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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2일(3) 본문
위기를 넘어서: 21세기 한국비전
2001년 6월 7일 토플러는 한국정부의 의뢰를 받아 만든 보고서 "21세기 한국비전"을 발표한다. 이 보고서에서 그는 한국이 선택의 기로에 서있으며 스스로 선택하지 못한다면 선택을 강요 당할 것이라고 하며 세계경제에서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종속국으로 남을 것인가, 경쟁력을 갖춘 선도국이 될 것인가의 빠른 선택이 이뤄져야 한다고 하였다. 한국이 경제위기를 겪은 것은 산업화 시대의 경제발전모델로 발전한 1970~80년대와는 다른 새로운 가치창출양식이 등장하여 이전 모델이 더 이상 들어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혁신적인 지식기반 경제를 만들어 나갈 것을 제안했다. 특히 일본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고 혁신을 간헐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이를 잘 대우하며 보상하는 문화를 갖출 것을 제시하였으며 생명공학과 정보통신의 두 가지 강력한 추진력을 서로 융합하여 발전시켜야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밖에도 굴뚝경제시대의 교육체제를 개혁하여 지난 세기의 제2의물결식의 산업체제로 길러지는 학교의 교육시스템을 보다 유연하고 지식기반경제로 나아갈수 있는 인재를 길러 주는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능력을 키워야한다고 주장하였다.
목차
세계적인 변혁의 바람
혁명의 종말?
신경제의 미래
커머스+E
제 3의 물결: 메이드인 코리아
신경제의 의미
모델 창조
지식으로의 접속
과감한 첫걸음
일본의 반걸음
실리콘 밸리를 넘어서
확산의 가속화
기회의 창
생물공학의 선두가 되자
지식 교역의 자본화
수출의 미래
내수시장 개발
세계화
조기 진출과 새로운 기회들
중소기업을 제3의 물결에 합류시켜라
정보 격차의 해소
지능기업을 향하여
차세대 한국
기업의 미래
누가 무엇을 소유하는가?
미래는 '사람'이다
업과 실업
노동조합의 미래
시민사회의 새로운 역할
미래를 위한 교육
e-정부를 넘어서
결 론
아시아의 신경제: 성장, 불확실성, 그리고 불안정
중국 신드롬
러시아의 개방
북한: 분쟁 또는 통일
일본: 선도국가로 복귀하기 위한 노력
변화 중의 타이완
인도의 도약
싱가포르의 새 목표
말레이시아의 혼란
한국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보고서는 "한국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있다. 그 선택은 현재의 모든 한국인뿐만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자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인이 스스로 선택하지 않는다면, 타인에 의해 선택을 강요당할 것이다. 선택은 다름 아닌 저임금 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종속국가 (dependant country)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 경제에서 주도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선도국가(leading country)로 남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한국 경제는 더 이상 세계 경제 사다리의 상위층이 아니다. 세계 경제체제 전반이 변화하고 있다. 농업경제는 여전히 세계 경제 사다리의 최하위층에 있다. 그러나 한국이 이룩한 산업경제는 더는 세계 경제 사다리의 상위층에 위치하지 않는다. 새롭게 등장한 지식기반 경제가 최상위층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체제는 급속히 삼 분화되고 있으며, 따라서 세계 경제에서 한국의 위치도 변화하고 있다. 생활 수준을 향상하고 직업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세계 경제 사다리 상의 더 높은 위치를 향해 다시 한 번 도약해야 한다. 도약이 성공한다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경제체제인 지식기반 경제에 참여하게 될 것이고, 실패한다면 실업률 증가, 임금 하락등 많은 고통이 수반될 것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는 더욱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은 산업화 경제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혁신적인 경제로 세계를 주도하는 지식기반 경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이 보고서는 지식기반 경제라는 선진 경제에 한국이 참여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일본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마라 한국은 미국, 일본과 같은 다른 나라의 가치체계와 전략, 문화를 받아들임으로써 단순히 그들을 모방해서는 안 된다. 한국은 일본이 저지른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일본은 제2의 물결에서 제3의 물결 경제로 이전해 가는 도중에 멈춰버렸다. 성공에 안주했던 일본은 오늘날 톡톡히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제 잘 개발된 정보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그 하부구조를 몇몇 특정 산업이 아닌 사회 전반에 걸쳐 혁신적으로 활용하는 국가가 경쟁력을 가질 것이다. 인터넷과 새로운 통신서비스의 공공활용을 확산시키는 것이 국익을 창출하는 길이다. 생명공학과 정보통신이라는 두 가지 강력한 추진력은
서로 융합돼 폭발적인 성장을 창조할 것이다. 한국은 그것을 생산하는데 적절한 산업구조로 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의 생명공학은 순수연구와 응용연구분야, 기술의 상업화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다. 대학과 기업은 장차 생명공학 산업에 차세대 기업가를 배출하기 위해 '바이오경영석사(MBA)'과정을 개설하는 것도 필요하다. 굴뚝 경제시대의 교육체제를 개혁하라 한국의 교육체계는 반복작업 아래의 굴뚝 경제체제에 기초한 형태로 발전되고 학생들을 교육해왔다. 한국의 학교는 학생들이 21세기의 24시간 유연한 작업체계보다는 사라져 가는 산업체제의 시스템에 알맞도록 짜인 어긋난 교육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이 지식기반경제로 진취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기업이나 노조뿐만 아니라 교육기관들 역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21세기 교육시스템은 학생들이 어느 곳에서나 혁신적이고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길러줘야 한다. 한국 교육체계의 변화는 '교육공장'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교과과정에서부터 교육시간과 장소에 이르기까지보다 본질적인 문제를 다뤄야 한다. 인터넷은 평생교육을 실현하도록 이끄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다. 또 은퇴한 간호사나 회계사, 컴퓨터 프로그래머, 전기기술자를 비롯한 수백만 명의 잠재교사들도 가장 중요한 교육적 자원이며 이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
위기를 넘어서: 21세기 한국비전
북한: 분쟁 또는 통일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은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매우 적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남북한 관계는 지역 전체의 경제와 안보에 결정적 요소이다.
시나리오 1: 분쟁
북한은 열악한 경제, 사회적 여건들로 인해 개혁과 개방의 노선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열악한 여건들은 오히려 군사 쿠테타, 내전 또는 다른형태의 불안정을 야기할 수도 있다. 이러한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한국경제가 계속 하강하게 되면 양국간 화합을 위협하거나 더디게 할 수 있다. 내부적인 저항과 재원의 감소로 북한에 개방의 대가로 제공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에 대한 미국 부시행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는 결코 최종적인 대북 정책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이 야만국가라는 북한의 반응은 남북한과 미국과의 관계가 얼마나 미묘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시나리오 2: 통일
남북관계에 관한 또 다른 시나리오는 통일이다. 통일은 그 자체로 일련의 문제를 가져올 것이다. 인프라가 붕괴되고 있고 정치적 통제에 의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과의 통합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식량부족과 통제된 정치환경에 의해 주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와 통합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런 면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점진적 접근은 타당하다. 독일통일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동독은 아직도 높은 기술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양측 모두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 독일의 모델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동독과 서독 모두 산업화되어 있었고, 어느 쪽도 지금 북한과 같이 전 산업화 단계에서 주민들이 식량부족으로 시달리고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식량부족 그리고 의료체제와 물, 위생시스템의 붕괴는 북한 주민들을 압박하고 있다. 1998 UN 영양실태조사는 북한아동의 63%가 만성적 영양결핍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원조기구들은 북한아동의 40%정도에게 음식물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농업 사회인 북한과 탈농업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남한과의 통합은 이루어질 수는 있으나 독일보다 더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통일은 새로운 안보이슈를 제기할 것이다. 즉, 중국·러시아와의 국경 공유, 핵무기의 사용 및 폐기 등을 포함한 군사 전략, 일본의 재무장, 이 지역에의 미군주둔 등의 문제가 그것이다. 이론적으로 남한을 비롯한 외부로부터의 대 북한 투자는 남북한의 격차를 줄여줄 것이며 화해, 장기적으로는 보다 원활한 통합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저임금이지만 상대적으로 교육수준이 높은 인력 풀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의 숙련 프로그래머들은 통일 후 한국의 국제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계속 막대한 군사력 및 무기 수출을 협상에 이용한다면 통일로의 과정은 힘들고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남한이 현재 취하고 있는 장기적이면서, 점진적인 신뢰구축 접근법은 매우 타당한 것이며, 이를 넘어서는 어떠한 접근 방식은 무책임한 것이 될 것이다.
일본: 선도국가로 복귀하기 위한 노력
일본 경제는 1992년부터 2000년의 기간 동안 매년 1% 씩(미국의 3.6% 에 비하여) 성장했다. 일본의 수출은 1986년에 주춤하기 시작하였으며, 1990년에 주가가 폭락하면서 지난10년간 스테그네이션이 지속되었다. 은행은 1990년대의 거품 붕괴로부터 아직도 회복하지 못했고 지금도 막대한 부채를 보유하고 있어 추가적인 은행의 도산이 일어날 수 있다. 도산, 실업과 국민연금기금 등의 상황은 전후 최악에 가깝다. 디플레이션도 시작되었다. 은행과 기업의 취약성에다 출산률의 급격한 하락, 일본 인구의 급속한 노령화의 결과 사회안정비용, 연금, 의료비용이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국가의 사회보장제도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이미 큰 규모의 재정적자는 훨씬 더 위험해 질 것이다. 일본은 항상 군사력이나 문화보다는 경제력에 의지하여 세계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시켜 왔다. 따라서 최근 경제가 약화되면서 세계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도 줄어들고 있다. 이것이 도쿄 주지사인 Shintaro Ishihar의 군국주의적인 rhetoric에 드러나듯 일본의 민족주의적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일본인의 다수는 아직도 군사활동에 대한 헌법적 제약을 제거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자민당출신의 새 수상 Junichiro Koizumi가 경제회생에 실패하거나, 반자민당 세력이 일관성 있는 비전을 가지고 여성, NGOs, 젊은이와 같은 정치 소외계층과 연합하지 못한다면, Ishihara가 수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의 사례는 한국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금융과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과감하고 지속적인 개혁, 과도한 수출 의존 탈피, 중단 없는 제 3의 물결로의 전환 노력 등이 일본에서는 없었던 것이다. 일본은 디지털 게임과 같은 분야를 제외하고는 과거와는 달리 순수한 신기술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학기술청의 전략부국장인 Nobuhiro Muroya는 “우리는 미국의 기술에 완전히 패배했다”고 말한다. 미국이 분권화된 기업가 정신을 장려하고 위험자본을 제공하고 수직구조를 수평화함으로써 혁신을 촉진한 반면, 일본은 대기업이 참여한 대규모의 수직적인 정부 지원의 컨소시엄을 선호했다. 일본의 이와 같은 전략은 대부분 실패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The Economist에 따르면 통산성 장관은 대기업컨소시엄을 통한 혁신전략은 시간 낭비라는 비공식적인 견해를 피력하였다. 기업들은 공동 프로젝트에 유능한 인재를 배치하지 않았으며, 컨소시엄이 어떠한 성과를 내기 시작했을 때에는 이미 세계적 흐름에 뒤처져 있었다. 유명한 5세대 프로젝트의 경우, 1982년에 좋은 전략으로 보였던 것이 1992년의 컴퓨터 산업에 적용되지 않았다. 과도한 투자를 했던 통산성은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배포했으나 소수만이 이를 받았다. HDTV 또한 일본의 정부후원 공동산업개발의 약점을 드러내었다. R.D.Norton은 “신경제의 구도(The Geography of the New Economy)”에서 일본의 제도는 특정 진로에는 있어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여 꾸준한 진보를 이루지만 기술적 진보가 방향을 선회할 때는 잘 적응하지 못한다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자동차나 전자제품과 같은 산업화 경제에서 효과가 있었던 것이 오늘날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만일 일본이 정치적 무능과 경제적 슬럼프에 빠져 있는 동안 한국이 변화하고자 한다면
한국은 실질적인 경쟁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회복 능력은 무시할 수 없다. 일본은 변화의 첨단에 있다.
일본은 최근 정보통신기본법을 통해 5년 이내에 일본을 가장 발전된 IT 강국으로 만들고자 전문가, 지식인, 내각의 각료들로 구성된 팀을 조직하였다. 이 팀은 최우선 과제로
다음의 4가지를 선정하였다.
1) 초고속 인터넷 네트워크의 개선과 시장경쟁촉진을 위한 정책 강화
2)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한 환경조성
3) 전자정부의 구현
4) 인력개발 프로그램의 강화
Koizumi 수상은 취임 이후 첫 의회 연설에서 이 과제에 대한 보완책으로 IT 2002이라는 프로그램을 발표하였다. IT 2002는 2005년까지 일본가정의 인터넷 접속률을 60%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이것은 천만 가구가 상시 초고속 정보통신망에 접속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즉시 히타찌 연구센터의 소장은 이 계획이 지나치게 느리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보통신 분야에서의 변화는 전통적 분야보다 훨씬 빨리 일어난다고 주장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전자적으로 진보한 사회 중 하나가 되는 것은 좋지만 그 동안 다른 국가들은 훨씬 빨리 진보한다고 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소니의 회장인 Noboyuki Idei는 미국이 컴퓨터 산업과 인터넷 인프라에서 선도국가인 반면 일본은 구내망과 이동통신 분야 등에서 기술적 우위를 가지고있다 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일본이 강력한 국가가 될 기회가 왔다. 일본이 초고속네트워크 인프라를 향후 3년간 성공적으로 확립하고 구조조정에 성공한다면 2010년까지는 선도국가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Nippon Telegraph&Telephone은 소규모 사업장이나 사용빈도가 높은 사용자를 위해 인터넷 접속서비스를 매달 $75에 제공하는 요금제를 도쿄와 오사카에 도입하였다.
1994년에 와서야 일본은 50만 명의 핸드폰 사용자가 생겼다. 첨단 소비용 전자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경제에서 높은 가격은 수요를 줄이는 요인이 되었다. 그러나 Richard Katz는 모토로라의 시장개방, 규제 완화, 관행의 변화 등에 대한 압력이 혁명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1999년 일본의 핸드폰 사용자 수는 5천만에 이르렀다. 일본은 또한 전자상거래가 향후 몇 년간 부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편의점, 전자상거래, 사용료, 상품구매에서 IC카드를 이용한 전자화폐거래가 2001년 후반기부터 가능하도록 계획되어 있다. 통산성은 개인, 기업간 전자결제가 2003년까지 1999년의 13배인 4.4조엔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B2B 전자상거래는 1999년의 5배 이상인 68조 엔에 이를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다른 국가에서처럼, 일본의 신경제로의 전환은 기술에서의 변화 이상을 필요로 한다. 일본은 최근 적절했다고 볼 수는 없어도 놀란만한 교육개혁을 이루었는데 이는 지체된 다른 제도의 변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일본은 산업시대의 우선적 과제들을 재검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자민당이 정권을 유지하는 이상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변화 중의 타이완
한국과 일본처럼 타이완은 산업화를 겪었으며 정보통신 기술 제품, 특히 칩 생산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지식기반 산업에 초점을 둔 OECD 보고서에 의하면 대만의 지식기반경제로의 전환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 보고서는 대만의 경제전체를 고찰하지는 않았지만 IT 부문에서의 대만의 진보는 주목할 만하다. 대만 정보산업의 생산가치는 세계에서 3위이며 세계에서 수출 13위를 차지하는 수출총액의 52.2 %가 하이테크 생산품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시아 경제위기의 여파를 피할 수 있었던 대만의 능력은 대만의 기술집약적 산업 때문이라고 한다. 대만의 경제성장이 하이테크와 전자제품에 대한 세계수요의 감소에 의해 느려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홍콩으로의 수출(그것들 중 많은 부분이 중국으로 전해지고 있음)이 미국과 일본에서의 수요 감소를 보상할지도 모른다.
대만의 지식기반 경제발전계획
대만의 지식기반경제 발전 계획의 주요 목표
1. 새로운 발명의 상업화
2. 혁신촉진을 통한 새로운 시장의 창출
3. 신규기업의 육성
4. 정보통신기술과 인터넷의 응용 촉진
5. 기초 인프라, 법과 규제, 노동 공급, 정부 행정절차의 재점검
6. 정보격차의 해소
대만은 모니터와 단말기를 생산함으로써 정보통신 제조업을 시작했고, 1980년대에는 숙련 기술자 공급을 통하여 부가가치를 높였다. 1996년에는 9개의 정보통신 분야에서 전세계생산의 50%에 육박할 정도로 발전하여 수입업자들에게 원스톱(One-Stop) 쇼핑을 제공하였다. 대만은 저임금의 경쟁국들로부터의 경쟁심화에 직면하게 되면서, 다음과 세가지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1. 본국에서의 토지와 노동부족 때문에 노동집약적 산업들은 주변 국가로 이전하고 있음. 특히 중국이 대만공장을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에 대만 내에서의 직업공급 부족을 우려하고 있음
2. 최종 소비자 시장을 겨냥하여 가치사슬상의 위치 전환
3. 생산과 판매 사이에 높은 수준의 통합을 추진
대만은 IT 수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좋은 정보인프라와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신경제로의 전환으로 인한 이익을 충분히 향유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인구의 4분의 1이상이 적어도 대학졸업 학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1994년 국가 정보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설립된 특별위원회는 1999년에 인터넷 인구를 3백만으로 늘리고자 한 목표를 달성했다. 대만의 행정원은 2000년 8월말에 “지식기반경제발전 계획”을 승인하여, 정부와 민간영역의 노력을 함께 모으기 위한 국가협의회를 구성했다. “그린 실리콘 아일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계획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식기반경제를 공정한 사회, 지속적 성장이 가능한 환경과 결부시키는 것이다. 장기적 목표는 기술진보의 기여를 높이는 것, 교육부분에 대한 공적, 사적지출을 GDP의 7% 이상 촉진하는 것, GDP의 60% 정도로 지식집약산업의 생산비중을 높이는 것, 광역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미국수준으로 사용자 요금을 낮추는 것, 그리고 GDP의 3%로 연구개발비를 증가시키는것(정부와 민간영역의 지출을 30대 70비율로) 등을 포함한다. 금융은 성공적인 IT발전을 위해 중요한 요소로 기업들은 주식발행을 통해 부가가치사슬을 높이고 확장하고 있다. 대만의 주식시장은 거래가치로 환산하여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ChungHwa 정보통신사는 1997년까지 정보통신서비스를 장악하였으나 동년에 무선전화, 무선호출기와 무선정보 서비스 시장에서의 자유화가 이루어져 새로운 경쟁자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러한 자유화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의 사용과 수요에 있어서의 붐을 창출하였다. 대만은 마이크로칩 생산에 필요한 장비 공급에 있어 작년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국이 되었다. 여기에는 소니, NEC, 도시바와 같은 일본의 회사들이 대만에 더 많은 하청을 준 것에도 기인한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그리고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의 칩 생산 설비의 판매는 2000년에 60억불에 이르렀다. 대만도 한국과 같이, 생명공학과 정보통신 기술의 수렴현상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서 새롭게 발전하고 있는 반도체 생산기술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대만은 컴퓨터를 값싸고 효율적으로 생산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무선통신 관련 기기 생산에 있어서의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가격하락과 생산비용 증가 때문에 국내생산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 에릭슨, 모토롤라는 점차 핸드셋 생산을 대만에 아웃소싱하고 있다. 대만에서의 디자인 및 생산비용은 유럽과 미국의 대략 절반밖에 안되기 때문에 에릭슨은 대만의 GVC 기업과 4억5천 만불에 상당하는 거래를 체결하였다. 대만 MIC는 2003년까지 대만에서 디자인되거나 생산되는 제품은 100억불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대만은 다른 국가들과의 경쟁과 고임금에 의해 이익마진이 축소됨에 따라 개발은 대만에서 하고 생산은 중국에 맡기는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일자리가 점차적으로 해협을 건너감에 따라 경제적 긴장이 증가하고 있다. 비록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만큼 대만이 금융위기를 겪지는 않았지만, 대만 역시 취약한 금융시스템과 고비율의 악성채무와 같은 구조적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 대만정부의 생명공학과 의약품 연구 프로그램의 지원으로 1980년대부터 Academia Sinica
를 비롯한 다른 연구센터 안에 있는 연구소에서 연구인프라가 세워졌다. 그러나 OECD는 짧은 역사, 빅 사이언스(big science)에서의 혁신에 필요한 Critical Mass의 부족, 국가전략 수립에 있어서의 가파른 학습곡선 등의 이유로 이 분야에서의 대만의 잠재력에 대해 그다지 낙관적이지는 않다. 대만은 또한 웹 콘텐츠 부분에도 문화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대만은 중국문화유산을 위한 온라인상의 “전세계 중국 콘텐츠 중심지”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대만의 모든 학교들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며 웹을 그들의 교과과정에 접목시키도록 노력하고 있다. 교사들은 교육청으로부터 전자적 네트워크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 정부는 디지털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육개혁조치를 추진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는 12년의 의무교육, 포괄적 기술교육제도 건설, 다양한 대학입학 프로그램 구성 등이 포함된다. 교육형태를 다양화하기 위해서 정부는 지역대학과 가정교육에 관한 법을 통과 시키고, 평생교육을 촉진하고 원거리학습 능력을 증가시키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1970년대 중반부터 38명의 젊은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을 미국에 보낸 이래로 해외유학은 대만발전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왔다. 1990년대 초반에 귀국한 3만명 이상의 학생들이 기술진보와 경제구조 개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미국에서 교육받은 기업가들과 기술자들이 바로 대만이 세계 최대의 PC 생산국이 되는데 원동력이 된 것이다.
인도의 도약
인도의 경우는 소프트웨어라는 한마디로 축약된다. 인도는 높은 교육수준과 숙달된 영어를 활용하여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룬 것이다. Fortune지가 선정한 500백대 기업 중 158개 기업이 소프트웨어 개발을 인도에 아웃소싱하고 있다. 전국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기업 연합(NASSCOM)은 소프트웨어 수출이 2000/2001 회계연도에 63억 달러에 이르고, 매년 50% 성장하여 2007-8년도에는 5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인도가 특화하고 있는 분야는 특히 구형 메인프레임 프로그램을 서버에 이전하는 소프트웨어와 전자상거래 서비스 소프트웨어 등이다. 대규모의 인구로부터 인재를 뽑는 강력한 대학체제 덕분에 인도는 부러워할 만한 인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인도의 정보기술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정보기술자에 대한 수요에 대비하여, 2001년도까지 10만 졸업생을 배가하고 2005년까지는 50만 졸업생을 배출하기 위해 6억 5천만 달러가 투입되는 인재양성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놀라운 수치도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지 모른다. 인도의 소프트웨어 수출은 2008년까지 2백만 명의 정보기술 인력을 필요로 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술자만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2006년에는기술자 부족이 50만명이며, 관리자 및 지원인력 부족이 그 세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Lucent Technologies India 사장 크리슈나 타누쿠에 의하면 어느 분야에서든지 필요한인력의 10∼20% 밖에 확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 한다.Tata Consultancy Services, Infosys, Wipro와 같은 주요 인도 기업은 초과수요를 충당하고 비용상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중국에 소프트웨어 인력풀이 충분하기만 하다면 원가가 인도보다는 15%에서 20%까지 낮으리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고객들은 숙련된 프로그래머가 풍부하지만 상대적으로 임금이 싼 러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경제성장은 유가 인상, 루피화의 약세, 수입규제 완화 등의 원인으로 둔화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6.4%라고 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WTO에서 요구하는 대로 거의 대부분의 규제가 WTO의 요구대로 완화되고 있다. 제조업부문에서의 국제 경쟁이 더 치열해짐에 따라 인도의 서비스산업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인도는 또한 미국 경제의 침체에 대응하여 일본, 독일, 호주, 영국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 한다. 인도의 최대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Wipro Ltd.는 최근 유럽지역 고객을대상으로 영국에 지점을 열었다. 그러나 미국은 인도에 있어서 여전히 주요 시장으로남아 있을 것이다. 인도의 상공회의소 연합과 미국·인도 기업협회는 최근 지식기반 산
업에서의 무역 및 투자의 증진에 합의하였다.제3의 물결의 주요 재산인 지식의 유동성은 인도에 있어 쌍방향으로 작용해왔다. 많은 정보기술 전문가가 해외에서 일하는가 하면, 점점 호전되는 국내경제로 인해 많은 제3의물결의 전문가들, 특히 상당한 자본력을 갖춘 자들이 인도로 다시 돌아와 이 분야를 더욱증진시키고 있다. 동일한 귀국 현상이 이스라엘과 아일랜드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러한 두뇌의 역유출은 미국과 같이 성장을 이민에 의존해 온 국가들에게 상당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현재 독점적 해외전화 사업자의 민영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해외전화 사업자의 민영화는 실질적으로 개혁이 이루어지고 있는 몇 안 되는 부문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2002년까지는 여전히 독점체제가 유지되어 모든 음성, 데이터의 99%, 55만의 인터넷 사용자를 담당하게 될 것이다. 인구 1인당 소득 대비 전화 보급률을 비교해 보면 인도의 통신분야의 발전 잠재력은 크다. 한편, 인도의 통신 사업자들은 제한된 주파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여야 할 것이다.약 20만 킬로미터의 광통신망이 설치되었으며, 정부는 단거리 및 농어촌 통신을 위한가입자망으로는 무선을 권장하고 있다. 정부는 전국에 지역 정보센터를 설치하여 원거리 지역을 12,000개의 위성터미널로 연결하고 있으며, 몇 천 개의 키오스크를 설치하여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또한 소프트웨어 기술 Parks에 2010년까지 세금을 면제해 주고 있다. 성공의 이점 중 하나는 파트너가 생긴다는 것이다. 인도의 IT 서비스 팽창은 다양한 협력관계를 촉발하였다. 2001년 초 현재 인도와 말레이시아는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개발에 협력을 고려 중이다. 인도는 소프트웨어에서 성공을 하였으며, 말레이시아는 하드웨어 부문에서 투자를 유치해왔다. 이 협정이 체결되면 인도는 ASEAN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새 목표
싱가포르의 정보통신 계획인 “싱가폴 IT2000: 인텔리전트 아일랜드 비전”은 공공 및 민간부문의 고위직 수백 명의 전문성을 살려 1991년에 작성되었다. 이 계획의 다섯 가지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싱가포르를 상품, 서비스, 자본, 정보, 사업, 서비스 및 운송의 세계적 중심지로 발전시킨다. 경제, 사회, 가계에서의 전자적 응용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정보기술을 이용하여 싱가포르의 전통적인 경제부문을 활성화시킨다.
지역적, 전세계적 네트워크의 형성을 통해 국내외 싱가포르 공동체 및 타 지역간의 의사소통을 증진시킨다. 평생교육에 대한 보다 나은 기회와 진보된 기술적 수단을 정부가 제공함으로써 개인들의 잠재력을 증진시킨다. 싱가포르는 2010년까지 전자산업 부문에 최소한 숙련 노동자들의 50% 이상이 고용되어 전자제품의 생산을 연 평균 8%씩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료 저장 및 이미지가 전자산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총 생산액 42%를 점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타이완처럼 전자산업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생명과학 산업이 1997-1999년 사이에 매년 60% 증가하여 63억 달러의 생산가치를 창출하였다. 이 부문에 대한 투자는 전체 제조업에 대한 총기여분의 6.1%에 이르렀다. 정부는 국내 및 다국적 기업에게 500건 이상의 혁신 지원금을 지불하였다. 임상실험 및 약품 개발의 지역센터와 함께 2010년까지 15개의 세계 정상급의 생명과학 기업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싱가포르의 교육개혁 조치는 다음과 같은데, 한국에게도 좋은 시사점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것 같다. 특별활동에 보다 중점을 두고 학점을 덜 강조하는 방향으로 대학 입학 기준 검토, 캠버리지, 하바드, 일본의 대학의 자문을 받아 교과목을 전면 개편, 암기가 아니라 문학감상을 장려하기 위해 문학 테스트 중에 우수 학생들로 하여금 교과서를 시험장에 가지고 들어갈 수 있게 함, 싱가포르 국립대학 강의실로 MIT 강의를 전자 전송하는 등 해외 대학과의 협력 등이 그것이다. 혁신능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다른 조치로는 연구개발에 있어 기업의 창의력을 장려하고 산학 협동을 장려를 위한 국가 혁신 구상이 있다. 2001년 1월 싱가포르는 지식기반경제에서의 중소기업 부문의 역할을 증대하기 위해 중소기업 21 프로그램을 발족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전자 상거래를 사용하는 중소기업을 8,000에서 32,000으로 늘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은 고용창출에 큰 역할을 한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약 9만개의 중소기업(전체 기업의 92%)이 노동인구의 51%를 고용하고 있다.
비슷한 일본의 전자상거래 운동(move) 중에서 당국은 판매업자에게 2008년부터 모든 판매에 전자화폐를 받아들이도록 하였다.
동남아시아에서 숙련노동 부족현상에 가장 적극적인 대응하고 있는 나라가 싱가포르이다. 리콴유 전 수상은 인종 문제에 대한 대중의 염려를 무시하면서 “우리가 마음가짐을 바꾸지 않으면 경쟁에서 지고 말 것이다”라고 비판자들에게 응대하였다. 정부는 정보통신 개발공사(IDA)를 설립하여 기술인력 부족문제에 대하여 인력부와 함께 작업하도록 하였다. 정보통신개발공사는 인적 자본은 년간 10-12% 성장할 필요가 있으며, 이 중 절반은
외국의 노동자들을 수입함으로써 충당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2000년 8월 정보통신개발공사는 인도의 NITT와 1,000명의 아시아 정보통신 기술자들을 1년간 싱가포르에서 일하도록 모집한다는 협약을 맺었다. 정보통신개발공사의 광고는 인터넷 산업 잡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말레이시아의 혼란
’90년대 말 아시아 위기까지, 말레이시아는 야심차고, 주도면밀하게 지식기반경제로의 전환을 준비해 나가는 국가중의 하나였다. 말레이시아는 그 당시에 지식기반경제로의 전환을 국가적 사명으로 내세운 유일한 회교 국가였다. 1995년 Mahathir Mohamed 총리는 Kuala Lumpur에서 공항까지 폭 15km, 길이 50km의 땅에 MSC(Multiple Super Corridor)의 설립을 선언했다. 목표는 세계적 수준의 높은 기술력을 갖춘 회사들을 말레이시아로 유치하고 지방 산업을 진흥시키는 것이었다. MSC는 가능성, 기술력, 경제적 기반, 법률, 정책, 시스템을 갖춘 “뛰어난 섬”을 만들려는 것이었다. 또한 발명, 연구, 멀티미디어 개발의 실험적인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려 하였다. 오늘날 MSC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1997-8년의 아시아 금융위기로 외국의 대 아시아 투자가 격감하고 있으며 주요 투자자를 유치하려는 MSC의 노력도 허사로 돌아가고 있다(다수의 세계적인 IT와 통신 회사들은 MSC에 상대적으로 적은 양 또는 형식적인 투자만을 하고 있다). 문제는 Mahathir Mohamed 총리의 후계자인 부총리 Anwar Ibrahim가 Mahathir Mohamed 총리에게서 정권을 탈취하려는 사건을 통해 더욱 확대되었다(MSC의 국제 자문 위원이었던 Alvin Toffler는 Mahathir와 서신 교환 후에, 말레이시아 경찰의 죄수에 대한 잔인한 처우를 공개적으로 International Herald Tribune 등의 언론을 통해 비판함으로써 대중적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인터넷 기업의 붕괴와 과대평가 되었던 첨단 기술 주식의 가치하락은 외국 투자에 대한 전망을 더욱 악화 시켰다. Mahathir은 여전히 MSC 계획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위에 열거한 어려움 외에도 숙련된 기술자의 부족은 MSC 발전에 중대한 장애가 될 수 있다. 노동력 부족은 정치적 문제의 결과이기도 하다. 고급두뇌는 높은 임금, 좋은 주거환경, 연구소와의 근접성, 훌륭한 정보 인프라 등의 환경적 요인이 우수한 곳에 몰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에 더하여 표현의 자유가 보장될 때 혁신적 지식 근로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
인적자본이 명백하게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는 이민에 대하여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정부 관리들이 해외로부터 더 많은 인력을 요청하고 있으나 모든 유인책은 말레이시아인에게 집중되어 있다. 정부는 IT기술을 지닌 말레이시아인을 불러들이기 위해서 2001년 예산에 세금 면제를 비롯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IT 인력의 10%가 외국인이고 그 절반이 인도 출신인데, 인종 정책상 인도인에 대한 비자발급을
늘리기 어려울 것이다. 숙련 노동력의 부족 문제를 가중시키는 것은, 싱가포르의 외국인 IT 노동자의 대략 51%가 말레이시아인이라는 사실이다. 일반대중의 컴퓨터 사용 능력을 고양하기 위해 근로자 장래 대책 자금에서 PC 구입을 위한 예금인출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싱가포르나 인도와 같이, 말레이시아는 MIT와 제휴를 맺고 생명공학에 주력하고 있다. MMBPP(말레이시아 MIT의 생명공학 제휴 프로그램)은 전통적인 약초의 가치를
증가시키고 야자 기름의 경제적 가치를 증진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태국의 비전
태국의 새 총리 Thaksin은 그 자신이 통신회사의 거두로서 IT 부문에서는 아시아에서 가장 낙후한 태국의 정상이 되었다. 태국은 현재까지 지식기반경제로의 전환에 있어 뚜렷한 진보를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태국의 비전은 다양한 사회적 이슈 해결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태국은 1995년의 문건 “사회의 평등과 번영 : 21세기를 향한 태국 IT정책”에서 농촌지역에서의 정보인프라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고, 정보기술산업 그 자체보다 인간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다른 국가가 취하고 있는 기본계획과는 달리 태국은 기술혁신 그 자체에만 주력하기 보다 정보통신 기술을 어떠한 목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평등과 같은 인간적 문제해결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은 지식기반경제의 기반이므로 지식기반경제로의 전환의 첫걸음도 국민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이행 수단이 제한되어 있다. 각종 어려움과 구조적 취약성 때문에 태국에서의 정보통신 기술 성장은 제약받고 있다. 국가 정보 인프라, 통신, 특히 인터넷 접속 부분은 자본공급이 불충분하고 규제는 지나치게 많아 사용자 요금이 높다. 회선 임대료는 정부운영통신위원회에 의해 지나치게 비싼 가격으로 고정되었다. 장기적으로는 교육제도의 취약성과 연구개발 부족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 결과 태국은 자질을 갖춘 기술자와 자체기술능력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부한 법과 규제, 지적재산권의 부족은 전자상거래와 소프트웨어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부분 태국 인터넷 기업들은 한국, 대만, 싱가포르와 달리 정체되어있다. 전자산업 관련분야는 단순조립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며 5년 안에 다른 노동집약적 산업들처럼 비용이 낮은 국가로 이전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각종 어려움과 구조적 취약성 때문에 태국에서의 정보통신 기술 성장은 제약받고 있다. 국가 정보 인프라, 통신, 특히 인터넷 접속 부분은 자본공급이 불충분하고 규제는 지나치게 많아 사용자 요금이 높다. 회선 임대료는 정부운영통신위원회에 의해 지나치게 비싼 가격으로 고정되었다. 장기적으로는 교육제도의 취약성과 연구개발 부족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 결과 태국은 자질을 갖춘 기술자와 자체기술능력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부한 법과 규제, 지적재산권의 부족은 전자상거래와 소프트웨어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부분 태국 인터넷 기업들은 한국, 대만, 싱가포르와 달리 정체되어있다. 전자산업 관련분야는 단순조립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며 5년 안에 다른 노동집약적 산업들처럼 비용이 낮은 국가로 이전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Thaksin 총리가 국가 정보통신기술발전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공약함으로써 다소의 희망이 보이고 있다. 전자상거래 보안과 전자지불에 관한 입법이 마침내 진행되고 있다. 또한 모든 지역에 하나 이상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2004년까지 천만명의 태국인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하는 목표를 공표하고 정보기술 부처의 결성을 논의했다. 행정부 소속 IT위원회의 의장은 최근 정부는 정보기술 중 기술보다는 정보에 중점을 두고 현재의 기술을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개선할 것을 약속했다. 전자상거래 부흥을 위해서 정부는 아이디어 개발, 경영, 전자마케팅 등을 통해 3000 개의 인터넷 기업을 지원하는 한편 e-마켓플레이스가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있다. 그 선택은 현재의 모든 한국인뿐만 아니라 향후 수십년 동안 자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인이 스스로 선택하지 않는다면, 타인에 의해 선택을 강요당할 것이다. 선택은 다름 아닌 저임금 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종속국가(dependant country)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 경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선도국가(leading country)로 남을 것인가하는 것이다. 선택은 반드시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세계 경제는 몇 세기에 걸쳐 가장 빠르고 급진적인 경제력 재편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신속한 선택이 요망된다. 경제력 재편의 과정에서 일부 국가들은 혜택을 누릴 것이고 그밖의 국가들은 낙오될 것이다. 한국은 낙오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신속한 선택이 필요한 것이다. 세계 경제력 재편은 지구상에 새로운 부의 창출양식이 등장한 데에 기인한다. 새로운 가치창출양식은 “신경제(The New Economy)”, “정보사회(The Information Society)”, “제3의 물결 경제(The Third Wave Economy)” 등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대략 1만년전, 농업의 발명은 인류에게 급속하진 않지만 커다란 변화의 물결을 가져왔으며, 이로 말미암아 농업노동력에 기반한 고대 문명이 발생할 수 있었다. 몇 세기 전의 산업혁명은 이전보다 훨씬 큰 두 번째 변화의 물결을 촉발시켰다. 이로 말미암아 완전히 새로운 부의 창출 메커니즘이 등장하였다. 노동력은 농장에서 공장으로 이동하였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모순과 갈등이 발생했지만, 결과적으로 제2의 물결은 인류에게 생활 수준의 향상을 가져왔다. 산업혁명에 성공한 산업열강은 엄청난 경제력과 정치력, 군사력을 보유하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가난한 나라를 식민지화할 수 있었다.
