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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음/폴리티카

🥣만만치 않은 혼자 살기, ‘외로움’을 이야기하자

천아1234 2021. 5. 25. 15:41

Vol. 18
🍴혼자서도 행복하고 안전하게
만만치 않은 ‘혼자 살기’.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한층 더 외롭다고 느끼진 않으셨나요? 한국에서 1인 가구는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가구의 형태가 되었다고 해요. 법무부에서도 ‘그동안 다양한 가구의 모습을 살피지 못했다’며 ‘가족’의 개념과 범위를 재검토하겠다고 했어요. 오늘 폴리티카는 다양한 1인 가구의 모습 & 법무부의 ‘가족’ 관련 개정 방향을 살펴봐요. 오늘은 ‘외로움이 왜 사회적 위험의 신호인지’ 이야기하는 다양한 시각과 ‘혼자 사는 사람’ 보보🖐🏻님의 인터뷰도 담아봤어요.

지금 일어나는 일
코로나와 1인 가구 : 📢 ‘외로움’을 이야기하자
영국의 언론 BBC가 봉쇄 기간 동안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낀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어도 ‘사회로 돌아가는 것’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어요. 영국은 ‘외로움’을 사회적 질병으로 바라보고 이에 대응하는 정책을 펼쳐 왔어요. 대표적으로 2018년에 ‘외로움부 장관’(Parliamentary Under Secretary of State, 정무차관)을 임명했고, ‘외로움’에 대한 연구와 캠페인, 관련 단체에 자금을 지원해왔어요.

외로움을 전담하는 외로움부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외로움부의 ‘2021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외로움부의 정책 목표 중 하나는 ‘외로움에 대한 낙인(stigma)을 줄이는 것’이에요. 외로움에 대한 부정적인 낙인 때문에 사람들이 외로움과 우울함, 고립감을 느끼더라도 이를 표현하기 어렵고, 나아가서는 자신이 외롭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외로움은 누구나 느끼는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감정이지만, 외로움을 느끼는 사회적 조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영국의 시민단체 ‘외로움을 끝내기 위한 캠페인’은 코로나 기간 동안의 외로움을 주제로 조사를 했는데요. 그 결과 건강에 이상이 있는 사람, 기저질환 또는 장애를 가진 사람, 비혼 상태인 사람, 이혼을 했거나 생활동반자(civil partner)와 별거 중인 사람, 혼자 사는 사람이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중 외로움을 더 많이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요. 영국 통계청에서 발표한 다른 보고서에서도 코로나 기간 동안 더 많은 외로움을 느꼈다고 보고한 집단으로 ‘혼자 사는 비혼 가구’를 지목했어요.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의 1인 가구 비율은 무려 30.2%*나 된다고 해요. 1인 가구는 한국의 전체 가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혼자 사는 가구는 ‘집에 같이 사는 사람’ 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만큼 외로움에 취약해지기 쉽다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청년 1인 가구가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은 하루에 약 74분으로, 이는 다른 유형의 가구보다 55~60% 수준이며, 시간 측면에서도 50~60분 정도 짧았다고도 해요.**
*통계청. 2020년 12월.
**노혜진. (2018). 보건사회연구 38(2).
혼자 살아가는 삶이 우리 바로 곁에 찾아오면서, ‘가족’의 모습은 이전까지 쉽게 떠올리던 모습과 조금 달라졌어요. ‘외로움’은 말하기 힘들지만 모든 세대가 고민하는 공통의 문제가 되었어요. 그만큼 외로움을 시급하게 대처해야 할 사회적 신호로 보고 담당 차관을 임명한 영국의 노력이 지금 우리 삶의 모습과 결코 멀지 않다는 뜻이겠죠.
🔎 영국의 ‘정무 차관’
일반적으로 ‘장관’이라고 부르지만 대통령 중심제인 우리나라에서는 차관직에 해당해요. 영국의 각료는 부처를 이끄는 내각장관과 내각장관을 보좌하는 부장관, 그리고 준장관인 정무차관이 있는데, ‘외로움부’ 를 담당하는 장관은 이 중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의 정무차관이에요.

