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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음/폴리티카

🏝 해수욕장이 폐쇄된 제주도. 크루즈선이 사라진 베네치아

천아1234 2021. 8. 31. 19:52

오버투어리즘과 제주도 관광의 미래

해외여행을 가기 어려운 지금, 여행에 대한 수요는 국내 여행에 집중되고 있어요. 특히 관광객이 몰린 제주도는 결국 8월에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했어요. 관광은 지역의 중요한 경제적 기반이 될 수 있지만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비싼 물가’를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해요. 결국 주민의 ‘삶의 질'을 해치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오버투어리즘’을 겪고 있는 제주도의 모습과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한 베네치아, 하와이 그리고 제주도의 노력을 알아봐요.

오늘의 꼭지

지금 일어나는 일 ‘오버투어리즘’ 몸살 앓는 제주
배경 알고 가기 오버투어리즘, 이래서 문제!
본격 핵심정리 지금은 ‘성장’보다 ‘성찰’해야 할 때

지속가능한 제주 관광을 위해
이슈 팔로업 포인트 관광은 양날의 검

‘오버투어리즘’ 몸살 앓는 제주

지금 일어나는 일

코로나 상황에도 북적이는 관광객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제주도를 방문했다고 해요. 코로나 19 이전의 수준을 회복한 건데요. ‘2020년 제주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제주도에 다녀간 관광객의 97.9%가 내국인 관광객이었어요. 팬데믹 장기화로 해외여행 대신 제주도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거예요. 하지만 시국이 시국인 만큼, 관광객 증가는 제주도민들에게 마냥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에요. 이번 휴가철에도 입도 관광객과 관련된 집단감염 사례들이 발생했어요. 한때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불리던 제주도는 현재 모든 해수욕장을 폐쇄하며 거리두기 4단계에 들어간 상태예요.

오버투어리즘이란

제주도는 2009년 저가 항공이 활성화된 후 지난 십여 년 동안 관광 분야에서 엄청난 양적 성장을 이뤘어요. 영국의 여행사 ‘리스폰서블 트래블’에서 발표한 전 세계 오버투어리즘 지도에 등록된 유일한 한국 관광지이기도 해요.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이란 관광지가 그 수용력을 초과하는 관광객을 수용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에요. ‘오버투어리즘 현상과 대응방향’에 따르면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의 해럴드 굿윈 교수는 오버투어리즘을 ‘지역주민 또는 방문객이 인식하기에 특정 관광목적지에 너무 많은 방문객이 있고 지역의 삶의 질 또는 경험의 질이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악화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고 해요. 관광객으로 인한 코로나 감염 확산 문제도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피해 중 하나겠죠.

*제주관광공사, 2021년 4월.
**박주영. (2018).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수용력

세계관광기구(WTO)는 관광수용력을 ‘관광 목적지의 물리적, 경제적, 사회문화적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관광만족을 감소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동시에 특정 관광 목적지를 방문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인원으로 정의했어요. 관광 활동이 특정 한계를 넘어서면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그 수준은 지역주민의 허용 수준에 따라달라지기도 해요.

제주가 수용할 수 있는 관광객 수는?

‘제주관광 수용력 연구’에 따르면 제주도가 항공과 선박, 그리고 주차장으로 최대한 수용할 수 있는 관광객의 수는 연 1,685만 명으로 추산돼요.* 이를 현재 제주도가 물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관광객의 최대치라고 볼 수 있을 거예요. 제주도를 방문한 관광객 수는 2016년에 이미 1,500만 명을 넘어섰고, 코로나 여파로 관광객이 급감했던 2020년에도 1,000만 명 이상을 기록했어요. 제주도의 인구가 약 7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예요.

여행객과 주민이 느끼는 불편함

제주관광공사의 작년 통계에서, 제주 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5점 만점)는 2018년 4.10, 2019년 4.09, 2020년 3.96 등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어요. 제주 여행에서 가장 불만족스러운 사항으로는 ‘비싼 물가’를 꼽은 응답자가 54.9%로 가장 많았어요. 이는 2018년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 높아진 수치예요.