산업혁명의 결과 세계는 두 가지 계층으로 양분되었다. 제1의 물결에서 벗어나진 못한 농업국가들은 밑바닥층을 형성하였다. 이들 국가는 땅으로부터 발생하는 수확으로 근근히살아갔다. 오늘날에도 농경경제에 속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아주 먼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맑은 물과 생활필수품의 부족에 시달리는 등, 농업기반 경제의 생활수준은 가장낮게 형성되어 있다. 농업국 위에는 제2의 물결을 받아들인 산업국가들이 위치하였다. 이들은 세계 무역의 주요 활동국으로서 세계 경제에 영향력있는 국제 기구 및 기관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과거 한국은 농촌 노동력에 기반한 가난하고 미개발된 경제구조로서 세계 경제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여타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세계 경제 사다리에서 낮은 층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1960년대 한국은 역사적인 선택을 내렸다. 한국의 선택은 세계 경제 사다리에서 많은 단계를 뛰어 넘어 선진 산업국가에 합류하는 것이었다. 일단 선택이 이루어지자 한국은 세계를 놀라게 할 만큼의 성과를 나타냈다. 다른 국가들이 여러 세대 동안 이룩한 농업국가에서 산업국가로의 이행을 한국은 근면, 지혜 그리고 불굴의 의지로 단 1세대만에 완성했기 때문이다. 1960년부터 1980년에 걸쳐 한국의 경제가 좀더 생산적인 형태로 이행함에 따라 생활양식 또한 더욱 도시화되었다. 전체 가구에서 농가의 비중은 1970년 45%에서 1997년 10% 이하로 하락하였다. 공산품 수출은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농산물 및 천연자원은 전체 수출의 10%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산업기술에 대한 막대한 투자, 재벌의 부상, 그리고 교육제도와 사회보장제도의 변화로 인해 한국은 이제 글로벌 경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으며, 한국 국민들 또한 물질적인 면에서 높은 생활 수준을 누리게 되었다. 서울 올림픽 직전에 ‘The Economist’는 한국을 ‘경제발전에 있어서 교과서적인 모델’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소위 NICs(Newly Industrialized Countries)라고 불리는 신흥 공업국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게 되었던 것이다.
삼분화된 세계
그렇다면 최근 한국을 비롯한 NICs 국가들이 겪은 심각한 경제난국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경제난국의 원인으로는 금융위기, 경쟁심화로 인한 수출의 어려움, 부패, 재벌의 과잉 차입, 은행의 무분별한 대출관행 등이 일반적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원인은 획기적이고 새로운 가치창출양식의 등장으로 NICs들이 이제껏 도입하려 노력했던 산업화시대의 경제모델이 더이상 유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식기반 경제로 표현되는 새로운 가치창출양식은 강인한 육체 노동력 대신 창조적 마인드, 즉 혁신적인 지식의 활용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지식기반 경제에서는 혁신적인 지식이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가 된다. 혁신적인 지식(데이터, 이미지, 상표, 문화, 아이디어 그리고 업무처리방식 등)은 노동력, 자본, 재고, 천연자원 및 에너지 등 타 생산요소에 대한 의존도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1999년 11월 세계은행 심포지엄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말씀 하셨듯이 “21세기에는 지식, 정보, 문화적 창조능력 등 무형 자원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세계 경제시스템 전반이 변화하고 있다. 농업경제는 여전히 세계 경제 사다리의 최하위층에 있다. 그러나 한국이 이룩한 산업경제는 더 이상 세계 경제 사다리의 상위층에 위치하지 않는다. 새롭게 등장한 지식기반 경제가 최상위층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시스템은 급속히 삼분화되고 있으며, 따라서 세계 경제에서 한국의 위치도 변화하고 있다.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고 직업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세계 경제 사다리상의 더 높은 위치를 향해 다시 한번 도약해야 한다. 도약이 성공한다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경제 시스템인 지식기반 경제에 참여하게 될 것이고, 실패한다면 실업률 증가, 임금 하락 등 많은 고통이 수반될 것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은 산업화 경제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혁신적인 경제로 세계를 주도하는 지
식기반 경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변혁의 바람
1997년 시작된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 고통스러운 구조조정 기간을 겪어왔다. 한국은 경제적 강점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사실은 약점이었다는 것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깨달을 수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의 금융구조를 들 수 있다. 한국의 금융구조는 취약하였고 정부와 재벌의 간섭 때문에 독립적인 자본배분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웠다. 그 결과 자본에 대한 접근 평등성 부족, 소수 대기업에 대한 투자 집중, 수익성 없는 사업 및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정치인과 이러한 금융구조를 유지하게 하는 인사들에 대한 상납 등 많은 부작용이 초래되었다. 이러한 관행은 한국의 산업화 시절부터 시작되었다. 그 당시에는 중국 및 동남아시아의 수출물량이 보잘 것 없어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았고, 국제경제에서의 경쟁이 치열하
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관행이 심각한 장애가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통화와 투자에 대한 국경이 사라지고 기술이 급변하고 금융 자체가 심각한 기술적 변화를 겪고 있는 오늘날 이런 관행으로는 경제가 움직이지 않는다. 전세계의 모든 기업이 광범위하고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한국의 재벌기업이라 할지라도 해외 자본의 유치를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그러나 한국과 외국 투자자 모두 선택 가능한 투자처가 이전보다 훨씬 증가하였기에 내부거래, 주식상호보유, 회계 등에 있어서 투명성이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요구되고 있다. 21세기의 기업은 고객 욕구, 기술, 금융, 세금, 시장 및 기타 변수들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여야 한다. 기술과 마케팅에서 생산 및 유통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고도의 유연성 확보 여부에 기업의 생존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기업은 경영의 유연성을 필요로 한다. 기술의 유연성을 필요로 한다. 금융의 유연성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기업은 고도의 정보통신기술 없이는 불가능한 정보의 유연성도 필요로 한다. 또 기업은 한 업무를 폐쇄하고 관련 노동자를 다른 부문으로 이동시키는 등 일자리 이동을 필요로 한다. 물론 일자리 이동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심각한 수준일 것이지만, 경
제 전체의 붕괴 또는 파산시 예상되는 피해보다는 훨씬 적을 것이다. 이런 문제는 비단 한국만의 것은 아니다. 모든 산업화된 국가의 기업들은 모두 이런 문제에 직면해 있다. 또한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은 기업들만 아니며, 정부 또한 마찬가지이다. 부패하고 비효율적인 전세계 관료적 정부도 총체적 개혁을 필요로 한다.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정부 또한 고도의 정보기술을 필요로 하는데, 이는 고도의 정보기술을 통해 정부의 비관료화, 시민에 대한 효율적 봉사, 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변화에 대한 요구와 옛 방식에 대한 폐기 압력으로 인해, 오늘날 한국은 개혁이라는 어려운 과정을 해쳐나가고 있다. 개혁이 완료되지 않는다면, 한국의 경제와 사회는 더더욱 악화일로를 걸을 것이다.
개혁의 수행방법과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의견차이가 존재하지만 정부의 구조조정 계획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에 대중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은 실로 다행스럽다. 그러나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현 개혁 또한 단지 거대한 미래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혁명의 종말?
1950년대 미국에서 처음으로 컴퓨터가 상용화되기 시작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경제가 세계 곳곳에서 성장하기 시작하였다. 신경제라고 불리는 이것은 부의 창출에 있어서 지식의
제 1 장 세계적인 변혁의 바람 17
역할 변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한국이 신경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한국경제의 미래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닷컴기업과 하이테크 산업의 붕괴로 시작된 세계 금융시장의 일련의 사태를 계기로, 일부 경제학자와 경영학자는 “신경제는 종료되었거나 신경제란 존재하지도 않았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신경제가 종료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마치 1800년대 초반에 맨체스터 소재 일부 섬유회사가 파산했기 때문에 산업혁명이 1800년대 초반에 종료됐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신경제는 종료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일부 국가에게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수익성과 생산성 향상을 가져오는,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어진다. 한국은 이런 나라 중의 하나로 확고히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 구미 산업혁명 초기에는 비즈니스 모델상의 오류, 잘못된 사업방향 및 지나친 낙관론 때문에 수많은 신생기업이 실패하였다. 그 누구도 농업경제 이후에 급격히 출현한 새로운 환경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기업은 공장, 유통망, 노동자 관련 업무, 판매 등 모든 것을 새롭게 창조하여야 했다. 시장은 곤두박질쳤고 수많은 투자가 실패로 끝났다. 오늘날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우리는 그 당시와 마찬가지로 새
로운 부의 창출 시스템의 탄생 초기에 살고 있는 것이다. 가장 규모가 크고 인터넷과의 관련성이 없는 기업에 있어서 조차도 신경제는 이미 심각한 변화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조직구조는 수평화되었고, 제품은 보다 소비자에게 맞춤 생산되고 있다. 단순 노동력의 필요성이 감소하고 정신적 노동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기업간 제휴와 복잡한 공급망 확보로 수직통합현상은 감소하고 있다. 시장은 좀더 세분화되고 있다. 기업은 심각한 변화를 겪고 있는 세계 경제에 참여하고 있다. 기업은 이전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혁신하고 영업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런 변화를 요구하는 힘은 시장의 경쟁압력이며, 이는 향후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경제의 미래
신경제로 인한 일련의 변화는 미국 경제 전체에 많은 성과를 가져왔다. 워싱턴 소재 Brookings Institute의 Robert Litan과 미국연방준비위원회 전 부의장인 Alice Rivlin은 인터넷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미국은 인터넷으로 인해 연간 2천억 달러를 절약하고 있다. 경제규모가 대략 100조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2% 정도의 비용절감으로 연간 0.4% 정도의 생산성 향상 잠재력이 확보되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가 10년간 지속된다
면, 미국인 평균 소득은 4% 즉 1600달러 정도 증가하게 될 것이다.” 앞서 언급한 수치들은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운 간접적인 효과를 고려한다면 더욱 증가할 것이다. 정보기술이 경제 전체에 확산되기 시작함에 따라, 지난 30년간 미국가정은 더 많은 가전제품을 구입하였고, 더 많은 금융서비스 및 자동차를 구입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가정의 평균 집크기도 40% 증가하였다. 심지어 주식시장이 불안정하고 많은 회사가 도산하고 있는 현재, 미국 실업률은 2001년 봄 4.1%로, ’80년대 및 ’90년대 초반 실업률 7%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2000년 8월, 골드만삭스는 인터넷의 도래를 전기의 도래와 비교했다. 전기의 도입 당시, 약간의 예외는 있지만, 개별 기업은 매출이나 기업평가면에서 그다지 큰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생산성, 임금, 생활수준 모두 향상되었다. 경제학자 Jeffery Sachs는 신경제에 대해 이와 비슷한 예측을 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산성 향상이 중요한 것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혜택은 이윤 증가의 형태로 기업에 귀속되기보다는 가격 하락의 형태로 소비자에게 귀속되거나 가격대비 임금의 상승으로 노동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인터넷 기술의 근본적 특성, 낮은 진입장벽 그리고 이로부터 발생하는 경합성 높은 시장 등의 요인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정의에 따르면, 혁명은 대혼란, 오류, 거품, 신생기업의 실패 등을 수반한다. 이러한 혼란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등장한 지식기반 경제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UN의 World Economic and Social Survey에서 지적했듯이 주가폭락이 단기적으로는 세계 경제에 피해를 주겠지만 “신경제와 관련한 구조조정의 장기적 혜택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서 장기적 혜택이란 닷컴기업의 혁신적인 기술이 전통적인 기업에게 전파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한국의 경우 역시, 신경제에 따른 혜택이 이익 급증과 주가급등이라기 보다는 고용의 증가, 소비자 가격 하락 등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게 될 것이다. 지식기반 경제로 변화하는 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저임금국가와의 소모적인 경쟁에 휩싸여서는 안된다. 소모적인 경쟁의 대상자는 가까운 미래에 중국이 될 수 있으며, 10~20년 후 아프리카에서 등장할 수도 있다. 이들 국가들은 현재 농업경제에서 산업경제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산업화 경제의 몇몇 단계를 뛰어넘으려 하고 있다. 한국이나 다른 산업국가들이 취한 단계 중 일부를 건너뛰고자 하는 목적으로 지식기반 경제관련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커머스+E
방송보도와는 달리, e-커머스는 죽지 않았으며, 향후 커머스+E로 발전할 것이다. e-커머스란 영어표현은 전자기술 자체가 그것이 사용되어지는 목적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미로 곡해되어 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 이전에 상업활동은 존재하였으며 향후 더 진보된 기술이 디지털 기술을 대체하더라도 상업활동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수준까지 기업가치가 오른 후 순식간에 붕괴된 닷컴기업에 이미 수십억 달러가 맹목적으로 투자되었지만, 닷컴 이후에도 많은 디지털 기업이 계속 존재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성장할 것이다. 견실한 하이테크 기업의 주가마저도 폭락시킨 미 주식시장의 붕괴는 몇 가지 복합요인의 결과였다. 그 중 하나는 미 금융시장에 있어서 자금가용성이 갑작스럽게 증가한데 있다 그러나 1998~2000년 동안 4배나 증가한 기업공개와 추가 공모는 2001년 초반 급속히 감소하였다. 자금가용성의 갑작스런 증가는 주식 지분을 대중에게 광범위하게 확산시키는
효과를 수반했다. 이는 미디어의 잘못된 견해, 무책임한 금융 분석가, 이기적인 주식 브로커가 대중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 발생했던 거품현상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대부분의 디지털 신생기업이 자금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시험했다는 사실에 있다. 신기술이 실험실에서 출시되자마자, 신생기업은 신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고 대부분이 실패했다. 대부분의 과학실험 또한 마찬가지이다. 최근 몇 년간 대기업들은 모든 연구개발업무를 자체적으로 수행하기보다는, 중소기업에서 수행된 가장 최신의 과학기술연구를 관찰하여 왔고, 발명을 상용화한 업체를 인수하여 왔다. 따라서 연구개발에 따른 위험부담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및 중소기업 투자자에게 전가되었다. 닷컴기업의 흥망성쇠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실패했다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으며, 이러한 연구개발에 따른 위험부담은 대기업으로부터 신생중소기업, 벤처캐피탈리스트, 투자자 등에게 전가되었다. 그리고 과학자들이 자신의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은 것과 같이 투자자와 사회 또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파산의 흑막 속에 감추어진 사실은 소위 e-커머스 업체로 불리는 기업이 사실은 커머스+E 업체가 됨으로써 계속된다는 것이다. 이 글에 서술된 바와 같이 수많은 커머스+E업체는 파산되지 않고 살아 남았으며 조용히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미국에서 커머스+E업체는 온라인 화훼업체, 온라인 보석상, 장신구 판매자, 부동산업체 및 기타 서비스 업체를 포함한다. 하부구조에 대한 비용을 최소화하고 고수익 판매에 주력하며 수평적 파트너쉽을 체결하고 매출 흐름을 다각화하여 그들은 주식시장 급상승으로 시작된 회사보다 오래 존속하였다. 일부 업체들은 현존하는 소매업체와 가상기업을 융합시켰다. 대기업은 이미 활동하고 있는 사업영역에서 온라인 사업을 운영할 때 독립적인 회사 설립을 통하기보다는 기존 사업부를 보완하는 형태를 취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했으며 오프라인에서 제공할 수 없었던 특별 서비스를 온라인을 통해 제공하여왔다. 이런 방법을 통해 W.W. Grainger(기업 및 기관을 대상으로 유지보수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Walgreen(약국 체인점)을 비롯한 많은 업체들이 성공할 수 있었다. Grainger는 작년 온라인 판매로 3억3,7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인터넷을 가장 잘 활용한 기업은 현존하는 전략 및 경쟁력과 인터넷을 결합한 업체이다”라고 말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정부가 재벌기업들과 함께 전자상거래 부문에 많은 투자를 하였고, 이것은 사이버 시장에서의 재벌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2000년 152억 달러 매출이 발생하면서 전자상거래 붐은 가시화 되었다. 수많은 한국사이트는 고객들이 물품을 받아본 다음에 인터넷을 통해 지불하도록 전자상거래 프로세스가 구성되어 있다. 이렇듯 비즈니스 모델을 한국문화에 맞게 적용하였다는 점이 아마 한국에서의 전자상거
래 붐이 보다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순수 인터넷기업(click)은 총체적인 연결성(connectivity)을 강조하지만 전자상거래
사업은 모순적으로 오프라인 즉, 전통적인(brick) 상거래와 단절된 체 운영되고 있다. 순수 인터넷기업은 전자적 통합의 이점은 강조하지만, 그들이 대체하려고 하는 광범위한 비전자적 경제와는 통합되어 있지 않다. 자동차, 종이, 화학, 식품 및 음료 같은 산업부문에서 B-to-B(business-to-business) 즉, 기업간의 전자상거래 사업을 하는 신생기업은 관련 업계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비록 B-to-B를 통한 비용절감이 예상되긴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자사의 판매, 공급망, 고객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길 꺼리기 때문이다. 비록 B-to-B가 주창자들이 주장하는 것보다 발전속도가 훨씬 더딘 것은 사실이지만, 잠재적인 비용절감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경쟁적인 환경에서는 산업전반에 걸친 전자적 거래는 결국 성공할 것이다. 또한 이것이 e-커머스가 아닌 커머스+E인 것이다. 한국기업은 B-to-B 전자상거래를 발전시키는 데에 특별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기업간 정보 공유에 대한 거부감, 재벌기업과 납품업체간의 수직적 관계, 미비한 표준화 등이 그 원인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기업은 B-to-B 전자상거래에 대해 섣불리 뛰어들 수 없으며, 비즈니스 모델이 분명치 않은 소매수준의 전자상거래에 맹목적으로 투자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영역이 급속하게 발전하는 것을 무시할 수 있는 기업은 없기에,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기업은 제2라운드에서 커머스+E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이 입증될 때에는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해야 한다. 제2라운드는 강경 보수주의자들이 예
상하는 것보다 매우 빨리 발생할 것이다. 정부는 지식기반 비즈니스 및 서비스를 차별하는 세금 및 규제정책을 체계적으로 재점
검하고 폐지함으로써 최소한 커머스+E로의 이행을 장려할 수 있으며 또 그래야만 한다. 강력한 사생활 보호 및 소비자 보호정책을 시행해야 하고, 암호, 인증기술에 대한 접근을 지원해야 하며,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며, 전통적인 산업경제에 맞추어진 회계제도의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회계 개선안은 물론 아직도 구경제에 치우친 미국의 GAAP(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s)의 몇몇 조항에 반하는 것이 될 것이다.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신경제의 의미
제3의 물결 경제는 단지 주식가격이나 디지털화 혹은 온라인 거래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신경제는 그 이상의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부의 창출 근원이 유한한 육체노동으로부터 무한한 지식의 힘으로 변화되는 역사적 변천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러한 변화가 실현되는 사이에, 경제와 사회는 변모할 것이다.
1. 자본 농업경제에서 생산의 주요 요인은 토지였으며, 이는 부와 권력의 원천이었다. 이후 산업사회에서는 토지, 노동, 자본이 그 주요한 요소였다. 이제 새로운 제3의 물결 경제에 접어들면서, 지식이 가장 중요한 생산의 원천이 되고 있다. 지식은 일정환경하에서 토지와 노동력, 자본, 에너지 등의 기타 투입 요소들의 필요성을 급격히 감소시킬수 있다. 우리는 우주 개발자들이 태양의 에너지 방출량을 정확히 측정하지 못했다고 해서 태양이 인류의 생존에 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이나 경제학자들, 회계사들이 지식이라는 무형자본의 가치를 아직 적절히 측정할 수 없다는 사실 이 지식의 엄청난 중요성 자체를 감소시킬 수는 없다.
2. 화폐 대규모 외환 지급에서부터 개인 신용카드 지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화폐의 전자화는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거래 속도의 향상으로 은행의 부유자금(Float)이 감소되었고, 인간은 보다 빠른 의사결정을 요구받게 되었다. 또한 이로 인해 대규모 투자자본의 신속한 형성과 분산이 가능해지고, “소위 핫머니(hot-money)”라 불리는 단기 자금들이 한 국가에서 즉각적으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
뱅크 오브 잉글랜드(Bank of England)의 머빈 킹(Mervin King)은 전자화폐는 현재 중앙은행의 기능까지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유럽이 완전한 화폐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도, 전자통신기술에 의해 실제 화폐를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대용화폐(para-money)”가 개발되고 있다. 항공회사와 크레디트 카드 업체들이 자사의 고객들에게 컴퓨터 구입이나 타히티에서의 호텔숙박과 같은 재화나 서비스 구입에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적립포인트를 제공하는 것이 좋은 예일 것이다. 아마도 조만간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허용된 물건 이외에는 구입 할 수 없도록 하는 소액 결재용 카드를 주게 될 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포르노 잡지나 불량식품과 같이 어린이에게 해로운 물품을 구입하고자 하면 자동으로 지불이 거절되도록 프로그램된 대용화폐가 등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신경제에서는 새로운 법칙이 적용된다: 정보가 곧 돈이 되고, 또 돈은 바로 정보화가 된다.
3. 탈(脫)대중화 흔히 “현대화”라고 불리는 산업화는 사회 경제의 획일화와 동질화를 형성시켜 왔다. 이에 반해 신경제는 이를 거슬러 다시 다양화를 촉진시킨다. 많은 상품과 서비스가 고객 구호에 맞추어 생산될 수 있게 됨에 따라, 시장은 점차 세분화되고 전문화되고 있으며, 어떤 분야에서는 개인을 위한 시장이 형성되는 것도 가능해지고 있다. 광고를 통해 생산과 소비를 연결시켰던 대중매체도 인터넷이나 무제한의 채널이 가정에 연결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탈 대중화되고 있다. 그 결과, 이미지, 문화, 소비자의기호와 선호도가 개인화 되고 비집단화 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사회에는 보다 다양한 소집단들이 나타나게 될 것이며, 이들은 AIDS나 유방암과 같이 다소 비중은 작지만 새로운 이슈들에 대해 많은 문제를 제기하게 될 것이다. 이는 앞으로 정부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역할까지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신경제에서 제조업체는 새로운 정보 기술을 통해 개인화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소매업자는 복잡성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정보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미국의 월마트가 110,000개의 상품을 보관하고 관리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이 바로 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서비스분야에서 은행과 금융 서비스 회사들이 보험에서 개인 대출에 이르는 모든 서비스를 각 고객의 선호에 따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이러한 “정보화“이다. 상품과 서비스가 탈 대중화됨에 따라 이에 대한 가격도 다양해지고 있다. 우리는 최근 인터넷 경매와 역경매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항공회사는 좌석당 다양한 요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호텔들은 고가의 “중역실”을 제공한다거나 개인들이 선호하는 음식이나 편의 서비스 등을 각 개인들의 선호에 맞게 제공하고 있다. 이에따라 가격도 다양화하고 있다. 맞춤서비스의 발달은 개인에게 맞는 가격의 설정도 가능하게 한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고객 기호 파악과 탈 대중화의 흐름에 늦은 기업들은 이러한 분야의 선두기업들로부터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현재 국가들이 보다 나은 21세기 경제를 향해 나아가면서 발생하고 있는 변화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신경제는 많은 산업에 있어서 규모의 경제를 줄이고(그리 명백하진 않았지만),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를 변화시킴으로써 전체적인 국가산업 구조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기업들은 온라인 티켓팅에서와 같이 기존에 발생되던 비용의 일부를 소비자에게 부담시켜 외부화함으로써 인원 감축을 꾀할 수 있다. 반면 소비자들도 순식간에 단합하여 타이어에서 장난감에 이르는 모든 제품의 결함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신경제는 작업의 본질 그리고 작업시간과 장소 등에 현격한 변화를 가져왔으며, 재택근무 및 공장이나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의 작업을 가능케 하였다. 이는 향후 우리가 자세하게 살펴보게 될 신경제에서의 정부의 역할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신경제는 기업들이 모든 변화에 실시간으로 대처하게끔 요구함으로써, 경제 주체간의 상호작용속도를 높이고 있다. 앨빈과 하이디 토플러는 “산업화에서 우리는 시간이 돈이라는 것을 배웠다. 제3의 물결 경제에서는 이 규칙이 변하였다. 시간은 우리가 그 시간 안에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돈보다도 더 가치가 있다.”라고 말한다.
제3의 물결 경제는 실질적으로 산업사회에서 국가와 기업들에게 성공을 가지고 왔던 원칙과 관습, 관행들에 있어서 많은 부분에서 상반된다. 경제발전은 사회나 환경문제와는 다른 것이며, 이 모든 것에 우선되어야 한다는 가정, 수출은 국내 상품보다 중요하다는 가정, 대기업이 소기업보다 중요하다는 가정, 생산자가 소비자보다 중요하다는 가정, 동일성이 다양성보다 낫다는 가정들은 산업화 사회에서 통용되었던 낡은 가정들로서, 지식기반 경제라는 새로운 환경에 직면한 지금의 현실에서 우리가 다시 한번 살펴보고 수정해야 할 것 들이다. 특히 이제 인간의 두뇌가 근육보다는 훨씬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다면, 여성들의 노동시장이나 사회적 구조에서의 종속적인 역할에 대해 심각하게 다시 고려해봐야 할 시기가 왔다. 국가 전체 두뇌의 절반을 무시하고 저평가하는 것은 지식기반 경제사회의 리더쉽 전략으로는 절대 현명한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신경제는 결코 끝난 것이 아니며, 그 첫 단계에서 다음 단계, 즉 생명공학과 정보기술이 완전히 융합되는 단계도 와 있다. 디지털 혁명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 놀랍고 강력한 것이었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오늘날 전세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원천이 될 수 없다. 과학발전에서 우리는 이제 그 첫 번째 괘도에 도달한 것뿐이다. 우리는 이미 인간조직을 재생성할 수 있는 세포를 추출할 수 있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중요한 복합 재료, 에너지, 의료, 복제, 초미립 화학, 광학, 기억 연구 등 수 없이 많은 다른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이루었다. 물론 이러한 업적이 강력하게 가시화되고 있는 분야는 유전학이나 생물공학이다. 미국 FDA는 생물공학 기술에 의해 탄생된 약 80여종의 약품과 백신을 이미 허가하였으며, 현재도 350여종 이상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건강이나 의료분야의 영역을 훨씬 넘어서게 될 것이다. 여태까지 생물공학 혁명은 컴퓨터와 인터넷을 비롯한 전자 통신기술에 의존하여 발달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보화나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바이오 칩이나 DNA 기반의 컴퓨팅, 자가평가 시스템 등과 같이 생명체들의 연산 프로세스에 바탕을 두고 개발되게 될 것이다. 디지털 혁명은 보다 크고 긴 여정의 첫 번째 단계이다. 첫 번째 단계로서 정보기술은 생명공학을 혁신시켰다. 다음 단계에서는 생명공학이 정보기술의 혁신을 주도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우리 경제 전반에 혁명적 변화를 가지고 올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경제에서 뿐만 아니라 인류역사에 있어서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러한 모든 개혁은 경쟁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재무 분석가나 경제학자가 신경제는 이제 끝났다고 주장한다고 하더라도 계속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이제 변화의 초기단계에 있다는 사실이며 한국은 이에 대해서 준비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경제?
우리는 아직 어떠한 변화도 보지 못했다.
앨빈과 하이디 토플러
공황을 불러일으키는 경제적 하강에 직면한 미국은, 그러한 침체를 예견했다고 하는 말들만 무성한 상태이다. 주식가격이 너무 높다고 하지 않았느냐, 상승한 것은 내려오기 마련이라고 경고했었다. 인터넷 기업의 기업공개는 허상이다. 마이클 포터가 Harvard Business Review 기고에서 말하기를 신경제니 구경제라는 구분은 그 존재 여부는 물론이고 용어조차 타당성을 잃고 있다. 이와 같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적인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더 크고 중요한 현실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버지니아주에서는 신경제가 분명 존재하며, 신경제는 다음단계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디지털 혁명
최근 투자가들과 비즈니스 공동체는 분리되었다. 한 쪽은 신경제가 신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해온 입장으로, 모든 원리주의자들이 이러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른쪽은 신경제에서 경기의 상승과 하강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고,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미친듯이 과대 평가되고 있는 현상을 정당화하며 장기호황이 실현될 것으로 예측하는 입장을 취하는 유토피아주의자들이다. 이와 같은 극단적인 논쟁에 빠진 양쪽은 모두 틀렸다. 포터가 말하듯이 기업은 아직도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한다는 전통주의자들의 주장이 맞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 주장은 이윤이 어떻게 정의되고 만들어지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제시하지 못한다. 천년 전의 기업도 이윤을 추구했으나 소작농의 노동력에 기반한 농경 세계에서 작동했다. 17세기에 시작한 산업혁명은 급격한 신경제를 도래시켰다.(이와 같은 사실에 대해서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변화 이후에도 이윤
추구는 어떤 형태로든지 남아 있었으나 금융으로부터 가정생활, 근로에서 전쟁, 자원 사용에서부터 종교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다 변화했다. 오늘날 보다 큰 규모로 신경제와 사회제도가 자리잡기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역시 이윤추구를 제외한 모든 것을 변화시킬 것이다. 낙관주의자들은 우리에게 디지털 혁명에 관해서 이야기 했다. 그러나 꾸준한 성장과 지속적인 주식가격 상승을 예견함으로써 낙관주의자들은 혁명이 정의상 급작스러운 변혁, 거칠고 유동적인 움직임, 보다 많은 기회에 의해 특징지워진다는 점을 잊고 있다. 사실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산업혁명의 초창기에도 수천의 신생기업이 잘못된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함으로써 몰락했다. 아무도 새롭게 발흥하는 후농업사회에서 어떻게 사업을 운영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비즈니스는 공장, 분배망, 노동관계, 판매, 새로운것을 발명해야 한다. 시장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많은 투자자들이 돈을 잃고 있으며 이와 같은 위기를 예견했었다는 말들만 무성하다. 신경제가 끝났다고 상상하는 것은 1800년대에 맨체스터의 섬유제조업자들이 파산했다고 해서 산업혁명이 끝났다고 하는 것과 동등한 생각이다. 오늘날 주식시장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신경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한다. 주식가격이 하루에 50% 급락한다고 해서 실질적인 경제활동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거나 근로자들이 전날 생산했던 것의 절반만 생산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보아야 하는가? 만일 주식가격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해도 주식가격은 상당한 시차를 두고 선행하거나 뒤따라간다. 신경제가 존재한 적이 없다는 견해는 우스꽝스러운 것이다. 이미 신경제는 인터넷에 가장 적게 의존하는데 대기업들마저도 상당한 정도의 구조조정을 하게 했다. 이들 기업들의 수직구조는 한층 수평화되었으며 상품은 고객의 기호에 맞도록 생산되고 있다. 이들 기업의 기술에 대한 필요는 육체노동이 줄어들고 정신노동이 증가하면서 변화했다. 기업간 연합과 복잡한 공급망이 도입되면서 수직통합이 줄어들었다. 시장은 틈새시장화되었고 기업은 혁신하여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이도록 압력을 받고 있다. 오늘날 지구상에 살아 있는 모든 인류에게 3백만개 이상의 디지털 스위치가 있다. 이러한 것들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구상에는 5억대의 PC가 있으며, 이는 인류 13명당 한대 꼴이다. 이것들 역시 더 발전된 네트워크와 기술에 의해 대체되지 않는 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과 인도로부터 브라질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인터넷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수백만의 이동전화 사용자들이 전화기를 갖다 버리겠는가? 초고속통신망이 있건 없건, 이 모든 휴대용 장치들이 사라지겠는가? 명백하고 피할 수 없는 사실은 혁명이 실제한다는 것과 혁명이 동시에 여러 측면에서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우리는 이 혁명을 세계화를 향한 추진력과 이에 대한 반작용에서 보고 있다. 또한 정치적으로 우리는 혁명을 사생활 보호와 지적재산권에 대한 새로운 싸움에서 보고 있다. 우리는 미국의 점증하는 무형재화 수출로부터도 이와 같은 혁명을 보고 있다. 우리는 유전학에서의 새로운 발명 및 유전자 조작된 식품에 대한 공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이러한 혁명의 존재를 알 수 있다. 또한 언론의 힘이 극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과 이에 대한 대중의 적개심에서도 혁명의 존재를 알 수 있으며, 부가 극단화되고 있다는 사실과 정보격차에서도 이를 읽을 수 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부상하고 있는 반미 조류에서도 혁명이 실재함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상호 독립적인 것이 아니며 큰 흐름의 부분들이다. 새로운 변화가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산업시대로부터 잔존해 있는 가정, 모델과 패러다임에는 맞지 않는 변화이다. 이는 전체 문명의 변화이며 신경제는 단지 그 일부분에 불과한 것이다. 게다가 경제적 변동은 단지 시작한 상태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단순하지만 자주 질문되지 않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야 한다. 최초의 디지털 혁명 이후에는 무엇이 뒤따르는가? 그 자체가 놀랍고 강력하지만 디지털 혁명이 근본적인 변화의 유일한 원천은 아니다. 과학에서 우리는 우주의 원소들을 유지시켜주는 궤도의 이미지를 처음으로 찾아내었다. 모 세포의 발전은 인간 기관을 재생시키는 인간의 능력을 배양시킨다. 유도고분자, 복합재, 에너지, 의약, 유전자 복제, 상분자, 화학, 광학, 메모리 연구 등은 가시적인 발전이 없었다. 그러나 물론 유전학과 생명공학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 식품의약청은 이미 생명공학 산업에 의해 개발된 약 80개의 약과 백신을 승인했고 다른 350개 이상이 이미 인간에게 테스트되고 있다. 우리는 생명공학과 디지털의 통합의 영향력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하고 있다. 예를들어 우리는 특정형태의 지능을 유전적으로 이용하는 방식에 대하여 깨달아 가고 있다. 따라서 지식기반경제가 의미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식의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정치사회적 위험이 어떠한 것일지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매일 이러한 발견이 우리의 실험실로부터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많은 것들이 언뜻보기에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결과물들을 서로 무관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다고 결론짓는 것이다. 사실 이들 중 많은 것들이 상호간 수렴하고 있고 상호간 수렴이 완성되면 우리를 놀라게 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이러한 진보들은 인터넷뿐만 아니라 컴퓨터와 디지털 기술에 달려 있다. 그러나 많은 것들은 바이오칩이나 DNA-기반 컴퓨터, DNA 모델과 바이오칩에 기반한 통신기술과 같이 역으로 정보통신기술 그 자체의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들이다.
첫 단계
전체 디지털 혁명이 더 크고 장기적인 변화과정의 첫 단계라는 것은 분명하다. 혁명이
끝났다고 믿는다면 정보통신기술이 생물학적 혁명과 수렴하고 생물학적 혁명에 의해
다시 만들어지는 충격적 변화가 있을 것이다. 첫 단계에서 정보통신기술은 생물학을 혁신시킨다. 다음 단계에서 생물학은 정보통신기술을 혁신시킬 것이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다시 한번 경제 전체를 혁신시킬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경제학에서 뿐만 아니라 인간 역사에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주식시장의 혼란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미래에 우리는 이것을 21세기 신경제의 역사 초기에 발생하는 사소한 마찰로 회고하게 될 것이다.
시스템 사고
시스템이란 무엇이고, 시스템에 담겨 있는 핵심 아이디어는 무엇인지, 또 시스템이 왜 중요하고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시스템사고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면, 그것을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더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 우리는 ‘시스템’이라는 단어를 일상에서 직관적인 의미로 사용한다. ‘시스템’이란 그 구성부분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전체로서 존재를 유지하고 기능하는 독립체이다. 시스템사고는 전체와 부분, 그리고 각 부분들의 연결 관계를 함께 본다. 시스템사고에서는 전체를 파악해야 각 구성부분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시스템사고는 어떤 사물이 그 구성부분들의 합이라고 생각하는 환원주의와는 정반대의 개념이다. 서로 연결되지 않은 부분들을 모아놓은 것이 시스템이 아니라 부분들의 덩어리일 뿐이다.
시스템
부분들이 서로 연결되어 전체로서 기능한다.
부분을 빼거나 더하면 성질이 변한다. ‘시스템을 절반으로 나누면 작은 두 개의 시스템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손상된 시스템이 된다.
부분들의 배열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부분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함께 작동한다.
전체 구조가 시스템의 행동방식을 결정한다. 구조가 바뀌면 행동방식도 변한다.
덩어리
부분들을 모아놓은 것
부분들을 빼거나 더하더라도 본질적인 특성은 변하지 않는다. 덩어리를 반으로 나누면 두 개의 작은 덩어리가 된다.
부분들의 배열은 상관이 없다.