배경 알고 가기
“나 홀로 볼링”
뉴욕타임스의 이 기사는 코로나 유행으로 인해 우리가 대인 관계에 있어 서툴고 어색해졌다(Socially Awkward)고 이야기해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인 관계를 어렵게 만드는 이유는 뇌신경과학적인 이유라고 하는데요.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단절될 때 우리의 뇌는 그것을 치명적인 위협으로 느끼기 때문”이라고 해요. 이 때문에 작은 사회적 위협에도 더 방어적으로 반응하게 된다고 해요.

그런데도 우리가 기댈 곳이 없다고 느낄 때 스스로가 ‘외롭다’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아요. 나아가 ‘내가 사는 사회가 내가 느끼는 외로움을 더 신경 써야 한다’라고 말하는 건 주변의 가까운 이들에게 털어놓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에요. 하지만 여러 연구자가 ‘사소’하게 보일 수도 있는 개개인의 외로움에 모두가 좀 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외로움이 생각 이상으로 우리의 정서적, 사회적 삶의 근간에 영향을 미치는 치명적인 문제이기 때문이에요.

바이든 행정부에서 코로나 대응을 이끌었던 비벡 H. 머시는 ‘외로움’을 꾸준히 심각한 공중 보건 문제로 지목해 왔어요. 머시에 따르면 외로움은 다양한 사회적 관계의 결핍이 원인이 될 수 있어 여러 단계에서 양질의 사회적 관계로 받쳐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요. 생활을 함께하며 깊은 유대를 나눌 수 있는 가족뿐 아니라 사회 속에서 인정받고 일원으로 소속되어 살아갈 수 있는 커뮤니티가 모두 필요한 셈이에요.

외로움은 고립된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공동체를 유지해주는 사회적 자본을 갉아 먹기 때문에 더욱 중요해지고 있어요. 코로나 이후 외로움이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사회적 연결망은 위험을 줄이고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내는 무형의 자원으로 이야기되고 있어요. 따라서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자원’을 갉아먹는 외로움은, 공동체의 장기적인 건전성을 위협하고 의견의 극단화를 초래하는 정치적인 불안 요소로 지목되기도 해요.

외로움이 공동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다룬 고전으로는 미국의 정치학자인 로버트 퍼트넘이 쓴 ‘나 홀로 볼링’이 있어요. 퍼트넘은 이 책에서 사람들이 더 이상 친구들과 볼링을 즐기지 않고 ‘혼자서 볼링’을 하러 가는 아주 작은 현상에 주목했는데요. 이후 퍼트넘은 미국의 사회적 자본이 몇십 년간 얼마나 감소해왔는지 통계로 추적해 나가요. ‘나 홀로 볼링’은 사회적 고립이 육체적 건강과 시민 사회에 미친 악영향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또, 이러한 퍼트넘의 연구에 영감을 받아 사회의 유대와 신뢰가 낮아질수록 사람들의 신체적 건강이 악화된다는 연구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어요.
𝘛𝘪𝘱.
외로움의 중요성을 더 알고 싶다면 임민경 임상심리전문가의 이 글을 읽어보세요.

💌인터뷰
만만치는 않지만 혼자 사는 지금이 좋아요
💭editor : 1인 가구가 많아진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들려오지만, ‘막상 혼자 살아보니 느껴지는 것들’은 또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혼자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봐요. 혼자 산지 n년차인 보보🖐🏻님께 몇 가지 질문을 드려봤어요.

혼자 살아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내가 계획한 대로 시간을 쓸 수 있고, ‘내 시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거예요. 저는 셰어하우스에서도 1년 넘게 살아봤고 그 친구들과 아직까지 친하게 지내요. 그렇지만 혼자 사는 지금이 좋아요. 사소하게는 ‘불 끄는 시간’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요. 저는 ‘9 to 6’로 일하는 직장인이 아니다 보니 밤에 일하는 경우도 많은데, 동거인이 있으면 생활 패턴이 안 맞을 수 있잖아요.

