 딜로이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언스트영, 그리고 KPMG가 블록체인 기술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이길 수 없으면 한편이 되라”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중반 즈음, 딜로이트는 분산원장 연구소에 250명의 인력을 배치했다. 나머지 세 개 회사도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당연히 이 네 개 법인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분산원장 연구에 들인 비용은 전체 R&D 비중으로 따지면 얼마 안되지만, 많은 공을 들인 것은 사실이며 이들이 모두 분산원장 기술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만약 재수정이 절대 불가능한 분산원장 기술이 언젠가 실제 업무현장에 적용된다면, 회계 및 감사 부서는 종국적으로 불필요한 부서가 될 것이다. 관련업무 종사자들에게도 큰 영향이 미칠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도합 1,270억 달러에 달하는 이들 네 개 법인의 총 수입 중 거의 40%가 회계 및 감사 부서에서 나오고, 약 30만 명의 회계사가 이 일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그 여파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 P337~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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