부분들의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며, 개별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
덩어리 전체의 행동방식(만약 있다면)은 부분들의 개수나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단순히 구성부분이 아니라 부분들이 연결된 패턴에 주목하면 매우 놀라운 사실이 드러난다. 시스템은 어떤 부분들로 구성되어 있는가보다 각 부분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에 따라 거동이 결정된다. 우리의 몸, 비즈니스, 금융, 인간관계 등 전혀 다른 시스템에 대해서 우리는 똑같은 원리를 적용해서 시스템을 이해하고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처럼 전혀 다른 기능을 가진 매우 다른 부분들로 구성된 시스템들이 보편적인 같은 규칙을 따르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각 부분들을 상세히 알지 못해도 시스템의 거동을 예측할 수 있다. 각각의 분야를 따로따로 이해하기 위해 몇 년씩 공부하지 않아도, 시스템사고를 이용하면 다른 지식 분야 간의 연관관계를 알 수 있다. 도로 교통망, 신념 체계, 소화기 계통, 경영진, 마케팅 캠페인 등 시스템의 종류와 상관없이 우리는 시스템사고를 통해 그 거동을 예측할 수 있다.
왜 시스템사고가 중요할까? 우리는 시스템들로 구성된 세계에서 살고 있으며, 개별 인간 역시 하나의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연 환경이라는 엄청나게 크고 복잡한 시스템 속에서 살고 있으며,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도시와 마을을 세웠다. 우리는 컴퓨터, 자동차, 자동화 공장과 같은 기계적 시스템 외에 정치 시스템, 경제 시스템, 신념 시스템도 가지고 있다. 각각의 시스템은 많은 개별적인 부분들이 연결되어 전체로서 작동한다. 시스템은 중앙난방 장치처럼 단순할 수도 있고 날씨처럼 아주 복잡할 수도 있다. 현재 우리는 기술과 공해가 자연이라는 시스템에 미치는 충격 때문에 전례가 없는 문제들을 마주하고 있다. 우리는 별생각 없이‘시스템’이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시스템은 우리가 하는 모든 것들에 얽혀 있다. 그래서 이들 시스템에 대한 영향력을 더 늘리고, 더 나은 삶을 누리고 싶다면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시스템은 하나의 독립체로 작동하는 여러 구성부분들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의 시스템은 더 작은 여러 개의 하위시스템들로 구성될 수도 있고, 더 큰 시스템의 부분을 형성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인체에는 소화 시스템, 면역 시스템, 신경 시스템, 혈액 시스템이 있다. 우리는 이들 시스템 중 하나를 따로 떼어내서 연구할 수도 있고, 인체라는 더 큰 시스템 속에서 각각의 개별 시스템들이 어떻게 협동하는지를 연구할 수도 있다. 자동차는 냉각 시스템, 배기 시스템, 연료 시스템들과 같은 여러 하위시스템이 함께 조화를 이루어 작동해야 한다. 우리는 평소에는 이런 하위시스템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차가 고장난 뒤에야 비로소 생각하게 되고, 곧 환원주의가 얼마나 쓸모없는지를 알게 된다. 우리는 차의 작은 조각까지 완벽하게 소유하고 있다. 그렇지만 각 하위시스템 중 10%의 부품이 작동을 멈추면, 차가 90%의 성능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고철 덩어리가 되어버린다. 인공의 시스템은 커지는 데 한계가 있다. 다른 모든 것이 동일한 조건에서는 시스템이 어떤 크기를 넘어서 커지면 다루기 힘들어지고, 관리하기 어렵게 되며, 고장이 더 잘 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시스템이 커지면 더 작은 시스템들로 나누고, 층위를 두어서 하위의 시스템을 상위에서 6명으로 구성된 팀은 협업이 잘되겠지만, 600명으로 구성된 팀은 작은 소그룹으로 쪼개지 않는 한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도 생존을 유지하고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의 크기에는 한계가 있다. 시스템의 세계에서는 크다고 반드시 더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개는 클수록 나쁘다. 모든 시스템에는 최적의 크기가 있다. 다른 조건이 변하지 않는다면, 최적의 크기보다 더 크거나 혹은 작게 만들어진 시스템은 제대로 기능하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주변의 어느 곳이나 시스템과 그 하위시스템이 있다. 우리는 분자, 세포, 식물, 동물 등을 시스템으로서 연구한다. 인체는 장기 시스템을 구성하고 신경 시스템에 의해 조절되는 세포로 이루어져있다. 우리는 가족이라는 시스템의 구성부분이고, 가족이 모여 지역 공동체를 이루며, 지역 공동체들이 모여 시와 도, 국가를 이룬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당연히 그 자체로서 하나의 시스템이며 동시에 태양계, 은하계, 우주의 구성부분이다.
시스템에 대한 간단한 정의 안에는 몇 가지 놀라운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첫째, 시스템은 전체가 하나의 독립체로 기능하기 때문에, 시스템을 구성하는 부분들의 특성을 넘어서는 새로운 차원의 특성을 가지게 된다. 시스템이 작동할 때 시스템으로부터 돌연히 나타나는 이런 특성을 ‘창발성’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조금씩 다른 100장의 미키 마우스 그림이 있다고 상상해보자. 100장의 그림을 연속으로 빠르게 넘기면 미키 마우스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단순한 정지 동작의 그림이 아니라 만화영화가 된다. 그림을 매끄럽게 넘기면 미키 마우스의 움직임도 매끄러워진다. 이것이 창발성의 한 예이다.
우리는 창발성에 둘러싸여 살기 때문에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창발성은 예측할 수 없으며, 대개는 갑작스럽게 나타나고, 종종 우리를 깜짝 놀라게 만든다.
시스템에서 창발성이 나오는 것은, 마치 《매직 아이》 책의 색칠된 임의의 띠 모양 패턴을 적절한 거리를 두고 초점을 맞춰 응시하다 보면 어느 순간 3차원 그림이 튀어나오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가 패턴속에 매몰되어서는 그러한 그림을 예측할 수 없다. 강에서 요동치는 물의 흐름을 보라. 우리가 물의 분자 구조에 대해 아무리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더라도 소용돌이를 미리 알 수는 없다. 음향학과 소리의 물리학을 공부해서 알게 되는 지식은 음악의전체적인 형태와 특징을 가지고 작곡가를 추측할 수 있다. 우리는 음악을 구성하는 각 조각들의 합에서 나오는‘모차르트다움’ ‘비틀즈다움’을 듣기 때문이다. 의식 그 자체가 살아 있는 뇌의 엄청난 복잡성에서 나오는 창발성중의 하나이다. 뇌 안에 형성된 수십억 개의 연결망으로부터 자기 자신에 대한 지각이 생길 것이라고 누가 예측할 수 있겠는가.눈이 보는게 아니라 우리가 보는 것이다. 물론 보려면 눈이 필요하지만, 만약 테이블 위에 눈만 내려놓는다면 그 눈은 아무것도 보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신체의 구성부분들이 함께 작동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신체의 구성부분들이 함께 작동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신체의 구성부분들이 몸에서 분리되면 사람은 죽는다.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은 신체의 어느 특정 부분에 들어있는 것이 아니다. 부검을 통해서 죽음을 알 수는 있지만, 생명의 신비를 알 수는 없다.
자동차가 움직이는 것을 생각해보자. 차가 움직이려면 기화기와 연료 탱크가 꼭 필요하다. 하지만 기화기나 연료 탱크를 떼어서 길 위에 놓는다면 그 자체로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자연의 균형도 창발성의 하나이다. 식물, 동물 그리고 기후 조건이 서로 잘 맞으면 먹이사슬을 이루며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환경이 교란되어 그런 균형이 무너지면, 일부 종은 멸종하고 다른 종들이 지배적인 종이 되어 전혀 새로운 균형이 나타난다. 사막의 환경까지도 나름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시스템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균형의 교란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시스템은 그 구성부분에서는 찾을 수 없는 창발성을 갖는다. 구성 부분으로 나누어서 분석하는 것으로는 완전한 시스템의 특성을 예측할 수 없다.
시스템을 구성부분으로 나누어놓으면, 시스템의 본질적인 특성을 그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다. 시스템의 특성은 시스템이 전체로서 작동할 때에만 발현된다. 따라서 특성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것이다. 창발성이 좋은 것은 시스템을 이해하지 않아도 그것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구를 교환하려고 전자공학 학위를 딸 필요가 없고, 운전하기 위해서 자동차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할 필요도 없다.
창발성
여기 몇 가지 창발성의 특성을 가진 것들이 있다. 조금 더 생각해보자.
생명
토네이도
압력
컴퓨터 그래픽
음악
무지개
불꽃
팀의 사기
건강과 웰빙
웃음
꿈
소용돌이
온도
컴퓨터 소프트웨어 버그
감정
매직 아이 그래픽
문화
인지
구름
배고픔
기억
고통
컴퓨터는 시스템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좋은 자료이다. 컴퓨터는 인간이 만든 기계 시스템 중 가장 복잡한 것 중의 하나이고, 그것을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는 수백만 줄의 코드로 이루어져 있다. 컴퓨터 그래픽이 화면에 어떻게 뜨는지 아는가? 조셉 역시 이 질문을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조셉이 컴퓨터 전원을 끄는 것을 본 여덟 살배기 딸이 질문을 했다.
“아빠, 스위치를 끄면 화면의 그림들은 어디로 가나요?”
“그림들은 아무데도 안 가. 컴퓨터 화면에서 단지 보이지 않게 될 뿐이야.”
“그러면 컴퓨터는 그림을 어떻게 기억해요? 스위치를 다시 켜면 똑같은 그림을 보여주잖아요?”
“그림들은 컴퓨터 메모리에 저장되어 있단다.”
“이야! 그 많은 그림들을 다요?”
“아니지. 컴퓨터에 명령을 내리면 그림을 어떻게 불러올지, 그 방법을 저장한다는 게 맞겠다.”
“메모리는 어디에 있어요?”
딸이 다시 묻자 조셉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컴퓨터는 모든 작은 부분들의 주소를 표시하는 작은 비트들의패턴으로 그림을 저장했다가, 우리가 명령을 내리면 전체 그림을 다시 만든단다.”
“그 비트들은 어디에 저장해요?”
“칩이라고 부르는 컴퓨터 안에 플라스틱과 금속으로 만든 조각에다가 저장해놓는단다.”
“칩 안쪽을 들여다보면 그림들을 볼 수 있어요?”
마침내 우리는 시각과 실리콘 세계 사이의 장막에 다다르게 되었다.
“아니, 칩들은 아주 작아.”
“돋보기로 볼 수 있지 않아요?”
“아니, 비트들의 패턴은 탱그램과 비슷하단다. 컴퓨터는 그 퍼즐을 어떻게 맞추어야 하는지를잘 알고 있지. 네가 탱그램을 엎었다가 다시 맞추는 것과 비슷한 거지.”
컴퓨터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전기의 흐름을 설명하려는 노력은 점점 꼬여갔고, 딸은 조셉의 설명을 이해하기 어려워했다. 우리는 피아노 소리를 확인하기 위해 피아노를 분해하지는 않는 것처럼, 그래픽을 확인하려고 컴퓨터 케이스를 열지는 않는다.
컴퓨터 버그도 자비로운 이름이긴 하지만 ‘창발성’의 한 예이다. 전에는 아무 문제없이 수백 번이나 했던 일들이 별다른 이유 없이 갑자기 안 되는 경험을 누구나 했을 것이다. 때때로 컴퓨터는 짓궂어 보이기도 하고 악의적으로 보이기도 한다.(이 문장을 입력하고 얼마 안 되어 컴퓨터는 우리에게 몸으로 보여주기로 결심한듯했다. 바로 프로그램이 멈춘 것이다. 입력도 안 되고 삭제도 저장도 되지 않았다. 퍼져버린 실리콘 덩어리를 저주하다가, 전에 많은 시간을 절약해주었다는 점에 감사하며 컴퓨터를 재부팅했다.)
전체시스템은 놀랍고, 예상할 수 없는 특성을 보인다. 예를 들어 두 눈으로 함께 보면 더 크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3차원으로 볼 수 있게 된다. 두 귀로 들으면 같은 소리를 두 번 듣는 것이 아니라 스테레오로 들을 수 있다. 스펙트럼의 색을 모두 겹치면 탁한 갈색이 아니라 힌색이 된다. 우리는 아주 익숙해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살지만, 이런 현상을 미리 알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과연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까? 비와 대기와 햇빛의 각도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면 무지개의 아름다움이 창발하는 데서 보듯 자연계의 복잡성은 여러 가지 신기한 현상도 만들어낸다
시스템의 두 번째 중요한 특징은 창발성의 거울 이미지이다. 시스템의 부분이 아니라 전체 시스템에 의해 발현되기 때문에, 시스템은 분해하면 그 특성을 잃는다. 예를 들어 피아노를 분해하면 피아노 소리도 사라지며, 다시 조립해야 소리를 낼 수 있다.빗속에서는 무지개를 찾아낼 수 없고, 텔레비전 안에서 영상을 찾아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가 시스템을 반으로 쪼개면 두 개의 더 작은 시스템을 얻는 것이 아니라 고장났거나 죽은 시스템을 얻게 된다. 분석은 어떤 대상의 작동방식을 알아내기 위해 조각들로 나눈다는 뜻이다. 분석은 특정 유형의 문제에 대해서나, 큰 시스템을 이루는 작은 하위시스템들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파악할 때는 매우 유용하다. 우리는 분석을 통해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시스템을 구성부분으로 나누면 전체 시스템의 특성은 알 수 없다.
부분은 전체로 구축해주는 종합을 통해 분석을 보완할 수 있다. 우리는 분석을 통해 지식을, 종합을 통해서는 해석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시스템이 어떻게 기능하고 시스템의 창발성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유일한 방법은 시스템을 전체로서, 그것이 작동하는 가운데 살펴보는 것이다.
생각하는 뇌, 우리가 아는 가장 복잡한 시스템
세상은 매우 복잡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복잡계가 필요하다.
인간의 뇌는 알려진 우주 안에서 가장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약 1500g안팎의 무게에 1000억 개가 넘는 뉴런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은하계에 있는 별들만큼이나 많은 숫자다. 대뇌피질이라고 부르는 뇌의 앞쪽 부분에는 100억 개가 넘는 뉴런이 있다. 시스템사고가 시사하는 바와 같이 신경세포들 그 자체보다는 신경세포들간의 연결이 훨씬 중요하다. 1개의 뉴런이 입력 정보를 10만 개까지 보유할 수 있으며, 쉬지 않고 항상 1000개의 입력 정보를 통합하는 일을 한다. (물론 뇌는 컴퓨터와 다르지만) 각각의 신경세포는 작은 컴퓨터처럼 일한다. 대뇌피질에는1000조 개가 넘는 연결이 있다. 1초에 1개씩 센다면 3200만 년이 걸릴 숫자이다.
똑같은 뇌는 하나도 없다. 우리는 필요한 만큼의 모든 뉴런을 가지고 태어난다. 하지만 태어난지 1년 안에 뉴런의 70%는 죽는다. 살아남은 뉴런이 복잡한 연결망을 형성하면서 뇌의 크기는 4배로 커진다. 어떤 연결은 쓰면서 더 강화되고, 어떤 연결은 세상에 대해 알게 되면서 약해진다. 뇌는 세상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의해 형성된다. 세상이라는 외부 시스템이 두뇌라는 내부 시스템에 강한 영향을 준다.
뇌는 받아들이는 감각 정보의 거대한 홍수 속에서 의미와 패턴을 추출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인식하는 행위 그 자체가 또한 그 인식에 의미를 부여하므로, 두뇌가 세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해석은 감각 작용의 일부이다. 신경과학자들에 따르면 두뇌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분산되어 있으며, 병렬 처리하고, 상호작용하는 공명 패턴들의 동시적인 파동들로 이루어진 분산 네트워크이다. 한마디로 매우 복잡한 시스템이라는 말이다.
시스템은 각 부분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스스로를 유지한다. 따라서 부분들의 크기나 숫자보다는 부분들 간의 관계와 상호 영향이 중요하다.
어떤 것이 복잡해지는 데는 2가지 길이 있다. 우리는 어떤 것을 구성하는 부분이 서로 다르고 개수가 많을 때 복잡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세부사항의 복잡성이다. 1000개의 조각으로 이루어진 퍼즐이 세부사항의 복잡성에 해당한다. 그러나 조각이 아무리 많아도 모든 조각마다자기에게 딱 맞는 자리는 오직 하나뿐이다. 이런 종류의 복잡성은 대개 세부사항을 단순화하고, 집단으로 묶고, 조직화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이런 종류의 세부사항을 처리하는 데는, 특히 배열 순서가 밝혀져 있다면 더욱, 컴퓨터가 적격이다.
다른 형태의 복잡성은 동적 복잡성이다. 각 부분이 여러 가지 다른 상태로 존재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일부 구성부분들이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경우 역동적 복잡성이 만들어진다. 이 경우 구성부분들이 결합하는 방식의 여러 가능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단지 구성부분의 개수로 복잡성을 판단하면 오류를 범하게 된다. 구성부분들의 숫자가 작을수록 반드시 이해하고 대처하기도 쉬워지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동적 복잡성의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비즈니스 프로젝트 팀을 생각해보자. 팀원 각자의 기분은 순간순간 변할 수 있으며, 팀원 사이에 서로 관계를 맺는 방식도 매우 다양한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각자의 상태와 관계를 맺는 방식의 다양성이 함께 작용하면 구성부분이 소수여도 시스템은 매우 복잡해질 수 있다.
시스템의 부분들 사이에서 새로운 연결이 만들어지면 복잡성이 증가한다. 그리고 새로운 부분을 하나 추가하면 가능한 연결의 수는 하나씩 늘어나는 게 아니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예를 들면 A와 B, 두 부분으로 시작한다고 가정하자. 이때 가능한 연결은 A-B 그리고 B-A이다. 이제 하나를 추가해서 구성부분이 A B, C의 3개가 되었다. 그러면 가능한 연결은 6개로 늘어난다. 나아가 2개의 구성부분이 연합해서 제3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면 가능한 연결은 12개가 된다. 반드시 구성 부분이 많아야 동적인 복잡계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심지어 구성부분들이 단 한 가지 상태만 가질 때에도 그럴 수 있다. 예를 들어 둘째 아이가 생기면 부모가 해야 할 일은 2배 이상으로 늘고, 기쁨도 2배 이상 커진다.
가장 간단한 시스템은 한정된 몇 가지 상태만을 갖는 소수의 부분으로 구성되고, 부분되고, 부분들 사이에서 몇 가지 단순한 관계만 맺는 경우이다. 배관 시스템이나 온도조절장치가 적절한 사례이다. 이런 시스템은 세부사항의 복잡성과 동적 복잡성모두 제한되어 있다.
매우 복잡한 시스템은 구성부분이나 하위시스템이 많고, 각 부분마다 여러 상태를 가질 수 있으며, 어느 한 부분의 변화에 반응하여 상태가 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체스 같은 전략 게임이 동적 복잡성의 사례이다. 내가 말을 움직일 때마다 다른 말들과의 관계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매 움직임이 체스판 전체를 바꿔놓는다.
시스템사고의 첫걸음은 내가 생각할 대상의 특성이 세부사항의 복잡성인지, 혹은 동적 복잡성인지를 아는 것이다. 즉, 조각맞추기 퍼즐인지, 체스 게임인지를 알아야 한다.
시스템에서는 각 부분들 간의 관계가 중요하다. 아무리 작더라도, 부분은 관계를 통해 전체 시스템의 거동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뇌의 한가운데에 있는 시상하부라는 완두콩만 한 크기의 작은 분비선은 인체의 시스템을 통해 체온, 호흡 속도, 체내 수분 균형, 혈압 등을 조절한다. 심박수는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심각수가 빨라지면 불안하고, 흥분하거나 들뜬 감정을 느끼게 된다. 반대로 느려지면 이완된 느낌을 받는다.
이처럼 모든 부분은 서로 의존하며, 상호작용을 한다. 부분은 관계를 통해서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이 사실은 시스템 특히, 집단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흥미로운 법칙을 시사한다. 연결이 많을수록 영향력도 커진다. 즉 영향력은 네트워킹에서 나온다. 성공하는 관리자는 그렇지 못한 동료들보다 4배 더 많은 시간은 네트워킹에 쓴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또한 여러 부분들이 결합하여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정부기관, 기업, 팀 등에서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여러 집단이 동맹을 맺는 경우가 그런 예이다.
복잡계는 많은 연결들에 의해 부분들이 결합되어 있다. 그래서 대개는 매우 안정되어 있다. 모든 것이 변하지만, 또한 중요한 점에서는 변하지 않은 채 유지된다. 각 구성부분들이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는 거미줄과 같은 시스템을 상상해보자.
업무 절차, 직무 책임, 보상과 평가 시스템, 경영관리 스타일 등과 같은 요소로 이루어진 기업도 이런 시스템으로 표현할 수 있다. 또한 조직 내의 구성원들, 광고 캠페인의 요소들, 신념 체계 안에 들어있는 여러 아이디어들, 팀, 대가족, 신체의 각 부분들도 시스템으로 표현할 수 있다.
정부가 안정적이라고 가정하면 모든 부분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서 시스템이 잘 작동할 것이다. 부분들 간의 연결도 안정되어 유지될 것이다. 안정된 상태에서 예산을 산정하는 방법을 변경하려면 문제가 생긴다. 회계와 연결된 다른 모든 부분들을 고려하지 않고는 예산 절차를 바꿀 수 없다. 회계 부분을 변경하면 그것에 연결된 시스템의 다른 모든 부분들에 영향을 주게 된다. 그래서 관련 부분들이 변화에 저항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정치 개혁이 어려운 이유이다.
정치 시스템은 매우 복잡하다. 그래서 수많은 정치인들이 최선을 다해 노력해고 결국 시스템의 저항에 막혀 실망만 안겨주고 만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복지부동하는 거대한 관료조직과 맞닥뜨린다. BBC 텔레비전의 코미디 프로그램 <네, 장관님>에서 (후에 수상까지 된) 불운한 장관 짐 해커는 공무원들의 권모술수에 맞서싸운다. 그러나 그가 어떤 정책을 취하든, 어떤 변화를 추진하든, 결과는 늘 자신이 바꾸려는 바로 그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는 허망한 결과로 끝난다. 공무원 조직은 빠른 변화(사실은 모든 변화)에 대한 복잡계의 저항의 화신이다.
전체 시스템은 마치 강한 탄력성을 가진 그물과 같다. 한쪽을 잡아당겨 모양을 바꾸면 당신이 힘을 가하는 동안만 그 상태를 유지한다. 손을 놓자마자 그물은 원래 모양으로 재빠르게 되돌아가 당신을 당황스럽고 짜증나게 만들 것이다. 이 같은 특성은 원래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라 시스템의 한부분이기 때문에 가지는 속성이다.
새해 결심도 또 다른 좋은 예이다. 우리가 버리고 싶은 습관이나 행동이 있다고 하자. 특히 용납하기 어려운 습관은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외부에 존재하는 것 같지만, 전체 행동 시스템의 일부분이다. 우리가 못마땅해하는 습관은 삶의 여러 다른 부분들과 연결되어 있다. 새해를 맞아 변하고자 다짐하지만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습관은 바뀌지 않는다. 열심히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바꾸려는 습관이나 행동 그 자체가 강력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강한 저항의 원천은 그것과 묶여 있는 다른 부분들이다. 그래서 잘못된 습관 하나만이 아니라 그와 연관된 모든 습관과 경험들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디스토피아 국의 정부
여론
국방부
재무부
선거
보건부
대통령
외교부
농업부
예산
공보 비서관
내각
시스템의 안정성은 하위시스템의 크기, 개수, 종류, 그리고 하위시스템들 사이의 연결 패턴과 강도 등만은 요소들에 따라 결정된다. 안정성은 정말 중요하다. 예를 들면 여러 정당들이 다투면서도 전체 민주주의 시스템은 전복시키지 않는다. 가족은 언쟁을 하고 불화가 있다고 해서 쉽게 갈라서지 않는다. 회사도 부서들 사이에 정책에 대한 의견 불일치가 있어도 계속 경영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우리의 신체 일부분이 원활하게 움직이지 못하더라도 몸 전체는 여전히 잘 기능할 수 있다. 안정성이 없다면 우리의체중이 크게 요동치고, 회사도 변덕스럽게 등락할 것이다. 또한 사소한 불화로도 가정이 깨질 것이다.
시스템의 안정성은 하위시스템의 크기, 개수, 종류, 그리고 하위시스템들 사이의 연결 패턴과 강도 등 많은 요소들에 따라 결정된다. 안정성은 정말 중요하다. 예를 들면, 여러 정당들이 다투면서도 전체 민주주의 시스템은 전복시키지 않는다. 그런데 안정성의 긍정적 측면에는 대가가 따른다. 바로 변화에 대한 저항, 즉 현상을 유지하려는 힘이다. 그런데 변화를 어렵게 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문제는 그들이 속해 있는 시스템이다. 시스템의 각 부분은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한 요소를 변화시키면 그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한다. 그리고 시스템은 각 부분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변화에 저항한다. 그러나 시스템이 변할 때는 갑작스럽고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시스템의 이런 특성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정확한 연결 관계만 파악할 수 있다면 놀랄 정도로 쉽게 변화를 이룰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매우 작은 노력으로 원하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개입의 지점, 이것이 레버리지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시스템이 교란되었다가 복원되는 지점이 있는데, 이 지점은 피드백 고리들이 서로 평형을 이룬다. 여기서 중요한 피드백 고리를 바꾸는 변화는 그것이 작거나 간접적이라도 시스템을 새로운 균형점으로 이끌기 때문에 영속적인 변화를 만들어낸다.
시스템사고는 원형의 고리를 따라 사고한다. 시스템의 구성부분들은 직간접적으로 모두 연결되어 있어서, 한 부분의 변화는 시스템 전체로 퍼져나가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시스템의 다른 부분들도 변화하고, 이 변화가 다시 처음 변화가 시작된 부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변화의 시작점이 변화의 결과에 영향을 받아 다시 반응하는데, 이것을 피드백 고리라 한다.
강화피드백 / 퀴즈로 보는 기하급수적인 성장 / 균형피드백: 피드백 고리의 유형에는 2가지가 있다. 강화피드백은 전체 시스템에서의 변화가 되먹임되어 최초의 변화를 증폭시키는 경우이다. 즉, 변화가 시스템을 거치면서 같은 방향으로 더 큰 변화를 만드는 유형이다. 초기 변화가 바람직한 방향이라면 강화피드백은 큰 이득을 준다. 하지만 초기 변화가 바람직하지 않다면 결과는 더 나빠진다. 한편 균형피드백은 전체 시스템에서의 변화가 되먹임되어 최초의 변화에 저항하고 그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경우인데, 균형피드백은 항상 현 상태와 시스템이 목적으로 하는 상태 사이의 차이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그러므로 시스템에는 차이를 측정하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
피드포워드, 백 투 더 퓨처: 피드백은 대개 하나의 행동이 그다음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즉 원인과 결과의 연쇄 고리로 연결된다. 예를 들어, 갈증은 우리가 마시게 하고, 마시는 행동이 갈증을 줄여준다. 그런데 피드포워드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의 예측되는 결과가 (예측하지 않았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현재의 원인을 촉발하는 것을 말한다. 예로 실패할 것이라고 예상하면 실패하기 쉽다. 반대로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하면, 그 예측이 낙관주의와 에너지를 만들어서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한편 우리가 피드백으로부터 배우려면 원인과 결과가 명확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그런데 만약 원인과 결과 사이에 시간지연이 존재할 때, 우리는 전혀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고 같은 방식으로 계속 행동하기 쉽다. 그러다가 갑자기 결과가 나타나면 놀란다.
이때 결과는 그것을 일으킨 원인이 지속된 시간만큼 지속된다. 한쪽 끝이 수도꼭지에 연결되어 있는 매우 긴 호스를 상상해보라. 수도꼭지를 조금 열고 호스의 반대쪽 끝을 보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수도꼭지를 더 연다. 여전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수도꼭지를 계속 더 연다. 이제 호스 반대 끝에서 물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물줄기가 점점 더 세진다. 물이 나오기 시작하자마자 수도꼭지를 잠가도 물은 계속 나온다. 호스는 지금 수도꼭지가 열려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수도꼭지가 열려 있던 시간만큼 물을 뿜는다. 호스는 시스템인 것이다. 이런 패턴에 대한 해결책이 2가지 있다. 하나는 바로바로 피드백을 주는 신뢰성 있는 측정을 더욱 많이 하는 것이다(지연 시간을 줄이려고 샤워기 배관을 바꾸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 그렇게 할 수 없을 경우에는 시간지연을 감안하여, 변화가 시스템을 한 바퀴 도는 시간 동안 우리가 원하는 상태로 진행될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것이다(수도꼭지를 조금만 돌리고 변화가 나타낼 때까지 좀 더 기다려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 선택은 처음에는 불편할 수도 있다).
정신모형을 만드는 4가지 방법: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든 거기에는 자신의 뿌리 깊은 가정, 전략, 사상, 시각이 들어 있는데, 이를 시스템사고에서는 정신모형이라고 한다. 정신모형은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형성하고, 특정한 결과를 기대하도록 이끄는 일반적인 생각이다. 이런 생각은 주로 관찰과 경험에 기초하되, 일반적인 지혜와 약간의 희망을 포함해서 만들어진다. 우리는 정신모형을 가지고 다른 시스템을 이해하기 때문에 자신의 정신모형을 깨달아야 한다. 한편 정신모형은 다음과 같은 4가지 방법으로 만들어지고 유지된다. ① 삭제 – 경험을 선택하고 필터링하고 일부는 봉쇄한다. ② 구성 – 실제로는 없는 무엇을 만든다. ③ 왜곡 – 경험을 비틀고, 경험에서 다른 의미를 읽어낸다. ④ 일반화 – 하나의 경험을 가지고 비슷한 종류의 경험 전체를 설명한다.
시스템으로서의 정신모형: 현실적이고 유용한 정신모형을 형성하고 자신과 타인에게 최대의 행복과 풍요로운 삶을 제공하려면 냉정하게 자신의 정신모형을 관찰해야 한다. 즉, 정신모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이미 가지고 있는 정신모형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어떤 정신모형을 채택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3단계 과정을 거쳐야 한다. ① 기존의 신념을 공고하게 만드는 강화피드백과 전체 시스템의 변화를 가로막는 정신모형들 간의 균형피드백을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파악하고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② 자신이 원하는 정신모형의 특성을 정의해야 한다. 그 특성은 현실적이고 자신과 타인에게 최고의 건강과 풍요로운 삶을 제공하는 것이어야 한다. ③ 최고의 건강과 풍요로운 삶을 주는 현실성 있는 정신모형을 구축한다는 목적에 맞는 균형피드백을 강화해야 하는데, 새로운 경험이 정신모형에 영향을 주고 새롭게 할 것이다.
한편 우리의 경험을 잘못 해석하도록 유도하는 회귀, 시간 초점, 일방적인 사건이라는 3가지 요소가 있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회귀 – 극단적인 사건은 예측의 기초로서 적합하지 않다. 평균으로 되돌아오는 변화를 일련의 행동이 효과가 있다는 증거로 삼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② 시간제한 – 시간을 제한하지 않으면, 원인이 발생한 뒤에 일어난 임의의 사건을 그 결과로 오해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간제한을 두어야 한다. ③ 일방적인 경험과 상호적인 경험 – 한 방향의 경험은 단 한 가지 결과를 제외한 모든 것을 배제하는 사고의 결과이다. 반면 양방향의 경험은 어떤 결과든 주목한다. 그러므로 양방향의 시간제한이 설정된 경험이 정신모형에 최고의 피드백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원인과 결과
3가지 오류: 시스템사고는 인과관계에 대한 다음과 같은 3가지 오류를 규명해준다. ① 원인과 결과는 분리되어 있고, 결과는 원인 다음에 나타난다 – 우리는 원인과 결과를 구분해서 생각하는 데 익숙하나, 시스템에서는 원인이 결과가 되고 결과가 원인이 될 수 있다. ② 시간과 공간 측면에서 결과는 원인 가까이 붙어서 따라온다 – 우리는 시간이나 공간 측면에서 결과가 원인과 가깝게 붙어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시스템에서는 그렇지 않다. 시스템에서는 항상 지연이 있고 결과가 시스템의 다른 부분에서 나타날 수도 있다. 그래서 시스템을 다룰 때에는 시간의 범위를 넓혀서 원인과 결과의 연쇄를 넓게 살펴봐야 한다. ③ 결과는 원인에 비례한다 – 물리적 객체에 대해서는 결과가 원인에 비례한다는 생각이 타당하다. 그러나 이것을 생물 시스템이나 기계 시스템으로까지 일반화할 수는 없다. 기계 시스템에서는 강화피드백을 통해 결과를 증폭할 수 있다.
카오스의 두 얼굴: 복잡계의 초기 조건에 대한 민감한 의존성과 카오스 이론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즈의 강연에서 이름을 딴 ‘나비 효과’이다. 한편 복잡성에는 내재적인 것과 외재적인 것이 있는데, 내재적 복잡성은 진정한 의미의 복잡성으로 카오스의 숨어 있는 면이다. 외재적인 복잡성은 카오스의 드러난 면인데, 복잡해 보이지만 질서가 있고 어떤 때에는 매우 단순한 패턴들로 되어 있기도 하다. 이 책에서 우리는 시스템사고로 외재적 복잡성의 패턴을 탐구한다.
시스템에서 복잡성을 제한해서 연구할 수 있는 2가지 아이디어가 있다. 첫째로, 유용한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범위가 넓을수록 복잡성은 증가하기 때문에 자신의 목적과 다를 수 있는 복잡성의 수준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한편 복잡계는 안정적인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성향이 있는데, 이것을 자기 조직화 이론에서 끌개(attractor)라고 부른다. 참고로 자기 조직화 이론은 카오스 이론의 일부분인데, 복잡계에서 어떻게 질서가 자발적으로 발생하는지를 설명한다. 한편 조직을 바꾸려면 먼저 현재 상태의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이어서 다른 새로운 끌개 상태로 만들어야 하는데, 새로운 끌개에는 회사의 구조와 업무 절차뿐 아니라 비전과 가치를 포함시켜야 한다.
논리를 넘어서
논리는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생각하게 해주는 도구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들 한다. 과연 그럴까? 우리에게 정교한 논리적 사고는 자연스럽지 않다. 가장 창조적인 사고는 먼저 상상력에서 나오고, 나중에 이를 입증하는 논리를 정교하게 채워나가게 된다. 논리는 자기 역할이 있기는 하지만 복잡계의 세계를 다루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세상은 논리적이지 않고, 어지럽고 불완전하며 모호하다. 그래서 논리만으로는 시스템을 설명하지 못한다. 그리고 논리학에서 원인-결과의 연결에는 시간이 배제되어 있다. 그러나 시스템에서는 원인과 결과 사이의 시간이 중요하다. 그리고 자기 참조(자기 자신을 기준으로 차이를 설명하는 것)의 역설을 풀려면 시스템적 관점이 필요하다.
우리를 제한하는 정신모형: 정신모형에는 2가지가 있는데, 고착된 상황으로 이끌어서 삶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과, 문제를 해결해서 삶을 더 쾌적하게 만드는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전자를 줄이고 후자를 풍부하게 만들 것인가이다. 우리를 고착된 상황으로 이끌도록 생각을 옭아매는 덫을 살펴보자.
① 어려움 나열하기 –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우리를 제한하는 정신모형을 날려버리는 최고의 방법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매우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먼저 목표를 설정하라. 그리고 기본적인 시스템 질문을 던져라. ‘나의 목표 성취를 막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논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실제 상황의 제약이 아니라 문제에 관한 사고방식 때문에 어려움이 생겼다고 가정해보자. 각각의 어려움에 대해 ‘그것이 얼마나 문제가 되는가?’라고 묻고, 그 대답을 적어라. 다음으로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물어라. 특히 능력이나 자원의 부족 탓이라는 전제를 포함한 대답을 신중하게 살펴보아라. 그런 것이 우리를 제한하는 정신모형일 수 있다.
② 왼쪽 칸 기법 – 정신모형을 파악하는 또 다른 유용한 방법으로 왼쪽 칸 기법이 있다. 이 기법은 사업이나 사적인 영역에서 인간관계의 어려움에 맞닥뜨렸을 때 사용하기 좋은 기술이다. 먼저 곤란한 상대와 나눈 전형적인 대화를 떠올려보고, 오른쪽 칸에는 자신이 한 말을 적고 왼쪽 칸에는 자신이 말로 표현했든 안 했든, 마음속으로 했던 생각을 적어라. 그리고 감정을 내려놓고 냉정하게 왼쪽 칸을 보며 스스로에게 다음 질문을 던져보라. ‘어떤 종류의 신념이 그런 생각으로 이어졌는가? 무엇 때문에 생각을 말로 표현하지 못했는가? 이런 상황에서 생각을 통해 드러나는 자신의 신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연습은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문제를 풀지 못하게 우리를 제한하는 신념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지만 신념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때때로 해결책이 떠오르기도 한다.
③ 언어를 이해하기 – 우리를 제한하는 정신모형은 규칙처럼 작용하는데, 특정한 단어와 문장을 통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당신의 말과 글, 다른 사람의 말, 특히 당신 자신의 내적인 대화. 즉 혼잣말에 귀 기울여보라. 그리고 자신과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모든 판단대해 의문을 제기하라. ‘그 판단이 정말로 타당한가?’ 특히 ‘명백히’라는 단어를 앞세운 모든 진술은 의심해보아야 한다.