혼자 살면서 느끼는 어려운 점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우선 외로움, 공허함 같은 문제가 있어요. 단지 기분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혼자 있어서 느끼는 외로움은 생활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행동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밥 먹는 거나 수면은 같이 사는 사람이 있으면 알게 모르게 영향이 오잖아요.

무기력해지는 데에는 물리적인 이유도 있어요. 일단 책상이 불편해요! 집이 좁고 침대가 차지하는 공간이 많으니까 집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는데, 눕는 시간은 늘어나고…집이 좁으면 집안일도 어려워요. 먼지가 잘 쌓이는 사각지대가 많이 생겨요. 예를 들어 옷 수납을 옷장이 아니라 행거에 하니까 먼지가 잘 쌓이죠.

어려움을 해결해나가는 방법도 궁금해요.
어려울 때, 도움이 필요할 때 바로 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래서 기본적인 안전망은 구축되어 있는 것 같아요. 옆 동네에 친한 친구가 사는데, 평소 자주 만나지는 않아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게 안심이 돼요. SNS도 생각보다 일상에서 큰 부분이에요. 다른 사람들이 올리는 일상 이야기를 보는 게 좋아요.

‘1인 가구로 살아가기’에 있어 제일 중요한 건 뭘까요?
일차적으로는 사람 네트워크. 가까운 사람, 와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루틴 만들기’가 제일 중요해요. 저는 ‘몇 시에 뭐하고 몇 시에는 뭐하고’ 이렇게 계획하는 게 잘 안 맞아요. 그래서 할 일을 하나씩 카드에 적고 무작위로 뽑아서 ‘오늘은 뭐할까’ 정하는 방법을 추천받기도 했어요. 그 말을 듣고 나서 스케줄러에 일주일 치 할 일을 써놓고 그중에서 오늘 할 일을 정하고 있어요. 매일 움직이는 양이 똑같을 필요는 없어요. 매일 조금씩.

1인 가구로서, ‘이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건?
순찰 서비스나, 급할 때 연락을 취할 수 있는 곳. 안전 문제가 제일 신경 쓰여요. 그리고 주거 시설을 쓰는 비용을 온전히 부담해야 하니까, 월세까지는 아니더라도 관리비나 공과금 같은 건 지원해줄 수 있지 않을까… 혼자 사는 사람은 이불이나 가구처럼 큰 물건을 사는 것도 어려워요. 옮기거나 조립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거나, 아예 제품이 조립하기 쉽게 나와도 좋을 것 같아요.

주거에 있어서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아요.
기존의 많은 원룸은 ‘공간이 있고, 거기에 사람이 들어가게 하는 식’이에요. 일단 들어가서 나중에 침대를 넣고 책상을 넣고 하는 식이다 보니 좁은 공간을 활용하는 게 비효율적이죠. 처음부터 1인이 살 걸 고려해서 가구를 짜 넣으면 공간이 많이 절약될 것 같아요.

앞으로 달라질 ‘가족’의 모습은 어떨 거 같나요?
역시 관계에서의 변화가 아닐까요? ‘동네 친구 만들기’ 어플이 지금보다 늘어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가까이 있는 동네 친구를 찾는 어플이요. 다들 이게 뭐야 하다가도 한 번쯤 해볼 것 같은데… 그만큼 다른 사람들도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할 것 같아요. 하지만 ‘전통적인 마을 공동체’와는 많이 다를 것 같아요. 앞에서 말한 1인 가구 원룸 같은 건 일본 사례도 있고 그렇게 새로운 이야기는 아닌데, 네트워크가 어떻게 변할지는 궁금해요.

혼자 살 생각이 있거나, 혼자 살게 될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
1인 가구로 사는 게 만만치는 않지만 이 라이프스타일에서 잘 맞는 점을 찾아낸다면 그렇게 나쁘지만도 않아요. 혼자 살고 있거나, 살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요령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좋은 점도 많으니까요.

