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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서울택시 7만대 데이터, 티머니가 쥐고 있는 이유

천아1234 2021. 12. 9. 13:37

시, 조례 따라 시스템 도입

티머니에 구축·운영 맡겨

한해 3조원 요금정산 독점

시는 다른 사업자 진입 막아

7만대 택시데이터 관리하며

호출사업 겸해 ‘공정성’ 논란

“서울시가 직접운영 해야”

7만여대에 이르는 서울시내 택시들의 위치정보, 승차 여부, 요금 등 각종 운행정보가 모이는 시스템 소유권은 지금 누가 지니고 있을까. ①서울시 ②서울교통공사 ③개별 택시회사 ④별도 민간회사.

정답은 ④번이다. 서울시가 9년 전 관련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통째로 티머니(옛 한국스마트카드)에 맡겼기 때문이다. 한해 2조8천억원(2019년 기준) 규모 서울 택시요금 정산을 독점하는 티머니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택시호출 사업에도 진출했다. 택시운행 정보는 공공데이터인 만큼 공공에 개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시스템을 민간회사가 소유하게 된 것은 2012년 서울시가 티머니와 ‘서울택시정보시스템 구축·운영 협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서울시는 모든 택시에서 카드결제가 가능하도록 티머니 카드결제기를 부착하게 하고, 택시회사가 이 데이터를 전송하지 않을 경우 과징금과 사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서울시 ‘여객자동차운송사업 개선명령 및 준수사항’) 실제 2016년 다른 사업자 카드결제기를 사용한 일부 개인택시 기사들에게 대당 12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되기도 했다.

공공시스템을 민간회사가 소유하게 된 것은 2012년 서울시가 티머니와 ‘서울택시정보시스템 구축·운영 협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서울시는 모든 택시에서 카드결제가 가능하도록 티머니 카드결제기를 부착하게 하고, 택시회사가 이 데이터를 전송하지 않을 경우 과징금과 사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서울시 ‘여객자동차운송사업 개선명령 및 준수사항’) 실제 2016년 다른 사업자 카드결제기를 사용한 일부 개인택시 기사들에게 대당 12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되기도 했다.

티머니는 정산 사업 독점에 그치지 않고 2019년 11월 서울 법인·개인택시조합과 함께 ‘티머니 온다’라는 택시호출 플랫폼 사업에도 진출했다. 언론을 통해 “택시정보시스템을 통해 얻는 택시 승하차 이력 데이터에 기상·인구통계·상권·대중교통 정보 등 택시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추가해 ‘인공지능 예측 택시 서비스’를 만들어 ‘티머니 온다’에 가입한 기사에게 서비스한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서울시 택시물류과 관계자는 “티머니가 오해의 소지가 있게 홍보했다”며 “(데이터 소유권을 가진) 서울시 승인 없이 티머니가 독자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한다”고 밝힌다.

하지만 택시정보시스템을 운영하는 티머니가 택시호출 사업에 진출한 것은 “심판이 선수로 뛰는 격”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티머니는 지난달 택시정보시스템 데이터를 분석해 언제 어디서 택시가 많이 잡히고, 장거리나 단거리 승객은 어디가 많은지 등을 담은 ‘서울택시 리포트’를 내놨다. 실시간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업체는 티머니뿐이다.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 차두원 소장은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기획하는 스타트업 등이 데이터 공개를 요구했다가 거부당한 사례들이 여럿 있다”며 “공공 모빌리티 관련 데이터 관리와 활용 거버넌스를 모빌리티 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를 개방해 시민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창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서울시도 이런 취지에는 공감한다. 시 교통정보과가 연말까지 교통 관련 민간·공공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울교통마당’을 구축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지만, 실제 택시정보시스템은 여기서 빠졌다. 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공공 목적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을 민간업체에 맡겨버리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서울시가 택시정보시스템을 직접 운영해 논란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티머니 쪽은 “택시정보시스템은 당사 비용으로 개발돼 당사가 운영하고 있으나 서울시 택시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공공이익을 위한 데이터 개방에 대해 서울시·택시사업자조합과 협의해 합리적 개방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0년대 초 서울시 대중교통환승시스템 구축 당시 만들어진 티머니는 대중교통 요금 정산에서 시작해 고속·시외버스 예매, 모바일 결제·광고, 밴(부가가치통신망) 사업 등에 진출해 있다. 서울시가 1대 주주(36.16%)이지만, 엘지씨엔에스(32.91%)와 에이텍티앤(9.5%) 등 민간 지분이 더 많아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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