학습도 시스템이다: 정신모형은 학습을 통해 창조되고, 학습을 통해 재창조된다. 그리고 우리는 삶에 관해서도 학습하지만, 삶을 통해서 학습하기도 한다. 전자의 학습도 유용하지만, 삶을 통해서 배우는 학습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우리의 결정과 행동의 결과로 목표에 접근하게 되었는지 확인하는데, 만약 그렇다면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아니라면 변화를 취한다.
설명하면 길어지지만, 실제로 이 모든 일들은 순식간에 이루어지는데, 이 학습 주기를 ‘단순 학습’, ‘단일 순환 학습’, 혹은 ‘1차 학습’ 혹은 ‘적응 학습’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단순 학습은 우리의 정신모형을 건드리지 않는다. 기존의 정신모형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행동을 선택한다. 따라서 세계관도 바뀌지 않는다. 대부분의 학습은 단순 학습이며, 이 학습은 균형피드백 고리로서 적응과 안정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변화와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유형의 학습이 필요하다.
생성적 학습: 정신모형 자체가 피드백 고리의 일부로 편입되어 변화를 겪는 학습의 두 번째 유형이 있다. ‘생성적 학습’ 또는 ‘이중 순환 학습’이라고 부르는 유형이다. 생성적 학습에서는 정신모형이 피드백에 의해 영향을 받거나 변화할 수 있다. 추가된 고리는 기존의 정신모형을 강화시켜 동일한 의사결정으로 귀결되는 강화피드백일 수도 있고, 기존의 정신모형에 의문을 제기하도록 이끄는 균형피드백일 수도 있다. 균형피드백 고리가 만들어지려면 분명한 목표, 즉 호기심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과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
생성적 학습은 우리의 모델을 갱신하도록 만들어주는 균형고리이다. 이것은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새로운 전략과 의사결정의 규칙을 적용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비즈니스에서 생성적 학습은 우리의 업은 무엇인지, 우리가 할 수 있는 다른 업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생성적 학습으로 이끄는 기본 질문은 다음과 같다. ① 이 문제에 대한 나의 가정들은 무엇인가? ② 이 문제에 대해 내가 더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③ 그 밖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④ 이것을 어떻게 다르게 사용할 수 있을까? 생성적 학습의 가장 큰 사례로 인터넷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인터넷은 1970년대 초 미국에서 실험적으로 운영했던 컴퓨터 네트워크 아르파넷(ARPAnet)을 무선과 위성 네트워크와 연결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아르파넷은 본래 군사적 목적으로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인터넷은 고도로 유연하면서 손상에도 견딜 수 있도록 네트워크 자체가 아니라 개별 컴퓨터를 통신의 단위로 만들었다.
그런데 점점 더 많은 대학 컴퓨터 시스템들이 네트워크에 참여하게 되면서 초기 인터넷은 주로 학술 연구를 위한 수단으로 통합됐다. 정보를 쉽고 빠르게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은 단순히 더 좋고 더 빠른 군사 네트워크나 학술 네트워크로 발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네트워크들의 네트워크, 범세계적 통신 수단, 광고와 정보 배포의 매체로 확장되어갔다. 그리고 컴퓨터와 모뎀과 인터넷 계정만 있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범세계적 도서관이 되고 있다. 이런 발전이 가능했던 것은 인터넷의 초기 용도를 넘어서는 가능성을 알아본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관점은 바라보는 시점이다. 그래서 낯선 시점으로 바라보면 전혀 다른 해석을 얻기도 한다.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도, 관점을 바꾸어보면 놀랄 만큼 달리 보일 수 있다. 시스템사고는 사물을 보는 새로운 관점이다. 시스템사고는 경험들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그것들이 모여 어떻게 더 큰 전체를 형성하는지를 본다. 동시에 시스템사고의 기본 원칙은 가능한 한 다양한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다양한 관점은 우리의 정신모형을 확장하고, 확장된 정신모형은 더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어, 세상에 대한 생각을 넓히는 강화고리를 형성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일상적으로 다른 관점을 받아들이고 학습하는 것을 방해하는가? 첫째는 실패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한계치를 설정하기 때문이다. 일부 사람들은 많은 실패를 경험한 다음에야(다시 말해, 한계치를 높게 설정),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가정(정신모형과 같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두 번째는 행동을 평가할 때 의도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정신모형이다. 이러한 사고는 원하지 않은 결과가 발생해도 ‘그렇게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며 결과를 정당화하고,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세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방해요소는 호기심 부족이다. 호기심은 정신모형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호기심을 갖게 되면 어떤 것이 왜, 그리고 어떻게 작동하는지(또는 작동하지 않는지) 찾으려는 욕구가 생긴다.
한편 잘못된 관점은 없다. 유용한 관점과 그렇지 않은 관점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유용성은 앞서 학습한 것에 기초한 개인적 가치 판단의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 새로운 관점을 낳을지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시스템사고는 상황과 경험을 전체로서 보는데, 이때 전체로서 본다는 것은 패턴을 찾기 위해 한 걸음 물러서서 멀리서 보고, 다양한 각도에서 본 것을 종합해서 그 전체를 구성해보는 것이다. 그러면 상황에 대한 또 다른 관계를 밝힐 수 있고, 그렇게 발전한 새로운 관계는 전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줄 수 있다. 양쪽 눈으로 물체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시스템사고를 자신의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요소 간의 연관관계와 피드백 고리를 그리면 시스템의 모습이 드러나고, 그러면 이것을 가지고 연관관계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도 있고, 여러 방향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이는 시각적이기 때문에 직관적인 방법이다. 또한 우리는 시스템 밖에서 시스템의 전체적인 모양을 그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동시에 우리 자신도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시스템을 그리는 것은 자신의 사고과정을 그리는 것이기도 하므로, 시스템 도표에 들어 있는 자신의 정신 모형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시스템 도표는 우리가 처한 상황을 보여주고, 그 상황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상황에 대한 우리의 가설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보여준다.
우리는 시스템을 그릴 때 하나의 요소가 다른 요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추적해서 이해하기 위한 피드백 고리를 그리게 된다. 가장 중요한 영향을 한눈에 요약해서 볼 수 있는 폐쇄된 고리를 여러 개, 그리고 고리들 간의 상호작용을 표시하게 된다. 변화와 가능성 있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레버리지 포인트를 파악하려면 시스템 도표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단지 몇 개의 단순한 원리만 알면 된다. 물론 수학과는 무관하다. 그리고 일단 방법을 알게 되면 시스템 도표를 이용해서 레버리지 포인트를 찾고, 변화를 제안하고, 그것들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즉시 알 수 있다. 그런데 변화는 시스템 밖의 세상에서 시작될 수도 있고, 사고방식 안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
한편 시스템을 그리는 것은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그 이야기는 연애 소설이 될 수도 있고, 탐정 소설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원하는 어떤 소설도 가능하다. 또한 이야기가 일상적일 수도 있고, 재미있을 수도 있으며, 비극적일 수도 있고, 웃길 수도 있다. ‘왜 내게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날까?’라고 자문한 적이 있는가? 바로 그 느낌처럼 몇 가지 이야기는 아주 오랫동안 사랑받아서 그 구성이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으로 불쑥불쑥 나타날 수도 있다. 어떤 구성은 복잡하고, 어떤 구성은 단순하다. 우리가 이야기를 끝낼 수는 있지만 어느 경우도 해피엔딩은 보장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모든 시스템에는 2가지 기본 구성 요소가 있다. 바로 피드백 고리와 다른 요소들 사이의 관계다.
시스템사고는 어떤 상황에서도 도움이 된다. 그런데 우리 삶이 가장 불공평하고 상황이 막혀 있는 것처럼 보일 때야말로 시스템 구조가 작동하고 있을 때일지 모른다. 오랜 친구가 문제가 되거나 심지어 파티에서 만난 떨쳐버릴 수 없는 따분한 사람이 문제가 된 경우조차 거의 대부분 배후에 시스템 구조가 존재한다. 그런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의 구조를 밝혀내야 한다. 그러면 선택지가 넓어지고, 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높일 수 있다.
한편 영향력의 범위를 넓히려면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책임이 없으면 영향력도 없다. 그런데 책임을 비난과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누군가 ‘이건 당신 책임 아닌가요?’라고 묻는다면, 십중팔구는 당신이 곤경에 처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책임은 비난이 아니라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리고 당신의 선택지가 많을수록 당신의 대응 능력도 커진다.
만약 반복되는 문제 상황을 겪고 있다면 다음 질문부터 던져보자. ‘어떻게 내가 이 상황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나?’ 참고로 피드백 고리는 원형이며, 당신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영향점은 자신과 고리가 만나는 지점이다. 그러고 나서 당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연결되며, 그 상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살펴보자. 만약 당신의 행동을 자기 관점에서 보면 상대의 행동에 대한 반응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타인의 관점에서 보면 정당한 이유가 없는 행동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스로를 돌아보면, 자신의 경험을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피드백 고리를 완성할 수 있다.
아무튼 시스템사고를 하면 타인에 대한 비난도, 자신에 대한 비판도 없어진다. 흔히 ‘무언가 일이 잘못되면, 틀림없이 누군가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정신모형이 널리 퍼져 있다. 그래서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피드백 고리를 알게 되면, 책임은 모두에게 있으며, 또 동시에 아무에게도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피드백 고리는 원을 이루며 돌기 때문에 시스템에서는 어느 한 사람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이 자기 관점에서 최선을 다했는데, 피드백의 전체적인 조합을 거치면서 전혀 다른 방향의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때 시스템을 파악하면 레버리지 포인트를 찾아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우리가 행동을 하면 어디에선가, 언젠가는 그 결과가 되돌아온다. 이것이 피드백이다. 지금 보게 된 파문이 어쩌면 몇 년, 몇 달, 며칠 전에 우리가 연못에 돌을 던진 행동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뿐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도 그 연못에 돌을 던진다고 상상해보라. 아마 파문의 패턴이 매우 복잡해서 거의 파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파문이 누구 때문에 생겼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도 돌을 던져서 전체의 패턴에 일조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시스템을 바꿀 때 꼭 생각해야 할 것들: ① 가장 약한 연결 고리를 찾아라 –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한 가지 방법은 가장 약한 연결을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여행의 속도는 여행 중 가장 느린 구간에 의해 결정된다. 만약 여행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시간인데, 그중 15분을 교차로의 교통정체로 멈춰 있었다면, 그 장소를 돌아가는 방법을 찾으면 속도를 25% 증가시킬 수 있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개선하려면 전체 시스템을 염두에 두면서 가장 약한 연결 고리, 혹은 가장 느린 연결 고리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참고로 약한 연결 고리의 배후에는 대개 그 상황에 대한 당위적이고 무조건적인 정신모형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약한 연결 고리를 만드는 정신모형을 바꾸는 것은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생성적 학습이다.
② 시간지연 – 우리는 행동의 결과에 대해 선형적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있다. 행동에 대해 생각하고, 다음으로 그 결과가 어떨지를 생각하고, 이어서 그 결과에 따른 결과를 생각하는 식이다. 그런데 체스 게임에서도 수읽기의 한계가 있듯이, 우리는 매우 길게 앞을 내다볼 수는 없다. 그리고 우리는 시스템에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피드백이 나타날 것이라는 점도 잊곤 한다. 그러므로 시간이 흘러 피드백이 순환을 마치게 되면, 우리가 조심스럽게 세운 선형적인 계획이 헝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 먼저 시스템의 일부로서 자기 위치를 알고, 자신의 정신모형을 살피고, 시간지연을 고려하며, 자기 행동의 결과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사고방식을 바꾸면 거동이 바뀌고, 이것이 다시 사고방식을 바꾸는 강화피드백이 작동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인간이 만물을 완벽하게 아는 순간은 결코 오지 않겠지만, 이 정도로도 우리는 지혜롭게 사는 데 충분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시스템(system)은 각 구성요소들이 상호작용하거나 상호의존하여 복잡하게 얽힌 하나의 집합체다. 또는 이 용어는 복잡한 사회적 체계의 맥락에서 구조와 행동을 통제하는 규칙들의 집합체를 일컫기도 한다.
어원
"시스템(system)"은 라틴어 systēma에서 결국 그리스어 systēma로부터 유래한다.
역사
마샬 맥루한에 따르면,
"시스템"은 "볼 것."을 의미한다. 시스템화를 위해서는 매우 높은 시각적 경사도가 필요하다. 철학에서 데카르트 전에 "시스템"은 없었다. 플라톤은 "시스템"이 없었고. 아리스토텔레스도 "시스템"이 없었다.
19세기 열역학을 연구하던 프랑스의 과학자 니콜라 레오나르 사디 카르노는 자연 과학에서 "시스템"이란 개념의 발전을 개척했다. 1824년에 그는 작업 물질(일반적으로 대량의 수증기)이라 부르던 것을 연구했다.
거리를 걷는다.
인도에 깊은 구멍이 있다.
길을 잃었다···. 어찌할 줄 모르겠다.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
길을 찾으려면 영원의 시간이 필요할 거야.
거리를 걷는다.
인도에 깊은 구멍이 있다.
구멍은 없다고 상상한다.
다시 구멍에 빠진다.
내가 같은 곳에 다시 빠졌다니 믿을 수가 없다.
그러나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
빠져나가려면 긴 시간이 걸릴 거야.
거리를 걷는다.
인도에 깊은 구멍이 있다.
그 구멍을 본다.
구멍에 빠진다···. 내 습관이군···. 그러나 눈을 뜬다.
내가 빠진 곳을 잘 안다.
이건 내 잘못이야.
바로 탈출한다.
같은 거리를 걷는다.
인도에 깊은 구멍이 있다.
구멍을 돌아서 걷는다.
나는 다른 길로 걸어간다.
누구든 그 자체로서 온전한 섬은 아니다.
모든 인간은 대륙의 한 조각이다.
만일 흙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면 유럽의 땅은 그만큼 작아진다.
어느 누가 죽더라도 그만큼 나는 작아지니, 내가 인류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지를 알고자 사람을 보내지 말라.
종은 그대를 위해서 울린다.
시스템사고는 고립되고 독립적인 구성부분 너머의 깊은 곳에 있는 패턴을 찾는다. 사건들 사이의 연관관계를 봄으로써, 사건을 더 잘 이해하고 그것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돕는다.
시스템이란 무엇인가? 시스템은 구성부분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전체로서 그 존재와 기능을 주장하는 어떤 것이다. 우리의 몸이 완벽한 예이다. 몸은 여러 부분과 기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부분이 독립적으로 기능하면서 전체로 협력하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피가 공급되지 않으면 눈은 볼 수 없고 다리는 움직일 수 없다. 다리의 움직임은 피가 심장으로 되돌아가는 혈관의 펌프 역할을 돕는다. 심장박동과 소화는 생각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소화 상태는, 특히 점심을 많이 먹은 경우에는 더,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점점 더 깊게 서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에 멀리에서 발생한 사건이 내 삶을 흔들 수도 있다.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정치적 긴장이 석유 가격의 인상으로 우리에게 나타난다. 정부의 정책 변화는 우리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소문이 이웃의 부동산 가격을 바꿀 수도 있다. 그래서 세계를 이해하려면 시스템사고의 기술을 익혀야 한다.
종종 환경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전문가들과 정치인들이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는데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정보는 유례없이 늘어가는데 그것이 유용한지 판단하기 어려워서 혼란스럽다. 많은 사람이 복잡한 변화의 시대를 맞아서 계획을 세우고 우리 행동의 장기적 결과를 예측하는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하지만 개인차원에서 생활, 일, 돈, 인간관계까지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도 원하는데로 간다는 보장은 없는것이다. 과거에는 우리의 통제하에 있다고 여겼던것들이 자기 마음을 가진듯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그런 복잡한 상황을 맞으면 미래를 조금 내다보는 마법의 거울이라도 았어야만 할 것 같다.
시스템사고를 통해 우리는 몇 가지 규칙과 몇 가지 패턴을 파악해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그래서 상황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이제까지 시스템은 어려운 학문 주제라서 전문 수학자나 엔지니어만 이해할 수 있는 영역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시스템'이라는 말이 꼬불꼬불한 글씨로 쓴 해독할 수 없는 수학 방정식으로 가득 찬 칠판을 연상시켰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시스템사고는 실용적이다. 시스템은 우리 주위의 어디에나 있다. 따라서 특별한 수학적 능력이 없어도 이해할 수 있다. 온도조절기를 분해하지 못해도, 미분방정식을 풀지 못해도 시스템사고의 핵심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시스템사고가 이렇게 훌륭한 사고기술인데 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을까? 첫째로 시스템사고는 이제까지 주로 기술과 수학 분야에서만 활용되어서 학계에 국한되었었다. 널리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둘째로 교육이 혁신을 늦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지금 사용되는 것이 학교의 교과과정에 도입되는 데는 언제나 지체가 있다. 시스템사고는 이제 막 일부 학교에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우리는 논리적으로 생각하라고 배웠다. 그리고 사건을 부분으로 나누어서 분석하고 다시 조립하는 방법으로 사건을 파악하도록 배웠다. 그러나 이런 사고방식으로는 시스템을 이해할 수 없다. 사람과 사건은 논리법칙을 따르지 않으며, 수학 방정식으로 예측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깔끔한 논리적 해결책이 현실에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시스템 사고를 하는 사람들의 태도
그림을 본다.
복잡한 시스템에 큰 영향을 주는 작은 레버리지 포인트를 찾는다.
연결되어 있는 다른 변수를 찾는다.
사람들의 사고 방식이 미래를 창조한다고 믿는다.
장기적인 영향에 관심을 두며 주위에 환기시킨다.
복잡한 원인-결과 관계를 살피기 위해 예상치 못한 사소한 것도 챙긴다.
예상치 못한 결과가 어디에서 생겼는지 찾는다.
특정 사람, 사건을 탓하기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집중한다.
논쟁거리나 모순이 발생했을 때 급하게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복잡한 시스템을 인과지도나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서 한 눈에 파악한다.
시스템이 유지되면서 무엇이 누적되는지, 어떤 것이 지연되어 나타나는지, 그리고 어떤 관성이 만들어지는지 밝힌다.
승자/패자 구도의 사고방식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정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사고 방식을 경계해야 한다.
본인 자신 역시 시스템의 한 부분임을 인정한다.
시스템사고의 이점은 무엇일까?
사건을 만들어내는 패턴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삶을 주도할 수 있다. 이 말은 건강, 일, 돈, 인간관계에 대한 통제력을 높일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무기력하게 당하지 않고 미리 준비할 수 있다.
문제에 대처하는 더 효과적인 방법을 알게 되고, 사고 능력이 좋아진다. 단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를 일으킨 과거의 사고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사고방식을 배우게 된다.
더 많이 더 열심히 노력하는 방식과 작별을 고할 수 있다.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은 종종 옴짝달싹하지 않는 문을 열려고 열심히 미는 행동과 비슷하다. 그 문이 당신 쪽으로 당겨야 열리는 문인 것을 모른 채 말이다. 시스템 사고를 하면, 열려고 덤벼들기 전에 경첩이 어느 쪽에 있는지, 그래서 문이 어느 쪽으로 열리는지 알 수 있다. 올바른 방향을 알면 훨씬 적은 힘으로 쉽게 문을 열 수 있다.
시스템사고는 더 깊고 멀리 보는 사고이므로 명료한 사고와 의사소통의 기초가 된다. 자명한 설명과 다수의 견해가 늘 옳은 것은 아니다. 더 넓게 보고 다르게 보면, 현상을 정확하게 꿰뚫을 수 있고, 궁극적으로 최선의 결과를 낳을 수 있는 행동을 취할 수 있다.
시스템사고는 자신이나 타인을 탓하는 것을 넘어 더 높은 차원에서 문제에 접근할 수 있게 도와준다. 대부분의 비난은 부질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시스템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시스템에 속한 사람들의 노력이 아니라 시스템의 구조이다. 결과를 통제할 수 있으려면 시스템의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시스템사고는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의 업무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필수적인 도구이다. 비즈니스에서 시스템사고를 이용하면 업무 프로세스의 복잡성을 이해함으로써 정확한 개선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팀도 하나의 시스템이기 때문에 시스템사고를 이용하면 팀 활동이나 팀 구축에도 도움이 된다.
원인과 결과를 정확하게 연결하지 못하면 우리는 경험에서 배울 수 없고,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도 없다. 궁극적인 해결책이 상식에 반하는 경우라면 논리적 분석이 잘못된 길로 인도하거나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산불이 나면 바로 달려들어 불을 끄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그 불을 끄는 데 물을 쓰면 물이 절실하게 필요한 다른 곳에 물을 공급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또는 한곳에서 불을 끄는 사이 바람 방향이 바뀌어 다른 방향으로 불길이 번질지도 모른다. 어떻게 해야 할까? 미리 통제할 수 있는 작은 불을 놓아서 산불이 그곳에 이르면 더는 탈 물질이 없어서 꺼지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예로 도전을 앞두고 불안할 때를 생각해보자. 감정을 거부하며 불안에 맞서 싸우는 방법은 거의 효과가 없다. 역설적으로 그 감정을 인정하고 충분히 느낀 다음, 불안을 잊을 수 있는 다른 무엇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복잡한 시스템은 그 구성부분만 봐서는 알 수 없는 거동을 보인다. 예를 들어 몸이라는 시스템이 잘 작동하면우리는 기분이 좋다. 이 좋은 느낌은 심장이나 폐나 간처럼 특정 부분에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 시스템으로서 경험하는 무엇이다. 따라서 시스템사고를 하면 건강도 훨씬 잘 관리할 수 있다.
건강만이 아니다. 자연계와 신념체계, 인간관계, 재정관리 등도 시스템이다. 우리는 시스템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시스템사고의 많은 부분을 이미 알고 있고 알아야만 한다. 우리가 직관적으로 알고 있는 것을 체계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과 몸도 시스템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될 것이다.
부의 미래 지도
시작된 부의 대이동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소비가 증가하는 부의 효과에 의한 미국의 경제 성장은 끝났다. 아시아 역시 미국의 이런 상황에 대해 걱정을 해야 한다.” 2007년 세계지식포럼에서 행한 모건 스탠리 아시아 회장인 스티븐 로치의 발언 속에는 미래의 부에 대한 중요한 통찰이 함축되어 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자산버블과 신용버블이라는 양대 버블이 동시에 붕괴되면서 발생한 글로벌 경기침체를 거치며 부의 효과가 막을 내리는 시대를 지나고 있다.
부의 효과(wealth effect)란 산업이 발전해서 소득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호황으로 인한 자산 가격 상승을 기반으로 소득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2000년대 들어 전 세계적으로 자산시장의 호황기가 지속되면서 부의 효과에 의한 경제성장이 전 세계를 먹여 살렸다. 그러다가 거품이 터지며 발생한 것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인 것이다. 이제 미래사회는 부의 효과가 마감되고 새로운 소득 창출을 통해 부를 창조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부의 효과에서 소득 효과(income effect)’로의 전환, 이것이 미래의 부를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핵심이 되어야 한다.
초대형 위기의 파도가 온다
최근 우리는 그 폭과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시기를 살고 있다. 환경문제로 인한 인간을 향한 자연의 공격, 화석 에너지 고갈로 인한 에너지 공황의 가능성, 금융 거품, 실업대란과 신용 붕괴, 글로벌 빈곤 문제와 이를 매개로 하는 지역 분쟁과 국제적 테러의 증가 등 수많은 미래 문제들이 있다. 가상 의식, 가상 국가, 가상 기업, 가상 학교 등 지난 수천 년 인류 역사에 없었던 전혀 새로운 공간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엄청난 변화의 물결들도 미래 경제와 금융 환경에 새로운 위기와 기회의 파도를 만드는 에너지로 작용하고 있다.
한마디로 미래의 사회, 경제, 금융 환경에 초대형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그 가운데 더욱 더 많은 기업들이 생존의 막다른 골목으로 몰릴 것이며, 더욱 더 많은 국가들이 심각한 사회적 경제적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그 가운데 정신적 질병을 앓는 개인이 증가하고, 파산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도처에서 정권이 붕괴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분명 새로운 부의 창출 기회가 시작되고 있다. 역사상 유례없는 혁명적인 부의 기회가 몰려오고 있다. 불확실성의 안개에 휩싸여 있기는 하지만 미래에 대한 확실한 안내지도를 얻으면 그 엄청난 기회를 붙잡는 것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월드 스패즘의 시대 - 20년 안에 다섯 번 위기가 온다
금융위기의 공포가 사라지고 난 후, 미래 세계의 모습은 시장의 완전 자유와 국가의 적절한 통제 사이의 균형 피드백이 작용하면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는 과정을 겪게 될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사회적, 경제적 파동이 아주 심하고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다. 이런 현상을 우리는 월드 스패즘(world spasm: 세계적 경련 현상)의 시대라고 명명하는데, 향후 약 10~20년 동안 세계 경제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요동칠 것이며, 사회․문화․환경․제도 등에서 전 세계적으로 경련적 사회현상들이 나타날 것이다. 자산가격 폭락과 폭등의 반복으로 인한 중산층의 고사, 고실업․고물가․고금리의 3고 현상의 반복,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교차반복, 국지적 전쟁과 테러의 증가, 국제적 투기의 성행, 빈번한 국가 부도 사태 등이 복잡하고도 다양하게 나타나면서 우리의 비즈니스 환경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경련적 진폭 현상들은 필연적으로 국가나 기업 내부에서도 극심한 갈등과 마찰을 양산하게 될 것이다.
월드 스패즘으로 인해 앞으로 최소 5번 정도의 금융위기가 반복될 것이다. 현 금융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빚에 의한 경제성장을 지향하기 때문에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개인, 기업, 국가 모두가 계속해서 빚을 집어삼키는 것을 반복할 것이다. 세계는 빚 중독의 경제 시스템에 빠져서 헤어나올 수 없는 상태이다. 사람이든 국가든 중독에 걸리면 헤어나기 힘들다. 마약, 알코올 중독자들을 보라. 단기적으로 심각한 증상들을 완화시킬 수는 있지만 완치는 힘들다. 그 이유는 중독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에 근본적인 치료 타이밍을 놓쳐 버리고 응급처방만으로 끝내 버리기 때문이다. 이번 금융위기에 대한 대응도 마찬가지다. 세계 각국의 대응책은 응급처방에 불과하다. 응급처방의 효과가 나타나자, 근원적인 문제 해결에 대한 노력이 감소하고 있다. 결국 이번 금융위기는 문제의 원인을 남겨 둔 채로 넘어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향후 반드시 또 다른 형태의 금융위기가 반복될 것이다.
임박한 신기술과 신산업 버블
역사적으로 볼 때 세상을 바꿀만한 혁신적인 기술이 발명되거나 신산업이 등장하면 반드시 투기적 거품이 생겼다. 1880년대는 철도 건설의 시대였다. 이 기간 동안 철도산업의 과잉투자는 관련 기업 1/4이 도산하는 결과를 낳았다. 1920년대는 금융투자의 버블 시대였지만 1929년 주식시장 붕괴와 함께 대공황의 참담한 구렁텅이에 빠지고 말았다. 1990년대는 IT 버블의 시대였지만 결과는 수많은 벤처캐피털의 파산과 IT 주식의 폭락이었다. 이처럼 혁신적인 기술과 신산업은 태동 초기 자본주의적 투기장을 먼저 형성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경제적인 공황상태를 한 번씩은 수반하는 시스템적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다. 거품이 붕괴되고 난 후에야 비로소 살아남은 혁신적 기술이나 기업들이 실제적인 수익을 내면서 사회와 경제를 발전시키는 단계로 들어간다.
근본적인 문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30년까지 신산업 버블을 초래할 만한 기술이 최소 3~5가지 이상은 된다는 것이다. 지금 많은 나라들이 원유 가격의 상승,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압박 때문에 신재생 에너지나 대체 에너지 등에 폭발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에너지 분야의 거품과 혁신이 지나가면 곧바로 로봇 분야에서 혁신과 거품이 만들어질 것이다. 현재 로봇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는 일본의 혼다는 가사 도우미, 노인 수발, 아이들 교육 및 보안 등의 거대한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런 역할을 하는 로봇이 출시되면 주식시장에서 일대 광풍이 불 것이다. IT 분야의 제2버블로 불릴 만한 가상현실과 유비쿼터스 기술의 혁신적 진보와 투자열풍도 조심해야 한다. BT(바이오 기술) 분야와 양자역학, NT(나노기술) 산업 분야에서도 금융 거품이 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것들이 향후 20년 내에 나타나면서 최소 5번 정도의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광풍처럼 흔들어 놓을 것이다.
글로벌 투기 세력들은 이런 경련적 진폭 현상들을 적극 활용하여 수익을 거두려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20년은 전 세계적으로 거대한 투기자본이나 각국의 펀드자본주의 정책이 지속적으로 팽창하면서 투자와 회수의 전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는 유보자금이 부족한 국가나 기업은 더 큰 위기에 노출되고, 최악의 경우 현재까지 쌓아놓은 지위와 부를 모두 잃어버릴 가능성이 있다. 개인들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향후 20년간은 금융혼란 시대를 조심해서 미리 대비해야 한다.
이번 금융위기를 통해 우리가 배운 것은 10년 이상 온 가족이 땀 흘려 번 돈들이 단 한 번의 잘못된 금융 판단에 의해 한 순간에 공중으로 사라져 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미래 사회는 이런 일들이 반복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땀 흘려 번 돈을 잘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시대다. 창을 잘 쓰기 전에 방패를 사용해서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먼저다. 그래서 미래의 부의 첫 번째 도구는 금융방패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의 현재의 부와 앞으로 생산하게 될 미래의 부를 잘 보호하고 관리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부를 지키는 방패, 부의 관리 시스템부터 만들어라
부(자산)를 관리하는 시스템에 대해 살펴보자. 부를 관리하는 첫 번째 단계는 빚을 먼저 줄이는 것이다. 필자는 이것을 ‘과거의 부 관리’ 단계라고 명명한다. 현대인은 다양한 빚을 지고 있다. 신용카드 빚, 현금 서비스, 마이너스 통장, 주택담보 대출 등이다. 그러나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빚들을 먼저 청산해야 한다. 특히 이자율이 20%가 넘는 신용카드 빚이나 현금 서비스 같은 빚을 먼저 갚는 것은 연간 15~45%의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빚을 정리한 다음에는 현재의 돈을 효과적으로 배분하면서 ‘미래 투자를 위한 목돈 마련’ 저축을 해야 한다. 이것이 두 번째 단계인 ‘현재의 부 관리’ 단계이다. 여기서 투자란 2가지 투자를 의미한다. 하나는 목돈을 모아서 주식 등의 자산시장에 투자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미래의 새로운 소득을 올리기 위한 미래 준비에 투자하는 것이다. 현재의 수입을 효과적으로 분배하여 사용하려면 간단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일명 3개의 통장 시스템이다. 현재의 부를 관리하기 위하여 ‘주거래 통장, 단기 목표 통장, 꿈 통장’의 3가지 통장을 만들어라.
주거래 통장은 당신의 급여 통장이 될 것이다. 매달 급여 통장에 소득이 들어오면 최소한으로 소비할 돈만 남기고 나머지 돈을 단기 목표 통장과 꿈 통장으로 이체해 두어야 한다. 3개의 통장을 만든 후에는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단기 목표 통장 안에 3개월치 월급을 모아라. 단기 목표 통장에 모은 돈은 2가지를 위한 것이다. 하나는 만에 하나 당신이 직장을 잃을 경우 최소한의 생존을 보장하는 시간을 벌어줄 것이다. 또 하나는 이 돈을 가지고 평상시에 미래의 새로운 부를 얻기 위한 준비인 자기개발용 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난 후에는 꿈 통장에 돈을 모아야 한다. 이는 나의 노후와 미래 꿈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장기투자용 목돈을 마련하는 것이다.
미래, 서서히 부자되기 전략으로 임하라
꿈 통장을 통해 일정한 정도의 목돈은 만들었다면 이제부터는 새로운 부의 흐름을 타고 나 대신 돈이 스스로 일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을 만들어 미래의 부를 관리하는 단계로 들어가 보자. 이 단계를 시작하는 시기는 당신의 꿈 통장에 있는 돈의 액수가 아니라 자산운용 지식에 대한 준비에 달려 있다. 먼저 투자에 대해 알아보자.
성공적인 투자는 불확실성을 줄이는 기술에 달려 있다. 워런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 같은 세계적인 투자자들은 바로 이 부분에 능하다. 이들은 다양한 정보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분석을 하고 직감에 의존해서 불확실성을 줄이며 투자를 한다. 하지만 우리 같은 개인 투자자들은 엄청난 불확실성과 거대한 투자기관의 고도로 선진화된 투자기법이라는 두 가지 적을 동시에 상대해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전쟁이다. 하지만 길이 없지는 않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아주 적합한 방법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미래예측 기법을 활용한 자산운용기법이다.
미래 사회에서는 과거의 패턴이나 데이터로는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할 확률이 아주 높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데이터나 역사적 패턴만을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면 큰 실수를 하게 된다. 이기기 위해서는 미래의 새로운 변수를 남보다 미리 발견할 수 있는 ‘미래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들도 거시적, 장기적으로 미래를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런 훈련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쉬우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 2가지 있다.
첫째, 미래에 대한 질문을 자주 던지는 것이다. 이것은 쉬우면서도 강력한 미래 예측 기술이다. 사람의 뇌는 보고 싶은 것만 보도록 되어 있다.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 것은 남들보다 더 잘 보이고, 관심이 없는 것은 남들보다 더 안 보인다. 미래에 대한 질문기법은 이 점을 거꾸로 이용한 것이다. 내가 보아야 하는 것에 대한 질문을 자꾸 던져서 내 뇌로 하여금 그것에 관한 정보를 남들보다 더 중요하게 수집하고 기억하고 조합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인류 역사에는 미래에 관한 질문 하나를 잘 던져서 세상을 바꾼 사람들이 많다. “수평선 끝에는 낭떠러지가 있을까? 아니면 무언가 새로운 것이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이 신대륙을 발견했다. “지구 밖에도 생명체가 있을까?”라는 질문은 달나라에 인류의 족적을 남기게 했다.
둘째, 미래사회의 거시적 변화에 대한 내용을 담은 책, 잡지, 신문, 방송 등을 즐겨 보라. 그러면서 미래에 대한 질문을 계속 던져 보라. 이 두 가지만 잘해도 당신은 6개월 이내에 미래의 변화에 대한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흐름을 읽을 수 있게 된다. 향후 20년 동안은 자산운용과 주식투자에 있어 거시적 변수, 장기적 변수, 국외 변수, 세계적 연관관계 변수 등이 핵심적인 사안이 될 것이다. 이런 흐름을 읽지 못하면 절대로 승리하는 투자자가 될 수 없다.
이런 흐름을 익힌 후에는 거시적 흐름을 고려한 장기적 투자 시나리오를 짜야 한다. 단기 투자에서는 개인이 기관이나 국제적인 투자세력을 따라잡을 수 없다. 하지만 장기 투자는 다르다. 미래 사회 변화에 대한 정보를 활용해서 창조적 미래 시나리오를 세우는 것은 힘의 이동 방향을 미리 읽고 길목을 지키는 투자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전기 자동차가 몰고 올 자동차 시장의 쓰나미 현상,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한 시장의 변화, 지구 온난화나 신종 전염병의 글로벌 리스크 등이 몰고 올 시장의 변화를 미래 예측할 경우 어떤 산업이 새로 부상을 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시나리오를 만들어 이를 투자에 활용해야 한다. 성공적인 투자 전략은 미래의 시장이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를 상상하고 그 시장에 맞게 투자의 방향을 수정하는 데 있다는 것을 절대로 잊지 말자.
강력한 부의 원천, 소득 효과를 내 것으로 만들어라
‘혁신적으로 일하는 시스템’으로 바꿔라
새롭고 혁신적인 산업이 새로 출현하는 시기에는 투자에 의한 부의 효과를 능가하는 엄청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커진다. 일을 통해 혁신적으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커진다는 말이다. 단 이러한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혁신적으로 일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혁신적이고 새로운 산업에서 성공하려면 과거의 낡은 성공 방정식을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혁신적으로 일하는 시스템을 통해 미래의 새로운 소득을 만들어내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을 활용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이란 시간 지식, 기업의 기술력, 브랜드 파워, 직원의 사기, 생산 노하우, 신용, 조직 풍토, 디자인 등을 말한다. 미래 사회에서는 이런 무형의 자산을 적극 활용해서 혁신적으로 일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새로운 소득효과에 의한 부를 창출해낼 수 있다. 혁신적으로 일하는 시스템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째, 혁신적으로 산업의 방향, 노동의 방향, 업무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둘째,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하여 일할 줄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혁신적으로 업무량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혁신적으로 일하는 시스템이란 이 3가지 전략을 사용해서 당신이 보유한 무형, 유형의 자원을 생산성이 낮은 영역에서 생산성이 높은 영역으로 이전시키는 것이다.
지식의 속도가 당신을 집어삼킨다
우리는 지금 지식이 폭발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지식사회의 특징은 실용지식의 수명이 빠르게 단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1학년 학생이 3~4학년이 되면 1학년 때 배운 지식 대부분이 낡은 것이 되어 버린다. 이런 현상은 의료계, 법조계도 마찬가지다. 현장 근로자들도 2~3년 단위로 새로운 기술지식을 배워야 하는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 10년 후에는 현재 지식근로자가 갖고 있는 지식의 대부분을 인공 지능 컴퓨터가 해결해주게 될 것이다. 또한 미국 노동부는 2015~2020년 사이에 엄청난 노동 이동과 산업 이동을 통한 산업 전반의 재구성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곧 기존의 지식이 빠르게 쓸모없어지는 현상을 초래하게 된다.