본격 핵심 정리 1
모두 조금씩 다른 ‘혼자 사는 사람들’
‘혼자 사는 사람들’ 속에서도 무엇이 가장 어려운지, 무엇을 가장 필요로 하는지는 모두 다르겠죠. 서울연구원에서 공개한 서울복지실태조사2020*을 보면, 1인 가구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이 많아요. 우선, 서울의 1인가구는 전체 가구의 33.3%나 되어서 여러 가구 형태 중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요.
*서울특별시·서울연구원(2020).
청년 가구가 제일 많아요
전체 1인 가구 중에서 청년 가구가 가장 많았어요. (41.2%)

청년 가구는 혼자 사는 이유가 🏫직장, 학교와의 거리 때문이라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 80%를 넘었어요. 30대~40대 중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개인의 편의와 자유를 위해 혼자 지내고 있다고 응답했어요.

혼자 사는 생활에는 만족하고 있을까요? 대부분의 청년 1인 가구가 만족한다고 대답했어요. 청년 1인 가구의 71%가 혼자 사는 생활이 만족스럽다고 대답했어요.

혼자 살면서 무엇이 가장 힘들다고 느끼는지도 물어봤어요. 10대~40대 중에서 많은 사람이 🚨아프거나 위급한 상황에서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어요.

중장년, 노년 1인 가구 대부분은 여성
중장년, 노년 가구는 전체 1인 가구의 약 40%를 차지하는데요. 이 중 70% 이상이 여성 가구예요. 혼자 살고 있는 이유로는 배우자와 헤어져서(이혼, 별거, 사별)가 중장년 가구, 노인 가구 둘 다에서 가장 많았어요.

혼자 사는 중장년, 노년 가구는 얼마나 만족스럽다고 느꼈을까요? 50~64세 중장년 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보통이라고 대답했어요. 65세 이상 노년 가구 중 ‘혼자 사는 생활이 만족스럽다’고 응답한 비율은 중장년 가구와 비슷했지만, 네 명 중 한 명꼴로 혼자 생활하는 것이 힘들다고 응답했어요.

혼자 사는 중장년, 노년 가구는 가장 힘든 점으로 무엇을 꼽았을까요? 50~64세 중장년 가구는 외로움경제적 불안감을 비슷하게 꼽았어요. 70대 이상 노인들의 경우 외로움을 더 많이 골랐어요.

‘함께 사는 가족 외의 걱정거리 의논 대상’을 물어본 질문에서 모든 연령대가 친구와 동료를 가장 많이 꼽았는데요. 이 중 70대 이상 응답자가 가족 이외의 걱정거리 의논 대상으로 친구와 동료를 고른 비율은 17%에 불과했어요. 또, 상의할 곳이 없음을 고른 비율도 15%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았어요.

👤항상 곁에 있는 외로움
가장 힘든 것은 나이에 따라 조금씩 달랐지만 두 번째로 힘든 건 모두 외로움이었어요. 70대 이상 응답자들은 외로움이 가장 힘들다고 답했어요.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 필요해
전 연령대에서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주거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대답했어요. 70대를 제외하면 두 번째로 많이 고른 건 안전 정책이었어요. 70대 이상의 혼자 사는 사람들 중 24%는 건강 관련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응답했어요.
🖍️요약 : 1인 가구라서 겪는 문제도 있지만, 1인 가구가 모두 똑같은 문제를 겪는 것도 아니에요. 1인 가구가 겪는 문제의 양상은 주로 생애주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나이에 따라 필요한 것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본격 핵심 정리 2
‘혼자’의 위험 함께 줄이자
💭“이미 1인 가구가 우리 사회의 주된 가구 형태가 된 시점에서 이를 방치하는 것이야말로 현실을 외면하는 것.”
성창훈 기획재정부 1인가구 TF지원국장
혼자 사는 집이 늘면서 한국 사회는 대가족 중심 사회에서 핵가족 중심으로 이행하며 겪었던 과도기를 또 한 번 겪고 있어요. 한국의 1인 가구 수는 꾸준히 늘어왔지만 법적 기준과 지원 정책은 아직 3~4인 가구 중심에 머무르고 있어요. 그래서 변화하는 ‘가구’의 현실에 맞는 기준과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는데요. 제도 변화에 소극적이었던 이유에 대해 “저출산 정책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1인 가구에 대해서는 관심을 덜 둔 것이 사실”이라는 언급도 있었어요.*
*KIET 산업경제. 2020년 2월.
혼자 살거나 결혼하지 않는 인구가 늘면서 1인 가구가 겪는 특수한 위험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성 역시 커졌어요. 소득과 자산을 비롯한 많은 지표가 한국은 아직 “혼자 살기 힘든 나라” 라고 알려주고 있어요. 여러 지원 정책에서 배제되거나, ‘보호자 동의서’를 써야 하는 절차로 인해 병원에서 응급 처치가 늦어지기도 해요. 이처럼 1인 가구 문제는 주거, 자산, 의료, 안전 등 삶의 여러 중요한 부분에 있어 다인 가족 중심으로 짜여있어 생긴 공백을 같이 살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해요.