같은 해 제주도민 대상으로 시행된 설문조사**에서, 도민 대부분은 관광 산업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거주지에 관광객이 찾아와서 불편하다고 응답했어요. 치안 불안, 사생활 침해, 전염병 확산 우려 등 관광객 증가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도 2018년에 비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또한, 제주도 전체의 ‘물가는 전반적으로 비싸다’는 응답이 72.4%, ‘전통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는 응답이 56.2%, ‘자연환경은 잘 유지되고 있다’는 응답은 28.3%로 관광 개발의 질적 성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돋보였어요.

*제주관광공사. 2018년 2월.
**제주관광공사. 2021년 2월.

오버투어리즘, 이래서 문제!

배경 알고 가기

관광지 수명 단축

‘비자림로’를 둘러싼 논쟁, 혹시 들어보셨나요?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는 성산 일출봉과 섭지코지, 우도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삼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도로예요. 비자림로를 확장하기 위해 삼나무 900그루를 벌채하자 항의가 빗발쳤어요. 삼나무 숲에 사는 다양한 희귀 동식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거였죠. 결국 도로 확장 공사는 중단되었어요. 하지만 성산읍 일대의 주민들은 늘어난 관광객으로 인한 교통체증을 호소하며 공사 재개를 촉구했어요. 제주도는 벌채 면적을 절반으로 줄이고, 희귀종 대체 서식지를 마련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 환경부와 최종 협의를 마친 후 11월 공사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해요.

비자림로 논쟁 외에도 제주도는 난개발 문제로 지속적인 갈등을 겪어왔어요. 제주 생태계의 허파라고 불리는 곶자왈도 리조트, 골프장 건설로 인해 22%가량 파괴되었다고 해요. 얼마 전 제주 제2공항 신설 계획이 환경부에 의해 반려되면서 사실상 무산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이처럼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무분별한 개발은 제주도가 지닌 최대의 관광자원인 자연환경을 파괴하여 오히려 관광지로서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요.

투어리스티피케이션 초래

지난해 제주도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 중 80%가 2회 이상 제주를 방문한 재방문 관광객인 것으로 나타났어요. ‘여행경력패턴이론’에 따르면, 여행경험이 많은 관광객들은 역사유적이나 자연경관처럼 잘 알려진 관광지보다는 현지 문화를 보다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는 마을, 거리, 시장 등 주민들의 일상적인 생활공간을 매력적인 관광 목적지로 인식한다고 해요(박주영, 2018). 여기에 에어비앤비 등 공유숙박업의 발달로 거주지와 관광지의 경계는 모호해졌어요. 이러한 관광 형태의 변화는 지역 주민과 관광객 간의 접촉을 늘려 갈등을 유발할 수 있어요.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은 주거지역이 관광지화되며 지역 주민들의 주거환경이 악화되는 현상을 뜻하는 신조어예요. 제주도 연동과 월정리, 동문시장 등 주요 관광지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민들은 관광객 증가로 인해 부동산 가격, 물가, 자연환경 및 범죄율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어요.

*김영국 외 2인. (2017). 한국은행 제주본부.

지금은 ‘성장’보다 ‘성찰’해야 할 때

본격 핵심정리 1

코로나의 역설, 베네치아

수상도시 베네치아에서 더 이상 대형 크루즈선을 볼 수 없게 됐어요. 이탈리아 당국에서 행정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에요.

지난 6월, 베네치아에서는 팬데믹 이후 17개월 만에 입항하는 대형 크루즈선에 반대하는 시민과 환경운동가 들의 보트 시위가 있었어요. 시위 참여자들은 작은 보트로 크루즈선을 에워싸고 ‘NO GRANDI NAVI(큰 배는 안 돼)’라고 쓰인 깃발을 흔들며 운항 중지를 요구했어요.

유네스코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베네치아와 석호(潟湖)를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크루즈선 운항 제한을 요구해온 바 있어요. 이에 이탈리아 당국은 2013년과 2017년에도 크루즈선이 역사지구의 수로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하려 했지만, 관광 업계와 지역 상권의 반발로 당시에는 성공하지 못했어요.

베네치아는 대표적인 오버투어리즘 관광지 중 하나예요. 인구의 40%가 관광산업에 의존하고 있다 보니, 이번 행정 명령처럼 단호하게 변화를 꾀하기가 쉽지 않았던 건 어쩌면 당연해요. 도시를 강타한 팬데믹의 충격은 한편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어요.

쓰레기가 넘실거리던 베네치아 운하에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헤엄치는 모습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을 전해주는 듯해요.