결국 이런 과정에서 고급지식을 가진 고급인력은 부족하게 되고 별로 필요 없는 유통기한이 지난 지식만을 잔뜩 가진 일반 지식 노동자들의 과잉 현상이 초래될 것이다. 이런 현상은 필연적으로 고급 인력과 일반 노동력 간의 임금 격차를 심화시키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 자신의 능력에 안주하고 있으면 비참한 미래를 맞게 된다는 말이다. 누구나 예외 없이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는 말이다. 특히 당신의 머릿속에 담고 있는 지식의 수준을 변화시켜야 한다.
드림 소사이어티 - 두뇌를 자동화한다(미래 패러다임 1)
후기 정보화 사회는 인간의 두뇌 기능을 자동화, 정보화하여 지능 기반 사회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래학자 랄프 옌센은 후기 정보화 사회를 드림소사이어티라고 부르는데, 여기서는 정보화 사회의 기술들이 더욱 크게 진보를 해서 인공지능 컴퓨터, 인공 지능 로봇, 인간적 로봇 등이 출현하여 인간과 로봇이 결합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현재의 인공 지능 컴퓨팅 기술은 스스로 그림을 그리고, 소설을 창작하고, 인간의 감정과 사회적 태도까지 배울 수 있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아마도 지금부터 20년 이내에 사이보그 기술과 인공 지능 컴퓨팅 기술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어 상용화될 것이다. 후기 정보화 시대는 이런 기술 덕분에 제레미 리프킨이 말한 전통적 노동이 종말을 고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후기 정보화 시대의 또 다른 변화는 인텔리전트 3D 가상공간의 완성이다. 이는 인류 역사상 수천 년에 한번 올까 말까 한 공간적 대변혁인데, 이 변혁이 완성되면 비즈니스 환경에서 대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즉 가상이 현실을 지배하고, 지식이 상품을 지배하는 시대가 완성될 것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3D 가상 공간은 미국의 린든랩이라는 회사가 만든 세컨드 라이프라는 가상 공간이다. 여기서는 3D 아바타들이 가상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현실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똑같이 수행한다. 유비쿼터스 인프라가 사회 전반에 걸쳐 완성되고 지능형 컴퓨터 기술이 실용화되면 완벽한 지능형 3차원 가상공간 네트워크가 완성된다. 그렇게 되면 물리적 사물과 사람이 연결되는 사회,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간의 장벽이 무너지는 사회가 될 것이다.
후기 정보화 사회는 빠른 속도로 인간 능력을 기계와 인공지능 컴퓨터로 대체시킬 것이기 때문에 인간에게 요구되는 차별적인 능력은 감성이라는 키워드에 집중될 것이다. 따라서 후기 정보화 시대에는 인간의 감성을 개발하고 디자인하고 경영하는 능력이 새로운 부의 조건, 성공의 조건으로 부각될 것이다.
환상사회 - 꿈과 가치를 갈망한다(미래 패러다임 2)
미래 사회의 2번째 패러다임인 환상사회 패러다임을 이끄는 핵심 키워드는 인간 감성의 자동화를 통한 가치기반사회로의 전환이다. 이 시기에는 네트워킹 컴퓨터, 네트워킹 로봇을 통해 인간 의식과 감성이 기계와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가상현실, NT, BT, 우주공학 기술 등의 기술 혁명이 시작되어 인류 역사상 최초로 환상적인 삶의 환경, 꿈같은 생활환경이 마련되는 시대로 진입하게 된다. 인간 생명은 100세 이상 연장되고, 질병이 정복되고, 양자 역학 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물질세계를 완벽하게 지배하는 사회가 시작되고, 화석연료로부터 해방되어 녹색 에너지의 시대가 완성되고, 나노기술과 바이오 기술의 혜택을 통해 가난과 굶주림의 문제가 해결되고, 자연과 우주와 인간이 연결되는 놀랍고 환상적인 사회가 도래할 것이다.
환상사회 패러다임에서는 물질적인 기본 욕구 대부분이 쉽게 채워질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기 때문에 개인은 꿈과 가치를 갈망하는 시대로 진입하게 된다. 더불어 집단은 새로운 시간과 공간에서 개인화, 임시화, 조립화의 속성을 강하게 나타내는 컬트적 네트워크 시대로 진입하게 된다. 또한 사회 전체는 비물질사회와 물질사회가 심하게 경쟁하며 갈등하는 시대로 들어가게 된다. 기술적, 경제적으로는 환상적인 사회지만 영적, 심리적으로는 심한 갈등이 시작되는 시대가 되는 것이다. 환상사회 패러다임에서는 권력이 개인에서 사회적 가치로 이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즉 누가 어떤 사회적 가치를 형성하느냐가 아주 중요한 조건이 되는 것이다. 기업의 경우 무슨 상품을 파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품을 통해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의 꿈과 가치를 실현시켜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영성사회 - 영적 몰입 대상을 찾는다(미래 패러다임 3)
급격한 변화의 시기에는 겉으로는 환상적인 사회의 모습을 보일 것이지만 정신적, 영적으로는 안정적이지 못하게 된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직업, 새로운 동료, 새로운 능력을 요구받는 것이 빈번해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새로운 정신적 구심점을 찾으려는 욕구를 강하게 느끼게 된다. 결국 환상사회는 영적, 존재적 욕구 기반 사회를 필연적으로 요구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것이 바로 미래 사회에 나타날 3번째 중요한 패러다임이다. 환상사회 이후에는 심각한 생명윤리적 갈등과 사람을 닮은 로봇과 로봇을 닮은 사람 간에 나타날 영적, 존재론적 갈등이 최고의 사회적 이슈로 대두될 영성사회를 맞이할 것으로 예측된다.
영성사회에서는 사람들이 발전된 과학기술을 통해 자신들이 하고 싶은 목표와 꿈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이 제공되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 결국 인간은 무언가 특정한 대상에 영적으로 몰입하는 단계로 진입을 하게 된다. 영성사회의 핵심 변화로는 고도의 기계화와 인간의 물질세계 지배력 강화에 따른 영적 불안감과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 욕구가 증대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사회에서는 영적, 정신적 문제를 치유하고자 하는 요구가 상당히 높아질 것이므로 영적 존재가치를 디자인하는 능력이나 심리과학 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리고 사회의 권력이나 영향력을 좌우하는 힘이 사회적 가치에서 영성 권력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지속가능한 부의 능력을 준비하라
직관 속에 성공의 씨앗이 숨어 있다
애플 컴퓨터를 창업하고 시대를 선도하는 혁신적 아이디어로 금세기 최고의 창의적 경영자로 인정받고 있는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성공 비결을 이렇게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라가는 용기를 가지는 것입니다!” GE의 전설적인 CEO였던 잭 웰치는 “자신의 직관을 스스로 읽을 수 있는 사람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말을 했다. 시애틀의 작은 소매점에서 출발하여 천 년 동안 사람들의 머리를 지배했던 커피에 대한 관념을 뒤집어 버린 하워드 슐츠의 신화도 우연히 스타벅스 커피 맛을 보고 직관적으로 떠오른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이들은 자신의 직관을 믿고 열정적으로 행동함으로써 큰 성공을 거두고 거대한 부자가 되었던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비행기 조종사, 군인, 소방관, 의사 등 위험도가 높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가장 어려운 순간이 닥치면 80~90%의 판단을 직관에 따른다고 한다. 또한 세계적인 대기업 경영자들의 성공적인 결정들은 80%가 직관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미래에도 이런 현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너무 많은 정보, 너무 빠른 변화, 너무 큰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은 필연적으로 우리에게 선택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지금까지 성공과 부에 있어서 직관의 역할은 아주 결정적이었지만 미래 사회로 갈수록 직관은 지난 시절보다 더욱 더 강력하게 성공이나 부의 형성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부자가 되는 뇌는 따로 있다
미국의 뇌 과학자 스콧 휴텔은 부자의 뇌는 전전두엽 부분이 일반인들과 다르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전전두엽이란 이마 쪽에 위치한 뇌의 부위로서 ‘뇌의 최고 사령탑에 해당하는 고등적인 사고를 담당하는 부위’이다. 부자들은 부를 증식시키거나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데 있어서 이 부분을 일반인들보다 집중적으로 사용한다. 부자가 되려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패턴화하면서 일종의 통찰력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데, 전전두엽의 기능이 바로 이런 것과 직접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 전전두피질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은 대개 감정을 잃어버리는 증상과 더불어 미래에 대한 예측력이 현저하게 저하되면서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주저하는 증상을 보이게 된다. 학계에서는 이런 증상을 기초로 전전두엽이 감정과 미래예측을 통합하여 직관적인 통찰력을 발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부자들의 뇌 활동이 일반인과 다를 수 있다는 근거가 마련되었다. 즉 문제 해결, 투자를 위한 판단, 미래 예측, 위험 감지 등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개인의 통찰력은 전전두엽에서 기억과 감정이라는 2가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통합해서 직관적 판단을 내리는 능력에 의해 좌우되는데, 부자들은 이 부분의 능력이 남다르다는 말이다.
창조의 기폭제, 감성 능력을 길러라
직관은 경험과 지식에 기초한다. 하지만 직관과 통찰이 작용을 하거나 밖으로 표현될 때는 감정이라는 것을 매개로 표현된다. 그렇기 때문에 탁월한 통찰력을 완성하려면 감성도 동시에 훈련을 시켜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감성은 이성적 판단과 떨어져 있거나 이성적 판단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는 영어 단어나 수학적 지식에서부터 투자에 관한 전문 지식마저도 감정의 도움 없이는 뇌 안으로 들어가거나 나올 수도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단지 미래사회가 감성의 사회이기 때문에 감성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탁월한 통찰력이나 창의력, 탁월한 의사결정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라도 감성 능력은 철저하게 훈련되어야 한다.
『통찰력』의 저자인 게랄드 트라우페터의 말을 들어보자.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사고는 느낌이나 감정과 손에 손을 잡고 함께 가게 된다. 느낌과 감정은 ‘정신의 파란불, 노란불, 빨간불’이다. 그것은 우리가 예견할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최선의 것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감정은 이처럼 우리의 머릿속에 무언가 상상이나 정보가 떠오르기 전에 한 번 걸러주는 평가의 틀 역할을 한다. 미래의 부자가 되고 싶은가? 지금부터라도 당신의 감성을 훈련시켜라.
팍스 아시아나의 물결에 올라타자
아시아가 향후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몇 가지 결정적인 미래 징후가 있다. 첫째는 현재와 미래 부의 창출 시스템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보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앨빈 토플러가 언급한 제3의 물결은 ‘서비스하는(serving) 것, 생각하는(thinking) 것, 아는(knowing) 것, 경험하는(experiencing) 것’을 기반으로 한다. 이 새로운 부 창출 시스템은 미국에서 시작하여 불과 수십 년 만에 태평양을 건너 아시아를 변화시키고 있다. 그 결과 아시아의 중심국가인 한국, 중국, 일본 등이 빠르게 세계의 관심과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아시아 은행에 따르면 2015년 인도가 일본 경제를 추월하고 2025년 중국이 미국 경제보다 50%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둘째, 부의 창출 시스템의 영향으로 사회변화의 핵심 원동력 중의 하나인 인구분포 역시 아시아를 세계의 중심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2020년이 되면 전 세계 인구 80억 중 56억 명을 아시아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증가는 시장의 증가와 문화적 소비력의 증가를 가져오게 되는데, 금융 위기 이후 세계의 소비시장은 빠르게 서양에서 동양으로 옮겨오고 있다. 그리고 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신흥기업들이 미국, 유럽 등의 선진 시장에서 자산과 주식을 사들이는 현상을 거치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신흥시장과 기존 선진시장과의 역학관계가 180도 변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셋째, 제3의 부의 창출 시스템의 효과와 인구 분포의 힘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점점 더 빠르게 아시아를 미래사회의 핵심적인 부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아시아를 향한 부의 이동은 처음에는 일본으로, 그 후에는 한국과 같은 신흥 공업국으로, 현재는 중국과 인도로 이동 중이다. 미래 학자들은 2050년이 되면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 세계 경제의 40%, 세계 정보기술 산업의 절반 이상, 세계 수준의 첨단 군사력을 아시아가 가지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술력, 인구, 문화적 영향력, 경제력, 군사력 들의 요소들은 세계의 중심이 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필수 요소이다. 5세기 중국이 그러했고, 산업혁명 시대의 영국,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그런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이제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이런 요소들이 집결되고 있다. 이것이 왜 미래의 중심은 아시아인지에 대한 답이다.
앨빈토플러처럼 생각하는 법
Chapter 1. 기획은 불확실성과의 싸움
비즈니스 게임의 룰이 변하고 있다
2011년 8월 국내 유수의 전자업체에 다니던 연구원이 퇴직을 하며 회사의 고위 임원에게 보낸 메일이 화제가 되었다. “우리 회사는 혁신을 하는 회사가 아니라 혁신을 하겠다는 주장만 하는 회사처럼 보인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타성에 젖어 혁신보다 현상 유지를 선호하고 만년 1등인 타사의 눈치만 본다는 직언을 서슴지 않았다. 사실 이러한 2등 주의는 수많은 기업들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많은 회사들이 변화와 혁신을 외치지만 당장 위험을 감수하면서 투자에 나서는 데는 망설임이 많다.
최근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게임의 룰이 바뀌면서 벤치마킹에 사활을 거는 기존 패러다임에 갇혀 있던 기업들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일례로 자동차 회사는 안전하고 편리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기계로서의 자동차만 잘 만들면 되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스마트화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IT 기기의 특성을 갖춘 스마트카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빠른 변화 속에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유통업체인 이마트는 주유소 시장에, 보험업이 주력인 그린손해보험은 남성 헤어시장에까지 진출했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삼성은 반도체 공정기술을 활용해 의약품 시장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비즈니스 세계의 게임룰의 변화는 산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비즈니스 융합과 지식이나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의 운명을 좌우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초변화의 시대에는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며 예측적 기획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유지관리식 기획, 벤치마킹식 기획만 하는 기획자는 스스로의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
불확실성의 시대가 원하는 기획자
호주대륙이 발견되기 전까지 구세계 사람들은 ‘백조는 모두 하얗다.’는 데 의심을 품지 않았다. 그런데 1967년 어느 날 유럽의 조류학자들이 호주 대륙에서 검은 백조를 발견하게 된다. 조류학자들은 검은 백조가 나타난 것에 놀라고 당황했다. 이로써 검은 백조는 불가능하다고 인식된 상황이 실제 발생하는 것을 가리키는 은유적 표현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경제공황이나 미국의 9.11테러, 구글의 성공 같은 발생 가능성에 대한 예측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장을 가져오고, 발생 후에야 적절한 설명을 시도할 수 있는 사건을 우리는 ‘블랙 스완’이라 부른다.
누구나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는 비즈니스 세계의 게임룰의 변화가 더욱 극심해진다. 때문에 변화의 추세를 읽고 발생 가능한 미래에 대비하지 않는 기업은 앞으로 그 존폐조차 장담할 수 없다. “20세기 경영이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면 21세기 경영의 핵심은 불확실성과 의혹을 관리하는 것에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장인 토머스 스튜어트 박사의 전언이다. 전 세계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유능한 기획자라면 반드시 미래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알아보고 그에 맞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승리를 약속하는 새로운 무기, 미래 예측
미래를 내다보는 프로기획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자질은 정보 수집 및 추출 능력이다. 미래 예측의 재료가 되는 정보를 잘못 추출하면 올바른 미래 예측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미래 기획을 위한 정보 수집에 대해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정하고 있다. “즉시, 그리고 충분한 양과 질문으로 시작하라.” 첫 번째는 ‘즉시’다. 우리의 기억은 휘발성이 있다. 뇌는 중요한 정보라 해도 오래 담아두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막상 기획하는 데 정보를 사용하려고 해도 기억을 되살리기 쉽지 않다. 그래서 좋은 정보는 즉시 메모를 하거나, 웹에서 즐겨찾기를 해놓아야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아이디어가 생각나는 대로 즉시 기억해 두는 메모광이다. 두 번째는 ‘충분히 많은 양을 기록’하는 것이다. 우연한 발견이나 아이디어는 인생의 비전을 세우고 계속해서 정보를 누적하다가 만나는 행운의 여신과 같다. 중요한 것은 한 방향의 노력이다. 잡다한 정보 관리가 아니라 인생의 비전에 맞는 한 방향의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이것은 개인이나 조직이나 똑같이 적용되는 원리다.
세 번째는 질문이다. 정보를 수집할 때는 스크랩하는 수준을 넘어서 맥락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 질문은 정보 안테나를 세울 때 안테나를 어디로 향해야 할지를 각인시켜주고, 정보를 보는 관점을 재조정해 주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네 번째는 질문의 수준이다. 질문의 수준은 첫 단계의 수준을 좌우하며 결국 최종 결과물의 수준까지 좌우한다. “왜 사진은 금방 볼 수 없는가?”라는 질문에서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탄생했다. 당장 해결할 수 없더라도 근본적인 것에 의문을 갖는 것으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시작되는 것이다.
Chapter 2. 생존의 기술, 미래 예측 기법을 익혀라
세상을 움직이는 정보는 어디서 오는가
오늘날 우리는 인터넷, 스마트폰, SNS 등의 보급으로 빅 데이터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서 대량의 지식이 무용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인터넷, 신문, 방송, 각종 미디어 등에서 많은 정보를 쏟아내지만, 그 가운데서 옥석을 가려 소비자의 유행과 트렌드를 알아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기획자는 수많은 정보와 다양한 패턴들 중에서 소비자들이 선택할 유행과 트렌드를 찾는다. 문제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환경을 분석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골라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보의 무더기 속에서 숨겨진 옥석을 가리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사실을 관찰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정보의 이면에 있는 본질을 찾아내는 기술로는 ‘생태학적 사회구조 분석 기법’이 있다. 이 기법은 세상을 세로축으로 현상층, 유행층, 트렌드층, 심층원동력층, 심층기반층으로 나누고 가로축은 STEEPS(사회society, 기술technology, 경제economy, 환경ecology, 정치politics, 영성spirituality)의 영역으로 구분하여 변화를 읽어내는 분석 기법이다.
현상층이란 신문지상에 나타나는 사회의 갖가지 현상적 사건들이 잡다하게 나열되어 있는 상태의 세상을 말한다. 유행층은 디자인, 패션, 춤 등의 유행들로 재정리된 세상이다. 시간적으로 대략 1년 미만의 생존력을 가지며 1개 카테고리에서 힘을 발휘하는 정보이다. 트렌드층은 세계화, 개인화, 감각화, 웰빙, 평생교육, 고령화, 하이터치, 융합 등의 트렌드로 재정리된 세상이다. 1~10년 미만의 생존기간을 가지며, 1개 이상의 카테고리에서 힘을 발휘한다. 심층원동력층은 속도, 네트워크, 인구, 기술 등 사회 변화를 밀고 가는 실제적인 힘인 심층원동력으로 재정리된 세상이다. 심층원동력은 본래 존재하는 힘, 혹은 존재하는 것과 비슷한 힘을 가진 힘들이다. 마지막으로 심층기반층은 시간, 공간, 지식, 영성 등 세상을 떠받치는 가장 심층적인 4가지 기반층으로 변화가 일어나는 실제적인 기반이다.
생태학적 사회분석 기법은 세로축의 5가지 층들과 가로축의 STEEPS 영역들이 상호 의존적인 관계로 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심층원동력들은 카오스적 진자운동을 통해 다양한 트렌드, 유행, 현상을 만들어 내고 역사를 거치며 진화를 반복한다. 심층기반과 관련한 변화들은 서로 영향을 미치는데 에너지, 환경, 가족구조를 비롯한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층에서 나타나서 우리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빠르게 변화시킨다. 심층기반을 이루는 많은 부분들이 미래학의 관심사이자 기획자들이 봐야 할 변화의 핵심이다.
최근 아이돌 가수로 대표되는 한류 열기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도 위에서 소개한 기법을 사용하여 분석할 수 있다. 심층원동력층의 실체를 바탕으로 형성된 트렌드 및 유행층을 살펴보면 산업 구조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오프라인에서 가상 비즈니스로 점점 이동하고 있고, 한류 문화를 다양한 산업에 접목하여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활로를 찾으려는 마케팅 노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래를 예측할 때는 이러한 심층원동력층에 있는 본질을 파악해야, 향후 변화가 어떠한 방향으로 움직일지 판단할 수 있다. 필터링 과정 없이 한류에 관련한 신문 기사 내용만 믿고 이를 중요한 참고자료로 사용했다가는 미래 기획에서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정보의 신뢰성, 정확성 측면에서 검증단계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보석과 잡석을 가려낼 수 있다.
혁신적으로 분류하고 혁신적으로 기획하기
앞 장에서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휩쓸리지 않기 위해 생태학적 사회구조 분석 기법을 활용하여 정보의 층을 나누어 보는 기법을 제안했다. 이 장에서는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필터링하기 위해 정보를 효율적으로 구분하는 작업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STEEPS 기법을 통해 정보를 구분해 보자. STEEPS는 환경 유형을 사회, 기술, 경제, 환경, 정치, 영성 등의 카테고리로 분류해 정보가 각 영역별로 균등하게 수집되도록 한다. 이 기법을 사용하면 환경 스캐닝을 통해 거시환경을 분석해 예측하고, 이머징 이슈를 찾아내기 위해 광범위한 영역의 가능한 모든 요소를 관찰하고 수집할 수 있다. 핵심은 다양한 요인들 중 기획하고자 하는 분석 대상 산업의 현재 모습과 미래 변화에 영향을 가장 크게 미치는 요인을 중심으로 산업의 메가트렌드를 적절히 찾아내고, 이것이 산업에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영향을 주는지 변수들의 연관관계를 파악하는 것이다.
STEEPS 기법을 발전시켜, 비즈니스와 변화의 관점에서 다양한 위기와 기회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IMPOS 기법을 추가로 적용해야 한다. IMPOS 기법은 특정변화가 정보(information), 사람(man), 장소(place), 조직(organization), 사물(substance) 다섯 가지 영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예측해보는 기법이다. 개인이 미래의 특정 기술이나 트렌드 아래서 어떤 행동을 취해야 될 것인지를 예측해보는 것이다. STEEPS로 분류된 정보를 IMPOS 영역에 맞춰 정리해보고 이를 다시 개별 상황과 관련지어 생각하다 보면 발생 가능한 위기와 기회를 찾아낼 수 있다. IMPOS 기법을 통해 미래상황의 패턴이 도출되면 이를 다시 STEEPS로 나누어 영역별로 어떤 미래 시나리오가 가능한지 도출할 수 있다.
생각의 한계를 뛰어넘어라
이 세상은 복잡하다. 복잡한 세상이기에 이성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복잡계 시각으로 사건의 인과관계를 살피는 나비효과 이론도 등장했다. 마이애미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날갯짓만 해도 북경에는 우박을 동반한 폭풍우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1997년 태국 화폐가치의 급락은 이웃나라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정치적 무질서와 소요를 일으켰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미국만이 아닌 전 세계 국제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을 불러 일으켰다.
세상은 복잡해 보이지만 상호 연결되어 있다. 다양한 요인 간의 인과적 관계로 얽혀 있으며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이러한 관점으로 정보의 구조와 그로 인한 결과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려는 것이 바로 시스템적 사고이다. 시스템 사고란 개별로 보면 무관해 보이는 객체들도 자세히 보면 서로 연관되어 순환하며 서로 영향을 주면서 한 몸처럼 작용한다는 것이다. 미래를 기획하는 데 있어 시스템 사고를 사용하면 다음 4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도록 도와준다. 시스템 사고는 인과과정과 피드백을 파악하는 것을 돕는다. 구조를 파악하면 문제를 보다 쉽게 찾아내 해결할 수 있다. 둘째, 모든 구성원들이 시스템적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충돌이 없다. 동일한 사고방법을 장착하면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쉬워진다. 셋째, 가장 효과적인 해답을 제시해준다. 시스템 자체에서 문제를 발견하고자 하기 때문에 정확한 핵심에 도달할 수 있다. 넷째, 비난과 자책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이 사람이 아닌 시스템에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Chapter 3. 미래 쇼크를 예견하는 미래 지도를 준비하라
미래 지도를 가진 자, 변화가 두렵지 않다
같은 영화를 보면 영화 시작 부분에 누군가 나타나서 보물 지도를 하나 준다. 보물 지도를 두고 악당과 주인공이 싸우고, 승리한 주인공은 지도를 해독하고 보물을 발견하여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그런데 그 보물 지도라는 것이 자세히 보면 수준이 형편없다.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할 때 사용했던 지도도 그 모양과 정확도가 오늘날의 지도에 비해 형편이 없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그런 지도를 가지고도 신대륙이나 엄청난 보물을 찾았다는 것이다. 10년 후를 기약하는 기획자들에게도 완성도는 형편없을지라도 방향과 도착점을 알려주는 미래 지도가 필요하다.
기획자들이 몽상적인 기획을 하는 가장 큰 원인은 현실에 너무 앞서 있거나 진부한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미래 상황 변화를 보여주는 미래 지도는 몽상적인 기획을 방지하는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 원래 비즈니스 미래 지도는 미래학자들의 전문 영역이었다. 하지만 미래 지도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간단한 노하우만 익히면 일반인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다음은 4가지 플롯에 따라 직면할 상황을 연결하여 균형 잡힌 미래 지도를 만드는 과정이다.
첫째, 개연성이 높은 미래 상황을 만든다. 미래 상황이란 논리적으로 타당하고 이치에 맞아 수긍할 만한 것이어야 한다. 트렌드와 회사와 정부, 가족의 변화에 따른 거시적 계획, 심층원동력의 흐름, 현재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미래에 대한 이미지를 조합하면 기본 미래를 유추할 수 있다. 둘째, 미래에 필요하다고 예상되는 것을 적어놓는다. 일어날 가능성 범위에 드는 미래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가능성의 미래를 그리는 일은 기본 미래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는 확산의 과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없는 미래에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알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이러한 미래가 현실화된다면 상식적으로 무엇이 새롭게 필요할까?”를 생각해보라. 발은 땅에 머리는 구름에 두어야 가능성의 미래를 볼 수 있다.
셋째, 작성자의 현재 위치에서 정보를 수집해 놓는다. 보잘것없는 정보라고 생각해도 꼼꼼하게 적어 놓는다. 어떤 정보가 미래를 보여주는 징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콜린 파웰 전 미국 국무장관은 “100% 정확한 정보는 쓸모없다.”라고 말했다. 미래에 관한 완벽한 정보를 찾으려고 하면 미래의 기회를 놓치기 일쑤다. 미래는 갑작스럽게 오지 않고 반드시 미래 징후라는 것을 미리 던지면서 온다. 넷째, 뜻밖의 미래 상황을 만들어 놓는다. 미래 지도에는 예상치 못한 것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어야 한다. 뜻밖의 미래, 즉 와일드카드나 이머징 이슈로 인해 촉발될 수 있는 미래 상황을 고려해 보자. 일례로 한반도의 통일이나 북한의 붕괴를 들 수 있다. 이건희 회장은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는 책에서 “시뮬레이션을 도입하면 경영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뮬레이션과 비슷한 것이 미래 지도이다. 미래에 일어날 법한 일들을 연표로 완성해 미래의 방향을 정리한 비즈니스 미래 지도 말이다.
변화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퓨처스 휠
퓨처스 휠(Future’s Wheel) 기법은 1971년 제롬 글렌이 만들고, 매사추세츠 대학교가 주도한 미래학 커리큘럼 개발 관련 워크숍을 통해 널리 알려진 기법이다. 퓨처스 힐은 미래 관련 질문과 생각들을 조리 있게 정리하는 기법이다. 어떤 사건이나 트렌드에 관한 생각을 정리하거나, 실행하기 위한 방법을 생각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퓨처스 휠은 다음 3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 정보 필터링으로 키워드 뽑기. 정보 필터링을 통해서 가장 파급력 있고 신뢰도 높은 키워드를 뽑아내야 한다. 핵심은 정보 작성자의 개인적 견해나 상황적 선입견 같은 노이즈를 걷어내고 관찰하는 사물이나 정보의 다양한 모습을 발견하는 데 있다.
2단계: 정보를 구분한 후 트렌드 층에 있는 정보 중에서 파급효과를 알아보고 싶은 키워드를 중앙에 적어 넣는다. 트렌드층이란 STEEPS의 영역에서 1개 이상의 영역에 파급효과를 미치는 정보들이다. 예를 들어 로봇 산업이 가져올 다양한 미래 상황을 알아보고자 할 경우 중앙에 ‘지능형 로봇’이라고 키워드를 적는다. 팀 리더는 주변에 타원형을 그리고, 중앙에 적은 ‘지능형 로봇’과 관련해서 직접 일어날 수 있는 현상에 대해서 팀원들이 아이디어를 내보게 한다. 예를 들어 팀 리더는 이런 질문들을 던진다. “이로 인해 당신의 가족, 친구, 직장 내에서 어떤 새로운 경쟁과 갈등의 문제가 생기는가?” “당신의 사회적 역할에는 어떤 변화의 욕구가 생기는가?” “소비문화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가?” 이와 같은 질문을 통해 해당 주제와 동반해서 일어날 일이 어떤 것이 있을지, 주제가 미칠 만한 영향과 초래될 결과는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다.
3단계: 연결고리 만들기. 팀 리더는 1차 주제를 잊어버리고, 1차 영향들로 채워진 타원들 각각에 의해 생겨날 또 다른 영향들이나 결과들을 토론해 2차 고리를 만든다. 진행 요령은 1차 고리를 만들 때와 같다.
4단계: 미래 지도로 검증하기. 퓨처스 휠이 완성되면 팀 리더는 팀원들과 1, 2, 3차 파급효과를 미래 지도를 통해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팀원들의 아이디어가 미래 지도상 너무 먼 미래일 경우 자칫 망상으로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제거해 주어야 한다.
혁신적 미래 예측의 시작, 시나리오 플래닝
미래 예측을 마무리하면 다음으로 할 일은 예측된 미래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고민하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기법이 시나리오 플래닝이다. 이것은 미래에 예상되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도출하고, 시나리오별로 전략적 대안을 수립하는 경영 기법이다. 외부환경의 변동 폭이 클수록 닥쳐올 미래에 대한 시나리오 플래닝의 대안은 유용하게 쓰인다. 1973년 석유 파동 이전까지 정유회사 중에서 중하위권에 머물던 로열더치쉘은 시나리오 플래닝으로 업계 2위로 올라섰다. 동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설립을 통해 기존에 정유회사에서 가지고 있던 교섭력이 산유국으로 넘어갈 것을 예상하고 산유국과의 관계를 다졌다. 그 결과 석유 파동이라는 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석유 확보를 통해 업계 2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소비자도 자신의 소비 심리를 모른다
몇 년 전 외국의 한 연구기관에서 럭셔리 브랜드를 구입하는 이유에 대한 소비자 조사를 했다. 가장 많이 응답된 내용은 “매우 뛰어난 품질이기 때문에”였다. 조사 결과를 받은 럭셔리 브랜드 판매 회사의 임원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조사원으로 참여한 한 대학생이 이런 고백을 했다. “응답자들의 대답이 진실해 보이지 않았어요. 솔직한 대답보다는 적절한 대답을 하려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소비자도 자신의 마음을 모르는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소비심리를 묻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소비자 인사이트라는 키워드가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마케팅에서는 소비자 인사이트를 소비자의 의식이나 행동을 깊이 있게 탐구함으로써 소비자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하는 속마음을 꿰뚫어 보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앞의 사례에서 소비자가 자신의 본심을 이야기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본인도 왜 그런 느낌을 갖게 되었는지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실제로는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느낌,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인사이트이다. 스티브 잡스는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숨겨진 욕구와 결핍을 찾아내 해결하는 스티브 잡스의 천재적인 재능이 소비자 자신도 몰랐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선호를 만들어낸 것이다.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문제, 욕구, 그리고 결핍
미래의 기업은 실시간으로 고객의 문제와 욕구, 결핍 요소를 찾아 해결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고객을 빼앗길 것이다. 불확실한 환경과 변심하는 고객의 마음에 휘둘리면서 쉴 새 없이 기획 방향이 바뀌는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면 문제, 욕구, 결핍이라는 인간의 본능을 파악하고, 이를 이끌어 가는 전략적인 기획을 해야 한다. 첫째, 문제에 대해 고민해보자. 개인이나 조직, 그리고 한 사회가 삐걱거리는 것은 문제가 많아서가 아니라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의식을 갖고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고정관념과 편견이라는 일상의 안경을 벗어버리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욕구에 대해 알아보자. 기업은 마케팅에 열을 올리기에 앞서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 예를 들어 할리 데이비슨은 “전 세계 할리 데이비슨 제품 중에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는 슬로건으로 철저하게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다. 동사 매장에는 800쪽에 달하는 부품 및 액세서리 관련 카탈로그가 비치되어 있는데 고객들은 이를 활용하여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자신만의 독특한 모터사이클로 개조할 수 있다. 여기에 할리 사운드라 불리는 독특한 배기통 소리와 끈끈한 소속감으로 유명한 동호회 등도 소비자의 욕구를 상품에 반영한 것이다. 셋째, 결핍에 대해 살펴보자. 인간의 결핍 요소를 채워주면 소비자는 새로운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1834년 영국 런던에 살던 제이컵 퍼킨스는 68세의 나이에 냉장고를 처음 발명했다. “음식을 오래 보관하고 싶다.”는 사람들의 욕구는 채워지지 않은 결핍 상태였다. 이를 알아차린 퍼킨스는 결핍을 채울 수 있는 냉장고를 발명한 것이다.
미래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IMPOS 기법
“환경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정보, 사람, 장소, 조직, 사물)가 일시적인 특성을 나타내며, 점점 변화가 가속화될 경우, 각각의 요소에 대해 느끼는 우리의 감정은 더욱 자극을 받게 된다. 우리의 감성은 상황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그것이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며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IMPOS 기법의 핵심 개념이다. IMPOS 기법은 앨빈 토플러가 제시한 ‘상황의 5가지 구성요소 개념’과 ‘인지과학적 접근법’을 결합시킨 것이다. 우리는 이 기법을 통해 미래에 특정 기술이나 흐름에 따라 특정 집단에 나타날 새로운 행동 패턴과 시장 상황을 그려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미래 고객의 숨겨진 욕구를 파악해 이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만드는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다. IMPOS 기법을 활용하면 현재 상황이나 미래의 변화를 좀 더 폭넓고 심층적으로, 또한 균형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만들어진다. 정보들을 필터링하고, 다양한 사고 기법을 활용해서 연관화, 확장화, 재구조화 작업을 거치면 신문, 책, 잡지, 방송 등에서 무심코 보는 정보들을 창조, 혁신, 통찰을 가능하게 하는 똑똑한 정보(smart information)로 바꿀 수 있다.
Chapter 5. 3가지 검증 시스템으로 미래 기획을 완성하라
오늘의 성공 요인은 내일의 실패 요인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 동안 약 3만 개의 신제품이 출시된다. 신제품을 만들 당시 기획을 담당했던 사람들은 성공을 확신한다. 하지만 소비자는 기획자가 성공을 자신했다고 해서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실제로 신제품의 90% 이상이 시장에서 실패하여 자취를 감춘다. 이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캐나다의 경영학자 대니 밀러는 이카루스 패러독스를 발표한 바 있다. 크레타 왕 미노스의 감옥에 갇혀있던 이카루스는 새의 깃털과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이용하여 감옥을 탈출한다. 이후 이카루스는 태양에 가까이 가면 깃털을 붙여놓은 밀랍이 녹아서 결국 떨어지고 말 것이라는 아버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하늘을 나는 기분에 도취되어 점점 높이 날아오른다. 결국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 밀랍이 녹자 이카루스는 바다에 떨어져 죽고 만다. 이 이야기는 밀랍과 같은 이전의 성공 요인이 이후에는 실패 요인으로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준다. 모든 기업은 이카루스와 같이 언제나 유혹과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걸러내는 검증 시스템의 부재는 우수한 제품도 금세 문제투성이로 만들고 만다. 실패율을 낮추려면 기획 단계에서 검증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속도: 방향은 누구나 알고 있다, 문제는 속도다!
실현 가능하고 현실적인 기획을 하려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적절한 기획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회사 제품이 시장에서 너무 앞선 기술이거나 너무 진부한 기술이라면 실패 가능성이 99%이다. 가상 커뮤니티 사이트의 콘셉트를 세계 최초로 구현한 기업은 우리나라의 다다월드라는 사이트였다. 하지만 다다월드는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사라져 버렸고, 몇 년 후 미국에서 만들어진 세컨드 라이프는 수천만 명의 회원을 확보한 성공적인 인터넷 모델이 되었다. 다다월드와 세컨드 라이프의 차이는 속도였다. 다다월드는 너무 빨리 시장에 진입했다. 3D를 표방했지만 원활하지 못한 통신 속도와 컴퓨팅 속도로 좋은 아이디어를 구현할 환경을 만들지 못했다. 기술적 환경이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에 시장에서 실패한 것이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큰 글로벌 시대에 기획만큼은 방향만큼이나 속도가 중요하다. 특히 변화의 속도는 매우 중요하다. 변화의 속도를 모르면 시장 진입 타이밍을 놓쳐버리기 때문이다.