가족 형태의 변화와 함께 늘어난 고립의 위험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국도 이러한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어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1인 가구가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난 수십년 동안 우리 사회의 중요한 규범으로 규정되어 왔던 가족의 개념과 범위를 근본적으로 고찰해야 한다 ”라고 이야기했어요. 1인 가구를 전담해 지원하기 위한 1인 가구 T/F 토론회에서 나온 이야기예요.

올해 법무부에서 발표한 ‘2021 법무부 업무 계획’을 보면, 가족에 대한 중요한 개정 방향이 포함되어있어요. 가족 형태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민법 개정을 검토한다는 내용이에요. 즉, 민법상 혼인과 혈연관계로 규정되어 있는 기존의 ‘가족’ 개념을 재검토한다는 거예요. 혼인, 혈연, 다인 가족 중심의 법 제도와 정책이 더 이상 현실에 들어맞지 않게 되었다고 보았기 때문이에요.

한국에서 혈연관계와 혼인을 통해 구성된 가족 제도의 바깥에 있다는 건 명시적, 암묵적으로 합의되어 정착한 기초적인 보장의 바깥에서 살아간다는 뜻이기도 해요. 그래서 ‘가족’의 정의가 바뀌면 현실의 다양한 가족의 모습에 맞는 시각이 여러 제도와 정책에 도입될 수 있어요. 실제로 이번 법무부의 발표에서는 가족 개념을 검토하는 것 뿐 아니라 1인 가구의 주거 공유를 확대하고, 반려동물 법적 지위를 바꾸는 등 여러 민법 개선 방향이 담겨 있어요.
𝘛𝘪𝘱.
반려동물의 지위가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시다면, 폴리티카의 이전 아티클 조금씩 바뀌는 동물보호법, 동물의 법적 지위 달라질까?를 읽어보세요!
🖍️요약 : 1인 가구가 더 이상 ‘아직 가족이 되지 못한 사람’이거나 ‘가족으로부터 빗나간 사람’이 아닌, 한 사람이 살아가고 꾸려나가는 가구의 한 모습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제도적으로도 여러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ᴄᴏᴍᴍᴇɴᴛ
1인가구로 살아가는 게 만만치 않지만, 1인가구로 살아가는 것이 꼭 ‘혼자’라는 뜻은 아닐 거예요. 사람들과 소통하고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고요. 저는 주말 책 읽기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용기를 얻고 돌아오기도 해요. 사람들과 바쁜 일상에서 부대끼고 나면 혼자서 차분하게 지내는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어요. 천아님이 혼자서 건강하게 지내는 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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ᴏᴘɪɴɪᴏɴ
💭박지은 님
한번 반짝이고 마는 이슈가 아니라 계속 기억해야 할 이슈임을 상기시켜주셔서 좋았어요. 미얀마 국민도 아닌, 대한민국 국민 한 명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서 죄송스럽지만, 그래서 더 기억하고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익명의 구독자
일목요연한 근황 정리, 5·18과의 자연스러운 연계 텍스트가 좋았어요. 최근 국제연합에 대해 논문을 쓸 일이 있었는데, 그때도 그렇지만 더더욱 국제연합 무용론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41년 전 오늘, 🇲🇲미얀마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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