위기를 기회로, 하와이

하와이의 관광객은 2019년 1,042만 명에서 2020년 270만 명으로 74% 격감했어요. 1975년 이후 연간 관광객이 300만 명 이하를 기록한 건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해요.

그러나 하와이 관광청에서 주민 1,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관광객이 옛날처럼 많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3분의 2에 달했어요. 자연 훼손, 인구 급증, 물가 상승 등의 이유 때문이에요.

하와이는 관광객이 없는 틈에 주요 관광지의 노후 시설을 개보수하고, 하와이의 전통과 산업을 관광상품에 접목하는 등 다방면으로 지속 가능성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선제 대응이 필요한 제주도

앞서 살펴본 전통적인 해외 관광지들에 비하면, 제주도의 오버투어리즘 문제는 아직 그렇게 심각한 단계는 아닐지도 몰라요. 하지만 문제가 완전히 터진 뒤에 해결하는 것보다, 미리미리 예방과 관리를 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방법이겠죠.

지속가능한 제주 관광을 위해

본격 핵심정리 2

지속가능한 관광이란

‘세계관광기구’는 지속가능한 관광이란 방문객과 지역 공동체의 요구를 충족하며 현재와 미래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고려하는 관광으로 정의해요. 전세계적으로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지속가능한 관광의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어요. 세계관광기구는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관광에 적용해 지속가능한 관광, 공정관광, 녹색관광 등을 장려하고 있어요.

공정여행 전문 여행사 트래블러스맵에서 제시한 공정여행의 세 가지 개발원칙은 다음과 같아요. ‘방문한 지역의 사람들이 직접적인 이익을 얻게 한다’,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다’, ‘여행지의 문화·역사·사회·경제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다’.

지자체 나서고, 주민이 통제권 가져야

경기연구원에서 ‘오버투어리즘과 사회적 딜레마’를 주제로 모바일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오버투어리즘 문제의 해결 주체는 정부나 지자체여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어요.*

오버투어리즘의 근본적인 문제는 관광사업 주체, 관광객, 지역 주민 3자의 이해관계 충돌이에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광 정책에서 지역 주민이 소외되지 않고, 스스로 ‘지역 변화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주민이 주도하는 형태의’(박주영, 2018) 관광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어요. 위에서 서술했듯, 관광지의 수용력은 지역 주민의 허용 범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또한 관광으로 얻는 편익이 외지인뿐 아니라 지역 주민에게도 분배되어야 해요.

제주도는 ‘제2차 제주도 환경보전 기본계획’에서 환경보전기여금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어요. 환경보전기여금은 관광객이 생산하는 생활폐기물, 하수, 교통 혼잡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숙박, 렌터카 이용료에서 일부 징수하여 도민의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정책이에요. 이에 대해 도민의 의견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대부분인 95.2%가 찬성했어요.

주민이 대안적 관광산업의 주체로, 조천 선흘리 동백동산

한편, 주민들이 직접 대안적 생태관광 사업의 주체가 된 사례도 있어요. 동백동산은 선흘리 주민으로 구성된 사회적협동조합 ‘선흘곶’이 위탁관리 중인 관광지예요. 관광객은 동백동산 트래킹을 통해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습지, 곶자왈, 희귀한 야생동식물, 4·3 유적지를 관람하고 체험해요. 이 생태관광프로그램은 수익의 약 70%가 마을 주민들에게 환원될 수 있도록 설계됐어요. 프로그램 중에 이용하는 식당도, 체험활동도, 해설사도, 숙소도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선택해요. 수익의 10%는 환경보전기금으로 환원돼요.

*이수진. (2019). 경기연구원.

람사르 습지

‘습지 협약’이라도 불리는 ‘람사르 협약’은 물새가 서식하는 습지대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 환경 협약이에요. 다양한 종류의 식물과 동물이 살아가는 습지는 수질을 정화하고 홍수 범람을 억제하는 등 중요성이 크지만 매립, 오염으로 훼손되어 보호가 필요해요. 람사르 협약의 공식 명칭은 ‘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으로, 1971년 이란의 람사르에서 체결되었어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풍부한 문화로 사랑받는 제주도. 그런 제주도의 자연환경과 문화적 맥락이 지켜져야 제주도의 아름다운 모습도 계속될 것 같아요. 천아 님은 평소 관광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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