타이밍: 일찍 들어가면 망하고 늦게 들어가면 먹을 것이 없다
줄탁동시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어미닭이 알을 품고 21일이 지나 병아리가 안쪽에서 껍데기를 쪼기 시작하는 때에 밖에서 부리로 껍질을 쪼아 주어야 병아리가 세상에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줄과 탁,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야 병아리가 껍질을 깨고 나오듯 무슨 일이든 완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병아리의 부화가 완성되기 전에 어미닭이 미리 껍질을 쪼아 주면 안에 있는 병아리는 죽게 된다. 반대로 병아리가 쪼는 소리를 못 듣고 어미닭이 함께 쪼아주지 않으면 병아리는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지쳐서 죽을 것이다. 서로 밀고 당기는 적절한 때를 아는 것, 이것이 바로 타이밍이다. 이와 같이 신제품 개발에도 기술, 노력, 자금, 시간이 소요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1985년 한 요구르트 회사에서 떠먹는 요구르트를 출시했다. 기존 요구르트가 액상타입이기 때문에 떠먹는 제품은 국내 최초 출시였다. 기획자들은 대박을 예상했으나 소비자의 인식 부족으로 매출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4년 후 경쟁회사에서 다시 떠먹는 요구르트를 시장에 내놓았다. 제품은 출시되자마자 대박이 터졌다. 후발주자인 경쟁사가 요구르트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은 타이밍을 운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고의 타이밍은 결코 운으로 잡을 수 없다. 기술의 변화, 미래 상황의 변화, 새로운 이슈와 트렌드를 찾는 노력을 경주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것이 기회이다. 타이밍이 왔을 때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 자금, 서비스를 투입할 수 있도록 스스로 준비하고 깨어 있어야 한다.
시장: 답은 현장에 있다! 시장 적합성을 고려하라
네트워크 이론에는 ‘선호적 연결 방식’이 있다. 한 번 유명세를 탄 브랜드는 선호적 연결성을 높이면서 후발주자에 비해 더 큰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이러한 선호적 연결 방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상위 20% 고객이 80%의 매출을 담당하는 파레토 법칙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시장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새로운 문제, 욕구, 결핍이 끊임없이 변화를 일으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낸다. 인간의 욕망은 무한해서 시장에 아무리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와도 새로운 것들을 원하게 된다. 이를 ‘새로운 시장 적합성’이라 부른다. 성공을 위해서는 소비자가 호감을 가지는 새로운 패턴의 적합성, 소비자를 끌어당기는 능력 적합성, 소비자가 새롭게 발견한 문제, 욕구, 결핍을 해소해 주는 새로운 상품이나 품질의 적합성이 필요하다. 1997년 등장한 구글은 검색 시장에서 후발주자였다. 하지만 3년도 되지 않아 야후를 제치고 최고 자리에 올랐다. 기존 검색 엔진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요청한 새로운 시장 적합성 면에서 절대 강자인 야후보다 한발 앞선 능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1997년 레인콤은 플래시메모리 타입의 MP3 플레이어를 개발해 세계 1위 MP3 플레이어 제조업체가 되었다. 하지만 레인콤은 오래가지 못했다. 애플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후발주자였지만 아이팟을 만들면서 IT 업계에 디자인 혁신주의를 불러왔다. 당시 MP3 업계는 기능 전쟁에 빠져 마케팅과 디자인 측면을 간과했다. 애플은 소비자의 욕구인 고품질의 디자인으로, 아이팟을 소유하는 것만으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문화적 현상을 만들었다. 또한 하드웨어(아이팟), 소프트웨어(아이튠즈), 온라인 서비스(뮤직스토어)가 하나로 움직이는 애플 생태계를 만들었다. 더 나아가 아이팟을 필두로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하드웨어 시리즈와 맥 앱스토어라는 온라인 유통구조를 갖추면서 IT 업계의 절대 강자가 되었다. 애플의 성공은 시장 적합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강한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할까?
많은 사람이 강한 인공지능이 출현하면 인간이 지배당할까 두려워한다. 이 문제에 관련하여 예측한 내용을 소개한다.
강한 인공지능은 현재의 슈퍼컴퓨터보다 연산 속도가 1억 배 이상 빠른 양자 컴퓨터나 자기 컴퓨터, 원자 컴퓨터 등이 상용화되어야 한다.
미래 컴퓨터는 새로운 방식으로 발전할 것이다. 양자 컴퓨터, 원자 컴퓨터, DNA 컴퓨터 등은 이상의 연산 속도를 가능케 하는 기술들이다. 예를 들어 2015년 12월 슈퍼컴퓨터보다 1억 배 빠른 연산 능력을 가진 양자 컴퓨터 'D-Wave 2X'가 공개됐다. 이런 새로운 기술들을 기반으로 컴퓨터의 연산 속도는 계속해서 증가할것이다. 그래서 21세기 말이면 아주 강한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는 수준으로 연산 속도가 증가할 수 있을 것이다. 연산 속도 외에 자율적 기계 학습, 커넥톰의 완성, 초연결사회구축 등의 몇 가지 조건이 추가로 필요하다. 그리고 강한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서는 뇌를 스캔하는 기술도 좀 더 발전해야 한다. 2030~2040년경이면 기술적 가능성이 생길 것이다.
강한 인공지능이 출현한다고 해서 인간을 위협하고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강한 인공지능이 출현한다고 해서 인간을 위협하고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강한 인공지능'은 휴머노이드 로봇, 복잡한 기능도 멀티로 수행하는 서비스 로봇 등과 연결되어 인간의 지능과 생물학적 한계를 증강시키는 역활을 할 것이다. 21세기 중후반에 IOT, 7G 통신, VR, AR 등의 기술이 강한 인공지능과 연결되거나 결합되어 강력한 인공지능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커넥톰이 완성되고, 인간의 뇌 속에 아주 작은 마이크로칩을 이식하고,칩과 연동해서 인공지능을 사용하게 되면 인간의 능력이 훨씬 더 위대해지는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더 크다.
2030년 이후부터 3차 로봇혁명의 시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3차 로봇혁명은 기계가 자율성, 자발성, 자기 통제력을 획득하기 시작하고, 서서히 인공 피조물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는 시기다. 기계 즉 로봇이 이런 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강한 인공지능이 꼭 필요하다. 빠르면 2040년부터 강한 인공지능의 시대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성숙한 수준의 강한 인공지능은 2060~2070년 정도나 가능할 것이다.
2030년 이후부터는 1가구 1로봇 시대가 도래하면서 생활형 로봇의 시대도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성숙한 수준의 로봇도 21세기 중반 이후에나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성숙한 수준의 로봇이란 인간처럼 움직이는 로봇이다. 인간과 같이 움직이는 인공지능 로봇 개발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인간처럼 보고, 듣고, 느끼고, 걷고, 판단하고, 예측하고, 계획하고, 실행하고, 평가하고, 성찰하는 것을 따라 할 때 해결해야 할 기술적 문제들이 인간의 유전자 지도를 읽고, 뇌 지도를 완성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부의 패턴
판을 흔드는 인류 최고의 번영의 물결
투자의 대기회
2018~2019년 한국 금융위기가 발발한다.
2019~2020년 중국 금융위기가 발발한다.
시장 회복은 미국☞유럽☞한중일☞신흥국과 동아시아순이다.
한국과 중국의 새로운 물결
한중전쟁의 판도가 바뀐다. 2차 미중전쟁의 유탄인 무역전쟁과 환율전쟁에 대비하라. 머뭇거리면 글로벌 시장의 50~80%를 잃는다.
중국의 경제 및 군사패권주의 최대 피해국은 한국이 된다.
4차산업혁명
지능•자율•영생의 물결
2차 가상혁명☞후기 정보화 시대☞3차 가상혁명(매트릭스, 가상영생, 환상사회)
자율주행차☞완전 자율주행차☞뇌연결 자동차, Flying car 시장 부각
5G 그다음은 6G
6G
(실시간 모바일 3D-VR, AR 완벽구현)
복지 신패러다임
복지수급자 발생
6.25전쟁 이후 대한민국 비약적 성장의 빛과 그늘
표면적
지식을 갖추고 힘을 키우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결과 비약적 경제성장을 이뤄 오늘날 사회를 건설
이면적
성장의 이면에서 그늘진 곳이 생기고 소외 받은 사람들이 발생
복지 수급자 발생원리를 바르게 깨우치지 못해 수십 배 증가
복지사업은 인류대민사업과 함께 추진해야 할 인류의 사업
현재 장애인의 삶
돈 갖다 주고, 휠체어 사주고, 먹을것 주고
미래 장애인이 할 일
자신이 왜 장애인이 되었는지를 깨우쳐 사람들이 자신과 같이 장애인이 되지 않도록 각종 매체를 활용하여 일깨워주는 지적인 일
현재 노인의 삶
할 일 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는 노인
젊어서 벌어 놓은 것 자식들에게 모두 털어주고 천덕꾸더기 신세가 된 노인
실버타운에 들어가서 시간만 보내고 있는 노인
미래 노인의 할 일
인생의 바른 길을 깨달아 후세들을 가르치고 이끌어 주어 후세들로부터 존경 받을 수 있는 지적인 일
봉사자들이 복지 수급자를 찾는 이유
목 마른 자가 샘을 찾는 것으로 대자연이 앞으로 닥칠 일을 인간들에게 알려주어 몸이 스스로 느끼고 움직이는 것
30% 다가옴
이야기로 듣고 글로 보거나 미디어로 자주접한다.
70% 다가옴
직접 현장에 감
100% 다가옴
보고, 듣고 접한 일을 직접 겪게 됨
봉사활동을 가는 이유
복지 수급자를 통한 교육 및 어려움해소(복지 수급자들을 도와주기 위함이 절대 아님)
봉사를 가는 바른 방법
현장에 가는 횟수
3~7회
현장선정 및 방문
한 곳만 계속해서 가지말고 여러 유형의 곳 방문
봉사비용 사용방법
몰랐던 것을 알고 공부 비용으로 사용
봉사비용+편지=복지시설장께 전달
복지 사업의 주역
복지사업
복지수급자 발생을 해소하여 모두가 즐겁고, 기쁘고, 행복한 사회구현
여성들이 교육을 받고 지식인으로 성장하여 여성 상위시대가 도래한 이유: 복지사업 설계 및 수행
남성 주도의 사회건설
부작용(복지수급자 발행)
여성주도의 복지사업 실시
복지사회 구현
현대 여성들의 삶
배웠다는 여성들이 스파하러 가고, 골프 치러 가고, 명품 쇼핑하러 다니고, 봉사활동 모임, 계모임, 골프모임, 학부모 모임 등 모여서 집에는 가사도우미 고용하고, 복지시설에 가서 장애인들 목욕시켜주고, 김치 담가주고
일반여성
현장에서 실질적인 노력 봉사
여성지식연구인
바른 봉사활동(현장학습) 복지연구 및 설계
기업인부인
복지 연구소 및 재단 설립으로 복지연구재정지원
즐거운 삶을 영위, 국민들이 더 이상 아프지 않게 됨
의약품 수입 감소(70%)
병원 감소(70%)
고통난 감소(70%)
깨우친 복지수급자들이 교육자로서 사회에 진출
강의를 통해 어려운 사람들의 아픔을 해소
다양한 복지 문화콘텐츠 생산
국제사회(선진국) 복지 딜레마 해소를 위한 교육의 장(대한민국) 형성
인류대민사업
하위 70% 국가, 인류 기아 문제 해소 및 세계평화구현
복지사회
복지사업
상위 30% 국가, 복지사회 구현
생행복사
10~20대
학교공부기(간접경험)
배경지식 습득
30~40대
사회공부기(직접경험)
습득한 지식을 실습
50대
인간
사람
공부완료 및 정리
후배들을 가르칠 준비
60대 이후
존경 반는 삶
후손들을 가르침(바르게 이끌어 줌)
위기를 넘어서+ 시스템 사고+ 부의 미래 지도+ 앨빈토플러처럼 생각하는 법+ 강한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할까?(대한민국 차세대가 직접 씀)+ 복지 신패러다임(대한민국 차세대가 직접씀)
강한인공지능 시대에 날아온 의문의 메시지
몇년후의 미래
삐리리 삐리리
뭐야 무슨 소리야?
삐리릿
이럴수가!
모든 사람들이 휴대폰을 보고 있어.
이벤트 행사인가?
무슨 문자 왔어?
뭔가 이상해?
뭐지?
새는 알에서 빠져 나오려고 노력한다. 그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새는 신의 곁으로 날아간다.
인공위성이 폭발했다!
연쇄적으로 충돌하고 있어!
지능폭발
어떤 분이 '왜 최근에 빌 게이츠, 엘론 머스크, 스티븐 호킹 등 많은 유명인들이 인공지능을 경계하라고 호소하는가?'라는 책을 번역하신 글인데,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다 읽어보세요.
우리는 지금 격변의 변두리에 서있다. 이런 격변은 인류의 출현과 맞먹을 만큼 의미가 중대하다. — Vernor Vinge
당신이 여기 서있다면 무슨 느낌 이겠는가? 짜릿한 느낌이겠지? 하지만 기억해둬, 당신이 정말 시간 차트위에 서 있을 때 그래프의 오른편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왜냐면 당신은 미래를 볼 수 없으니까. 즉 당신의 진정한 느낌은 아마 이럴 것이다
지능폭발
요원한 미래는 바로 코앞에 있다.
타임머신 타고 1750 년의 지구로 돌아간다고 생각해봐라. 그 시대에는 전기도 없도 원거리 통신이란 외치는 것과 봉화를 태우는 것 밖에 없고, 교통수단이라 할만한 것은 짐승의 힘을 이용하여 끄는 것 뿐이었다. 당신이 그 시대에서 철수란 사람을 초대하여 2015 년으로 놀러 와서 “미래”구경 좀 시킨다고 가정하자. 우리는 아마도 1750 년에서 온 철수의 멘탈충격을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 금속뚜껑들이 넓은 도로에서 질주하고 태평양 건너편의 사람과 채팅을 하고, 수천킬로 밖에서 진행되고있는 체육경기를 감상하며 반세기 전에 열린 콘서트를 감상할 수 있으며 주머니에서 검은색 장방형 모양의 물건을 꺼내서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기록하고, 지도를 생성하여 하나의 파란 점이 당신이 있는 위치를 알려주고, 지구 반대편의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며 채팅을 하고, … 기타등등 모든 과학기술의 흑마법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철수에게 인터넷이 무엇이고 국제 우주 정거장(ISS)이 무엇이며 대형 강입자 충돌기가 무엇이며 핵무기가 무엇이며 상대성이론이 무엇인지를 설명해주기 전에 말이다.
이때 철수는 무슨 느낌일까? 경악, 쇼크? 이런 단어들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그는 아마도 놀라 쓰러질 것이다.
하지만 철수가 1750 년으로 돌아가서 놀라 쓰러지는게 부끄러운 일이여서 다른 사람도 당해봐라는 생각이 들어 다른 사람을 놀라게 하고 싶다고 하자. 이러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하여 철수는 250 년 전의 1500 년으로 돌아가서 1500 년에 사는 바둑이를 초대해서 1750 년 투어를 시켜준다. 바둑이는 아마 250 년 후의 많은 문건들에 깜놀하겠지만 놀라서 쓰러지지는 않을 것이다. 같은 250 년이란 시간인데 1750 년과 2015 년의 차이는 1500 년과 1750 년의 차이보다 훨씬 훨씬 크다. 1500 년의 바둑이는 많은 물리학 지식을 배울 수 있고 유럽 제국주의 투어에 신기해할 수 있겠고 심지어 세계 지도에 대한 인지도 크게 바뀌겠지만 1750 년의 교통, 통신 등을 보고 놀라서 쓰러지지는 않을 것이다.
즉 1750 년의 철수에게 있어서 다른 사람을 놀라 쓰러지게 할려면 더욱 먼 고대로 돌아가야 한다 — 예를 들어서 기원전 1,2000 년, 제1차 농업혁명 전에. 그 시대에는 아직 도시도 없고 문명도 없었다. 수렵채집 시대의 인류이고 당시 많은 종들 중의 한 종일 뿐이였다. 그 시대에 사는 영희는 1750 년의 방대한 인류제국을 보고 바다에 떠있는 거대한 함선을 보고 “실내” 에 거주하는 것을 보고 수많은 소장품들을 보고 신기한 지식들과 발견들을 보면 — 영희는 아마도 놀라서 쓰러질 것이다.
영희도 놀라 쓰러진 후 같은 짓을 하고 싶다면은? 그는 아마도 기원전 24,000 년으로 돌아가서 그 시대의 짱구에게 기원전 1,2000 년의 삶의 모습을 구경시켜줄 것이다. 그러면 짱구는 이건 밥먹고 할일 없는 짓 아닌가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 “이건 내가 사는 시대랑 거기서 거기 아니냐, ㅇㅇ”. 영희가 다른 사람을 놀라서 쓰러지게 할려면 십만년 전이나 더 멀게 가야 할 것이다. 거기로 가서 인류의 불과 언어에 대한 장악으로 상대방을 놀라서 쓰러지게 해야 할 것이다.
즉 어떤 사람이 미래로 가서 “놀라 쓰러지게” 할려면 하나의 “놀라 쓰러지는 단위” (Die Progress Unit, DPU) 가 필요하다. 이하 “놀쓰단”이라고 약칭하겠다. “놀쓰단”의 시간 간격은 일치하지 않다. 수렵채집 시대에 하나의 놀쓰단은 십만년을 넘는다. 하지만 산업혁명이후 하나의 놀쓰단은 200 여년이면 충분하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 (Ray Kurzweil) 은 인류의 이런 가속발전을 수확 가속의 법칙 (Law of Accelerating Returns) 이라고 부른다. 이런 법칙이 발생하게 된데는 보다 발달된 사회는 지속 발전의 능력이 더욱 강하기에 더욱 빠르게 발전한다는 것이다 — 발전능력이 강하다는 것 자체가 사실 더욱 “발달되였다” 의 한가지 지표요구중 하나이기도 하다. 19 세기 사람들은 15 세기 사람들보다 아는게 훨씬 훨씬 많으니까 19 세기 사람들은 15 세기 사람들보다 발전이 빠를 수 밖에 없다.
보다 짧은 시간 단위를 놓고 보더라도 이 법칙은 여전히 성립된다. 유명한 영화 <빽 투 더 퓨쳐> (Back To The Future, 1985) 에서 1985 년에 사는 주인공이 1955 년으로 돌아갔는데 그는 TV 가 출현했을 때 사람들의 신기함, 탄산음료의 싼 가격, 전기기타를 좋아하는 사람이 적은 사실과 속어(俗語, slang)들의 차이들로 놀람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만약 이 영화가 2015 년에 일어났다면 30 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주인공이 느낄 놀람은 이것보다 훨씬 클 것이다. 2000 년 전후에 태어난 사람이 PC 도 없고 인터넷도 없고 휴대폰도 없는 1985 년으로 돌아간다면 1985 년에서 1955 년으로 돌아간 주인공보다 더욱 많은 차이에 더욱 많이 놀랄 것이다.
이것 역시 수확 가속의 법칙 때문이다. 1985 년 – 2015 년의 평균 발전 속도는 1955 년 – 1985 년의 평균 발전 속도보다 빨랐다. 왜냐하면 1985 년의 세계는 1955 년보다 더욱 선진적이였고 출발점이 더 높았기 때문에 지난 30 년의 발전은 30년 전의 지난 30년보다 발전이 빨랐던 것이다.
진보가 지속적으로 빨라지고 있다면 우리의 미래가 아주 기대해볼만 한 것 아니겠는가?
미래학자 커즈와일은 지난 20 세기의 100 년 발전은 2000 년 시각의 발전속도로는 20년이면 다 발전해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 2000 년의 발전 속도는 20 세기 평균 발전 속도의 5 배이다. 그는 또 2000 년부터 시작하여 14 년이면 지난 20 세기 백년동안의 발전한 만큼을 달성할 수 있고 2014 년 후에는 7년이면 (2021년) 20 세기 100 년 발전량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한다. 수십년 후이면 우리는 해마다 “20세기 전체 발전”만큼의 몇배를 발전할 수 있다고 한다. 계속 뒤로는 아마 몇개월이면 한번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른다. 수확 가속의 법칙에 의하여 커즈와일 은 인류의 21 세기의 발전은 20 세기의 1000 배가 될 것이라고 한다.
만약 커즈와일 등 학자들의 생각이 맞다면 2030 년의 세계는 아마도 우리를 놀라 쓰러지게 할 것이다 그럴뿐만 아니라 2050 년의 세계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달라질 것이다.
당신은 아마도 2050 년의 세계가 상상도 못할 만큼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 아주 우스울지 모른다. 하지만 이건 SF 가 아니라 당신이나 필자보다 훨씬 똑똑한 과학자들이 믿고 있는 바이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봤을 때와 로직상으로 봤을 때 예상 가능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왜 “2050 년의 세계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달라질 것이다” 라는 말이 이렇게 우습게 느껴지는 것일까? 여기에는 세가지 원인이 당신의 미래에 대한 예측을 빗나가게 하고 있는 것이다:
1. 우리의 역사에 대한 사고방식은 선형적이다.
우리가 앞으로의 35 년의 변화를 사고할 때 우리가 참조하는것은 과거 35 년동안 발생한 일이다. 마치 우리가 21 세기에 일어날 변화들을 예상할 때 20 세기의 변화를 참조하는 것처럼. 마치 1750 년의 철수가 1500 년의 바둑이가 1750 년으로 구경오면 놀라 쓰러질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선형적인 사고는 본능적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미래를 생각할 때는 지수적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총명한 사람은 과거 35 년의 발전으로 앞으로의 35년을 예측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현재의 발전 속도를 기반으로 예측할 것인데 이것이 보다 정확할 것이 뻔하다. 물론 이렇게 예측하는 것도 정확하지가 않다. 보다 정확할려면 당신은 발전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점까지 고려해야 한다.
2. 최근의 역사는 사람을 잘못 인도하기 쉽다.
우선 아무리 가파른 지수함수 그래프라도 당신이 충분히 짧은 구간을 절취한다면 아마 보기에 선형적으로 보일 것이다. 마치 원의 아주 작은 구간을 절취한다면 직선처럼 보이는 것과 같은 도리이다. 뿐만 아니라 지수적 발전은 매끈하지가 않으며 늘 S 형 그래프를 보이기 때문이다.
S 형 그래프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세계에 퍼질 때 일어난다. S 형 그래프는 세 부분으로 나뉘다.
- 느린 성장 (지수적 성장의 초기)
- 빠른 성장 (지수적 성장 폭발시기)
- 새로운 패러다임의 성숙과 정착으로 인한 평온 발전기
당신이 최근 역사만 회고한다면 아마도 S 형 그래프의 어느 구간만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우리의 발전이 얼마나 빠른가를 보여줄 수 없기 마련이다. 1995 – 2007 년 사이는 인터넷이 폭발적 성장을 한 시기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이 대중의 시야에 들어왔고 수반된 것은 SNS, 휴대폰의 출현과 보급, 스마트폰의 출현과 보급이였는데 이 구간이 바로 S 형 그래프의 빠른 성상시기이다. 2008 – 2015 년 사이의 발전은 그다지 빠르지 않았다. 적어도 기술영역에서는 그러했다. 만약 지난 몇년동안의 발전속도를 두고 현재의 발전 속도를 가늠한다면 매우 그릇될 수 있다. 다음의 폭발적 성장시기가 싹을 틔우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3. 개인 경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우리는 미래에 대해 틀에 박힌 예측을 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세계관을 형성하는데 이러한 경험은 발전의 속도를 우리의 머리속에 낙인시켜놓았다 — “발전은 원래 이런 속도인거야.” 뿐만 아니라 우리는 자신의 상상력에 제한을 받는다. 상상력은 과거의 경험에 의하여 미래에 대한 예측을 하기 때문이다 —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은 미래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기엔 역부족이다. 우리가 우리의 경험에 위배되는 미래 예측을 들었을 때 우리는 이 예측이 빗나갓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만약 내가 당신에게 150살, 250 살 심지어 장생불로할 수 있다고 하면 내가 뻥까고 있을 것이라고 하겠지 — “자고로 모든 사람은 죽게 되여있다. ” 물론이다. 하지만 비행기가 발명되기 전에는 비행기를 타본 사람도 없지 않았나?
아래 내용들을 읽으면서 당신은 아마도 맘속으로 “뻥까지 마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내용들이 정말 틀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역사의 패턴으로부터 논리적인 판단을 하게 된다면 결론은 다가올 수십년내에 우리가 예상했던것 보다 훨씬 훨씬 훨씬 훨씬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같은 논리로 도달할 수 있는 내용은 인간이라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발달한 종이 점점 더 빠르게 나아간다면, 어느순간, 지금까지의 인류의 삶을 송두리채 바꾸고“인류란 무엇인가”에 대한 인식조차 완전히 달라지게 될 것이다. 마치 자연의 진화를 통해 지능을 향해 한발작 한발작 발전하다가 드디어 중요한 발을 내디뎌 인간이 탄생한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당신이 최근의 과학과 기술의 발전 동향을 살피는데 조금만 시간을 투자한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삶이 앞으로 다가올 도약을 막을 수 없다는 수많은 징조를 보게 될 것이다.
초지능으로 가는 길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
만약 당신이 지금까지 인공지능(AI) 를 SF (과학환상) 으로 여겨왔는데 최근에는 많은 멀쩡한 사람들이 이 문제를 진지하게 토론하는걸 보았다면 아마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이러한 당황스러움은 아래와 같은 원인에서 비롯된다.
1. 우리는 늘 인공지능을 영화에 연상시킨다.
<스타 워즈>, <터미네이터>,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1968) 등. 영화는 허구였고 영화 캐릭터들도 허구였다. 그래서 우리는 늘 인공지능에서 현실감을 느끼지 못했다.
2. 인공지능은 광범위한 문제이다.
휴대폰에 있는 계산기로부터 자동주행 차량 뿐 아니라, 미래에 세계를 크게 바꿔놓을 중대한 변혁까지. 인공지능은 수없이 많은 것들에서 언급되기에 혼란스럽다.
3. 우리 일상에서는 이미 매일 인공지능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그저 인식하지 못했을 뿐이다. John McCarthy 가 1956 년에 최초로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란 단어를 사용했다. 그는 늘 이런 불평을 했었다. “어떤 것이 인공지능으로 구현되기만 하면 사람들은 그누구도 더이상 그것을 인공지능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이런 효과 때문에 사람들은 인공지능이란 말을 듣기만 하면 우리 주변에 이미 존재하는 현실이 아니라 항상 미래의 어떤 신비한 존재로만 생각해왔다. 동시에 이런 효과는 우리들로 하여금 인공지능은 아직 실현되지 못한 예전부터 유행해왔던 개념이라고만 생각하게 한다. 커즈와일이 말하기를 사람들은 늘 인공지능이 80 년대때 이미 버림을 받았다고 말하는데 이는 마치 “인터넷은 21세기 닷컴버블 파멸때 같이 죽어버렸다” 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황당하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부터 다시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 인공지능이란 소리만 나오면 로봇을 떠올리지 말라. 로봇은 인공지능의 용기일 뿐이다. 로봇은 가끔은 사람모양이고 가끔은 아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그저 로봇안에 있는 컴퓨터일 뿐이다. 인공지능이 두뇌라면 로봇은 신체인 셈이다 — 그리고 이 신체는 꼭 필요한게 아니다. 예를 들어 Siri 뒷단에 있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가 인공지능이지 Siri 가 말을 할 때의 소리는 그저 이 인공지능의 인격화 구현일 뿐이다. 하지만 Siri 자체는 로봇이라는 구성부분이 없는 것이다.
둘째로, 당신은 “특이점” 또는 “기술적 특이점” 이란 개념을 들어봤을 수도 있다. 이 용어는 수학에서 점근선과 유사한 개념을 나타내는데 이런 경우에 일반 규칙들은 적용되지 않는다. 이 용어는 물리학에서도 비슷하게 사용되는데 무한으로 작은 높은 밀도의 블랙홀을 나타내는데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규칙은 더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커즈와일은 특이점을 아래처럼 정의한다: 수확 가속의 법칙이 극에 달해 기술 발전이 무한대의 속도로 발전하며 특이점 이후로 우리는 완전 다른 세상에 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은 더이상 “특이점”이란 용어를 잘 안쓴다. 그리고 이 용어는 많은 사람을 헷갈릴 수 있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최대한 사용을 자제하겠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은 광범위한 개념이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는 인공지능의 능력에 따라 세가지로 나누겠다:
- 약인공지능 (ANI, 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 약인공지능이란 어느 특정 방면에서만 잘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예를 들어 세계 체스 챔피언을 이기는 인공지능. 하지만 그것은 그냥 체스만 잘할 뿐이다. 만약 당신이 그 인공지능한테 어떻게 해야 하드디스크에 데이터를 더 잘 보존할 수 있을 것인가를 붇는다면 걔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것이다.
- 강인공지능 (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인간급의 인공지능. 강인공지능은 여러 방면에서 모두 인간과 겨룰 수 있는 인공지능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지능적인 일은 그들도 모두 할 수 있다. 강인공지능을 만들기는 약인공지능을 만들기보다 훨씬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도 만들어내지 못하고있다. Linda Gottfredson 교수는 지능을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일종의 광범위한 심리적 능력, 사고할 수 있고 계획할 수 있으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추상적인 생각을 할 수 있으며 복잡한 이념을 이해하고 빠르게 학습할 수 있으며 경험속에서 학습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강인공지능은 이런 활동들을 함에 있어서 사람과 동등하게 능숙해야 한다.
- 초인공지능 (ASI, Artificial Super Intelligence): 옥스포드 철학가, 유명한 인공지능 사상가인 Nick Bostrom 은 초지능을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과학기술 창조, 일반적인 지식, 사회적 능력 등을 포함한 거의 모든 영역에서 모두 제일 총명한 인류의 두뇌보다 훨씬 총명한 지능이다. 초인공지능은 여러 방면에서 모두 인류보다 조금 강할 수도 있고 모든 방면에서 인류보다 만억배 강할 수도 있다. 초인공지능이란 개념이 바로 왜 인공지능이란 화제가 이처럼 핫해질 수 있는가 하는 원인이며 영생불로와 멸종이란 두 단어가 이 글에서 여러번 등장하는 원인이다.
현재 인류는 이미 약인공지능을 장악했다. 사실 약인공지능은 없는 곳이 없다. 인공지능 혁명은 약인공지능으로부터 시작해 강인공지능을 거쳐 최종 초인공지능에 도달하는 여정이다. 이 여정에서 인류는 살아남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어쨌든 세계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것이다.
자, 이 영역의 사상가들이 이 여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있는가를 봐보도록 하자. 그리고 왜 인공지능혁명이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들이닥칠 수 있는지 봐보도록 하자.
우리 현재의 위치 — 약인공지능으로 둘러싸인 세상
약인공지능이란 특정 영역에서 사람과 비슷하거나 사람의 지능이나 효율을 초과하는 기계 지능을 말한다. 흔한 예들로:
- 자동차상에는 많은 약인공지능들이 있다. 잠금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으로부터 기름의 주입 파라미터를 컨트롤하는 컴퓨터까지. 구글이 지금 테스트하고있는 무인 자동주행 자동차를 예로 들어도 많은 약인공지능들이 포함되여있다. 이런 약인공지능들은 주변 환경을 감지하고 그에 대해 반응할 수 있다.
- 당신의 휴대폰에도 많은 약인공지능이 있다. 당신이 지도를 꺼내 내비게이팅 할 때나 음악어플의 추천을 받아들일 때나 내일의 날씨를 찾아볼 때나 Siri 와 대화할 때나 기타 많은 어플들에는 사실 다 약인공지능이 존재한다.
- 스팸 메일 필터가 사실 전형적인 약인공지능이다 — 그것은 처음부터 여러가지 스팸 메일을 식별할 수 있는 지능을 가졌으며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고 당신의 사용 습관에 의해 경험을 얻을 수 있다. 스마트 온도 컨트롤 장치도 마찬가지이다. 당신의 일상 습관에 맞추어 스마트하게 조절할 수 있다.
- 당신이 웹서핑을 할 때 나타나는 여러가지 인터넷 쇼핑몰 상품의 추천들, 그리고 SNS 의 친구추천, 이 모든 것들이 모두 약인공지능으로 구현된 것이다. 약인공지능은 인터넷에 연결하여 당신의 정보를 이용하여 추천을 한다. 웹서핑할 때 “이 물건을 산 고객들은 저 상품들도 샀어요” 하고 추천하는 것, 사실은 수백만 유저의 행위를 수집하여 생긴 데이터들로 당신에게 물건을 팔아먹는 약인공지능인 것이다.
- 구글 번역기도 사실 전형적인 약인공지능이다 — 얘는 이 영역은 꽤 잘한다. 음성인식도 한가지이다. 많은 어플들에서는 이 두가지 지능의 조합으로 당신이 휴대폰에 대로 한국말을 하면 휴대폰이 직접 영어로 번역해줄 수 있게 해주고있다.
- 비행기가 착륙할 때 비행기가 어느 게이트에 가서 독킹을 해야 하는가를 인간이 결정하는게 아니다. 마치 당신이 인터넷이서 물건을 살 때 영수증이 인간이 타이핑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 다이아몬드 게임, 체스, 틱택토, 백개먼, 오델로 등 게임의 세계 챔피언은 모두 약인공지능이다.
- 구글 검색은 거대한 약인공지능이다. 그 뒤에는 매우 복잡한 정렬과 내용 검색 알고리즘이 있다. SNS 의 핫이슈 기능도 마찬가지이다.
- 위에 이 모든 것들은 모두 소비자 제품의 예들이였다. 군사, 제조업, 금융업 (극초단타매매 (high frequency trading) 은 미국 주식 거래의 절반을 차지한다) 등 영역에서는 모두 여러가지 복잡한 약인공지능이 활용되고있다. 전용 시스템도 있다. 예를 들어 의사를 도와 병을 진단하는 시스템도 있다. 그리고 IBM 의 그 유명한 왓슨(Watson), 저장된 대량 데이터를 토대로 사회자의 질문을 이해하고 퀴즈 프로그램에서 제일 강한 인간 선수를 이길 수 있다.
현재의 약인공지능은 아마 그렇게 무섭지 않을 수도 있다. 최악상 상황이라 해봤자 고작해야 코드에 버그가 있어서 프로그램이 고장나서 단독적인 재난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정전, 원자력발전소 고장, 금융시장 붕괴 등이다.
비록 현재의 약인공지능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할 능력이 없지만 우리는 여전히 점점 경계한 눈길로 점점 더 커지고 더욱 복잡해지고있는 약인공지능의 생태계를 바라보고있다. 약인공지능의 하나하나의 작은 혁신들은 모두 강인공지능으로 통하는 길에 조용히 벽돌을 보태고 있는 셈이다. Aaron Saenz 의 관점에 의하면 현재의 약인공지능들은 지구 초기의 진흙속에 있는 아미노산들과 마찬가지다 — 기척이 없던 물질들이 갑자기 생명으로 조합된다.
약인공지능에서 강인공지능으로 통하는 길
왜 이 길이 그토록 험난한가
오직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컴퓨터를 만드는게 얼마나 어려운가를 이해해야 우리 인간의 지능이 얼마나 불가사의한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늘을 찌르는 빌딩을 짓고 인간을 우주에 보내고 우주 빅뱅의 디테일을 이해하는 것 — 이 모든 것은 인간의 뇌를 이해하고 유사한 것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쉽다. 현재까지 인간의 뇌는 우리가 알고있는 우주안에서 가장 복잡한 사물이다.
그리고 인공지능을 만드는 어려움은 당신이 직감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아니다.
- 순간에 열자리 수를 곱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들기 — 매우 쉽다.
- 한 동물이 고양이인지 개인지 식별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들기 — 극도로 어렵다.
- 세계 체스 챔피언을 이길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들기 — 성공한지 오래다.
- 6살 아이가 읽는 그림책속의 문자를 읽을 수 있고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들기 — 구글이 수십억달러를 퍼부어서 연구하고있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 일부 우리가 어렵게 여기는 일들 — 미적분, 금융지장 책략, 번역 등등은 컴퓨터에게 있어서 매우 쉽다.
- 일부 우리가 쉽다고 느끼는 일들 — 시각, 움직임, 직감 — 컴퓨터에게는 개어렵다.
컴퓨터 과학자 Donald Knuth 의 말로 “인공지능은 이미 모든 생각이 필요한 영역에서 인간을 초월했다. 하지만 인간이나 기타 동물이 생각을 하지 않아도 완성할 수 있는 일들에서는 아직 멀었다.”
독자들은 아마 느꼈을 것이다. 그런 우리가 쉽다고 느끼는 일들은 사실 매우 복잡한 것이다. 그것이 쉽게 보이는 것은 동물진화과정에서 수억년동안 최적화되였기 때문이다. 당신이 어떤 물건을 쥘려고 할 때 당신의 어깨, 팔꿈치, 손목안의 근육, 힘줄과 뼈는 순식간에 일종의 아주 복잡한 물리동작을 완성하는데 이러는 동시에 눈의 동작까지 뒷바쳐줌으로 당신의 손이 직선운동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 행동이 당신에게 쉽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런 “소프트웨어”들이 이미 아주 퍼펙트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컴퓨터가 웹사이트의 비틀어진 입력문구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컴퓨터가 너무 우둔해서가 아니라 반대로 입력문구를 구별하는 일이 굉장히 쩌는 일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큰 수를 곱하기, 체스하기 등등은 우리가 진화과정 중 겪어보지 못한 생명체의 입장에선 새로운 일인 셈이다. 그래서 컴퓨터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도 우릴 박살낼 수 있다. 상상해봐라, 당신이 프로그램을 짠다면 큰 숫자의 곱하기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짜는게 어렵겠는가 아니면 천천만만가지의 폰트와 서체로 씌여진 영문 알파벳을 식별하는 프로그램을 짜는게 더 어렵겠는가?
예를 들어서 아래의 그림을 보았을 때 당신과 컴퓨터는 모두 이 그림이 두가지 색의 작은 직사각형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큰 직사각형이라는 것을 인식해낼 것이다.
그러면 당신과 컴퓨터는 한판 비긴다. 계속하여 그림상의 까만 부분을 없애버려보자.
당신은 어렵지 않게 그림중의 투명이거나 불투명인 기둥이나 3D 도형들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컴퓨터는 그러지 못한다. 컴퓨터는 2D의 그림자 차이 정도나 말할 수 있지만 인간의 뇌는 이런 그림자들이 나타내고 있는 깊이, 그림자의 겹침, 실내 빛의 위치 등등까지도 읽어낼 수 있다.
심지어 우리가 지금까지 토론한건 오로지 정적이여서 움직이지 않는 정보들 뿐이였다.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기 위해서 컴퓨터는 반드시 더 어려운 것을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얼굴 표정의 미세한 변화, 기쁨, 편안함, 만족, 기쁨 등 유사한 정서들 사이의 차이 그리고 왜 <브레이브하트>(1995)는 갓 영화이고 <패트리어트>(2000)은 쓰레기 영화인가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생각만 해봐도 어렵겠지?
우리는 어떻게 해야 이런 수준의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강인공지능으로 통하는 첫걸음: 컴퓨터의 처리 속도를 높여야 한다.
강인공지능에 도달하기 위해 꼭 만족해야 할 조건은 컴퓨터 하드웨어의 계산능력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와 겨룰 만큼 총명하려면 최소한 인간의 뇌만큼의 처리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처리 능력을 다루는 단위는 cps (calculations per second, 초당 계산수) 이다. 인간 두뇌의 cps 를 구하려면 그 속의 모든 구조물의 최고 cps 를 구하고 그것들을 모두 더하면 된다.
레이 커즈와일 (Ray Kurzweil) 은 하나의 구조물에 대한 최대 cps 를 구하고 그것이 전체 뇌에서 차지하는 무게의 비중으로 나누어 인간 두뇌의 총 cps 를 구했다. 뭔가 부족한 것처럼 들리지만 그는 몇번이나 서로 다른 영역을 다양한 전문측정법을 통해 같은 방식으로 계산을 했는데 그 결과들이 항상 아주 근접한 수치에 도달하였다 — 대략 10의 16승 cps, 즉 매초당 1경번의 계산이다.
현재 세계에서 제일 빠른 컴퓨터인 중국의 텐허 2호 (Tianhe-2, http://www.reuters.com/article/us-china-supercomputer-idUSKCN0J11VV20141117 ) 는 사실 이미 이만큼의 처리능력을 가졌는데 그 처리능력이 3.4경 cps 이다. 물론 톈허 2호는 720 제곱미터 면적을 차지하고 2400 만 와트의 전력을 소비하며 3.9억 달러의 돈을 들여 만든 것이다. 광범위한 응용은 막론하고 대부분의 상업적이나 공업적 사용도 굉장히 비싸다.
커즈와일은 컴퓨터 발전정도의 지표는 1000달러로 얼마만큼의 cps 를 살 수 있는가라고 생각한다. 1000 달러로 인간 두뇌급인 1경 cps의 계산능력을 살 수 있을 때에야 강인공지능이 우리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무어의 법칙이 제시한바로는 전 세계의 컴퓨터 계산 능력은 2년마다 배로 늘어난다. 이 법칙은 역사 자료가 뒷받침해주고 있는데 왜 컴퓨터의 하드웨어가 인류발전과 마찬가지로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가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이 법칙을 통해 언제쯤 1000 달러로 1경 cps 를 살 수 있을 지를 계산해보자. 지금 1000달러로 약 10조 cps 를 살 수 있는데 지금까지의 추세는 무어의 법칙 그래프의 예측에 부합한다.
그 뜻은 지금 1000 달러 살 수 있는 컴퓨터는 이미 쥐의 뇌보다 강하며 이미 인간의 뇌의 1000분의 1의 수준에 해당된다는 뜻이다. 아직도 너무 약해보인다. 하지만 생각해봐라 1985 년에 같은 돈으로 인간 두뇌의 1조분의 1만큼의 cps 밖에 살 수 없었고 1995 년에는 10억분의 1, 2005년에는 백만분의 1, 2015 년에는 이미 천분의 1이나 된다. 이런 추세로 발전한다면 우리는 2025 년에는 1000달러로 인간의 뇌에 해당되는 계산처리속도의 컴퓨터를 살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하드웨어상에서 우리는 강인공지능의 문턱에 들어섰으며 (중국의 톈허 2호) 10년이내 우리는 저렴한 가격으로 강인공지능 지원 가능한 컴퓨터 하드웨어를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계산 능력만으로 컴퓨터가 똑똑해지게 할 수 없다. 다음 문제는, 우리는 어떻게 이 계산능력으로 인간수준의 지능을 만들겠는가 이다.
강인공지능으로 통하는 두번째 걸음: 컴퓨터를 더욱 스마트하게 만들기
이 스텝이 정말 어렵다. 사실상 아무도 어떻게 만드는지 모른다 — 우리는 아직 어떻게 컴퓨터가 <패트리어트>가 쓰레기영화라는걸 감별해낼 수 있게 할 수 있을것인가에 머무르고있다. 하지만 지금 일부 방안들이 효과가 있을 수는 있다. 아래것들이 가장 흔한 세가지 접근이다:
1) 인간의 뇌를 베끼기
마치 당신의 반에 공부 잘하는 애가 한명 있는 것 처럼 당신은 그가 왜 똑똑한지, 왜 시험마다 만점을 맞는지 모른다. 당신도 열심히 공부하지만 걔보다 공부를 못한다. 결국 당신은 “젠장, 나 공부 안할래” 하고 포기하고 그의 답안을 직접 베끼게 된다. 이런 “베낌”은 도리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아주 복잡한 컴퓨터를 만들려는게 아닌가. 우리는 이미 인간의 뇌라는 좋은 설계도가 있지 않는가.
과학계에서는 지금 인간의 뇌를 리버스 엔지니어링하여 자연진화가 어떻게 이런 신기한 물건을 만들어냈는가를 밝히기 위해 힘쓴다. 낙관적인 예견으로 우리는 아마도 2030 년 즈음에 이 임무를 끝낼 수 있다고 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만 하면 우리는 왜 인간의 뇌가 이렇게 효율이 높고 이렇게 빠르게 실행되는지 밝혀내고 그걸 따라서 영감을 그려내고 혁신을 훔칠 수 있다. 컴퓨터로 인간의 뇌를 시뮬리에팅하는 한 예가 바로 인공 신경망 (NN, Neural Network) 이다. 이것은 트랜지스터로 이루어진 “신경”을 연결한 망에서 출발한다. 트랜지스터는 그저 입출력을 가지고 서로 연결되어 있을뿐 그 자체는 아무것도 모른다 — 갓난애기의 뇌처럼 말이다. 이어서 문제해결을 위해 “학습”이라는 방법을 시도하는데, 필기 인식을 하려면, 처음엔 신경전달과 문자 결정을 위한 추측과정이 완전히 랜덤하게 이뤄진다. 하지만 맞혔다는 피드백을 받으면 관련된 트랜지스터들 사이의 연결이 강화된다. 반면에 그릇됐다는 피드백을 받으면 관련된 연결은 약화된다. 일정한 시간의 테스트와 피드백을 거쳐 이 네트워크 자체는 스스로 스마트한 신경 경로를 형성하게 되고 머신은 해당 문제해결에 최적화된다. 인간의 뇌의 학습 과정도 유사하다. 다만 이것보다 좀 더 복잡할 뿐이다. 우리가 인간의 뇌에 대한 연구가 심화됨에 따라 우리는 더욱 좋은 신경망 구축법을 얻게 될 것이다.
더욱 극단적으로 “베끼”는 방법은 바로 전체 뇌를 에뮬레이팅 하는 것이다.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인간의 뇌를 많은 얇은 조각 (으로 나뉜 것으로 보고) 소프트웨어로 하나의 완정한 3D 모델을 만들어서 이 모델을 강력한 컴퓨터에 입력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성공한다면 이 컴퓨터는 인간의 뇌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학습하고 정보 수집만 할 수 있게 해주면 된다. 만약 이 일을 해낸 엔지니어 능력이 더욱 대단하다면 그들이 시뮬레이팅해낸 뇌는 심지어 원래 인간의 인격과 기억까지 갖고 있을 것이다. 컴퓨터가 시뮬레이팅해낸 지능이 원래의 인간의 뇌랑 같다는 것은 “강인공지능”의 정의 자체에 상당히 부합된다. 그러면 그뒤로 우리는 그것을 더욱 강한 초인공지능으로 개조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전체 두뇌 에뮬레이팅과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을까? 현재 우리는 302개의 신경세포로 이뤄진 1밀리미터 길이의 편형동물의 뇌를 에뮬레이팅 할 수 있게 되였다. 인간 두뇌는 1000억개의 뉴런으로 이뤄져 있다.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은 숫자처럼 보인다면, 기억하자 기하급수적인 발전을 — 우리는 이미 작은 벌레의 뇌를 에뮬레이팅 할 수 있게 되였다. 개미의 뇌는 멀지 않았다. 이어서 쥐의 뇌이다. 그때 가면 인간의 뇌를 에뮬레이팅 한다는 것은 그리 비현실적인 얘기가 아닐 것이다.
2) 생물 진화를 시뮬레이팅하기
공부짱의 답을 베끼는 것이 물론 한가지 방법이지만 공부짱의 답을 베끼기가 너무 어렵다면? 그러면 우리는 공부짱이 시험을 준비하는 방법을 좀 따라 배워볼 수 있지 않을까?
우선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사실! 인간의 뇌만큼 똑똑한 컴퓨터를 만드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 우리의 뇌가 바로 증거이다. 만약 인간의 뇌가 에뮬레이팅하기 너무 어렵다면 우리는 인간의 뇌를 탄생시킨 진화를 시뮬레이팅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상 우리가 정말 완전하게 인간의 뇌를 에뮬레이팅 할 수 있다고 해도 결과는 새들이 날개를 푸덕이는 방식을 그대로 베껴서 비행기를 만들려고 (발명하려고) 하는 식이 되어버릴 수 있다 — 기계를 설계하는 방법이 생물설계를 그대로 베끼는 것이 아닌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진화를 시뮬레이팅하여 강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방법을 “유전 알고리즘” (genetic algorithm) 이라고 부른다. 원리는 대충 이러하다: 반복하여 표현 / 평가 과정을 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든다. 마치 생물들이 생존이라는 방식으로 표현을 하고 번식을 평가 방식으로 하는 것처럼. 컴퓨터에게 여러가지 임무를 수행시키고 제일 성공적인 프로그램들만 “번식”을 하는데 그 방식은 각자의 프로그램을 융합시켜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은 프로그램들은 버려지는 것이다. 여러번 반복을 거치면 이 선택과정은 점점 강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 방법의 난점은 자동화된 평가와 번식 과정을 만듬으로서 전체 프로세스가 인간의 관여 없이 자율실행되게 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의 단점도 명확하다. 자연진화는 수십억년의 시간을 들였는데 우리는 수십년이란 시간만 사용하려고 하고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자연진화에 비해 우리의 우세도 많다. 첫째로 자연진화는 예견 능력이 없고 랜덤적이다 — 그것이 탄생시킨 쓸모 없는 변화는 쓸모있는 변화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인공적인 진화는 과정을 컨트롤할 수 있어서 유익한 변화에 치중하게 할 수가 있다. 둘째로 자연진화는 목표가 없다. 자연진화의 산물인 지능도 그것의 목표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진화의 과정을 지휘하여 더욱 스마트한 지능쪽으로 발전하도록 할 수 있다. 셋째로 지능을 탄생시킬려면 자연진화는 많은 다른 부가적인 조건들을 탄생시켜야만 한다. 예를 들어서 세포의 에너지 생산 능력을 개선해야 한다 등등. 하지만 우리는 전력으로 이 추가적인 부담들을 해소해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인간 주도적인 진화는 자연진화보다 훨씬 빠를 수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이런 우세들이 진화 시뮬레이팅을 가능하게 해줄 수 있는지 여부는 모른다.
3) 컴퓨터가 이 모든것을 해결하도록 하기
만약 공부짱의 답을 베끼는 것과 공부짱의 시험 준비 방법을 따라하기가 다 통하지 않는다면, 시험문제가 시험문제 자체를 해결하게 하는 방법은 어떤가? 이런 생각이 병맛같지만 실은 가장 희망있는 한가지 방법이다.
이 아이디어는 우리가 두가지 중요한 스킬을 가진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다 —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기능과 자신의 코드를 수정할 수 있는 기능. 그러면 우리는 컴퓨터 자체를 컴퓨터 과학자 ( Computer Scientist ) 로 만든 셈이다. 그러면 컴퓨터의 지능을 높이는 것은 컴퓨터 자체의 몫이 됐다.
이상의 모든 것은 머지않아 이뤄지게 된다.
하드웨어의 빠른 발전과 소프트웨어의 혁신은 늘 병렬적으로 발생한다. 강인공지능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더욱 일찍 들이닥칠 수 있다. 왜냐면:
기하급수적 성장의 초반은 달팽이처럼 느릴 수 있지만 후반으로 가면 굉장히 빠르다. 아래의 GIF 움짤이 이 도리를 잘 설명해줄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발전은 일견 매우 느려보일 수 있지만 한번의 “깨달음”은 진보의 속도를 영원히 바꿔놓는다. 마치 인류가 아직 지구중심설을 믿고 있을 때에는 과학자들이 우주의 운동방식을 계산할 방법을 설계할 수 없지만 태양중심설의 발견으로 모든게 쉬워진 것처럼. 자체 개선을 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든다는게 지금의 우리에게는 요원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어느 한번의 수정만으로 전체 시스템이 천배나 강력해지게 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럼으로써 인간지능 레벨로의 빠른 질주의 서막을 열어놓을 수도 있는 일이다.
강인공지능에서 초인공지능으로 가는 길
언젠가는 우리는 인간의 지능정도의 인공지능을 만들어낼 것이며 그리고 인간과 컴퓨터는 평등하고모두 행복하게 쭉 살았답니다.
는 개뿔.
인간지능과 완전히 똑같고 정보처리능력도 인간만큼 강한 강인공지능이더라도 인간보다 두드러진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드웨어면에서:
- 속도면에서: 인간 신경세포의 계산속도는 200 HZ 이다. 오늘날의 컴퓨터 마이크로칩만 봐도 2 GHz 로 실행될 수 있는데 이는 신경세포의 1000만배의 실행속도이지만 우리가 강인공지능 구현에 필요한 하드웨어 스펙보다는 훨씬 뒤떨어져있다. 신경세포에서 정보의 전파속도는 약 초당 120 미터이지만 컴퓨터의 정보 전파 속도는 빛의 속도이다. 이 둘 사이에는 수개 수량급의 차이가 벌어져있다.
- 용량과 저장공간 면에서: 인간 두뇌의 크기는 고정되어 있으며 후천적으로 더 크게 늘릴 수 없다. 가령 정말로 더 크게 늘릴 수 있다고 해도 120 m/s 의 정보전달속도는 큰 병목으로 작용해 다른 구역으로 전달을 방해할 것이다. 컴퓨터의 물리적 사이즈는 매우 자유로울 수 있어서 더욱 많은 하드웨어, 더 큰 메모리, 내구성이 더욱 좋은 저장매체를 사용할 수 있다. 인간의 뇌보다 용량이 훨씬 커질 수 있을뿐만 아니라 인간의 뇌보다 더 정확하다.
- 신뢰성과 내구성 면에서: 컴퓨터의 기억은 더욱 정확할 뿐만 아니라 트랜지스터도 신경세포보다 더 정확하며 인간의 세포만큼 잘 위축되지가 않는다 (정말 망가지더라도 고치기가 쉽다). 뿐만아니라 인간의 뇌는 쉽게 피로를 느낀다. 하지만 컴퓨터는 24시 쉼없이 최고속력으로 달릴 수 있다.
소프트웨어면에서:
- 수정 가능, 업그레이드 가능, 보다 많은 가능성: 인간의 뇌와 달리 컴퓨터 소프트웨어는 더욱 많은 수정과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으며 테스트하기도 쉽다. 컴퓨터의 승급은 인간의 뇌의 비교적 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인간은 시각 소프트웨어가 최고등급일 때 복잡한 공학 능력은 매우 저질등급이 된다. 하지만 컴퓨터는 시각 소프트웨어가 인간과 동급일뿐만 아니라 공학이나 다른 부분까지 동시에 최적화할 수 있다.
- 집단적 능력: 인간은 집단 지성에 있어서 모든 기타 종을 크게 앞서고있다. 초기의 언어와 대형 커뮤니티의 형성, 문자와 인쇄기술의 발명으로부터 인터넷의 보급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집단 지성은 우리가 기타 종을 통치하데 된 중요한 원인중 하나이다. 하지만 컴퓨터는 이 면에서 우리보다 훨씬 강하다. 특정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인공지능 네트워크는 전세계 범위내에서 동기화를 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하나의 컴퓨터가 한가지 능력을 습득하게 되면 전세계 모든 기타 컴퓨터에게도 전파되여 그들 모두 습득하게 된다. 뿐만아니라 컴퓨터 클러스터는 공통적으로 한가지 임무를 협업 집행할 수 있는데 인간사회에서 흔히 발생하는 이견, 동기부여, 자기이익중심 등 특성들은 컴퓨터에게는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자체 개선을 거쳐 강인공지능에 도달한 인공지능은 인간수준의 지능을 중요한 마일스톤으로 여길 것이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 수준에 멈출 이유가 없다. 강인공지능의 인간에 비한 여러가지 장점들을 고려한다면 인공지능은 “인간수준” 이란 정도에 아주 짧게만 머무를 것이며 그후로는 초인공지능이라는 레벨로 큰 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어나갈 것이다.
이 모든것이 발생할 때 우리는 아마도 놀라 쓰러질 것이다. 왜냐면 우리가 보기에는 a) 동물의 지능에는 높고 낮음이 있지만 모든 동물의 지능의 공통된 특점은 인간보다 훨씬 낮다는 것이다. b)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제일 총명한 사람은 제일 우둔한 사람보다 훨씬훨씬훨씬훨씬 총명하다.
그래서 우리는 인공지능이 인간 레벨로 쫓아오고 있을 때 점차 총명해지고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마치 하나의 동물처럼. 그러다 갑자기 가장 우둔한 인간 정도의 지능 정도로 발전하는 것을 보고 우리는 아마 “봐 이 인공지능 마치 멍청한 인간처럼이나 똑똑해. 귀엽구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능의 전반적인 분포로부터 볼 때 인간과 인간의 지능의 차이, 예를 들어서 가장 우둔한 인간으로부터 아인슈타인까지의 지능의 차이는 사실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우둔한 인간 정도만큼 발전한 뒤에는 금방 아인슈타인보다 더 총명하게 되여버릴 것이다:
그 다음은 뭐냐?
지능폭발
여기서부터 이 화제는 좀 섬뜩해진다. 여기서 독자분들께 알려드려야 할 것은 필자가 여기서 얘기하고있는 것들이 다 사실이라는 것이다 — 많은 존경받는 사상가들과 과학자들이 미래에 대한 성실한 예측이다. 당신이 아래에서 비상식적인 내용을 읽었을 때 꼭 기억해둬야 한다. 이 결론들은 당신이나 필자보다 훨씬 총명한 사람들이 생각해낸 것이라는 점을.
위에서 말했다시피 우리가 현재 강인공지능에 도달하기 위해서 사용한 방법은 대체적으로 모두 인공지능의 자체개선에 의존한다. 하지만 그것이 강인공지능에 달하기만 하면 그 자체개선에 의해 도달한 것이 아닌 부분 마저도 모두 충분히 똑똑해지고 전부 자체개선을 해나갈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무거운 주제를 이끌어내야 한다 — 재귀적인 자체 개량. 이 개념의 뜻은: 특정 지능 수준, 예를 들어서 제일 멍청한 인간의 지능수준, 을 가진 인공지능이 자체개량 능력을 가졌을 때 한번의 자체 개진을 통하여 원래보다 더 총명해졌다고 가정하자. 예를 들어서 아인슈타인의 지능만큼 총명해졌다고 가정하자. 이때 그것이 계속 자체개량을 하게 되는데 이때의 그것은 아인슈타인 수준의 지능을 가졌기 때문에 이번 개량은 저번보다 더 쉽고 효과도 더 좋을 것이다. 두번째의 개선은 그것이 아인슈타인보다도 훨씬 총명해지게 함으로 계속되는 개선이 더욱 많은 진보를 가져오게 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이 이 강인공지능의 지능수준은 점점 빨리 발전하게 되여 결국은 초인공지능의 수준에 달하게 한다 — 이것이 바로 지능폭발의 정의이다. 이것은 또한 수확 가속의 법칙의 궁극적 체현이다.
현재 인공지능이 언제 인간수준에 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쟁론이 치열하다. 수백명 과학자들에 대한 통계조사에서 그들이 생각하는 강인공지능 출현의 중앙치 연도수가 2040 년이라고 한다 — 지금으로부터 25 년밖에 남지 않았다. 이게 그렇게 놀랍게 들리지 않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기억하자, 이 영역의 많은 사상가들은 강인공지능에서 초인공지능으로의 전환이 훨씬 빠를 것이라고 생각하고있다. 아래 시나리오가 일어날 확률이 굉장히 높다: 한 인공지능이 수십년이란 시간을 들여 인간 수준의 지능을 얻었는데 이때 그 컴퓨터의 세계에 대한 지식은 네살 애기 수준이다; 하지만 그후 한시간내에 컴퓨터는 광의적 상대성 이론과 양자물리학을 추론해낸다; 그뒤 한시간 내에 이 강인공지능은 초인강지능으로 발전해버리는 그 지능수준은 무려 일반 인간의 17 만배이다.
이 수준의 초인공지능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마치 꿀벌이 케인즈 경제학을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언어에서 130 의 IQ 를 똑똑하다고 하고 85 의 IQ 를 우둔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12952 의 IQ 를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른다. 인간의 언어에는 이런 개념이 아예 없다.
하지만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면서 우리가 알게 된 한가지 사실 — 바로 지능이 곧 파워라는 도리이다. 즉 하나의 초인공지능이 탄생하기만 하면 지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존재가 될 것이며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물들은 모두 그 파워에 거역할 수 없을 것이다. —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미래 수십년 내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우리의 뇌가 WIFI 를 발명해낼 수 있다면 우리보다 100배, 1000배, 심지어 10억배 총명한 뇌는 세상의 모든 원자들의 위치를 맘대로 조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있어서 불가능하여 전지전능의 하느님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 그 초인공지능한테는 전등 스위치를 누르는 것만큼 간단한 일일 수도 있다. 인간의 노화를 해결하고 각종 불치병을 치료해주며 전세계적으로 기아와 빈곤을 해결해줄 수 있다. 심지어 인류가 영생하게 하거나 기후를 컨트롤해 지구의 미래를 보호해준다거나,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그만큼 가능한 것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의 종말일 수도 있다.
하나의 초인공지능이 출생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서 전능의 신이 지구에 강림하는 것과 다름 없다.
이럴때 우리가 관심하게 되는 것은: 그는 과연 인자한 신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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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 인류의 정보처리능력은 산술급수가 아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사람들은 개인 경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미래에 대해 틀에 박힌 예측을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발전되어온 기술의 경향으로 봐서 앞으로 10년은 우리의 그 어떤 상상도 뛰어넘는 변화가 닥쳐올 개연성이 높다.
2. 그리고 그 인공지능은 우리 상상을 훨씬 뛰어넘어 2025년이면 인간과 비슷한 두뇌를 가질수 있다. 인간과 비슷한 두뇌이지만,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다는 점, 메모리의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실은 인간보다 훨씬 효율적이게 된다.
3. 인간 두뇌 수준에 도달한 인공지능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럴 이유도 없다. 아주 짧은 순간 머무른 후에, 그 다음 단계인 초인공지능으로 도달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훨씬 더 짧다. 그 때는 스스로 자체 개량을 통한 지능폭발을 하게 될 것이다. 인류의 발전속도보다 17만배나 빠른 속도로 스스로 진화한다.
4. 오르비에서 요즘 자주 언급되는 인공지능은 코 앞에 있다. 당장 20년 아니 10년 후일지도 모른다. 향후 50년동안 기계가 모든 직업을 대체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소리는 바보같은 소리다.
여기서 진로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자세히 읽어보시길...
소신껏 사세요. 미래는 모르는 일입니다.
당장 10년 후에는 지금 천대받는 엔지니어들이 어마어마한 대우를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10년을 보고 사는 거 아니잖아요? 향후 70~80년을 더 살아야 합니다.
인간이 이해 못하는 인공지능, 믿어도 되나
지난해 ‘알파고 충격’으로 우리에게 각인됐던 인공지능(AI)이 어느새 꽤 익숙한 단어가 됐다. 산업계와 학계, 출판계, 미디어 모두 AI에 대한 논의를 쏟아내기 여념이 없다. 기술유토피아적인 시선과 우려의 눈초리가 혼재된 이 논의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지닌 AI가 어느 지점에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사실 이는 이미 반세기 전 예고됐다.
초지능 기계는 가장 영리한 사람의 모든 지적 활동을 능가할 정도로 영리하다. 기계의 설계도 지적 활동에 속하므로, 초지능 기계는 더 똑똑한 기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면 초지능 기계의 지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인간의 지능은 뒤처질 것이다. 최초의 초지능 기계는 사람이 만들게 될 마지막 발명품이다.
영국의 통계학자 어빙 존 굿이 1965년 예측한 내용이다. 오늘날 AI 공학자들은 ‘딥러닝’ 기술로 초지능 기계를 현실에 소환했다. 뇌의 신경망을 본떠 만들어진 딥러닝의 인공 신경망은 스스로 학습하고, 그 내용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현재까지 가장 고도화된 머신러닝 기술이다.
딥러닝 기술은 음성 인식, 번역 등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췄다. 이제 사람들은 이 기술에 질병 진단, 무역 결제 등 보다 고도화된 의사 결정 영역에서 활약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AI에 이런 의사 결정을 맡기는 것이 가능할까. 또 바람직할까. <MIT테크놀로지리뷰>는 4월11일 ‘AI의 어두운 비밀‘이라는 글에서 이 물음에 대해 “딥러닝을 제대로 이해할 방법을 찾지 않는 한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된다”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 누구도 AI에 탑재된 고도화된 알고리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알고리즘을 설계한 개발자조차 AI가 어떻게 결과를 도출하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AI의 작동 방식에 이해 불가능한 ‘블랙박스’가 존재하는 것이다. AI의 블랙박스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2015년 미국에서 개발된 ‘딥 페이션트’ 다. 딥 페이션트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환자의 의료 기록을 분석해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판별하는 도구로,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내놓게 된 ‘단서’를 제공하지는 못했다. 딥 페이션트 개발팀을 이끈 조엘 더들리는 “우리가 이 모델을 개발했지만, 우리도 이게 어떻게 작동하는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딥 페이션트가 실질적으로 의사와 환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예측 결과에 대한 논리적 단서를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의사가 그 예측을 신뢰하고 처방전에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군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미군은 자율주행모드로 차량과 비행기를 조종하며 표적을 식별하는 기술을 위한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직면한 과제는 AI 알고리즘의 수수께끼를 푸는 것이다. 군인들이 자동으로 작동되면서도 그 작동법에 대해 설명하지 못하는 ‘로봇 탱크’에 타고 안전하다고 느끼기란 어렵다. 군사 전문가들도 추론 과정을 알 수 없는 정보를 믿고 군사적 판단을 내리길 꺼린다.
물론 인간의 사고와 행동 역시 100% 설명할 수 있진 않다. 미국 와이오밍 대학의 제프 클룬 부교수는 “자신의 사고에 대해 부분적으로만 합리적 설명이 가능한 것은 ‘지능’의 특성일 수 있다”라며 “지능이 사고하는 방식 일부는 본능이나 잠재의식의 영역이어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고 했다. 완벽한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인간의 지능과 인공지능의 공통분모일 수 있다. 차이점은 인간 간 의사소통에서 합리적 설명이 불가능한 지점이 발생했을 때, 우리가 상대방이 신뢰 가능한 사람인지 판단할 수 있는 직관적 방법들을 익혀왔다는 점이다. 인간-AI 의사소통에서는 미지의 영역을 극복할 이런 방법이 없다.
결국 ‘신뢰’의 문제다. 애플의 AI 연구 책임자인 루슬란 살라쿠트디노브 카네기 멜론 대학 부교수는 AI 알고리즘에 ‘설명 가능성’을 요구하는 문제에 대해 “인간과 AI의 관계에 신뢰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언제 AI의 판단을 신뢰하고 언제 신뢰하지 않아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AI가 사회의 규범에 부합하는 판단을 내놓도록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여기서 우리는 기계에 ‘도덕 감정’이나 ‘공감 능력’을 구현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한다. 이를 풀기 위해서는 철학적·공학적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로봇이 도덕적일 수 있는가’부터 ‘AI에 요구하는 도덕적 판단의 기준이 인간인가’까지 다양한 물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또 이와 함께 기술적 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
“인공지능의 미래가 두렵다”는 당신에게
지난 15일,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의 마지막 대국이 끝났다. 결과는 4대 1, 알파고의 완승이었다.
이번 승부는 '세기의 대결'이란 타이틀에 걸맞게 처음 성사됐을 때부터 화제를 모았고, 다섯 차례 대국이 진행되는 1주일 내내 전 세계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 바둑 애호가는 물론, 바둑에 전혀 관심 없던 사람들까지 대국 중계 방송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 정도였다. 자연히 알파고의 최종 승리는 세간의 관심을 '인공지능'이란 화두로 쏠리게 했다. 오죽하면 교육열 높은 한국의 '극성 맘(mom)' 사이에서 "알파고가 대체 어디 있는 고등학교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왔을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번 대국이 촉발한 호기심은 단연 '인공지능의 정의(와 영향력)'로 귀결된다. 그리고 그 해답의 실마리는 '알파고의 정체'를 확인하는 작업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프로그래밍계의 난제: '단순 계산 능력'을 넘어서라!
알파고의 핵심 알고리즘은 '딥러닝(Deep Learning)'이다. 딥러닝이란 인간과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판단, 학습할 수 있도록 고안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일컫는 용어. 사실 초창기 컴퓨터는 '복잡한 수식을 착오 없이 계산하도록(compute) 고안된 기계'였다. 그런 만큼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단순 계산과 통계 등 특정 영역에 관한 한 인간 두뇌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만큼 효율적으로, 또 정확하게 발달해왔다. 문제는 이 같은 '단순 계산 능력'이 인간의 뇌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지극히 낮다는 사실. 이 때문에 일찍이 컴퓨터공학자들은 '인간 두뇌가 보유한 능력 중 기계로 구현할 수 있는 분야의 한계'를 주제로 다양한 연구를 거듭했다.
인간의 뇌는 (컴퓨터로 구현되는) 인공지능과 비교했을 때 적어도 두 가지 부문에서 압도적으로 우월하다. 무수한 정보 가운데 자신의 판단에 필요한 걸 순간적으로 선택하는 능력이 하나, 시시때때로 입력되는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저장하는 능력이 다른 하나다.
▲뇌과학 분야가 발달하면서 인간 두뇌의 정보 처리 과정을 모방한 컴퓨터 알고리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출생 당시 인간의 뇌는 미숙한 상태다. 이후 성장 과정을 거치며 자극을 받고 정보를 취사선택, 조합하는 일명 '자기조직 원리'에 의해 점차 완성돼간다. 이때 판단과 선택, 조직의 과정은 대단히 빠르고 신축성 있다. 일례로 갓 태어난 아기도 누군가의 얼굴을 접하곤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인지 여부를 즉각적으로 판단한 후 반응한다. 수 백만 년, 아니 수 억 년 이상 인간 DNA에 축적된 유전자 정보 덕분이다.
바로 그 때문에 학계에선 "(인간 두뇌처럼 유전자 정보를 DNA에 축적할 수 없는) 기계가 정보를 취사 선택, 판단하도록 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한동안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1980년대 후반 제기된 모라벡의 역설(Moravec's paradox)이 대표적이다. "인간에게 어려운 일은 쉽게 해내지만 인간이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오히려 어려워하는(hard problems are easy and easy problems are hard)" 컴퓨터의 특성을 간파한 로봇공학자 한스 모라벡(Hans Moravec)의 이 지적은 비교적 최근까지 인공지능에 관심 있는 컴퓨터공학자들을 좌절하게 만들었다.
인간 두뇌의 정보 저장 용량은 엄청나지만 선택 저장 능력은 더 놀랍다. 인간의 뇌 속엔 약 1000억 개의 신경세포가 있다. 그리고 이 신경세포는 다시 100조 개의 시냅스로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사람의 뇌에 담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은 2.5페타바이트(PB) 수준인 걸로 알려져 있지만 이 역시 가변적 취사선택 과정을 거쳐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편에선 "아무리 정보의 홍수 시대라 해도 하나의 프로그램이 인간 두뇌 수준의 정보를 감당하기엔 기술적으로 역부족"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알파고, 딥러닝과 빅데이터의 '환상적 콜래보레이션'
정보의 취사선택과 적정 조합. 컴퓨터공학자 사이에서 '난공불락'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이 두 과제는 21세기 들어 거의 동시에 해소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실마리를 제공한 건 20세기 말부터 급격히 발달해온 뇌과학 분야 연구 성과다. 뇌의 특정 부분과 신경세포들이 어떤 연관선상에서 정보를 처리해가는지 밝혀지며 이를 모방한 컴퓨터 알고리즘들이 시도돼온 것.
알파고에 적용된 '몬테카를로 트리 서치(Monte Carlo Tree Search)'는 그중 게임에 적합하도록 개발된 프로그램이다. 바둑알 두는 방법을 무작위로 샘플링, 각각의 방법이 이길 확률을 계산해내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여기에 △사업성 분석 기법의 하나인 '밸류 네트워크(value network)' △정책 타당성 분석에 주로 활용돼온 '폴리시 네트워크(policy network)' 기법이 더해지며 '바둑 둘 때 인간 뇌가 움직이는 방식'을 모방한 알파고식 알고리즘이 탄생한 것이다.
바둑에서 어디에 돌을 놓을지 결정하는 일은, 다소 거칠게 설명하자면 '바둑돌을 움직였을 때 얻어지는 이득을 계산하는 일'과 같다. 오랜 훈련을 거쳐 바둑에 숙련된 인간은 반복 경험과 학습, 직관에 가까운 감각, 상대의 반응을 읽어내는 눈치 등을 종합해 이 계산 과정을 단축시킨다.
컴퓨터가 이 같은 인간의 두뇌 작동 방식을 똑같이 따라 할 순 없다. 하지만 바둑돌을 움직이는 '경우의 수' 중 가장 짧은 시간 내에 가장 큰 이득을 내는 수를 읽을 수 있다면 어떨까? 경우별 가치 함수 계산 과정을 반복적으로 학습시킨다면? 일단 학습된 내용에 대해선 착오 없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컴퓨터의 특성상 '바둑 잘 두는 컴퓨터'의 탄생 가능성도 얼마든지 점쳐볼 수 있다.
다만 바둑에서 경우의 수란 제아무리 컴퓨터라 해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방대하므로 포지션 평가나 확률 분포 정책 등의 추가 알고리즘을 통해 경우의 수를 대폭 축소시켜 계산 시간을 줄여야 한다. 또한 그 과정을 거친 데이터의 양도 엄청난 만큼 이를 빨리 저장,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동반돼야 한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해준 건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같은 정보 저장∙처리 기술이다. 최근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잇따라 등장하며 빅데이터를 확보,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졌다. 딥러닝 기술 역시 이 과정에서 발달하게 된 것이다. 요컨대 알파고는 인간의 신경망 구조를 모방한 기계 학습법인 딥러닝 알고리즘, 여기에 엄청난 양의 정보를 끌어들여 빠르게 처리하는 빅데이터 기술 발달이 더해지며 이뤄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신약 실험, 자동차 자율 운행 등 활용도 '무궁무진'
'아이에게 물고기를 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라'는 서양 격언이 있다. 딥러닝이 컴퓨터를 바로 이 방식으로 학습시킨다. 다시 말해 목표 내용을 직접 주입하기보다 무수한 데이터를 걸러내는(filtering) 과정에서 그 내용을 컴퓨터가 알아서 찾아내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따라서 방대한 경우의 수를 탐색, 가장 주도적인 관련성을 찾아내는 작업이 딥러닝의 핵심이다.
이런 방식으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게 얼굴 인식 등 컴퓨터 비전(vision) 분야다. 2014년 현재 이 기술은 얼굴 인식률 측면에서 평균적인 사람(97.5%)과 유사한 수준(97.4%)에 이르렀다. 이뿐 아니다. 음성 인식, 손 필기 인식 등 '기본 유형(pattern) 인식 능력에 기반한' 기술은 모두 딥러닝 기법 덕에 일취월장하고 있다. 최근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인공신경망 기계 번역 역시 이 같은 딥러닝의 특성을 응용한 분야다.
딥러닝이 사물인터넷 확산 추세와 맞물리면 인류의 삶을 더없이 편리하게 바꿀 수 있다. 단순히 외관(얼굴)이나 음성 인식에 그치지 않고 체온∙호흡∙맥박∙혈압 등 다양한 생체 신호를 지속적으로 측정, 인식할 수 있게 되면 이 같은 신호를 본인 인증뿐 아니라 헬스케어 같은 서비스에도 활용할 수 있다.
가정에서의, 혹은 범위를 좀 더 넓혀 산업계나 도시 환경 관리 측면에서의 응용도 가능하다. 사물인터넷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받아 효율적이고 안전한 에너지 관리에 쓸 수 있기 때문. 그 밖에도 △신약의 효과 측정과 부작용 확인 △기업의 고객 관리 △자동차의 자율 운행 등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의 쓰임새는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다. 영화 '채피(Chappie)' 속 다정다감한 로봇이 실제 인류의 동반자가 될 날도 머지않은 셈이다.
'인간 대(對) 컴퓨터', 승패 관계로 규정할 수 없어
지난 2013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은 '올해를 빛낼 10대 혁신 기술' 중 하나로 딥러닝을 꼽았다. 이듬해 미국 마케팅 조사 전문 기업 가트너(Gartner, Inc.)는 딥러닝을 '2014 세계 IT 시장 10대 주요 예측'에 포함시켰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IDC는 오는 2017년 전 세계 인공지능 시장 규모를 1650억 달러로 전망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ensey)는 오는 2025년 '인공지능을 통한 지식노동의 연간 자동화' 가치를 5조2000억 달러로 내다봤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인공지능 관련 전망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슬며시 걱정 하나가 고개를 든다. '이러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모두 빼앗게 되는 건 아닐까?'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돼 응용 분야가 확산되면 사람이 하는 일에서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가 '사람을 쫓아내는(혹은 사람에게 위협을 가하는) 기계'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인공지능을 만들어내는 주체도, 작동시키고 점검해야 하는 주체도 모두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첫 번째 대국이 열리기 직전인 지난 9일, 에릭 슈미트(Eric Schmidt) 구글 회장은 개막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대국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승자는 결국 인간입니다." 사실 더 크게 보면 '인간 대 컴퓨터'의 관계는 승패로 규정할 수 없다. 인간은 컴퓨터를 포함, 다양한 도구와 기계를 만들어 활용하며 자신들의 삶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역시 그 '도구와 기계'의 연장선상에 있다. 결국 미래의 인공지능은 인류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할 테고, 그러기 위해 인간이 해야 할 일은 지금보다 한층 늘어날 것이다.
인공지능의 아버지, 앨런튜링
인공지능의 아버지 앨런튜링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산하는 걸까. 내가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아마도 향 깊은 커피를 마시며 생각하기를 즐긴다고 대답할 듯싶다. 앨런 튜링은 달랐다. 그는 계산을 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꿰뚫어봤다. 그리고 이 과정을 기계적으로 구현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 결과가 튜링 기계(Turing Machine)다. 나아가 하나의 기계로 모든 튜링 기계를 다 흉내 낼 수 있는 보편 튜링 기계(Universal Turing Machine)를 설계한다.
이게 바로 현대 컴퓨터의 뿌리다. (옮긴이는 2장에서 튜링 기계와 보편 튜링 기계 대신 자동기계와 만능기계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좀 어색하게 느껴진다. 아울러 사람의 마음 상태에 대응되는 기계의 상태를 설정이라 했는데, 이렇게 옮기는 것도 일반적이지 않아 보인다. 그냥 상태라 해도 된다.)
20세기 초 수학자들은 혼란에 직면했다. 비(非)유클리드 기하학의 등장으로 유클리드 기하학의 절대적 진리성이 깨졌기 때문이다. 힐베르트는 진리의 절대성 대신 공리계의 무모순성과 완전성을 보이는 방식으로 수학의 기초를 단단히 하려 했다. 참이면서 동시에 거짓인 명제가 있으면 안 되고, 또 참인 명제는 반드시 증명돼야 한다는 게 무모순성과 완전성이 뜻하는 바다. 그렇지만 산술 체계를 포함한 포괄적인 공리계에선 무모순성과 완전성을 증명할 수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증명 불가능성의 증명이었고, 그걸 해낸 사람이 괴델이었다. 괴델은 논리적인 문장을 자연수(괴델 수)에 대응시키는 기막힌 방법을 고안했다. 튜링은 바로 이 괴델 수의 개념을 이용해 보편 튜링 기계를 제안할 수 있었던 것이다. 튜링 기계마다 자연수를 하나씩 대응시키고, 이 자연수를 보편 튜링 기계에서 읽어 들여 해당 튜링 기계가 하는 일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이 내용과 직접 연결되는 건 아니지만, 기계장치의 무모순성을 두고 비트겐슈타인과 튜링이 나누는 대화가 재미있다.
앨런 튜링은 (보편) 튜링 기계의 개념을 이용해 힐베르트의 ‘결정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걸 증명하였다. 논리적 진술이 참인지 아닌지는 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프린스턴 대학의 알론조 처치도 비슷한 시기에 독립적으로 같은 결과를 얻었는데, 이게 계기가 되어 케임브리지에서 공부하던 튜링은 프린스턴에서 연구할 기회를 잡게 된다. 거기서 튜링은 폰 노이만·바일·쿠란트·하디·아인슈타인 등 뛰어난 학자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내가) 안타깝게도 괴델과는 마주할 수 없었다. 괴델은 나중에 프린스턴에 정착해 아인슈타인과 교류한다.
30년 넘게 은폐됐다가 뒤늦게 알려진 2차 세계대전 때의 이야기는 수학자인 튜링의 공학자로서의 면모도 잘 보여준다. 독일 암호 기계인 에니그마를 깨기 위해 봄베를 개량하고 음성 암호화를 위해 전자공학 프로젝트인 딜라일라 시스템을 완성하는 과정은 4, 5장에서 자세히 소개된다. 보편 튜링 기계의 개념을 국립물리연구소에서 실제로 구현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맨체스터로 옮기게 되는 내용은 6장에 나온다.
튜링의 관심은 모방 게임에서 궁극적으로 생물학으로 넘어간다. 1950년에는 형태발생이론에 대한 논문까지 쓰게 된다(7장). 튜링이 동성애로 호르몬 치료 판결을 받고 나중에 자살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연이다. 그런데 사인 조사 과정이 아주 허술했던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8장을 읽을 땐 자살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자꾸 떠오르기도 했다.
수리물리학자 앤드루 호지스가 튜링에 관해 거의 모든 걸 담았기 때문이다. 성장 과정, 기계 만들기, 수리논리학, 인간과 기계의 지능에 대한 철학적 쟁점…, 이런 이야기가 한 권에 다 들어있다. 나 같은 튜링팬이라면 한달음에 읽어낼 만한 멋진 작품이다. 하지만 좀 두껍고 무겁다. 그런 점에선 수리철학적 쟁점과 인간적 면모를 나눠볼 수도 있었겠다 싶다. 어쨌든 튜링의 전모가 궁금한 독자들에게 맞춤한 책이다. 빅데이터 시대인 지금, 인공지능은 그리 멀지 않은 데 있을지도 모른다.
요즘 뜬다는 ‘딥러닝’, 대체 그게 뭐지?
딥러닝(deep learning)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가트너가 2014년 주목해야 할 기술로 딥러닝을 꼽은 이후 보도량도 늘어나고 있다. 트위터가 7월28일 인수한 기업도 딥러닝 기반의 이미지 검색 스타트업이고 지난 6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케이큐브를 통해 투자한 회사도 딥러닝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네이버와 다음도 딥러닝에 적잖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는 음성 검색에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성능 향상을 경험했고 다음도 뒤질세라 꾸준히 연구에 나서고 있다.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스타트업도 서서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일각에선 2017년이면 컴퓨터의 10%가 데이터 처리가 아닌 딥러닝으로 학습하고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한다.
딥러닝이 뭐지
딥러닝은 사물이나 데이터를 군집화하거나 분류(Classification)하는 데 사용되는 일종의 기술적 방법론이다. 잠시 예를 들어보자. 일반적으로 컴퓨터는 사진만을 놓고 고양이와 개를 구분하지 못한다. 물론 꽃의 종류도 영상이나 이미지만으로 파악하지는 못한다. 사람은 아주 쉽게 분별하는 작업을 컴퓨터는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이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계학습이라는 방법이 고안됐다. 많은 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해주면 비슷한 것들끼리 분류해서 개를 개로, 고양이를 고양이로 판독하도록 훈련시키는 방식이다. 컴퓨터가 스스로 훈련하면서 패턴을 찾아내 분류하는 기술적 방식, 이를 기계학습이라고 한다.
데이터를 어떻게 분류할 것인가를 놓고 이미 많은 기계학습 알고리즘들이 현재도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의사결정나무, 베이지안망, 서포트벡터머신(SVM),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을 들 수 있다. 각 알고리즘마다 장단점이 분명해 데이터의 속성, 형태에 따라 서로 다른 알고리즘이 동원된다. 딥러닝은 심화신경망(Deep Neural Network)를 활용한 기계학습을 딥러닝이라고 일컫는다.
딥러닝은 인공신경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안된 기계학습 방법이다. 인공신경망은 높은 분류 정확도에 비해 속도가 느린 것이 단점이었다. 게다가 과적합(overfitting)도 웬만해선 해결되지 않는 과제였다. 이 때문에 비교적 오랜 기간 실무에선 배척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분야를 깊숙이 고민해온 연구자들이 그에 대한 해법을 내놓으면서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그 핵심에 캐나다 대학의 제프리 힌튼, 뉴욕대 얀 리쿤 교수, 스탠포드 대학의 앤드류 응 교수 등이 있다.
1942년 의대 교수로부터 시작된 인공신경망 알고리즘
인공신경망 탄생을 알린 맥컬록-피츠의 1943년 논문
비유하자면 딥러닝은 인공신경망의 후손이다. 인공신경망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방편으로 도출된 알고리즘이다. 딥러닝의 역사는 그래서 인공신경망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인공신경망은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뇌의 정보처리 방식을 기계에 적용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도출됐다. 컴퓨터 과학과 의학, 심리학 등 여러 학문이 개입해 탄생한 융합적 결과물이다.
아이디어의 시작은 194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일리노이 의대 정신과 부교수였던 워렌 맥컬록은 당시 의대 학생이었던 제리 레트빈과 그의 월터 피츠를 자신의 랩으로 당겨왔다. 어느 정도 서먹함이 사라졌을 즈음인 그해 중순, 맬컬록 교수는 이 두 학생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연구실 제자였던 피츠는 신경계에 유독 관심이 많았다.
맥컬록 교수와 피츠를 매개한 이는 이진법을 창안했던 17세기 독일 철학자이자 수학자였던 라이프니츠였다. 피츠는 이날 맥컬록 교수에게 모든 문제는 분석적인 계산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라이프니츠의 격언을 들려줬다. 이 당시는 앨런 튜링이 보편적 논리 엔진에 대한 논문을 발표(1937년)한 지 약 5년도 채 되지 않던 때이기도 했다.
맥컬록 교수와 피츠는 인간의 두뇌 특히 뉴런을 논리적 요소로 끌어들이면서 그 처리 과정을 들여다보게 됐다. 그 결과로 이듬해 ‘신경활동에 내재한 개념들의 논리적 계산’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게 된다. 이들은 이 논문에서 신경망을 ‘이진 스위칭’ 소자들이 복잡하게 연결된 네트워크로 모형화했다. 인공신경망을 개념화한 최초의 논문이 탄생한 순간이다.
이후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은 흥망성쇠를 경험하게 된다. 유행처럼 붐이 일었다가 다시 무덤으로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딥러닝은 이러한 부침 속에서 탄생한 희망의 불씨였다.
딥러닝이 처음 제안된 때는 인공신경망이 탄생한 지 40여년이 지난 1980년대. 캘리포니아 대학 심리학자와 컴퓨터 관련 학자들의 신경망 연구를 요약한 PDP라는 저서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여기에서 역전파(Backpropagation) 학습 알고리즘이 제안됐고 이것이 딥러닝의 모태가 됐다. 하지만 오래 가지는 못했다.
딥러닝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게 된 건 2004년이다. 제프리 힌튼 교수가 RBM이라는 새로운 딥러닝 기반의 학습 알고리즘을 제안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곧바로 드롭아웃이라는 알고리즘도 등장해 고질적으로 비판받는 과적합 등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이 작업에도 힌튼 교수는 빠지지 않았다.
딥러닝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앞서 언급했듯, 딥러닝의 핵심은 분류를 통한 예측이다.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발견해인간이 사물을 구분하듯 컴퓨터가 객체를 분별한다. 이 같은 분별 방식은 두 가지로 나뉜다. 지도 학습(supervised learning)과 비지도 학습(unsupervised learning)이다. 기존의 기계학습 알고리즘들은 대부분 지도 학습에 기초하고 있다. 지도 학습 방식은 컴퓨터에 먼저 ‘이런 이미지가 고양이야’라고 학습을 시켜주면, 학습된 결과를 바탕으로 고양이 사진을 판별하게 된다. 사전에 반드시 학습 데이터가 제공돼야만 한다. 사전 학습 데이터가 적으면 오류가 커지므로 데이터양도 충분해야만 한다.
반면 비지도 학습은 이 과정이 생략된다. ‘이런 이미지가 고양이야’라고 학습시키지 않아도 자율적으로 컴퓨터가 ‘이런 이미지가 고양이군’이라고 학습하게 된다. 지도 학습 방식보다 진일보한 방식이다. 그러나 고도의 연산 능력이 요구돼 웬만한 컴퓨팅 능력으로는 시도하기 쉽지 않았다. 리쿤 교수가 1989년 필기체 인식을 위해 심화 신경망 방식을 도입했을 때 연산에만 3일 걸렸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있다. 구글 현재 비지도학습 방식으로 유튜브 내 고양이 이미지를 식별하는 딥러닝 기술을 개발한 상태다.
하지만 고성능의 GPU가 등장하고 데이터가 폭증하게 되면서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RBM와 드롭아웃(Dropout)이라는 새로운 알고리즘이 개발되면서 당장의 활용 범위도 크게 늘어났다. 페이스북은 딥러닝을 뉴스피드와 이미지 인식 분야에 적용하고 있고, 구글은 음성 인식과 번역을 비롯해 로봇의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에도 도입하고 있다.
페이스북 딥페이스, 네이버 음성인식이 이미 적용
딥러닝이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분야를 꼽는다면 음성 인식과 이미지 인식이다. 데이터의 양 자체가 풍부한 데다 높은 확률적 정확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딥러닝을 적용해 딥페이스라는 얼굴 인식 알고리즘을 올해 3월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 개발을 주도한 조직이 얀 리쿤 교수가 이끌고 있는 인공지능 그룹이다. 페이스북은 딥러닝이 적용된 딥페이스 알고리즘으로 전세계 이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특정하고 있다. 인식 정확도는 97.25%로 인간 눈(97.53%)과 거의 차이가 없다. 페이스북은 이용자가 올린 이미지의 얼굴만 측면만 봐도, 어떤 이용자인지 판별해낼 수 있다.
네이버는 음성 인식을 비롯해 테스트 단계이긴 하지만 뉴스 요약, 이미지 분석에 적용하고 있다. 이미 네이버는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음성 인식의 오류 확률을 25%나 개선했다. 네이버 딥러닝랩의 김정희 부장은 지난해 데뷰2013에서 딥러닝을 적용하기 전과 후를 “청동기 시대와 철기 시대와 같다”로 비유하기도 했다. 그만큼 성능 향상이 뚜렷했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는 야후의 썸리와 같은 뉴스 요약 서비스에도 딥러닝을 적용해 실험하고 있다. 기사에 제목이 있을 경우와 없을 경우를 분리해 기사를 정확히 요약해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데 이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2D 이미지 분석에 적용하기 위해 랩 단위에서 현재 실험이기도 하다.
딥러닝이 갑작스럽게 각광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복잡한 구조를 처리할 수 있는 컴퓨팅 파워, 즉 연산 능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필성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딥러닝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복잡한 인경망 구조를 지닌 것이 특징”이라며 “그동안은 이를 받쳐줄 만한 컴퓨팅 파워가 부재했는데 이 부분이 해결되면서 부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희 네이버 딥러닝 부장도 ▲새로운 알고리즘의 개발 ▲컴퓨팅 파워 ▲빅데이터를 딥러닝이 주목받는 이유로 들었다.
사라질 듯 사라지지 않은 딥러닝은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이렇게 다시 부활하고 있다. 인간의 뇌와 컴퓨팅 방식의 결합, 그 속에서 딥러닝은 서서히 자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쩌면 더 많은 학문들이 결합되고 융합될지도 모른다. 딥러닝의 부활은 여러모로 다양한 의미를 동시에 함축하고 있는 셈이다.
필사의 탈출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은 일반의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인공지능이 인류를 지배할지 모른다는 꽤나 오랜 역사를 가진 인류의 공포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계기도 됐다.
인류가 기계의 지배를 받을 수 있다는 공포는 많은 SF영화와 소설의 소재가 됐다. 미국의 SF 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프가 ‘로봇 3원칙’을 자신의 소설에 등장시킨 것도 이런 공포와 연관이 있다. 점점 인간을 닮아가는 로봇,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로봇이 절대 인간을 지배하거나 공격해서는 안 된다는 당위를 담은 것이다. 로봇 3원칙은 ‘제1원칙: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해서도 안 된다.제2원칙: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제3원칙: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로봇 자신을 지켜야 한다’로 구성돼 있다. 아시모프가 이런 내용을 담은 원칙을 자신의 소설에 등장시킨 건 지금으로부터 70여 년 전인 1940년대다.
인류의 불길한 상상은 영화를 통해 더욱 극대화됐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와 ‘매트릭스’처럼 인공지능 컴퓨터는 인간에 맞서기도 하고, 심지어 인간을 지배한다. 영화가 묘사하는 미래의 풍경은 기술 문명이 극한으로까지 발전하다 실패한 디스토피아다. 이런 디스토피아적 상상과 함께 ‘블레이드 러너’나 ‘A.I.’처럼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사이보그’를 영화에 등장시켜 기계보다 더 비인간적인 인류를 꼬집기도 한다. 박성환의 소설 ‘레디메이드 보살’에 등장하는 스스로 깨달음을 얻은 로봇을 만나게 되면 우리는 우리는 ‘로봇에게도 불성(佛性)’이 있는지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돌이켜보면 기계와 인간에 대한 고민은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해 왔다. 어린시절 인간의 감정을 가진 로봇 ‘아톰’이 인간들에게 차별 받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아파한 기억이 있다. ‘은하철도999’의 주인공 철이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기계 인간을 꿈꾸며 안드로메다로 향하던 모습도 지켜봤다.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에서 연승을 거두며 주목받은 ‘인공지능’은 과연 인류에게 어떤 답을 줄 수 있을까? 소설가 더글러스 애덤스가 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엔 아주 재미있는 대목이 나온다.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해 궁극적인 해답을 찾기 위해 인공지능 컴퓨터인 ‘깊은 생각(Deep Thought)’에게 사람들이 질문을 던진다. 750만 년 동안 해답을 찾고 분석한 ‘깊은 생각(Deep Thought)’은 ‘42’라고 답한다. 왜 이런 답이 나왔는지 아무런 설명은 없다. 결국 삶과 우주, 그리고 바둑에 이르기까지 생각하고 고민하는 건 인공지능이 아닌 인류의 몫인지 모른다. 인류와 인공지능, 인류와 기계 그리고 진정한 인간성이란 무엇인지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명작영화 7편을 통해 오늘과 미래를 탐구해보자.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2001:A Space Odyssey)- 1968년
스텐리 큐브릭이 만든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는 인공지능을 다룬 영화의 효시로 꼽힌다. 인류에게 문명의 지혜를 가르쳐 준 검은 돌기둥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서 디스커버리호는 목성을 향해서 날아간다. 평온하던 디스커버리호에 갑자기 재난이 찾아온다. 우주선 내부에서 일어난 재난은 컴퓨터 할(HAL9000)이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할은 선내의 우주비행사를 밖으로 던져버린다. 남은 우주비행사 필사의 노력으로 할을 제압한다.
적막한 우주공간에서 인간이 인공지능 컴퓨터를 상대로 벌이는 사투는 커다란 공포로 관객들에게 각인됐다. 때문에 목소리만 등장하는 인공지능 컴퓨터와 사람의 대결은 이후 많은 영화에 차용됐고, 인공지능을 다룬 SF영화의 교범과도 같은 영화가 됐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컴퓨터 할의 능력은 무궁하다. 인간과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사람의 입술을 읽는 독순술도 구사한다. 인간과 체스를 두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인간의 감정까지 파악해 인간을 상대로 결투를 벌인다. 그리고 할이 주는 가장 큰 공포는 그 능력의 끝을 알 수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진다는 것이다.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1982년
‘블레이드 러너’엔 목소리만 등장하는 인공지능 컴퓨터와는 다른 외모부터 목소리까지 인간보다 인간 같은 복제인간이 등장한다. 2019년 지구의 파괴와 엄청난 인구증가로 인해 다른 행성으로의 식민지 이주가 본격화되고 있는 세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식민지 행성에서 복제인간인 리플리컨트가 탈출해 사람들을 죽이고 우주선을 탈취해 지구로 잠입한다.
외견상 진짜 인간과 구별이 불가능한 복제 인간 리플리컨트들은 인간에게 대항하지 못하게할 목적으로 수명은 4년으로 제한돼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인간이 아님을 알고 있지만, 인간처럼 살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4년으로 제한된 수명을 늘리기 위해 지구로 잠입하고, 죽음을 각오하고 인간에 대항한다. 자신들의 운명이 바뀔 수없다는 이야기를 자신들을 만든 사람에게서 듣고 그의 눈을 찔러 죽인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인간성’이란 과연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관객들은 혼란에 빠진다. 인간들은 비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는 반면에 오히려 복제 인간인 리플리컨트가 더욱 인간적인 모습으로 등장한다. 비인간적인 ‘인간’과 인간적인 ‘비인간’의 대비는 과연 ‘인간’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한다.
터미네이터(The Terminator)- 1984년
‘터미네이터’엔 인공지능 컴퓨터가 지배하는 세상이 등장한다.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 컴퓨터 전략 방어 네트워크가 스스로 지능을 갖춰 인류를 핵전쟁의 참화로 빠지게 하고, 30억 인류가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남은 인간들은 기계의 지배를 받게 된다. 이런 기계의 지배에 맞서 인간들을 이끌던 사령관 존 코너는 반기계 연합을 구성, 기계와의 전쟁을 시작하면서 상황은 반전시킨다. 이기계는 1984년으로 터미네이터를 보내 존 코너의 탄생을 막으려 한다는 이야기다.
터미네이터는 총으로는 끄떡도 않는 신형 모델 101로서 인간과 똑같이 만든 유기적인 침투용 사이보그였다. 리스와 터미네이터의 아슬아슬한 결투로 기계조직이 노출될 때까지 터미네이터는 집요하고 끈질기게 추적해온다. 인류와 비슷한 모습을 한 사이보그의 추격은 공포 그 자체다.
이 영화가 등장한 1984년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극에 달하던 시기였다. 특히 핵전쟁에 대한 공포가 인류를 위협하던 시기였다. 인간이 조종 할 수 있고,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고 믿었던 전략 방어 네트워크 컴퓨터가 인류를 결국 죽음으로 몰아가고, 인류를 지배한다. 기계에 의한 지배에 대한 공포이기 보다는 냉전 질서에 대한 공포가 영화의 배경이 되고 있다.
메트릭스(The Matrix)- 1999년
‘메트릭스’의 시대적 배경은 2199년 인공 지능을 가진 컴퓨터(Artificial Intelligence)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인간들은 태어나자마자 그들이 만들어낸 인공 자궁 안에 갇혀 AI의 생명 연장을 위한 에너지로 사용되고 AI에 의해 뇌세포에 매트릭스라는 프로그램을 입력 당한다. 인간들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매트릭스의 프로그램에 따라 평생 가상현실 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가상현실 속에서 진정한 현실을 인식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메트릭스는 인공지능 컴퓨터에 의한 지배를 가장 극적으로 묘사한 영화다. 그저 현실 세계를 지배하는 차원을 넘어 인간이 컴퓨터에 종속된 세상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게 아니라 마치 프로그램 속 데이터처럼 컴퓨터에 의해 지배받고 있다. 지배받고 있지만 아무도 자신이 지배받고 있다고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이 영화가 보여주는 가장 큰 공포다.
메트릭스엔 빨간약과 파란약이 등장한다. 빨간약을 선택하면 매트릭스에서 벗어나 모피어스와 동료들에게 구출되는 것이고, 파란약을 선택하면 반란군과 접촉한 기억이 소거되고 그대로 매트릭스에 남을 수 있다. 빨간약을 먹은 주인공은 매트릭스에서 깨어난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현실을 만난다. 고치에 갇혀 케이블이 꽂힌 채 지배받고 있는 인간의 모습을 본다. 그렇게 현실을 똑바로 본다는 건 고통스럽다.
A.I.(Artificial Intelligence:AI)- 2001년
자연자원이 고갈되어 가던 미래의 지구. 모든 생활을 감시받고, 먹는 음식조차 통제되는 그 세계에서 인간들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가진 인조인간들의 봉사를 받으며 살아간다. 정원가꾸기, 집안 일, 말 동무 등 로봇은 인간의 일을 대신한다. 그런데 ‘감정’이 주입된 말 그대로 인간 같은 로봇의 출현이 논쟁을 낳았다. 로봇회사는 감정을 가진 최초의 인조인간 데이빗을 만들었고, 데이빗은 가정에 입양된다.
인간을 사랑하게끔 프로그래밍된 최초의 로봇 소년 데이빗은 마치 자식처럼 길러지다 입양된 가정에서 불치병을 앓으며 냉동돼 있던 친아들이 집으로 돌아오면서 버림을 받게 된다. 이후 영화는 마치 동화처럼 엄마의 사랑을 얻기 위해 먼 길을 떠나는 로봇의 여정을 담고 있다.
피노키오 동화처럼 진짜 인간이 되면 잃어버린 엄마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떠난 여정에서 인간에게 버림받은 수많은 로봇들을 만난다. 로봇들은 서로를 위로하고, 때론 걱정한다. 하지만 반면에 인간들은 인간의 존엄성을 찾아야 한다며 ‘플래쉬 페어’라는 로봇사냥을 즐긴다. 인간성을 찾아야 한다고 외치는 인간들은 잔인하게 로봇을 파괴하는 것을 즐긴다. 이 영화는 인간은 무엇인지, 인간적인 것은 과연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아이,로봇(I, Robot)- 2004년
앞서 소개한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이 영화에도 ‘로봇 3원칙’이 등장한다. 인간은 지능을 갖춘 로봇에게 생활의 모든 편의를 제공받으며 편리하게 살아가게 된다. 인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로봇 3원칙’이 내장된 로봇은 인간을 위해 요리하고, 아이들을 돌보며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신뢰 받는 동반자가 된다.
로봇을 만든 래닝 박사가 어느 날 미스터리한 죽음을 당한다. 이 사건이 로봇과 관련이 있다고 믿는 경찰이 수사에 나선다. 로봇 심리학자의 도움으로 로봇 써니를 조사하기 시작한 스프너 형사는 로봇에 의한 범죄의 가능성을 확신한다. 그리고 비밀을 파헤치려는 경찰을 로봇들이 공격을 한다.
이 영화엔 인간을 닮은 로봇과 인간에 대항하는 인공지능 컴퓨터가 모두 등장한다. 로봇들이 인간을 공격하는 배후엔 인공지능 컴퓨터가 자리하고 있다. 인간이 로봇을 지배하기 위해 세운 ‘로봇 3원칙’은 스스로 생각하는 컴퓨터에 의해 각 조항이 충돌하면서 무력 상태에 빠진다. 영화 속 인공지능 컴퓨터는 ‘인간은 전쟁, 환경파괴, 사고 등을 통해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므로 자유의지보다는 통제 하에 있어야 안전하다’는 논리로 인간을 지배하려 한다. 기계가 던지는 말이 인간의 가슴을 심하게 찌르는 대목이다.
인류멸망보고서(Doomsday Book) 2. 천상의 피조물- 2011년
옴니버스 영화인 ‘인류멸망보고서’는 우리나라 영화다. 두 번째 에피소드로 김지운 감독의 ‘천상의 피조물’이란 단편 영화가 등장한다. 박성환의 소설 ‘레디메이드 보살’을 원작으로한 영화다.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한 미래. 천상사의 가이드 로봇 RU-4가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 설법을 하는 경지에 이른다. 이를 인류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한 제조사 UR은 해체를 결정하지만 그를 인명스님으로 부르며 숭배하는 승려들은 반대한다. 해체 직전, 일촉즉발의 순간, UR의 엔지니어는 인명(RU-4)의 앞을 막아선다.
이 영화는 앞선 인공지능 영화들과는 다른 독특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불명확한 명령이나 암시, 생략된 화법에 의해서도 명령을 시행할 수 있는 진화된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한다. 생각하는 로봇은 인간의 불명확한 명령의 행간을 추론하게 되고 그 추론의 결과로 깨달음을 얻는다. 그런데 깨달음을 얻은 로봇은 이를 만든 인간들에겐 두려운 존재가 된다. 옛날 중국에서 학승이 조주 선사에게 했던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처럼 “로봇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지게 된다.
영화 속 로봇, 인명은 계속 질문을 던진다. “나는 무엇입니까? 어디서 나서 어디로 가는 겁니까?” 이 질문은 로봇 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화두다.
당신이 인공지능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진실 10가지
최근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의 바둑 대국으로 인해 인공지능에 대한 열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에 못지않게 인공지능에 대한 사람들의 공포심 역시 높아지고 있는데, 이번 기즈모도 기사에서는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인공지능에 대한 미신을 밝혀진 사실을 토대로 하나씩 검토합니다.
미신 1. “우리는 절대 인간과 같은 지능을 지닌 인공지능을 만들 수 없다.”
진실: 이미 우리는 체스나 바둑 같은 게임, 주식 거래, 대화 등 여러 인간활동에서 인간과 유사하거나 인간을 뛰어넘는 능력을 지닌 인공지능을 만들어냈습니다. 뉴욕 대학의 심리학자 게리 마커스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의 상당수가 언젠가 인공지능이 인류를 능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레이 커즈와일 역시 그러한 일이 몇십 년 안에 발생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미신 2. “인공지능은 의식을 지닐 것이다.”
진실: 인공지능이 의식을 지닐 것이다, 즉 인간처럼 생각할 것이라는 추측은 상당히 흔합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인 폴 알렌은 우리가 아직 인간의 의식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인공지능에 의식을 구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봅니다. 더 나아가 임페리얼 칼리지 오브 런던의 인지로봇공학자 머레이 샤나한은 “의식은 대단히 흥미로운 주제이지만, 의식이 반드시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에 필수적이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의식이 인간의 다양한 심리적 및 인지적 측면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인공지능은 그러한 요소를 갖추지 못하고도 충분히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수준의 사고를 선보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신 3. “(선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진실: 지난 1월,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주커버그는 우리가 인공지능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얘기한 바 있습니다. 그의 말은 절반만 옳습니다. 물론 인공지능으로 인한 어마어마한 혜택을 부정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들이 언제나 우리 기준에서 “선하게” 행동하리는 보장은 없습니다.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 시스템은 특정한 과업에 있어서는 완벽하겠지만, 그 외 문제에는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신경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가령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바둑에 있어서는 뛰어날지 모르나 그 외 영역에 있어서는 전혀 자각이 없습니다. 이런 시스템 대부분이 안전에 대한 고려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미신 4. “인공지능은 실수를 범하기엔 지나치게 똑똑하다.”
진실: 옥스포드 대학에서 근무하는 피터 매킨타이어와 스튜어트 암스트롱은 인공지능이 단순히 프로그래밍에 묶여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인공지능이 실수를 전혀 범하지 않을 정도로 똑똑하거나, 우리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멍청하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매킨타이어는 “특히 초인공지능이라면 실질적으로 모든 분야의 인간에 비해 똑똑할 것이며, 우리가 무얼 하려 하는지도 파악할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
미신 5. “인공지능을 다루는 문제는 약간의 손질로도 해결할 수 있다.”
진실: 조지아 공과대학의 연구자들이 최근 간단한 이야기로 인공지능에게 인간의 가치와 사회적 합의를 가르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지만, 실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가령 단순히 소스코드에 사랑이나 존경과 같은 개념을 집어넣거나, 인간을 기쁘게 한다는 목표를 프로그래밍에 심는 등 여러 간단한 방법이 인공지능을 다루기 위한 “해결책”으로 등장했습니다. 암스트롱은 “물론 그처럼 단순한 방법이 전혀 쓸모가 없다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그러한 방법이 어떤 함의를 가져올지 충분히 탐구하고 개선하지 않고서는 적용하기 어렵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미신 6. “우리는 초인공지능(ASI, artificial superintelligence)에 의해 멸망할 것이다.”
진실: 사실 인공지능이 우리를 멸망시키거나, 그들을 조종하는 방법을 못 찾아낼 것이란 보장도 없습니다. 인공지능 이론가인 일라이저 유드코프스키는 “인공지능은 당신을 싫어하지도, 사랑하지도 않겠지만, 아마 인공지능이 뭔가의 목적에 이용할 수 있는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지요.”라고 말합니다. 매킨타이어는 초인공지능이 지닐 수 있는 대부분의 목적을 감안할 때, 인간이 그 청사진에서 빠질 이유는 충분하다고 언급합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아무 것도 증명되지 않았기에, 인공지능이 어떤 식으로 인간성을 말살할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엘론 머스크는 한 가지 대안으로 인공지능끼리 서로를 조종하고 감시하는 방안도 내놓았습니다.
미신 7. “초인공지능은 인간에게 친절할 것이다.”
진실: 암스트롱은 “똑똑한 인간이 비도덕적인 일을 벌일 경우 더 큰 해악을 범할 수 있지요. 지능이 인공지능을 더 선하게 바꿀 거라는 보장도 없고요.”라고 말합니다. 매킨타이어도 지적했듯, 어떤 대상이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은 그 목표가 이룰 만한 것이냐 아니냐의 여부는 아닙니다. “단순히 운에 의지하는 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는 뭔가를 상대할 만한 좋은 방침은 아니겠죠.”
미신 8. “인공지능과 로보틱스의 위험성은 동일하다.”
진실: 이것은 흔히 벌어지는 혼동으로, 아마 터미네이터 영화의 영향이 크리라 생각됩니다. 만일 스카이넷과 같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말살하려 한다면, 총을 든 안드로이드를 활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차라리 생물학적 전염병이나 대기를 파괴하는 편이 쉽겠죠. 인공지능은 로보틱스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 세상에 그 존재를 내비칠지 모르기 때문에 두려운 것입니다.
미신 9. “과학소설에 등장하는 인공지능은 정확한 미래상이다.”
진실: 물론 과학소설의 작가들이 지난 몇 세기에 걸쳐 환상적인 예측을 해온 건 사실이지만 과연 누가 알겠습니까? 독자를 즐겁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과학소설에 등장하는 인공지능은 대개 우리와 유사합니다. “그러나 마음의 형태는 폭이 넓습니다. 심지어 인간들 사이에서도, 당신은 당신의 이웃들과 상당히 다른데, 이 정도 수준의 차이는 존재가능한 모든 형태의 마음에 댈 것도 안 됩니다.” 매킨타이어는 말합니다. 대부분의 과학소설은 근사한 이야기를 선보이는 게 목적이지,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쓰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미신 10. “인공지능이 우리의 직업을 앗아갈 것이다.”
진실: 인공지능이 자동화된 직업의 상당수를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과, 그것 때문에 인간 문명을 멸망시키리라는 전망은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그러나 마틴 포드에 따르면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없애버리리란 해석은 상당히 과장된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 존재하는 특정한 일자리를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옥스포드 대학의 학자들이 현존하는 미국 내 702 종의 일자리를 분석한 결과 그들 중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리라는 단정을 짓기에는 이릅니다.
컴퓨터 역사상 가장 유명한 21가지 명언
컴퓨터와 프로그래밍의 세계는 알고리즘과 비트, 코딩이 전부가 아니다. 컴퓨터와 프로그래밍 세계에 대한 신랄하고 냉소적인 유머의 세계이기도 하다. 다음은 컴퓨터 역사상 가장 유명한 21개 명언이다. 이제부터 위트를 감상해 보자!
OO 대 C++
“나는 ‘객체 지향’이라는 말을 창안했지만, C++를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
앨런 케이(1940년 5월 17일 -). 미국 컴퓨터 과학자. 미국 예술 과학 아카데미, 국립 공학 아카데미, 영국 왕립 예술 협회의 펠로우로 선정됐다.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과 창을 사용한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개척한 업적으로 가장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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